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LIE’s 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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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엄마이자 아카데미 상을 수상한 배우이며 영화 제작자이기도 하다. 또 유엔난민기구의 특사로 활동 중이다. 향수 브랜드의 모델을 맡은 건 처음인 걸로 안다. 겔랑의 모델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인 계기가 있나? 겔랑은 내 어머니가 사랑했던 브랜드다. 어머니의 화장대에는 늘 겔랑 제품이 있었고, 어머니에게선 항상 겔랑의 향기가 풍겼다. 겔랑은 세계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프랑스 퍼퓸 하우스이자 어머니와 나에게 진정한 아름다움과 럭셔리의 가치를 알려준 브랜드다. 프랑스에 대한 개인적인 애정도 모델 제의를 받아들인 이유 중 하나다. 나와 내 가족은 기회가 될 때마다 프랑스에서 시간을 보낸다. 겔랑이 향수를 만들 때 원료를 추출하는 방법, 좋은 향수를 만들기 위한 헌신, 사람들이 일하는 방식에 대해 듣고 나와 아주 잘 맞을 거라고 확신했다.

당신의 어머니와 그녀가 사용했던 ‘메테오리트 파우더(Météorites Powder)’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다. 어머니는 소박하고 수수한 여성이었다. 화장도 거의 하지 않았고 심플하고 평범한 액세서리를 좋아했다. 어머니가 가끔 중요한 자리를 위해 혹은 우아한 숙녀로 보이고 싶을 때 사용하는 몇 가지 아이템이 있었는데, 그중 하나가 겔랑 메테오리트 파우더다. 어린 나이에 보았는데도 그 우아한 비주얼이 잊히지 않는다. 모든 여성이 저마다 가장 여성스러워 보이고 싶을 때 사용하는 특별한 아이템이 있을 것이다. 어머니에 대한 추억 덕분에 나는 겔랑과 여성스러움을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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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 겔랑(Mon Guerlain)’의 어떤 점이 당신의 마음을 사로 잡았나? 라벤더와 샌들우드를 배합한 재스민 향이 마음에 든다. 지나치게 강렬하거나 달콤한 향을 좋아하지 않는데, 몽 겔랑의 향은 자연적이면서 관능적이어서 언제 어디서든 뿌릴 수 있을 것 같다. 캄보디아에서 겔랑의 로랑 회장을 만난 날을 잊을 수 없다. 그때 나는 <그들이 아버지를 죽였다(First They Killed My Father)>를 촬영 중이었는데, 나에게서 온갖 먼지와 벌레 방지 스프레이 향이 뒤엉켜 아마 지독한 악취가 났을 것이다. 이제껏 살면서 그때만큼 지저분한 냄새가 난 적이 없었다. 로랑과 강렬한 벌레 방지 스프레이 향 속에서 몽 겔랑의 향과 그 노트의 미묘함을 판별하느라 애쓰다가 아이러니한 상황에 웃음을 터뜨렸다.

배우로서 다양한 여성을 연기했는데, 당신이 정의하는 ‘여성다움’이란 뭔가? ‘여성다움’은 여성마다 제각기 다른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한다. 딸을 포함해 내가 아는 많은 여성이 각기 다른 의미를 부여할 것이 분명하다. 여성다움은 간단하게 정의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그 자체로 신비롭고 포괄적이니까. 내가 생각하는 여성다움을 굳이 말하자면, 우리가 원하는 자신의 모습에서 아주 조금 더 부드러운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프랑스 남부에서 광고를 촬영했다고 들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 그냥 자연스러운 결정이었다. 가족과 함께한 추억이 있는 곳이고 몽 겔랑의 원료인 라벤더를 포함해 겔랑 향수의 원료가 자라는 곳이기도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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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를 촬영한 바로 다음 날 런던에서 유엔 평화유지국방장관회의에 참석해 연설하고, 그 다음 날에는 요르단에서 유엔 난민기구와 아즈라크의 난민 캠프를 방문했다. 그 모든 일정을 소화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나? 바쁜 스케줄에 익숙하다. 아티스트로 살아가는 일은 큰 기쁨이지만, 그 일을 통해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없다면 쓸모도 의미도 없는 행위에 불과하다. 나는 운 좋게도 기금을 마련할 수 있는 창조적인 일에 능력이 있고, 체력이 따라주는 한 이 일을 계속할 생각이다. 아무 목적 없이 예술을 추구하거나 돈을 버는 삶은 공허할 뿐이다.

