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상 낭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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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래드 서울 버티고

여의도 고층 빌딩 숲 한가운데 자리한 콘래드 호텔의 루프톱 바. 탁 트인 하늘과 화려한 도시의 야경, DJ와 라이브 밴드의 감각적인 음악이 어우러져 여름밤의 정취를 오롯이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시원한 칵테일과 맥주, 와인 등의 술과 함께 호텔 셰프가 준비한 품격 있는 요리를 선보인다.

주소 서울시 영등포구 국제금융로 10 서울국제금융센터 콘래드 서울 9층
문의 02-6137-7000

 

상생장

청량리 전통시장에 뜻밖의 공간이 들어섰다. 상생장은 젊은이들이 시장의 버려진 공간을 활용해 문을 연 문화 공간이자 펍이다. 셰프가 만든 중국집 ‘경동철가방’, ‘청량리 수제 맥주 협동조합’ 등 청년들이 창업한 다양한 브랜드가 상생하고 있다. 루프톱에서는 이 모든 메뉴들과 함께 뮤지션의 공연, 토크 콘서트, 옥상 캠핑 등 다양한 이벤트를 즐길 수 있다.

주소 서울시 동대문구 고산자로36길 34
문의 02-960-2209

 

장미맨숀

장미맨숀은 성수동 주택가의 오래된 주택을 개조해 만든 카페다. 옥상으로 나 있는 외부 계단을 오르면 서울숲의 신선한 공기가 바람을 타고 전해져 오는 루프톱이 펼쳐진다. 하얀 파라솔 덕분에 한낮에 뜨거운 태양도 걱정 없다. 루프톱 스페셜 메뉴로 야외 그릴에서 굽는 꼬치와 생맥주 세트는 주말에만 맛볼 수 있다.

주소 서울시 성동구 서울숲2길 22-2
문의 02-6101-34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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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노 누아에 바치는 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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돔 페리뇽의 와인메이커는 무슨 일을 하는지 궁금하다. 돔 페리뇽에는 1명의 셰프 드 카브와 5명의 와인메이커가 있다. 기본적으로 이들이 샴페인을 만드는 모든 과정을 협의하고 진행한다. 그 외의 일정은 각각 다르다. 셰프 드 카브인 리샤 지오프로이는 페란 아드리아와 협업한 ‘This is not a dinner’처럼 보다 창의적인 작업을 하고, 2명의 메인 와인메이커는 하우스의 모든 작업을 제대로 알리기 위해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사람들과 소통한다. 또 다른 3명의 와인메이커는 와인을 만드는, 좀 더 테크니컬한 부분에 집중한다.

그럼 빈티지를 결정하기 위해 숙성 중인 와인을 얼마나 자주 마셔보는가? 해외에 있을 때 빼고는 매일 테이스팅한다. 중요한 결정은 1년에 세 번 내린다. 8월엔 포도를 맛본 후 언제 수확할지를 정하고, 추수를 한 뒤 5월 즈음엔 스틸 와인과 블렌딩 와인을 맛보며 그해의 빈티지를 출시 할지 말지를 결정한다. 그리고 이 와인들을 언제 출시해야 가장 완벽할지를 정하는 게 마지막 순서다.

그 중대한 결정의 순간을 즐기는 편인가? 꼭 좋은 풍경 사진을 찍었을 때 느끼는 희열 같은 게 있다. 완벽한 사진을 찍으려면 좋은 장소를 찾아서, 빛과 자연의 움직임이 가장 좋은 순간에 셔터를 눌러야 하니까. 빈티지 와인은 늘 그해의 특성을 잘 반한다.

 

샹파뉴의 2005년은 전반적으로 무덥고 건조하면서도 날씨가 극과 극을 오간 해다. 돔 페리뇽 로제에 있어 2005년은 어떤 해였나? 해마다 주어진 상황을 최대한 활용해 돔 페리뇽이 추구하는 맛의 미학을 이뤄내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온난하고 건조했던 2005년은 포도 숙성에 대한 엄청난 잠재력을 보여주었다. 9월 초엔 폭우가 쏟아지고 포도 곰팡이까지 생겼지만 완벽하게 숙성될 때까지 기다렸다. 그 덕분에 적게 수확하는 대신, 피노 누아의 특성이 두드러진 독보적인 품질의 포도를 수확할 수 있었다. 그래서 붙은 별명이 ‘피노 누아의 전율(The Thrill of Pinot Noir)’이다. 사실 피노 누아는 갓 태어난 아기처럼 다루기 까다로운 품종이다. 그런 면에서 피노 누아의 특성이 두드러졌다니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

샤르도네와는 또 어떤 완벽한 균형을 이루게 되었나? 선별한 피노 누아 덕분에 레드 와인의 블렌딩에 집중했고, 화이트인 듯 레드이고, 레드인 듯 화이트인 이중적인 매력을 갖게 됐다. 다른 빈티지보다 피노 누아와 샤르 도네가 사이가 더 좋은, 조화로운 샴페인이 완성됐다.

