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우진다움

스트라이프 셔츠와 블랙 쇼츠 모두 라프 시몬스 바이 10꼬르소 꼬모 (Raf Simons by 10 Corso Como).
스트라이프 셔츠와 블랙 쇼츠 모두 라프 시몬스 바이 10꼬르소 꼬모 (Raf Simons by 10 Corso Como).

연우진을 만난 건 <내성적인 보스> 촬영이 끝난 지 보름이 채 되지 않았을 때였다. 몇 달간 살아온 ‘은환기’로부터 빠져나오는 길이었고, 그때의 감정이 쉬이 사라지지 않아 다른 작품을 마쳤을 때보다 유독 더디게 연우진으로 돌아오는 중이었다. “아직 ‘환기’에 빠져 있어요. 그래서 더 열심히 몸을 움직이고 발버둥 치듯이 화보 촬영을 한 것 같아요.” 아직 환기에서 완벽하게 벗어나진 못했지만 드라마 <7일의 왕비>로 새로운 옷을 입을 준비를 시작했다. 첫 촬영까지 많은 시간이 남아 있어 새로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자세히 나눌 순 없었지만 커다란 틀은 로맨스라고 한다.

“로맨스 작품 속 저를 많은 분들께서 좋아해주시지만 그 자리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는 고민을 늘 해요. 물론 특정한 캐릭터를 하고 싶다고 해서 뜻대로 되진 않지만요. 그런데 어느 순간 자연스러운 만남이 찾아오기도 하더라고요. 올해 세 편의 영화, <사선에서> <더 테이블> <궁합>이 개봉해요. 이 영화들에서 익숙하지 않은 저를 만나실 수 있어요. 개인적으로 올해가 기대되는 이유죠. 그러고 보면 뭔가를 잡으려고 애쓰는 순간 잃는 게 더 많은 것 같아요. 어떤 작품이건 열심히 하면서 깊은 생각과 철학이 쌓여갈 때 기쁨을 느껴요. 앞으로도 로맨스가 아닌 더 다양한 색을 입게 된다면 좋겠지만 지금의 저다움을 잃지 않고 연기하며 꿋꿋이 가보려고요.”

 

데님 티셔츠 오디너리 피플(Ordinary People).
데님 티셔츠 오디너리 피플(Ordinary People).

포즈가 다이내믹해서 의외였다. <내성적인 보스> 방송 전에 했던 화보 촬영과는 사뭇 달랐다. 그때는 드라마 방영 직전이어서 캐릭터에 온전히 빠져들지 못해 불안한 감이 없지 않았다. 그런데 오늘은 약간 들뜬 상태로, 스스로를 좀 더 자유분방하다고 느끼며 촬영했다. 사실 오늘 스튜디오에 오면서 걱정했다. 드라마가 끝난 지 2주 정도 되어가는데 아직 은환기라는 캐릭터와 그때의 추억들이 남긴 잔상에 여전히 취해 있는 중이라 화보 촬영을 잘 할 수 있을지 모르겠더라. 드라마를 촬영하면서 검은 옷을 많이 입었기 때문에 오랜만에 이렇게 밝은색 옷을 입었는데 낯설지 않았다. 화보 촬영 덕분에 어두운 톤의 은환기에서 무사히 빠져나온 것 같다. 기분 좋은 작업이었다.

작품을 끝낸 후 연기한 캐릭터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애쓰는 편인가? 보통은 작품이 끝나면 고향인 강릉에 가서 재충전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이번엔 내려가지 못했다. 시간이 어떻게 흘렀는지도 모르겠다. 굳이 뭔가를 하려 하지 않고 일상을 보내면서 생각이 자연스레 흘러가도록 내버려두었다. 이번 작품을 준비하며 가장 중점을 둔 것이 나 자신을 버리는 일이었다. 몸에서 힘을 최대한 빼고 내 안의 많은 것을 비워내려 했다. 작품이 끝나고 난 지금도 마찬가지다. 원래는 맛있는 것 먹으러 다니기 좋아하고 여행도 떠나곤 하는데, 이번엔 여운이 길어서인지 오히려 뭘 하지 않으려 애쓰고 있다.