겔랑은 원료 공급 과정에서 지속 가능한 발전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고 들었다. 이러한 점도 당신이 모델 제의를 받아들이는 데 영향을 끼쳤나? 당연하다. 내가 무척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이다. 겔랑과 이 부분에 대해서 오랫동안 상세히 이야기를 나누었고, 본격적으로 모델 활동을 시작하기 전에도 지속 가능한 발전에 대한 겔랑의 의지를 거듭 확인했다. 겔랑이 공동체와 환경에 강한 책임 의식을 가지고 있는 점에 감동했다.

 

이번 겔랑 캠페인으로 얻은 수입을 모두 자선단체에 기부 했다고 들었다. 정확히 어떤 프로젝트를 진행하는지 궁금하다. 자선사업은 아이들에게 영감 받았고, 그 아이들이 태어난 나라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아이들과 함께 그 나라를 방문하고 그곳에 필요한 재단을 구축해 성장시키는 시스템이다. 프로젝트는 주로 교육과 건강, 환경문제에 집중되어 있다. 13년 전 캄보디아에서 TB(결핵 치료) 프로그램을 시작했고, 현재 에티오피아의 구호 및 재건 프로젝트와 어린이와 청소년 TB 프로그램도 진행 중이다. 나미비아에서 시행하는 사업의 주요 목표는 자연보호와 교육이다. 야생 환경 보호 구역, 동물 구호 프로그램, 지역 주민을 위한 의료 보건과 교육에 자금을 지원한다. 각 프로그램의 규모를 확장하고 있지만, 최종적으로 집중하는 것은 지역 공동체가 자립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다. 여성과 어린이의 권리를 확립하는 일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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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조우진

조우진
수트 암위(Am. We), 화이트 셔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드라마 <도깨비>를 끝내고 영화 <남한산성>과 <형제는 용감했다> 촬영장을 오가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조우진은 많은 사람들이 알아봐주기 훨씬 전부터 배우의 길을 걸어왔다. 연극과 영화 현장에서 느린 속도로 필모그래피를 채우던 이전과 두세 작품을 동시에 작업하게 된 지금을 비교해보면, 그를 둘러싼 공기만 바뀌었을 뿐 그 안의 조우진은 달라진 것이 없다. “현장에 있는 순간이 가장 행복해요. 요즘 들어 좀 쉬어야 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받곤 하는데 현장에서 쉬고 현장에서 스트레스를 풀고, 그러는 것 같아요. 카메라 앞에 서는 순간 온갖 걱정과 스트레스가 사라져요. 마치 마법 같은 순간이죠.”

<도깨비>는 끝났지만 여전히 쉬지 않고 촬영 중이다. 지금은 <남한산성>과 <형제는 용감했다>를 찍고 있고, 곧 <강철비> 촬영에 들어간다.

동시에 두 개의 작품을 하는 것이 쉽지 않겠다. 또 다른 도전이 되겠지. 작년에도 <리얼>과 <더 킹> <원라인>까지 세 작품을 동시에 했다. 과연 괜찮을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는데 지난해와 올해 내 각오가 크게 달라지지 않았더라. 주어진 대로 뭐든 열심히 한번 해보자는 각오로 임했고 올해도 마찬가지다. 물론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감정의 밸런스를 맞춘다고 생각한다. 악기에 비유하자면 이런 거다. 이 곡에서는 바이올린을 팽팽하고 격렬하게 연주하고 저 곡을 연주할 때는 소곡을 연주하듯 듣는 사람이 편안한 감정을 느끼도록 연주하는 거다. 지금껏 한 우물만을 파며 살아왔고 이제야 그동안 들어오지 않았던 많은 양의 물이 들어왔으니 노를 열심히 젓는 중이다.

