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형 아이돌, 블락비

블락비
비범베트멍(Vetements), 톱 트렁크프로젝트(Trunk project).
유권 스트라이프 셔츠 언아웃핏(Anoutfit).
태일 스웨트셔츠 오와이(OY).
재효푸시버튼(PushBUTTON).

일찍이 ‘Jackpot’ 뮤직비디오에 ‘저 오빠들 이상해’라는 멘트를 넣으며 ‘이상한 아이돌’이길 자처했던 블락비. 그래서일까, 블락비는 ‘베리 굿’ ‘Her’ ‘TOY’ 그리고 최근 발표한 스페셜 싱글 ‘YESTERDAY’까지 음원 차트와 음악방송 1위에 오르며 주류의 자리를 지키면서도, 어딘가 비주류의 마음을 건드리는 묘한 매력이 있었다. 과거에 팬들은 블락비가 절대 할 수 없는 것으로 ‘칼군무’를 꼽기도 했는데, 칼군무는 커녕 ‘군무’라도 해주길 바라는 아이돌 그룹이라니. 멤버 저마다의 장기와 에너지, 성격이 극명하게 다른 덕분에 블락비는 (과거 칼군무는 불가능했을지 모르나) 독자적인 분위기를 만들 수 있었다.

순종적이고 유순한 아이돌 세계에서 어딘가 조금 비뚤어진, 자기 목소리를 내는 데 거리낌 없는, 솔직하기를 겁내지 않는 아이돌. 이제 7년 차 중견 아이돌이 된 블락비. 솔로 곡과 드라마 OST에 참여하며 보컬리스트로 역량을 쌓고 있는 태일, 유닛 미니 앨범 <웰컴 2 바스타즈>에서 작사, 작곡에 참여하며 자기 세계를 확장해가고 있는 비범, <런투유> <올슉업>에 이어 뮤지컬 <인 더 하이츠>에 출연한 유권과 <인 더 하이츠> 무대에 함께 오르고, 웹드라마 <도대체 무슨일이야>의 주연, 아이돌 최초 <월간 낚시 21> 표지 모델을 맡았던 재효를 만났다. 지난 3월 10일 유럽 투어를 다녀온 직후의 촬영이라 피곤했을 법도 한데 그들은 컷과 컷 사이에 덩실덩실 춤을 췄다. 정체 모를,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춤을.

 

블락비
유권 스웨트셔츠크레스에딤(CRES. E DIM.).
비범 니트 톱 비욘드 클로젯(Beyond Closet). 팬츠는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굉장히 역사적인 날(3월 10일)에 만났다. 아이돌 인터뷰에서 정치 이야기를 해도 될까? 비범 이제 뭐 다 끝났으니까. 재효 정치에 관심이 있다. 이번 일을 통해 더 관심을 갖게 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깊이 공부하지 못한 채 의견을 밝히는 게 옳은 일인지 모르겠다. 어린 팬들이 우리 말을 그대로 흡수할 수 있고, 선동될 수도 있으니까 조심하는 거다.

2년 만에 유럽 투어를 다녀왔다. 재효 팬들의 에너지가 대단했다. 근 2년만에 경험한 최고의 무대였다. 유권 헬싱키, 암스테르담, 부다페스트, 리스본, 런던까지 총 5개 도시를 다녀왔다. 굉장한 에너지를 받았다. 암스테르담 공연은 한국 가수의 공연 중 가장 많은 관객이 모인 공연이었다고 하더라. 무대 위에서 함성 소리에 몸이 뒤로 밀리는 느낌을 받을 정도였다.

유튜브에서 ‘떼창’ 영상도 봤다. 영상인데도 약간 소름 돋았다. 유권 해외 아티스트들이 종종 우리나라에서 공연하고 감동받지 않나. 그 사람들이 이런 느낌을 받는구나 싶었다. 이제는 우리가 해외에 가서 열정적인 반응을 받으니까 신기했다.

