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린이 빠진 향기

민효린 화보
민효린이 홀리데이 파티를 위해 선택한 향수 에끌라 드 아르페쥬 오드퍼퓸 랑방.
퍼플 터틀넥 톱과 레이스 스커트 블루마린
이어링 젤라시
반지 넘버링
민효린 화보
은은하고 고혹적인 플로럴 향의 향수 미 로 오드트왈렛 랑방
화이트 원피스 아보아보

“랑방의 미 로를 뿌리면 행복했던 기억이 떠올라요. 플로럴과 시트러스가 조화를 이룬 향이 오랫동안 추억을 함께한 친구처럼 편안하고 좋아요. 연말에 친구들에게 선물하고 싶어요.”

민효린 화보
사랑스러운 리본 장식 보틀에 달콤하고 여성스러운 향이 담긴 향수 메리미 오드퍼퓸 랑방
레드 드레스 CH 캐롤리나 헤레나
이어링 우노데50

“메리미의 향기를 맡으면 즐겁고 설레요. 마치 좋은 일이 생길 것만 같죠. 파리에서의 로맨틱한 프러포즈 같은…”

 


ÉCLAT D’ARPÈGE
민효린이 선택한 첫 번째 향수는 ‘에끌라 드 아르페쥬’. 랑방 하우스의 전설적인 향수인 아르페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과거 아르페쥬가 지향하던 ‘사랑’이라는 가치를 이어가는 뜻깊은 향수다. 보틀 캡에 걸쳐진 두 개의 골드 링 역시 사람들 사이의 사랑을 상징하는 요소. 시칠리안 레몬 잎, 그린 라일락의 생명력 넘치는 향을 지나 피어니와 복숭아꽃, 그린티 향의 관능적인 무드로 이어진다. 이어 풍부한 화이트 시더우드와 심오한 투명함을 지닌 화이트 머스크 향이 만나 우아하고 따뜻하게 마무리된다.

 

ÉCLAT D’ARPÈGE EYES ON YOU
알버 엘바즈의 일러스트가 담긴 2015년 리미티드 에디션. 장난스러운 윙크와 빨간 입술이 사랑스럽다. 조향사 카린 뒤브레이(Karine Dubreuil)가 완성한 이 향수는 플로럴, 프루티, 우디 향이 아름답게 어우러져 빛나는 봄날의 부케를 연상시킨다. 톱 노트는 이탤리언 레몬과 눈부신 라일락이 짜릿한 느낌을 선사하며, 미들 노트에서는 그린티 리브스와 피치 트리 리브스가 만나 사랑스러운 플로럴 향으로 이어진다. 마지막 베이스 노트는 레바논 시더우드와 화이트 머스크의 섬세한 조화로 부드러우면서도 매혹적인 느낌으로 마무리된다.

 

Marry Me
이름 그대로 로맨틱한 프러포즈의 순간에 어울리는 플로럴 향이다. 복숭아와 재스민이 블렌딩된 톱 노트는 첫눈에 반했을 때의 황홀감, 풍성한 장미꽃과 매그놀리아가 어우러진 미들 노트는 깊은 사랑에 빠졌을 때의 열정, 따뜻한 앰버와 머스크가 어우러진 베이스 노트의 풍성한 향은 사랑의 결실을 뜻한다. 시크하고 단아한 자홍색의 새틴 리본이 사랑스러움을 더한다. ‘메리미’는 함박웃음, 고백, 두근거림 등의 아름다운 메시지를 전한다.

 

ME L’eau
부드러운 화이트 시스루 소재가 연상되는 유리 보틀 위에서 반짝이는 펜던트를 보고 있으면 랑방 쿠튀르의 우아한 드레스가 떠오른다. 기분이 좋아지는 랑방 ‘미 로’는 스파클링하고 관능적이며 상쾌하고 섬세한 플로럴의 숨결을 지녔다. 먼저 싱그러운 이탤리언 만다린과 핑크 페퍼콘의 활기에 바이올렛 리브스의 산뜻함이 어우러져 상쾌하게 시작한다. 이어 장미 향의 조화가 매그놀리아와 피어니의 경쾌함을 증폭시켜 랑방의 드레스처럼 풍성하고 사랑스러운 향을 발한다. 정제된 머스크로 완성한 베이스 노트는 주위를 부드럽게 감싸고, 시더우드의 활기찬 강렬함은 보석의 실루엣을 연상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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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dy of Burlesque

 

