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영화 여배우들

시작된 길

<최고의 감독> 전여빈

 

유니크한 서스펜더 원피스 스포트막스 (Sportmax).
유니크한 서스펜더 원피스 스포트막스(Sportmax).

SNS를 들여다보고 있으면 온통 아름답다. 좌절보다는 기쁨, 실패보다는 성공의 시간들로 채워진다. 문소리가 연출하고 주인공을 맡은 <최고의 감독>에서 그녀의 딸을 연기한 전여빈은 독립영화의 의미는 진짜 세상을 보여주는 데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물론 큰 영화 중에도 재미있고 좋은 영화가 많아요. 하지만 현실적인 제약 때문에 어떨 때는 정작 하고 싶은 이야기를 돌려 말해야 할 때도 있잖아요. 그런데 독립영화는 불쌍하면 불쌍한 대로, 멋이 없으면 없는 대로 세상을 거침없이 솔직하게 보여주는 힘을 지녔어요. 날것 그대로에 대해 말해주니까 오히려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볼 수 있어요. 마치 ‘네 인생만 힘든 게 아냐’라고 말해주는 것 같죠.” 독립영화 판에는 ‘고생을 사서 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다. 비록 누군가 봐주지 않을지라도 영화를 만들고 싶은 열망으로 가득 찬 사람들이 그곳에 있다. “돈이나 학식이 많은 게 아니라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고 있고, 지금 이 순간을 의미 있게 생각하는 사람들이야말로 멋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독립영화를 만드는 현장에 가면 막 엔도르핀이 솟구쳐요. 비록 앞이 보이지 않는 길이란 걸 알고 있지만 그 길이 옳다고 확고하게 믿는 사람들이죠.”

그녀도 처음에는 보이지 않는 길 앞에 서 있었다. 의대에 가려다가 마음먹은 대로 잘 되지 않았고 방황하다 문득 영화 만드는 일을 하고 싶어 방송연예를 전공했고, 그러다 배우가 되기 위해서는 자신을 좀 더 채워야겠다는 생각에 연극이나 뮤지컬 공연의 스태프로 일하며 그 보이지 않는 길을 한 걸음 한 걸음 걸어왔다. 그러다 갑자기 건강이 나빠져 한참 동안 하고 싶은 일을 못한 채 보내야 했던 적도 있다. “힘들었어요. 배우가 되기 위해 시간을 쌓아왔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달려나가야 하는 시점에 누군가 발을 건 느낌이었어요. 많이 울기도 했고요. 그래도 끈을 놓고 싶지 않았어요. 그때 ‘어떻게 해야 가장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많이 했어요. 난 분명 연기가 하고 싶은 사람인데 시작조차 하지 못하고 엎어지면 행복해질 수 없다는 대답을 얻었죠. 설령 내가 좋은 배우가 되지 못하더라도 일단 시작이라도 해보자고 마음먹었어요.” 그녀의 말마따나 배우의 길은 이제야 막 시작되었다. 지금은 전주국제영화제의 프로젝트 중 하나인 영화에 출연하고 있고 얼마 전에는 작은 역할이지만 김지운 감독의 <밀정>에도 출연했다. “함께 독립영화를 만들던 친구들과 수년이 지난 뒤에도 꿈을 잃지 않은 채 현장에서 만날 수 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올해는 ‘전여빈’이라는 배우가 있다고 인사드리고 싶어요.”

나에게 용기를 주는 영화

<마카담 스토리> 너무 귀여운 영화예요. 세 개의 이야기로 구성되는데 제일 좋아하는 에피소드는 어느 한물간 여배우에 대한 이야기예요. 그녀가 옆집에 사는 어린 소년과 함께 오디션 테이프를 만들기 위해 연기를 하는데 그때 그 아이가 말하거든요. ‘지금 이 순간을 위해서 똑바로 연기하라’고. 그 얘기를 듣는데 정신이 번쩍 들었어요.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 연기를 하는 게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을 위해 잘 해내야 하는 거였어요.

 

문을 두드리며

<인허플레이스> 안지혜

러프한 텍스처가 매력적인 화이트 원피스 스타일난다(Style Nanda).
러프한 텍스처가 매력적인 화이트 원피스 스타일난다(Style Nanda).

