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 파리지엔 걸, 한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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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NK, PINK, PINK!

먼저 압솔뤼 수블라임 크림 파운데이션을 발라 결점 없이 환하고 부드러운 피부로 표현한다. 눈에는 마이 파리지엔 파스텔의 핑크 계열 중 피부 톤과 잘 어우러지는 2~3가지 컬러를 잘 섞어 눈두덩에 바르고, 눈머리에는 제일 연한 펄 핑크 컬러를 가볍게 발라 포인트를 준다. 눈매를 더욱 또렷하게 하기 위해 콜 이프노즈 #모던 브라운을 언더라인까지 아이라인 전체에 얇게 그리고 블랙 컬러의 그랑디오즈 마스카라로 마무리한다. 입술에는 압솔뤼 벨루어 #쏘핑크를 전체적으로 바르고 립 러버 #로즈 핑크를 살짝 덧발라 빛나는 푸크시아 핑크빛 입술로 연출한다. 마지막으로 얼굴에 핑크빛 생기를 더할 마이 파리지엔 파스텔의 핑크 컬러를 애플존 위주로 터치한다.

 

한지민 화보

CORAL LOVE

마이 파리지엔 쿠션을 발라 자연스러운 피부로 연출한 뒤, 이프노즈 팔레트 #원더풀 파리의 오렌지와 피치 컬러로 눈두덩을 코랄빛으로 물들인다. 이때 제일 어두운 브라운 컬러의 섀도로 눈썹을 정리하고 맨 왼쪽의 진한 코랄 컬러로 아이라인을 그리듯 포인트를 주면 더욱 깊이 있는 코랄빛 아이를 완성할 수 있다. 입술에는 립 러버 #살구 코랄을 두 번 정도 덧발라 유리알 같은 광택을 살리고, 마이 파리지엔 크림 블러쉬 #살구 코랄을 볼 중앙에 바른 후 손가락으로 몇 번 원을 그려 피부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할 것.

“평소 핑크와 코랄 빛 메이크업을 즐겨 하는 편이에요. 특히 코랄 컬러는 왠지 보고만 있어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색인 것 같아요. 따뜻한 봄날의 햇살이 느껴지지 않아요?” – 배우 한지민

한지민 화보

OH, PASTEL GIRL!

생동감 넘치는 다양한 파스텔컬러로 얼굴과 손톱을 물들여 봄날의 따스한 기운을 만끽해볼 것. 눈가를 무지갯빛 파스텔컬러로 물들이는 마이 파리지엔 파스텔의 핑크, 코랄, 옐로 컬러를 눈두덩에 그러데이션해 바른 뒤, 아랫눈썹 눈머리 쪽에 라벤더 컬러를 조금 발라 포인트를 준다. 이때 손톱에 베르니 인 러브의 2016 스프링 컬렉션으로 선보이는 네 가지 컬러를 다채롭게 바르면 그야말로 스프링 파스텔 룩의 결정판. 이미 눈가에 다양한 컬러를 사용했으니 블러셔는 과감히 생략해도 좋다. 입술에는 글로시한 느낌이 매력적인 루즈 인 러브 #로즈 핑크를 발라 자연스럽게 빛나는 핑크빛 입술로 표현한다.

“마이 파리지엔 파스텔은 다채롭게 활용할 수 있어요. 4,5,6번 블록은 러블리한 치크를 표현할 수 있고 나머지 컬러는 아이섀도로 적당하죠. 컬러 전체를 큼직하고 부드러운 페이스 브러시로 쓸어서 이마, 콧대, 광대, 턱에 발라 광채를 부여해도 좋아요.” – 메이크업 아티스트 전성희

 

 

 

 

랑콤 마이 파리지엔 파스텔
마이 파리지엔 파스텔 27g, 6만9천원대. 세련된 빈티지 실버 케이스에 9가지 무지개 빛깔의 파스텔컬러가 담겨 있다. 아이섀도, 블러셔, 일루미네이터 등 다각도로 활용 가능한 제품.

