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댄서, 엄지원

퍼플 컬러 그러데이션이 멋스러운 실크 드레스와 브라운 스트랩 샌들 모두 버버리(Burberry), 화이트 골드에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이어링 렉스다이아몬드(Rex Diamond).
퍼플 컬러 그러데이션이 멋스러운 실크 드레스와 브라운 스트랩 샌들 모두 버버리(Burberry), 화이트 골드에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이어링 렉스다이아몬드(Rex Diamond).

그녀의 인스타그램에는 아름다운 사진들이 많다. 지난해 건축가 오영욱과의 로맨틱한 결혼으로 더없이 행복해 보이던 배우 엄지원은 여전히 일상을 아름다운 것들로 채우고 있었다. 그녀는 많은 곳을 여행하고, 여행을 갈 때는 꼭 책을 챙겨가며, 아름다운 꽃들로 일상의 공간을 채운다. 요즘은 현대무용을 기반으로 하는 운동인 탄츠플레이에 푹 빠져 있다. 화보 촬영장에서 탄츠플레이의 우아한 동작을 보여주기도 했다.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고 누가 그러지 않았나. 그녀는 확실히 생각하는 대로 살아가는 쪽인 것 같다. 아름다운 것을 보고, 느끼고, 겪으며, 그 경험과 함께 점점 더 아름다워져가는 여자다.

 

입체적인 플라워 자수 디테일이 돋보이는 시스루 드레스 블루마린(Blumarine), 진주를 세팅한스터드 이어링 필그림(Pilgrim).
입체적인 플라워 자수 디테일이 돋보이는 시스루 드레스 블루마린(Blumarine), 진주를 세팅한스터드 이어링 필그림(Pilgrim).
과감한 슬릿이 눈길을 끄는 플리츠 디테일 롱 드레스 아르케(Arche), 가느다란 스트랩이 발등을 감싸는 샌들 버버리(Burberry), 물방울 모양 드롭 이어링 렉스다이아몬드(Rex Diamond).
과감한 슬릿이 눈길을 끄는 플리츠 디테일 롱 드레스 아르케(Arche), 가느다란 스트랩이 발등을 감싸는 샌들 버버리(Burberry), 물방울 모양 드롭 이어링 렉스다이아몬드(Rex Diamond).

탄츠플레이는 참 우아한 운동인 것 같다. 탄츠플레이의 매력은 무엇인가? 일반인이 접근할 수 있는 현대무용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나는 운동을 재밌게 해본 적이 거의 없고, 유연한 편도 아니었다. 그런데 탄츠플레이를 하며 처음으로 운동의 재미를 느끼게 됐다. 몸은 참 정직하다. 노력한 만큼 변한다. 쓸 줄 몰랐던 근육을 쓰게 되고, 몸이 열리는 것을 느낀다. 무용은 연기랑 닮은 점이 상당히 많다. 어찌 됐든 모두 감정이 아닌가. 동작 속에서 강약을 조절하는 법, 템포감, 시선을 처리하는 방식 등이 그렇다.

계속 무언가를 배우는 사람이라는 인상이 강하다. 탄츠플레이는 오랫동안 가져가고 싶은 취미인가? 몇 년 전 줄리엣 비노쉬와 안무가 아크람 칸이 함께 한 무용 공연을 보러 갔었다. 그때 줄리엣 비노쉬가 40대 중반이었다. 그녀도 몸을 사용할 줄 모르다가 아크람 칸과 인연을 맺으며 무용 공연까지 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줄리엣 비노쉬에게 무용은 취미 이상의 작품 활동이 되었다. 나 역시 배우이다 보니까 그 공연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저렇게 다양한 움직임을 가진 배우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먼 미래의 일은 모르겠지만, 일단 지금은 내 개인적인 성향과 탄츠플레이가 잘 맞는 것 같다.

 

블랙 홀터넥 톱과 풍성한 볼륨의 샤 스커트 모두 마르니(Marni), 크리스털 이어링 수엘(Suel).
블랙 홀터넥 톱과 풍성한 볼륨의 샤 스커트 모두 마르니(Marni), 크리스털 이어링 수엘(Suel).

6월에 개봉하는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이하 <경성학교>)에 출연한 건 조금 의외다. 지금까지 해온 작품과 색깔이 많이 다른데, 출연을 결심한 계기가 있었나? 이해영 감독님과 <페스티발> 이후 두 번째로 함께 한 작업이다. 참 좋아하는 분이다. <경성학교>는 준비 단계부터 들어서 알고 있었다. 농담으로 그 학교에 교장은 없느냐고, 내가 하면 안 되느냐고 말했는데 1년 후에 감독님이 진짜로 제안했다. 이번 영화는 한국에서 그동안 보지 못한 느낌의 영화일 것이다. 장르를 한정할 수 없는 미스테리 호러 스릴러다.

