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화보 속 그곳 @익동다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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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화보 배경 속 트렌디 스팟 ⑫ 익동다방

‘익동다방’은 일제강점기에 불리던 익선동의 옛 이름을 그대로 사용한 카페다. 익선동 좁은 골목에 자리한 한옥을 개조한 공간으로 서까래는 그대로 보존하고, 인테리어 당시 생긴 폐목재를 활용해 설치 작품을 만들었다. 내부는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공간으로 쓰이는 동시에 작가들의 작품이 놓이는 전시 공간으로 활용되는데, 두 달에 한 번씩 새로운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인다. 익동다방은 익선동의 오래된 정취를 보존하며 가게를 만들어나가고자 하는 취지에서 기획된 공간으로 2명의 대표가 함께 운영한다. 익동다방을 찾았다면 커피에 꿀과 부드러운 우유 거품을 더해 달콤함을 극대화한 꿀마끼아또를 놓칠 수 없다. 직접 구워낸 스콘과 함께 즐기다 보면 향기롭고 감각적인 오후의 여유에 푹 빠져들 수 있을 것이다.

  • 주소 서울시 종로구 수표로28길 17-19 문의 010-2939-3974

익동다방 이 배경이 된 패션 화보는? Wild Flo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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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글남과의 연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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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30분씩 산책을 시키는데도 방문과 벽지가 툭하면 작살납니다. 싱크대 문을 열어 냄비와 프라이팬을 씹어대는 통에 코팅이 다 벗겨졌고요. 하루는 화장실 문을 열어놓고 외출했더니 그 안에 들어가 락스와 샴푸를 죄다 먹어서 응급실에도 다녀왔습니다.” 비글 애견인 카페에서 흔히 발견할 수 있는 고민 상담이다. 반쯤 기절할 때까지 뛰어놀아줘야 살림살이가 무사하다는 비글. 엄청난 활동량을 자랑하는 악마견 중의 악마견은 인간세계에도 존재한다. 비글남과 연애를 했다.

스무 살 이후 하루 5시간 이상 자본 적 없다는 P는 매사에 파이팅이 넘쳤다. 스케줄은 분 단위로 끊어졌다. 새벽 5시에 만나 군산이나 목포를 한강 시민공원 가듯 여행했다. 등산으로 시작해 사이클로 마무리하는 철인 3종경기 같은 데이트가 이어졌다. 연애 초기만 해도 내 눈에 그는 미지의 영역에 열광하는 탐험가, 뜨거운 심장을 지닌 모험가, 포기를 모르는 산악인처럼 반짝였다. 비글과 상극인 시추나 페키니즈처럼 느긋하게 살아온 내게 그는 매번 새로운 세상을 보여줬다.

종종 P는 괴상한 집중력을 발휘했는데 국가 대항 스포츠 경기라도 관람할라치면 ‘전사’ ‘숙적’ ‘격퇴’ ‘전멸’ 같은 단어를 뱉어댔다. 이건 전쟁이 아니다. 한 시즌 경기일 뿐이며 무엇보다 우리는 주말 데이트 중이라고 말하며 그를 진정시켜야 했다. 넘치는 에너지와 산만함은 비례했다. 많이 움직이는 만큼 사건 사고는 다채롭게 펼쳐진다. P는 휴대폰 액정이 늘 깨져 있었으며, 지갑을 자주 잃어버렸다. 앞뒤 안 보고 직진하는 통에 상영관을 잘못 들어가 애먼 영화를 보기도 했다. 지하 5층 주차장을 오르내리며 차를 찾아 헤맸고, 만나는 7개월 동안 세 번의 번의 경미한 자동차 사고를 겪었다. 야근보다 고단한 데이트가 이어질수록 내 다크서클은 진해졌다. 자양강장제와 비타민제를 챙겨 먹었고, 홈쇼핑에서 홍삼을 주문했다.

P는 개인 생활에도 틈이 없었다. 연애 초기에는 분명 목공을 배우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한식 요리사 자격증을 따겠다고 학원에 등록했다. 새벽에는 피트니스 PT를 받고 커리어와 관련한 2~3개의 동호회에 가입해 모임에 정기적으로 참석했다. 그렇게 열심히 살고도 하루를 마무리 할 때면 “할 일을 다 못 했다”고 우는소리를 했다. 여유를 가지라는 조언에 그는 “사람이 태어나고 죽을 때까지 시간이 참 많은 것 같지? 1년에 3백65일씩 80년을 산다고 가정해보자. 그래 봐야 3만 일도 못 살아. 어리거나, 늙어서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10대와 노년의 시간을 빼면 인간에게 고작 2만 일 정도가 주어지는 거야. 2만 일 동안 하루에 백원씩 저금통에 넣어도 2백만원 밖에 안 쌓여. 이제 1만7천 일 밖에 남지 않았어”라고 답했다. 매일 아침 달력에 X표를 그어가며 디데이를 셈할 것 같은 P는 병상에 누워 마지막 잎새만 쳐다보는 시한부 환자와 다름없었다.