 

뜨거워진 이수혁

이수혁
블랙 셔츠 하이더 아크만 바이 10 꼬르소 꼬모 (Haider Ackermann by 10 Corso Como) 팬츠 앤 드뮐미스터 바이 10 꼬르소 꼬모 (Ann Demeulemeester by 10 Corso Como) 팔찌 구찌(Gucci)

이수혁은 여전히 바쁜 나날을 보내는 중이다. 1월부터 OCN에서 방영되는 <동네의 영웅> 촬영이 한창이다. <동네의 영웅>에서 그는 경찰 시험만 5년째 준비 중인 ‘최찬규’를 연기한다. 몸은 날아다니는데 시험에서는 매번 낙방하는 청년. 그런 그가 전직 ‘요원’의 훈련을 받으며 동네의 잉여에서 동네의 영웅으로 거듭난다는 스토리다. 이전보다 좀 더 밝고 가벼운 동네 청년이 된 이수혁은 머리 색깔을 바꾸고 <마리끌레르> 화보 촬영장을 찾았다. 그를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스태프들이 그의 헤어스타일을 두고 잠시 수다가 시작됐다. “왜 그 바가지 스타일 있잖아. 앞머리 일자였던 거. 난 그 스타일이 참 좋았어.” “그래, 그땐 지금보다 한참 더 말랐었잖아.” 스마트폰이 없었으니 화보 촬영장에 가기 위해 전화로 길을 물어물어 찾아가던 시절이었고, 해외 컬렉션 무대에 서기 위해 영어도 잘 못하면서 지하철역에 쭈그리고 앉아 지도를 그려가며 동선을 연구하던 시절이었다. 그 이후로 꽤 많은 것이 달라졌다. 이제 소년이라기보다는 남자의 나이에 가까워졌고, 우리도 화면 속의 이수혁에 많이 익숙해졌다. 그의 변화가 느껴진 건 아마도 드라마 <일리있는 사랑> 때부터였을 것이다. 우리는 남편이 있는 여자와 사랑에 빠진 ‘김목수’에 설레었다. 그리고 <고교처세왕>과 <밤을 걷는 선비>까지 그는 부쩍 잰걸음으로 필모그래피를 채우는 중이다. ‘요즘 탄력받은 거 아니냐’는 질문에 탄력받은 것 같기도 하고 흥미도 생겼고, 그리고 사실은 서툰 시절 드러낸 부족함을 어서 부수어야겠다는 위기감 때문에 더 빨리 많은 작품을 하고 싶다고 답하는 그다. 이수혁이 달라진 건 머리 색깔만이 아니다. 이 남자의 온도도 달라졌다.

이수혁
블랙 셔츠 하이더 아크만 바이 10 꼬르소 꼬모(Haider Ackermann by 10 Corso Como)
팬츠 앤 드뮐미스터 바이 10 꼬르소 꼬모(Ann Demeulemeester by 10 Corso Como), 팔찌와 반지 모두 구찌(Gucci)
이수혁
니트 스웨터 릭 오웬스 바이 10 꼬르소 꼬모(Rick Owens by 10 Corso Como)
이수혁
니트 스웨터와 팬츠 모두 다미르 도마 바이 무이(Damir Doma by M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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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트 스웨터 발맹 바이 10 꼬르소 꼬모(Balmain by 10 Corso Como)
팬츠 앤 드뮐미스터 바이 10 꼬르소 꼬모(Ann Demeulemeester by 10 Corso Como)

 

동네 청년, 우리에게 익숙한 이수혁과 많이 다른 모습이겠다. 이전에 연기한 역할보다 훨씬 가벼워졌다. 좀 더 힘이 빠진 캐릭터를 하고 싶다는 마음은 예전부터 있었는데 쉽진 않았다. 모델 활동할 때의 이미지 때문이겠지. <고교처세왕>과 <일리있는 사랑>을 찍으면서 좀 더 다양한 역할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절실하게 들었다. 드디어 많이 편해진 캐릭터를 만났다.

