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로 여행을 떠난 유이

유이 패션 화보 - 마리끌레르
스웨이드 트렌치코트 버버리 프로섬(Burberry Prorsum).

드라마 <호구의 사랑>에 이어 <상류사회>까지. 꽤 성공적이었던 두 작품을 연이어 끝내고 잠시 숨을 고르기 위해 프랑스로 떠난 유이에게서 메일 한 통이 도착했다. A4 용지 다섯 장에 달하는 인터뷰 질문지에 직접 펜을 들고 또박또박한 글씨로 답변을 적은 뒤, 다시 일일이 사진을 찍어 메일에 고이 첨부해 보낸 것이다. 답변 중간중간엔 하트도 그려 넣었고, 마지막 장엔 본인 인증 사인까지 더했다. 이토록 아기자기한 인터뷰라니. 어디서든 함께 있는 사람들을 기분 좋게 만드는 밝은 에너지를 가진 사람, 파리의 어느 호텔 방에 앉아 어린아이가 숙제를 하듯 꼼꼼히 답변을 써내려갔을 모습을 떠올려보니 더없이 사랑스럽다. 유이는 평범한 또래들처럼 수다 떨기를 좋아하고, ‘순하리’를 마신 인증샷을 SNS에 올리기도 하며, 때론 스스로 올바른 길을 걷고 있는지에 대해 진중하게 고민하기도 하는 발랄하고 건강한 청춘이다.

유이 패션 화보 - 마리끌레르
롱 슬리브리스 드레스, 블랙 부티 모두 버버리 프로섬(Burberry Prorsum).
유이 패션 화보 - 마리끌레르
플라워 프린트 롱 드레스, 더블 브레스티드 코트, 블랙 부티 모두 버버리 프로섬(Burberry Prorsum).

<상류사회> 끝나고 잘 쉬었나요? 뭐 하고 지냈어요? 촬영하느라 바빠서 못 만났던 애프터스쿨 멤버들도 오랜만에 보고, 여러 친구들과 함께 시간을 보냈어요. 가끔씩 인터뷰나 화보 촬영도 했고요. 드라마 끝나고 하고 싶다고 생각한 일들을 즐기면서 지내고 있어요.

성준, 임지연, 박형식. 함께 출연한 연기자들이 또래라 촬영 현장이 유난히 재미있었을 것 같아요. 어느 촬영장에 가나 매번 제가 막내이거나 나이가 어린 편에 속했는데, 이번에는 제가 제일 누나이자 언니였어요. 그래서 처음 만났을 때부터 더 편한 분위기에서 촬영할 수 있게 다 같이 말을 놓자고 먼저 제안했죠. 극 중에서도 준이와 형식이는 저보다 오빠로 등장하고 지연이는 친구 역할이니까요. 촬영 분위기가 어찌나 유쾌하던지 넷이서 같이 등장하는 신을 찍을 땐 서로 장난치고 웃느라 촬영이 지연될 정도였다니까요.(웃음)

드라마가 끝나서 아쉽기도 하겠네요. 그럼요. 종방연 파티 때 펑펑 울었어요. 배우들, 스태프들하고 헤어지는 게 너무 슬펐거든요. 혼자 울다가 <상류사회> 마지막 회를 저만 못 봤어요. 만남이 있으면 이별이 있기 마련이지만 그래도 헤어지는 건 슬픈 일이에요.

배우들과 호흡이 잘 맞았던 만큼 연기도 좋았어요. 자신이 연기자로서 어느 정도의 단계에 와 있다고 생각해요? 아직 첫 계단도 오르지 못한 상태라고 생각해요. 단계를 시작하기에 앞서 해야 하는 준비운동 중이에요. 더 열심히 해서 차근차근 성장하고 싶어요.

