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가맥 🍺 - 마리끌레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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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가맥 🍺

전주에서 시작된 가게 맥주 바람이 서울에까지 불고 있다. 더 추워지기 전에 즐겨야 할 야외 가게 맥줏집 여섯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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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한 황태의 맛

연남슈퍼

‘연남슈퍼’에는 새벽까지 천천히 술을 즐기다 가는 단골손님이 많다. 주인장도 이곳의 골수팬이었다가 가게 맥주의 매력에 빠져 이 가게의 대표가 되었다. 본래의 전주 가게 맥줏집 방식을 따라 황태가 주력 메뉴인데, 대관령의 산지에서 직접 들여오는 황태는 50cm에 달하는 특대 사이즈를 자랑한다. 은근한 연탄불에 정성스레 구운 황태가 바삭하고 씹을수록 고소하다. 가게 앞에 매일 쌓이는 연탄들은 이 가게의 정겨운 분위기에 한몫한다. 저렴한 다른 메뉴들도 눈에 띈다. 요즘은 보기 힘든 오징어 입 구이는 운이 좋으면 맛볼 수 있는 이곳의 별미다.

주소 서울시 마포구 연희로 29-1
영업시간 17:00~04:00, 일요일 휴업
문의 02-332-1173

 

 

예스러움과 수입 맥주의 오묘한 조화

서촌가맥집

서촌 토박이 친구 둘이 뭉쳐 지난 4월 가게 맥줏집을 냈다. 어린 시절부터 동네를 속속들이 잘 알던 이들이 30년 된 세탁소를 눈여겨보다 이곳에 자리를 잡은 것. 오래된 건물이지만 거의 손을 보지 않고 외관을 그대로 살려 서촌 골목의 푸근한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 온돌방에 앉아 소반에 수입 맥주를 받아 마시는 기묘한 분위기가 매력적인 공간이다. 주인이 직접 모든 맥주를 맛보고 가성비 좋은 것으로 골라와 믿음직하고, 맥주의 숨은 사연까지 들을 수 있어 재미있다. 문어와 양배추에 발사믹 소스를 곁들인 문어구이는 의외의 궁합으로 자꾸만 손이 가는 메뉴다.

주소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1나길 11
영업시간 18:30~24:30
문의 02-725-19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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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가맥집의 기본!

호돌이 전파사

88 서울올림픽 공식 마스코트였던 호돌이의 이름을 따서 지은 ‘호돌이 전파사’는 그 시절 추억과 함께 싸고 맛있는 술을 전파하자는 의미를 담은 곳이다. 오픈한 지 한 달밖에 안 된 신생 가맥집으로 가벼운 지갑 걱정 없이 마음껏 맥주를 마실 수 있는 가성비 훌륭한 술집이다. 주인장이 전주에 직접 가서 가게 맥줏집을 탐방하고 메뉴를 구성했기 때문에 가게 앞 통나무에서 두들긴 황태는 이곳에서 빼놓을 수 없는 안주다. 한번 맛보면 꼭 다시 찾는다는 베이컨 감자전은 단골들이 꼽는 인기 메뉴. 심심한 입에 자극이 필요하다면 강력한 매운맛의 알떡볶이를 추천한다.

주소 서울시 성동구 마조로3길 10
영업시간 17:00~03:00
문의 02-6081-0092

한 컷 만화

'좋아요' 100개 누르고 싶은 SNS 속 일러스트레이터 5.

민경희

@page_737

빠르게 피드를 넘기다가도 한 번 길게 쉬게 만드는 일상툰을 선보인다. 작가의 일기 같은 한 컷 만화들은 캡처하고 싶은 것으로 가득하다. 복잡한 인간관계에 심리적으로 취약한 이라면 민경희 작가의 만화로 위로받게 될 것. 관계를 보는 내밀한 시선이 꽤 깊이 있다. 간결하면서도 차분한 색감도 인상적이다.

 

 

재수의 연습장

@jessoo

일상의 사사로운 풍경을 그리는 재수의 연습장. 흐르는 시간을 느긋하게 바라보는 작가만의 시선을 지지하는 팔로우만 63.3K이다. 인기에 힘입어 지난 4월 동명의 단행본도 출간했다. 웹툰 연재도 하고 있는 그는 상업적 그림 외에 순수한 드로잉을 계속 하고 싶어 SNS 계정을 활용하고 있다고. 고양이를 주제로 한 그림이 특히 재미있는데 고양이 집사라면 누구나 경험했을법한 에피소드가 마음에 절절히 와 닿는다.