우리에게 익숙한 이수혁의 모습은 어딘가 모르게 신비롭고 진지하고 그런 모습이다. 오해일까? 많은 사람이 이수혁이란 사람은 정적이고 집에만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나는 그냥 보통의 편한 사람이다. 레고 블록 조립처럼 보통의 또래 남자들과 비슷한 취미를 가지고 있고, 친구들과도 잘 어울리는 그런 사람이다. <동네의 영웅>의 찬규처럼 좀 더 편하고 익숙한 남자를 연기하게 돼서 좋다. 요즘 들어 부쩍 다양한 연기를 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욕심이 이전보다 더 많아진 건가? 20대 초반에는 일을 많이 가려서 했다. 그때는 매니지먼트 없이 혼자 일을 했다. 꽤 오랜 시간 어딘가에 소속되지 않고 혼자 해왔고, 그래서 스스로 내 이미지를 잘 만들어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부족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도 않았다. 그런데 이제는 좀 달라졌다. 좀 더 많이 보여주고 싶고, 그렇게 할 수 있는 용기도 생긴 것 같다. 마음이 급한 것도 사실이다.

그래도 그때가 더 자유로웠겠다. 물론 자유로웠지. 취향도 확실했고. 대신 나이가 들면서 취향의 폭이 넓어졌다. 과거에는 알고 있는 게 ‘요만큼’이라서 딱 거기에서만 내 취향을 찾았다면 이제는 아는 것도 좀 많아지고 나라는 배우를 좋아해주는 사람들의 폭도 넓어진 것 같다.

그렇게 자유롭고 취향이 확실했던 그 시절이 그리울 때도 있겠지. 후회하는 성격이 아니라 그때가 그립지는 않다. 하지만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 해외에서 혼자 일을 할 때도 되게 재미있었다. 영어도 안 되면서 부딪혔던 그때를 떠올리면 도대체 무슨 용기로 그랬는지 믿기지 않는다. 아마 어렸기에 할 수 있었겠지. 그러고 보면 참 사랑받으며 모델 일을 했다. 연기를 시작하고 나서는 내가 얼마나 부족한 게 많은지 알게 됐다.

배우로서 활동하면서 좌절한 순간이 있었나? 좌절이라기보다는 한계에 부딪혔다는 말이 맞을 것 같다. 어릴 때부터 배우가 되고 싶었지만 그 간절함에 비해 과연 내가 배우로서 준비가 제대로 되어 있나 확신이 들지 않았다. 배우로서 대중 앞에 나서기 전에 공부도 더 많이 하고 연기 연습도 했어야 했다는 생각에서 놓여나지 못했다. 그래서 <상어>가 끝나고 1년 정도 작품을 하지 않았다. 운동하면서 몸도 키우고 살도 찌우고 연기 수업도 하고 그렇게 변화의 시기를 보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렇게 나를 먼저 변화시키고 제대로 연기를 시작했어야 했다는 아쉬움이 있다. 그랬더라면 부족한 모습을 좀 덜 보여주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 미처 준비되지 않았을 때 보여준 모습을 어서 빨리 부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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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트와 팬츠 모두 다미르 도마 바이 무이(Damir Doma by MUE).

 

1월호를 위한 인터뷰다. 그래서 ‘처음’에 대한 질문을 하려고 한다. 기억나는 생애 첫 눈물은? 아, 진짜 기억이 나지 않는다. 거의 안 운다. 슬픈 영화를 봐도 슬프다는 감정만 느낄 뿐 울지는 않으니까. 아마 어릴 때 내가 사고 싶은 걸 엄마가 안 사준다고 울었겠지.

내 인생 첫 실패는? 열일곱 살에 모델로 데뷔하고 운 좋게도 사랑을 많이 받았다. 그렇게 자신감이 충만한 상태에서 파리 컬렉션 무대에 서보겠노라고 파리로 갔다. 캐스팅되기 위해 한 달 넘게 돌아다녔는데 단 한 건도 성사되지 않았다. 그때만 하더라도 전체 컬렉션을 통틀어 동양인은 중국인 모델 딱 한 명이던 시절이다. 정말 케밥만 먹다가 돌아왔다. 어릴 때는 그 일이 너무 충격이었다. 아마 그때 잘되었더라면 배우를 지금보다 좀 늦게 시작했을 것이다. 원래는 파리에서 모델 활동을 좀 더 하다가 연기 공부도 제대로 해서 데뷔하려고 했다. 연기를 시작하고 나서도 파리 컬렉션에서 시작도 못해보고 끝난 게 두고두고 아쉬웠다. 그래서 1년간 작품을 쉬던 시기에 다시 컬렉션 무대에 서기 위해 파리로 갔다.

