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술 남녀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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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가도 함께해야 하는 바

문부터

연남동의 비밀 기지로 불리는 ‘문부터’는 혼자 가야 환영받는 술집이다. 일행이 3명 이상이면 함께 앉기 어려운 공간탓도 있지만 혼자 사는 이들의 사랑방 역할을 자처하는 곳이라 그렇다. 처음 방문하는 이들이라면 미리 알아두어야할 것이 몇 가지 있다. 우선 정해진 영업시간이나 쉬는 날이 없어 방문 전 미리 페이스북에서 확인해야 한다. 그리고 안주 메뉴가 없다. 대신 음식을 가져가거나 근처 중국집에서 배달시켜 먹는다. 이때 기억해야 할 규칙이 있으니 나의 안주를 가게에 있는 모든 이들과 공유해야 한다는 것이다. 피자 한 판을 주문해도 한 조각밖에 못 먹을 수 있다는얘기다. 그렇게 서로 음식을 나누며 술친구가 되는 재미가또 특별하다. 칵테일은 진토닉만 가능하며 맥주나 와인도마실 수 있지만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는 싱글몰트위스키를 추천한다.

주소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8길 19
문의 010-8647-4807

 

 

맛깔스러운 일본식 한 상 차림

소년식당

혼자 밥을 먹을 때는 정말 맛있는 식당을 골라 가는 게 좋겠다. 고독한 미식가처럼 음식의 맛에 집중하게 될 텐데 함께 불평할 사람이 없을 때 먹는 맛없는 요리는 다음 혼밥 여정에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소년식당’은 혼밥 초심자도 안심하고 가볼 만한 곳으로 카레, 오차즈케, 연어덮밥 등 한 끼 식사가 되는 일본식 일품요리를 판매한다. 가게에서 직접 담근 간장새우를 달걀밥에 비벼 먹는 간장새우밥이 가장 인기 있는 메뉴다. 가게 벽면에 안내되어 있는 대로 가위와 집게로 머리, 꼬리를 잘라낸 뒤 몸통을 삼등분해서 밥에 비벼 먹으면 달콤한 새우 살이 밥알과 함께 고소하게 씹힌다. 일본 카레를 써서 진하고 매콤한 카레덮밥도 훌륭하다. 무엇을 주문하든 깍두기와 샐러드, 토마토 한 조각, 계절 과일을 함께 차려내는 점도 만족스럽다. 공간이 아담해 어디에 앉든 부담스럽지 않고 항상 라디오를 켜두어 분위기가 편안한 것도 장점이다.

주소 서울시 마포구 와우산로29라길 16
영업시간 12:00~21:00(브레이크타임 16:00~17:00), 일요일 휴업
문의 010-9429-4368

 

 

퇴근길에 혼술 한잔

선술집 위군

안주를 다양하게 즐기고 싶은 혼술족에게는 1인 메뉴를 판매하는 곳이 반갑다. 혼자 먹기에 적당한 양의 음식들이라 한 가지 안주로만 술병을 비우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얼마 전 망원동에 문을 연 ‘선술집 위군’은 혼자 온 사람에 한해 1인 사시미를 판매한다. 쫄깃하게 숙성한 광어회와 계절감이 느껴지는 해산물이 함께 나오는데 프리미엄 소주나 싱글 몰트위스키, 칵테일을 곁들일 수 있다. 바먼트 위군이 이곳의 시그니처 칵테일로 버번위스키, 시나몬, 진저에일, 오렌지 껍질로 맛을 내 제법 도수가 높은데도 입맛을 돋운다. 그 밖에 메로구이나 명란대게연어알 등 소박하지만 정성스럽게 만든 사이드 메뉴도 있다. 가게를 다 차지하다시피 한 높다란 다치 자리에서는 주방의 움직임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고 벽면에 달린 빈티지 TV에서 나오는 영상을 볼 수도 있어 어느새 시간이 훌쩍 간다.