 

샴마

@sham____ma

단순한 선, 최소한의 채색, 과감한 공백이 주는 중독성이 의외로 강하다. 투박한 그림체로 20대가 경험할법한 대학생활과 취업, 연애를 담은 일상을 섬세하게 다룬다. 멍하니 창밖을 보며 하는 혼잣말이나 진짜 친한 친구하고만 나눌 수 있는 고민, 친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하는 속마음을 표현한 문장이 그림만큼 좋다.

 

김인엽

@kiminyup

건강한 비관주의자를 위한 만화다. 작가 특유의 자조적인 농담과 넋두리가 피드를 가득 채우는데 시니컬한 태도가 되레 위로를 준다. ‘검정 플러스펜’을 주로 사용하는 김인엽 작가는 투박한 그림으로 ‘우리 같이 포기하자!’고 외친다. 20대를 기반으로 한 막강한 팬덤에 힘입어 슈퍼콤마비, 라미 등과 콜라보레이션을 했으며, 최근 장기하와 얼굴들과 함께 그들의 4집 수록곡 가사를 바탕으로 게임북을 만들기도 했다.

 

빨강머리 N

@redhair_enne

‘사는 게 뭐 같은데 바꿀 엄두는 안 나고. 그렇다고 그냥 살기엔 자존심 상하고. 소심하게 앙탈 한번 부려보는 감정적 페이지’라고 소개하는 빨강머리 N. 한마디로 웃프다. ‘솔로 여자가 해주는 소개팅은 받는 거 아니야’, ‘낙법을 배우자. 바닥까지 떨어져도 살아남을 수 있도록’ 등 현직 카피라이터인 작가가 ‘살기 위해 썼다’는 문장 한 줄 한 줄이 명언이다.

귀신 같은 구 남친 구 여친

“자니…?” 정도로 끝나면 양반이다. 헤어진 뒤에도 귀신처럼 들러붙어 있는 구 남(여)친, 그 지질하고 궁상맞은 시간들.

Young couple kissing with another woman looking at them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7년을 만나고 헤어진 여자친구가 이젠 내 족쇄가 됐다. 우리가 헤어진 건 내가 못난 탓이었다. 돈도 제대로 못 벌었고 잘해주지도 못했다. 1년 동안 만나고 헤어지길 반복하다 결국 완전히 헤어진 게 3년 전. 얼마 후 그녀가 연애를 시작했다는 소식을 들었고 사실인지 한동안 연락이 없었다. 나 역시 정리하고 다른 사람을 만나려 노력했고 결과적으로 좋은 사람을 만났다. 하지만 곧 전 여친에게 전화가 오기 시작했다. 오는 전화를 계속 안 받거나 받아도 표정이 굳는 나를 보고 당시 만나던 여자는 그 전화가 전 여친의 전화란 걸 눈치챘다. 관계는 머지않아 끝이 났다. 여섯 달 남짓 만난 여자는 마지막에 이렇게 말했다. “그 정도면 귀신이야.” 전화번호를 두 번 바꿨다. 이사도 했다. 그래도 전 여친은 7년간의 인맥을 동원해 어떻게든 내 번호, 집주소를 알아내 전화를 하고 집 앞에 찾아온다. 용건은 없다. ‘너무 취해서 집에 못 가겠다’, ‘그냥 보고 싶어서 왔다’는 식이다. 이제 새 사람을 만날 의욕도 나지 않는다. 귀신이라던 그 여자 말이 맞는 걸까?_E, 32세, 보석 세공사

 