악역이라고 단정할 수 없는 흥미로운 캐릭터일 것 같다. 그 시대에 태어나지 말았어야 하는 상당히 똑똑하고 야망 있는 여자다. 대부분의 여자들이 사회인을 꿈꾸지 못하던 조선시대였기에 삐뚤어진 열정을 가지게 된 여자다. 상당히 복잡한 인물이지만, 촬영하면서 그녀를 깊이 있게 이해하고 사랑하게 된 것 같다. 나는 보통 마지막 촬영 때 잘 울지 않는다. 그런데 이번 영화를 마칠 때는 눈물이 났다. 그 사람의 고독에 너무 빠져들어서.

과거의 인터뷰에서 “조금의 슬픔이나 어둠도 없는 사람들한테는 진심으로 마음을 주기 힘든 것 같다”는 말도 했었다. 다양한 경험을 해 여러 감정을 알고 있는 사람이 좋다.

지금은 배우 손현주와 함께 <더 폰>이라는 영화를 찍고 있는데, <경성학교>와 장르가 겹치지는 않나? 다르다고 생각한다. <경성학교>에는 미스터리하고 몽환적인 분위기, 영화 <디 아더스> 같은 분위기가 깔려 있다. <더 폰>은 <더 테러 라이브>처럼 계속해서 사건이 터지며 숨 쉴 틈 없이 달려가는 영화다. <더 폰>이 끝난 후의 작품도 결정되었는데, 그 작품 또한 내게 선물 같은 작품이어서 기대하고 있다.

 

레오타드를 연상시키는 니트 보디수트, 셔츠 스타일의 블랙 롱 드레스, 위빙 디테일을 가미한 스트랩 슈즈 모두 보테가 베네타(Bottega Veneta).
레오타드를 연상시키는 니트 보디수트, 셔츠 스타일의 블랙 롱 드레스, 위빙 디테일을 가미한 스트랩 슈즈 모두 보테가 베네타(Bottega Veneta).

인스타그램에서 ‘자존심의 꽃이 떨어져야 인격의 열매가 맺힌다’는 글귀를 봤다. 요즘의 화두인가? 아니, 그냥 써놓은 거다. 자존심은 연기를 시작하면서 아주 예전에 버려서 이제는 내게 화두가 되지 못한다. 지금의 관심은 온통 사람이 풍성해지기 위한 방법에 쏠려 있는 듯하다.

당신을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것은 무엇인가? 우선 하나님. 믿음. 거기에서 채워지지 않으면 내가 해야 하는 일을 하지 못하고, 누군가에게 주는 입장이 될 수도 없을 것 같다. 책도 짬짬이 보고, 텔레비전도 많이 보고, 여행은 나이가 들어도 계속할 것 같다. 세계 일주도 하고 싶다. 어떨 땐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것을 배울 필요가 있는 것 같지만(웃음), 그게 잘 안 된다.

남편인 건축가 오영욱도 여행을 멈추지 않는 사람이다. 함께 하는 여행의 좋은 점은 무엇인가? 훨씬 더 풍성하고 따뜻하다. 새로움을 환기시키고 싶어서 여행을 가는데, 혼자 여행하다 보면 여행지에서 또 외로움을 맞닥뜨리게 되지 않나. 어떨 때는 기껏 여행을 떠나왔는데 집에 돌아가고 싶을 때도 있고. 그런데 둘이 있으면 외로움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게 되니까.

 

스포티한 메시 소재와 지퍼 장식이 어우러진 뷔스티에 톱과 미디스커트 모두 곽현주 컬렉션(Kwak Hyun Joo Collection), 실버 포인티드 토 펌프스 세르지오 로시(Sergio Rossi).
스포티한 메시 소재와 지퍼 장식이 어우러진 뷔스티에 톱과 미디스커트 모두 곽현주 컬렉션(Kwak Hyun Joo Collection), 실버 포인티드 토 펌프스 세르지오 로시(Sergio Rossi).

두 사람이 추구하는 삶의 방향이 비슷하다고 들었다. 서로 아주 많이 다르지만, 둘 다 창작 활동을 하기에 끊임없이 삶에서 영감을 받길 원한다. 그런 것들을 찾아가는 과정을 함께할 수 있어서 좋다.