임신한 10대 소녀, 임신한 딸이 낳을 아이를 버리고 싶은 여자, 그 아이를 데려가고 싶은 불임의 여자. 영화 <인 허 플레이스>는 이 세 여자의 이야기다. 아이를 두고 저마다 다른 생각을 하는 그녀들은 서로에게 날을 세우고 위태로운 하루하루를 보낸다. 올해로 서른이 된 안지혜는 영화에서 임신한 소녀를 연기했다. “<인 허 플레이스>는 제 필모그래피를 채운 유일한 작품이에요. 처음이자 마지막일 수도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하고 즐겁게 연기했어요. 영화를 촬영하는 동안 즐거웠던 이유 중 하나는 감독님의 작업 방식 때문이기도 해요. 제가 연기 경험이 없는 배우임에도 장면마다 제 생각을 물어봐 주셨죠.” 그렇게 스물여덟 나이에 열여덟 살 소녀를 연기한 안지혜는 아주 천천히 배우의 길에 발을 들여놓았다. “원래는 신문방송학을 전공했어요. 연극 동아리 활동을 하면 스무 살에 처음 연기를 하게 되었죠. 복수 전공으로 연기를 공부했고 그러다 보니 또래보다 졸업이 늦어졌어요. 대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오디션을 본 작품이 이번에 개봉하는 영화예요.” 얼마 전에는 ‘관객과의 대화’ 시간도 가졌다. 만만치 않은 내용을 풀어내는 영화이니만큼 <인 허 플레이스>는 본 사람 모두가 좋아할 만한 작품은 아닐지 모르지만 이 영화를 정말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자리였다. 누군가는 최근 몇 년 새 본 영화 중 가장 마음에 들었다고 해주었고, 또 누군가는 이 영화를 많은 사람들이 보면 좋겠다고 했다. “독립영화를 다양성 영화라고도 부르잖아요. 자본의 영향력이 개입되지 않은 만큼 아무것에도 구애받지 않고 감독이 마음껏 자신이 전달하고 싶은 특별한 지점을 분출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다양하다는 것은 좋은 거잖아요. 큰 영화들 사이에서 이런 다양성 영화들이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데뷔작을 찍고 개봉하기까지 2년이 흐르는 동안 ‘별일 없이’ 지냈다. 그러고 보면 그녀의 인생에서 20대는 배우의 길을 가는 시간이었다기보다는 언저리 어디쯤을 서성이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연기에 대한 가슴앓이로 점철되어 있던 때이기도 하다. “지금 제가 배우라고 말하기에는 경력도 적고 많이 부족하죠. 아직까진 배우 언저리를 맴돌고 있는 기분이에요. 이 길에 대한 확신이 있다고 하면 너무 거창한 것 같은데, 어쨌거나 이 길을 가기 위해 계속 애를 쓸 것 같긴 해요. 혹은 그 언저리를 계속 맴돌겠죠. 그런데 계속 문을 두드릴 것이라는 확신은 있어요.”

나에게 용기를 주는 영화

<걸어도 걸어도> 전 굉장한 포부를 가지고 희망차게 미래를 향해 살아가는 사람은 아니에요. 그런데 꼭 어떤 포부나 희망이 있어야 살아갈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이 영화를 보면 미래에 대한 대단한 기대가 없어도 계속 걷고 걸으며 살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냥 걷고 또 걷다 보면 인생의 의미를 알게 되지 않을까요.

 

단단한 마음

<스틸 플라워> 정하담

아이보리 슬리브리스 원피스, 실키한 소재의 오버핏 재킷 모두 캘빈 클라인 컬렉션(Calvin Klein Collection).
아이보리 슬리브리스 원피스, 실키한 소재의 오버핏 재킷 모두 캘빈 클라인 컬렉션(Calvin Klein Collection).