메이크업 박스는 비디비치 제품.
메이크업 박스는 비디비치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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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후반 런던에서 유래한 벌레스크는 노래와 춤이 어우러진 희가극 공연으로 주로 풍자나 해학을 담은 내용을 중심으로 여성의 매력을 강조했다. 이후 미국으로 전파돼 다양한 쇼 무대에 올려지면서 스트립쇼와 유머를 녹인 새로운 형태의 벌레스크 쇼가 유행하게 되었다. 특히 공연자의 개성을 드러내는 화려하고 아름다운 의상과 춤은 벌레스크가 세계적인 공연이 된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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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핼러윈의 밤, 한국 팬들에게 벌레스크 공연의 정수를 보여준 이모데스티 블레이즈(Immodesty Blaize)는 런던 출신의 벌레스크 여왕이다.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영국의 런던 로열 오페라 하우스와 블레넘 궁전, 이탈리아 베네치아 그리티피사니 궁전, 등에서 단독 공연을 펼친 그녀는 이번 한국 공연에서 큰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보수적인 나라라고 들었는데, 지난밤의 공연은 정말 뜨거웠어요. 무대에서 느껴지는 관객의 반응에 제가 압도될 정도였죠!” 이모데스티는 영국식 억양으로 전날 공연에 대해 이야기하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세계적인 공연 무대에 오르는 배우이면서도 매니저 한 명 없이 커다란 수트케이스를 직접 들고 다닐 정도로 수수한 이모데스티는 무대 밖에서는 친근한 카리스마로 주변을 압도했다.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컬러를 더할 때면 새로운 스타일과 제품에 감동하던 그녀는 사실 공연 때마다 거의 자신이 직접 무대화장을 한다. “공연마다 캐릭터가 다 다르죠. 그래서 그 캐릭터에 따라 의상, 화장, 춤 스타일을 정해요.” 그러다 보니 화장과 클렌징에는 대가가 되었다. 그녀가 무엇보다 중요시하는 뷰티 루틴은 바로 보습. “몸과 마음 모두 ‘하이드레이션’이 중요하죠!”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것은 기본, 꼼꼼히 수분 케어를 하고 땀을 흠뻑 흘리며 운동하고 나면 마음이 차분해진단다. 그런 그녀가 한 번도 다이어트를 하지 않고 오랜 시간 정상급 배우로서 벌레스크 공연 무대에 오를 수 있는 것은 바로 긍정적 마인드와 아웃도어 운동 덕분이다. 무엇이든지 밖에서 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그녀는 틈만 나면 하이킹을 즐긴다. “벌레스크 공연은 규칙이 없어요. 무엇에 얽매일 필요가 없죠! 그래서 저도 자신을 어떤 사이즈에 맞추려 하지 않아요. 몸도 마찬가지예요. 제게 몸은 찬양(celebrate) 그 자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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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몸에는 커브가 많죠! 그 커브 덕분에 남들과 달라 보일 때도 있고, 때로는 아름다워 보이기도 해요. 더 크리에이티브해질 수도 있고요. 그게 저예요.”  이모데스티 블레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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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처럼 조수향

우리는 많은 것을 외면하며 살아간다. 어쩌면 세상에는 드러난 일보다 드러나지 않은 채 꽁꽁 숨겨진 일들이, 혹은 누군가 일부러 숨기는 일들이 더 많을지도 모른다. <들꽃>에는 우리가 외면하고 있는 거리 위의 아이들이 나온다. 갈 곳이 없는 아이들에게 돌아오는 건 어른들의 관심이 아니라 그들을 이용해 먹으려는 어른들의 더러운 마음이다. 세상의 바람과 비를 오롯이 혼자 몸으로 맞아야 하는 이 들꽃 같은 아이들은 싸우고 발버둥 치며 자신들의 힘으로 버티기 위해 하루하루 애쓰며 살아간다. <후아유-학교 2015>(이하 <후아유>)에서 악역을 실감나게 연기하며 온갖 미움을 산 조수향은 <들꽃>에서 ‘수향’으로 분해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올해의 배우상을 받았다. 그녀가 상을 받은 지 1년이 지나서야 개봉한 이 작은 영화에는 우리가 외면해온 거리 위의 아이들이 담겨 있다.

화이트점프수트 제이어퍼스트로피(J Apostrophe), 브레이슬릿 민휘아트주얼리(Minwhee Art Jewelry).
화이트점프수트 제이어퍼스트로피(J Apostrophe), 브레이슬릿 민휘아트주얼리(Minwhee Art Jewelry).

수향은 영화의 첫 장면부터 악다구니를 쓰며 등장한다. 어른에게 욕하고 싸우고 몸부림치는 수향을 연기하기가 감정적으로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찍는 동안에는 힘들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 집을 나온 세 아이 모두 거친 환경에 버려졌지만 정작 현장의 우리는 즐거웠다. 혼자였더라면 힘들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또래 여배우 세 명이 함께했기에 전우애 같은 게 있었고, 감독님을 비롯한 스태프 모두 가족같이 지냈다. 힘든 기억보다는 재미있는 기억이 더 많은 현장이었다. 영화에 등장하는 여관은 촬영하면서 실제로 우리가 묵은 숙소이기도 하다. 자고 일어나면 바퀴벌레가 보이던 곳이었다.(웃음) 그런데 환경이 열악하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그냥 촬영하는 내내 늘 그렇게 살아온 것처럼 모든 게 편하고 익숙했다. 흙이 묻은 채 잠들고 다시 일어나 촬영하는 생활, 그렇게 ‘들꽃’처럼 지내며 연기했다.

