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카페 가이드 2017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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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같은 풍경의 카페,

초량

올해 초에 문을 연 카페 ‘초량’은 1940년대에 지어진 오래된 일본식 가옥을 개조한 곳으로 최근 부산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카페다. 차를 타고 5분 정도 오르막을 오르면 경치 좋은 자리에 정원이 예쁜 집이 한 채 보인다. 입구에 들어서면 어느 일본 영화에 나올 법한 근사한 공간이 펼쳐지는데, 약 80년 전 집을 지을 당시에 만든 구조를 고스란히 살려두었다. 커피 우유, 말차 우유, 홍차 우유 등 예쁜 유리병에 담아 파는 다양한 맛의 우유가 초량의 주요 메뉴. 겉은 바삭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디저트 카눌레, 하나만 먹어도 든든한 그래놀라 쿠키도 먹음직스럽다. 가게 한편에서는 예쁜 일본 소품도 판다. 주문하는 곳 맞은편의 창가 자리도 좋지만, 건물 뒤편으로 들어가면 커다란 샹들리에가 달린 비밀스러운 방에 자리를 잡을 수도 있다.

주소 부산시 동구 망양로 533-5
영업시간 11:00~22:00(월·화요일 휴업)
문의 051-462-77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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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의 감각,

네 살 차이

멋스러운 목재 가구와 공예 소품으로 꾸민 차분한 분위기의 카페다. 네 살 차이 나는 커플이 함께 이끄는 이곳은 지난여름 문을 열었는데, 두 사람이 좋아하는 물건들을 가져다 두고 시간을 보내는 작업실로 쓰다가 카페로 선보였다. 유리 공예품이나 도자기, 금속 소품 등 가게 곳곳에 물건이 많이 놓여 있어 노키즈존으로 운영된다. 음료와 디저트를 주문하면 나뭇결이 살아 있는 독특한 트레이에 메뉴가 나온다. ‘네 살 차이’ 카페에서 판매하는 공예 소품이 테이블을 더욱 아기자기하게 만든다. 직접 만든 과일청으로 맛을 낸 ‘레몬키위소다’, ‘블루 베리라임소다’ 등 새콤한 음료에 촉촉한 파운드케이크를 곁들여볼 것. 핸드드립 커피의 맛도 보장한다. 부산에 갈 때마다 들러 시간을 보내고 싶은 근사한 카페다.

주소 부산시 수영구 광남로258번길 8
영업시간 12:00~20:00(월·금요일 14:00~20:00)
문의 인스타그램 @4years_ap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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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한 감성을 담아,

테제

김해에서 가장 유명한 카페로 손꼽히던 ‘유라’가 지난 7월 부산으로 옮겨 ‘테제’라는 이름으로 문을 열었다. 테제는 목재 가구와 하얀 커튼이 어우러져 차분한 분위기가 흐르는 예쁜 카페다. 빛이 잘 들어 어느 자리에 앉아도 사진이 잘 나온다. 가게 안쪽에 전시된 빈티지 소품은 모두 테제의 주인이 태국과 일본에서 수집한 것이다. 테제의 시그니처 메뉴는 생 마카다미아를 직접 갈아 만든 버터를 넣은 ‘마카다미아 크림라테’와 녹차라테에 에스프레소를 더한 ‘더블린’이다. 무화과와 모차렐라 치즈, 요거트 크림, 수제 무화과 잼을 듬뿍 올려 구워낸 ‘무화과 피자’도 꼭 먹어볼 것. 달콤한 맛과 고소한 풍미가 기막힌 조화를 이룬다.

