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리데이 맥주

1 더부스 ‘흥맥주’

한겨울 단 한 잔의 맥주를 마시라면 단연 흑맥주다. 달큼하면서도 스모키한 향과 깊은 풍미, 적당한 탄산까지. 이만한 겨울 맥주가 또 있을까. 맛있는 맥주를 빚어온 더부스가 새로운 흑맥주를 선보인다. 커피와 초콜릿의 풍미로 시작해 바닐라 아이스크림의 달달함으로 끝맺는 이 맥주에 아이스크림 한 스쿱 넣어 맥주 아포가토를 만들면 그렇게 또 맛있다고.

 

 

2 구스아일랜드

‘소피’ 맥주가 구현할 수 있는 ‘조화로운 맛’에 대한 깊은 고민이 느껴지는 빈티지 에일 맥주가 등장했다. 풍부한 탄산과 깊은 풍미, 가볍고 상쾌한 맛을 지닌 소피. 은은한 오렌지 아로마와 바닐라 향이 느껴지는 끝 맛 덕분에 샴페인 애호가들도 행복하게 즐길 수 있을 듯하다.

 

 

 

3 브루독 ‘MEGA’

영국 맥주 브랜드 브루독이 트럼프 대통령을 ‘저격’하겠다며 호기롭게 내놓은 ‘MEGA’. 미국이 파리기후변화협약을 탈퇴한 것에 반대 입장을 대변하고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을 이야기하기 위해 탄생한 맥주라니. 술 한 잔이 이렇게 거창할 필요가 있나 싶으면서도 이 거국적인 등장이 반갑다.

겨울 여행

사토야마 주조

‘눈의 고장’으로 알려진 니가타에 자리한 사토야마 주조(Satoyama Jujo Hotel)는 산속에 자리 잡고 있다. 1백50년의 역사를 지닌 건물을 개조해 만든 호텔은 숲속
풍경의 일부인 양 나무로 지어져 멀리서 바라보면 액자 속 그림처럼 느껴진다.

문의 designhotels.com

 

 

후스 그스타드

알프스의 오두막집인 샬레를 닮은 후스 그스타드(Huus Gstaad)는 알프스의 절경을 내다볼 수 있다. 250km에 달하는 스키 슬로프도 비현실적이긴 마찬가지인데 이곳에 묵지 않더라도 이곳에서 스키를 즐길 수 있다.

문의 designhotels.com

 

 

볼란도 우라이 스프링 스파 & 리조트

탄산수소나트륨 성분이 풍부한 온천수에 몸을 담글 수 있는 이곳은 유황 온천과 달리 자극적인 냄새가 나지 않고 고즈넉한 온천 마을에서 한없이 평화롭게 쉴 수 있어 좋다. 객실에도 온천수가 공급되기 때문에 언제든지 편하게 온천욕을 즐길 수 있다.

문의 evasion.com

올해 안에 들어야할 음악

새소년 <여름깃>

지난해 신한카드 펜타루키즈 결선에서 새소년을 처음 보고 멍해지고 말았다. 안경 낀 여성 보컬이 재지한 기타 코드를 후려치며 허스키한 목소리로 노래하는 모습에 잠깐 앨라배마 셰이크스가 떠올랐지만 정확한 비유는 아니었다. 그들이 소울과 록이 나른한 가사와 기묘하게 결합한 두 곡을 들려준 무대는 연주와 가창이 다소 덜그럭거리고 맥이 없다는 점만 빼면 지난해 접한 가장 신선한 밴드 콘서트였다. 1년 만에 다시 만난 새소년은 괄목상대했다. 무대에도, 음반에도 신선함과 유려함, 강력함을 더했다. 프로듀서(실리카겔의 김한주)와 함께 땀을 흘려 비로소 새와 소년, 소녀의 음악에 닿았다. 경쾌한 리듬. 마치 투명한 하늘 같아 음악을 향해 뻗은 손에 파랑이 끈적하게 묻어난다. 그리고 빼려는 손을 또 다른 손처럼 잡아당긴다.

 

 

신해경 <나의 가역반응>

‘창밖에 잠수교가 보인다’의 작곡가 오준영이 1985년 타임머신을 타고 슈게이징을 가져왔다면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비 와서 어두운 여름 낮, 잠수교 위에 서서 꿈속의 일처럼 물 펀치를 맞는 느낌이다. 의외로 치고 들어오는 기타, 드럼 그리고 나른한 목소리와 멜로디가 날리는 펀치는 슬로모션으로 다가오지만 피할 수 없이 빠르게 철썩댄다. 메이저에서 마이너로, 메이저세븐으로 움직이는 기타 코드 위를 서핑하는 멜로디는 매우 낯익은 동시에 낯설다. ‘몰락’과 ‘다나에’는 닿지 못해 떨어짐의 미학 위를 그렇게 헤엄친다. 꿈의 가요다.

 

 

데카당 <ㅔ>

올해 가장 독특하고 위험하며 퇴폐적인 밴드의 탄생. 네 개의 곡에 담긴 네 개의 표정은 마치 네 개의 밴드가 참여한 모음집이라도 되는 양 서로 달라 섬뜩하다. 화가 나 있고, 나른하고, 기괴하다. 그러니 기분을 망친 날에나 들을 것. 힙합이나 PB R&B 식의 박자와 가창으로 흐느적대는 보컬 아래로 전기기타와 밴드 사운드가 불협화음을 머금고 탁류로 굽이친다. 사이키델릭 록, 아방가르드 록 레코드 디깅에 빠진 디안젤로가 결성한 록 밴드 같다. 이 데뷔작에서 제시된 네 개의 판이한 방향 가운데 데카당은 어느 쪽을 택할지 무척 궁금하다.

 

 

전기성 <주파수를 나에게>

장기하와 얼굴들의 전자음악 버전이다. 펫샵보이즈, 프린스, 아하, 서태지와 아이들을 섞은 뒤 20세기 말에 어울릴 법한 시대착오적 종말론을 끼얹으면 이 모양이 될까. 뿅뿅대는 신시사이저가 이끄는 1980년대 풍 신스팝은 2017년에 그야말로 ‘현대 음률’. 그 위로 흘러간 홍콩 영화 배우나 프린스처럼 겉멋 실어 박자를 밀고 당기는 가창이 올라탄다. 웃다 울게 될 앨범이다. ‘사이코메트리-O’ 와 ‘마주볼필요없이’에서 롤러스케이트를 꺼내려다 ‘꿈 환상 그리고 착각’에서 내려놓았다. 저 이오스(E.O.S)에 헌정된 이 곡의 끝간 데 없는 우울함이 묵시하는 바를 깨달았기에. 멸망하지 못한 세기말의 존재할 수도 없는 슬픈 미래상을 본 듯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