#마리끌레르 #marieclaire #korea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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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케시영화제 폐막식 #메이크업 #di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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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무게만큼이나 무거워 보이는 캐리어를 덜컹거리며 길을 걸어가는 소녀가 있다. 소녀를 대하는 세상은 차갑다. 혼자 일어서기 위해 궂은일이라도 해보려 하지만 신분이 확실하지 않다는 이유로 가게에서 쫓겨나기 십상이고 그러고 나면 쉴 곳, 잘 곳 없이 다시 추운 새벽녘 길을 걸어간다. 영화 <스틸 플라워>는 어느 꽃 같은 소녀의 이야기다. 하지만 그녀는 쉽게 꺾이는 꽃이 아니다. 자신을 둘러싼 차가운 공기 속에서도 파도 소리를 배경으로 탭댄스를 춘다. 그렇게 다시 꿋꿋하게 살아간다. 이 소녀를 연기한 정하담은 <스틸 플라워>로 서울독립영화제 2015에서 독립스타상을 받았다. “고등학교 때 연극반에 들어갔어요. 연기가 하고 싶었다기보다는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싶어서였죠. 연극반에서 5분 남짓 길이의 공연을 만들어 올렸는데 사람들 반응이 너무 좋은 거예요. 그때 기분이 너무 좋더라고요. ‘아, 내가 연기를 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죠. 그 전까지는 한 번도 배우를 직업으로 삼게 될 거라고 생각한 적 없어요. 연기는 할수록 욕심이 많이 생겨요. 어떻게 해야 잘하는 건지 아직 잘 모르겠어요.” 그렇게 태어나서 처음으로 열심히 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았다. “전 원래 게으르고 잠도 많고 느릿한 편이었어요. 무언가를 위해서라기보다는 그냥 어영부영 살아온 것 같아요. 그런데 연기를 시작하고 나서는 많은 게 달라졌죠.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을까’에 대한 답을 찾고 싶어요.”

정하담에게 <스틸 플라워>는 특별한 작품이다. 이 영화로 독립영화제의 배우상을 수상했다거나 마르케시 국제영화제의 초청을 받았기 때문만은 아니다. 자본의 힘이 아닌 오롯이 시나리오의 힘과 감독의 진정성, 그리고 배우의 연기만으로 영화를 완성해야 하기에 ‘하담’에게 온 힘을 다해 집중하며 연기했다. 그녀에게 영화 속 하담은 정말 멋진 인물이다. “제가 힘들 때 기운을 줄 수 있는 인물이에요. 가진 건 아무것도 없지만 아무리 힘든 일을 겪어도 자신을 탓하지 않고 오히려 자신에 대한 자긍심이 있죠. 신념이 강한 인물이기도 해요. 배운 건 없지만 세상을 향해 굳건하게 서 있는 아이예요. 저보다 큰 인물이어서 연기하기 쉽지 않았던 것 같아요.” 박석영 감독의 <들꽃>과 <스틸 플라워>는 그녀에게 배우로서의 시작점이 되어준 작품이다. “독립영화의 힘은 집중에 있는 것 같아요. 감독님도 배우의 생각을 많이 물어보고 존중해주시기 때문에 연기하는 캐릭터에 더 집중하게 돼요. 박석영 감독님의 <들꽃>과 <스틸 플라워>를 만나기 전까지 전 그냥 ‘배우 지망생’이었다면 이제야 비로소 배우가 된 것 같아요.”

나에게 용기를 주는 영화

<스틸 플라워> 영화 속 ‘하담’이는 강인하고 멋있는 아이예요. 3월에 개봉하면 꼭 보셨으면 좋겠어요. 영화는 자기한테 일어난 나쁜 일이 자기의 잘못 때문이 아니라고 말해요. 사람들이 자신을 좀 더 숭고하고 소중하게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평생의 연기

<그들이 죽었다> 이화

여성스러운 소매가 돋보이는 화이트 테일러드 재킷 로맨시크(Romanchic), 심플한 블랙 슬랙스 맥앤로건(Mag & Logan).
여성스러운 소매가 돋보이는 화이트 테일러드 재킷 로맨시크(Romanchic), 심플한 블랙 슬랙스 맥앤로건(Mag & Logan).