유이 패션 화보 - 마리끌레르
더블 브레스티드 트렌치코트 더 노스페이스 화이트 라벨(The North Face White Label). 안에 입은 맥시 드레스는 에디터 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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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에 입은 니트 원피스 미소니(Missoni). 프린지 장식 롱 케이프 버버리 프로섬(Burberry Prorsum). 넉넉한 사이즈의 숄더백 겸 토트백 루이까또즈(Louis Quatorze), 모자는 에디터 소장품.

그렇다면 연기자로서 성장하는 데 가장 중요한 건 뭐라고 생각해요? 캐릭터의 감정에 대한 이해 같아요. 또 함께 연기하는 배우들과 감정의 흐름을 맞추는 것도 중요하고요. <상류사회>의 장윤하는 감정의 변화가 유독 많은 여자였어요. 순수하고 귀엽기도 하다가 때론 독기를 뿜어내고요. 가족, 연인, 친구까지 여러 인물과 갈등을 겪기도 하죠. 특히 고민한 부분은 엄마와 윤하의 관계, 그리고 거기에서 오는 감정선이었어요. ‘어떻게 나를 낳아준 엄마가 날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감독님과 의논을 많이 하고, 다른 배우들하고도 대화를 자주 나눴어요. 그러면서 내린 결론은 여러 극적인 상황에 놓인 캐릭터지만 뻔하지 않은, 의외의 모습을 가진 새로운 재벌가 딸을 만들어보자는 것이었어요. 아마 그렇게 색다른 윤하의 모습에 준기도 반한 거겠죠?(웃음) 준기가 자주 하는 말이 ‘넌 정말 달라’ 거든요.

과연 윤하가 믿는 순수한 사랑이 현실에도 있을까요? 순수한 사랑까지는 잘 모르지만, 저는 운명적인 사랑은 분명 있다고 믿어요! 그 운명의 남자를 아직 기다리는 중이죠.(웃음) 주위 사람들은 저 보고 연애할 때 밀당을 잘 좀 해보라고들 하는데, 그게 참 어렵더라고요. 저는 좋으면 좋다고 먼저 솔직하게 표현하는 편이에요. 아마도 연애에서는 조금 더 성숙해야 하나봐요.

재벌가 딸이라는 캐릭터 설정이 현실과 좀 동떨어져 감정이입을 하기가 쉽지 않았을 듯해요. 장윤하는 현실의 저와 완전히 다른 여자지만, 뭐든 스스로 해내려는 성격만큼은 상당히 닮았어요. 사실 그렇게 부잣집 딸이면 좀 더 편하고 쉽게 살 궁리를 할 수 있잖아요. 그런데 윤하는 자신의 배경보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가 훨씬 중요하다고 말해요. 제가 윤하처럼 특이한 상황에 놓인 건 아니지만 저도 늘 어디서든 제 자신에게 솔직하려고 노력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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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워 프린트 트렌치코트, 사이하이 부츠 모두 버버리 프로섬(Burberry Prorsum), 모자는 에디터 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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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퍼드 패턴 코트, 블랙 부티 모두 버버리 프로섬(Burberry Prorsum), 그레이 미니 사이즈 숄더백 겸 토트백 루이까또즈(Louis Quatorze), 모자는 에디터 소장품.

다른 사람들에게도 솔직한 편이에요? 점점 더 솔직해지고 있어요. 사실 신인 때는 이미지를 잘 가꾸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을 종종 듣곤 했어요. 그래서 좋은 모습만 보여주고 힘들고 지친 모습은 감추려고 애쓰기도 했고요. 그런데 지금은 그냥 편하게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는 게 가장 좋다는 생각을 해요.

