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

이하나 소니아리키엘 마이클코어스 보이스2 OCN
화이트 재킷 소니아 리키엘(Sonia Rykiel), 안에 입은 톱 마이클 코어스(Michael Kors).

무언가를 좋아하는 일이 때로는 저주같다. 결과물이 나오는 시간보다 자신과 뒤척이는 시간이 오랠수록 더하다. 음악을 잠깐 접어두기로 했다고 말하는 이하나에게서 아프고 난 뒤의 개운함을 보았다. 만남의 명목은 8월 초에 방영하는 이하나의 새 드라마지만 쓴웃음을 지으며 때로는 꽤 긴 침묵 속에서 말을 골랐던, 음악을 생각할 때의 이하나가 외려 선명하게 남았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덕분에 이하나는 OCN 드라마 <보이스 2>에 모든 것을 걸었다. 복잡한 과제를 잠시 접어두고 어느 때보다도 건강한 에너지로 동료들과 진흙탕을 뒹굴며 생기를 고스란히 만끽한다. 사람으로 향하는 무엇에든 결국 끌리고만다는 이하나의 가로로 긴 눈을 떠올린다. 근래 본 적 없는 맑은 눈이었다.

이하나 포츠1961 폴앤앨리스 보이스2 OCN
수트 포츠 1961(Ports 1961), 안에 입은 톱 폴앤앨리스(Paul & Alice).

<보이스 2> 촬영이 한창이죠. 보이스 프로파일러 ‘강권주’는 절대 청각을 가진 캐릭터예요. 소리에 온 신경을 기울여야 하는 인물을 소화하는 일이 쉽지는 않을 것 같아요. 확실히 영향을 받는 것 같아요. 권주는 112 신고 센터를 이끄는 대장인데 실제로는 그 안에서 제가 막내거든요. 리더십이 있기보다는 군중의 한 명으로 리더를 따라가는 성향인데 드라마 덕분에 제가 좀 성숙한 느낌이에요. 이번에는 좀 더 센터장다운 느낌을 줄 수 있을 것 같고 한 번 경험해봐서 그런지 제 옷을 입은 듯한 느낌도 들어요.

시즌 1에서는 사이코패스와 대적하는 장면이 화제가 됐었죠. 작가님이 범인이 불이라면 권주는 물이면 좋겠다고 했어요. 감정을 빼고 연기를 할 때 오히려 오케이가 나더라고요. 정말 강한 게 무엇인지 계속 고민해요. 범인에게 어떤 식으로든 져선 안 되고 믿음직스러운 모습을 보여야 하니까 안 하던 고민을 하게 됐어요.

<보이스>에 출연하면서 이하나 개인의 내적인 변화가 많았나 봐요. <보이스>는 제가 자주 출연한 재미있고 유쾌한 드라마들과는 결이 다르죠. 그런데 본성은 어디 안 가는 것 같아요. 이번에도 장난을 많이 치고 재미있게 촬영하고 있어요.

이번 시즌에는 특히 우리 사회의 문제적 사건을 많이 다룰 예정이라고 들었어요. 촬영하면서 특히 몰입한 사건이 있다면요? 아동 성폭행범이 출소해서 피해자 가족들이 또다시 지옥을 경험하는 에피소드가 있어요. 굉장히 예민한 문제라 대본을 보면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문제점을 잘 꼬집었고 우리가 어떻게 경각심을 가지고 대처해야 할지도 담은 것 같아 맘에 들었어요. 반전도 있고요.

사건 당시가 아니라 그 후의 일들을 함께 생각해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 같네요. <보이스 2>의 대본이 좋다고 칭찬을 많이 했는데 주로 어떤 부분에 끌려요? 그간 출연한 작품들이 뻔하지 않았고 그 이미지가 쌓여 이하나만의 느낌을 만들었죠. 사실 대본만이 아니라 사람을 만나도 영화를 봐도 음식점에 가도 제가 좋아하는 결이 있더라고요. 책을 봐도요. 그 근본이 뭘까? 결국 저는 사람을 위하는 마음이 담긴 걸 무척 좋아하는 것 같아요. 그런 부분에 예민하지 않은 둥글둥글한 분들이 제일 부럽죠. 그런데 저는 유독 사람을 위하는 것에 자꾸 끌리고 또 추구하고 싶어요. 사람이든 노래든 그런 것을 만나면 위로를 받아요. 대본을 볼 때도 사람을 위하는 마음이 녹아있는 부분이, 장르를 떠나 제 마음을 열게 하는 것 같아요.

