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포레스트

동명의 일본 만화를 영화화한 작품. 임순례 감독은 폭력적이고 자극적인 소재가 주를 이루는 요즘, 관객에게 편안하고 기분 좋은 휴식 같은 영화를 선물하고 싶어 연출을 결심했다. 뭐 하나 뜻대로 되지 않는 도시의 일상을 뒤로하고 고향으로 돌아온 혜원(김태리)은 오랜 친구인 재하(류준열), 은숙(진기주)과 함께 남들과 다른 자신만의 삶을 만들어나간다. 겨울에 돌아와 이듬해 겨울까지 직접 키운 농작물로 한 끼 한 끼를 만들어 먹으며 자신이 고향에 돌아온 진짜 이유를 찾아간다. 동일한 만화를 원작으로 한 동명의 일본 영화가 자급자족하는 음식에 초점을 맞췄다면 임순례 감독은 인물들의 스토리에 더 집중해 내용을 각색했다. 스태프들이 직접 벼를 심고 텃밭에 작물을 가꾸며 사계절에 걸쳐 느릿하게 만든 평화로운 풍경이 복잡한 도시의 일상에 지친 마음에 위안을 준다.

🎥 2017 | 한국 | 드라마 | 105분
감독 임순례
출연 김태리, 류준열
일시 2월 25일(일) 오전 10시
장소 CGV청담씨네시티 서브팩 1관

미세스 하이드

이자벨 위페르는 늘 발칙한 영화를 선택하며 놀라움을 안긴다. 이 작품은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지킬 앤 하이드>를 여성 버전으로 만든 작품이다. 파리의 한 고등학교에서 물리를 가르치며 살아가는 마리 지킬(이자벨 위페르)은 세상에 지칠 대로 지친 상태다. 학생들이 그녀를 싫어하고 무시한 지는 이미 오래다. 그런 그녀가 홀로 실험을 하던 도중 전기 충격을 받고 몸에 변화가 생긴다. 그녀는 밤이 되면 ‘미세스 하이드’가 된다. 더 이상 그녀는 무기력하고 소심한 교사가 아니라 낮에는 자신의 교육관을 당차게 펼치고 밤에는 눈앞에 있는 것을 불태워버리는 불덩이가 된다. 감독은 하이드가 돼버린 물리 교사를 통해 프랑스 교육의 현실을 말한다.

 

🎥 2017 | 프랑스 | 코미디 | 95분
감독  세르주 보종
출연 이자벨 위페르, 로맹 뒤리스
일시 2월 23일(금) 오후 5시 40분, 2월 24일(토) 오후 4시 20분
장소 CGV청담씨네시티 서브팩 1,2관

킬링 디어

<더 랍스터>로 2015년 칸 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한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이 또 한번 ‘요령부득의’ 작품을 내놓았다. 그리스 뉴웨이브를 대표하는 그의 영화는 상업적이고 매끄러운 척, 그리고 남들이 다 아는 얘기를 하는 척하지만 사실은 그 안에 매우 심오하면서도 철학적인 사유를 담아낸다.

‘성스러운 사슴 죽이기’라는 뜻의 원제를 가진 이 영화는 자식을 제물로 바쳐야 하는 그리스 신화 속 아가멤논의 비극을 연상케 한다. 아내 안나(니콜 키드먼)와 아들 밥(서니 술리치), 딸 킴(래피 캐시디)과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살아가는 호흡기 질환 전문 외과의사 스티븐(콜린 파렐)은 사실 알코올 중독자다. 어느 날 스티븐은 술을 몇 잔 마시고 수술하다가 환자를 죽게 만드는 의료 사고를 내고 만다. 수년이 지난 뒤 자신이 그날 죽게 만든 환자의 아들 마틴(배리 케오간)을 만난 그는 처음엔 잘해주려고 노력하지만 이 아이가 자신을 점점 옥죄는 존재라는 사실을 알고 공포에 떨게 된다. 그리고 마틴은 스티븐에게 그의 아이들이 네 가지 저주에 걸려 처음엔 걷지 못하고, 두 번째는 음식을 먹지 않으며 세 번째는 두 눈에서 피가 흐르다 마지막에는 죽게 될 거라고 한다. 스티븐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아가멤논과 같은 결정을 하게 될까.

그렇다면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은 왜 이런 얘기를 현대화한 것일까. 인간은 죄를 짓기 마련이고 참회하고 용서를 구함으로써 구원받아야 하는데 그러기까지는 누군가 대속(代贖)해야 한다는 것일까. 그리스 신화와 기독교의 원리를 영화적으로 재구성하고 싶었던 것일까. 이 영화를 보고 있으면 누군가가 나를 대신해 내 죄의 대가를 치르는 것만큼 불행한 일도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영화는 그래서, 매우 신화적이고 기독교적이지만 역설적으로 그 모든 것에 회의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 인생을 고찰한다는 것은 오묘한 것이다. 그런 삶의 단면을 담아내려는 영화 역시 때론 기묘하고 난해하기 마련이다.

 

🎥 2017 | 미국 | 드라마, 미스터리, 호러 | 121분
감독 요르고스 란티모스
출연 콜린 파렐, 니콜 키드먼
일시 2월 22일(목) 오후 8시 30분, 2월 24일(토) 오후 4시 10분
장소 CGV청담씨네시티 비트박스관, 서브팩 1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