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치지 않고 일하는 법

새로운 프로젝트에 도전

사내에서 새로운 프로젝트에 들어갈 때마다 적극적으로 손을 든다. 회사를 옮겨 새로운 공간에서 완전히 새로운 업무를 하면서 낯선 환경에 적응해나가는 고생을 하지 않으면서도 새로운 일에 도전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다. 동시에 사내 커뮤니케이션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는 창구가 되기도 한다. 연차가 쌓일수록 느끼는 점은,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으며 가장 중요한 것이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라는 사실이다. 소통 능력이 뛰어난 사람은 한 회사를 오래 다닐수록 능력을 인정받기가 더 쉽다. 한 회사를 오래 다니는 건 출산과 육아를 계획하거나 병행하는 사람에게도 좋은 점이 많다. 육아 고민 때문에 회사를 옮기는 사람들을 많이 봤는데 한곳에 오래 다니다 보면 내 삶의 큰 사건들을 모두 지켜본 선후배로부터 결혼, 출산, 육아 등의 스케줄을 어느 정도 용인받으며 다닐 수 있다. 아이 둘을 둔 워킹맘으로서 일과 내 삶의 균형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J( 미디어 회사 차장, 14년 차)

 

퇴근 후 색다른 에너지 만들기

처음에는 일이 좋았고, 직원이 50명 남짓인 작은 회사도 사랑스러웠다. 하지만 회사가 해를 거듭할수록 성장하더니 급기야 직원이 3백 명에 가까운 중소기업으로 변했다. 그만큼 관계는 사무적이 되었고, 회사 시스템은 단단해졌다. ‘만드는 일’을 한다는 즐거움은 연봉이 오를수록 ‘돈 되는 일’을 해야 하는 압박감으로 바뀌었다. 회사 안에서 보내는 시간뿐 아니라 회사 밖의 삶까지 지루해지자 나는 뭔가를 배우기 시작했다. 시 쓰기, 디제잉, 베이킹, 단편소설 쓰기, 와인, 일본어, 어쿠스틱 기타, 조향, 작사…. 특별한 맥락 없이 끌리면 일단 수업부터 등록했다. 전혀 몰랐던 세계를 알아가는 기쁨은, 비록 일시적이더라도 삶의 지루함을 잊게 했다. 언젠가는 내가 배운 것들 사이에서 새로운 무언가가 시작될지도 모른다. 물론 모든 게 다 부질없을 수도 있다. 그래도 상관없다. 어차피 힘들게 번 내 월급도 부질없이 사라지는데, 뭐. J(디지털 미디어 회사 사원, 8년 차)

 

동기부여가 될 만한 원동력 찾기

내가 하는 일은 프로젝트마다 짧게는 두 달, 길게는 반년에서 1년여의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데 이 기간 동안 아주 사소하더라도 즐거움이 될 만한 것을 수시로 찾아낸다. 그 즐거움은 작품 자체일 수도 있고, 작품을 통해 만나는 배우나 감독일 수도 있으며 협업해야 하는 클라이언트나 마케팅 스태프일 수도 있다. 함께하는 파트너가 매번 다른 일의 특성을 유용하게 활용하는 방법이다. 그게 여의치 않을 때는 같이 일하는 회사 내 팀원들에게 자극을 얻는다. 내 자리를 위협(?)할 것 같은 후배들의 재기 발랄한 아이디어를 대하거나 그 시절 나 역시 그랬듯 의지와 열정을 불태우는 후배들의 모습을 보면 나도 아직 죽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겠다는 의지가 샘솟는다. 하지만 이마저도 신통치 않을 때엔 특단의 조치로 ‘잠시 내려놓음’을 택한다. 장기근속자 혜택으로 이제껏 두 번의 안식월(그것도 유급!) 휴가를 받았는데 벼랑 끝에 몰렸다고 느낄 때마다 그 고비를 잘 넘길 수 있도록 스스로를 잠시 비우고 돌아가곤 했다. Y( 영화사 홍보마케팅 실장, 10년 차)

 