주소 서울시 마포구 포은로 74 1층
영업시간 19:00~02:00, 일요일, 매주 첫째, 셋째 월요일 휴업
문의 02-6083-5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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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화로에서 고기 굽기

이야기 하나

혼자 밥 먹기 고수들의 종착지는 고깃집이다. 불판에 고기를 올려놓고 기다리는 시간에 초연할 수 있는 자가 진정한 혼밥 고수. ‘이야기 하나’의 1인 화로에 고기를 구우면 혼밥 초보라도 어색할 새가 없다. 알맞게 잘라져 나오는 고기를 젓가락으로 한 점씩 구워 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차돌박이부터 꽃등심까지 모두 30g부터 주문할 수 있어 여러 부위를 조금씩 맛볼 수 있다. 나눠 먹기 아쉬운 양의 특수 부위를 혼자서 맘껏 즐길 수 있어서 좋다. 프리미엄 소주와 사케는 마시다 남으면 다음에 올 때까지 보관해놓을 수 있고 진은 한 잔씩 판매한다. 고기 외에도 꼬치구이와 소고기라면이 있어 혼술 하기에도 좋다.

주소 서울시 강남대로110길 24
영업시간 18:00~05:00(토요일 17:00~05:00, 일요일 17:00~01:00), 연중무휴
문의 070-4190-80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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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도어 섹스

A couple playing around inside a tent while camping.

인도 라자스탄 사막

남자친구와 인도 자이살메르에서 낙타를 타고 라자스탄 사막으로 떠난 지 이틀째 되는 날이었다. 주머니가 가벼운 우리는 가장 싼값을 부르는 낙타 몰이꾼과 여정을 함께했다. 그는 딱 돈 받은 만큼만 서비스를 했는데 낙타를 내팽개치고 늘어지게 낮잠을 자거나, 모래 섞인 토스트에 출처를 알 수 없는 카레를 식사라고 제공했다. 시간조차 알 길 없는 사막 한가운데에서 그는 권력자였다. 열악하고 힘겨운 일정이 이어지면서 지친 우리는 침묵했고 단절되었다. 그 밤이 오기 전까지는.

낙타 몰이꾼이 이불도 주지 않은 탓에 우리는 낙타 안장 밑에 깔던 거무튀튀한 담요 몇 장을 겨우 얻어 모래 위에 깔고 누워야 했다. 눕는 순간, 수천 개의 별빛이 눈으로 떨어졌다. 새카만 밤하늘엔 반짝이는 별들이 점묘화처럼 촘촘하게 박혀 있었다. 아름다운 순간을 놓치고 싶지 않은 강렬한 욕망이 일었다. 우리는 약속이나 한 듯 상대의 옷을 벗겼다. 별이 총총한 밤하늘 아래 알몸이 된 채 애쓰고 있다고 토닥이다 간혹 서로의 엉덩이를 세게 붙잡았다.

낙타 몰이꾼은 멀찌감치 떨어진 곳에 홀로 천막을 치고 잠들어 문제 될 것 없었지만 문제는 낙타였다. 낙타들은 밤새 낮에 먹은 먹이를 되새김질하며 꼼지락거렸는데, 주기적으로 길고 얇은 다리를 쭉 펴고 킁킁거렸다. 우리는 그때마다 섹스를 멈추고 벌떡 일어나 귀를 기울여야 했다. 암흑이 깔린 사막에서 그들의 움직임을 파악할 수 있는 건 오로지 청각뿐이었으니까. 적어도 낙타 굽에 깔려 벌거숭이 시체로 발견된 한국인 커플로 가이드북에 기록되고 싶진 않았다. 살기 위해 일시 정지를 거듭해야 했던 섹스, 낙타 몰이꾼이 행여 들을까 숨을 참아야 했던 고난의 섹스였다. 하지만 내 인생에서 가장 호사스럽고 로맨틱한 섹스였음은 물론이다.

