괜찮은 그림의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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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공유 보면 어떠냐고 누군가에게 묻자 사귀면 기분이 좋아질 것 같은 남자라고 했다. 뭔지 안다. 그는 대도시에서 나고 자랐을 것 같고, 까칠하게 굴다가도 슬며시 다가와 씩 웃으며 툭 치는 걸로 상대방 마음을 녹일 것 같다. 땀 흘리며 운동하는 걸 좋아할 것 같은데 그건 축구나 권투보다 야구나 농구일 것 같다. 덩치 큰 레트리버와 뒤엉켜 장난치는 모습이 떠오르고, 햇볕에 바싹 말린 빨래에서 나는 상쾌한 냄새와 신선한 촉감이 연상되는 게 공유다.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 ‘최한결의’ 이미지가 공유의 실제 이미지로 전화된 것이다.

나쁜 편견보다 깨기 어려운 건 좋은 편견이다. 그러나 공유는 영화 <도가니>에서 그간 볼 수 없었던 모습을 선보이면서 자기 한계가 될 수 있는 이미지 밖으로 나왔다. 청각장애인학교 기간제 교사 ‘강인호’는 고단하고 척박한 현실에 무기력증을 느끼는 소시민이지만, 묵인된 폭력을 목격하고 약자 쪽에 서는 편을 선택한다. 자신의 선택이 빚어낼 결과에 대해 번뇌하고 갈등하는 강인호에 대한 공유의 절제된 연기는 도식적으로 흐를 수 있는 영화에 현실성을 부여했고, 자신의 폭을 넓히는 계기가 됐다.

부산국제영화제 공식 매거진 <마리끌레르 BIFF Special>은 올해 표지의 인물로 영화 <용의자>의 개봉을 앞둔 공유를 선택했다. <구타유발자들>과 <세븐데이즈>를 연출한 원신연 감독이 만든 <용의자>는 북한에서 버림받고 남한에서 대리운전을 하며 살아가던 전직 북한 특수부대 출신 용병 ‘지동철’이 대기업 회장 살인 사건의 범인으로 누명을 쓴 채 쫓기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강도 높은 액션이 포함된다는 사실 외에 지금까지 공개된 건 몇 장의 스틸 사진이 전부다. 사진 속 공유는 지동철이란 인물이 무채색 배경만큼이나 스산한 내적 풍경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짐작하게 만든다. 지금까지 공유가 연기한 인물들과 또 다른 국면을 사는 남자일 거라고 추측하게 되는 것이다.

촬영 장소인 남산 자락의 한 건축사무소로 들어서는 공유를 보면서 작품 밖에서 그를 볼 기회가 별로 없다는 사실을 새삼스레 깨달았다. 공유는 그 흔한 공항 패션 사진도, 브랜드 행사장 포토월 사진도 떠돌지 않는 배우다. 그는 어느 순간 과작하는 배우에 속하는 축이 됐고, 작품을 하는 기간을 제외하면 어디에서 뭘 하고 사는지 알 수 없는 배우가 됐다.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비가 쏟아지던 어느 가을, 오후 내내 우리는 그래서 더 아늑해진 실내에서 쿵짝거리며 화보를 찍었고 이어진 인터뷰가 끝났을 때쯤 나는 조금쯤 공유를 짐작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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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보를 찍다 보면 잘 찍히는 사람이 있고, 같이 만드는 사람이 있다. 나는 공유가 같이 만드는 타입이라고 느껴졌다. 좀 더 자주 해도 되지 않나? 분명한 건, 같이 만들어가는 작업은 화보든, 영화든 뭐든 환영하고 재미있어하는데 내가 게으른 것도 있고, 나이 들수록 명분이란 걸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 여기저기 나오는 게 싫다기보다 나랑 안 맞는다는 생각이 든다, 일할수록. 많이 나오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할 때 그 과정이 중요한 거지. 매번 내가 원하는 대로 나오는 게 아니지 않나. 내가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순간에 하는 게 좋다. 아무래도 남들보다는 작품도 그렇고 덜 하지 않나 싶다.

즐긴다, 재미있다는 건 여러 가지 의미일 것이다. 영화에 들어갔을 때 나를 던져서 즐겁게 하는 사람도 있지만, 넓은 의미로는 즐기되 실제 과정은 고통스럽게 작업하는 사람도 있다. 힘들고 어렵게. 어떤 편인가? 일단 주사위가 던져지면 힘들어하지는 않는다. 결정하는 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리는 거지. 그 안에 들어가고 더 이상 후회나 자잘한 고민들이 의미가 없어지면, 즐기고 최선을 다하는 편이다. 들어가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리는 건 사실인 것 같다.