많은 일을 하다 보면 일을 잘하는 것을 넘어 쳐내기도 벅찰 때가 있다. 그런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 음, 물론 몸은 피곤하다. 그런데 연기가 업이라고 생각한다면 그런 고민을 할 여유조차 없다. 어떤 작품이 주어졌으니 그 작품에서 내가 맡은 캐릭터가 얼마큼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연구하고 생각하기에도 바쁘다. 고민할 새 없이 바쁜 지금 이 순간이 솔직히 행복하다.

연기를 시작한 지 10년이 훌쩍 넘었지만 이름을 알린 건 얼마 되지 않았다. 이 길에 확신이나 신념이 없었다면 지금에 도달하지 못했을 텐데. 여전히 내가 왜 태어났고, 어떤 사람으로 살아가고, 또 내가 사는 이곳이 어떤 세상인지 답을 찾는 중이다. 삶은 결국 그런 것들에 대한 탐구생활이다. 다양한 인간 군상의 삶을 살면서 이 세상에서 조우진이란 사람은 어떤 인간인지 알아보고 싶어 배우의 길을 선택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배우라는 직업은 어떤 일인지, 세상이 무엇인지에 대한 답은 생의 끝자락에서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신념에 대한 질문을 했는데, 삶은 결국 신념과 오기가 교차하는 것 같다. 신념을 다잡기 위한 욕구나 욕망이 다양한 인물을 만나게 하는 원동력이 되는 것 같다. 배우로서 목표는 다양한 삶을 살며 되도록 많은 관객이 내 연기에 공감하게끔 하는 것이다. 그런 바람이 되도록 많은 작품을 만나고 싶은 욕망으로 이어지는 듯하다.

무명의 시간이 힘들지는 않았나? 힘들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다만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걱정은 없었다. 그런 걱정과 고민이 차고 넘쳤다면 이 일을 그만뒀겠지. ‘언젠가 나는 될 것이다’라는 생각도 없었다. 다만 배우를 하며 평생 먹고살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한때 어둠의 세계에 버려진 아이처럼 혼자 골방에 틀어박혀 고민하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복잡한 문제일수록 단순하게 생각하게 됐다. 배우의 길을 가보겠다고 생각했으니 한번 끝까지 밀어붙여보자고 마음먹었다. 가장 힘들었을 때는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연기를 하지 않고 다른 경제 활동을 해야 할 때였다. 일과 아르바이트를 동시에 한 적도 있는데 결국 양쪽 다 집중을 못 하겠더라. 그래서 작품 하나가 끝나면 3~6개월간 아르바이트를 했다. 편의점, 주유소, 물류 창고에서도 일해봤고 아파트 경비로도 일했고 막노동을 하러 간 적도 있는데 다른 일을 알아보라고 하더라. 그렇다고 대단한 고생을 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어차피 작품에서 다양한 직업을 연기할 테고, 이런 식의 경험도 언젠가 도움이 될 거라 생각했다.

 

조우진
블루종 암위(Am. We), 화이트 팬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시계 태크호이어(Tag Heuer), 안경 스페쿨룸(Speculum).

연극 무대가 그리울 때도 있나? 늘 동경한다. 무대에 서만 느낄 수 있는 짜릿함이 있다. 슬프다, 행복하다, 즐겁다, 노엽다 등의 여러 감정을 내가 만들면 그에 대한 반응이 동시에 온다. 늘 그리운 곳이다. 연극이든 영화든 본질은 같다. 공감을 어떻게 끌어내느냐는 숙제를 푸는 거다. 무대에서 그 숙제를 풀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다.