<그들이 죽었다>는 영화제의 레드 카펫을 밟겠다는 무모한 꿈을 가지고 영화를 만들려고 도전하는 두 젊은 감독이 주인공이다. 결국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에 대한 영화다. 그렇다고 아름답거나 패기가 넘치거나 열정적이기만 한 청춘은 아니다. 그들은 지질하고 실패하고 넘어지고 부딪치고 좌절한다. 이화는 <그들이 죽었다>에서 이 두 감독과 자꾸만 우연히 마주치는 동명의 여자를 연기했다. “처음엔 그냥 우리끼리 재밌게 해보자고 만든 영화였어요. 작은 영화라서 개봉하고 얼마 가지 않아 극장에서 내릴 줄 알았죠. 그런데 많은 분들이 찾아주셔서 2월까지 상영할 수 있게 됐어요. 얼마 전 관객과의 대화를 했는데 지금은 직장맘으로 살고 있지만 자신도 한때 영화 연출을 전공했다는 40대 중반의 여자 관객이 당신들의 영화를 보고 다시 영화를 만들고 싶어졌다고 말씀해주셨어요. 보잘것없는 우리 영화가 어떤 사람의 마음을 진심으로 움직였다는 게 너무 감사했죠.” 아웃사이더로 지내던 대학교 3학년 때 처음 오른 연극 무대에서 ‘한 줄기 빛’을 보았다는 이화는 그제야 자신이 원하는 길이 배우라는 것을 알았다. 그렇게 연극 <이기동 체육관> <하녀들> <백중사 이야기> 등의 무대에 올랐다. “<그들이 죽었다>를 찍기 직전엔 너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어요. 그때 단막 드라마 한 편을 찍었는데 그동안 연극 무대에 너무 익숙해져서 그런지 드라마 촬영에 적응하기가 어렵더라고요. 연기에 재능이 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그러다 이재호 감독님이 <그들이 죽었다>를 함께 만들어보자고 해서 출연한 거예요. 그런데 정말 하길 잘한 것 같아요. 힘든 고비를 한번 넘으니까 연기가 더 재미있어졌어요.”

요즘은 한창 액션에 꽂혀 있다. 그래서 킥복싱을 배우고 있고 액션 연극도 한 편 만들어보려고 한다. 그녀는 시나리오도 쓰고 연출도 한다. 하고 싶은 작품이 있는데 아무도 자신을 선택해주지 않는다고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는 생각에 그렇게 자신만의 작품을 준비하는 중이다. 같은 꿈을 가진 사람끼리 서로 힘이 되고 도움을 주고받다 보면 좋은 작품을 하고 연기하며 살 수 있다는 게 그녀의 생각이다. “예전에는 누군가 너에게 연기가 얼마나 소중하냐고 물으면 한번 생각하고 대답했어요. 지금은 주저 없이 답할 수 있어요. 평생 하고 싶은 일이라고요. 나도 모르는 새 그렇게 되어버렸어요. 배우로서 크게 유명해지고 싶다는 욕심은 없어요. 하지만 스스로에게 한계를 두지 않는 배우가 되겠단 욕심은 있어요. 꾸준히 다양한 역할을 연기하며 평생 연기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나에게 용기를 주는 영화

<델마와 루이스> 갑자기 이 영화가 떠올랐어요. 요즘 많이 보는 영화예요. 두 여자가 너무 멋지지 않아요? 저에게는 <그들이 죽었다>가 힘이 되는 영화예요. 내가 하는 일에 자신이 없거나 주춤거릴 때 이 영화를 보면 힘이 날 것 같아요. 작년 12월 31일, 20대에서 서른으로 넘어가는 날이었어요. 기분이 이상하더라고요. 앞으로 뭘 해야 할지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그들이 죽었다>를 보러 갔는데 다시 힘을 얻었죠. 저에게는 용기와 자극을 주는 영화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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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ritish Lady

 

메탈 브레이딩 장식 실크 트렌치코트, 밀리터리풍 와펜 패치워크 스트랩 샌들 모두 버버리(Burberry).
메탈 브레이딩 장식 실크 트렌치코트, 밀리터리풍 와펜 패치워크 스트랩 샌들 모두 버버리(Burberry).

밀리터리풍 골드 아플리케 장식 칼라가 돋보이는 블랙 캐시미어 코트 버버리(Burberry).
밀리터리풍 골드 아플리케 장식 칼라가 돋보이는 블랙 캐시미어 코트 버버리(Burberry).