비글남에도 몇 가지 종류가 있는데 시종일관 움직여야 사는 P 같은 남자가 있는가 하면 애교와 장난기까지 추가 탑재한 ‘초딩 비글’도 있다. 나와 동병상련 처지인 L의 연하 남자친구가 그랬다. “한 시도 가만있지를 못해. 얌전히 길을 걷다가 불쑥 옆구리를 찌르고 어디론가 혼자 막 뛰어. 1시간 동안 공들인 포니테일을 풀어대는 통에 이젠 머리도 안 묶는다. 만날 때마다 내 휴대폰을 숨기니까 방심할 틈이 없지. 며칠 전에는 오랜만에 분위기가 좀 뜨거워졌는데 느닷없이 나를 침대 위로 던지는 바람에 허리를 삐끗했어. 작정하고 화를 내려다가도 천진한 웃음을 마주하면 헛웃음이 나.” 한의원에 다녀오는 길이라는 친구 L은 그렇게 말하며 웃었다.

돌이켜보면 이 남자들, 진저리 나게 귀찮고 성가셨다. 이제 내 연애 조건에 ‘에너지 맞는 사람’이 추가됐지만, 고만고만한 일상에 활기를 불어넣던 그 단순함과 쾌활함이 가끔 그립다. 얼마 전, 애견인 까페를 전전하다 이런 글을 봤다. “비글은 우울증 환자에게 추천하는 견종이기도 합니다. 주인을 웃게 만든다는 것은 절대 아니고요. 규칙적으로 힘을 빼주기 위해서라도 자꾸 집 밖으로 나가게 만들기 때문이죠. 사고를 치는 만큼 추억도 애정도 많이 쌓여요. 비글의 매력에 빠진 애견인들이 ‘비글은 절대 악마견이 아니다’라고 말하는 이유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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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속 한국의 로커

1603mcmacukje-05사진기와 드럼 스틱은 김욱의 청년 시절을 상징하는 두 개의 심볼과도 같았다. 공연장에서도 물론 카메라는 늘 그와 함께 했다. 1985년부터 1986년까지, 고등학교 생활의 마지막과 대학 1학년을 보내는 동안 김욱은 미친 듯이 연주했고 또한 쉼 없이 셔터를 눌렀다. 그리고 30년이 지난 지금, 문득 그 순간들을 포착한 사진들을 모아 책으로 냈다. 두께도 가격도 딱 CD앨범만큼인 사진집은 스무 컷과 간결한 설명만으로 참 깊고도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한국 록 음악이 무르익던 그 때의 열기가 자연스럽게 머리 속에서 재생되는 사진들이다. 그 시절 록 밴드의 풍경을 그의 입으로 전해 들었다.

 

 

 

1603mcmacukje-03“노틸러스라는 이름의 밴드로 활동하던 때의 사진이다. 록 음악의 역사 그 자체인 신중현 선생님이 지금은 큰 사우나가 자리하고 있는 이태원의 언덕에 있던 태평극장에 ‘록월드’라는 전문공연장을 열었었다. 여기서 연주를 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자부심이 대단했다. 그 때의 우리는 밴드도 밴드지만 마음 맞는 음악 친구들과 어울려 노는 패거리에 가까웠다. 거리낌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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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방은커녕 조명도 절반이 채 들어오지 않는 파고다연극관은 주머니 사정이 여유롭지 않던 학생 신분으로 대관이 가능한 거의 유일한 공연장이었다. 관객이 밴드 멤버 수보다 적을 때도, 이백 명 가까이 들어찰 때도 있었지만 그런 건 애초에 개의치 않았었다. 연주 환경은 열악했다. 지금은 흔한 마샬 앰프도 그때는 꿈도 못 꿀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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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는 영화관에서도 상영 전에 국기에 대한 의례를 하던 때였다. 공연장에서 무대 시작 전에도 마찬가지였다. 결의에 찬 눈빛으로 국기를 바라보는 모습도 지금으로서는 생소한 광경일 거다. 그 때의 나는 사진도 연주도 고정관념 없이 한없이 자유롭게 했던 때인 것 같다. 아마추어가 가지는 잘난 척 하지 않고 솔직하게, 서툴지만 직관적으로 무언가를 바라보는 시선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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