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에서는 다 보여

엉덩이 무거운 곰

야근을 자주 하는 사람은 눈에 띄게 되어 있다. 이런 직원들은 보수적인 집단에서 능력을 어필할 하나의 충분조건을 갖춘 것일 수는 있다. 문제는 오로지 ‘야근’만 하는, 엉덩이 힘 하나만으로 버티는 이들이 있다는 것이다. 앉아서 야구를 보는 건지, 인터넷 쇼핑을 하며 시간을 때우는지는 알고 싶지 않다. 중요한 것은 업무 결과다. 무엇보다 자신의 시간을 현명하게 쓸 줄 모르는 직원은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금융그룹 카트사업부 A부장

빈 수레 찾아내기

현장에서 오랜 경험을 쌓은 A는 자신의 무용담을 일장 연설했고, 화려한 인맥을 자랑했다. 상사도 사람인지라 보이는 대로 믿기 마련이다. 적극적으로 ‘말하는’ 그에게 중요한 프로젝트를 맡겼다. 그 결과 나는 빈 수레를 구별할 수 있는 능력을 얻었다. 답은 간단하다. 그 사람이 내놓은 결과물의 함량이 곧 그의 능력의 척도다. 제안서만 봐도 몇 시간짜리인지 바로 계산이 나온다. 얼마나 공을 들여 완성한 보고서인지, 얼마 만큼 이 일에 심취해 있는지가 전체 흐름이나 사례 조사, 세부 디테일에서 표시가 날 수밖에 없다. 물론 뛰어난 감각으로 단시간에 최상의 결과물을 만드는 이도 분명히 존재한다. 그렇다고 자신이 요령부득에 성실하기만 하다고 아쉬워 말길. 정말 못 봐주겠다 싶은 진부한 기획안에서도 노력의 흔적은 훤히 보인다. 광고 제작 대행사 기획팀 K팀장

내 귀에 도청장치

사내 뒷담화가 불러일으키는 재앙에 대해 이미 수많은 커리어 칼럼과 자기계발서가 이야기했으니 아직도 사무실에서 수군대는 미생은 없을 줄로 안다. 허나 입 단속 잘하고 있다고 자부할 수 있는가? 혹시 등장인물과 사건 정황을 설명하는 게 번거로워 친구가 아닌 회사 밖 업계 사람들에게 업무상의 불만을 토로한 적은 없는가? 상사 험담은 기본, 회사의 주요 거래처인 ‘갑’의 횡포에 대한 한풀이는 하고 있지 않나? 웃고 떠드는 동안에는 이들이 당신의 편이라 생각할 수 있겠지만, 당신의 상사는 업계 네트워크에 대해 당신보다 몇 배는 더 밝다. 험담을 늘어놓은 상대가 알고 보면 상사의 지인일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길. 이 친구들은 굳이 들으려 하지 않아도 당신이 지난밤 무슨 망언을 했는지 당신의 상사에게 알려준다. 출판사 편집부 S부장

여기가 집이니?

분명 출근할 때는 퀭한 얼굴로 들어와서 점심시간쯤 되면 다른 사람이 되어 있다. 내가 무딘 남자라 못 알아차릴 거라고 하기에는 비포 앤 애프터의 차이가 너무나 극명하다. 저 풀 메이크업을 하기 위해 출근해서 지금까지 얼마의 시간을 허비했을까. 오전 10시부터 낮 12시, 업무 집중도가 가장 높은 황금 시간대에 책상에 바짝 엎드려 짝짝이이던 눈썹을 맞추고 있는 모습, 다 보인다. 건설회사 영업팀 L팀장

위기의 순간에 드러나는 본성

윗사람을 존중하는 마음이나 태도의 진실성은 금방 티가 난다. 한 인간이 지닌 그릇의 크기까지도. 가장 정확한 측정 시기는 팀 전체가 업무 과부하에 걸리는 순간이다. 잡지사에는 마감일 수 있고, 일반 기업에서는 프로젝트 막바지일 수 있겠다. 모두가 예민한 시기, 번거로운 일을 맡겼을 때 대응하는 태도가 바로 그 사람의 진심이다. 인간이란 극단에 몰렸을 때 자신의 본모습을 드러내지 않나. 이때 평정심을 잃고 노골적으로 싫은 내색을 하거나 불손한 태도를 보이는 후배들을 종종 봤다. 본인은 1년 내내 잘하다 겨우 한두 번 그런 것일 뿐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 한번이 상사에게는 주홍글씨처럼 새겨진다. 매거진 편집부 J 부장

실세바라기 신입사원

새로운 집단에 들어서자마자 동물적인 감각으로 서열 정리를 하는 출세욕 강한 미생들. 자신의 앞길에 득이 된다고 판단되면 충성을 맹세하고 나머지 사람들은 암묵적으로 자신의 발아래 두는 영악한 부류는 사실 어느 조직에나 있다. 하지만 그 못된 술수가 ‘나머지 사람들’에게만 보이고, 믿고 따르는 ‘실세’에게는 보이지 않을 것이라는 착각은 하지 말길. 본인이 잘하기 때문에 상사도 당연히 자신을 아낄 거라고 믿지만 정작 당신의 상사는 이런 맹목적인 충성에 본능적으로 거부감을 느낄 수 있다. 신입사원 L이 매일 아침 책상에 아메리카노를 올려놨지만 그 모습이 단 한번도 예뻐 보이지 않았던 이유다. 이동통신사 상품개발팀 M부장