 

beauty note

버버리 프레시 글로우 베이스와 파운데이션을 가볍게 펴 발라 깨끗한 피부를 연출한 뒤, 페이스 컨투어로 얼굴의 윤곽을 살려준다. 라이트 글로우 피오니 블러시로 얼굴에 살짝 생기를 준 뒤, 버버리 키세스 누드 베이지로 자연스러운 누드 립 메이크업을 완성한다. 메이크업 제품은 모두 버버리(Burberry).

과감한 커팅이 돋보이는 쿠퍼 핑크 컬러 패치워크 레이스 원피스, 체인 장식 스트랩 샌들 모두 버버리(Burberry).
과감한 커팅이 돋보이는 쿠퍼 핑크 컬러 패치워크 레이스 원피스, 체인 장식 스트랩 샌들 모두 버버리(Burberry).
골드 라이닝 블랙 바이커 재킷과 안에 입은 블랙 실크 레이스 시프트 드레스, 밀리터리풍 와펜 패치워크 스트랩 샌들 모두 버버리(Burberry).
골드 라이닝 블랙 바이커 재킷과 안에 입은 블랙 실크 레이스 시프트 드레스, 밀리터리풍 와펜 패치워크 스트랩 샌들 모두 버버리(Burberry).
실크 새틴 레지멘털 재킷과 안에 입은 화이트 실크 크레이프 레이스 롱 드레스 모두 버버리(Burberry).
우드 토글 단추 장식 새틴 더플 재킷과 안에 입은 블랙 레이스 슬리브리스 톱, 누드 컬러 샹티이 레이스 스커트, 골드 라이닝 스웨이드 블랙 앵클부츠 모두 버버리(Burberry).
우드 토글 단추 장식 새틴 더플 재킷과 안에 입은 블랙 레이스 슬리브리스 톱, 누드 컬러 샹티이 레이스 스커트, 골드 라이닝 스웨이드 블랙 앵클부츠 모두 버버리(Burberry).
연핑크색 레이스 트렌치코트, 체인 장식 스트랩 샌들 모두 버버리(Burberry).
연핑크색 레이스 트렌치코트, 체인 장식 스트랩 샌들 모두 버버리(Burberry).
메탈 버튼과 라이닝이 돋보이는 더블 브레스티드 밀리터리 코트 버버리(Burberry).
메탈 버튼과 라이닝이 돋보이는 더블 브레스티드 밀리터리 코트 버버리(Burberry).
캐시미어 케이프, 화이트 실크 크레이프 레이스 롱 드레스, 스웨이드 앵클부츠 모두 버버리(Burberry).
캐시미어 케이프, 화이트 실크 크레이프 레이스 롱 드레스, 스웨이드 앵클부츠 모두 버버리(Burberry).

 