일은 그냥 수단이라는 태도

일을 나 자신이 어떤 능력을 쌓기 위해 하는 연습 정도로 생각해온 게 매너리즘을 줄이는 주효한 방법이었다고 생각한다. 내 목표는 언젠가 사람들의 삶을 담은 이야기를 글로 써내는 것이다. 일에서 얻는 것들은 어떻게든 이야기와 이어져있다. 연예인 촬영, 취업준비생 인터뷰 등 모든 일에서 뭔가를 주워 담았다. 그들에게 지혜를 얻었다는 말이 아니다. 언젠가는 뻔하디뻔한 자기개발서를 낸 작가와 뻔하디뻔한 대화를 나누며 상투적인 삶의 모습을 기록해두었다. 나중에 써먹을 때가 오리라는 생각으로. 적어도 내겐 ‘일’은 부차적인 것이기에 매너리즘에 괴롭진 않았다. L(미디어 회사 수석, 10년 차)

 

사람에서 사람으로

수많은 사람과 인연을 맺고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이 내 일이다. 오래 해온 일이다 보니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도 무감각해지고 기계적이 된 듯해 회의감에 사로잡힌 적도 많았다. 가장 크게 상처 받은 일도 사람에게서 비롯됐기에 인간 관계는 아직도 풀기 어려운 숙제다. 하지만 반대로 한 회사에서 오래 근무하면서 나에 대해서 잘 알고 이해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 그리고 서툴던 나의 과거부터 지금까지 경험한 수많은 에피소드를 공유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깨닫는다. 그들에게 이해받고 때론 인정받으면서 위기의 순간들을 극복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이 일을 시작하면서 지금까지 나를 믿어주는, 믿고 따라갈 수 있는 멘토가 있었다는 것이 큰 행운이었다. 결국은 사람이다. L( 홍보 대행사 차장, 12년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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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 INTERVIEW 박경진&전준영

JIN PARK | 박경진 (@__jinpark)

‘이렇게 말을 잘한다고?’ 모델 박경진을 마주하고 머리 속을 가득 채웠던 생각이다. 런웨이의 강렬한 모습과는 다른, 사람을 무장해제 시키는 순수함 그리고 무뚝뚝할 것 같은 첫인상과는 달리 자신의 생각을 조리있게 전달하는 ‘갭 차이’를 가진 남자였다.

모델을 시작하게 된 계기 옷이 좋아서. 모델인 어머니에게서 받은 영향도 크고.
내가 꿈꾸는 나의 모습 일 욕심이 많은 편이다. 꾸준히 일하고 싶고 노력하는 만큼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제일 자주 듣는 말 의외다. 생각보다 무뚝뚝하지 않다.
풀고 싶은 오해 또는 편견 무섭다? 저 무서운 사람 아니에요.

최애 아티스트 혁오밴드.
나의 최애템 헤드셋. 음악을 워낙 좋아한다. 요즘 밴드 음악에 꽂혀있다.
요즘 가장 관심있는 것 요즘 설치 미술에 관심이 생겼다. 짬이 나면 전시 보는 것을 즐긴다.
최근의 고민 여행 가고 싶다. 일 때문에 말고.
기억에 남는 한 마디 “너 잘 될거 같아” 이 말은 언제 들어도 좋다.
나의 버킷리스트 매장에 내 사진이 걸린 모습을 부모님께 보여드리고 싶다.
가장 보람찼던 순간 작년에 모델 신인상을 받았다. 영광이었다.
올해의 목표 더 분발해야지. 승승장구!

준영의 첫인상 ‘쟤 뭐야?’ 싶었다. 좋은 의미로. 큰 목소리로 인사를 하는데 준영이 특유의 유쾌함이 단숨에 느껴졌다.
준영과의 에피소드 해외 컬렉션 기간 동안 캐스팅을 위해 런던으로 넘어가는 기차를 탔다. 왜 이 일을 시작하게 되었고, 어떻게 되었으면 좋겠고, 현재의 고민 등 이동하는 내내 이야기가 끊이질 않았다. 아직도 기억에 남는 순간이다.
준영에게 남기는 칭찬 난 너의 뻔뻔함이 좋아! 언제나 분위기 메이커로 남아줘!

 

 

JUNE JEON | 전준영 (@jeon_june_)

전준영의 SNS를 들여다 보면 심상치 않다. 그는 유행어를 만들거나 엉킨 이어폰도 컨텐츠로 승화시키고, 누군가를 웃게 만드는 일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다. 스스로도 ‘장난꾸러기’, ‘항상 즐거운 애’로 기억되길 바란다는 전준영은 미워할 수 없는 그러나 속이 깊은 아이러니한 남자였다.