로제는 보통 10년의 숙성 기간을 거친 뒤 출시된다. 숙성 과정과 그 뒤에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은 어떤 것인가? 숙성의 핵심은 시간만이 다는 아니다. 서늘하고 어두운 셀러 안에서, 와인과 효모, 산소 사이의 긴밀한 상호작용이 병 속에서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며 우리가 추구하는 ‘조화’를 이뤄낸다. 때문에 돔 페리뇽은 어떤 빈티지를 선택하더라도, 블랑과 로제 모두 조화가 두드러진다.

10년 이상 숙성된 샴페인은 샴페인만 오롯이 즐겨도 아주 흥미롭다. 하지만 마리아주가 주는 큰 즐거움 또한 놓칠 수 없다. 돔 페리뇽 로제 2005의 풍미를 돋워주는 요리 재료는 무엇인지 궁금하다. 우리가 이야기하는 ‘조화’란 다양성 속의 통일성이다. 돔 페리뇽과 음식을 페어링할 때도 마찬가지다. 더욱 단단한 질감과 강력한 구조, 강렬한 레시피를 탐험할 수 있는 돔 페리뇽 로제 2005 빈티지라면 고수와 후무스를 곁들인 구운 바닷가재나 그릴에 구운 한우 요리를 추천한다.

돔 페리뇽 로제 2005가 두 병 있다면, 언제 마실 것을 추천하겠는가? 돔 페리뇽이 이야기하는 ‘조화’를 경험하고 싶다면 지금 당장 마시기 바란다. 그리고 다른 한 병은 인생의 특별한 순간이 올 때까지 기다리라고 하고 싶다. 로제는 뛰어난 숙성 잠재력을 갖췄으니, 그때까지 당신을 기다려줄 것이다.

슈퍼 노블 히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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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집회가 이어진 겨울과 대선을 치른 봄까지 두 계절이 지나는 동안 한국 출판계는 어느 때보다 고요했다. 상상을 초월하는 사건 사고로 매일 새롭게 경악한, 소설보다 더 소설 같던 날들 사이에 신간이 들어설 자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간 새 소설 내기를 주저한 출판사들이 기다렸다는 듯 준비된 대작을 내놓고 있다. 다시 무언가를 읽을 수 있는 계절이 온 것이다.

“언제나 끝까지 잊어버리지 않는 것은 쓰는 사람들이다. 사실은 잊어버리지 않는 사람만 쓰는 사람이 된다.” 문학평론가 황현산이 산문집 <밤이 선생이다>에 남긴 문장처럼 김하와 무라카미 하루키는 시대의 비극을 ‘잊지 않고’ 새 글을 썼다. 각자의 글에는 ‘4·16 세월호 참사’와 ‘3·11 동일본 대지진’의 흔적이 남아있다. 김영하가 7년 만에 내놓은 <오직 두 사람>이 특히 흥미로운 건 소설집에 실린 총 7편 중·단편들의 극단적인 온도 차 때문이다. 저자가 ‘작가의 말’에서 밝혔듯이 소설집은 2012년부터 2017년까지 발표한 작품을 실었고, 그 시간 한가운데 세월호가 있다. 이런 이유로 2014년 6월 이전에 탈고한 작품과 그 이 후 발표한 작품의 결이 완연히 다르다. 예로 ‘옥수수와 나’는 작가가 단 며칠 만에 신나게 써나간, 자신과 호흡이 가장 맞는 작품이라고 밝혔듯 김영하 특유의 블랙 유머가 빛난다. 그러니까 이 단편은 한마디로 ‘재미있다’. 하지만 2014년 겨울에 완성한 ‘아이를 찾습니다’는 확연히 다른 작품이다. 아이를 잃어버림으로써 지옥에서 살게 된 남자. 하지만 아이를 찾은 뒤 진짜 지옥이 펼쳐지는 이야기다. 김영하는 이 작품으로 제9회 김유정문학상을 수상하며 이런 글을 남 겼다. “완벽한 회복이 불가능한 일이 인생에는 엄존한다는 것, 그런 일을 겪은 이들에게는 남은 옵션이 없다는 것, 오직 ‘그 이후’를 견뎌내는 일만이 가능하다는 것을.”