뭘 고민하는 거지? 사실 올해 <용의자>를 하면서 회사에 작품을 많이 하고 싶다는 얘기를 했는데 뜻대로 되지 않고 있다. 마음에 드는 작품을 아직 못찾았다. 그건 시나리오의 질이 아니라 내 마음의 문제다. 남들 눈에는 단순히 까탈스럽게 구는 걸로 보일 수도 있고. 제작자들한테 너무 재는 거 아니냐, 도대체 얼마나 좋은 작품을 하려고 이러는 거냐, 볼멘소리도 듣곤 하는데, 말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자연스럽게 움직여지는 것, 많이 계산하지 않아도 되는 것. 선택할 때 보면, 선택이 어려운 건 오래 고민하고 생각을 많이 하기 때문이 아니더라. 어떤 걸 선택할 때 보면 그 이전에 생각하고 계산했던 것과는 전혀 상관없이 그냥 흔쾌히 결정하는 순간이 있더라. 그런 거 보면 재고 따지고 결정하는 게 아니라 물 흐르듯이 흘러갈 때가 있는데 그 순간을 따라가는 것 같다.

 

<용의자>는 어땠나? 조금 다른 경우인데 시나리오 재미있게 봤고 좋은데 두려움이 있었다. 개인적으로 액션영화에 대한 판타지, 멋있게 누군가를 제압하고 관객이 멋있게 느끼게 하는 데 관심이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 저예산 영화라도 밀도 있는 스토리의 영화를 좋아하지, 블록버스터나 화려한 것과 맞는 성향은 아니다. 내 감성과 어울리지 않는 영화여서 처음엔 거절했었다. 그 영화는 이미 나를 떠난 작품이었는데 감독님이 다시 프러포즈를 하셨다. 왜 이렇게 이 사람이 나를 원할까 생각해봤다. 솔직하게 얘기하면 반 예의? 이렇게까지 나한테 프러포즈하는사람이 많지 않은데 얼마나 확신이 있길래 나한테 이럴까 생각하다가 감독님을 한번 만나자고 해서 만났다. 만난 뒤에 생각이 바뀌었다. 감독님의 얘기에서 시나리오에서도 느낄 수 없는 진정성이 느껴졌다. 공유라는 배우와 이 영화를 꼭 하고 싶은 이유에 대해 하나하나 차근차근 말씀하시는데 단순히 말을 잘해서가 아니라 단순히 보여주기식의 화려한 영화를 만들고 싶은 게 아니구나 하는 진심이 느껴졌고, 이런 사람이라면 내가 선호하는 장르도 아니고, 내가 한 번도 관심을 둔 장르도 아니지만 이 사람을 믿고 가면 재미있는 작업이 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원신연 감독이 그렇게 공유를 원한 이유가 뭐라고 하던가? 처음부터 나랑 하고 싶었다고 하시더라. 거짓말이라도 기분 좋은 말이지 않나. 내가 예전에 찍은 화보 한 컷에서 영감을 받아 그 사진을 컴퓨터 바탕 화면에 내내 깔아놨다고 하시더라.

그것 봐라. 화보는 찍어야 한다. (웃음) 그 사진을 보면서 늘 이번 영화의 주인공 동철이를 생각하셨다고 한다. 공유가 이러저러해서라고 얘기하지 않았는 데도 이해가 갔다.

단순한 액션영화가 아니라고 해도, 액션이 들어가는 영화 자체가 처음이다. 여러 의미에서 지금까지 해온 영화들과 다른 지점이 있었을 것 같다. 액션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다. 성격상 어설프게 보여주기는 또 싫고. 늘 자기가 잘하는 것만 보여주려다 보면 스스로 한계에 갇히니까 뭔가 끊임없이 시도해야 하는 건 사실인데, 내가 1백억짜리 영화에서 원 톱 맡아서 끌고 갈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도 있었다. 예산이 큰 영화를 하다 보면 리스크를 배우가 짊어져야 하는 부분이 있지 않나. 그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던 건 사실이고, 그 두려움도 이 작품을 거절했던 이유기도 하다. 예전에는 좀 덜했는데 공유라는 이름이 커질수록 그런 걸 생각하게 된다. 한두 푼 드는 영화가 아니고, 투자자 입장도 생각해야 하고.