그럼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이 딱이네요. 맞아요! 제 일상을 그대로 담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꼭 해보고 싶어요. 편하게 친구들 만나는 모습, 운동하는 모습까지 다 보여줄 수 있어요. 마지막에는 진짜 리얼하게 팬들하고 함께 여행 떠나는 장면으로 마무리하면 어떨까요?(웃음)

참, 얼마 전 <무한도전>에서 황광희와 만나는 장면이 화제가 됐죠. 둘이 실제로는 어떤 사이일지 많은 사람이 궁금해해요. 솔직히 저도 그렇고요.(웃음) 하하, 광희는 친한 친구예요. 썸도 아니고요, 정말 순수한 친구 관계요. 요즘은 <무한도전> 찍느라 워낙 바빠서 저랑 밥 먹을 시간도 없대요.(웃음)

친구가 많은 가봐요. SNS에 친한 사람들과 찍은 사진이 자주 올라오던데요. 예전에는 혼자 조용히 있는 걸 좋아했었는데, 요즘엔 좋은 사람들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면서 위로받는 것 같아요. 친한 친구들과 만나면 영화관에 가기도 하고, 맛집도 찾아다녀요. 아, 예전에 비해 주량이 많이 줄긴 했지만 가끔씩 술도 마시고요. 저는 소맥을 좋아해요.(웃음) 한강공원에 앉아서 라면을 먹기도 하고 배드민턴 치는 것도 즐겨요. 최근 들어서는 여행에 관심이 많이 생겼어요. 가까운 곳이든 먼 곳이든 모두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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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 롱 드레스, 프린지 장식 케이프, 블랙 부티. 카무플라주 토트백 모두 버버리 프로섬(Burberry Prorsum), 모자는 에디터 소장품.
유이 패션 화보 - 마리끌레르
프린지 장식 스웨이드 코트, 프린지 장식 토트백 모두 버버리 프로섬(Burberry Prorsum).

최근까지는 드라마 촬영 스케줄 맞추느라 잘 놀지도 못했겠어요. 스트레스는 어떻게 푸나요? 스트레스 해소엔 역시 볼링! 잘 치진 못하지만 드라마 촬영하다가도 스태프들이랑 같이 볼링장을 찾기도 하고, 매니저 오빠랑 둘이 가서 치기도 했어요. 자주 다녔더니 단골 볼링장까지 생겼어요.

더 강력한 스트레스 해소법은 없어요? 일종의 일탈 같은 거요. 저 혼자 운전해서 한강에 다녀온 거요. 초보 운전인 저한텐 엄청난 일탈이었어요! 부모님께는 ‘저 한강 좀 다녀올게요’라며 쿨한 척 집을 나섰지만 사실 무지 떨렸었거든요. 앞으로 꼭 해보고 싶은 일탈은 혼자 배낭여행 떠나는 거예요.

최근에 가장 즐거웠던 일은 뭐예요? 식상할까봐 이렇게 답하고 싶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어요. 요즘 하루하루가 정말 즐거워요.

워낙 밝고 긍정적이라 연예인이 되지 않았더라도 어디서든 즐겁게 살고 있었을 것 같아요. 아마 수다쟁이 체육 선생님이 됐을걸요. 제 어릴 적 꿈이었거든요. 저는 아직도 제가 연예인이 된 게 신기해요. 그래서 가끔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지? 나중에 후회하지 않으려나?’ 하고 스스로에게 물을 때도 있어요.

20대에 꼭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나요? 서른 살이 되기 전에 꼭 외국어 하나를 마스터하고 싶어요. 아주 어렵겠지만 차근차근 공부해서 이룰 거예요. 파이팅!

 

producing: 배 우리

공효진의 빈티지 뷰티

공효진 뷰티 화보
선드레스 미우미우, 레드 귀고리 제이미 앤 벨.

얼굴은 킬 커버 리퀴드 파운웨어 쿠션으로 꼼꼼하게 커버하고 입술과 볼을 붉게 물들였다. 양 볼에 은은한 핑크빛 블러셔를 가로 방향으로 가볍게 터치하고, 입술은 스테이 샤인 립 시럽 #01 체리 스토커를 꼼꼼하게 바른 후 아랫입술에 덧발라 고혹적인 분위기를 냈다.

