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Me

실크 새틴 재킷과 블랙 코튼 셔츠 모두 질샌더(Jil Sander), 큼직한 후프 이어링 테오도라워(Theodora Warre).
울 체크 재킷과 스커트, 화이트 롱부츠 모두 멀버리(Mulberry).
네이비 울 코트와 그 안에 겹쳐 입은 베이지 코트, 화이트 코튼 티셔츠와 블랙 팬츠, 캔버스 스니커즈 모두 드리스 반 노튼(Dries Van Noten), 블랙 삭스 칼체도니아(Calzedonia).
실크 코트와 팬츠, 울 벨트와 가죽 부츠 모두 더 로우 바이 네타포르테(The Row by NET-A-PORTER).
오버사이즈 더블 버튼 코트 에르마노 설비노(Ermanno Scervino).
플라스틱 커버를 덧댄 플래드 체크 코트, 어깨에 걸친 스털링 실버와 메탈 소재 백 캘빈 클라인 205W39NYC(Calvin Klein 205W39NYC).

교토로 떠난 루이비통의 크루즈 쇼

“아름다운 건축물과 숲이 우거진 신비로운 우림으로 떠나는 여행을 즐겨보길 바란다.” 루이 비통 회장 마이클 버크(Michael Burke)의 말처럼 루이 비통의 2018 크루즈 컬렉션 쇼는 마치 다른 세계로 떠나온 듯한 환상을 불러일으켰다. 내부를 금속으로 마감한 거대한 터널, 미래적인 출렁다리, 웅장한 숲속에 위치한 미호 박물관은 이국적이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을 자아냈다.

루이 비통의 아티스틱 디렉터 니콜라 제스키에르는 이곳을 쇼장으로 선택한 이유를 이렇게 전한다. “루이 비통은 매년 브랜드 철학을 드러내는 건축물과 장소를 발굴해 여정을 이어가고 있다. 팜스프링스의 사막, 리우데자네이루의 바다에 이어 푸른 숲의 바다를 소개하고 싶어 미호 박물관을 쇼장으로 선택했다.”

이번 크루즈 컬렉션 쇼는 일본 전통과 문화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했다. 모델들의 메이크업은 일본의 전통 연극인 가부키 배우들의 독특한 화장을 떠올리게 했고, 사무라이 갑옷과 일본의 전통 프린트 등 일본의 특색을 보여주는 요소가 컬렉션 곳곳에 등장했다. 1970년대 패션계를 풍미했던 일본 패션 디자이너 야마모토 간사이와 협업한 의상과 가방이 특히 시선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무엇보다 눈길을 끈 건 루이 비통의 뮤즈인 한국 배우 배두나의 깜짝 등장이었다. 브랜드 광고 캠페인 최초의 한국인 모델로 크고 작은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던 그녀가 이번엔 피날레 모델로 초청받아 런웨이에 섰다. 그녀는 당당히 쇼의 마지막을 장식했고, 한국 톱 모델 최소라, 정호연, 박희정도 함께 런웨이에 등장하며 코리안 모델 파워를 입증했다.

디올의 내밀한 순간들

©Time

1957년 3월 4일, <타임> 표지

“그의 책에도 나와 있듯 크리스찬 디올은 사람들이 자신을 장인으로 기억해주길 원했습니다. 이 가위 역시 그런 의미죠. 장인이 존재하기에 디올과 같은 패션 하우스가 특별해집니다. 사람들은 디올을 그저 하나의 브랜드라고 생각하지만, 디올이 오트 쿠튀르 하우스라는 사실을 기억하는 건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New York Daily News/Getty Imageskorea

1996년 12월 10일, 뉴욕 현대미술관을 찾은 다이애나 비

“디올의 액세서리는 절 매혹시켰죠. 이 백을 보면 늘 페레가 이끌던 시절의 디올이 생각나요. 어떤 대상이 아이콘으로 기억될지는 시간만이 말해줄 수 있습니다. 한 시즌용으로 만든 아이템이 두 시즌 이상 살아남는 것도 대단한데, 20년이 넘도록 사랑받는다는 건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죠.”

 

©in Dior by Avedon, Justine Pidardie, Olivier Sailard, éditions Rizzoli, 2015, photo Thiery Legay

1955년 8월, 리처드 애버던이 촬영한 ‘도비마와 코끼리 그리고 겨울 서커스’

“처음 패션계에 발을 들여놓았을 때, 전 애버던의 사진에 완전히 매료됐어요. (당시 디올의 조수였던) 이브 생 로랑의 드레스와 그걸 둘러싼 이미지 자체가 너무나 강렬했거든요. 코끼리, 헤어스타일, 도비마의 포즈까지도요. 서커스 속의 이 오트 쿠튀르 드레스는 디올 하우스가 펼치는 남다른 미학의 정수를 포착한 작품이죠.”

 

©Photo Regina Gelang, ©Münchner Stadtmuseum, Samlung Fotografie, Archiv Relang

1947년, 파리

“잘록한 허리와 풍성한 힙 라인을 강조한 1947년의 코롤 라인(Corolle line)은 파리라는 도시, 그리고 에펠탑의 라인과 대응되죠. 인체 구조도 마찬가지고요.”

 

©Horst P. Horst/Vogue Paris

1949 F/W 오트 쿠튀르 컬렉션의 주노 드레스

“무슈 디올은 건축가와도 같아요. 형태와 구조로 기억되거든요. 그렇지만 그게 그가 가진 능력의 전부는 아닙니다. 디올은 가볍고 섬세한 아름다움이라는 면모 역시 갖추고 있었어요. 멜랑콜리한 색조를 보면 알 수 있죠.”

 

©Dior Home, Spring Summer 2002

에디 슬리먼

“에디 슬리먼은 디올에 머물며 남성복의 실루엣을 바꿔놓았습니다. 패션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이게 얼마나 중요한 사건인지 알 거예요. 디올의 이름은 이브 생 로랑, 마크 보앙, 지안프랑코 페레, 존 갈리아노, 에디 슬리먼, 라프 시몬스 등 여러 디자이너의 명성 위에 세워진 길고 풍부한 역사라고 할 수 있어요. 저는 마치 디올의 유산을 관리하는 큐레이터가 된 것 같은 책임감을 느낍니다.”

 

©Eugene Kamerman/Gama-Rapho

막대기를 들고 작업 중인 크리스찬 디올

“크리스찬 디올이 들고 있는 막대기는 쿠튀리에가 그의 팀을 이끄는 인물이라는 걸 보여주죠. 마치 지휘자가 지휘봉으로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것처럼요. 리더가 되려면 비전과 열망을 가지고, 또 그걸 나눠야 해요. 반대로 팀은 그러한 리더를 지지하고 공동의 목표를 함께 이뤄가죠. 무언가를 혼자 만든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Sex and the City 2, Michael Patrick King, 2009, Warner Bros

<섹스 앤 더 시티>

“‘디올을 사랑해(J’adore Dior)’는 존 갈리아노의 모토였고, 사람들의 입에 끝없이 오르내렸어요. 사라 제시카 파커가 이 티셔츠를 입고 등장했던 <섹스 앤 더 시티>의 한 장면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아주 멋졌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