배우를 하다가 다시 해외 컬렉션 쇼에 서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맞다. 게다가 나처럼 모델의 이미지가 강하면 더욱 그렇다. 그런 이미지는 배우로서 독이 되는 경우도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자꾸 모델로서 뭔가 마무리가 되지 않은 기분이 들었다. 그렇게 2014년 1월 1일에 혼자 비행기를 타고 파리에 갔다. 가기 전에 걱정도 많이 했다. ‘아, 배우 하다가 쇼에 서보겠다고 가는데 이번에도 무대에 서보지 못하고 돌아오면 어쩌지 하며 말이다. 그래도 다행히 발렌시아가, 발맹, 준지 등 대여섯 개 쇼에 설 수 있었다.

첫 일탈은 뭐였나? 음…, 글쎄.

술은 잘 마시나? 잘 마시긴 하는데 자주 마시지는 않는다. 많이 마시면 다음 날 계획이 다 무너져버리니까.

원래 계획한 스케줄 대로 사는 걸 좋아하나? 원래 전혀 그러지 않았다. ‘나는 되게 자유로운 영혼이고 그렇게 감성을 키워야 하고 어디에 가서 연기 수업을 받기보다는 영화를 많이 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웃음) 지금은 스케줄이 바빠져서 계획대로 사는 게 좋다.

2015년 마지막 날에는 뭐 할 건가? 예전에는 그런 기념일을 꼬박꼬박 챙겼다. 연말, 생일, 크리스마스 다 챙겼다. 이제는 그러지 않는다. 과거에는 내가 꿈속에 살고 있는 것만 같았다. 어릴 때부터 꿈꾸던 모델이 되고 배우가 된 현실이 마치 꿈꾸는 것 같았다.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봐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먼저 했다. 그런데 이제는 현실을 사는 느낌이다.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어 기쁘다는 생각만 하기보다는 내가 배우로서 갖춰진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한다. 현실을 살아가다 보니 기념일 같은 건 잘 안 챙기게 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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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준의 반전

서강준 화보
플로럴 프린트 집업 점퍼와 와이드 팬츠, 로퍼 모두 제이쿠(J KOO)

“야, 개털!” 2016년 첫 월요일에 시작하는 드라마 <치즈인더트랩>에서 이 남자가 가장 자주 하게 될 대사다. 좋아하는 여자애에게 상냥하지는 못할 망정 듣기 민망한 별명이나 붙여주고, 괜찮느냐고 걱정을 해야 할 타이밍에는 버럭 화를 내지를 않나, 근데 알고 보면 티 내지 않고 뒤에서 시종일관 그녀를 돕는 솔직하지 못한 남자 ‘백인호’가 배우 서강준의 배역이다. 김고은이 여주인공이자 상대역인 ‘홍설’을, 박해진이 백인호의 연적인 ‘유정’ 역을 맡아 삼각관계를 이룬다. 7개월 가까이 보아온 50부작 대하드라마 <화정>의 강직한 무사이자 지고지순한 남편 ‘주원’의 모습이 채 가시지 않은 참인데, <치즈인더트랩>의 예고편에 등장한 그는 이미 능글맞은 고등학생 백인호가 되어 있다. 스튜디오에서 서강준을 만났다. 밝은 갈색의 이국적인 눈동자도, 백인호의 시크한 성격을 고스란히 반영하는 큰 키와 길고 가는 실루엣도 웹툰 그대로다. 참으로 적절한 캐스팅이구나, 첫인상만으로 대번에 작품을 기대하게 만드니 타고난 재능을 낭비하지 않아줘서 고맙다고 해야 할까. 팬들의 마음이 또 한번 요동칠 듯하다.

서강준 화보
민트색 뱀피 소재 셔츠, 지퍼 장식 니트 터틀넥, 블랙 재킷과 팬츠, 로퍼 모두 프라다(Prada).