에너지가 남다른 그룹으로도 유명한데 다들 어디서 그 힘이 나오나? 홍삼? 유권 단전에서 나온다.(웃음) 태일 소주에서 나오지 않을까? 재효 쉴 때 우리가 하고 싶은 걸 마음껏 하고, 그 힘으로 무대도 열심히 한다.

이제는 각자 자신에게 맞는 충전법을 찾았겠다. 비범 다른 사람들과 똑같다. 친구들 만나고 맛집도 찾아다닌다. 전에는 식욕이 이 정도로 많지 않았는데 이제 멤버들 모두가 지나치게 잘 먹는다.

마음껏 돌아다니기 어렵지 않나? 재효 전혀 그렇지 않다. 자다 일어난 채로 다니기도 하고, 편하게 움직인다. 우리가 7년 차 아이돌 그룹이긴 하지만 사람들이 멤버 개개인을 다 알지는 못하니까.

오, 좋은 점일 수도 있다. 유권 어떻게 보면 좋은 건데 씁쓸하기도 한?(웃음) 재효 내 경우에는 인기에 비해 알아보는 분들이 꽤 많다. 스스로 체감하기에 아‘ , 나는 누가 알아보고 그럴 정도는 아닌데’ 싶은데 의외로 알아보시니까(웃음). 차라리 아예 톱스타면 알아서 조심하며 살 텐데, 정확히 내가 누군지는 모르고 ‘어? 많이 본 사람이다’ 하는 느낌이라. 비범 재효는 잘생겨서 그냥 본 걸 수도 있다.

맞다. 잘생겨서. 재효 그건 인정한다.

 

블락비
태일 카디건 미미카위(MMCW), 슈즈 아미(Ami), 팬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재효 재킷 푸시버튼(PushBUTTON), 스카프 하이더 아크만(Haider Ackermann), 팬츠와 슈즈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타고나길 흥이 많기도 하고, 촬영 중간중간 알아서 잘 놀더라. 인생에서 잘 노는 건 얼마만큼 중요할까? 유권 굉장히 중요하다. 논다는 표현이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놀이로 삼는다는 의미일 수도 있고, 단순히 방탕하게 ‘논다’로 읽힐 수도 있는데 적어도 자기가 좋아하는 게 있으면 그걸 가지고 많이 놀아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자친구나 친구들과 놀고, 취미생활도 하면서 많은 걸 얻을 수 있다고 본다. 특히 자신을 표현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 중에 못 놀아본 사람들은 바로 티가 난다. 무대에 오르건, 연기를 하건 안 해본 게 딱 티나지 않나. 태일 죽기 직전까지 놀다가 죽고 싶다. 그 정도로 놀고 싶다는 마음이 강하다. 인생에서 노는 게 가장 중요한 일 아닐까 싶다. 놀면서 느끼는 감정이 다양하고, 그게 우리가 하는 것들에 묻어 나온다. 얼마 전 <비정상회담>에 출연해 학창 시절을 주제로 이야기했는데, 그때로 돌아가면 무엇을 할거냐는 질문에 대책 없이 놀고 싶다고 했다. 추억을 많이 쌓고 싶다.

노는 게 결국 다 추억이니까. 유권 놀면서 사진 한번 찍으면 결국 그게 남는 거 아닌가.

7년 차 아이돌 그룹이다. 회사원으로 치면 이제 과장급이다. 신인 때에 비해 새롭고 신나는 게 줄지는 않았나? 유권 항상 새롭다. 같은 영화를 두세번씩 반복해서 봐도 볼 때마다 느낌이 다른 것처럼, 똑같은 걸 해도 다르게 느껴진다. 같은 친구들과 놀아도 그날그날 느낌과 감정은 다르지 않나. 직업 특성상 매일을 규칙적으로 사는 사람들이 아니기 때문에 더 그런 것 같다.