주소 부산시 동래구 시실로24번길 16 2층
영업시간 11:30~20:30(월·화요일 휴업)
문의 051-557-3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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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드립 성지,

마틴 커피 로스터스 핸즈 투 하트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감미로운 커피 향이 코끝에 스치는 이곳은 서면에서만 두 지점을 운영하는 ‘마틴 커피 로스터스’의 2호점이다. 커피를 한 잔 한 잔 정성스럽게 내린다는 의미를 담아 ‘핸즈 투 하트’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금속공예 작가와 협업해 완성한 가구와 소품이 실내 구석구석에서 빛을 발하는 멋진 공간이다. 가게 뒤쪽에는 원두를 볶는 로스터리도 있다. 주기적으로 업데이트되는 여섯 가지 원두와 다양한 브루잉 도구를 활용해 완성한 커피 맛은 그야말로 일품이다. 싱글 오리진 커피뿐 아니라 아인슈페너와 견과류를 갈아 크림 위에 듬뿍 올린 한정 메뉴 ‘툽탑라테’ 등 달콤한 커피도 맛있다. 교토 우지산 마차 가루로 만들어 진한 풍미가 훌륭한 ‘말차라테’와 바삭하고 부드러운 식감이 재미있게 섞이는 디저트 ‘밀푀유’도 빼놓기 아쉬운 메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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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브런치,

오디너리 플라워 카페

1층은 브런치 카페, 2층은 플라워 스튜디오로 쓰이는 ‘오디너리 플라워 카페’. 젊은 자매가 운영하는 곳으로 자매가 직접 플라워 클래스를 진행하고 빵과 브런치를 만든다. 꽃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공간답게 가게 구석구석이 갖가지 식물로 꾸며져 있다. 자매의 취향대로 가져다 둔 아기자기한 빈티지 소품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출출할 때 들렀다면 채소와 햄, 토마토, 치즈를 넣은 두툼한 ‘크루아상 샌드위치’, 바삭하게 구운 토스 트를 층층이 쌓은 ‘오디너리 프렌치토스트’ 등 주문과 동시에 만들어져 나 오는 브런치 메뉴를 선택해볼 것. 케일과 키위를 갈아 넣은 프레시 주스도 산뜻하게 즐기기 좋다.

주소 부산시 남구 전포대로77번길 35-1
영업시간 12:00~18:00 (월요일 휴업)
문의 인스타그램 @ordinary_flowerca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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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손맛,

카페 조말순

서울에서 일하는 딸에게 직접 말린 우엉이나 제철 과일청 등을 보내주던 어머니의 음식을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기 위해 딸은 하던 일을 그만두고 부산에 내려와 어머니의 이름을 딴 카페를 차렸다. 힙한 감성으로 무장한 카페들 사이에서 따뜻하고 정감 넘치는 분위기를 고수해 인기를 얻고 있는 ‘카페 조말순’이다. 이곳에서는 귀여운 오니기리 모양의 우엉주먹밥을 꼭 먹어봐야 한다. 또 고소하게 구워내는 가래떡구이도 빼놓을 수 없다. 카페 조말순에서는 커피를 팔지 않는 대신 자두 아이스티, 복숭아 얼그레이 티 등 어디서도 본 적 없는 독특한 메뉴들이 있다. 엄마의 마음으로 정성을 듬뿍 담은 음식을 즐길 수 있는 기분 좋은 공간이다. 철마다 바뀌는 제철 과일 티도 이곳의 추천 메뉴다.

주소 부산시 수영구 수영로510번길 42
영업시간 11:30~21:00, 월요일 휴업
문의 070-7622-8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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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카페 가이드 2017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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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파운드케이크,

모루과자점

해운대역 근처에 있는 ‘모루과자점’은 외관부터 독특하다. 상업 시설이 없는 주택가 골목의 오래된 맨션 1층에 자리한 덕분에 교토의 어느 작은 가게처럼 아늑한 분위기를 풍긴다. 이곳은 케이크 포장 전문점이지만, 2층 다락방으로 올라가면 다도 테이블 몇 개가 놓여 있어 케이크와 티를 즐기며 잠시 머물 수도 있다. 모루과자점은 홍차, 말차, 쇼콜라, 단밤, 바닐라 등 다양한 맛의 파운드케이크를 선보인다. 도자기 접시에 단정하게 놓여 나오는 앙증맞은 사이즈의 파운드케이크다. 작은 크기에 비해 풍미가 아주 짙고 식감이 쫀득해 하나만 먹어도 적당한 포만감을 느낄 수 있다. 오키나와산 소금과 우유, 젤리를 넣어 ‘단짠’의 조화가 완벽한 음료 ‘바다소금우유’는 모루과자점에서만 맛볼 수 있는 별미다.