 

공효진 뷰티 화보
벌키한 코트 이자벨 마랑, 레이스 톱과 레더 스커트 모두 구찌, 크리스털 귀고리 마위 바이 반자크.

 

공효진 뷰티 화보
랩 원피스 디브이에프, 목걸이 빔바이롤라, 스틸레토 크리스찬 루부탱, 모자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피부는 깨끗하게 연출한 후 눈썹은 잘 빗어 자연스럽게 표현했다. 눈 두덩에 프로 싱글 섀도우 굿 애즈 골드를 얇게 펴 바르고 눈 꼬리 끝에만 브라운 컬러를 더해 눈매를 깊이 있게 연출했다. 양 볼에 핑크 빛 블러셔와 입술에 스테이 샤인 립 시럽 스틱 #03 매드 캔디를 덧발라 사랑스러운 분위기를 냈다.

공효진 뷰티 화보
고혹적이면서 입체적인 느낌을 더하기 위해 짙은 눈썹은 필수. 특히 이번 시즌 유행하는 굵은 일자 눈썹은 여성스러우면서 어려보이는 느낌을 더한다. 클리오 틴티드 타투 킬 브로우는 평소 메이크업을 진하게 즐기지 않는 공효진도 애용하는 아이템이다.

 

공효진 뷰티 화보
옵티컬 패턴 블라우스 질 스튜어트, 골드 드롭 이어링 제이미 앤 벨.

깨끗한 얼굴에 파우더를 살짝 덧발라 보송보송하게 표현한 후, 틴티드 타투 킬 브로우 #01로 눈썹을 도톰하게 그렸다. 이때 눈썹 모양을 따라 메우듯 일자로 그리면 제 나이보다 어려 보이는 효과가 있다. 끝에 달린 브로우 카라로 한 번 더 빗어 눈썹결을 살렸다. 깊이 있는 눈매를 위해 눈에는 블루와 브라운 아이섀도로 부드럽게 그러데이션했다. 이때 아랫눈썹에도 컬러를 더해야 눈매가 더욱 깊어 보인다. 입술에는 스테이 샤인 립 시럽 스틱 #04 메리 고 코랄을 살짝 발라 생기를 더했다.

공효진 뷰티 화보
팬츠 마르니, 풀오버 톱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세련되고 빈티지한 무드를 강조하기 위해 눈썹은 브라운 톤으로 눈썹산을 약간 살려 그렸다. 섀도 역시 브라운 컬러를 눈두덩에 넓게 발라 그러데이션한 후 아이라인을 점막까지 꼼꼼하게 메워 그렸다. 입술은 킬 커버 리퀴드 파운웨어 쿠션을 발라 입술 선과 색을 죽인 후, 스테이 샤인 립 시럽 #06 네이키드 로즈를 발랐다.

 

카메라 밖의 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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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더 장식 카디건 토가 바이 쿤위드어뷰(Toga by Koon with a View), 티셔츠 이자벨 마랑(Isabel Marant), 팬츠 로우클래식(Low Classic).

동그랗고 말간 얼굴에 눈꼬리가 휘어지게 웃는 모습이 우리가 TV에서 보던 구하라다. 걸그룹 카라의 멤버로 데뷔한 게 2008년이니 활동한 기간을 ‘세월’이라 표현해도 될 법하다. 그사이 열일곱 여고생은 스물넷 청춘으로 성장했고, 웬만한 사람은 알아보는 유명인이 되었다. 그녀의 매력이 무엇인지는 특히 일본에서의 인기가 정확히 말해준다. 여리고 작은 체구나 해맑은 표정이 매일 마주하는 친구처럼 친근하면서도 막상 현실에서 둘러보면 도무지 찾기 힘든, 알고 보면 상상 속에나 존재한다는 ‘예쁜 이웃집 소녀’. 일본 연예계에서 절대 실패하지 않는 필승의 이미지다. 카라의 노래는 들으면 단번에 알 수 있다. 쾌활한 댄스 넘버. 활동을 거듭하며 퍼포먼스는 노련하고 당당해졌지만 특유의 씩씩한 분위기는 변함이 없다. 가요계에는 분명히 카라만의 영역이 있다. 대중의 눈과 귀는 생각보다 둔하다. 방송에서 접할 기회가 조금 뜸해도 그 인상이 좀체 지워지지 않는다. 그래서일까, 올여름 솔로 앨범 타이틀곡 ‘초코칩쿠키’를 발표하며 샛노란 머리와 그을린 피부로 나타나 R&B 멜로디를 속삭이는 그녀를 보고 제일 먼저 드는 생각은 사실 이거였다. 엇, 왜일까? 이어 평소 알고 있다고 생각하던 이의 생경한 모습을 보았을 때 으레 드는 생각이 뒤따라온다. 그럼, 실제로는 어떤 사람일까?

