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엔틴 타란티노가 스파게티를 만든다면?


토마토, 고기, 파스타면 등 식재료들이 무자비하게 잘려나가는 이 독특한 푸드 필름은 영화 <저수지의 개들> <킬 빌>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 <장고: 분노의 추적자> 등을 연출한 영화 감독 쿠엔틴 타란티노에게서 영감을 받은 것. B급 영화의 대표 주자로 꼽히는 그는 갱스터 영화, 아시아의 무협물과 함께 1960~70년대의 스파게티(!) 웨스턴 장르에 심취한 덕후로 유명한데, 이 절묘한 메뉴 선택에 어찌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있을까! 팔과 머리가 잘려 나간 후 솟구쳐 오르는 피의 향연이 떠오르는 토마토 시퀀스와 긴박한 싸이렌 효과음은 노란색 트레이닝복을 입고 사무라이 검을 든 우마 서먼의 과격하고 잔혹한 액션 장면을 오랜만에 떠올리게 한다.

대구 골목의 발견 ②

주소 대구시 중구 경상감영길 210
영업시간 일~수요일 12:00~01:00,목요일 17:30~01:00, 금·토요일12:00~02:00
문의 010-4485-0411

늘어지게 피맥하고 싶은 펍

릴렉스053

길을 가다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빨간 자판기는 ‘릴렉스053’으로 통하는 문이자 유일한 간판이다. 밖으로 난 창문 하나 없이 자판기를 힘껏 당겨야만 들어설 수 있는 펍에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이 특이한 입구 덕분이기도 하지만, 다양한 종류의 수제 맥주와 갓 구운 피자를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더 핸드앤몰트의 모카 스타우트, 몽크스 카페의 레드에일, 스탠다드 커브와 협업해 직접 양조한 리프레시 아이피에이 등 스무 가지가 넘는 수제 맥주를 지하의 맥주 창고에서 바로 끌어올려 생맥주로 즐길 수 있다. 종류가 많아 고민된다면 시음해본 후에 골라도 좋다. 맥주는 모두 릴렉스053에서 특별히 디자인한 캔에 테이크아웃해 갈 수도 있으니, 가까운 공원에서 야외 맥주를 마시는 것도 대구의 밤을 만끽하는 방법 중 하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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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 대구시 중구 동덕로14길 18
영업시간 11:00~20:30(브레이크타임 15:30~17:00)
문의 070-7681-7436

산뜻한 브런치의 여유

홀그레인

대봉동 김광석 거리에서 편안한 캐주얼 다이닝을 찾는다면 ‘홀그레인’을 추천한다. 근처 방천시장의 족발과 소갈비도 좋지만, 신선한 재료로 만든 생기 있는 브런치 테이블이 푸근한 동네 골목길 풍경과는 또 다른 이미지를 남기기 때문이다. 생연어를 올린 오픈 토스트와 담백한 홀랜다이즈 소스를 뿌린 에그 베네딕트, 달콤한 휘핑크림을 곁들인 프렌치토스트를 맛보면 이곳이 왜 브런치로 소문난 레스토랑인지 알게 된다. 뿐만 아니라 반기마다 바뀌는 파스타와 리소토, 스테이크 메뉴도 특색 있는 요리들로 채워진다. 요즘은 수비드 방식으로 조리한 돼지 목살에 고소한 쌈장 아이올리 소스를 발라 먹는 보스턴 벗 스테이크와 매콤한 로제 소스가 입맛을 당기는 새우 로제 리카토니가 뻔하지 않은 고급스러운 맛으로 사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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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 대구시 중구 경상감영길 212 3층
영업시간 화~일요일13:00~20:00, 월요일 휴업
문의 053-256-2123

유령이 추천하는 책 한 권

고스트북스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작가들은 작품으로 나타날 때는 어느 때 보다 존재감이 강하지만, 평소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작가의 이런 이미지가 유령 같다고 해서 붙인 이름 ‘고스트 북스’에서는 유령이 셀렉한 해외 미술과 디자인 서적을 중심으로 국내외 독립 출판물을 주로 다룬다. 이곳에 출몰하는 유령은 바로 그림을 그리는 류은지 작가와 글을 쓰는 김인철 작가. 무성 만화와 에세이를 엮은 ‘냉탕과 온탕’ 시리즈를 출판하며 책방을 함께 꾸려나가고 있다. 다른 아티스트와의 협업도 계획하고 있다. 책방 한편에 작게 마련한 코너 ‘바이먼슬리 테이블’에서 한 가지 주제로 책과 그림, 설치와 영상 등 다양한 언어로 표현된 작품들을 소개할 예정이다. 서점이 책 판매 이상의 문화적 역할을 하길 바라며 책 만들기 클래스와 드로잉 워크숍, 대구 출판 제작자들의 대책 마련 모임도 이어가고 있다.