 

이탈리아 사르데냐 언덕

암벽 위의 도시, 이탈리아 사르데냐의 여름은 뜨거웠다. 뜨거운 온풍이 사방에서 불어오는 한낮에는 수면제를 먹은 것처럼 무기력해졌다. 당시 남자친구 K와 스쿠터를 빌려 암벽 사잇길을 지그재그로 달렸다. 벌거숭이 언덕 정상에 다다라서야 겨우 그늘이 있는 작은 정자를 발견했는데, 그곳을 제외하곤 사방이 사막처럼 건조하고 뜨거웠다. 뜨거운 태양에 둘 다 몸이 붉게 달아올랐고, 그 열기가 주는 나른한 성적 에너지가 있었다. 어느 순간 그는 내 몸을 돌려 뒤에서 강하게 들어왔다.

우리는 태양에 취한 사람들 같았다. 시원하게 펼쳐지는 산 너머로 짙푸른 수평선이 위아래로 흔들렸고, 멀리서 들려오는 스쿠터 엔진 소리가 머릿속에서 메아리처럼 흩어졌다. 불안한 공기가 가득했던 짧은 시간이었는데, 내 안에 잠재된 원초적 욕망이 튀어나온 기분. 호텔 침대 위에서 나누는 예쁜 사랑과는 다른 야생의 성을 맛본 순간이었다. 제정신으로 돌아온 건 쓰레기통에 버려진 콘돔 포장지들을 봤을 때였다. 그 장소는 본래 그런 곳이었다. 커플들이 스쿠터를 타고 데이트를 하다가 이곳에 들러 사랑을 나눈다고 했다. 둘만의 추억이 모두의 추억이 되자 아름다움은 퇴색하고 도망가고 싶었다. 다시 그곳을 찾을 일은 없을 것이고.

 

사무실 옥상

B선배는 한때 ‘옥상 8분 섹스’를 생활화했다. 그녀는 한 달에 반 이상은 새벽까지 야근을 , 키보드를 두드리는 속도엔 언제나 싱그러운 리듬이 있었다. 마치 새 신을 신고 뛰어가는 아이의 발걸음처럼 경쾌하고 날렵한 속도로 마침표를 찍고 일어났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당시 그녀는 사내 연애 중이었고, 주변 건물의 불빛이 떨어지는 밤이 오면 옥상에서 사랑을 나누고 자리에 돌아오곤 했던 것. 간혹 동료들이 옥상에서 잠시 휴식하고 돌아오곤 했지만 문이 잠겨 있을 땐 아무도 의문을 갖지 않았다.

동료들이 창가에서 담배로 시름을 달랠 때, 그녀는 네온사인을 무드등 삼아 8분 섹스로 에너지를 충전했다. 뒤늦게 억울한 마음에 볼멘소리를 하면, 돌아오는 대답은 한결같았다. “밖에서 안 해봤어? 그 좋은 걸.” 선배의 말에 동의한다. 나는 SNS 피드에 올라오는 대자연을 배경으로 한 수많은 ‘인생 사진’을 볼 때마다 그곳에 가고 싶고, 그곳에서 하고 싶다. 시공간에 따라서 묘한 성적 흥분과 낭만, 더불어 스릴까지 주는 아웃도어 섹스를 예찬하는 1인으로서 여전히 최고의 한때를 기다린다. 몰카 탐지기를 먼저 사둬야 할지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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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힙 터지는 공간들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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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근한 엄마의 마음

카페 조말순

‘카페 조말순’의 사장은 조말순이 아니다. 조말순은 이곳 여사장의 어머니다. 서울에서 디자인 일을 하는 딸에게 매번 직접 말린 우엉, 제철 과일청 등을 보내주던 어머니의 음식을 더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기 위해 딸이 부산에 내려와 어머니의 이름을 딴 카페를 연 것이다. 여느 카페와 달리 시큰하고 고소한 향이 풍기는 건 주문 즉시 만드는 우엉주먹밥 때문이다. 귀여운 ‘브루스타’에 먹음직스럽게 구워주는 가래떡구이도 인기다. 커피는 없다. 대신 자두 아이스티, 복숭아 얼그레이 티 등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티들이 있다. 그리고 엄마를 닮아 따뜻한 마음으로 정성 들여 음식과 음료를 만들어내는 사장이 있다. 매번 업그레이드되는 제철 과일 티는 꼭 마셔볼 것.

