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인국의 발견

서인국 화보
재킷 디스퀘어드2(Dsquared 2), 링 나인큐브(9cuve)

어느 날 갑자기 평범한 고등학생이 한 회사의 본부장이 된다. 이토록 황당한 스토리라니. <고교처세왕>은 얼떨결에 아침에는 학교로 등교하고 낮에는 회사로 출근하며 이중생활을 하는 고등학생이 주인공이다. 정체를 숨기고 회사 생활을 시작한 그는 같은 부서 여자와 사랑에 빠지고, 나중에는 학생이라는 신분도 들키지만 아주 잠깐 위기만 겪을 뿐 곧 다시 사랑을 이어간다. 그리고 급기야 마지막에 이 둘은, 남자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기도 전에 결혼도 하고 행복하게 산다는 해피엔딩을 맞는다. 그러니까, <고교처세왕>은 처음부터 끝날 때까지 판타지다. 그리고 서인국은 이 판타지 이야기의 판타스틱한 주인공에 도전했고, 무사히 잘 마쳤다.

 

서인국
스웨터와 재킷, 팬츠와 구두 모두 보테가 베네타(Bottega Veneta), 링 구찌(Gucci)

그래, 도전이었다. <고교처세왕>에서 서인국은 본부장 행세를 하는 고등학생 ‘민석’과 그에게 이 미션을 떠맡긴 진짜 본부장이 되었어야 할 민석의 형 ‘형석’을 연기했다. 늘 밝고 낙천적이며 장난기 가득한 민석이지만 어떤 날에는 사랑 때문에 울고, 어떤 날에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할아버지가 떠나 울고, 또 어떤 날에는 가장 잘하는 일이었던 아이스하키를 그만 두게 되어 울었다.

“두 인물을 연기해야 한다는 게 무척 부담스러웠어요. 극의 중후반부에 등장하는 ‘형석’을 늘 염두해 둬야했어요. 또 하루에도 몇 번씩 울어야 하는 날도 있었고, 형석이 아닌 민석으로서 우는 날도 있었죠. 드라마에서 형석은 결국 민석을 연기하는 거잖아요. 그런데 저는 진짜 민석도 연기해야 했죠. 촬영 막바지에 이르러서는 저도 모르게 차 안에서 ‘죽을 것 같다’는 말이 나왔어요.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많이 힘들었죠. 다행히 무사히 여기까지 왔고, 중간에 지치지 않고 끝까지 집중한 저 자신을 수고했다고 칭찬해주고 싶어요. ‘너 잘 버텼다’라고.”

 

서인국 화보
체크 셔츠 데님앤서플라이 랄프 로렌(Denim & Supply Ralph Lauren), 점퍼 스톤 아일랜드(Stone Island), 팬츠 노앙(Nohant), 링 나인큐브(9cuve)

그리고 그 힘든 날들은 이제 모두 과거가 되었다. 서인국이 마리끌레르 카메라 앞에 선 건 드라마가 끝난 지 고작 3일이 지난 때였다. 그 3일간 팬들과 극장에서 마지막 회를 봤고, 또 그 다음 날에는 <고교처세왕>을 함께 만든 스태프, 배우들과 함께 MT도 다녀왔다. 드라마를 끝낸 소감을 묻자 그는 소름이 돋은 팔을 보여주었다. “작품을 끝낸 소감에 대해 얘기하려고 하면 이렇게 소름이 돋아요. 지금 이게 무슨 감정인지 잘 모르겠어요. 오늘 화보 촬영이 끝나면 드라마 촬영장으로 돌아가야 할 것 같고, 내일도 새벽같이 일어나 촬영하러 가야 할 것 같아요. 여전히 끝났다는 사실이 실감이 나지 않고, 뭐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신기한 감정이 들어요.”

어쩌면 그는 아직 일상의 서인국으로 돌아오지 못한 건지도 모른다. 그리고 인터뷰를 위해 성수동의 한 스튜디오에서 마주한 그는 자연인 서인국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오늘도 너무 힘들어요. 저는 원래 이렇게까지 얌전한 사람이 아니에요. 장난치는 것도 좋아하고 잘 웃고 목소리도 좀 하이톤이죠. 이런 데 오면 여기저기 막 누비고 다니고요. 그런데 이상하게 드라마 촬영이 끝나고 난 후부터 아주 얌전해졌어요. 아직 제 궤도를 못 찾았나봐요. 여행을 한 번 가고 싶어요. 지금껏 한 번도 여행을 간 적이 없거든요. 여행을 가면 나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 같아요.”