지금은 잠시 멈췄지만 ‘Granny’s Old Recipe’라는 인스타그램 아이디가 독특해요. 팬들에게 자신을 ‘망구’라고 지칭하는 것도요. 하하. 그럴싸한 배경은 전혀 없어요. 팬들이 ‘하나’라는 이름에서 파생된 많은 별명을 붙여주셨는데 어느 날 ‘원(하나) 할머니 보쌈’ 간판의 할머니 얼굴에 제 얼굴을 넣어서 재미있는 스티커를 만들었더라고요. 그게 참 정겨웠어요. 얼토당토않은 이유도 좋았고요. 우리만의 재미있는 추억 같잖아요. 그런데 좀 더 대중적인 별명을 기다리고 있어요.(웃음)

팬들을 왜 ‘동지’라고 불러요? 와, 처음 말씀드리네요. 제가 가장 동경하는 뮤지션이 얼렌드 오여인데 그 친구는 늘 내게 ‘나도 너와 다르지 않다’고 이야기해주는 것 같아요. 세상은 무한대로 넓고 그만큼 대단한 사람도 많아서 그 생각을 하면 아득한 느낌이 들잖아요. 그 친구는 그렇게 크기만 한 세상을 작게 만들어주는 사람이에요. 예를 들어 카페에서 외국 뮤지션의 노래가 나오잖아요. 제게는 비현실적인 뮤지션이죠. 그런데 얼렌드 오여는 ‘내가 듣기에는 너도 이렇게 부를 수 있어’라고 말해줘요. 마치 내가 있는 세상이 전부인 것 같은 느낌이 들게요. 그런 이야기를 들을수록 나 자신을 존중하게 되더라고요. ‘내 생각이 맞을 수도 있어. 내가 잘하는 것일 수도 있어. 이게 대단한 것일 수도 있어.’ 이런 메시지를 많이 받았어요. 팬들은 저를 신기해하고 본인과 다른 사람처럼 느낄 수 있지만, 저도 팬들에게 한 가지라도 줄 수 있다면 이 느낌을 가장 주고 싶어요. 가장 동경하는 그 친구가 제게 눈높이를 맞춰준 것처럼요.

‘동지’들과 자유롭게 소통하는 걸 즐기는 모습이 보였어요. 그런 통로를 잠깐 접어두는 게 서운하지는 않아요? 지금도 좀 울컥하네요. 팬들을 위해서 SNS를 한다고 생각했는데 제가 더 많은 위로를 받고 있었나 봐요. 좀 더 수면 위로 올라오기 위해 회사도 대중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곳을 택하고 보니 팬들을 제외한 다른 분이 제 SNS를 보면 자신이 이방인이 된 느낌이 들 수도 있겠더군요. 그래서 일단락 지었어요. 그래도 팬들을 위한 작은 프로젝트는 계속 구상하고 있어요.

이하나 코스 노앙 컨버스 보이스2 OCN
화이트 터틀넥 코스(COS), 데님 팬츠 노앙(Nohant), 스니커즈 컨버스(Converse).
이하나 마쥬 보이스2 OCN
라이더 재킷 마쥬(Mage).

만나기 전에 최근 인터뷰 내용을 훑어봤어요. 꿈은 여전히 음악에 있는 것 같더군요. 음악 작업을 꾸준히 하지 않으면 괴로워요? 제 음악을 들려드린 적 없으니까 사람들은 모르지만 저는 알고 있잖아요. 요즘에 와서야 나 스스로를 칭찬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어요. 제겐 음악을 하는 게 무척 자연스러운 일이기에 즐기면서 한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주문이나 최면 같은 것이었나 봐요. 우선 연기로 입지를 확실하게 다지기로 결심했기 때문에 음악을 처음으로 잠시 놓아봤는데 그 5, 6개월 동안 아주 특별한 날 빼고는 기타를 잡지 않았어요. 전에는 음악을 안 하면 큰일 난다고 생각했거든요. 저 자신이 못 견딘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음악을 안 하고도 참 잘 지내더라고요. 심지어 에너지가 너무 많이 남는 거예요. ‘아, 그랬구나’ 싶어요. 잘 모르겠어요.