주소 부산시 수영로 510번길 42 는 꼭 마셔볼 것.
영업시간 11:30~21:00, 월요일 휴업
문의 070-7622-8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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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프한 느낌 그대로

카페 마일로

‘카페 마일로’는 가게보다 아파트가 많은 광복동 주택가에 자리한 지 6개월이 채 되지 않았지만 인스타그램을 보고 찾아오는 손님들 덕분에 조금씩 태그를 늘려가고 있다. 채 마감이 덜 끝난 듯 거친 테이블과 공구 수집이 취미인 주인장 아버지의 수집품으로 장식한 벽 덕분에 물씬 풍기는 러프한 느낌이 마일로의 매력. 아이스커피에 직접 구운 시나몬 롤을 곁들여 볕이 잘 드는 테라스에 앉아보자. 원한다면 데스페라도스 같은 ‘낮맥’을 즐길 수도 있다. 어머니가 유일하게 솜씨를 발휘하는 음식이라 어머니의 이름을 따지은 ‘연심표 식혜’도 카페 마일로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메뉴다.

주소 부산시 수영구 광안동 152-45
영업시간 화~목요일, 일요일 12:30~22:00, 금·토요일 13:00~23:00,월요일 휴업
문의 051-915-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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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틱한 다이닝 바

코드 #01

올해 6월, 젊은 남자 셋이 뭉쳐 문을 연 ‘코드 #01’. 독특한 감성이 느껴지는 공간에서 간단한 요리와 술을 즐길 수 있는데, 홀로그램처럼 연출한 조명 덕분에 묘한 기분을 안긴다. 가게 곳곳을 장식한 네온사인과 대리석 테이블, 에어 플랜트가 예술적인 느낌을 고조시킨다. 보코치니 모차렐라 치즈와 칵테일 토마토로 상큼한 맛을 낸 토마토 카프레제, 닭고기를 저온에 조리한 뒤 구워 바삭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이 일품인 고르곤촐라 크림 치킨 등 코드 #01에서 선보이는 다양한 요리 또한 훌륭하다. 각각 인테리어 디자인과 요리, 마케팅을 공부한 세 남자가 직접 만들어낸 감각적인 공간과 근사한 레시피, 달콤한 칵테일 한잔이 어우러져 힙한 감성의 밤을 완성한다.

주소 부산시 부산진구 중앙대로 722-9
영업시간 월~목요일 18:00~02:00, 금·토요일 18:00~04:00,일요일 휴업
문의 070-7793-55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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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도 없는 독보적인 감성

코코로박스 쇼룸

이름도 낯선 장전동. 주택 말곤 별게 없을 것 같은 좁은 골목길을 따라 들어가다 보면 탄성이 절로 나오는 ‘코코로박스 쇼룸’을 만난다. ‘머무는 공간을 더욱 빛나게’라는 모토를 가진 인테리어 소품 전문 숍 코코로박스는 대표 황혜정이 남다른 안목으로 수입하거나 코코로박스에서 직접 만든 인테리어 및 주방 소품들로 채워져 있다. 공간 자체는 물론이고 판매하는 조명, 식기, 패브릭 등 어느 한구석 섬세하지 않은 곳이 없는 코코로박스는 마치 교토의 작은 편집숍에 들어온 것처럼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감성을 자극한다. 시나몬 스틱을 넣어 마무리한 바닐라 라테에서도 특별한 맛이 난다.

주소 부산시 금정구 장전동 300-6 1층
영업 시간 11:00~20:00, 월요일 휴업
문의 070-8282-5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