 

데님 셔츠와 재킷 모두 데님앤서플라이 랄프 로렌(Denim & Supply Ralph Lauren), 롱 코트 디스퀘어드2(Dsquared 2), 팬츠 보테가 베네타(Bottega Veneta)
데님 셔츠와 재킷 모두 데님앤서플라이 랄프 로렌(Denim & Supply Ralph Lauren), 롱 코트 디스퀘어드2(Dsquared 2), 팬츠 보테가 베네타(Bottega Veneta)

서인국은 지금 <응답하라 1997>이 끝났을 때와는 다른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투리마저 멋있고 사랑스러웠던 ‘윤제’는 ‘멋진 놈’이었다. 공부도 잘하고, ‘무심한 척 시크하게’ 여자를 챙길 줄도 알고, 게다가 순정남이다. 멋있으려고 작정한 캐릭터나 다름없다. 1990년대 문화를 꼼꼼히 담아낸 드라마에 대한 반응이 폭발적이었던 건 물론이고 윤제에 대한 인기도 좋았다.

“<응답하라 1997>이 끝난 뒤엔 마냥 신났어요. 멋모르고 덤빈 작품이죠. 그런데 <고교처세왕>이 끝난 지금은 이상하리만큼 연기에 대한 생각이 훨씬 더 진지해졌어요. 요 며칠 훌쩍 자란 것 같기도 하고. 뭐랄까, 정신적인 충격이라도 받은 것처럼 달라졌어요. 저조차 신기할 만큼.” 그는 요즘 발견의 시간을 보내는 중이다. 연기를 대하는 자신에 대한 새로운 발견의 시간.

 

서인국 화보
수트와 니트 톱, 스카프 모두 프라다(Prada), 구두 보테가 베네타(Bottega Veneta), 시계 아르키메데스(Archimedes)

<고교처세왕>을 촬영하면서 카메라가 돌아가지 않는 시간에도 그는 형석으로 살았다. 그건 그가 연기를 시작하고 생긴, 일종의 습관 같은 거다. 모두가 알다시피 서인국은 수많은 시청자가 함께 보는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얼굴을 알렸다. 자연스러운 수순은 앨범을 내는 것이었고, 피 말리는 오디션을 통과한 만큼 노래 실력은 뭐, 의심할 바 없다. 그런데 그가 갑자기 윤아와 장근석이 주인공을 맡은 드라마 <사랑비>에서 연기를 시작했다.

“처음 연기를 시작할 때는 너무 무서웠어요. 처음 해보는 것이기도 했고, 가수가 연기를 하면 저부터 색안경을 쓰고 봤으니까요. 나 하나 때문에 작품이 망가지고 함께 출연한 배우들의 진정성까지 묻힐까봐 두려웠어요. 그래서 서인국을 숨기기로 했죠. 일부러 살을 찌우고 머리도 기르고 촌스러운 뿔테 안경을 섰어요. 무서워서 역할 뒤로 제가 숨어버린 거예요. 그리고 영화 <노브레싱>과 드라마 <주군의 태양>을 할 때는 카메라가 돌아가지 않는 순간에도 작품 속 인물처럼 행동했어요. 왜냐하면 같은 시기에 두개의 작품에 들어갔는데 캐릭터가 많이 달랐거든요.

<노브레싱>에서는 천방지축 개구쟁이 남자아이를, <주군의 태양>에서는 누군가를 늘 지켜주고 말이 없는 경호원을 연기했으니까요. 그래서 촬영장에 가면 온전히 그 캐릭터로만 살았어요. <노브레싱> 촬영장에서는 길바닥에도 드러눕고 장난치고 그러다가, <주군의 태양> 촬영장에 가면 있는 듯 없는 듯 아주 조용하게 있었어요. 그렇게 조금씩 생긴 습관 때문에 <고교처세왕>을 끝까지 완주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렇게 집중하지 않았다면 중간에 흐트러졌을지도 몰라요.”