환기를 준비하며 왜 자신을 비우려 한건가? 처음에는 내성적인 은환기와 나의 공통점을 찾으려고 애썼다. 그러다 보니 자꾸 뻔한 부분이 부각되며 재미없게 느껴졌다. 말수를 줄이고 정적인 모습만 표현하면 재미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나란 사람과 캐릭터의 공통점을 찾지 않고 그냥 나를 비우기로 했다. 그래서 애써 뭔가를 찾으려 하지 않고 음악을 들으며 혼자 많이 걸었다. 작품에 대해 생각하고, 일상의 나에 대해 생각하기도 하면서. 그렇게 나를 자유롭게 풀어놓으니까 어느 날 은환기가 나에게 탁 와 있는 느낌이 들었다. 신기했다.

 

스트라이프 슬리브리스 셔츠 오디너리 피플(Ordinary People), 데님 오버올 노앙(Nohant).
스트라이프 슬리브리스 셔츠 오디너리 피플(Ordinary People), 데님 오버올 노앙(Nohant).

왜 그렇게 열심히 걸었나. 처음엔 살을 빼려고 매일 1만5천보 이상 걸었다. 아무 생각하지 않고, 자연을 보고 사람을 구경하며 걸었다. 그런데 걷다 보니 중독이 되더라. 그리고 자연스레 환기에 가까워진 느낌이 들었다. 작품 때문에 살을 빼긴 했는데 지금의 상태가 썩 나쁘진 않다. 오히려 기분이 좋다고 해야 할까? 상쾌하기도 하고 몸이 가벼운 느낌도 좋고 머리가 맑아진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적당한 예민함이 생긴 것 같아 좋다. 오감이 자극된달까.

예민함이 독이 되기도 한다. 장단점이 있겠지. 일단 연기할 땐 좋다. 그런데 이런 예민함에 빠져 있다 보니 주변 사람들을 잘 챙기지 못할 때가 있더 라. 너무 나만의 세계에 갇히게 된다. 드라마가 ‘소통’에 관해서 얘기하는데 정작 나 자신은 주변 사람들과 소통을 잘 하지 못한 것 같다. 미안하기도 했고 스트레스로 다가오기도 하더라. 하지만 지루한 일상에서는 이 예민함으로 스스로가 더 풍족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내가 일을 하고 있구나’, ‘내가 어딘가에 빠져 있구나’라는 생각에 기분도 좋았다.

드라마는 한 회 방송이 끝나면 반응이 즉각적으로 나온다. 그 반응을 보며 16부를 끌어가야 하는데 <내성적인 보스> 시청률이 기대만큼 나오지 않아서 배우로서 힘들었을 수도 있겠다. 삶의 철학이기도 하고 똥고집이기도 한데, 나는 나에게 일어나는 일을 자연스럽게 흘려보내는 편이다. 모든 일 는 이유가 있을 테니 흘러가는 대로 그렇게. 그런 것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지는 않는데 그래도 처음 겪어본 일이긴 했다. 나다움으로 그런 것들을 덜 어내기 위해 애를 썼던 것 같다. 일희일비하기보다는 큰 그림 속에 이 작품이 높은 완성도로 끝까지 유지하려면 우리의 길을 정확하게 가야 한다고 생각하며 마음을 다잡았다. 물론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무사히 끝냈고 촬영 내내 아등바등하며 이를 악물고 연기했다. 함께 연기한 동료 배우들과는 오히려 더 잘 뭉쳤다. 촬영장의 우리는 뜨거운 용암같이 들끓었다.