 

주소 대구시 중구 동덕로8길 52 2층
영업시간 12:00~22:00, 월요일 휴업
문의 010-6444-6273

화가의 작업실에서 커피를

카페 인화

인화에 들어서자마자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이젤과 캔버스, 팔레트가 놓인 화가의 작업 공간이다. 미술을 전공한 주인장이 느긋하게 그림 작업을 할 요량으로 꾸며 작업 중이거나 완성된 작품을 볼 수도 있다. 카페 한가운데에는 푹신한 침대가 자리 잡고 있는데, 여러 사람이 서로 화합한다는 뜻의 ‘인화’라는 이름에 걸맞게 침실처럼 편히 둘러앉아 쉬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놓았다고. 사실 그보다 카페의 화합을 책임지는 분위기 메이커는 강아지 포비다. 타고난 붙임성으로 카페를 누비며 사람들의 어여쁨을 독차지하고 있다. 비엔나커피에 부드럽고 쫀득한 크림을 올린 ‘크림코이’와 밀크셰이크에 딸기청을 블렌딩한 ‘스노우 베리’는 주인장의 추천 메뉴로 달콤한 향 때문에 포비가 눈독을 들일 수 있으니 잘 사수하며 음미해야 한다.

 

주소 대구시 남구 현충로6길 17-2
영업시간 카페 10:30~22:00, 숍 10:30~19:00, 월요일 휴업
문의 053-656-0382

탐나는 부엌살림 장만하기

키친툴

주택을 개조한 카페와 레스토랑이 모여 있는 앞산에 자리한 ‘키친툴’은 부엌살림 도구점이다. 국내 도자기 작가들의 작품부터 일본에서 공수해온 조리 도구까지 대표가 남다른 안목으로 선별한 부엌살림이 잠자고 있던 살림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공간이다. 아름다운 패턴의 빈티지 글라스부터 세련된 수저와 나이프, 조그만 종지까지 소장하고 싶은 물건이 넘쳐난다. 지하 1층에서 정갈하게 정돈된 살림 도구를 구경한 후 한 층 올라가면 쇼룸에서 판매하는 그릇에 담아내오는 차와 디저트를 즐길 수 있다. 수제 팥잼을 바른 앙버터 토스트는 달콤한 팥과 고소한 버터의 맛이 커피와 잘 어울려 인기 있는 메뉴. 커피에 적셔 먹으면 촉촉한 빵이 입 안에서 사르르 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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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골목의 발견 ①

주소 대구시 중구 동성로12길 51
영업시간 10:00~23:00
문의 010-8599-0755

갤러리가 된 여관방

문화장

40년간 문화동에 자리 잡고 있던 청수장 여관이 문화생활에 목마른 대구 시민들의 갈증을 해소해줄 복합문화공간으로 다시 태어났다. 무용가와 건축가, 디자이너와 바리스타 등 각 분야의 ‘여섯 쟁이’가 뭉쳐 여관의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공간에 전시 기획과 카페를 시작했다. 2층에서는 탁 트인 공간에 세월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 녹슨 보일러와 간판을 놓고 작품과 함께 전시하고, 3층에서는 9개의 여관방 구조를 살려 각각 독립된 전시 공간으로 꾸몄다. 대구 지역 신진 작가의 작품부터 오랜 세월 한길만 걸어온 명장의 작품까지, 폭넓은 큐레이팅으로 볼거리가 가득하니 시간을 넉넉히 비워두고 방문하길. 이번 오픈 전시 이후로도 3개월마다 새로운 기획을 부지런히 선보일 예정이다.

 

주소 대구시 중구 국채보상로 700
영업시간 월~금요일 10:00~21:00, 토요일 10:00~20:00, 일요일 휴업
문의 010-5557-6222

대구라는 사막에서 자란 선인장

데일리 오아시스

뜨거운 햇빛 아래에서 더 잘 자라는 선인장과 이들을 품어줄 화분을 선보이는 가드닝 숍 ‘데일리 오아시스’. 이곳의 주인장은 자라나는 것에 대한 애정이 넘쳐 식물을 가꾸고 돌보는 일에 대한 모든 것을 즐긴다. 한국에 열 개밖에 없는 콧수염 선인장과 잘 키워서 가지치기하는 재미가 쏠쏠한 용심목, 언제 새하얀 꽃을 피울지 모르는 귀면각 등 각양각색 선인장을 구경하며 주인장의 설명을 듣다 보면 어느새 선인장이라는 식물의 매력에 빠진다. 식물을 돋보이게 해줄 화분도 함께 판매하며, 아픈 식물을 데려오면 고쳐주는 병원 역할도 하고 있다. 선인장의 초록빛을 담은 말차 음료도 있다. 음료를 마시며 다양한 종류의 선인장과 화분을 구경하고 싶다면 식물이 들어오는 날을 미리 체크하고 방문하도록.

 

주소 대구시 중구 국채보상로 492-6
영업시간 12:00~22:00
문의 053-425-0799

다시 한번 로맨스 부흥기

로맨스 빠빠

먹을거리가 넘치는 서문시장의 붐비는 골목을 벗어나 조용한 주택 골목으로 들어서면 발견할 수 있는 카페가 있다. ‘로맨스 빠빠’는 아버지 세대의 추억이 떠오르는 공간을 꾸미고 싶었던 대표가 60년 된 한옥을 개조해 문을 열었다. 곳곳에 빈티지 소품과 가구를 배치해 정겨운 분위기가 가득하다. 커피와 디저트는 바리스타가 손수 개발한 메뉴들로 채워진다. 어릴 적 할머니 댁에서 본 듯한 꽃무늬 접시에 아인슈패너와 애플 크럼블이 담겨 나오는데, 어색한 만남이지만 이 집에 머물다 보면 어느새 익숙해져 조화로워 보인다. 커피의 진한 맛을 느낄 수 있는 ‘작은 라떼’와 석류 크림으로 상큼한 맛을 더한 ‘플라밍고’도 로맨스 빠빠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별한 커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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