미샤 하트 인터뷰

2016 S/S 시즌 버버리의 캠페인 걸이 된 걸 축하한다. 특히 상반신을 노출한 채 버버리의 새로운 잇 백인 백팩을 든 모습이 인상적이다. 사진가 마리오 테스티노를 비롯해 훌륭한 스태프들과 함께한 프로젝트라 더 의미가 깊었다. 버버리가 새 시즌에 찾는 모델은 브랜드 헤리티지에 걸맞은, 영국적인 모습을 지니 되 살짝 반항기가 묻어나는 런더너였다. 물론 신선해야 했고. 다소 캐릭터가 강한 마스크 덕분에 내가 뽑힌 것 같다. 내 이니셜 MH를 큼직하게 새긴 나일론 백팩도 무척 쿨했다.
모델로 활동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현재 내가 살고 있는 글래스고(Glasgow) 길거리를 지나다가 우연히 에이전트에게 캐스팅됐다. 어릴 적부터 언제나 ‘창의적(creative)’인 일을 하고 싶었고 모델 역시 내 삶의 모토와 맞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사실 런웨이에 서는 모델이 되고 싶은 욕심은 전혀 없다.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받고 싶지 않다. 다만, 내 이미지를 보고 찾는 사진가들과 함께 하는 이미지 작업은 상당히 흥미롭다.
뮤지션이라고 들었다. 그렇다. 남자친구와 함께 언더그라운드에서 노래를 부르고 곡도 쓴다. 로큰롤 장르를 추구한다. 직접 작사 작곡한 노래를 대중에게 선보이는 것이 올해 목표 중 하나다.
당신의 뮤직 리스트를 추천해줄 수 있나? 1970년대 중반 선보인 뉴욕 뉴웨이브 음악을 사랑한다. 스투지스(The Stooges), 패티 스미스(Patti Smith), 벨벳 언더그라운드(The Velvet Underground)의 노래는 음악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이래 수도 없이 반복해 듣고 있다. 최근엔 새비지스(Savages)란 영국 밴드 노래를 듣기 시작했다.
오늘 화보 촬영한 룩 중 어떤 아이템이 가장 마음에 드는가? 골드 라이닝 가죽 바이커 재킷. 평소 내 스타일이 가장 잘 녹아든 옷이다. 크리스토퍼 베일리는 바이커 재킷에 로맨틱한 블랙 레이스 원피스를 매치했지만, 난 스키니한 핏의 가죽 팬츠를 입고 싶었다. 거칠고 반항적인 분위기를 좋아한다.
최근 인스타그램에 빈티지 버버리 체크 셔츠를 자랑했던데, 평소 빈티지 제품을 좋아하나? 쇼핑을 즐기진 않지만, 종종 브릭레인이나 브루클린 거리를 걷다 빈티지 숍을 발견하면 주저 없이 들어간다. 빈티지 버버리 셔츠에 빈티지 베르사체 쿠튀르 진을 매치했는데 궁합이 좋더라. 오래된 물건이 풍기는 매력은 치명적이다.
모델로서 당신의 얼굴 중 가장 매력 있다고 생각하는 곳은? 보톡스 맞은듯 도톰한 입술!
당신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모델이 있다면? 솔직히 슈퍼모델 중에선 없다. 최근 내게 영감을 준 캐릭터는 영화 <지아(GIA)>에서 안젤리나 졸리가 연기한 모델 ‘지아’. 유약해 보이지만 자신만의 강한 캐릭터를 지닌 그녀가 참 아름다워 보였다.
올해로 스물한 살이 됐다. 꿈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남들과는 다른, 독창적인 캐릭터를 잃지 않는 것. 모델이나 뮤지션으로 살아갈 때 가장 중요한 핵심인 것 같다.

우리가 몰랐던 왕지혜

레이스 원피스 아부 아부(Avou Avou), 실버 이어링과 진주 실버 링 모두 프란시스케이(Franciskay), 크리스털 실버 링 해수엘(Haesoo.L).
레이스 원피스 아부 아부(Avou Avou), 실버 이어링과 진주 실버 링 모두 프란시스케이(Franciskay), 크리스털 실버 링 해수엘(Haesoo.L).
튜브톱 원피스 로맨시크(Romanchic).
튜브톱 원피스 로맨시크(Romanchic).
화이트 레이스 드레스 필립 플레인 쿠튀르(Philipp Plein Couture), 스틸레토 지니 킴(Jinny Kim), 실버 링은 모두 판도라(Pandora).
화이트 레이스 드레스 필립 플레인 쿠튀르(Philipp Plein Couture), 스틸레토 지니 킴(Jinny Kim), 실버 링은 모두 판도라(Pandora).

왕지혜, 그녀가 사랑하는 것들

작년에 열린 콘서트는 전부 간 것 같아요. 12월 24일에서 25일로 넘어가는 날 자정에 열린 공연에도 갔죠. 제가 고등학교 3학년 때 넬의 첫 앨범이 나왔는데, 그때 반했어요. 지금까지도 제 플레이리스트에는 늘 넬의 음악이 있죠. 운전할 때는 조수미 노래 듣는 걸 좋아해요. 운전하다 보면 과격해질 때가 있잖아요.(웃음) 그때 마음 가라앉히려고 듣는 거예요.

<러브 액츄얼리>와 <살인의 추억> 가장 재미있게 본 영화는 <러브 액츄얼리>와 <살인의 추억>이에요. 둘이 전혀 다른 느낌의 영화죠. 세상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기보다 조금 아름답게 꾸며낸 영화가 좋아요. <살인의 추억>처럼 실제 사건을 다룬 영화도 좋아하고요. 전 책도 음모가 있고 스릴 넘치는 내용을 좋아해요.