배우는 감정의 소모가 많은 직업이다. 많은 작품을 하다 보면 지나치게 많은 감정이 소모될 것 같다. 소모된다기보다는 소비된다고 생각한다. 소모라는 단어는 어쩐지 내 의지와 상관없이 쓰게 된다는 느낌이 든다. 그게 아니라 내 감정을 쓰는 거다. 작년에 <보안관>과 <38 사기동대>를 같이 하는데 열흘 정도 촬영이 겹쳤다. 그 겹치는 시간 동안 침대에 누워 잔 시간이 7시간이 채 되지 않았다. 어떤 날은 지방으로 이동해야 했는데 시간이 촉박해 KTX로 움직였다. 피곤한 와중에 바깥 풍경을 잠깐 바라보는데 행복하더라. 그 전에는 다음에는 어떤 작품을 구해야 할지, 생활은 어떻게 해야 할지, 이런 걱정이 더 많았는데 이제는 작품에 참여하는 시간이 이토록 많아진 거다.

좋은 배우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많이 하나? 답을 여전히 찾고 있지만 그 질문을 많이 하진 않는다. 그런 질문을 할 시간에 작품 속 내 임무와 역할에 대한 답을 찾으려 한다. 나이가 들고 다양한 인물을 연기하다 보면 그 안에서 좋은 배우에 대한 답을 찾게 되겠지. 내가 연기한 인물과 성격을 카드로 펼쳐 보면 전체가 보이지 않겠나. 그러려면 그 카드가 많아야 한다. 아직 그 대답을 찾을 수 있을 만큼 많은 인물을 만나지 않았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좋은 배우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은 늘 평행선상에 있다.

책을 매우 많이 읽는다고 들었다. 연기자는 텍스트를 통해 인물을 분석하고 연구한다. 텍스트를 많이 접해야 작품을 읽어내고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책을 많이 읽기보다는 늘 옆에 두려고 한다. 어쩌다 생긴 버릇이다. 한 권씩 차례로 읽지 않고 두 권 정도를 동시에 읽는다. 요즘은 정유정 작가의 <종의 기원>을 읽고 있다. 진하고 독한 소설을 좋아한다. 정유정 작가의 소설은 워낙 진해 읽다가 힘들어서 중간에 잡지나 에세이를 읽곤 한다. 김훈 작가의 소설은 술 마시면서 읽는다. <현의 노래>를 읽고 있으면 진짜 가야금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어떻게 모든 사물을 그렇게 깊이 있게 다룰 수 있는 걸까. 말이 나온 김에 얘기하자면, 비가 많이 쏟아지는 날 전면 창이 있는 공간에서 정유정 작가의 소설을 한번 읽어보라. 마치 <인셉션>처럼 몇 간계의 꿈을 꾸듯 감정이 침몰하는 느낌이 들 거다.

촬영을 마친 작품과 곧 촬영에 들어가는 작품을 보고 있으면 올해를 대표하는 한국 영화 라인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의 특별한 목표가 있나? 미래의 계획은 잘 하지 않는다. 바람이 있다면 1년이 지난 후에도 이런 모습과 각오를 가지고 주어진 대로 열심히, 최선을 다하며 살고 있으면 좋겠다. 현장에서 행복하게 연기하고, 신념이 흔들리지 않도록 내 삶을 잘 다져가며. 주변의 칭찬을 감사한 마음으로 품되 충언을 더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며, 그렇게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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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가장 뜨거운 남자 모델 4

터틀넥 니트 풀오버, 재킷, 팬츠, 홀스빗 슈즈 모두 구찌(Guc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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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츠와 스니커즈는 본인 소장품.

박 성 진

모델스닷컴 세계 모델 랭킹 27위, 한국 모델로는 독보적인 위치다. 세계로 활동 영역이 넓어지면서 겪은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인가? 많은 일을 겪고 나니 사는 데 요령이 좀 생긴 것 같다. 노련해진 느낌이다. 전보다 인간관계가 좁고 깊어진 것도 변화 중 하나다.

