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디렉터의 워너비 아이템

SIMPLE SQUARE
가을 룩에 결코 빠질 수 없는 게 바로 스카프. 이번 가을엔 현란한 프린트 대신 에르메스의 이 담백한 컬러 조합을 눈여겨보길. 이런 스카프라면 안 어울리는 옷 찾기가 더 힘들듯.

LOVE V
로고 플레이를 좋아하진 않지만 니콜라 제스키에르가 만든 루이 비통의 이 V 로고 아이템은 첫 컬렉션부터 모조리 다 갖고 싶다. 보일 듯 말 듯한 조그마한 이어 커프도 귀엽고 올망졸망 V자를 배열한 브로치도 꽤 쿨하다.

TRAVEL MATE
밀라노 패션위크 출장을 앞둔 지금 이 시점에 가장 사고 싶은 아이템은 바로 스마이슨의 이 여권 지갑. 누가 영국 왕실 납품 인증인 로열 워런트를 보유한 회사에서 만든 제품 아니랄까봐 참 귀티 나게 잘도 만들었다.

MADE OF SILK
‘실크 초’이라는 별명이 있는 정도로 실크를 좋아하다 보니 지난 파리 컬렉션에서 세린느의 이 블라우스를 보자마자 사랑에 빠졌다. 무심하게 뚝 떨어지는 시크한 핏에 귀여운 동물 프린트, 거기에 파리지엔 감성 돋는 세련된 컬러 조합이라니, 이건 정말 꼭 사야 해!

CLASSIC ZEBRA
일반적으로 얼룩말 패턴은 소위 ‘쎈 언니’들에게나 어울리는 아이템이라고 생각하지만 피비 필로의 지브라는 클래식하기 그지없다. 심지어 우아해 보이기까지 하는 세린느의 지브라 패턴 버킷 백, 세린느 마니아라면 안 사고는 못 배기겠지?

BARCELONA BAG
잇 백이 부재한 요즘 오랜만에 눈에 확 띈, 이번 시즌 위시 리스트 1순위는 로에베의 바르셀로나 백. 색채의 마술사 조나단 앤더슨의 탁월한 컬러 감각으로 탄생한,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세련되고도 세련된 디자인 덕분에 보고만 있어도 기쁘지 아니한가.

SCENT OF A WOMAN
시각만큼이나 후각이 극도로 예민한 덕분에 향에 일가견이 있다고 자부한다. 특히 여기 이 향들의 조합은 가히 지구 최고라 할 만하다. 아베다 드라이 레미디 샴푸로 머리를 감고 톰 포드 뷰티 비누로 샤워를 한 뒤 프레데릭 말의 포트레잇 오브 어 레이디 향수를 뿌리면, 내 향기에 내가 반할 정도.

THE GENTLEWOMAN
내가 제일 좋아하는, 가장 예쁘다고 생각하는 사진은 늘 이 책에서 발견한다. 특히 나의 뮤즈 피비 필로가 표지 모델로 등장한 2010년 봄/여름호는 보고 또 보고 싶은, 내 딸에게 물려주고 싶은 나의 페이버릿 북.

MEET MY BOYFRIEND
이름도 어쩜! 여심을 대놓고 겨냥한 샤넬의 새로운 시계 보이프렌드는 나의 취향을 200% 반영한 완벽한 이상형. 광고 캠페인, 디자인, 제품명 모든 게 마음에 쏙 들지만, 딱 하나 가격만큼은 좀 많이 얄밉다. 1천하고도 4백40만원!

TO MY BOYFRIEND
지금 이 계절에 남자가 입었을 때 가장 멋진 옷은 바로 네이비 터틀넥 풀오버. 더구나 화려하진 않지만 은근히 멋이 나는 아페쎄의 이 도톰하고 폭신한 터틀넥 풀오버를 입은 남자라면 여자들이 서로 안기고 싶어 할 거다.