블락비 안에서 멤버 각자가 변화하고 있는 느낌도 받을 것 같다. 유권 전에는 돈 다 필요 없고, 우리가 원하는 음악을 끝까지 하며 즐길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이돌로 갖춰야 할 품위라는 게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사람들에게 내가 어떻게 보이는지를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다는 걸 깨달으면서 처음과는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비범 고집이 더 생겼다. 데뷔 초에는 스스로를 잘 알지 못했기 때문에 이게 예쁘다, 이걸 해봐라 하는 식의 주변 조언에 많이 치우치기도 했다. 이제 7년 정도 되니까 내가 좋아하는 것과 하고 싶은 것에 대한 생각이 확고해져 주관을 갖고 행동하게 됐다. 멤버들 각자 자기 중심이 생긴 거다.

 

경쟁이 치열한 이 세계에서 새로운 걸 해야 한다는 부담은 없나? 유권 꾸준히 활동을 이어가면 좋겠지만, 군대도 가야 한다. 이 직업을 계속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도 물론 한다. 잘하는 친구들은 끊임없이 등장하고, 그들이 주목받는 시기도 분명히 올 거다. 우리가 밀릴 수도 있다는 생각도 하고. 이런 생각들 때문에 연습도 더 하고, 다른 장르도 계속 시도하는 것 같다.

음, 당연한 생각이긴 한데…. 이렇게 솔직해도 되나. 이렇게 솔직해도 되나? 재효 우리가 가식이 없다. 적어도 지금 여기 있는 사람들은.(웃음) 태일 재효 빼고 블락비가 가식이 없긴 하다. 유권 곤란한 질문에는 대답 안 하고, 요령껏 잘 빠져나갈 수도 있다. 그런데 그러면 재미없지 않나. 인터뷰 읽는 사람도 ‘얘네는 맨날 똑같은 이야기만 하네’라고 할 것 같다. 재미없게 사는 거 별로다. 꼭 방송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늘 재미있어야 한다. 그래서 재효 형을 많이 놀린다.(웃음) 태일 나중에 마흔 살 넘어서 다 같이 토크쇼 나가면 정말 웃길 거다. 지금도 솔직한 편이지만 여전히 할 수 없는 이야기들도 많다. 비범 인터뷰를 하면서 솔직하게 다 이야기해도 매체에서 알아서 거르기도 하고. 태일 우리는 ‘모 아니면 도’다. 진짜 재미있거나 완전히 재미없거나. 재효 그런데 문제는 도가 많다. 도 중에서도 ‘빽도’.

 

블락비
재효 카디건 미미카위(MMCW), 팬츠와 슈즈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유권 아우터 덕다이브(Duckdive), 팬츠 참스(Charm’s), 슈즈 후망(HUMANT).
태일 아우터 덕다이브(Duck dive), 슈즈 알렉산더 왕(Alexander Wang), 팬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비범 스웨트 셔츠 덕다이브(Duckdive), 팬츠 구찌(Gucci), 슈즈 닥터마틴(Dr.Martens).

 

블락비를 잘 모르는 독자들도 이 인터뷰를 읽을 거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태일 촬영 오기 전 스케줄을 보고 마리끌레르 해시태그를 검색해봤다. 많은 여성들이 이 잡지를 보더라. 인스타그램에서 ‘태일’(@taeil22)을 찾아보고 팔로 많이 해주시길. 제 솔로 노래도, 블락비 노래도 많이 들어주기 바란다. 유권 우리 인터뷰는 그냥 재미로 봤으면 좋겠다. 잡지에 나오는 사람이라고 옳은 말만 하는 것은 아니니까 우리의 말 한 마디 한마디에 흔들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무작정 다른 사람 말 따라가지 말고, 자기 인생에 재미있고 즐거운 일, 하고 싶은 일 충실히 해나가시길!

멋진 말이다. 나부터 새겨듣겠다. 태일 아, 나 좀 다시···. (일동 폭소) 자기가 하고 싶은 것 잘 찾으시고 잡지를 통해 하지 마시고…. 재효 오늘 촬영은 진지하게 했지만 평소에는 굉장히 즐거운 친구들이다. 일상이 무료한 분들 인스타그램(@bbjhyo)에 방문하시라. 세상에 이런 아이돌이, 이렇게 취미와 취향이 독특한 아이가 있구나 싶을 거다. 유권 아이돌 최초로 <월간 낚시21> 표지 모델을 했으니 말 다 했다. 비범 여러분, 여러분···. 여러분?