촬영장에서 만난 그녀는 다시 갈색의 머리로 돌아와 있었다. 전에는 없던 앞머리가 생겼지만 익숙하게 보았던 그 구하라다. 다만 무대 위의 반짝이는 에너지는 한층 정적으로 변해 있었다. 거침없이 대답하고, 괜한 포장을 하지 않는 화법에선 타고난 솔직함과 초연함이 느껴졌다. 그런 모습은 어쩐지 카라의 구하라와도, 반전 외모로 활동한 솔로 가수 구하라와도 달랐다. 문득 카메라 밖의 그녀가 궁금해졌다. 질문이 두서없이 쏟아졌다. 여전히 그녀는 망설임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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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운 스웨트셔츠 넘버21(N°21), 개더스커트 페이우(FayeWoo).

얼마 전에 솔로 활동을 마무리했죠? 카라의 구하라와 솔로로 나선 구하라는 어떤 점이 달랐나요? 카라 멤버로서는 갑자기 활동 도중에 머리를 탈색한다거나 태닝을 하는 건 꿈도 못 꿔요. 무대의상과 메이크업 컨셉트 모두 다른 멤버들과 통일해야 하고요. 그리고 카라의 구하라는 여태껏 귀엽고 풋풋하고 상큼한 이미지였죠. 근데 저도 나이를 먹고 있고, 이제 마냥 어리지만은 않잖아요. 사실 솔로 앨범 수록곡 중에 ‘하라구’라는 곡을 원래 타이틀로 생각했었는데, 카라에서의 이미지와 많이 겹쳐서 결국 ‘초코칩쿠키’로 바꾸게 되었어요. 좀 더 길게 활동하려면 그동안의 익숙한 모습과 다른 모습을 먼저 보여드리는 게 맞는 것 같더라고요. 아쉬움은 있어요. 하지만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죠.

요새 부쩍 운동하는 모습이 자주 보이더라고요. 승마랑 필라테스를 하고 있어요. 둘 다 2년째 하고 있는데, 사실은 체력이 달려서 시작하게 되었어요. 그동안 이것저것 저한테 맞는 운동을 찾아 헤맸는데 마침내 찾아낸 것 같아요. 특히 승마는 유산소와 근력 운동이 동시에 되어서 좋아요.

그럼 과천에서 말을 타는 건가요? 네. 이게 그냥 운동이랑은 다른 게 동물과 함께 하는 거잖아요. 승마는 말이 나를 태워주는 게 아니고 말과 내가 함께 뛰는 거라고 하거든요. 뛰는 속도나 보폭을 조절해가면서 나도, 말도 같이 운동을 하는 거예요. 달리다 보면 어느 순간 교감하게 돼요. 그럴 땐 마음까지 힐링이 되죠. 운동 끝나고 당근 먹여주는 것도 은근히 재미있고요.