셋이서 사귀는 기분

그는 나보다 네 살 연상이었다. 사귄 지 두 달, 그에 대한 것이라면 무엇이든 알고 싶은 바로 그 시기에 호기심으로 그의 페이스북을 훑어보기 시작했다. 그게 화근이었다. 그곳에는 그가 사귀다 헤어진 전 여친의 흔적이 하나도 지워지지 않은 채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었다. 나는 페이스북을 하지 않아 그와 페친이 아니었고, 그는 내가 자신의 페이스북을 본다는 사실을 몰랐던 상황. 지옥문이 열렸다.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내도 ‘그 여자랑도 이렇게 했겠지’, ‘그 여자랑 여기도 왔겠지’로 모자라 심지어 섹스를 할 때도 그 여자가 떠올랐다. 혼자 끙끙 앓던 어느 날 전 여친에 대해서 슬쩍 물어봤고 그는 의외로 술술 풀어놓았다. 8년 사귀었고 결혼까지 생각했던 첫사랑이라고. 머릿 속에 지진이 났지만 지나간 사람일 뿐이라는 정신 승리로 넘겼다. 하지만 얼마 뒤 그의 메일 아이디가 전 여친 이름이고 휴대폰 번호도 그녀와 커플 번호였다는 걸 알게 됐다. 손발이 다 떨렸다. 물론 작년 이야기다. 아직도 페이스북을 넘겨보며 8년 사귄 첫사랑을 추억하고 사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덕에 난 소개팅 조건이 하나 더 늘었다. 5년 이상 교제 경험이 없을 것._C, 31세, 학원 강사

 

이래서 헤어진 거야

얼떨결에 시작한 연애, 우리는 영화 취향부터 성향까지 사소하지만 중요한 모든 것이 맞지 않았다. 처음의 호감 이상으로 감정이 발전하지 않았고 그대로 몇 달을 더 만나다 헤어졌다. 문제는 그다음. 밤부터 새벽까지 10통이 넘는 전화는 기본이고 ‘꼭 할 말이 있다’는 문자에 연락을 하면 언제 헤어졌느냐는 듯 아무렇지 않게 “오늘 회사 앞으로 데리러 갈게. 저녁 뭐 먹을래?” 하는데 정말 ‘소오름’이 끼쳤다. 달래도 보고 화도 내봤지만 “왜 나만 이렇게 힘들어? 너는 아무렇지도 않아?”라는 말부터 ‘회사 그만둘 거다’, ‘살고 싶지 않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헤어지자는 말을 한 지 두 달이 지난 지금까지 현재 진행형인 일이다. 늦은 시간 집에 들어갈 때 층계참에서 그가 기다리고 있는 건 아닌지 두리번거리는 게 버릇이 됐다. 서른이 넘은 나이에도 헤어질 때 이렇게 질척대는 사람이 있는 줄 처음 알았다. 대체 왜 이러냐고 물을 때마다 진짜 무슨 일 날까봐 삼키는 말이 있다. “네가 이러니까 헤어진 거야!”_H, 30세, 출판 편집자

 

엽기적인 그녀

내 첫사랑은 대학교 영화 동아리에서 만난 복학생 오빠였다. 김래원을 닮은 외모, 외국에서 살다 와 몸에 밴 젠틀한 매너와 외국어 실력 등 여학생은 물론 남학생까지 ‘심쿵’할 매력의 소유자였는데 믿기 힘든 일이 일어났다. 그 오빠가 나한테 대시를 한 거다. 그렇게 CC가 된 지 6개월.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웬 여자가 ‘당신 남친과 10년 사귀다 얼마 전에 차인 여자’라며, 헤어지지 않으면 신상에 문제가 생길 거라는데 그 목소리에 살기가 가득했다. 부랴부랴 남친에게 확인해보니 그녀랑 사귄 게 맞고 집착이 너무 심해 헤어졌다고 했다. 남친은 펄쩍 뛰며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지만 이후 몇 달 동안 난 끔찍한 시간을 보냈다. ‘헤어지지 않으면 찾아가 해코지하겠다, 손목 긋고 죽어버리겠다’는 둥 갖은 협박을 받으면서도 선뜻 신고를 못한 건 어떻게 된 일인지 그 여자가 내 주민번호부터 부모님 전화번호와 주소까지 전부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혹여 가족에 해가 미칠까 두려움에 떨던 어느 날 남친과 함께 있을 때 또 전화가 왔다. ‘지금 너희 집 옥상인데 당장 여기로 안 오면 뛰어내리겠다’고 했다는 것이다. 남친도 참 대단한 게 “뛰어내려, 그럼”이라고 응수하고 전화를 끊어버렸다. 하지만 아무 일도 없었고 이후로 거짓말처럼 연락도 끊어졌다. 어이없는 건 얼마 뒤 그 여자가 결혼을 했다는 거다. 너무나 멀쩡하고 스펙 좋은 남자와. 나? 이후 1년을 그와 더 만나다가 다른 이유로 헤어진지 한참 됐다._H, 26세, 대학원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