 

셔츠와 카디건 모두 데님앤서플라이 랄프 로렌(Denim & Supply Ralph Lauren), 어깨에 걸친 재킷 씨와이 초이(Cy Choi), 팬츠 이스트쿤스트(Istkunst), 하이 톱 스니커즈 세라(Seara).
셔츠와 카디건 모두 데님앤서플라이 랄프 로렌(Denim & Supply Ralph Lauren), 어깨에 걸친 재킷 씨와이 초이(Cy Choi), 팬츠 이스트쿤스트(Istkunst), 하이 톱 스니커즈 세라(Seara)

아마도 좀 더 시간이 지나면 본래의 발랄하고 유쾌한 서인국으로 돌아올 것이다. 수업 시간에는 공부하는 대신 잠을 자고, 쉬는 시간에는 하고 싶은 노래만 줄곧 하며 보낸 고등학생 시절, 걷는 게 좋아서 버스를 타는 대신 친구들과 30분 넘게 시끌벅적 떠들며 걷기도 하고, 데뷔한 후에도 압구정동 단골 호프집에서 친구들을 만나 마구 열을 내가며 얘기하고 장난스럽게 욕도 하고, ‘연예인’ 얘기도 했다가 살짝살짝 여자 얘기도 하며 놀 줄 아는 남자이니 말이다. 차기작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니 얼마간 그는 며칠 동안 씻지도 않고 멍때린 채 집에서 뒹굴뒹굴하며 시간을 보낼지도 모르고, 영화를 보거나 게임을 할 수도 있다. 그러다 멍하니 누워 있는 자신의 모습이 재미있어서 웃어댈지도 모른다. 어떤 날은 친구들과 술 한잔 하며 밤을 보낼지도 모른다. 호프집에서 ‘찐하게’ 한잔 하고 친구들과 걷다가 편의점에 들러 가볍게 한잔 더 할 수도 있다.

“가끔 이런 생각이 들어요. 무지 답답하고 화나는 일이 있을 때 뭔가를 집어 던지거나 길을 가다 분에 못 이
겨 고함도 지르고 싶다는 생각. 그런데 이제 저는 그러면 안 되잖아요. 그런 충동은 억누르고 숨겨야 하죠. 그래도 연기하면서 묵혀두었던 감정이 풀릴 때가 있어요. 그렇다고 늘 남의 눈을 늘 의식하며 살고 싶지는 않아요. 친구들을 만나면 여전히 예전처럼 소주 한잔 마시고 ‘이 병신’이라고 부르며 웃고 떠들어요. 그런 것까지 할 수 없다면 참 슬프잖아요.”

 

서인국
니트 노앙(Nohant), 시계아르키메데스(Archimedes), 비니보테가 베네타(Bottega Veneta)

서인국은 지금 빛나는 청춘의 시절을 보내는 중이다. 그가 말하기를 지금이 두 번째 빛나는 청춘의 시기라고 했다. “제게 가장 아름다웠던 청춘은 고등학생 때부터 스물세 살 때까지였어요. 가수가 되고 싶은 꿈을 꿨고, 꿈이 이뤄질 거라고 믿었어요. 주변에서 ‘그게 말이 되냐’ ‘한심하다. 웬 가수냐’라고 말해도 저는 흔들림 없이 간절하게 꿈꿨어요. 그 꿈을 위해 시간을 투자한 시절이 제게는 가장 빛나는 청춘이었죠.

그리고 지금 두 번째 청춘의 시기를 보내고 있어요. <고교처세왕>을 촬영하면서 촬영장과 민석을 참 좋아했어요. 그만큼 제 모든 것을 쏟아냈고요. 제게 청춘이란 좋아하는 것을 위해서라면 제 모든 것을 올인할 수 있는 때인 것 같아요. 그리고 앞으로도 또 그런 순간이 오겠죠. 올인할 대상이 연기일지, 음악일지 혹은 완전히 다른 것일지 예상할 수는 없어요. 다만 재미있을 것 같아요. 지금이 지나고 언젠가 또 오게 될 청춘을 기대한다는 게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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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gical Moment