서강준은 그야말로 쉬지 않는 배우다. 물론 2013년에 데뷔한, 아직 라이징 스타의 타이틀을 지닌 신인 배우에게 맞지 않는 표현일 수 있지만 그의 필모그래피를 보면 한편 수긍이 간다. 이번 드라마까지 해서 그는 웬만한 장르의 작품을 섭렵했다. 단막극 <하늘재 살인사건>, 주말극 <가족끼리 왜 이래>, 사극 <화정>에 웹드라마 <투 비 컨티뉴드>와 미니시리즈 <치즈인더트랩>까지. 2015년엔 <뷰티 인사이드>로 영화에도 데뷔했고, 누나 팬들이 본격적으로 ‘서강준앓이’를 시작하게 만든 리얼 버라이어티 <룸메이트>, 연기자 그룹인 ‘서프라이즈’ 멤버로서 다 함께 출연하는 <타인의 취향>에 이르기까지 예능 프로그램도 접수했다. 한동안 인터뷰 때마다 ‘인터뷰를 그렇게 많이 했다면서요?’가 단골로 받는 질문이었고, 그 와중에도 한 달에 못해도 두어 번은 집에서 VOD를 보는 대신에 영화관에 가는 게 낙인, 숨막힐 듯한 일정을 수년간 소화해온 그다.

이렇게 바쁜 신인 배우라서도 그렇고, 희고 고운 외모 때문에도 그렇고 나는 그가 조금은 새침하고 말 붙이기 힘든 사람일 거라고 생각했다. <룸메이트>에서 보여준 허당 기질을 고려하더라도 연애 시뮬레이션 프로그램 <나홀로 연애중>에 나온 다정한 연하 남친의 모습에서 연상되는 서강준의 이미지는 꽤 감성적이었기에, 대학에 다니고, 군대에 가고, 막 사회에 나온 대부분의 또래 남자들과는 꽤 다른 구석이 있을 거라 생각했던 것 같다. 하지만 서강준은 참으로 제 나이의 친구들과 똑같은 모습이었다. 딸처럼 사근사근하지는 못할지언정 긴말 대신 진한 행동으로 가족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고, 남자애들끼리 엉뚱한 장난을 치며 킬킬대다가도 술 한잔 앞에 두고 서로 청춘의 불안함을 진지하게 토론하는 그런 스물세 살 말이다. 특별히 자신을 포장하거나 꾸며서 말하지 않는 그의 솔직한 성격 덕에 인터뷰 내내 그와 수다 삼매경에 빠질 수 있었다. 하지만 허물없이 대하기엔 여전히 그는 지나치게 잘생겼다. 친근하되 익숙하지 않은, 서강준의 진짜 매력은 그런 거다.

서강준 화보
탠 컬러의 재킷과 쇼츠, 실크 셔츠 모두 김서룡 옴므(Kimseoryong Homme)
블랙 샌들 구찌(Gucci)

 

서강준 화보
벌 모양을 아플리케로 장식한 울 보머 재킷과 루스한 핏의 울 팬츠 모두 구찌(Gucci)

INTERVIEW 

어제 SNS에 올린 사진을 봤어요. 심야 영화 보러 가는 길이었죠? 네, 서프라이즈 멤버들과 <내부자들>을 봤어요. 와, 역시 이병헌 선배님의 연기는 말로 다 설명 못 하겠더라고요. 계속 감탄만 했어요.

그 외에 최근에 극장에서 본 영화가 또 있나요? 얼마 전 재개봉한 <이터널 선샤인>이요. 혼자 제일 앞줄에 앉아서 봤어요. 자리가 여유 있어서 선호하는 편이기도 하고, 화면이 시야에 꽉 차는 느낌이 의외로 괜찮아요.

다른 인터뷰에서도 <이터널 선샤인>을 좋아한다고 얘기한 걸 본 기억이 나요. 네. 아, 그래서인지 영화관에 갔는데 그 영화 포스터에 제 이름이 떡하니 있더라고요. ‘스타들의 인생 영화’ 이런 타이틀 아래요. 반갑기도 하고 기분이 좋아서 포스터를 챙겨왔어요.

<치즈인더트랩> 촬영은 어느 정도나 진행되었나요? 벌써 한 10화 넘게 찍었어요. 첫 촬영이 <화정> 쫑파티 날이었어요. 딱 이틀 쉬고 새 드라마에 들어갔네요. 오늘은 상대역인 설이와 도서관 장면을 찍었어요.