이번 작품이 자신에게 더 특별한 의미가 있다면 무엇일까? 나를 찾으려고 노력했다. 연기를 하며 늘 성찰의 시간을 갖는데 이번 작품만큼 이렇게까지 자학하며 성찰해본 적은 없는 것 같다. 지치지 않기 위해 아등바등했지만 사실 많이 지치기도 했다. 그래도 그런 과정이 있었기에 어느 때보다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또 다른 내 모습을 보았고, 몰랐던 예민함을 찾았으며, 연기 하는 시간이 너무나 소중했다. 인간 연우진과 배우 연우진 모두 한 단계 더 깊어진 것 같다. 지칠 때마다 함께 연기하는 배우들로부터 큰 힘을 얻었다. 내가 환기에만 빠져 있을 때 주위에 늘 함께 연기하는 배우가 있었고, 이 사실이 매우 안심이 되는 순간도 있었다. 나보다 어린 배우들이었지만 그들로부터 얻는 에너지가 정말 컸다. 그 에너지가 내 안의 어떤 것을 끄집어내는 큰 동력이 되었다. 연기란 함께해야 한다는 것, 작품이란 함께 책임감을 가지고 만들어가는, 아름다운 예술이라는 걸 알았다.

 

네이비 셔츠 오디너리 피플(Ordinary People), 핑크 수트 비비안 웨스트우드(Vivienne Westwood), 스니커즈 폴 스미스(Paul Smith).
네이비 셔츠 오디너리 피플(Ordinary People), 핑크 수트 비비안 웨스트우드(Vivienne Westwood), 스니커즈 폴 스미스(Paul Smith).

작품 하나하나를 해낼수록 스스로에게 일어나는 변화가 있을 것 같다. 또는 반대로 시간이 지날수록 잃고 싶지 않은 신념도 있을 테고. 연기를 할수록 나만의 고집이 생겨 때론 주변 사람들에게 미안할 때가 있다. 잃고 싶지 않은 가치관은 고난과 역경을 헤쳐나가는 나만의 방법이다. 어떤 문제에 봉착했을 때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 어느 상황에서나 느긋하고 긍정적으로 대처하고 순리에 맡기는 것이다. 그런 마음가짐이 내 삶을 더 부드럽게 해주는 것 같다.

긍정적인 당신에게 가장 큰 역경이 있었다면 언제인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인 아버지와 이별했을 때. 가장 존경하는 사람이자 가장 친했던 친구고 내 인생의 롤 모델인 사람과 이별하는 그 순간이 가장 힘든 시간이었다. 항상 느끼고 있는 아버지를 향한 그리움은 내가 살아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연기를 계속하는 이유이기도 하고. 아버지는 내게 신적인 존재나 다름없어 마음 속 어딘가에서 항상 나를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 되어준다. 지금도 기쁜 일이 생기면 아버지가 먼저 떠오른다. 그리고 어느 선택의 기로에 설 때마다 아버지라면 어떻게 하실지 떠올려본다. 그 선택이 옳았을 때는 아버지가 도와 줬다는 생각이 들어서 소주 한잔 하면서 기쁨을 나누고 싶다.

얼마 전 공식 SNS에 드라마를 하면서 그린 그림 한 장과 함께 드라마를 끝낸 소감을 남겼다. 처음엔 공개하지 않을 생각이었는데, 연필을 깎아 소감을 적고 사진을 찍고 나니 끝까지 내가 아닌 은환기로 작품을 떠나보내고 싶은 마음이 생겼고 그 마음을 시청자들에게 전하고 싶었다. 드라마에서 집에 혼자 있는 장면이 많았는데 언제부턴가 그곳이 굉장히 편하고 안락하게 느껴지더라. 그래서 시간이 날 때마다 그곳에서 그림을 그렸다. 16부까지 촬영이 끝나고 나니 그림이 완성되었다. 마음 가는 대로 그린 그림이지만 그 속에는 농촌에서 보내는 안락한 시간이 담겨 있다. 편안하게 누워 자연에서 유유자적 시간을 보내고 있는 내 모습 같기도 하고. 의도한 그림은 아니었고 손이 가는 대로 자연스레 그렸다. 언젠가 산과 바다가 있는 곳에서 살고 싶은 꿈이 있다. 자연이 주는 경이로움이 좋다. 자연을 보고 있으면 치유되는 느낌을 받는다. 아마 어려서부터 부모님과 여행을 많이 다녀서 지금도 그런 곳을 찾으려 하는 것 같다.