주소 부산시 해운대구 우동1로38번길 11
영업시간 11:00~18:00(월·화요일 휴업)
문의 070-7357-0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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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들의 공간,

카페 데니스

낡은 주택의 대문을 뜯어 테이블을 만들고, 옛 가정집 욕실 타일을 살려 그 위에 꽃과 그림 작품을 전시하는가 하면 몇십 년째 붙어 있는 벽지는 떼지 않고 그대로 붙여두었다. 이토록 예술적인 감각으로 완성한 공간 ‘카페 데니스’는 특유의 자유분방한 매력 덕분에 지역 아티스트들의 단골 카페로 꼽히는 곳이다. 좋은 분위기만큼이나 선보이는 메뉴도 훌륭하다. 플랫화이트, 롱블랙 등의 호주식 커피와 빵을 파는데 샤케라토처럼 즐기는 ‘드라우트’는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별한 커피다. 부산의 지역 특색을 살려 개발한 메뉴들도 이색적이다. 고소한 ‘전포 율무차’, 남아프리카산 루이보스와 마다가스카르산 바닐라빈을 넣은 ‘루이보스 온천장’, 허브를 우려낸 탄산수로 만든 에이드 ‘금련산’ 등 주인의 작명 센스가 돋보이는 음료들도 맛보면 좋다. 카페 데니스에서는 한 달에 한 번씩 지역 아티스트들의 전시회를 개최한다.

주소 부산시 부산진구 전포대로306번길 36
영업시간 13:00~22:00(화요일 휴업)
문의 070-4797-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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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영화관,

씨네드쉐프

부산 센텀시티에 있는 ‘씨네드쉐프’에서는 제과기능장 경력을 지닌 파티시에가 만든 애프터눈 티세트를 맛볼 수 있다. 애프터눈 티의 나라 영국 웨지우드 스타일의 3단 플레이트 디저트 ‘와일드 스트로베리’는 테이블에 놓이는 순간부터 시선을 사로잡는다. 맨 아래 접시에 있는 세 가지 종류의 미니 버거와 상큼한 오렌지 파운드케이크로 배를 든든히 채우고 나면 가운데 접시의 과일 에클레르, 블루베리 무스, 망고 베린이 상큼한 맛을 더한다. 마지막으로 스위트 플레이트에 올려진 독일의 로네펠트 허브티와 브라우니, 마들렌, 마카롱은 영화를 보는 내내 달콤한 여운을 남긴다. 씨네드쉐프에서 좋아하는 영화를 보며 향긋한 애프터눈 티 타임까지 기분 좋게 누려볼 것. 센텀시티점의 애프터눈 티 세트는 매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선보인다.

주소 부산시 해운대구 센텀남대로 35 신세계센텀시티 5층
문의 051-745-28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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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적 티타임,

커피 필라소피

올해 7월에 문을 연 ‘커피 필라소피’는 두 달마다 새로운 철학자를 정해 그와 관련한 다양한 굿즈와 일러스트, 명언이 적힌 카드 등 재미있는 물건들을 커피와 함께 선보인다. 이곳은 철학을 전공한 주인이 자신이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을 살려 만든 특별한 공간이다. 오픈과 동시에 첫 컨셉트가 된 철학자는 칸트, 두 번째는 니체다. 커피 필라소피의 모든 커피는 주인이 직접 로스팅한 원두로 만들고, ‘무화과 호밀빵 토스트’, ‘햄앤치즈 치아바타 샌드위치’ 등 매일 다른 빵을 구워낸다. 가게에 놓인 테이블과 선반, 주문 테이블 등 목공 디자이너와 협업해 만든 가구들도 인상적이다. 커피 필라소피는 주인의 생각과 취향이 뚜렷하게 드러나는 흥미로운 곳이다.