원래 난 안 그랬다. 난 배우인데 뭐, 연기만 잘하면 되지. 그런데 안 그런 것 같으면서도 점점 신경 쓰게 된다. 내가 망가질까봐 두려운 건 없다. 어찌 됐건 타이틀 롤을 맡았을 때 내가 부귀영화를 누리자고 영화가 잘되길 바라진 않는다. 하지만 영화는 혼자 만드는 게 아니기 때문에 감독이나 스태프도 나라는 배우랑 같이 작업을 했는데 잘되면 그들의 필모그래피에도 도움이 될 것이고, 나를 믿고 투자한 제작자나 투자자에게도 공유라는 배우는 믿고 투자할 만한 배우라는 인식을 주고 싶고. 그건 꼭 다음 행보에 대한 게 아니라. 그냥, 모르겠다. 책임감이 생긴다.

 

공유 화보
레드 팬츠 프라다(Prada)

영화 들어가서는 어땠나? 너무 재미있었다. 지금까지 내가 찍은 영화 중에 가장 혹독한 촬영이 많았고, 육체적으로도 가장 힘들었던 영화다. 촬영 회차가 1백 회 차가 넘고 9개월이 넘게 이어지는 촬영이었다. 지금까지 찍은 영화 중 가장 장시간 촬영한 영화고, 육체적으로 고생도 많이 한 영화다. 작품의 흥행 여부를 떠나서 감독님이 내가 이 영화를 찍도록 적극적으로 프러포즈해준 데 대해 몇 번을 감사드렸다. 모처럼 과정이 즐거운 작품이었다. 매번 과정이 즐겁지는 않지 않나.

어떤 이유 때문일까? 감독과의 호흡, 스태프들과의 호흡, 여러 가지 운, 시기 때문인 것 같다. 연애를 하고 사랑을 할 때 타이밍이라는 걸 얘기하듯이 작품과 나의 궁합에도 시기나 흐름이 있는 것 같다. <용의자>가 나랑 그렇게 맞아떨어 졌다. 그러다 보니까 파이팅이 생기고, 손가락 인대를 다치고, 몸이 아파서 누워도 현장에 가고 싶어졌다. 이전에 드라마 할 때처럼 많이 지치고, 과정이 녹록지 않아 몸이 힘든데도 참아가며 일한다는 느낌보다는 배우로서 현장에서 놀고 있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다. 글쎄, 왜 좋았을까을 말로 설명하기는 쉽지 않다.

화보 찍을 때도, 영화를 찍을 때도 같이 만드는 게 중요한 사람인가보다. 난 감독도 아니고 포토그래퍼도 아니고 배우지만, 그런 거 좋아한다. 시너지. 내가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내 장점과 그 사람의 장점이 만났을 때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시너지가 생기는 걸 좋아한다. 그래서 내가 몰랐던, 보지 못했던 모습을 누군가와 함께하는 데서 나오는 시너지를 통해 발견할 때의 성취감이 있다.  그렇게 따지면 아무래도 처음에 만나서 작업할 때, 그 사람을 선택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 이 사람이 과연 나와 합이 맞는 사람인가. 그건 여전히 확신할 순 없는 거다. 그냥 가는 거지.

작품 선택할 때도 그런 게 상당히 작용한다. 감독 미팅을 하는 이유도 시나리오 잘 봤다고 무조건 갈 수가 없고 이 영화를 만들고 싶은 사람, 시나리오를 쓴 사람의 성향과 마음이 궁금하기 때문이다. 물론 처음 만났을 때는 서로 거짓말도 하고 솔직하지 않다. 그런 중에도 내가 캐치하는 시간인거다. 이 사람과 함께 하는 작업이 재미있을까? 그런 걸 보는데, 내가 틀릴 때도 있고. 나랑 전혀 안 맞을 것 같았는데 막상 들어가보니까 희한하게 잘 맞을 때도 있고. 어쨌든 나는 너무 정확하게 계산되어 있어서 공식의 답 같은 건 별로 좋아 하지 않는다. 누군가와 시너지를 냈을 때 느끼는 성취감이 중요한 것 같다. 우연의 미학 같은 거다.

<용의자>의 액션 신이 궁금하다. <본> 시리즈 이후에 나온 액션의 패턴은 같다. 극 중에서 화려함을 보여주는 건 이미 올드한 액션이고, 한두 번의 타격으로 상대방에게 치명적인 손상을 입힐 수 있는 액션이 각광받는다. 우리 영화에는 러시아의 요원들이 쓰는 시스테마라는 액션이 나오는데, 처음에 영화 찍을때 감독님한테 그렇게 얘기했다. 감독님, 저 몸이 유연하지 못해서 액션영화에 자신이 없어요. 어떻게 하시려고 그러세요, 농담 삼아 얘기했는데 요즘 실질적으로 사람을 제압할 때, 이를테면 요원들이 발차기? 없을 거다. 있을 수가 없다. 그 시간에 돌려차기하다가 상대방한테 맞고 끝나는 거다.