본인의 소설 중 최대 초판 부수인 1백30만 부를 일본에서 찍고, 한국에서 거둔 선인세만 20억(원)이라는 풍문의 주인공 무라카미 하루키의 장편 <기사단장 죽이기>도 발행된다. 일본 출간 전 하루키가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 센 문학상을 수상하며 이 소설을 두고 “매우 기묘한 소설이 될 것”이라고 남긴 한마디에 책이 나오기 전부터 팬들은 물론 일본 출판계가 열광했다. 무명 초상화가인 ‘나’는 어느 날 일방적인 이혼 통보를 받고 친구의 아버지이자 유명 화가인 야마다 도모히코의 작업실로 숨어든다. 그곳에서 야마다 도모히코의 미발표 걸작인 ‘기사단장 죽이기’를 발견한 후 주인공에겐 기이한 일들이 펼쳐진다. 한밤에 느닷없이 방울 소리가 들리는가 하면, 그림 속 기사단장이 실제 눈앞에 나타난 것. <기사단장 죽이기>는 판타지 요소와 추리 서사 등 ‘하루키 코드’가 더해진 모험소설에 가깝다. 여기에 독일의 오스트리아 침공과 일본의 관동대학살 등 인류사의 주요 비극적 사건들이 그려진다. 혹자는 ‘거대한 악과 폭력을 경험한 후 인간은 어떻게 회복될 수 있을지’에 대한 하루 키식 질문이 1천 페이지에 걸쳐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고 말한다. 나아가 하루키가 여러 인터뷰에서 밝힌 ‘2011년 3·11 동일본 대지진 이후 일본인의 의식에 대해 쓰고 싶다’ 는 바람의 결과가 어떻게 풀어질지 확인해도 좋다.

베르나르 베르베르 역시 스펙터클한 모험담으로 돌아왔다. ‘20년 전으로 돌아가 젊었을 적의 자신을 꿈에서 다시 만날 수 있다고 상상해보세요. 무슨 말을 하시겠어요?’ 라는 문장으로을 여는 과학 모험소설 <잠>. 스물여덟 살의 의대생 자크 클라인의 어머니이자 신경생리학자인 카를린은 수면 실험 도중 실험 대상자가 사망하자 충격으로 자취를 감춘다. 어머니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던 어느 날, 자크는 꿈속에서 20년 뒤의 머리가 희끗한 마흔여덟 살의 자신을 만난다. 그는 어머니가 말레이시아에 있으며 위험한 상황이니 빨리 어머니를 구하라고 알려준다. 이에 자크가 홀린 듯 말레이시아로 향하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 소설은 1980년대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과학 전문 기자 시절에 쓴 자각몽에 관한 르포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취재 당시 베르베르는 실제 자각몽을 경험했다고. ‘꿈을 제어할 수 있거나 꿈을 통해 과거로 갈 수 있다면 당신은 어디로 갈 것 인가?’라는 질문을 곱씹게 할 소설이다.

화려한 라인업의 마지막은 김애란이다. 동시대 20~30대 청년들 중 그녀에게 빚지지 않은 이가 얼마나 될까. 5년 만에 묶은 새 소설집 <바깥은 여름>은 제37회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작 ‘침묵의 미래’가 포함돼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사야 할 이유가 충분하다. 이 작품으로 작가는 2005년 소설가 한강이 세운 최연소 기록을 깨고 최연소 이상문학상 수상자가 됐다. 언어가 말살된 미래에 각 종족의 언어를 대표하는 노인들을 모은 ‘소수언어박물관’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침묵의 미래’는 언어에 대한 깊은 사유도 감탄스럽지만, 특유의 유려한 문장은 읽고 또 읽게 된다. 어느 정도냐 하면 처음 2페이지와 마지막 4페이지를 소리 내 다시 읽었다. 소설집 <달려라, 아비>나 <비행운> 속 원룸과 학원, 편의점 속 슬프고도 명랑한 세계를 지나 저만치 다른 차원으로 향하는 예술가의 행보를 같은 시공간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큰 행운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