지금 비범 씨가 ‘여러분’ 세 번 했다. 같이 들어주자. 비범 (웃음) 여러분, 저와 같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시려면 이태원으로 오세요! 유권 우리 인터뷰를 비범 형의 ‘여러분, 여러분, 여러분?’으로 끝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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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들의 타투

On Ankle & Feet

리한나

누구보다 타투를 즐기는 악동녀 리한나! 그녀의 여러 타투 중 오른쪽 발목에 있는 두 개의 타투는 각각 다른 해에 새겨졌는데요, 먼저 긴 날개를 가진 팔콘 문양 타투는 2012년에 유명 타투이스트인 키이스 뱅뱅 맥커디(@bangbangnyc)에게서 받은 것이죠. 뱅뱅 말로는 리한나가 가장 처음 원했던 타투 문양이 이 팔콘 문양이었다고 해요. 3년 뒤, 오른쪽 발목에 새로운 타투를 더했는데요, 자신이 태어난 연도인 ‘1988’이 바로 그것!

 

카라 델레바인 & 마고 로비

영화 <수어사이드 스쿼드>를 통해 친분을 쌓은 그녀들은 발가락에 익살스러운 타투를 그려 넣었어요. <더 투나잇쇼> 에서 주변 친구들에게 무려 50여개의 타투를 해준 적이 있다고 밝혔을 정도로 타투에 푹 빠진 마고 로비가 카라의 다섯 발가락에 스마일을 그려주고 카라 역시 이에 대한 보답으로 그녀의 엄지 발가락에 익살스러운 스마일 모양을 그려준 것이라네요. 카라의 발바닥에는 ‘BACON’ 레터링 타투도 너무 귀엽죠?

 

On Arms

이효리

레터링 타투와 무늬 타루를 고루 선택한 이효리. 레터링의 내용은 ‘봄에는 사뿐히 걸어라, 어머니같은 지구가 임신중이니.’로, 지구에 대한 자연과 생명을 보호하는 내용이에요.

지코

가장 화려한 지코의 타투! 무궁화와 세종대왕 등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도상들을 묵직한 매력의 블랙 앤 그레이 타투로 새겼네요.

 

On Hand

수지

수지의 파격 변신? 그녀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손등과 손목, 귀 뒷부분을 타투로 장식한 모습을 올렸는데요, 진짜 타투가 아니라 타투 스티커에요.

예은

손톱 바로 뒷부분에 작은 하트 모양과 이모티콘과 고대 문자 그 사이의 이미지로 보이는 기하학적인 타투를 그려 넣었다. 이 심플하고도 멋스러운 타투는 타투이스트 도이(@tattooist_doy)의 작품!

 

가희

팔목에 실버 팔찌처럼 보이는 이 타투 역시 스티커에요. 한 기부 이벤트에서 직접 타투 스티커를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거침없이 판매에 열을 올렸다네요. 이렇게 주얼리처럼 연출해도 좋겠죠?

크리스 마틴

곧 내한을 앞둔 밴드, 콜드 플레이의 보컬 크리스 마틴의 여러 타투 중 손목 안쪽에는 자그마한알파벳 ‘M’ 타투가 있어요. 콜드 플레잉 닷컴(www.coldplaying.com)에 따르면 이것은 크리스 마틴이 자신의 아들 모세 마틴을 위해 새긴 것이라고 하네요.

 

On Neck

 

신디 킴벌리

인스타그램과 저스틴 비버가 발굴한 매력녀, 신디 킴벌리. 그녀는 지난 1월 귀 뒤 쪽과 목이 연결되는 부분에 장미꽃 문양으로 새긴 타투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공개어요. 너무 눈에 띄는 부위에 타투를 하는 것이 망설여지는 사람이라면 신디처럼 이 은근한 곳을 선택해도 좋을 듯!