음악에 너무 많은 힘을 쏟고 있었나 봐요. 맞아요. 마음먹으면 하루도 하지 않을 수 있는 것이라는 걸 처음 알았어요. 너무 가볍고. 지금은 그 에너지를 다른 곳에 쓰고 있는데 컨디션이 아주 좋아요. 혼자 참 무거운 짐을, 누가 들으라고 하지도 않았는데 지고 있었구나 싶어요.

씁쓸해요? (긴 침묵) 그냥 애틋한 마음이라고 하고 싶어요. 끝난 게 아니고 다음을 기약했으니까.

다른 챕터부터 시작하기로 한 거죠. <보이스 2>에 임하는 마음이 확실히 다르겠어요. 맞아요. 현장에서 사람들과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에너지가 아주 좋아요. 음악을 놓은 이유가 뚜렷하게 있는데 그것을 등한시하면 안 되잖아요. 더 철저히 해야 음악을 기다려주는 팬들이 이해할 수 있을 테고요. 그래서 처음으로 외적으로 신경을 많이 쓰고 있어요. 운동을 이렇게까지 해본 적 없는데 최근에 복싱을 시작했죠. 3개월 동안 매일 도장에 가서 코어를 중심으로 단련하고 있어요. 전에 존경하는 선배님께서 제 대사를 듣고 “여기서 호흡이 끊기잖아. 한 번에 가야 해”라고 말씀하셨던 것을 기억하고 있거든요. 그때는 숨이 차서 한 번에 다 할 수가 없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되더라고요. 복싱을 하면서 호흡도 길어지고 걸음걸이도 달라지고 체질이 바뀌어서 요즘 촬영하 는 게 너무 즐거워요.

강권주 센터장도 인기가 많지만 예전의 발랄하고 귀여운 역할을 그리워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 같아요. 실제의 이하나는 어떤 모습에 더 가까워요? 며칠 전에 진흙탕에서 촬영했어요. 원래는 흙이었는데 비가 정말 1분도 쉬지 않고 오더라고요. 바닥은 이미 발목까지 잠기는 진흙탕이 됐는데 정말 재밌는 거예요. 왜 그런 데서 더 에너지를 얻는 걸까 곰곰이 생각해봤더니 제가 생각하는 것보다 몸으로 부딪치는 걸 더 좋아하더라고요. 여유가 많으면 생각이 많아지나 봐요. 그 촬영 현장을 다시 생각해보니까 아주 야생적인 느낌이었어요. 내가 어느 정도는 그런 것을 즐기는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됐는데, 생각해보니까 학창 시절에도 체육을 제일 잘하고 좋아했어요. 데뷔하고 연예인으로 색깔을 입혀가다 보니 잊고 있었던 것 같아요.

이하나는 쉴 새 없이 달리기보다 자신만의 리듬에 맞춰가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직업인으로서 그 여유로운 시간이 마냥 편하지는 않았겠죠. 지금의 템포를 찾는 데 가장 도움이 많이 된 건 무언가요? 시간이 많아 생각도 많아질 때 대형 서점에 가면 도움을 많이 받아요. 도서관도요. 마음속의 책상 정리가 되는 것 같아요. 얼마 전에는 <하루 5분 아침 일기>라는 책을 무심코 집어 들었고 아침마다 책의 항목에 맞춰 일기를 쓰기 시작했는 데 많이 도움이 돼요. ‘오늘 하루 감사했던 3가지’라는 항목에 답을 쓰려면 감사했던 일을 떠올리게 되니까. 보통 집에 돌아오면 인간의 본능인가 싶을 정도로 아쉬웠던 일, 스트레스 받았던 일을 생각하게 되잖아요. 요즘에는 새벽 6시에 나가야 할 때도 잠깐이라도 쓰고 갈 정도예요.