<들꽃>의 수향을 어떤 인물로 이해했나? 어쩌면 내가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인물인지도 모르겠다. 수향은 자신의 감정이나 사연을 밝게 포장하려는 아이다. 친구끼리 있을 때는 듬직한 기둥이 되어 분위기를 좋게 만들려고 한다. 그래서 자신의 아픔을 솔직하게 드러내지 않고 꽁꽁 숨기려 든다. 수향을 연기할 때 그 점 때문에 쉽지 않았다. 아픔과 사연을 꺼내지 않으면서도 감정을 드러내야 했기 때문이다.

대학로에서 연극 무대에 오른 경험이 있다. 학교를 졸업하고 존경하는 스승이 연출하는 작품에 객원 배우로 들어가게 되었다. 졸업하고 할 일이 있다는 사실이 너무 좋았고 배우겠다는 생각에 선뜻 나섰다. 그런데 학교에서 연극을 할 때와 차이가 많았다. 학교에서는 늘 나를 기다리는 무대가 있고 가족과 지인, 선후배들이 객석을 채워주었다. 그런데 대학로의 무대는 달랐다. 아주 작은 소극장에서 관객 한두 명을 앞에 두고 연기하는 날도 있었다. 경제적으로도 여유롭지 않아 차비가 없는 날도 있었다. 학교 다닐 때는 나 자신이 세상의 중심에 있는 것 같았는데 정반대의 삶을 살고 있는 느낌이 들 때도 있었다. 지금도 공연에 대한 목마름은 있다. 매일 아침 극단 단원들이 모두 함께 남산에 올라 몸을 푼 뒤 훈련하고 단체 줄넘기도 하며 체력을 키우던 그 시절이 그립기도 하다. 역할을 두고 동료끼리 싸우기도 하고 함께 장면을 만들어보기도 하고, 어떤 날은 울기도 하고 또 어떤 날은 서로 안아주며 지낸 나날이었다. 그렇게 대학로에서 두 번째 작품을 하던 무렵 <들꽃> 오디션을 봤다.

사실 <들꽃>은 <후아유>보다 먼저 찍은 작품이다. 여전히 많은 사람이 당신을 <후아유>의 악역으로 기억한다. <들꽃>을 찍고 <눈길>이라는 독립영화를 한 편 더 찍었다. 그 뒤에 <후아유>라는 작품을 만났다. 그 전까지는 내가 공중파 드라마에 출연하게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대학로에서 연극을 하다 독립영화에 연이어 출연하다 보니 드라마는 왠지 나와 다른 세계가 되어버린 느낌이었다. 캐스팅 제안을 받고도 선뜻 하겠다고 나설 수가 없었다. 자꾸만 내가 이걸 해도 되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편하게 친한 사람끼리 작은 영화를 찍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다. 주변에서 좋은 기회라며 다독여주지 않았다면 끝까지 출연할 용기를 내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필모그래피가 길지 않지만 많은 작품에서 늘 복잡한 사연과 감정을 가진 인물을 연기해왔다. 이제 좀 다른 색깔의 캐릭터에 도전하고픈 욕심이 생기지는 않나? 운이 좋아서 한꺼번에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내가 가진 색깔 중 하나를 딱 꺼냈을 때 사람들이 그 점을 잘 봐주고 동감해주면 좋겠다. 그렇게 하나씩 하나씩 꺼내 보이며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그리고 그렇게 꺼내 보인 모습들이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느껴졌으면 좋겠다.

거칠지 않고 예쁜 모습으로 카메라 앞에 서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은 없나? 오늘처럼 이렇게 꾸미고 사진을 찍을 때면 무척 쑥스럽다. 안 그런 척 촬영하긴 했지만 왠지 오글거리는 느낌이다.(웃음) 언젠가 이렇게 여성스러운 모습이 익숙해질 때가 오지 않을까? 언제까지나 <들꽃>의 수향으로 남을 수는 없으니 말이다.

<들꽃>은 배우 조수향에게 어떤 의미로 남을까? 나도 한때 들꽃 같은 아이였던 것 같다. 대학로에서 연기하며 힘들었던 시절, 그럼에도 연기를 포기하지 않고 들꽃처럼 지지 않고 버텨냈다. 그 시절 만난 <들꽃>이라는 작품을 위해 불꽃을 본 불나방처럼 달려들어 연기했다. <들꽃>은 내게 그렇게 모든 게 다 불타고 재만 남을 정도로 앞뒤 가리지 않고 덤빈 작품으로 기억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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