 

데님 티셔츠 오디너리 피플(Ordinary People), 데님 롱 재킷과 쇼츠 모두 J.W. 앤더슨 바이 톰 그레이하운드 (J.W. Anderson by Tom Greyhound), 스니커즈 반스 어센틱(Vans Authentic).
데님 티셔츠 오디너리 피플(Ordinary People), 데님 롱 재킷과 쇼츠 모두 J.W. 앤더슨 바이 톰 그레이하운드 (J.W. Anderson by Tom Greyhound), 스니커즈 반스 어센틱(Vans Authentic).

연기 말고 나를 뜨겁게 하는 것이 있나? 재미없게 들리겠지만 아직 없다. 가끔 나조차 연우진이라는 사람이 지루하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뜨거운 뭔가를 하고 싶은데, 그래서 늘 찾으려고 하는데 아직 찾지 못했다. 많은 것을 해보지 못하고 지나가버린 시간이 후회될 때도 있어서 앞으로는 좀 더 용기를 내볼까 한다.

뜨거운 뭔가는 무엇이 될까? 록을 좋아하는데 어느 순간 그 취향을 잃어버리고 살았다. 록 음악에 재능이 있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즐기기 위해 용기를 내볼까 한다. 언젠가는 취미로 밴드도 해보고 싶다. 그럼 나 자신이 더 풍요로워질 것 같다.

하루에 1만5천보씩 록 음악을 들으며 걸었겠다. 아니. 트로트 들었다. 트로트의 구성진 리듬감에 몸이 반응했다. 나훈아 선생님 노래를 많이 들었다. 색달랐다. 새로운 것들이 유독 눈에 많이 들어온 때였기 때문이었을까?

 

배우 연우진의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 최종 목표라기보다는 늘 깨달음이 있으면 좋겠다. 인간에 대한 것일 수도 있고 사회적인 관심사일 수도 있고. 깨닫기 위해 움직이고, 그러면서 성숙하고 단단해지고 싶다. 연기가 되었든 다른 무언가가 되었든. 물론 그 범주 안에 연기는 늘 함께하면 좋겠다.

대답할 때 늘 명확한 단어를 선택하려는 것 같다. 단어 선택이 문과보다는 이과생 같다. 그런가? 이과 출신이긴 하다. 연기를 전공한 게 아니라 토목과를 전공했으니. 대학에서 진로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했다. 어렸을 때는 수동적으로 살았는데 스무 살을 지나면서 그동안 참아온 것들이 터져 나왔다. 물론 선택의 두려움도 있었다. 운 좋게 배우의 길에 들어서기까지 순간순간의 연결 고리가 잘 맞아떨어졌다. 군대를 비교적 일찍 다녀온 편인데 그때 정말 영화에 미쳐 있었다. 그래서 제대하자마자 배우가 되고 싶은 의지가 불타 올랐다. 그 의지에 스스로 박수를 쳐주고 싶다. 그냥 흘러가버릴 수도 있던 시간인데 이렇게 좋은 흐름이 되었다.

인터뷰를 즐기는 편인가? 오늘 아주 오랜만에 말을 많이 하는 것 같다. 이런 내가 어색하다.(웃음) 인터뷰는 정말 어렵다. 내 생각을 정확하게 전달하고 싶다. 더 궁금한 게 있다면 언제든지 메일을 보내달라.

ⓒ MARIECLAIREKOREA 사전동의 없이 본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연관 검색어