모델을 시작하게 된 계기 나를 무시하는 사람들에게 ‘본때를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했다. 이런 자격지심이 모델을 시작하게 된 원동력이 되었고.
내가 꿈꾸는 나의 모습 음악을 하고 싶어 서울로 상경했던 것처럼, 음악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제일 자주 듣는 말 또라이. 사람들을 웃기는게 낙이다.
풀고 싶은 오해 또는 편견 누군가는 나의 가감 없는 표현 방법 때문에 예의 없다고 생각할 것이다.

나의 최애템 안경. 편한 모습이 제일 좋다.
최근의 고민 음악과 관련된 것들. 작곡 공부를 시작했다.
기억에 남는 한 마디 “너 탐난다”. 굉장히 인정 받은 기분이 들었다.
나의 버킷리스트 몽블랑의 설원에 다시 오르고 싶다. ‘우리는 굉장히 작은 존재구나’라는 깨달음을 얻은 곳이기도 하다.
올해의 목표 앨범 발매. 음악적으로 성장하고 싶다. 모델로서도 더 큰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싶다. 시너지 효과가 날 때의 희열이란!
자주 출몰하는 곳 아무래도 SOAP. 라인업이 단연 최고다.
불면증을 위한 추천곡 당신이 듣던. 가사가 너무 아름답다.
나의 인생작 강철의 연금술사. 만화에서 인생의 진리를 배웠다. 영화화 되길 바라고 있다.

경진의 첫인상 순진, 순수, 두 단어가 가장 먼저 떠올랐다. 실제로도 선한 눈에 마음이 여린 형.
경진과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작년 여름, 파리 컬렉션 기간에 형이랑 처음으로 레스토랑에서 밥을 먹었다. 정신 없는 기간 동안에 우리가 아주 조금은 여유가 생겼구나, 성장했구나 싶어 의미있는 순간이었다.
경진에게 남기는 칭찬 앞선 선배들의 계보를 이을 모델. 박경진을 대체할 사람이 없다고 생각한다.

#멍스타그램 슈퍼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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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두부

아이돌 팬덤의 태동에는 언제나 ‘입덕 영상’이 있다. ‘짤’ 하나가 불 꺼진 아이돌 그룹을 지피듯 팔로어 14만6천 명을 거느린 펫스타그램계의 슈퍼스타 두부에게도 팬들의 마음속에 저장된 ‘입덕 영상’이 있다. 눈 마사지를 해주는 주인의 손에 동그랗고 흰 얼굴을 내맡긴 채 까무룩 잠드는 10초 안팎의 영상으로 한 달 만에 팔로어 1만 명을 모은 두부. (번외로는 좌우로 고개 갸우뚱거리기, 퐁퐁퐁 뛰는 영상 등이 있다.) “주말에 서울에 오는 이유 중 80%가 두부 스케줄 때문이에요. 일요일은 100% 고요.(웃음)” 두부가 파워 인스타그래머가 된 데는 견주의 바람도 한몫했다.

“두부가 생후 5개월 때 전 주인에게 버려졌어요. 제가 데리고 온 날이 2014년 10월 13일이라 두부 생일이 5월 13일이죠. 반발심에 SNS를 시작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에요. 전 주인에게 두부가 이렇게 예쁘고 착한 아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거든요.” 이제 광고까지 섭렵한 두부는 베테랑답게 30분 만에 촬영을 끝내버렸다. 이후 인터뷰 내내 두부는 기척 없이 아빠만을 주시했다. 이 세계에 자신과 아빠 단둘만 존재한다는 듯. 훈육 대신 무한 사랑을 퍼주는 견주의 교육관이 두부를 ‘앉아’밖에 못하는 세 살배기로 만들었지만 천성이 ‘두부두부’한 두부인지라 그 이상의 교육은 필요치 않아 보인다. “먹던 간식 뺏는다고 장난을 쳐도 한 번을 으르렁거리지 않아요. 자리에서 뱅뱅 돌다가 간식 물고 저 앞에 뒤돌아 앉는 게 최선의 방어예요.” @i_am_tof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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켄 & 밤