그러고 보니 고양이 두 마리와 함께 살고 있죠? 네. 다섯 살 피코와 세 살 차차예요. 둘 다 수컷이고요. 피코는 중학교 때 까불다가 갑자기 철든 고등학생 같아요. 요새는 장난감을 줘도 시큰둥해요. 반면 차차는 아직 천방지축 중학생이에요. 피코는 항상 제 발치에서 자고, 차차는 침대 옆 스툴에 올라가 자는데 아침에 일어나 그 모습을 볼 때가 제일 귀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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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운드투스 체크 코트 까르벵 바이 쿤위드어뷰 (Carven by Koon with a View), 화이트 보디수트 페이우(FayeWoo), 슈즈 산슈앤코(SanShoe&Co.).

혼자 산 지는 얼마나 되었어요? 5~6년 정도? 멤버들과 합숙 생활을 하다 독립했어요.

그 정도면 자취 노하우도 있을 것 같아요. 별건 없어요. 청소는 몰아서 하기? 하하. 바빠서 집에 있을 시간이 거의 없으니까 집안일도 할 게 없을 것 같죠? 근데 안 그래요. 일 만들기도 싫고 음식물 쓰레기 처리하는 것도 힘들어서 요리도 잘 안 해 먹어요.

구하라씨 냉장고를 <냉장고를 부탁해>에 의뢰하면 어떤 요리가 나올까요? 셰프님들이 되게 곤란하실 거예요. 건강 음료밖에 없어요. 호박즙, 양파즙 이런 거요. 그리고 고양이들 간식이랑, 피부 관리용 마스크팩. 아, 음료수는 많아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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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라이프 셔츠 토가 바이 쿤위드어뷰 (Toga by Koon with a View), 팬츠 알써틴 바이 쿤위드어뷰(R13 by Koon with a View).

지난 5월에는 직접 디자인한 네일아트가 담긴 네일북도 냈어요. 데뷔 때부터 관심을 갖기 시작했는데 한창 빠져 있을 때는 네일숍에 하루에 네댓 시간씩 있곤 했어요. 5년 동안 조금씩 모아온 디자인을 정리해서 책으로 만들었어요. 특히 고양이 디자인 파트에 애착이 많이 가요.

이것들 말고 그동안 많이 공개되지 않은 구하라씨의 일상이 궁금해요. 일단 예시를 제시해볼게요. 나는 소주파다 vs 맥주파다. 둘 다 아니에요. 술이 안 받는 체질이라서요. 근데 술자리는 좋아해요. 전 DJ 역할을 맡아요. 그 자리의 분위기에 맞는 선곡 리스트가 있죠. 리믹스로 편곡된 힙합 음악을 많이 틀어요. 최근엔 미구엘 노래를 많이 틀었어요.

영화는 로맨틱 코미디가 좋다 vs 액션 블록버스터가 좋다. 액션! 어제도 VOD로 <터미네이터 제니시스>를 봤어요.

나는 집순이다 vs 활동파다. 활동파요. 집에 붙어 있는 걸 못 참아요. 나가야 해요. 네일아트도 운동도 사실 집에서 혼자서도 할 수 있는 건데, 사람들이랑 어울려서 하는 게 재미있더라고요.

나는 외롭다 vs 외롭지 않다. 외롭지 않아요. 원래는 외로움을 타는 성격이긴 한데, 그 감정에 빠져들지는 않아요. 역설적이게도 외로움을 느끼는 그 상태를 그냥 받아들이면 외롭지 않아요. 좀 헷갈리는 이야기이긴 한데, 정말 그래요.

나는 연애 고수다 vs 연애 하수다. 둘 다인 것 같아요. 연애 시작할 때는 하수, 조금 지나면 고수라고나 할까요? 연애 시작할 때는 먼저 적극적으로 다가가는 편이 아니거든요. 주도적이지도 못하고. 그래서 하수처럼 구는 면이 있어요. 그런데 지내다 보면 어느 날 상대방이 저에게 밀당을 잘하는 것 같다고 그래요. 일부러 연락을 안 받거나 그러는 건 아니고 저는 그냥 연락을 하고 싶을 때 하고 바쁠 땐 또 안 하고 그러거든요. 하루에 몇 번 어느 때 해야 한다, 이런 건 별로고 그냥 마음 가는 대로 해요. 그러다 보니 본의 아니게 상대방의 애를 태울 때가 있나봐요.