SNS 팔로어 수가 많다. 그만큼 박성진의 일상을 지켜보는 시선이 많다는 것이다. 모델이니까 어느 정도 사람들의 관심이 모이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할 말과 못 할 말을 누군가가 판가름하는 건 싫다. SNS는 내 직업과 별개다.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습과 기쁜 순간, 화나는 순간 등 단지 내 일상을 기록하고 하고 싶은 말을 써두는 곳일 뿐이다.

평소 에너지는 어디서 충전하나? 나는 스트레스를 잘 안 받는다. 무언가 내게 스트레스를 줄 것 같은 가능성이 보인다 싶으면 사전에 신경을 끊는다. 내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쉴 때는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내나? 모델은 일을 하지 않을 때도 언제든 일할 준비가 늘 되어 있어야 한다. 기다리는 게 일이다. 한국에서 시간이 나면 주로 체육관에 가거나 여자친구와 시간을 보낸다. 똑같은 일상이 반복되어도 내겐 무척 소중한 시간이라 즐겁다.

박성진의 취향이 궁금하다. 좋아하는 게 명확한 편이다. 영화는 공포물을 좋아한다. 로튼 토마토(Rotten Tomatoes)에서 선정한 공포영화 랭킹 100편을 거의 다 봤다. 귀신이나 괴물처럼 단순히 놀라게 하는 장치가 있는 영화 말고, 보는 사람을 불쾌하고 찜찜하게 만드는 작품을 선호한다. 1968년작 <로즈메리의 아기>를 재미있게 봤고, 최근에는 호주 영화 <바바둑>도 좋았다.

시각적인 영감은 어디서 받나? 펠릭스 발로통(Felix Vallotton)의 그림이 감동을 준다. 한때 이 작가를 너무 좋아해서 그의 특별전이 열리는 네덜란드까지 찾아가기도 했다. 현대미술이나 디자인에서 큰 영향을 받지는 않는다. 요즘은 실리적인 미학을 추구하는 편이다. 철저하게 실용적인 것으로만 채운 공간에서 느껴지는 아름다움이 좋다.

좋았던 여행지는 어디인가? 휴양지로는 태국의 크라비 섬, 푸에르토리코의 비에케스 섬이 좋았다. 도시 중에서는 도쿄가 제일 좋다. 다니기 편하고, 음식도 맛있고.

살면서 절대 타협할 수 없는 게 있다면 뭘까? 나는 평생 타협이란 걸 해본 적이 없다. 늘 좋아하는 것만 생각하고, 하고 싶은 일만 한다. 아무리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 일이라도 재미있고 좋으면 일단 한다. 혹시 잘못된 선택이었다면 스스로 책임지면 되니까.

 

허 재 혁

모델의 길을 걷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어느 날 문득 사진에 찍힌 내 모습과 거울 속 내 모습이 무척 다르다는 걸 느꼈다. 그 부분이 흥미로웠고, 나 자신이 더 궁금해져 시작했다.

쉴 때는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내나? 강아지 산책시킨다. 이름은 울이, 두 살 난 보스턴테리어다. 진짜 예쁘다. 매일 아침을 울이에게 사료 주는 일로 시작한다.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겪은 적이 있나? 뮤지션 자이언티, 포토그래퍼 최랄라, 필름 디렉터 김호빈과 함께 홀로코인(Holocoin)이라는 팀을 이루게 된 게 나의 터닝 포인트가 됐다. 각자의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아티스트들이다. 홀로코인 사람들을 만나며 큰 영감을 받는다. 패션계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어서 좋다.

최근 가장 기분 좋았던 일은 무엇인가? 지인이 가게를 정리한다고 해서 짐 옮기는 걸 도와주러 갔다가 내가 갖고 싶었던 걸 버리길래 챙겨온 일. 거울, 신발 털이 매트, 의자를 득템했다. 요즘 리빙 아이템에 꽂혀 있다. 집이 제일 중요한 공간이라는 걸 깨달았다. 있어야 할 것이 제자리에 있으면 기분이 좋다.