주소 부산시 해운대구 우동1로38번길 11
영업시간 11:00~18:00(월·화요일 휴업)
문의 070-7357-0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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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가 된 공구 상가,

플라스틱

부산에서 가장 트렌디한 지역으로 떠오른 전포동 카페 거리. 이 동네에 자리한 ‘플라스틱’은 작은 공구 가게들이 줄지어 있던 커다란 공업상가 여덟 칸을 개조해 만든 카페다. 거칠게 드러난 콘크리트 벽과 천장, 노출된 전기선과 배관이 북유럽 디자인 가구와 만나 특이한 분위기를 이룬다. 플라스틱의 포토존은 ‘PLASTIC’이라는 글자가 페인트로 러프하게 쓰인 창가 자리다. 여전히 운영 중인 공구 가게들과 개성 넘치는 카페들이 흥미롭게 어우러진 전포동 거리를 구경하다가 들러 시간을 보내기 제격인 카페. 부드러운 아인슈페너와 플라스틱 카페 전경이 담긴 인증샷은 필수다.

주소 부산시 부산진구 서전로37번길 18
영업시간 11:00~22:00
문의 010-2062-95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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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 과일의 모든 것,

프루토 프루타

‘프루토 프루타’에 들어서면 가게 가운데에 놓인 테이블을 가득 채운 갖가지 과일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보기만 해도 싱그러운 기분이 드는 이곳은 제철 과일을 활용한 생과일 주스와 플레이트를 만드는 과일 전문 카페다. 주인의 아버지가 운영하는 과일 도매 가게에서 매일 가장 신선한 것들로 들여온다고 한다. 물렁하고 딱딱한 황도, 백도, 천도 복숭아를 아끼지 않고 넣은 스무디 ‘피치스’는 큰 컵이 넘칠 만큼 양이 어마어마하다. 설탕이나 물을 넣지 않고 오로지 수박만으로 만든 ‘100% 수박주스’는 아직 더운 한낮에 시원하게 즐기기 좋다. 핑크색 일러스트를 그려 넣은 프루토 프루타의 과일 선물 박스에도 눈길이 간다.

주소 부산시 수영구 연수로357번길 35
영업시간 10:00~21:00 (월·화요일 12:00~21:00)
문의 051-751-98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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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BIFF Guide

<유리정원>

안팎으로 쉽지 않은 상황에서도 ‘영화제는 반드시 열려야 한다’는 공통된 바람으로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가 힘을 주어 걸음을 뗐다. 올해 주목할 만한 특징으로는 아시아 독립영화인 네트워크 ‘플랫폼 부산’의 신설, 그리고 작년보다 10여개 국이 늘어난 총 75개 나라의 참여로 다양한 문화의 개성 넘치는 시선을 엿볼 수 있다는 점이다. ‘플랫폼 부산’ 신설은 지난 5월 고인이 된 고 김지석 프로그래머의 뜻을 이어받는 의미가 크다. 아시아 영화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던 고 김지석 프로그래머가 독립영화를 만드는 아시아 영화인들이 경험을 나누며 공동 성장을 모색할 수 있도록 추진해왔던 프로그램을 실현시킨 것이다. 더불어 ‘아시아 영화의 창’에 초청된 월드 프리미어 영화를 대상으로 ‘지석상’을 신설해 아시아 영화의 발전을 꾀한다. 고인의 추모 행사는 영화제 기간 중인 10월 15일에 진행될 예정이다.

 

<상애상친>

총 2백98편의 작품이 초청된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페미니즘이 약동하는 시대적 흐름에 발맞춰 뛰어난 여성 감독의 작품을 개·폐막작으로 선정했다. <마돈나> 이후 2년 만에 장편영화 <유리정원>으로 돌아온 신수원 감독이 올해 개막작의 주인공이다. 오랜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배우 문근영이 다리에 장애가 있는 생명공학 연구원 ‘재연’을 연기하며 지금껏 본 적 없는 색다른 모습을 선보인다. 실비아 창 감독의 <상애상친> 역시 중국의 각 세대를 대표하는 세 여성의삶과 미묘한 정서를 섬세하게 그려내 폐막작으로 선정됐다.