팟캐스트 일단 틀어놓고 듣다 보면 제 관심사에 맞는 게 귀에 딱 들어올 때가 있어요. 내용도 다양해요. 시사적인 것도 있고 영어 방송도 있고, 수위가 센 내용을 다루는 경우도 있죠. 김숙 언니가 하는 방송도 재미있어요.

맥주 한 잔 원래는 술 안 마셨는데 요즘 자꾸 식사하면서 반주 삼아 맥주 한 잔씩 마셔요. 요즘은 피 끓을 일이 없어서 술 마실 때 피가 뜨거워지는 느낌이 좋은가봐요. 예전에는 식당 검색할 때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을 찾았는데 이제는 ‘간단히 한잔할 수 있는 곳’이라고 검색해요.

루비 ‘루비’ 사진 좀 보실래요? 식탐이 많아서 엄청 통통해요. 4년 전쯤 루비를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루비랑 함께 <마리끌레르> 화보 촬영을 한 적이 있어요. 저희 집에 걸려 있는 유일한 제 사진이죠.

러플 디테일 톱 로맨시크(Romanchic), 링 모두 해수엘(Haesoo.L), 화이트 쇼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러플 디테일 톱 로맨시크(Romanchic), 링 모두 해수엘(Haesoo.L), 화이트 쇼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 나이가 들며 그때마다 다른 감정을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살며, 살아가며 그런 과정들을 겪으며 계속 지금처럼 연기하고 싶어요.”

 

왕지혜는 요즘 무려 60부작으로 예정된 김수현 작가의 드라마 <그래, 그런 거야> 촬영을 시작했다. 한겨울에 첫 촬영을 시작했으니 가을쯤에나 끝나는 아주 긴 호흡의 드라마다. 새로운 드라마에서 그녀는 조금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다른 여자의 남자를 빼앗으려고 하거나 도도하고 도회적인 여자가 아니라 철부지 부잣집 외동딸이 그녀가 연기할 인물이다. 마음을 숨기려고 하기보다는 솔직하게 드러내고, 돌려 말하기보다는 생각나는 대로 말하고, 그래서 오히려 사랑스럽고 귀여운 여자다. “장편 드라마는 한 캐릭터의 감정을 오래 끌고 가야 해서 힘이 들 때가 있어요. 제 자신이 그 감정에 무뎌질 것 같아 예민해질 때가 있거든요. 그렇게 날이 선 제 자신을 발견할 때면 힘들어지죠. 50부작까지는 해봤는데 60부작은 처음이에요. 그래도 열심히,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보려고요.” 그리고 이번 작품은 그녀에게 무언가를 깨어나가는 작품이 될지도 모른다. “전 사실 콤플렉스가 많은 사람이에요. 허스키한 목소리도 콤플렉스죠. 송윤아 선배의 깨끗한 목소리를 동경해요. 목소리에 자신이 없어서 어떨 때는 대사를 칠 때 소극적이 되기도 하죠. 이번에는 좀 더 자신감을 가져보려고요. 비록 콤플렉스일지라도 이제는 장점으로 만들어보려고 해요.”

그간 우리에게 익숙했던 그녀를 위한 수식어는 도시적인, 도도한, 시크한, 뭐 이런 것들이다. 그런데 우리는 이 배우에 대해 오해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화보 촬영이 끝나고 인터뷰를 위해 마주 앉으며 오늘의 촬영이 어땠느냐 물으니 그녀가 말했다. “그동안 대부분 섹시한 컨셉트로 촬영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저 그런 거 잘 못 하거든요. 오늘은 그래서 편하게 찍었어요. 아무래도 사람들은 실제 왕지혜보다는 드라마 속 제가 연기한 캐릭터의 이미지가 익숙하겠죠. 그런데 원래 저는 마산 출신이라 사투리가 편한 사람이에요.(웃음) ”