태연

누구보다 뷰티에 관심이 많고 뷰티를 잘 아는 태연은 어디에 타투를 했을까요? 그녀 역시 귀 뒤 쪽과목이 이어지는 부분에 자신의 별자리인 물고기자리를 상징하는 기호를 그려 넣었어요.

 

On Back

 

제시

거침없는 성격의 제시는 역시 타투도 시원시원하네요. 왼쪽 등에 흑염룡과 꽃 여러 송이로 이뤄진 커다란 타투를 자신의 SNS에 공개했죠.

헤일리 볼드윈

가장 잘 나가는 모델 중 하나인 헤일리 볼드윈은 깔끔하고 단순한 문양의 타투를 즐겨 하는데요, 최근 그녀는 등에 ‘Coeur d’Alene’이라는 레터링 타투를 새겼는데요, 그녀의 언니인 알라이아 볼드윈(Alaia Balwin)의 중간 이름이랍니다. 헤일리의 단골 타투이스트이자 켄달 제너, 벨라 하디드의 타투를 담당하는 JON BOY(@jonboytattoo)의 작품!

 

TIP 간단히 타투를 즐기는 방법은? 

 

러스트리아 타투 스티커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워터 데칼 타입의 타투 스티커. 부착 시 표면을 잘 말려주면 물이나 땀에도 쉽게 지워지지 않고 예쁜 타투 패턴을 오래 유지할 수 있어요. 어린이들을 위한 패턴도 있답니다.

쇼핑하러 가기 lustria.co.kr

 

신가브루크 미홀릭 타투 스탬프

별, 하트, 십자가 등 원하는 문양을 선택, 도장 찍듯 원하는 부위에 꾹 눌러주기만 하면 순식간에 타투 효과를 연출할 수 있는 신기한 제품. 두 가지 문양이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듀오 타입도 있다.

쇼핑하러 가기 www.singabrug.com

벌써 일년, 공명

공명
화이트 셔츠 우영미(WooYoungMi).

지난봄에 만난 스물세 살의 공명은 주로 욕심과 에너지에 관해 이야기했다. 다른 일은 하나도 생각하지 않고 오로지 배우의 일에만 집중하고 싶다고도 했다. 인터뷰 질문에 답할 때는 실수하지 않기 위해 힘주어 감정을 조절하면서 진중한 표정을 내내 잃지 않았다. 한껏 표출하고 부딪혀도 괜찮을 청춘의 절정에 있으면서도, 내일에 대한 고민으로 굳어 있던 모습이 다소 벅차 보이기도 했다.

1년 만에 공명을 다시 만났다. 전보다 한결 부드러운 표정으로 시작한 우리의 두 번째 대화는 소소한 일상 이야기로 채워졌다. 두 드라마를 연이어 마친 후, 잠깐의 휴식을 즐기고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공명은 또 다른 자신을 찾아가는 중이라고 했다. 지난겨울에 그는 서프라이즈 멤버들과 함께 지내던 숙소에서 나와 자취방을 얻었고, 현장에서 만난 또래 배우들과 친구가 됐으며, 종종 술도 마시고 보고 싶었던 영화도 마음껏 봤다. 앞으로의 일상은 요즘 날씨처럼 더없이 산뜻해질 것 같다. 공명은 지금 보통의 청춘처럼 짧은 순간을 즐기며 자신만의 속도로 달려가고 있다.

 

재킷과 팬츠 모두 디올(Dior), 반소매 티셔츠 앙팡리슈데프리메 바이 톰 그레이하운드(Enfants Riches Déprimés by Tom Greyhound), 슈즈 톰 브라운(Thom Browne).