옐로 골드와 화이트 자개에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아뮬레뜨 드 까르띠에 펜던트 네크리스 엑스스몰 모델 2백30만원대, 핑크 골드와 오닉스, 화이트 골드와 다이아몬드를 파베 세팅한 아뮬레뜨 드 까르띠에 브레이슬릿 각각 2백10만원대, 5백90만원대 모두 까르띠에(Cartier), 러블리한 화이트 코튼 원피스 1백38만원 이자벨 마랑(Isabel Marant).
옐로 골드와 화이트 자개에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아뮬레뜨 드 까르띠에 펜던트 네크리스 엑스스몰 모델 2백30만원대, 핑크 골드와 오닉스, 화이트 골드와 다이아몬드를 파베 세팅한 아뮬레뜨 드 까르띠에 브레이슬릿 각각 2백10만원대, 5백90만원대 모두 까르띠에(Cartier), 러블리한 화이트 코튼 원피스 1백38만원 이자벨 마랑(Isabel Marant).
수지 화보
화이트 골드와 다이아몬드를 파베 세팅한 아뮬레뜨 드 까르띠에 펜던트 네크리스 스몰 모델 1천2백만원대, 아뮬레뜨 드 까르띠에 펜던트 네크리스 엑스스몰 모델 2백30만원대, 레이어드한 핑크 골드와 다이아몬드를 파베 세팅한 화이트 골드 아뮬레뜨 드 까르띠에 브레이슬릿 각각 2백10만원대, 5백90만원대 모두 까르띠에(Cartier), 아일릿 디테일의 카디건 1백98만원 블루마린(Blumarine), 브이넥 레이스 톱 42만9천원 마쥬(Maje), 화이트 쇼츠 12만8천원 스페이스눌(Space Null).
옐로 골드와 자개에 다이아몬드를세팅한 아뮬레뜨 드 까르띠에 펜던트 네크리스 스몰 모델 5백10만원대, 핑크 골드와 오닉스, 화이트 골드와 다이아몬드를 파베 세팅한 아뮬레뜨 드 까르띠에 브레이슬릿 각각 2백10만원대, 5백90만원대 모두 까르띠에(Cartier), 허리를 강조한 인디 핑크 컬러 미니드레스 59만8천원 질 스튜어트(Jill Stuart).
옐로 골드와 자개에 다이아몬드를세팅한 아뮬레뜨 드 까르띠에 펜던트 네크리스 스몰 모델 5백10만원대, 핑크 골드와 오닉스, 화이트 골드와 다이아몬드를 파베 세팅한 아뮬레뜨 드 까르띠에 브레이슬릿 각각 2백10만원대, 5백90만원대 모두 까르띠에(Cartier), 허리를 강조한 인디 핑크 컬러 미니드레스 59만8천원 질 스튜어트(Jill Stuart).
핑크 골드와 오닉스에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아뮬레뜨 드 까르띠에 소트와르 네크리스 1천만원대, 핑크 골드와 오닉스에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아뮬레뜨 드 까르띠에 브레이슬릿 각각 2백10만원대 모두 까르띠에 (Cartier), 스모키 핑크 컬러 실크 톱 30만원 레베카 밍코프(Rebecca Minkoff), 튈 소재를 레이어드한 시퀸 디테일 쇼츠 1백25만원 아쉬시 바이 무이(Ashish by MUE).
핑크 골드와 오닉스에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아뮬레뜨 드 까르띠에 소트와르 네크리스 1천만원대, 핑크 골드와 오닉스에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아뮬레뜨 드 까르띠에 브레이슬릿 각각 2백10만원대 모두 까르띠에(Cartier), 스모키 핑크 컬러 실크 톱 30만원 레베카 밍코프(Rebecca Minkoff), 튈 소재를 레이어드한 시퀸 디테일 쇼츠 1백25만원 아쉬시 바이 무이(Ashish by MUE).
화이트 골드와 다이아몬드를 파베 세팅한 아뮬레뜨 드 까르띠에 펜던트 네크리스 스몰 모델 1천2백만원대, 왼팔의 화이트 골드와 다이아몬드를 파베 세팅한 아뮬레뜨 드 까르띠에 브레이슬릿 5백90만원대, 레이어드한 핑크 골드 아뮬레뜨 드 까르띠에 브레이슬릿 2백10만원대, 오른팔의 옐로 골드 아뮬레뜨 드 까르띠에 브레이슬릿 2백10만원대모두 까르띠에(Cartier), 보디라인을 강조한 스모키 그린 컬러의 머메이드 라인 롱 드레스 가격 미정 베라 왕 바이 페르테레이(Vera Wang by PerTeLei).
화이트 골드와 다이아몬드를 파베 세팅한 아뮬레뜨 드 까르띠에 펜던트 네크리스 스몰 모델 1천2백만원대, 왼팔의 화이트 골드와 다이아몬드를 파베 세팅한 아뮬레뜨 드 까르띠에 브레이슬릿 5백90만원대, 레이어드한 핑크 골드 아뮬레뜨 드 까르띠에 브레이슬릿 2백10만원대, 오른팔의 옐로 골드 아뮬레뜨 드 까르띠에 브레이슬릿 2백10만원대모두 까르띠에(Cartier), 보디라인을 강조한 스모키 그린 컬러의 머메이드 라인 롱 드레스 가격 미정 베라 왕 바이 페르테레이(Vera Wang by PerTeLei).
핑크 골드와 오닉스에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아뮬레뜨 드 까르띠에 펜던트 네크리스 엑스스몰 모델 2백30만원대,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핑크 골드와 옐로 골드 체인의 아뮬레뜨 드 까르띠에 브레이슬릿 각각 2백10만원대 모두 까르띠에(Cartier), 고혹적인 블랙 레이스를 믹스한 시폰 원피스 43만9천원 산드로(Sandro).
핑크 골드와 오닉스에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아뮬레뜨 드 까르띠에 펜던트 네크리스 엑스스몰 모델 2백30만원대,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핑크 골드와 옐로 골드 체인의 아뮬레뜨 드 까르띠에 브레이슬릿 각각 2백10만원대 모두 까르띠에(Cartier), 고혹적인 블랙 레이스를 믹스한 시폰 원피스 43만9천원 산드로(Sandro).
수지
핑크 골드와 오닉스에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아뮬레뜨 드 까르띠에 펜던트 네크리스 미디엄 모델 1천6백만원대,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핑크 골드 체인의 아뮬레뜨 드 까르띠에 브레이슬릿 2백10만원대, 화이트 골드와 다이아몬드를 파베세팅한 아뮬레뜨 드 까르띠에 브레이슬릿 5백90만원대 모두 까르띠에(Cartier), 페미닌한 드레이핑 실루엣의 레드 슬리브리스 원피스 1백8만원 바네사 브루노(Vanessa Bru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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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준의 확신