극 중에서 연기하는 인호는 겉으로는 쌀쌀맞고 까칠한데 알고 보면 순정파인 전형적인 ‘츤데레’ 캐릭터잖아요. 실제 서강준은 좋아하는 여자에게 어떻게 대하나요? 좋아하는 사람에게도 털털하게 말하긴 해요. <나홀로 연애중>에서 보이는 모습 때문에 제가 굉장히 다정다감할 거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사실은 좋아하는 여자애라고 더 다정하게 대하지는 못해요. 만약 좋아하는 여자가 있으면 음, 아마 그애는 절대로 제 마음을 모를 거예요. 절대 티를 안 내는 성격이거든요. 주변 사람들도 눈치 못 챌 정도로요.

그럼 뒤에서 남몰래 잘해주나요? 그게, 그런 상황이 만들어지지 않더라고요. 제가 연애에는 상당히 조심스러워요. 그래서 시작도 못 하고 멀어지거나 끝나는 경우도 많아요. 누굴 좋아해도 상대방이 몰라주니 쓸쓸하긴 해요. 하지만 뭐랄까, 요새는 저 스스로 누군가와 인연을 맺는 걸 진지하고 신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긍정의 힘이죠.(웃음)

드라마에서 피아노 치는 신이 종종 있죠? 중학교 2학년 때까지 피아노를 배웠다고 들었는데 오랜만이겠어요. 인호가 말하자면 피아노 천재거든요. 그래서 요새는 직접 칠 수 있는 곡들은 실제로 연주하면서 촬영하고 있어요. 사실 어릴 때 부모님이 이것저것 다양하게 배워보라는 의미에서 피아노도 시키신 거였고, 다른 애들이 그랬듯 저도 피아노를 특별히 좋아하지는 않았거든요. 희한한 게 다 크고 나니까 피아노를 치고 싶을 때가 있더라고요. 마침 인호 역할을 맡았으니 잘되었죠. 그게 이 직업의 좋은 점인 것 같아요.

그러고 보면 새로운 작품에 들어갈 때마다 극의 성격도 그렇고 역할도 가지각색이에요. 일부러 고르나 싶을 정도로. 사실 새로운 작품을 선택할 때마다 그때그때 기회가 온 것들을 했을 뿐이에요. <화정>을 선택할 무렵엔, 다른 차원의 경험을 할 수 있는 장르에 대한 욕심이 있었어요. 제 입으로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매우 열심히 했어요. 그럼에도 한계를 많이 느꼈죠. 나중에 조금 더 내공이 쌓이면 그런 역할에 다시 도전하고 싶어요.

근데 외모랑 도무지 어울리지 않겠다 싶던 턱수염 기른 모습이 의외로 잘 어울리던데요. 놀랐어요. 아저씨 같아 보였죠? 그래서 팬들이 처음에 싫어했는데, 보다 보니까 정들었는지 나중에는 아무 말도 안 하더라고요.(웃음)

요즘에는 <타인의 취향>에서 서프라이즈 멤버들과 지내는 숙소 생활을 보여주고 있죠? 첫 방송을 보고는 조금 걱정되긴 했어요.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는 건 좋은데 너무 날것 아닌가? 싶어서요.

남자 5명이 한 집에서 지내는데 거실에 놓인 TV가 너무 작더라고요. 그죠? 솔직히 작아요. 매니저 형은 계속 32인치라고 작지 않다고 하는데 사실 모니터 수준이에요. 재미있는 건 아무도 불만이 없어요. 돈 모아서 사려면 살 수도 있는데 집이 넓은 게 아니어서 굳이 큰 TV를 두는 것도 어색해요. 소파도 1인용 빈백 하나뿐이거든요. 각자 소파 근처 바닥에 앉고, 소파에 머리만 대고 누우면 아주 편해요. 사람은 분수에 맞게 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서강준 화보
블랙 라이더 재킷 피프틴 앤 하프 바이 쿤(Fifteen & Half by KOON)

 