두 사람이 함께 기획하고 진행 중인 ‘우연한 배낭여행’ 프로젝트는 흥미로운 시도다. 젊은이들에게 여행이라는 경험을 선물하겠다는 생각은 어떻게 하게 된 것인가? 우리는 둘 다 여행을 좋아하는데, 여행이라는 게 가본 사람만 계속 가는 것 같았다. 막상 다녀오면 돈이 없고 시간이 없어도 여행을 갈 수 있다는 걸 알게 되고, 세상에 대해서도 좀 더 많이 알게 되지 않나. 좀 더 많은 사람이 그런 경험을 즐겼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여행을 기부한다’는 개념을 생각하게 됐다. 지금은 ‘우연한 배낭여행’에 이어 ‘우연한 식당’이라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기획 중이다. 요리에 관심 있지만 가게를 차리기 어려운 친구들에게 임대료를 받지 않고 공간을 제공해 식당을 운영할 수 있도록 도우려고 한다.

마지막 질문이다. 가난해도 우아하게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음, 어려울지도 모르겠다.(웃음) 그러나 행복하게는 살 수 있다고 믿는다.

 

화이트 코튼 드레스 디올(Dior), 크리스털이 귓불을 감싸는 이어링 수엘(Suel).
화이트 코튼 드레스 디올(Dior), 크리스털이 귓불을 감싸는 이어링 수엘(Su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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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촬영은 로즈가 주제였다. 얼굴에서 미소가 떠나지 않던데, 특별한 기억을 떠올린 건가? 특별한 기억이라기보다는 장미를 볼 때면 사랑받는 여성의 이미지가 떠오른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꽃이라서 남편이 기념일마다 장미꽃을 선물해준다. 그 꽃들은 대부분 예쁘게 말려 집 안 곳곳에 장식해두는데, 볼 때마다 남편의 사랑이 떠올라서 행복해진다. 또 장미꽃 자체가 굉장히 페미닌하고 관능적인 매력이 있어서 그런지 장미꽃을 선물받으면 내가 좀 더 여성스럽고 성숙해진 듯한 느낌이 든다. 촬영장에 들어서자마자 장미꽃으로 가득한 공간을 보니 괜히 마음이 들떴다.

하루 중 가장 프레쉬한 순간은 언제인가? 아이가 생기니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새로운 감정들이 생겨났다. 하루가 다르게 자라고 변하는 아이를 보고 있으면, 그 소소한 순간들을 놓치고 싶지 않다. 그래서 더 아이에게 집중하고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려고 한다. 남편, 아이와 함께하는 순간순간이 나에게는 최고의 프레쉬 모먼트다.

아기 엄마인 게 믿어지지 않을 만큼 어린 피부를 간직하고 있다. 몸매도 여전히 10대처럼 보이고. 자신만의 뷰티 습관을 공개한다면? 매일 꾸준히 운동하려고 노력한다. 긴 시간이 아니더라고 빠뜨리지 않고 20~30분 정도 운동하는 게 중요하다. 거창하게 운동한다고 생각하기보다 습관처럼 하다 보면 저절로 건강해지고 아름다운 몸매도 유지할 수 있다. 오랫동안 요가를 했었는데, 최근에는 필라테스를 시작하면서 몸에 긴장감과 유연함을 더하려고 한다. 또 10년 전부터 채식을 하기 시작했다. 채식 이후 피부 트러블이 없어지고 몸도 가벼워졌다. 채식은 앞으로 계속 할 생각이다. 피부에 대해서는 특별히 큰 고민은 없는데 입술이 상당히 건조한 편이다. 그래서 프레쉬 립 트리트먼트 제품을 수시로 덧바르는데, 각질을 제거하는 동시에 입술을 촉촉하게 해주는 데다 컬러도 예뻐서 얼굴에 금세 생기가 살아난다. 늘 파우치에 넣어 다니면서 수시로 덧바른다.

특별히 프레쉬 제품을 좋아하는 이유가 있나? 립 트리트먼트 이외에도 좋아하는 아이템이 있다면? 마스크를 좋아한다. 그중 로즈 페이스 마스크를 매일 저녁 하는데, 장미 꽃잎과 로즈 워터가 들어 있어서 그런지 진한 장미 향이 나더라. 세안 후에 건조하거나 땅기지 않는 점도 마음에 든다. 짧은 순간이지만, 나 자신을 소중히 케어한다는 느낌이 들어 좋다. 프레쉬를 좋아하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김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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