우리 1년 만에 다시 만났네요. 그간 어떻게 지냈나요? 시간이 유난히 빠르게 지나간 것 같아요. 요즘 거울 속 제 모습을 볼 때마다 전과 달라진 것 같다는 느낌이 부쩍 들어요. 그사이에 조금 성장한 것 같달까요? 이제 20대 중반에 들어선다고 어른스러운 분위기가 나는 건가 싶기도 하고요.(웃음)

작년 인터뷰 때는 영화 <수색역>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눠서 그랬을까요? 공명은 어딘가 어두워 보이는 배우라고 생각했거든요. 오늘 보니 전보다 훨씬 밝아 보여요. 맡은 캐릭터에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이에요. <수색역>을 찍을 때는 실제로 우울했고, 이후에 <딴따라> <혼술남녀>를 하면서는 좀 긍정적으로 바뀌었어요. 요즘은 예능 프로그램을 찍으면서 한창 밝은 시기를 보내고 있는 것 같아요.

<우리 결혼했어요>(이하 <우결>)에 출연 중이죠. 가상 아내 정혜성과 스캔들도 났더라고요. 그만큼 케미가 잘 맞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촬영장에서도 정말 재미있어요. 많은 사람들이 귀엽게 봐주니 더 신이 나서 촬영해요. 얼마 전에 동생 도영이가 같이 출연해서 너무 좋았어요.

솔직히 오글거리는 장면도 꽤 있었어요. 그래요? 저는 방송을 다시 보면서 한번도 오글거린다고 생각한 적 없는데. 혜성 누나가 하는 행동은 가끔 진짜 오글거리기도 하지만 저는 괜찮지 않아요?(웃음)

실제로 연애할 때 어떤데요? 이젠 잘 모르겠어요. <우결> 찍으면서 연애관에 혼란이 왔어요. 제 자신의 모습이 너무 새로워서 저도 놀랐거든요. 적극적이고 표현이 많은 스타일인 줄 알았는데 보니까 또 그렇지도 않고, 소심하고 답답해 보일 때도 있더라고요. 연애가 제일 어려운 것 같아요.

스물넷. 뜨겁게 사랑하고 연애할 나이 아닌가요? 제대로 된 연애는 스무살 때가 마지막이에요. 그사이에 아무 일도 없었던 건 아니지만.(웃음) 저는 딱히 이상형이 없어요. 키가 크든 작든, 눈이 동그랗든 쌍꺼풀이 있든 없든 상관없어요. 느낌이 맞으면 좋아요. 무언가를 함께 했을 때 같은 순간에 낭만을 느끼는 여자. 그런 사람을 만나고 싶어요.

실제로 지금 여자친구가 생기면 공개할 거예요? 아니요. 비밀로 하고 싶어요. 30대가 되면 아마 공개하고 싶어지겠죠?

무슨 차이죠?(웃음) 느낌의 차이요.(웃음) 지금은 왠지 안 될 것 같아요. 안정감이 드는 때가 되면 공개할 수 있지 않을까요? 아직 모르겠어요.

 

공명
격자무늬 베스트와 화이트 셔츠 모두 우영미(WooYoungMi), 팬츠 오디너리 피플(Ordinary People), 슈즈 롱샴(Longchamps).

예능 프로그램 출연이 즐겁다니 다행이지만 종종 연기에 대한 갈증도 느꼈을 것 같아요. 공명은 배우니까요. 네. 한창 그랬는데, 조만간 드라마 <하백의 신부> 촬영에 들어가요. 갈증을 느꼈던 만큼 더 절실하게 캐릭터를 연구하고 있어요.

어떤 캐릭터를 연기하나요? 저는 신이에요. 인간세계에 내려온 신이요. 마냥 밝고 웃기기만 한 인물이 아니라서 좋아요. 신답게 위엄 있는 모습도 있고, 어딘가 장난스러운 매력도 갖춘 역할이에요.

판타지는 처음이에요. 새로운 도전이네요. 이전에는 일상적인 캐릭터를 주로 연기했어요. 그래서 주변에서 참고할 자료를 쉽게 찾을 수 있었죠. 실제로 그런 삶을 사는 사람들을 관찰할 수도 있었고요. 그런데 이번에는 시나리오만 읽고 상상의 세계에 푹 빠져야 해요. 어렵기도 한데 재미있어요. 작품속 세계에 잘 녹아들고 있는 기분이에요. 나는 신이다. 당분간 이렇게 믿고 지내야죠. 새 작품에 들어갈 때마다 무척 많이 배우지만 이번에 더욱 새로운 걸 접하게 돼서 설레요.