허재혁은 특이한 걸 좋아할 것 같다. 좋아하는 것에 이유를 두지 않는 편이다. 영화는 <몽 루아>가 떠오른다. 본 지 좀 됐는데 OST는 아직도 듣는다. 아트는 사진 예술을 좋아한다. 특히 좋아하는 작가는 윌리엄 이글스턴, 헬무트 뉴턴, 유르켄 텔러, 비비안 사센.

구도가 뚜렷한 사진을 선호하나 보다. 유르켄 텔러나 비비안 사센의 사진은 구도가 좋은데, 헬무트 뉴턴의 사진은 그 안에 담긴 무드가 좋다. 그와 관련된 다큐멘터리를 봤는데 정말 멋있더라. 윌리엄 이글스턴의 작품은 보면서는 내 마음이 저 사진 속 세상을 닮았으면 했다. 내 머릿속이 그의 사진과 같은 상태였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다.

서울에서 가장 자주 찾는 곳은 어디인가? 상수동에 새로 문을 열 예정인 ‘텔레비전’이라는 카페에 자주 드나들 것 같다.

스스로가 어떤 사람 같나? 소설 <인간실격>에 나오는 주인공의 유년 시절 이야기가 극적으로 느껴지지 않을 만큼 우울한 시간을 보냈다. 지금은 거의 극복했고 많이 달라졌지만 내면 깊은 곳 어딘가에는 아주 음울한 내가 남아있는 것 같다. 나는 꼭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면서 마음을 가다듬고 일상의 균형을 맞춰야 하는 사람이다.

스물세 살이다. 20대를 어떻게 채워가고 싶나? 하고싶은 일이 많다. 영상과 사진에도 관심이 많고, 아티스트들과 생각을 나누다 보면 떠오르는 게 많다. 조금씩 하고 싶은 것들을 정돈해나가는 시간을 보내야 할지도 모르겠다. 작년에는 죽은 듯이 조용히 살았는데, 이제부터는 죽을 듯이 하고 싶은 거 다 하면서 살고 싶다.

 

안 승 준

모델 말고 다른 꿈을 꾼 적이 있나? 꽤 많았다. 막연한 장래 희망 같은 것이었다. 항공 엔지니어도 꿈꿨고, 가구 디자이너도 되고 싶었다.

모델이 되고 많은 사람들에게 주목받는다. 일상에서 달라진 게 꽤 많을 것 같다. 그렇게 특별할 건 없다. 이 일 때문에 지친 적이 많아서 요즘 한창 마인드 컨트롤 하려고 노력 중이다. 솔직히 요즘 조금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내가 선택한 길이니까 후회하지 않으려 애쓴다. 이런 시절이 또 언제 오겠나 싶기도 하고.

시간이 날 땐 뭘 하나? 여자친구를 만나거나 이것저것 다양하게 해보려 하는 편이다. 우선 사람 만나는 게 좋고, 술 한잔 하는 것도 좋아한다. 작년 12월까지는 카페 아르바이트도 했고, 꽤 오랫동안 기타를 배워왔다.

요즘 제일 관심이 가는 건 무엇인가? 글쎄. 나는 아주즉흥적인 편이다. 음식도 마찬가지고. 뭐 먹을까 생각하다가 떠오르면 바로 찾아 먹는다. 마음에 탁 떠오르면 망설이지 않고 바로 시도한다. 하고 싶은 건 많은데 할 줄 몰라서 못 하고 있는 게 많다.

영화도 즉흥적으로 선택해서 보나? 최근작은 대부분 그런 경우가 많다. 전부터 좋아한 영화는 <트레인스포팅>. 위태위태한 청춘의 삶을 그린 영화인데 보고 나면 다양한 질문이 머릿속에 떠오른다. 좋아하는 배우는 소피 마르소. 오래전부터 팬이다. 소피 마르소가 나오는 <라붐>과 <팡팡>도 여러 번 봤다.