오연서의 서머 스토리

머메이드 라인의 플로럴 패턴 러플 드레스 가격 미정, 레이저 커팅 디테일의 에일린 백 2백만원대, 청량한 컬러 블록 스웨이드 샌들 가격 미정 모두 살바토레 페라가모(Salvatore Ferragamo).
머메이드 라인의 플로럴 패턴 러플 드레스 가격 미정, 레이저 커팅 디테일의 에일린 백 2백만원대, 청량한 컬러 블록 스웨이드 샌들 가격 미정 모두 살바토레 페라가모(Salvatore Ferragamo).
은은한 미러 렌즈와 베이비핑크 프레임이 어우러진 빈티지한 선글라스 57만원대, 옐로 백리스 드레스 가격 미정 모두 살바토레 페라가모(Salvatore Ferragamo).
은은한 미러 렌즈와 베이비핑크 프레임이 어우러진 빈티지한 선글라스 57만원대, 옐로 백리스 드레스 가격 미정 모두 살바토레 페라가모(Salvatore Ferragamo).
템플에 길게 이어지는 간치오 로고 장식이 포인트인 클래식한 선글라스 59만원대, 산뜻한 플라워 프린트 드레스 모두 살바토레 페라가모(Salvatore Ferragamo).
템플에 길게 이어지는 간치오 로고 장식이 포인트인 클래식한 선글라스 59만원대, 산뜻한 플라워 프린트 드레스 모두 살바토레 페라가모(Salvatore Ferragamo).
군더더기 없이 간결한 디자인의 롱 베스트 드레스 가격 미정, 오버사이즈 펄 드롭 이어링 가격 미정, 오리엔탈풍 플라워 자수가 인상적인 데님 소재 지니 백 1백40만원대 모두 살바토레 페라가모(Salvatore Ferragamo).
군더더기 없이 간결한 디자인의 롱 베스트 드레스 가격 미정, 오버사이즈 펄 드롭 이어링 가격 미정, 오리엔탈풍 플라워 자수가 인상적인 데님 소재 지니 백 1백40만원대 모두 살바토레 페라가모(Salvatore Ferragamo).
다양한 스타일에 어울리는 빈티지한 스퀘어 프레임의 스카이블루 선글라스 57만원대, 상큼한 블루 컬러의 플레어 라인 니트 드레스 가격 미정, 전체적으로 레이저 커팅을 한 모던한 소피아 백 가격 미정, 위빙 디테일 골드 샌들 1백20만원대 모두 살바토레 페라가모(Salvatore Ferragamo).
다양한 스타일에 어울리는 빈티지한 스퀘어 프레임의 스카이블루 선글라스 57만원대, 상큼한 블루 컬러의 플레어 라인 니트 드레스 가격 미정, 전체적으로 레이저 커팅을 한 모던한 소피아 백 가격 미정, 위빙 디테일 골드 샌들 1백20만원대 모두 살바토레 페라가모(Salvatore Ferragamo).
간치오 로고와 빛나는 크리스털 템플이 세련되고 럭셔리한 스타일을 완성시키는 스페셜 에디션의 선글라스 1백10만원대, 레드 그러데이션 슬리브리스 드레스 가격 미정 모두 살바토레 페라가모(Salvatore Ferragamo).
간치오 로고와 빛나는 크리스털 템플이 세련되고 럭셔리한 스타일을 완성시키는 스페셜 에디션의 선글라스 1백10만원대, 레드 그러데이션 슬리브리스 드레스 가격 미정 모두 살바토레 페라가모(Salvatore Ferragamo).
브라운 컬러의 빅 프레임과 길게 이어진 간치오 로고가 클래식한 분위기를 내는 선글라스 59만원대, 유니크한 프런트 포켓 디테일의 화사한 플라워 패턴 드레스 가격 미정 모두 살바토레 페라가모(Salvatore Ferragamo). 고급스러운
브라운 컬러의 빅 프레임과 길게 이어진 간치오 로고가 클래식한 분위기를 내는 선글라스 59만원대, 유니크한 프런트 포켓 디테일의 화사한 플라워 패턴 드레스 가격 미정 모두 살바토레 페라가모(Salvatore Ferragamo).

고급스러운 블랙 컬러와 볼륨감 있는 프레임이 돋보이는 스페셜 에디션 선글라스 59만원대, 펀칭 드레스와 레이어드한 뷔스티에 니트 드레스 모두 가격 미정 살바토레 페라가모(Salvatore Ferragamo).
고급스러운 블랙 컬러와 볼륨감 있는 프레임이 돋보이는 스페셜 에디션 선글라스 59만원대, 펀칭 드레스와 레이어드한 뷔스티에 니트 드레스 모두 가격 미정 살바토레 페라가모(Salvatore Ferragamo).

Cooperation 제이슨 여행사 문의 02-515-6897

ⓒ MARIECLAIREKOREA 사전동의 없이 본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ZICO Says

코튼 아티스트 오버올, 라지 테크니컬 나일론 가죽 럭색 모두 버버리(Burberry).
코튼 아티스트 오버올, 라지 테크니컬 나일론 가죽 럭색 모두 버버리(Burberry).