행운의 러키 블루 스미스

요즘 모델들의 인기를 가늠하고 싶다면 인스타그램 팔로어를 확인해보면 된다. 팔로어에 ‘m(million)’이 찍혀 있으면 상당히 핫하다는 증거. 무려 1.9m(190만 명)의 팔로어를 거느린 모델계의 초신성 러키 블루 스미스(Lucky Blue Smith)는 웬만한 아이돌 못지않게 그 인기가 대단하다(그의 일거수일투족을 주목하는 ‘사생팬’이 생겼을 정도). 플래티넘 블론디 헤어, 맑고 투명한 파란 눈, 조각 같은 얼굴을 보는 순간 그가 왜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지 쉽게 납득하게 된다. 게다가 1998년생이라는 어린 나이 또한 매력적이요, 이름마저 만화 주인공만큼이나 비현실적인 러키 블루 스미스라니! 그의 인기 상승 곡선이 가파르게 치솟기 시작한 건 바로 헤어 컬러를 플래티넘 블론디로 바꾸면서부터. 열두 살 때 모델로 캐스팅된 이후 크게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던 그에게 전형적인 ‘캘리포니아 보이’(러키는 캘리포니아 출신이다)처럼 보인다는 이유로 에이전시에서 염색을 권했고, 이후 러키의 외모는 ‘엘프급’으로 업그레이드되었다는 말씀. 이후 지난 2015 F/W 시즌 런웨이에 정식 데뷔한 그는 수많은 패션 피플을 비롯해 대중의 마음을 순식간에 사로잡았다. 카린 로이펠트가 “클래식하면서도 모던한 매력을 지녔어요”라고 평하며 그를 첫 번째 맨즈 북 표지 모델로 간택했다고 하니, 아마 그 입지는 나날이 탄탄해지지 않을까? 이미 러키는 <보그> <로피시엘 옴므> 등 수많은 매거진의 표지를 비롯해 유수의 패션 하우스 런웨이에 모델로 등장하고 있다. 한편 러키 블루 스미스에게는 드라마틱한 배경이 하나 있는데 바로 그 못지않은 독보적인 외모를 가진, 모델로 활동 중인 세 명의 누나가 있다는 것. 스미스 사 남매는 음악적 재능까지 출중해 함께 ‘아토믹스(The Atomics)’라는 밴드를 결성해 활동하고 있다. 특히 셋째 누나인 파이퍼 아메리카와는 쌍둥이라고 오해를 받을 만큼 닮은 외모로 광고나 화보에 동반 캐스팅되어 남다른 ‘케미’를 자랑하고 있다. 20대가 되면 누나들과 전 세계를 여행하며 음악 활동을 하고 싶고, 훗날 배우로 데뷔하고 싶다는 러키 블루 스미스. 이미 스타가 될 자질을 모두 갖춘 이 행운의 남자의 행보에 모두의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지 않은가!

가늘고 길게, 새로운 감성의 미니멀 룩

“난 미니멀리스트예요. 블랙 앤 화이트야말로 우아하고 현대적인 색의 표상이죠.” 1990년대 캘빈클라인의 뮤즈 캐럴린 베셋 케네디의 말이다. 화려한 색과 프린트, 디테일을 쏙 뺀 채 오직 완벽한 재단으로 승부수를 띄운 미니멀리즘은 질샌더, 캘빈클라인에서 세린느, 스텔라 매카트니를 거쳐 빅토리아 베컴, 더로우까지 실력파 디자이너들의 손을 거치며 꾸준히 진화되고 있다.

이 덕분에 미니멀리즘의 위력은 당분간 건재할 것 같다. 특히, 올가을엔 롱 앤 린 라인의 마법에 로맨틱한 여성성을 가미한 룩이 속속 눈에 띈다. 세린느는 간결한 실루엣 특유의 도회적인 이미지를 탈피해 여인의 완숙미를 드러내는 데 초점을 맞췄다. 몸을 타고 유연하게 흐르는 니트 원피스와 슬립 드레스가 대표적. 피비 필로의 진가는 똑떨어지는 핏의 모노톤 점프수트를 세련되게 연출한 데서 또 한번 빛을 발했다. 블랙 앤 화이트 컬러를 앞세워 수녀복을 연상시킬 만큼 절제된 라인의 드레스 퍼레이드를 선보인 발렌티노, 비대칭 실루엣을 미니멀리스트 특유의 감각으로 승화시킨 스텔라 매카트니, 노출 하나 없이 에로틱한 감성을 드러내고자 한 르메르 역시 새로운 감성의 미니멀리즘을 표현하기 여념이 없었다.

문제는 미니멀 룩이 충분히 매력적인 건 알지만, 동양인의 신체 조건상 ‘시크’하게 소화하기 힘들다는 것. 다른 요소를 추가해 시선을 분산할 수 없다면, DKNY 쇼에서 보여준 것처럼 심플한 니트 원피스에 다른 색 플리츠스커트를 겹쳐 입거나 벨트로 허리 라인을 한번 잡아주는 것도 한 방법이다. 길게 늘어지는 드롭 이어링이나 가느다란 메탈 체인 목걸이 등 주얼리로 포인트를 주는 것도 좋다. 모노톤의 롱 앤 린 실루엣 코트는 다채롭게 스타일링하기 좋으니 참고하길. 결론은? 미니멀리즘은 언제나 진리라는 말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