박서준 화보
점퍼와 셔츠, 팬츠 모두 생 로랑(Saint Laurent)

뭐, 이런 남자가 다 있나. 출근하는 여자친구를 위해 샌드위치를 만들어주고 심지어 입에 넣어주는 데다, 그녀가 곤경에 처하기라도 하면 언제 어디서나 불쑥 나타나 도와주고, 여자친구가 투정을 부리면 무조건 자기가 잘못했다며 키스와 함께 귀엽게 용서를 구한다. 그리고, 이 남자는 그 여자보다 무려 열네 살 어리다. 드라마 속에나 있는 이토록 판타스틱한 남자. 얼마 전 종영한 <마녀의 연애> 속 윤동하는 멋지고 훈훈하며 게다가 사랑스럽다. 이 윤동하를 완성한 건 박서준이다. 그리고 아마도 여전히 많은 여자들은 궁금해할 것이다. 실제의 박서준도 윤동하처럼 멋지고 훈훈하며 사랑스러울지. 그리고 짐짓 닮은 구석이 많을 거라고 기대할 것이다.

 

박서준 화보

“닮은 부분도 물론 있겠죠. 하지만 나라는 사람이 동하가 되려고 하지는 않았어요. 다만 동하라는 인물을 나로서 표현하고 싶었죠. 그 옷에 나를 맞추는 게 아니라 내가 그 옷을 입는 거예요. 대본 속 상황을 보고 최대한 그 상황에 맞게 표현하려고 노력했어요. ‘나라면 누군가를 아주 많이 사랑할 때 어떻게 표현할까?’ 생각했죠. 사람들이 ‘박서준도 윤동하처럼 사랑할 거야’ 하고 생각해준다면 저로서는 가장 만족스러운 반응일 것 같아요.