나는 나쁜 남자에게 끌린다 vs 끌리지 않는다. 안 끌려요. 제가 나쁜 여자다 보니….(웃음) 나쁜 남자에게 덴 친구들의 이야기를 워낙 많이 들어서요, 간접경험만 많이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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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트 풀오버와 화이트 데님 팬츠 모두 로우클래식(Low Classic).

나도 이제 나이가 들었구나 싶을 때가 있는지 궁금해요. 있어요. 안무 연습을 하면 예전과 다르게 금방 지쳐요. 그리고 전에는 스케줄이 들어오면 무작정 쳐내기 바빴는데, 지금은 이 활동을 내가 왜 하는지, 이 컨셉트를 하면 내가 어떻게 보일지 꼼꼼히 생각하고 결정도 신중히 하게 되었어요. 그럴 때 나도 나이 먹었구나 싶어요.

무대에서의 섹시 컨셉트가 더 이상 어색하진 않나요? 사실 아직은 거의 매번 어색해요. 카라 멤버로 활발하고 귀여운 이미지로 활동한 시간이 길어서 그게 몸에 배어 있거든요. 시도하는 게 중요하니까 틀을 깨려고 노력은 하고 있어요. 뭐든지 딱 이거다, 내 거다 느껴지는 순간엔 자신감이 확 붙잖아요. 그런 확신이 아직 부족해요.

여전히 무대에서 긴장하는 편이에요? 그렇지는 않아요. 전에는 많이 떨렸는데 지금은 그저 익숙해요. 한 사람이 5년 동안 하루에 10시간씩 어떤 걸 공부하면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 있다고 하잖아요. 쉬지 않고 8년째 일하니까 이젠 굳이 생각을 안 해도 무대에서 자동으로 나와요.

다시 태어나면 또 아이돌 가수를 할 건가요? 아니요. 물론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좋은 경험을 많이 했어요. 하지만 요새 드는 생각이, 마흔 살 즈음이 되어 10대, 20대 시절을 돌아보면 아쉽고 후회가 있을 것 같아요. 너무 어릴 때 데뷔해서 사회에 일찍 나온 터라 오히려 어릴 때 할 수 있는 것들에 도전하고 실패하면서 깨우치고 다른 걸 찾아보고 그럴 시간이 없었거든요. 한 인간으로서 그런 기회를 많이 가지지 못한다는 게 슬프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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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자신의 의외의 면에 스스로 놀랄 때가 있는지 궁금해요. 없어요. 저는 저 자신을 잘 알거든요. 굉장히 욕심이 많고 일할 때 완벽하게 마치려고 노력해요. 그래서 시간 약속도 철저하게 지키고, 제가 생각하거나 계획한 상황이 틀어지는 게 싫어요.

사람들이 구하라에 대해 오해하는 면이 있다고 느끼나요? 있어요. 음, 일단 저를 새침데기라고 생각하시는데, 아니에요. 의외로 화끈한 성격입니다. 그리고 왠지 일을 대충 할 것 같다고 편견을 가지는데, 절대 그렇지 않아요.

9월은 어떻게 보낼 예정인가요? 한 달간 일본에서 카라 콘서트가 있어요. 여태까지는 대표곡 위주로만 콘서트를 꾸렸는데 이번에는 일본에서 발매한 앨범의 수록곡을 좀 더 많이 준비하고 있어요. 개인적으로는 솔로 구하라에 대한 고민도 계속될 것 같아요. 제가 어떤 길로 가야 할지 생각이 많은 때거든요.

그럼 피코, 차차와는 한 달간 이별이네요. 당분간 고모 집에 맡기기로 했어요.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지요. 엄마는 일하러 가야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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