최대한 와이어를 쓰지 않고, 합을 짤 때는 실질적으로 거의 손으로 했다. 한 두 합, 서너 합. 무술인들 얘기 들어보면 고수들이 실제로 할 때는 서너 합에 다 끝난 다더라. 나는 오히려 이 합이 편했다. 동철이 절대적인 고수이고 훈련받다 죽을 수 있는, 100 대 1의 경쟁을 뚫고 선발된 사람이기 때문에 병기에 가깝지 사람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공유가 발차기에 대해 걱정 할 일이 없다, 걱정하지 마라. 오히려 감독님이 생각하는 액션이 내가 하는 데 부담스럽진 않았다. 오히려 나랑 맞았다. 다행스러웠던 게 상체가 왜소한 편은 아 니니까 타이트한 숏 잡을 때 손으로 하는 것들이 파워풀하게 보인다고 감독님이 좋아하더라.

 

블랙 재킷 구찌(Gucci), 블랙 셔츠 랄프 로렌 블랙 라벨(Ralph Lauren Black Label)
블랙 재킷 구찌(Gucci), 블랙 셔츠 랄프 로렌 블랙 라벨(Ralph Lauren Black Label)

<도가니> 이후로 공유 방식의 캐릭터 해석이 궁금해졌다. 이번엔 어땠나? 대사가 별로 없다. 사실 대사가 없으면 더 어렵다. 배우마다 다르겠지만. 말을 하지 않고 내 몸으로, 눈으로 얘기해야 하는 상황이 많이 주어졌기 때문에, 사실은 아직 영화를 못 봐서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나는 아쉬운 게 많다 일단. 그런데 글쎄, 현장에서 사람들이 나를 동철이로 만들더라. 내가 말하는 좋은 과정이라는 것의 하나인 것 같다. 실질적으로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보는지 모르지만, 나는 그렇게 계산이 많은 사람은 아니다. 알고 보면 본능에 충실하고, 생각이 많은 건 사실이지만 결정적인 순간에는 본능을 믿고, 촉을 믿는 사람이라 현장에 가기 전에 공부하는 스타일도 아니고, 볼펜으로 칠하면서 연기에 대해 설정하지도 않는다. 내가 이 지문과 이 시퀀스를 연기할 때 이런 걸 설정해야지 한 적이 한 번도 없다. 그냥 그때 갔을 때 그날 그 현장의 느낌대로 간다.

그건 의외다. 연기할 땐 그렇다. 연기할 때는 별로 생각이 없다. 개인적인 일을 할 때는 생각이 많고 선택하고 결정하고, 매니지먼트랑 같이 합의하에 일해야 할 때는 생각이 많지만, 카메라 앞에 섰을 때 생각이 많지 않다. 그래서 카메라 앞에 서는 게 나한테는 자유로운 시간이기도 한 거고. 내가 생각하는 동철이는 이럴 거야, 저럴 거야, 이러다가 그 안에 갇히는 경우가 생긴다고 생각한 거다. <용의자>라는 영화는 현장에 갔을 때 아름다운 배경이 하나도 없었다. 삭막하고, 다 무채색이고, 주변이 시멘트고 폐가고. 그냥 그 안에 자연스럽게 내가 묻힌다. 그래서 솔직히 로맨틱 코미디보다 편했다.

그리고 동철은 혼자다. 물론 다른 인물들과 부딪치지만, 다른 인물들과 섞이는 인물이 아니다. 철저히 혼자고, 철저히 사람이 아닌 사람. 그래서 어떻게 보면 그 장소, 그 분위기에 갔을 때, 실제로 감독이 나한테 대사를 안 줬으니까. 내 입은 닫혀 있고. 그냥 그 느낌에 쳐다보는 내 눈이 카메라에 찍혔을 것 같다. 현장에 던져놓고 나한테 총을 쏘고 나더러 뛰래.(웃음) 그럼 되게 절박하게 뛴다. 다칠까봐 뛰는 게 아니라 그 순간 진짜 실사가 돼버려서 그냥 자연스럽게 동철의 눈을 뜨게 되고, 동철의 표정을 갖게 되고 그랬던 것 같다.