물론 저와 동하가 닮은 점도 분명 있어요. 가령 사랑에 빠졌을 때 그 여자만 보이고, 최선을 다하려고 하고, 질투하는 모습도 닮았고. 그런데 사실 ‘어떤 윤동하를 만들어야겠다’고 미리정한 건 없었어요. 다만 상황, 상황을 연기했고, 그게 한 회가 되고, 그것들이 모여 16회의 드라마가 끝나고 윤동하가 완성된 거죠.” 어쨌거나 그는 자신의 첫 주연작을 잘해냈다. 그의 말마따나, ‘박서준표 로코란 이런 거다’ 하는 걸 보여주고 싶었고, 많은 여자들이 그가 만들어낸 판타지에 빠졌다. 두달 넘게 이어진 밤샘 촬영에 체력은 바닥에 떨어지고 몸은 힘들었지만, 이전 작품에 비해 부쩍 많아진 분량은 오히려 그를 즐겁게 했다. “촬영 신이 많은만큼 제가 한번 시도해보고 표현할 수 있는 감정이 많아 재미있게 촬영한 것 같아요.”

 

박서준
레더 핀턱 셔츠와 와이드 팬츠 모두 김서룡 옴므(Kimseoryong Homme)

내가 박서준이라는 배우를 기억하기 시작한 건 <금 나와라 뚝딱!>에 출연한 무렵인 것 같다. 늘 사고를 달고 다니는 철딱서니 없는 막내, 서자라서 겪는 서글픔,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점점 더 귀여워지고 동시에 믿음직스러운 남자. 그리고 다음 작품인 <따뜻한 말 한마디>에서는 김지수의 남동생을 연기했다. 누나를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해낼 수 있고, 무엇이든 희생할 수 있으며, 웃고 있지만 슬픔을 누르고 누르는 남자. 그러더니 이제는 (조금 낯간지러운 표현이긴 하지만) 국민 연하남으로 ‘등극’했다.

그러니까, 스물일곱의 이 남자는 어느 날 갑자기 화려하게 등장한 스타도 아니고, 그렇다고 오랫동안 우리가 미처 알아보지 못했던 것도 아니다. 다만 남들과 출발점이 달랐을 뿐이다. “고등학생 때부터 연기를 하고 싶었어요. 그때부터 연기 아카데미에 다녔고, 이후 연기학과에 들어갔죠. 하지만 서둘러 데뷔하기 보다는 군대에 다녀오기로 했어요. 시작이 늦었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다만 출발점이 다를 뿐이죠. 달리기 경주를 할 때도 1번 레인과 8번 레인이 인코스와 아웃코스라는 점만 다를 뿐, 누가 더 늦게 출발하는 건 아니잖아요.”

그리고, 지금껏 배우라는 길에 대한 확신이 무너진 적은 없었다. “군대에 가서는 오히려 더 내가 이 일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확신이 들었어요. 어서 제대로 된 현장에서 다른 프로 배우들과 작품을 만들어가고 싶었어요. 그 현장에서 연기를 한다면 어떤 느낌이 들지 무척 궁금했죠. 물론 힘든 순간이 전혀 없었던 건 아니에요. 군대에서는 마치 내 시간만 멈춘 것 같은 생각이 들거든요. 그럴 때 또래 배우들이 자신이 원하는 걸 이루어나가는 모습을 보면 부럽기도 하죠. 과연 나도 저곳에 설 수 있을까 걱정이 들기도 하고요. 하지만 금세 마음을 다잡았어요.” 그리고 생각했다. 시작도 하기 전에 안 될 거라고 포기할 순 없다고. 일단 한번 해보고 내 그릇이 어느 정도인지 알아봐야겠다고.

 

박서준 화보
화이트 티셔츠 올세인츠(All Saints), 팬츠 노앙(Nohant), 롱 카디건 오디너리 피플(Ordinary People), 구두 소다 옴므(Soda Homme)

박서준이 <마리끌레르> 카메라 앞에 선 건, 드라마가 종영한 지 막 이틀이 지난 날이었다. 밤샘 촬영이 석 달 가까이 이어졌고, 촬영하는 내내 집에서 자는 시간보다 차에서 자는 시간이 더 많았다. 얼굴이 조금 까칠해 보였지만, 카메라 앞의 박서준은 노련했다. 한 컷 한 컷 마칠 때마다 186cm의 큰 키에 걸맞은 어떤 바지를 입든 발목이 드러나는 긴 다리로 성큼성큼 걸어 다녔다. 화보 촬영 당일은 그로서는 아주 오랜만에 스케줄이 일찍 끝나는 날이기도 했다. 동하를 내려놓은 지금, 가장 하고 싶은 건 오롯이 자신만의 시간을 가지는 거란다.