<그래, 그런 거야>는 그녀가 1년 만에 출연하는 작품이다. 그 시간 동안 잠시 예능 프로그램 <정글의 법칙>에 출연하며 아무거나 잘 먹고, 어디에서나 잘 적응하는 진짜 왕지혜를 보여줬다. “1년 간 쉬면서 그간 연기해온 캐릭터에서 벗어나고 싶었어요. 주인공이 아니더라도 제가 해왔던 틀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고 생각했죠. 이번 작품이 그 계기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충실하게 연기하다 보면 충분히 깨어나갈 수 있겠죠.” 1년이란 시간 동안 여행도 많이 다녔다. 친구와 함께 자동차로 샌프란시스코에서 맨해튼까지 달리기도 했고 파리에서는 지하철을 타고 매력적인 골목 골목을 누비며 여행을 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맨해튼으로 가다 보면 아찔한 절벽을 따라 난 길을 운전해야 할 때도 있어요. 밤에는 가로등 하나 없는 깜깜한 밤길을 달빛에 의지해 가야 할 때도 있고요. 하루는 음악을 틀어놓고 깜깜한 길을 운전하는데, 마침 그때 버스커 버스커의 ‘여수 밤바다’가 흘러나오는 거예요.” 그녀의 지난 1년은 그렇게 여행과 헬스나 크로스핏 같은 운동으로 빼곡하게 채워졌다. 운동을 시작한 것도 타고난 것만 믿으며 조금 마음 놓고 지낸 20대를 지나 노력하지 않으면 몸매도, 건강도 유지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시작된 변화다. “지난 1년간 나를 위해 살아야겠다고 생각하며 지냈어요. 10년이 넘게 연기하는 동안 돈을 벌면 내가 가지고 싶은 것을 사고, 하고 싶은 것을 하고, 뭔가 그때만 잠깐 기쁜 것들을 하며 살아왔더라고요. 그래서 좀 공허하고 텅 빈 느낌도 들고 그랬어요. 그 텅 빈 느낌을 무엇으로 채울지 고민하다가 좀 더 나에게 투자하며 지내야겠다고 생각했죠. 예전에는 다른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볼지 생각하느라 나에게 집중을 못 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지금은 오롯이 나에게 집중할 수 있게 됐어요.”

그렇게 지난 한 해 왕지혜는 서른을 맞이하고 잔잔한 변화를 겪었다. 또 하나 변한 게 있다면 예전에는 자신보다는 가족을 위한 마음이 컸지만 이제는 좀 더 자신을 위한 무언가를 하려고 한다는 거다. “여전히 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건 가족이지만, 지난 1년간은 예전과 달리 오로지 나를 위한 무언가를 해보자는 생각에서 여행도 더 많이 다녔던 것 같아요. 언젠가 결혼이라도 하게 되면 그땐 다시 실컷 여행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요.” 이제는 결혼에 대해 생각해볼 나이도 되었다. 2세대, 3세대가 살 수 있는 집을 지어 가족과 왁자지껄 살고 싶다는 꿈도 있다.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고 싶어요. 한때는 저도 열정적으로 사랑하던 때가 있었죠. 그런데 작년부터는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가지는 게 좀 귀찮아졌어요. 나한테 집중하는 시간이었기 때문에 그랬던가봐요. 그래도 언젠가 그런 사람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런 사람을 만나 결혼하면 너무 치장하지 않고 허례허식 같은 거 없이 살고 싶어요. 욕심이란 게 한도 끝도 없이 내다 보면 사람이 흉해지잖아요. 그렇게 같은 마음을 가진 남자를 만나서 사랑할 수 있다면 좋겠어요.”

20대를 지나 30대가 되고, 승부욕이 넘치던 시절을 지나 좀 더 여유로운 마음을 갖게 된 그녀는 세월을 받아들이는 법을 알게 된 눈치다. “예전에는 뭔가를 뺏기는 것을 경계했어요. 질투도 많았죠. 누가 어떤 작품에 출연하는지, 무슨 활동을 하는지 지켜보고 질투도 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그런다고 변하는 건 없다는 걸 알게 됐어요. 제게 필요한 건 질투가 아니라, 그 사람은 어떻게 그런 걸 이뤄냈을까 그 답을 찾는 거였죠. 이제는 훨씬 여유로워졌어요. 언젠가 아이를 낳아 엄마가 되고, 더 나이가 들어 갱년기를 맞고 노년을 보내게 된다면 그때마다 다른 감정을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살며, 살아가며 그런 과정들을 겪으며 계속 지금처럼 연기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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