유쾌하고, 나이스하면서도 찌르는 맛도 있고, 여자들이 선망하는 매력적인 남자가 공유였는데 <도가니> 이후로 눅눅하고, 곤란한 남자에 가까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배우로서는 더 다양한, 넓은 깊이를 갖게 됐으니까 좋은 건가? 어느 쪽이 가까운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아직 크고 있는 중이라.(웃음) 어느 쪽에 가까운지 한참 알고 싶었던 시기가 있었던 것 같다. 그걸 빨리 알아서 사람들에게 그걸 피력을 해야겠다. 나 이런 사람이다. 그런데 그게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분명히 사람들이 몰랐을 뿐이지 내가 가지고 있는 것 중 하나인 것 같다. 나이를 먹고 세월이 흐를수록 언제까지 연기를 하게 될지 모르지만, 어느 순간에 사람들이 재발견이라는 말을 쓰겠지, 내가 좋아하는 말은 아니지만.

여태까지 공유가 해온 역할 중에 공유랑 가장 밀착된 역할은 누군가? 워낙 편차가 크니까. 물론 다 있겠지만. 그래도 내가 생각하는 나는 있을 테니까. 술 먹고 친구들이랑 얘기할 때는 내 얘기 잘 하는데 인터뷰할 때는 어렵다. 진짜 가까운 사람들의 얘기를 빌리자면 한결이가 나랑 되게 비슷하다고 한다. 지인한테서 이런 전화를 받은 적이 있다. “야, 연기를 하란 말이야. 왜 연기를 안 하고 그냥 너를 보여줘?” 전체적으로 그런 건 아니지만 톤이 그렇다고 하더라. 까칠하지만 그렇다고 마음이 모질거나 냉정하고 강한 사람은 아니고 여린 면이 있는.

이 인터뷰를 위해 솔직하게 얘기하자면, 이건 진짜 내 생각이다. 최한결과 강인호가 섞인 것 같다. 그런 얘기를 친구에게 한 적이 있다. 물론 어떤 인물에도 내가 다 조금씩은 있다. 그 캐릭터와 나를 균형감 있게 보여주는 게 배우의 몫이니까 그렇게 했지만, 굳이 얘기하자면 그 두 개가 합해졌을 때 가장 근사치가 아닌가 싶다.

 

공유 화보
레이어드한 니트 스웨터, 슈즈 모두 톰 포드(Tom Ford), 아이보리 팬츠 구찌(Gucci)

공유는 행사장에도 안 오고, 레드 카펫에서 볼 수 있을 때도 거의 없다. 10년 전 공유를 인터뷰했을 때는 훨씬 스타 지향적일 거라고 생각했다. 셀럽이나 트렌드세터의 느낌. 그런 것들과 동떨어져 살고 있다. 뭐 하나 혼자서? 마치 숨어 있는사람처럼 보일 정도다. 어렸을 때 해봤다, 이것저것. 재미가 없었다. 많이 다닌 건 아니니까 한두 번 가보고 하는 판단이니 잘못된 것일 수 있지만, 굳이 내가 있어야 하는 자리도 아니잖아, 그런 생각 했던 것 같다. 재미가 없었다. 사람들 앞에나서는 직업이고, 어떻게 보면 사람들한테 뽐내는 직업이지 않나. 사람들 앞에서 반짝거리고, 멋있고. 여전히 어색하다. 사람들 앞에서 멋진 척하는 거. 그 자리가 불편해지고, 포토월에 서서 포즈 취하는 것도 겉으로는 멋있는 척하지만 속으로는 아, 어떡해 어떡해, 불편해, 불편해. 넥타이를 풀어서 던져버리고 싶었고 내가 굳이 안 가도 되면 안 가고 싶었고, 그래서 그 이후로 안 갔다.

공유는 어떻게 나이 먹게 될까? 아까 사진 보면서 할아버지가 되면 영국 가면 볼 수 있는 그런 노인이 되겠다는 생각도 들던데. 멋있다, 그런 할아버지. 내가 40대, 50대가 됐을 때 어떤 모습일지 생각한 적이 있다. 이런 모습이면 좋겠다고 생각해봤던 게 제레미 아이언스 같은 사람. 그런 느낌이 좋다. 그런 사람 별로 못봤다. 꿈이다.