“지금은 그냥 스케줄에서 벗어나 푹 쉬고 싶어요. 아직까지 전 제대로 된 취미가 없어요. 취미를 만들 마음의 여유가 없었던 것 같아요. 작년에 방콕에 다녀온 게 제 생애 첫 해외여행이었어요. 그 전에는 부모님이 주신 용돈으로 생활했으니 해외여행을 갈 만한 돈이 없었죠. 무엇보다 여행을 다니는 것보다 배우로서 준비하는 일이 더 급했고요. 그런데 한번 여행을 다녀오니, 참 좋더라고요. 뭔가 자신을 환기할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박서준 화보
재킷과 팬츠 모두 루치오 바노티 바이 디옴(Luccio Vanotti by Diom), 구두 어그 오스트레일리아(UGG Australia)

아마도 그는 그리 오래 쉬지 않고 다음 작품으로 돌아올 것 같다. 그래서 여행을 가는 것도, 취미를 가져보고 싶은 마음도 다시 미뤄야 할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그의 일상이 온통 작품으로만 채워지지는 않을 것이다. 남자 박서준의 일상은 배우 박서준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친다.

“배우가 되기로 결심했을 때부터 이유는 단 하나였어요. 연기가 재미있다는 거. 유명해지고 싶다거나 엄청나게 큰돈을 벌고 싶다는 생각은 없었어요. 다른 인물의 삶을 살아볼 수 있기 때문에 배우라는 직업이 좋다는 말에 크게 공감이 가지 않고요. 연기를 하는 게 그 인물의 삶을 사는 거라고 생각하지도 않아요. 제게는 대본을 보지 않는 시간도 중요하죠. 연기하지 않는 순간에는 저를 대본에 가두지 말고 풀어둬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일상에서 느껴지는 다양한 감정이 더 잘 느껴지니까요. 살면서 마주하는 행복, 분노, 기쁨 같은 감정을 느끼며 ‘아, 나도 이런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이구나’ 생각하죠. 그렇게 나를 알아가다 보면, 어떤 감정이든 표현할 수 있으리라는 자신감이 생겨요.”

물론 배우가 되기 전 그의 일상과 배우가 되고 난 후 그의 일상이 같을 수는 없다. 이제는 혼자 돌아 다니다 보면 불쑥 그의 일상이 방해받을 때도 있다. “아무 생각 없이 예전처럼 버스며 지하철을 타고 돌아다니고 싶은데 불쑥불쑥 불편한 일이 생길 때가 있어요. 왠지 항상 표정 관리를 해야 할 것 같기도 하고. 한번은 혹시 ‘내가 연예인병이라도 걸렸나’ 하는 생각까지 들었어요. (웃음) 일단, 그건 아닌 것 같아요. 내 사적인 시간을 방해받는 것에 아직 익숙해지지 않은 거겠죠.”

 

김서룡 옴므
카디건과 니트 터틀넥 스웨터 모두 김서룡 옴므(Kimseoryong Homme)

인터뷰를 하는 내내 확신에찬 답을 꺼내놓은 그지만, 명쾌하게 답을 말하지 못한 질문도 있었다. 하나는 좋은 배우가 무엇인가 하는 질문, 또 하나는 서른이 되기 전에 꼭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 전자는 아직 자신만의 연기 철학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답을 찾지 못했고, 후자는 아직 앞으로의 인생에 대한 계획을 세우지 못해 답할 수 없단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한 계획은 이제부터 세워야 할 것 같아요. 지금까지는 군대에 있을 때 마음먹은 대로 살아왔어요. 제대하면 소속사를 찾고, 좀 더 준비를 하다 작품을 하고, 이름을 조금씩 알리고 그다음엔 더 많은 작품을 해야겠다는 계획. 그런데 사실 저는 계산적으로 치밀하게 사는 사람은 아니에요. 다만 하고 싶은 일이 연기였고, 마음 가는 대로 몸이 움직인 것뿐이죠. 하지만 분명한 건, 매 작품 보여주는 제 연기가 제게는 곧 ‘답’ 이라는 거예요. 왜 그렇게 했을까 반성하기보다는 그 순간을 연기한 저 자신을 존중하려고 해요. 그리고 그렇게 성장하는 거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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