 

<마더!>

많은 사람들이 기대하는 거장의 신작을 미리 접할 수 있는 갈라 프레젠테이션 섹션에서는 <블랙스완>으로 충격을 준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이 연출하고 제니퍼 로렌스가 출연한 <마더!>를 비롯해 전작들과 사뭇 다른 결을 보여주는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신작 <세 번째 살인>, 감각적인 멜로 연출이 돋보이는 유키사다 이사오 감독의 <나라타주>, 정재은 감독이 나카야마 미호와 함께 작업한 <나비잠> 등이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죄 많은 소녀>

아시아 신예 감독들의 작품 중에는 중화권 영화가 강세다. 뉴 커런츠 섹션에 홍콩 영화로서는 7년 만에 <쪽빛 하늘>이 선정됐고 그 외에도 대만 영화 <마지막 구절>, 중국 영화 <여름의 끝>과 <선창에서 보낸 하룻밤> 등이 초청돼 최근 중화권 영화의 급변하는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죄책감이 인간을 어디까지 망가뜨릴 수 있는지를 서늘하게 다룬 김의석 감독의 <죄 많은 소녀> 역시 놓치지 말아야 할 작품.

 

최근 일본은 내년 개봉 일정이 꽉 차 극장을 확보하기 힘들다는 소문이 돌 정도로 영화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아시아 영화의 창 섹션에는 일본 영화만 11편이 선정됐고 그 가운데 기타노 다케시, 구로사와 기요시, 가와세 나오미 등 거장의 신작도 잔뜩 포진해 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와 함께 TV 다큐멘터리를 만들다 영화로 옮긴 요시유키 기시 감독의 <황야>는 러닝타임이 무려 5시간으로 일본의 스다 마사키와 한국의 양익준이 출연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국 영화의 오늘에서는 개봉 버전에서 19분이 추가된 <군함도: 감독 판>과 <환절기>로 지난 영화제에서 뉴 커런츠 관객상을 받았던 이동은 감독의 신작 <당신의 부탁>, 광화문 시네마가 만든 전고은 감독의 <소공녀> 등 중견 감독과 신인 감독의 다양한 색깔을 함께 즐길 수 있다.

루벤 외스틀룬드, 미셸 프랑코, 안드레이 즈비아긴체프 등 비아시아권 중견 감독의 새로운 영화들 역시 부산을 찾았다. 특히 월드 시네마 섹션에 초청 된 레오나르도 디 코스탄초의 <침입자>, 프랑수아 오종의 <두 개의 사랑>, 션 베이커의 <플로리다 프로젝트> 등은 감독의 노련함과 미장센이 빛나는 필견 영화다. 장 뤽 고다르의 1980년대 영화가 아시아 최초로 상영을 앞두고 있는 것도 기대되는 소식.

이 밖에도 지난 2월 타계한 스즈키 세이준 감독의 혁신적인 세계를 다시금 만나볼 수 있는 <스즈키 세이준: 경계를 넘나든 방랑자>와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최초로 초청하는 사하공화국의 영화들 <사하 시네마: 신비한 자연과 전설의 세계>는 극장에서 다시 보기 힘든 영화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 다. 또한 변화하는 흐름을 반영해 영화의 전당 1층에서는 VR 시네마 전용관을 마련, 총 30편의 VR 영화를 미리 경험할 수 있다.

영화제를 둘러싸고 많은 일이 있었지만 올해도 작년처럼, 작년에도 재작년처럼 단지 ‘영화’를 보기 위해 부산을 찾는 사람들이 있다. 부푼 마음으로 부산행 기차에 몸을 실어 보고 싶은 영화를 보고 영화가 열어준 새로운 시각과 가치관을 떨림 속에 곱씹으며 충만해진 마음으로 다시 있던 곳을 향해 돌아가는 사람들. 그들을 위해서라도 영화제는 계속되어야 한다.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축제라는 영화제의 본질을 잃지 않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