배우로서, 남자로서 공유도 보편적인 스타일은 아니다. 이질적이다. 스타로서 뽐낼 수 있고, 그게 즐거워야 하는데 그것도 좀 모자란 것 같고. 그게 아이러니다. 지금까지 일을 해왔다는 게 나도 신기하다. 연예계라는 녹록지 않은 곳이 나랑 그다지 맞는 것 같지도 않다. 그래도 10년 넘게 이렇게 있는 게 장하기도 하다. 나이 들수록 그런 부분에는 타협하기 더 어려울 것 같다. 오히려 더 이질적인 색이 짙어질 것 같고, 그랬으면 좋겠다. 그랬을 때 내가 그리던 그림에 가까워질 것 같다. 그렇게 되고 싶다고 그렇게 되는 건 아니겠지만. 그리고 나는 국민배우 가 되고 싶지는 않다.

국민배우는 못 될 것 같다. 제레미 아이언스도 국민배우는 아니다.(웃음) (웃음) 될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해도 내가 그걸 원하지는 않을 것 같다.

요즘 마음 가는 장르나 캐릭터가 있나? 멜로가 하고 싶다. 그런데 만들어지는 멜로 자체가 없다. 당긴다. 뭔가 젖고 싶나 보지.(웃음) 소주 한잔 마시다 오늘은 김광석 노래에 젖어보고 싶은 그런 느낌. 파격적인 멜로도 해보고 싶다. 치정극, 이런 거. 한 번도 베드신을 해본 적이 없다. 밀도 있는, 야한. 야하지만 단순히 야하지 않은 영화. <색, 계>가 야한 영화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생각만 해도 떨리고 두렵지만 그런 영화라면 제대로 된 베드신 해보고 싶긴 하다. 서른다섯과 마흔 사이에 제대로 된 멜로 한번 해보고 싶다.

<러스트 앤 본> 같은 영화도 좋고. 최고의 남자 캐릭터인 것 같다. 하지만 점점 캐릭터만으로는 마음이 안 간다. 좋은 영화의 일원이 되고 싶지 그 영화에서 혼자 나 죽이지, 하는 건 재미없다. 그보다 좋은 사람들과 좋은 영화에 출연하고 싶다. 나무가 좋은 게 아니라 숲이 좋은 거다. 그런 게 점점 좋아진다. 나는 괜찮은 그림의 한 부분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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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여기, 진짜 정유미

와이드 터틀넥 스웨터 마이클 코어스(Michael Ko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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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그렇듯, 정유미를 촬영하기로 한 날, 나는 예정 시간보다 30분 쯤 일찍 스튜디오에 도착해 그녀를 기다렸다. 속속 도착하는 스태프들과 인사하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는데 정유미가 불쑥 등장했다. 동행하나 없이 반바지에 티셔츠 한 장 걸치고 터덜터덜 홀연히. 수년을 함께한 매니지먼트사를 나와 아직 새로운 회사를 결정하지 못한 터라 영화 <우리 선희> 홍보 스케줄은 이렇게 혼자 정리하고 다니는 중이란다.

배우 혼자 스튜디오에 등장한 게 생경하긴 했지만, 정유미에게 어울리는 모습이기도 했다. 뭐랄까, 정유미란 배우는 일반적인 기준에서 어느 쪽으로든 살짝 벗어나 있는 편이 어울린다. <가족의 탄생>에서 마음이 너무 착한 나머지 주변의 모든 남자에게 헤벌쭉 웃으며 호의를 베푸는 ‘헤픈’ 여자나 <내 깡패 같은 애인>의 옆집 깡패를 좋아하게 되는, 흔들리고 위태로운 88만원 세대처럼 말이다. 어쨌거나 여배우 혼자 스튜디오에 들어온 건 낯선 상황이긴 했지만, 그녀이기에 있을 수 있는 일이기도 했다.

 

터틀넥 드레스 스텔라 매카트니(Stella McCartney).
터틀넥 드레스 스텔라 매카트니(Stella McCartney).

정유미에게 그녀의 긴 머리를 감추고 단발 가발을 써볼 것을 제안했다. 최근작인 드라마 <직장의 신>에 긴 머리로 등장했었으니, 가벼운 짧은 머리로 변신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았다. 변신을 응원하는 스태프들과 가짜 머리를 보여주는 게 썩 내키지 않는 그녀 사이의 의견 차이가 천천히 조금씩 좁혀졌다.

“이렇게 거울로만 봐서는 어떻게 나올지 잘 모르겠어요. 내 머리가 아니니까 당연히 어색하고, 모든 사람이 다 이 머리가 가짜란 걸 알잖아요. 막상 화면에는 어떻게 보일지 모르겠지만요. 일단 찍어보면 어떤지 알게 되겠죠.” 그녀는 자신의 생각을 아주 명확하게 표현하는 편이다. 숨기거나, 에둘러 말하거나 다른 사람의 입을 빌려 전달하기보다는 돌직구를 날리는 것이 그녀의 스타일이다. 가장하거나 포장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그녀가 가짜 머리에 적응하는 데는 조금 시간이 걸렸다.