지코의 곡 중에 이런 가사가 있다. ‘요즘 누가 제일 핫해, 요즘 누가 곡 잘 써/ 아주 좋은 질문이야 brother, 답은 차트에 나와 있어’. 스스로 ‘난 감출 것이 없고, 허세도 필요 없다’는 듯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의문에 음악으로 답하고, 음원 차트로 파급력을 입증해온 지코. 그는 힙합과 아이돌을 이분법적으로 나누는 것이 얼마나 소모적이고 시대착오적인 논쟁인지 증명하며 신을 뒤바꿔왔다.

새 싱글 ‘She’s a Baby’를 발표한 다음 날, 주요 음원 차트 맨 꼭 대기에 이름을 올린 그는 약속 시간보다 일찍 스튜디오에 도착했다. ‘1위 가수’라고 반기는 스태프들의 너스레에 멋쩍은 웃음으로 화답한 뒤 거울 앞의 자에 앉은 그는 시안 이미지를 확인하고, 정리된 몇 가지 질문을 하고선 일말의 지체없이 정확하게 제 할 일을 해나갔다. 시간이 자신의 최대 기회비용임을 지각하고 있으며, 스스로를 어떻게 저축하고 소비해야 하는지에 대한 뚜렷한 비전을 가진 이의 움직임이었다. 또래에 비해 압도적인 부와 명예를 누린 ‘영 블러드 프로듀서’라는 화려한 수식 뒤, 그가 지금까지 이뤄낸 성취에는 이런 일련의 과정이 작용했던 것이 아닐까.

또한 지코는 손에 꼽을 만큼 명쾌한 인터뷰이이기도 했다. 자기표현에 주저함 없는 자신의 랩처럼 질문과 답 사이에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고, 오래 묵혀둔 듯한 생각이 깔끔한 문장이 되어 돌아왔다. 특유의 시원한 발성과 분명한 발음은 단단한 생각에 힘을 보탰다. 지코는 그간의 성취를 부정하거나 과시하지 않으며 앞으로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올해는 완전, 아예 다 쏟아낼 거다. 장전된 것들이 좀 많다’고 했다. 초조나 불안의 그림자라곤 없는 그 명쾌한 답을 듣고 있자니 이 젊은 아티스트의 다음이 더 궁금해졌다.

 

1705mcmgcelmr10_ 08

음원 1위를 축하한다. 지코에게 1위는 여전히 놀라운 일인가? 겸손 떠는 게 아니라 매번 놀랍다. 당연하다는 생각은 한 번도 안 해봤다. 최근 음원 차트가 개편되면서 차트 진입과 동시에 1위를 하기가 더 어려워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터라 힘들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싱글 ‘She’s a Baby’ 커버 이미지를 직접 촬영했다. 귀여운 토끼 두 마리는 어떻게 촬영하게 된 건가? 코드를 만들고 반주 기타를 받을 때부터 이 곡 은 포근한, 동물을 쓰다듬는 듯한 느낌이었다. 멜로디에서 전해지는 특별한 촉각이 있었다. 복슬복슬한 털을 만지고 있다는 느낌을 이미지로 만들어보고 싶었다. 그래서 직접 촬영도 했다. 재킷 촬영을 항상 해주는 형의 말로는 전문적이지 않아서 표현되는 감성이 있다고 하더라. 내가 그걸 노렸다.(웃음)

이번 싱글은 소프트한 무드의 곡이더라. 지코의 센 곡을 좋아하는 편이라.(웃음) ‘아, 이땐 이걸 해야 돼’ 하는 식으로 주판을 두드리기보다는 당시에 다루고 싶은 주제가 생기면 그걸 그냥 하는 편이다. 노래를 만들 당시 날씨가 쌀쌀하기도 했고 추우면 되레 감성이 따뜻해지기도 하지 않나. 또 멜로영화를 한창 봐서인지 감성이 풍부하던 때였다.