켄과 밤은 시바견 모녀다. 2015년 6월 1일 켄을 입양한 견주는 한 달 뒤 켄을 위한 SNS 계정을 만들었다. 3만 명에 달하는 랜선 이모 삼촌들은 켄의 꼬물이 시절부터 닿는 곳마다 사고가 벌어지는 버라이어티한 개린이 시절과 개춘기를, 임신과 출산의 여정을 함께 지켜봤다. 그렇게 지난가을 밤이가 태어났다. 촬영 내내 도망 다니기 바빴던 천진 명랑한 밤이는 견주의 아픈 손가락이다. “제정신이 아니에요.(웃음) 아직 훈련이 안 됐어요. 아기 때부터 아팠던 탓에 오냐오냐 키워서 그런 건지. 정신 차릴 나이가 되긴 했는데 보다시피 계속 이래요.”

어릴 때 한 다리가 기형이 된 밤이. 다리의 영향으로 꼬리뼈까지 틀어진 탓에 꼬리가 말려 올라갔다. 엄마인 켄만큼 덩치가 자라야 하지만 성장판이 빨리 닫히는 바람에 지금이 다 자란 상태다. 이제는 건강해져 이 집 안의 사고왕이 되었지만 이 또한 당연한 성장 과정임을 아는 견주는 크게 염려하지 않는다. 가족이니까. 점잖은 켄의 딸이니까. 두 마리의 강아지가 인생에 들어온 후 견주는 많은 변화를 맞았다. 켄과 밤의 사진 피드 사이사이 강아지 공장 철폐를 위한 동물법 개정 서명을 독려하고, 동물 학대에 반대 목소리를 낸다. 그는 이제는 두 강아지가 자기 삶의 주인이 됐음을 인정한다. 늦어도 밤 10시에는 자동 귀가하는 이유기도 하다. 물론 그가 서둘러 집에 와도 30초 정도 애틋하게 굴다가 자기 하던 일하러 휙 돌아가는 독립적인 켄과 밤이지만. @ken_shi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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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뚜 & 차차

“뚜뚜랑 차차와 산책하다 보면 동네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돼지냐고 물어보세요. 왜 돼지를 데리고 다니냐고.(웃음) 몸매가, 그중에서도 엉덩이가 새끼 돼지 같은 느낌이 있긴 하죠? 꼬리가 짧아서 우리끼리는 엉덩이에 모찌 붙어 있다고 해요. 토실토실 엉덩이가 매력이에요. 우리가 이런 치명적인 스타일을 좋아해서.” 각자 부모님의 집에서 페키니즈와 시추를 오랫동안 기른 두 남녀는 강아지 이야기를 하며 연애하다 결혼까지 하게 됐다. 이들의 첫 강아지는 뚜뚜. “남편 애칭이 뚜뚜였거든요. 꼴뚜기라고···. 배우 고수가 나오는 영화를 같이 보다가 고개를 돌리니 웬 꼴뚜기 한 마리가.(웃음) 장난으로 ‘뚜기뚜기’ 하다가 어감이 귀여워서 첫 강아지 이름을 뚜뚜로 정했어요.”

뚜뚜는 털이 갈색을 띠고, 차차는 그보다 옅다. 비슷한 인상의 두 마리 프렌치 불도그지만 성격은 정반대. 힘이 넘치고 활달한 뚜뚜에 비해 차차는 애교가 많고 차분한 타입. 거친 외모와는 달리 집 안에서 한번 짖는 일 없는 순둥이들이다. (촬영이 끝나고 헤어질 때까지도 이 두 강아지의 목소리를 듣지 못했다.) 산책 중 자기 몸집에 3분의 1도 안 되는 강아지들이 앙칼지게 짖고 덤벼도 가만히 정지해버리는 반전 매력견들. 그 은근한 매력에 빠져 지금 부부는 뚜뚜와 차차 외에도 세 마리의 프렌치 불도그를 더 키우고 있다. “2층이 주인집 뚜뚜네고요. 저희는 그 아래층에 세 들어 살고 있는 셈이에요. 다섯 마리가 우당탕거리며 놀 때면 층간 소음이 만만치 않지만 주인집이니까 받아들이고 있어요.” @dduddufam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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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부

(추정하건대) 두부의 고향은 LA다. 2010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유학 중이던 두부 견주는 LA의 한 유기견 보호소의 입양 공고로 두부를 처음 만났다. 한쪽 눈을 실명하고, 적출 수술까지 받은 믹스견 흰둥이. 두 달을 고민하는 동안 두부를 입양하겠다는 사람이 나타나지 않았다. “아직도 다른 강아지들과 교류가 전혀 안 돼요. 산책하다 멀리서 작은 강아지만 와도 바로 ‘얼음’, 그 길로 유턴이에요. 아마 다른 개 때문에 눈을 다친 것이 아닐까 추측하고 있어요.” 유기견과 함께 산다는 건 아이의 과거를 추측하고 추적해가는 과정의 연속이다.