홍상수 감독의 신작 <우리 선희>에서 정유미가 연기한 ‘선희’는 그래서 못된 여자다. <우리 선희>는 선희라는 여자가 미국 유학에 필요한 추천서를 받기 위해 자신에 대해 잘 아는 세 남자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연기할 때는 몰랐는데 찍고 나니까 선희는 못된 사람이더라고요. 늘 할 말 다하고 용기있는 여자라는 생각도 들어요. 자신의 마음에 누구보다 솔직한 선희가 부럽기도 했어요.”

 

와인 컬러의 니트 드레스 맥큐(Mc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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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미는 <잘 알지도 못하면서> 이후 <첩첩산중>에서 <옥희의 영화>까지 홍상수 감독과 꽤 많은 작품을 했다. 촬영 당일 아침 일찍 시나리오를 써 배우에게 나눠준 후 바로 촬영을 시작하는 홍상수 감독 특유의 스타일에도 제법 익숙해졌을 법하다.

“어느 순간부터 감독님과 작업하는 게 마음 맞고 좋은 사람끼리 함께하는 시간이 되었어요. 좋은 사람들하고 며칠 촬영했더니 작품이 하나 나오고, 그 작품이 영화제에 초대받고. 홍상수 감독님 촬영장에는 스태프들이늘 그대로예요. 수가 많지도 않고요. 처음에는 영화 때문에 만난 사람들이지만, 지금은 ‘좋은 사람들과 함께 뭔가를 만드는 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어느 날 불쑥 감독님이 언제 시간이 되느냐고 물으면 어떨 때는 된다고도 하고, 스케줄이 안 되는 날에는 못한다고 해요. 그러면 또 ‘이번엔 두 번만 나오면 돼’ 하세요. 그럼 다시 날짜 맞춰보고 촬영하러 가는 거죠. 그렇게 가면 아침에 대본을 하나 주세요. 감독님과의 촬영은 한마디로 하자면 이런 거예요. ‘자유롭게 어느 하루를 산다’.”

어쩌면 정유미가 카메라 앞에서 가장 자유로웠던 건 첫 장편 <사랑니> 촬영장이었을지도 모른다. <사랑니>를 연출한 정지우 감독은 한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정유미는 어디로 움직일지 알 수가 없는 배우다. 그래서 그냥 내버려두었다. 그녀가 자유롭게 움직이면 카메라가 따라다니는 식으로 촬영했다. 그런데 그녀의 연기가 모두 진짜여서 너무 좋았다.”

“모르겠어요. 여전히 못해요. 때론 틀을 벗어나 마음 가는 대로 연기하고, 감독의 디렉팅대로 움직여야 할 때는 그렇게 해요. 모든 촬영장은 다르니까. <사랑니> 때는 정지우 감독님이었기에 제가 마음대로 움직여도 그런 연기가 나올 수 있는 거예요. 다른 감독님이 ‘그냥 알아서 놀아봐’ 했으면 오히려 불편하고 어색해질 수도 있어요. 무엇이 정답인지 몰라요. 그냥 미리 생각하지 않을래요.”

그러더니 그녀가 불쑥 생각난 듯이 한마디했다. “<사랑니> 얘기해줘서 고마워요.” “나도 좋아하는 영화예요.(웃음)” <사랑니>의 정유미는 참 예뻤다. 아름답다거나 매력적이라는 말로는 충분치 않다. 그녀가 연기한 열일곱 살의 ‘인영’이 세탁기 앞에서 쪼그리고 앉아 울며 빨래가 다되기를 기다리는 장면도 그랬고, 흐드러지게 핀 벚나무 아래 환자복을 입고 서 있을 때도 그랬고, 한 손에 휴대폰을 꼭 쥐고 누워 있는 모습도 예뻤다. 돌이켜보니, 정지우 감독의 말마따나 진짜여서 더 예뻤는지도 모르겠다.

 

화이트 티셔츠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벌키한 카디건디케이앤와이(DK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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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미의 연기를 보면서 늘 그녀가 연기한 작품 속 캐릭터들은 인간 정유미의 일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그녀는 아니라고 말한다. “제가 연기한 작품 속 인물들이 ‘나’였던 적은 없어요. 연기하고 있는 건 ‘나’지만 그렇다고 그 캐릭터들이 모두 ‘나’는 아니에요. 진짜 나는 여기에서 지금 당신과 인터뷰하는 정유미예요. ‘연기’는 그래서 재밌어요. 나는 분명 그렇게 안 사는데 사람들이 그렇게 살 거라고 생각하는 게. 앞으로 더 많이 보여드려야죠.” <직장의 신>을 마치고 <우리 선희>와 <깡철이> 개봉을 앞둔 요즘 그녀는 잠시 숨을 고르는 중이다.