지코의 사랑 노래를 듣고 있으면 굉장한 로맨티스트일 거라는 생각이 든다.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그렇지만 평소에는 아니다.(웃음) 확실히 곡 안에서 지나치게 낭만적으로 변하는 것 같다. 우지호로 살 때보다 지코일 때 더 로맨티스트다. 감성적인 곡을 만들어 청취자를 대리 만족시켰다면 그게 내가 한 가장 로맨틱한 행동 아닐까. 내 음악을 듣고 조금이나마 설렘을 느끼거나 마음이 따뜻해졌다면 말이다.

 

본인 이야기를 랩의 소재로 삼을 때 가장 매력적인 것 같다. 자신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인가? 누구나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기 때문에 항상 본인에 대한 생각이 먼저라고 본다. 주로 랩으로 음악을 표현하는데, 랩은 자기 이야기를 할 때 가장 빛이 난다. 그리고 난 내 이야기를 할 때 가사가 잘 나온다. 스스로를 돌아볼 여유가 없을 때도 있지만 그 바쁜 시간 속의 나의 모습도 결국 나 아닌가. 거기에 대한 생각을 가사로 쓰기도 한다.

더 좋은 곡을 만들기 위해 자신에 대해 집요하게 파고들지는 않고? 그건 아니다. 그러면 그 순간부터는 스스로를 꾸며내는 것이 대부분이니까. 억지로 영감을 만드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면 바로 생각에서 빠져나오려고 한다. 숨 쉬듯이 자연스럽게 찾아오는 생각이나 감정이 작업에 도움을 준다. 지금 이 순간 내 기분이 어떻다 하는 식의 사소한 것이라도 말이다.

현재 가장 감 좋고 예리한 프로듀서로 지코를 꼽는다. 이런 수사가 거듭 될수록 재능이 소진될까봐 걱정되지는 않나? 내가 가진 재능 중에 그나마 갖게 돼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나름의 성실함이다. 그것마저 없었으면 큰 일 났을 것 같다. 재능이라는 것이 내게 머무는 것은 찰나니까. 그래서 많이, 꾸준히 결과물을 내는 것 같다. 내 감이 가장 생동감 있게 팔딱거릴 때 가능한 한 많이 뿌려놓고 싶다. 지금이 아니면 할 수 없는 표현들이 분명 있으니까. 물론 소진될 수 있다는 걱정도 있다. 휴식이 필요한 것 같고 그래서 고민이 많다. 2015년에 24곡을 낸 것과 비교하면 작년에 작품이 적었다. 쏟아낸 만큼 그만큼의 강제적인 슬럼프가 온다.

일전에 인터뷰에서 ‘무난하게 살 때가 가장 할 말 없는 때다’라는 말을 했다. 지금은 어떤가? 계속 작년과 비교하게 되는데, 작년에도 바쁘긴 했지만 뭔가 많이 허탈한 해였다. 감사한 것과 행복한 것에는 명백한 차이가 있다는 걸 깨달았다. 이렇게 사는 것에 감사하다 보면 행복이 뒤따라오겠지 생각했는데 행복을 느끼는 감정선과 감사를 느끼는 감정선은 별개더라. 감사하다고 행복할 수 있는 게 아니고 행복하다고 감사한 게 아니다. 작년의 나는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지만 행복하다고 느끼지는 못했다. 하지만 올해는 감사하고 행복한 해가 될 것 같다. 적어도 4월까지는 그랬다.

2017년에는 다시 쏟아낼 수 있지 않을까? 올해는 완전, 아예 다 쏟아낼 거다. 장전된 것들이 좀 많다.

잘 노는 이미지 때문일까 안 보이는 곳에서 성실하게 장전하고 있는 지코의 모습을 상상하기 어렵다. 그런 오해를 받는 게 좋다. 나에 대해 완벽히 알아서, 음악을 들을 때 끊임없이 시간을 투자하고 고민에 싸여 고통스럽게 짜내며 만드는 나를 떠올린다면 음악을 감상하는데 영향을 미칠테니까.