견주를 따라 서울로 온 ‘미국 개’는 이제 셀럽이 됐다. 3만 명의 팔로어가 포슬포슬한 흰 털과 심드렁하고 무심한 무드를 만드는 아래턱에 반해 제 새끼인 양 두부에게 빠져들고 있는 중이다. “미국에서 지낼 때 DNA 킷으로 견종 추적을 한 적 있거든요. 무려 8~9종이 섞였다는 결과를 받았어요. 아마 할머니 할아버지부터 믹스종인 뼈대 있는 믹스견 같아요.” 두부와 오래 지내고 싶은 마음에 견주는 작년에 직장을 그만두고 반려동물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바잇미’를 론칭했다. 브랜드 대표이사는 당연히 두부다. 고객이 수제 간식 두 개를 구매할 때마다 유기 동물에게 수제 간식 한 개를 기부하는 이 착한 대표이사님은 사무실에 간식이 차고 넘치지만 오로지 오리 육포만을 고집하는 철저한 육식주의자. 대표이사답게 종종 직원들에게 으르렁 호통도 친다. 견주가 밖에 나가려 옷을 챙길 때는 관심 없는 듯 눈길도 안 주다가 나가고 나면 닫힌 문 앞에서 서글픈 소리로 울어대는 애견계의 카이저 소제다. @biteme_doob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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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수

지난가을 시카고 여행을 다녀온 철수는 유기견계 견생역전의 아이콘이다. 인스타그램과 트위터를 통해 얼굴을 알리기 시작한 철수는 이제 산책하다 팬들도 종종 만난다. 누군가 ‘철수다!’ 하면 자기 부르는지는 어찌 알고 고개를 쓱 돌려준다. 2015년 5월 유기견 보호소에서 데려온 철수. “처음부터 얌전했어요. 쓰레기통을 뒤지거나 배변 실수를 하거나 살림살이를 긁는 등의 말썽을 부리지 않아 좋고 편한데 한편으로는 안쓰럽더라고요. 개답지 못해서.” 외모에 꼭 어울리는 귀여운 이름은 의외로 즉흥적으로 지어졌다. “입양을 결정한 뒤 철수를 한 유기견 행사에서 처음 만났어요. 입양 조건 중 하나가 반려동물 인식칩을 심는 것이었는데 당장 서류에 보호자 정보와 강아지 이름을 쓰자니 망설여지더라고요. 얼마간 지내보고 어울리는 이름을 지어주려고 했거든요. 봉사자 분이 일단 서류에는 생각나는 이름을 적고, 나중에 다르게 불러도 된다고 하셔서 급한 대로 철수라고 적었어요. 근데 지금까지 철수가 몇 개의 이름으로 살고, 불렸는지 우리는 모르잖아요. 이 아이의 유일한 정식 등록 서류의 이름마저 가명이 되면 안 될 것 같아서 철수로 마음을 굳혔어요.”

참고로 이름 후보에는 ‘충무’, ‘김밥’, ‘오레오’ 등이 있었다. 철수라 다행이다. 방에 들어가 있을 때는 아무리 불러도 나오지 않는 철수. 간식을 주는 견주의 엄마가 부를 때만 1초 만에 뛰어 나오는 철수가 좋아하는 건 고기지만, 고기보다 더 좋아하는 건 견주인 ‘철수 누나’다. 견주가 밖에 나가면 집에 돌아오기 전까지 밥도 물도 심지어 간식도 안 먹는다고. “유기견 보호소 내에서도 순종이고 어린 강아지들은 입양이 잘 되는 편이지만 믹스견은 입양이 잘 안 돼요. 제가 철수를 키우면서 믹스견 부심이 생겼어요. 철수 때문에 믹스견 입양했다고 하는 분들 이야기를 들으면 뿌듯하고요.” 철수의 매력을 총망라한 에세이가 3월에 출간된다. @chulsoo_do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