“이제 더 이상 집착하지는 않아요. 예전에는 쉬지 않고 일하고 싶었어요. 연기를 하지 않을 때면 뭘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그런데 계속 그런 생각을 하고 살면 피곤하잖아요. 그래서 나름대로 방법을 찾았어요. 일하지 않고도 잘 지낼 수 있는 방법. 운동도 하고, 친구랑 시간도 보내고, 여행도 다니고, 작품 들어오면 시나리오도 읽어보고, 뭐 그러면서요.”

배우라는 직업이 좀 더 편안해졌기 때문일까? “그런 건 아니에요. 그냥 그러기로 마음먹은 것뿐이에요. 아, 근데 저 오늘 왜 이렇게 ‘배우’라는 말에 부대끼죠? 몇 달간 배우가 아닌 삶을 살고 있다가 짠하고 변신해서 인터뷰하려니까 부대껴요. 나는 그냥 오늘을 사는 사람인데, 아무튼 부대껴요. 엄청.”

 

벌키한 스웨터 3.1 필립 림(Phillip Lim).
벌키한 스웨터 3.1 필립 림(Phillip Lim).

그러니까, 요즘은 배우보다 인간 정유미로 살아가는 시간이 많다는 말이다. 그런 만큼 그녀는 예전과 다른 일상을 보내고 있다. 과거에는 작품을 하지 않을 때면 집에 축 늘어져 잠만 자며 보냈는데, 요즘은 시간을 쪼개 쓰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그녀의 말을 빌리자면, 정신을 잃을 정도는 아니지만 정신없이 보내는 중이다. 그건 어쩌면 그녀가 기존 매니지먼트 회사를 나와 새로운 파트너를 찾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 걸까?

“그건 아니에요. 그냥 제대로 똑바로 살고 싶어요. 물론 그 전에 그러지 않았다는 건 아니에요. <직장의 신>을 하며 유난히 생각이 많았어요. ‘누군가 한때는 자신이크리스마스 트리라고 생각하지만 알고 보면 자신은 트리를 밝히는 많은 전구 중 하나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 하찮은 전구끼리도 함께라서 오늘도 살 만하다’는 내레이션도 그렇고, 다른 배우들의 대사 중에도 많은 생각이 들게 하는 대사가 많았어요. 많은 고민이 생겼고 그 고민은 모두 제가 감당해야 할 몫이죠. 그러던 중에 재계약 시점이 됐고, 지금과 같은 선택을 하게 됐어요. 그냥 모든 게 운명 같아요” 정유미의 20대가 작품들로 차근차근 채워졌던 것처럼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계단을 하나씩 밟아가며 하루하루를 보낸 것 같아요. 연기가 하고 싶었고 그러다 보니 단편 하나를 찍고, 또 그러다 보니 첫 장편을 찍고, 다음 작품에 캐스팅되고 드라마도 하고, 그러면서요. 하고 싶은데 못할 때는 속상하지만, 그래도 그런 오늘을 살아야 내일을 사는 거잖아요. 배우로서 잘 보내고 있는 것 같아요. 음… 요즘엔 ‘어떤 작품을 하고 싶으냐’는 질문을 피하고 싶은지도 몰라요.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걸 아니까요. 뭐든 하겠죠.”

우리는 인터뷰를 마치고 촬영한 사진을 함께 훑어보았다. 그녀는 홀로서기하기로 결정하고 처음 찍는 화보라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며, ‘이거 나가면 죽어버릴 거예요!’ 싶은 컷만 몇 개 말하겠다며 모니터 앞에 앉았다. 그런데 사진을 고르는 기준이 참 애매하다. ‘못생겨 보인다’ 가 아니라 ‘느끼하다’는 게 그 기준이다. 포즈 좀 어색하거나 표정이 약간 과하다 싶은 컷 몇 개를 골라냈다. 그렇게 진짜 정유미 같지 않은 사진 몇 컷을 버렸다. 진심을 담아 진짜를 연기하는 정유미가 마지막으로 한 마디 덧붙였다. “제 대답 너무 꾸며 쓰지는 말아주세요. 그런 거 견디기 힘들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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