 

가사 한 줄 쓸 때도 분석을 하는 통에 그게 자신의 발목을 잡을 때도 있다고 했다. 강박적으로 작업하는 스타일은 여전한가? 연차가 쌓이면서 요령도 생기기 마련이지 않나? 결국 모든 작업은 자기만족이기 때문에 강박과 요령은 별개의 문제 같다.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는 사람도 아마 똑같지 않을까? 원고를 마감하기 전까지 수십 번 수정할 것이고, 그중에 버리기 아까운 내용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건 평생 본인만이 알겠지. 결국 마지막에는 자신의 마음에 드는 걸 선택하기 마련이다. ‘이걸 하면 남들이 내 빈틈을 알아챌 거야’ 하기보다 2, 3년 후에 들어도 후회하지 않을 결과물을 세상에 내놓으려 한다. 거기에는 강박이 필요하다.

힙합과 아이돌을 이분법적으로 구분하는 논쟁이 이제는 무의미하다. 거기엔 지코의 역할도 컸다. 인정받기 위해서 노력했고, 이제 더 이상 본인을 증명할 필요가 없다. 전에는 그 이분법적인 생각을 부수고 싶다는 생각으로 쓴 랩 가사가 태반이었다. 결국 많은 분들이 일부분 인정해주고, 그만큼 내 음악에 관심을 가져주니까 이제는 거기에 보답하는 느낌으로 음악을 계속하는 것 같다. 한데 증명은 다른 문제다. 달려서 완주하면 끝나는 게 아니라 결 승점에 도달했을 때 또 그만큼의 목표가 만들어지는 것 같다. 증명이라는 카테고리 안에서 움직이기보다는 앞으로 실현하고 싶은 게 더 많아질 뿐이다.

다음 목표는 무엇인가? 본인이 지닌 잠재력을 눈치채지 못하는 독창적인 플레이어들이 빛을 보게 하는 역할을 하고 싶다. 나 자신이 잘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코라는 문을 열고 나왔을 때 그 플레이어들이 완전히 뒤바뀌는 형태를 많이 보여주고 싶다는 욕심이 있다. 우리 무리와 섞였을 때 잘할 것 같은 이가 있으면 음악을 같이하려 한다. 이런 걸 잘하는 사람 같은데 왜 저런 음악을 하고 있지 하는 생각이 들면 그가 우회하는데 도움을 주고 싶다.

 

 

1705mcmgcelmr10_ 04

프레임드 헤드 프린트 코튼 셔츠, 잉글리시 울 모헤어 하이웨이스트 테일러드 팬츠, DK88 도큐먼트 케이스 모두 버버리(Burberry).
프레임드 헤드 프린트 코튼 셔츠, 잉글리시 울 모헤어 하이웨이스트 테일러드 팬츠, DK88 도큐먼트 케이스 모두 버버리(Burberry).

래퍼들은 흔히 ‘내가 진짜다’라고 말하지 않나. 지코에게 ‘진짜’라는 단어는 무슨 의미인가? 자기 자신을 속이지 않는 거다. 스스로 진짜라고 이야기 할 때마저 자기가 진짜라는 확신이 없는 사람도 있다.

지코는 항상 진짜였나? 모르겠다. 중요한 건 매 순간에 솔직했다는 사실이다. 적어도 음악이 재미없다거나 하기 싫다고 생각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음악적인 면에서는 늘 진짜였다. 할 게 이것밖에 없기도 하고.(웃음)

싱글 발표 후 다음 스텝은 뭔가? 비밀이다. 정확히 말할 수 있는 건 올해 지코라는 글자를 굉장히 많이 보게 될 거라는 점이다. 래퍼로든 프로듀서로든 TV나 인터넷에 등장하는 모습이든. 아, 인터넷은 뭔가 무서우니까 빼고.(웃음) 지코(ZICO)라는 폰트를 많이 볼 수 있을 거다.

마지막으로, 우지호의 시선으로 지코라는 큰 그림을 그렸을 때 어떤 사람이었으면 좋겠나? 대한민국에서 음악으로 지대한 영향을 끼친 이들 중의 한 사람이고 싶다. 정말 치기 어린 생각일 수 있지만 산울림, 김광석, 서태지와 듀스 등 많은 분이 있는데 그분들 옆에 아주 작게 쪼그리고 앉을 수 있는 정도만 돼도 정말이지 좋을 것 같다. 그러면 좋겠다.

 

ⓒ MARIECLAIREKOREA 사전동의 없이 본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연관 검색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