신이라면 세상에서 뭘 이뤄놓고 싶어요? 제가 신이라면 굳이 뭘 하려고 하지 않을 것 같아요. 이 세상을 바꾸겠다, 뒤집겠다고 생각하는 신은 별로라고 생각해요. 아, 순간 이동 능력은 갖고 싶어요. 일 끝나면 방 침대에 바로 짠 하고 들어갈 수 있게요.

그 마음 알죠. 데뷔 4년 차, 연습생 기간까지 합하면 배우의 세계에 들어온 지 6년이 됐어요.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한 고민도 클 것 같아요. 항상 생각하는 건 좋은 배우, 좋은 사람이 되자는 거예요. 한 가지 방향을 정해두기보다는 어느 쪽이든 꾸준하게 같은 속도로 나아가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공명에게 좋은 사람, 좋은 배우란 무엇이에요? 진짜 어려운 질문이에요. 제가 생각하는 좋은 사람은 진솔한 사람이에요. 그때그때 느끼는 감정, 떠오르는 생각을 최대한 편하게 전할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좋은 배우는, 글쎄요. 그에 대한 답은 평생 못 할 것 같아요. 언제까지고 좋은 배우란 어떤 배우일까 고민하면서 살 것 같아요. 좋은 배우에 가까워지기 위해서 나태해지지 않으려 늘 노력해요. 스스로에게 잔소리도 많이 하고요. 멈추지 않고 늘 뭐든 하려고 애쓰는 편이에요.

스스로한테 엄격한 편이라면 스트레스도 많이 받겠어요. 좋은 스트레스죠. 사소한 것들로 기분을 쉽게 전환하는 성격이라 괜찮아요. 예를 들어 오늘 아침에는 집에서 나와 사무실로 가는 도중에 날도 화창하고 거리에 사람이 참 많았는데, 그런 북적거리는 느낌이 좋더라고요. 순간순간 그렇게 좋은 감정이 든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몰라요.

 

공명
화이트 셔츠, 레드 포인트 재킷과 팬츠, 워커 모두 디올(Dior), 양말 베트멍(Vetements).

미래를 자주 상상해보는 편인가요? 네. 나의 10년 후, 20년 후는 어떤 모습일까 생각해보곤 해요. 배우로서 무언가 이룬 것이 있길 바라요. 상도 받고 싶어요. 쑥스러운 이야기지만 어느 날 상을 받게 된다면 수상 소감을 뭐라고 할까 미리 고민해본 적도 있어요.(웃음)

배우로 살면서 가장 좋은 건 뭐예요? 나를 많이 알게 된 것. 연기를 하지 않았다면 아직까지 제 자신에 대해 잘 몰랐을 것 같아요. 아, 촬영 현장도 좋아요. 새로운 사람 만나는 것도 좋고요. 요즘처럼 작품 준비가 한창인 시기에는 날마다 두근거리고 설레요.

작년에 꽂혀 있는 영화로 <대니쉬 걸>을 언급한 것 기억나나요? 요즘에는 어떤 영화에 빠져 있나요? <당신이 사랑하는 동안에>. 조시 하트넷이 나오는 영화를 다시 찾아 보고 있어요. 봄이라 그런지 사랑 이야기도 좋고요.

봄에는 뭘 해도 기분이 좋죠. 이번 봄에는 벚꽃 구경을 꼭 가고 싶어요. 말 나온 김에 개화 시기를 검색해봐야겠어요.

우리 1년 만에 본 것처럼 내년 봄에 다시 만나게 될지도 모르겠네요. 또 1년이나 기다려요? 분기별로 한 번씩 보면 안 될까요?(웃음)

 

공명
네이비 재킷 산드로(Sandro), 니트 스웨터3.1 필립 림 바이 톰 그레이하운드(3.1 Phillip Lim by Tom Greyhound), 팬츠 오디너리 피플(Ordinary People), 태슬 장식 슈즈 롱샴(Longcham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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