그럼 이번엔 서강준의 취향을 물어볼게요. 소주파? 맥주파? 맥주파. 집에서 영화 보면서 한잔하는 게 그렇게 좋더라고요. 산? 바다? 바다요. 배달 음식은 중국요리? 분식? 분식이요. 기름기 많은 음식을 잘 못 먹어서요. 짠 거? 단 거? 음… 싱거운 거요. 성인병 예방을 위해서입니다. 패딩 점퍼? 코트? 코트요. 그냥 그게 더 핏이 예뻐서 좋아요. 이상형은 러블리 걸? 시크한 도시 여자? 전자요. 소녀 같은 사람. 록? 힙합? 록이요. 서정적인 분위기로요. 석양이랑 잘 어울리니까요. 제 SNS 별명이 ‘석양준’이에요. 해시태그로도 꽤 검색돼요. 석양을 바라보면서 라디오헤드의 ‘Creep’을 들어보세요. 진짜 좋아요.

인스타그램에 달린 댓글을 보면 다들 배우 서강준을 굉장히 친밀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팬들이 자신의 일상을 털어놓으면서 친구에게 말하듯 격려하더라고요. 저는 팬미팅이나 행사장에서 팬들을 만났을 때 친해지고 싶은 마음이 크거든요. 현실적으로는 제약이 크지만, 최소한 그런 자리에서는 연예인과 팬으로서 벽을 두기보단 팬들에게 아는 동생, 아는 오빠 만나러 온 느낌을 주고 싶어요. 그러다 보니 팬들도 저를 편하게 생각해주는 것 같고요. 저 그 댓글들 다 읽어요. 그러면서 저도 팬들에게 친숙함을 많이 느껴요.

얼마 전 한 단역배우가 서강준씨에 대한 글을 인터넷에 올렸어요.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싶다는 요청을 잊지 않고 일이 끝난 후에 찾아와서 찍어주었다고요. 사소한 걸 잘 챙기는 타입이라는 평을 많이 들었어요. 글쎄요, 사실 저는 기억해둬야지, 벼른 건 아니었는데…. 그런 건 있어요. 저도 단역배우 생활을 했었는데, 정말이지 쉽지 않았거든요.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촬영한 장면을 방송 때 보려고 한참 동안 TV를 뚫어지게 쳐다보다가 마침내 자신의 얼굴이 나오는 그 찰나조차 단역배우에겐 값지기 이를 데 없어요. 제가 예전에 <신사의 품격>에 딱 0.3초 정도 등장한 적이 있는데, 현장에서 김수로 선배님이 말도 걸어주고 따뜻하게 대해주신 기억이 있어요. 그때 나도 저런 배우가 되어야지 마음먹었어요. 작품에서 중요하지 않은 배역은 없거든요. 그래서 현장의 모든 사람에게 잘하려고 노력해요.

그런 배려는 하루이틀에 생기는 건 아닌 듯해요.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익히게 되는 면이랄까요? 평범하지만 화목한 집안에서 사랑 많이 받고 자랐어요. 부모님에게 항상 감사하죠. 그리고 연년생 누나가 있어요. 아, 우리 누나 의대생이에요. 이건 꼭 써주세요. 누나가 공부를 참 잘해요.

연년생 누나라면 엄청 싸우면서 자랐을 것 같은데. 네. 아주 어릴 때는 서로 할퀴고 아웅다웅했어요. 사춘기 때 한동안 멀어졌다가 조금 철들면서 지금은 다시 가까워졌죠. 누나가 대학 졸업반이고 연구원을 준비한다고 하는데. 전공이… 에라, 모르긴 몰라도 알아서 잘하고 있을 거예요. 하하. 그래도 항상 밥 먹었어? 이거 좋대, 이거 해봐. 이렇게 연락하면서 서로 잘 챙겨요.

맞아요. 원래 형제끼리는 그렇게 세세한 건 몰라도 상관없어요.(웃음) 마지막으로 1월호니까 새해 포부를 여쭤볼게요. 2016년에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어요? 인정받는 사람이요. 꼭 직업적으로만이 아니고, 인간적으로도 주변 사람들에게 믿음을 주는 사람이고 싶어요. 아, 이 말도 꼭 써주세요! 이왕이면 예쁘게 들리게요. “독자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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