강물을 흐리는 미꾸라지 한 마리

어느 집단이나 부정적인 분위기를 퍼뜨리는 사람이 있다. 이런 부류의 부하직원을 가장 경계하는 편이다. ‘대충해’를 입에 달고 사는 적당주의자나 툭하면 ‘우리 회사는 안 돼’ 하는 비관론자의 부정적 태도는 팀워크를 깨뜨릴 뿐만 아니라 동료들에게 부정의 에너지를 쉽게 전염시키기 때문이다. 이런 미꾸라지는 쉽게 발각될 수밖에 없다. 하늘이 쪼개져도 뭉쳐 다니는 특정 멤버들, 이들이 커피 테이블에 둥글게 둘러앉은 모습만 봐도 대화의 흐름이 읽힌다. 나만 초대받지 않은 단체 카톡방의 유무도 결국 알게 된다. 점심시간이나 퇴근 시간 20분 전부터 들리는 분주한 키보드 소리, 규칙적으로 그리고 동시에 터지는 작은 웃음소리가 최선을 다해 나에게 ‘대화중’이라고 실토하지 않나. 무역회사 영업지원팀 S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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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화보 속 그곳 @디뮤지엄

디뮤지엄

패션 화보 배경 속 트렌디 스팟 ② 트렌디한 전시 공간, 디뮤지엄

작년 12월 초 개관과 동시에 전시 <Spatial Lllumination – 9 Lights in 9 Rooms>를 선보이며 꼭 들러봐야 할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한 ‘디뮤지엄’. 작가 9명이 9개의 독립된 방에 완성해낸 ‘라이트 아트(Light Art)’ 작품이 거대한 규모로 설치되어 있다. 빛의 색과 소리, 움직임으로 표현한 화려한 빛의 스펙트럼이 단숨에 눈길을 사로잡는다. 조명 디자이너 플린 탈봇, 비주얼 아티스트 올리비에 랏시, 세계적인 빛의 예술가 카를로스 크루즈-디에즈가 완성한 이번 전시는 몇 번을 감상해도 매번 새로운 감상을 안긴다. 동선을 따라 전시를 관람한 후에는 디뮤지엄 1층에 있는 디카페에 들러 차 한잔을 즐기고, 아트숍에 들러 예쁜 기념품을 구경하며 전시의 여운을 달래봐도 좋다.

  • 주소 서울시 용산구 독서당로29길 5-6 Replace 한남 F동 문의 070-5097-0020

 

디뮤지엄 이 배경이 된 패션 화보는? The Arte

the arte

취향의 발견 : 인 더 키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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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와 파리, LA와 런던 등지에서 사모은 주방 세간살이.

 

1. 코펜하겐 in The Row
LA 멜로즈 거리에 있는 ‘더 로우’ 플래그십 스토어는 편집숍에 가깝다. 수영장이 딸린 1층짜리 저택을 숍으로 개조한 공간은 넋을 놓을 정도로 아름답고 고상한 물건들로 가득하다. 더 로우 컬렉션 의상뿐만 아니라, 올슨 자매의 취향을 엿볼 수 있는 예술 서적과 가구, 작은 소품들을 함께 전시 판매하는데, 각국에서 모인 이 크고 작은 물건들을 보는 재미가 꽤 즐겁다. 이곳에서 150달러에 데려온 코펜하겐 태생의 화병이자 촛대는 절대 떨어 질 수 없다는 듯이 한 세트로만 팔았다. 매끈한 붉은 주둥이와 다르게, 거칠고 투박한 몸뚱이가 귀엽다.

2. 아카시아 나무 쟁반 in Found MUJI
도쿄에 가면, 일본 곳곳에서 채집한 생활 제품들을 소개하고 파는 파운드 무지에 꼭 들른다. 여기엔 장인들이 만든 곱디 고운 백자 도자기도 있고 시골 소상인들이 만든 지푸라기 수세미도 판다. 처음 갔을 땐, 마음에 쏙 드는 나무 쟁반을 찾겠다고 진열대 앞에서 한참을 서서 나무의 색과 결을 찬찬히 살폈다. 당최 이게 뭐라고! 그렇게 고른 카라멜색 아카시아 나무 쟁반 하나, 그리고 길다란 나무 식기 세척 솔 하나가 주방에 있다.

3. 자기 절구와 도자기 병 in Labour & Wait
런던에서 가장 좋아하는 숍을 꼽으라면, 쇼디치에 위치한 노동과 기다림(Labor & Wait)을 빼놓을 수 없다. 노동과 기다림의 산물쯤 될까? 끼 부리지 않은 유용하고 담백한 물건들은 일상에 가까이 맞닿아 있다. 잡다한 주방 도구들을 마구마구 꽂을 수 있는 묵직한 도자기 병 두 개, 마늘이나 잎을 으깨거나 빻을 수 있는 작은 자기 절구도 그 곳에서 고른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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