즉흥적인 와중에도 집착하게 되는 것이 있을 것 같은데. 해외 스케줄이 있거나 따로 여행을 가면 어느 도시건 전망대에 꼭 오른다. 이유는 없다. 그냥 높은 곳에서 그 도시를 내려다봐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여행 가서 집착하는 게 또 하나 있다. 기념품 가게에서 파는 마그넷은 잊지 않고 사 온다. 빨리 모으고 싶어서 내가 아닌 주변 사람들이 여행을 가도 마그넷 좀 사다달라고 부탁한다. 지금 한 30개 모았다.

서울에서 가장 자주 찾는 곳은 어디인가? 집 근처 5km 이내에서만 활동하는 편이다. 성수동 집 근처에 있는 ‘뚝방전설’이라는 이름의 오래된 술집을 자주 찾는다. 사장님이 직접 요리하는데 메뉴가 다 맛있다.

스스로 생각하는 자신은 어떤 사람인가? 겉모습보다 내면을 더 중요시 여기는 사람이다. 나는 생각이 아주 많다. 그래서 이런 생각을 표현하는 방법을 찾고 싶은데, 모델일로는 여전히 갈증이 느껴진다. 보이는 게 다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외면을 더 중시하는 직업을 가졌다.

 

장 성 훈

공대 출신 모델이라고 들었다. 독특하다. 2학년 때까지 공부를 진짜 열심히 했다. 장학금도 받았다. 그러던 차에 공부만 하다가 20대가 끝나버리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로망이라고만 생각했던 모델 일에 도전했다.

엄청 튀는 학생이었겠다. 다른 친구들과 똑같이 생활했다. 다만 조금 활동적인 편이라 여러 동아리에 참여했고, 아르바이트도 꽤 했다. 카페에서 일해봤고, 학교 도서관 사서도 했다. 고등학생들에게 수학 과외도 했는데, 이 일은 아직도 한다. 두 명의 고3 학생을 맡고 있다. 숙제를 안 해 오면 바로 부모님에게 보고하는 단호한 과외 선생님이다.(웃음)

요즘 최대 관심사는 무엇인가? 전시에 빠져 있다. 친구와 하루 날 잡고 여러 전시를 관람했는데 엄청 즐거웠다. 그 이후로 시간이 날 때마다 크고 작은 전시를 보러 다닌다. 아무리 좋아하는 일을 해도 몸이 지치면 마음까지 나태해지는데, 전시에 다녀오면 생각이 정리되는 기분이 든다.

최근에는 어떤 전시에 다녀왔나? 아트선재센터의 전시를 봤다. 아티스트 그룹 장영혜중공업의 개인전이다. 현시대에 대한 메시지를 명확하고 적나라하게 표현한 작품이 대부분이었다. 시국과 꼭 어울려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는 전시였다.

특별한 전시 감상법이 있는지 궁금하다. 크게 와 닿지 않는 전시는 빠르게 보는 편이다. 자세히 들여다봐야 하는 작품도 있겠지만, 나는 전시의 전체적인 흐름에 영향을 받는 편이다. 취향에 맞는 전시는 오랫동안 눈에 꾹꾹 눌러 담으며 감상한다. 여러 작가들의 작품을 한데 모아 기획하는 단체전도 즐긴다. 나는 고전미술보다 현대미술에 더 관심이 많다. 특히 패션 분야와 밀접하면 밀접할수록 더 흥미를 느낀다. 시각적으로 받은 영감은 일을 할 때에도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좋았던 전시의 정서를 몸으로 표현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한다.

시각적인 영감을 좋아한다면 영화에도 끌리겠다. 최근에는 자비에 돌란 감독의 <단지 세상의 끝>을 봤다. 영상미는 말할 것도 없이 아름다웠고, 음악도 좋았다.

장성훈의 인생 영화는 무엇인가? <라빠르망>과 <당신이 사랑하는 동안에>. 두 영화를 본 당시의 내 감성이 어땠는지는 모르겠지만 여운이 무척 길게 남았다.

주로 어떤 사람들과 어울리나? 학교 친구들을 자주 만난다. 대부분이 나처럼 사회 초년생이라 마음이 잘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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