이 드라마에 모든 걸 쏟아붓고 난 후에는 자신에게 어떤 상을 주고 싶어요? 듣기만 해도 기분 좋네요. <어바웃 타임>이라는 영화에서 주인공이 시간을 돌릴 수 있다면 아버지와 함께 집 근처 바닷가를 걷던 때로 돌아가고 싶다고 하잖아요. 그것처럼 아주 사소하고 평범하지만 저를 행복하게 만드는 건 엄마와 여행을 떠나는 상상이에요. 일주일 정도 유럽에 다녀오고 싶네요. 작품을 안 하면 가기가 어렵고 작품이 끝나면 명분이 생겼다고 생각하는지 곧잘 떠나요. 이번에도 잘 끝내고 가면 마음 편히 있다 올 수 있겠죠?

이하나 산드로 코스 마이클코어스 보이스2 OCN
그레이 니트 톱 산드로(Sandro), 팬츠 코스(COS), 화이트 스니커즈 마이클 코어스(Michael Ko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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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구단의 세정, 미나, 나영의 유닛, ‘세미나’의 무대가 공개되기 전 <프로듀스 101>에서 보여주었던 ‘섬싱 뉴(Something New)’를 다시 부르는 짧은 흑백 영상 하나가 공개됐다. 누군가는 떨어지고 누군가는 살아남는 냉정하고 치열한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온 힘을 다해 만들었던 무대는 좋은 추억이 되었고 이제는 떠올리면 힘이 되는 기억으로 남았다. 조금은 서툴렀던 이들은 이제 각자의 에너지를 더 많이 보여줄 준비가 되었고 서로를 더 돋보이게 할 줄 아는 여유도 생겼다. 노련하기보다는 지금 나이의 에너지를 그대로 보여주고 싶다는 세미나의 뜨거운 여름이 이제 막 시작됐다.

세미나로 오늘 처음 무대에 섰어요. 걱정이 많이 됐을 것 같은데 무대를 마친 지금은 기분이 어때요? 나영 열심히 준비한 만큼 무대가 어떻게 보일지 기대도 많이 되고 설레기도 했어요. <프로듀스 101>(이하 <프듀>) 이후에 이렇게 셋이 한 무대에 선 게 처음이어서 더 설레었던 것 같아요. 그때보다 좀 더 발전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기도 하고요. 긴장도 많이 했어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시간이 지날수록 즐기게 되더라고요. 세정 맞아요. 이제는 서로 의지하고 함께한 지가 오래되어 무대 위에서 서로 합을 맞추는 게 훨씬 수월해졌어요. 셋이 ‘섬싱 뉴’를 맞추던 연습생 때에 비하면 지금 훨씬 발전한 것 같아요. 그렇게 나아진 모습을 보여드린 것 같아 뿌듯하기도 하고요.

<프듀>에서 셋이 함께 무대에 올랐을 때와 가장 달라진 게 있다면 뭘까요? 세정 이제 서로를 아주 많이 안다는 점. 성향뿐 아니라 서로의 강점과 약점에 대해 잘 알게 되었어요. 이를테면 이 친구가 두려워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기 때문에 그 부분은 남은 2명이 커버해야 해, 혹은 이 친구는 이런 걸 잘하기 때문에 돋보이게 하기 위해서는 이런 걸 해야 해하는 식이죠. 욕심내야 하는 부분에서는 서로 더 양보하고, 욕심을 부리지 않아도 될 부분에서는 배려하게 됐어요. 서로를 잘 파악하며 나아가는 모습이 또 하나의 발전인 것 같아요. 과거에 비해 많이 변화한 부분이기도 하고요.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은 결국 경쟁이에요. 내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누군가는 탈락해야 하잖아요. 경쟁 관계로 만난 사이인데 하나의 팀이 되었네요. 나영 그렇긴 한데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가기 전부터 저희는 많이 친했어요. 소속사가 같은 상태에서 출연한 것이고 함께 ‘섬싱 뉴’를 준비했죠. 경쟁 관계이긴 했지만 각자 다른 팀에 속해 있더라도 서로를 위해 조언해주었어요. 누군가는 탈락할 수 있었겠지만 그럼에도 도와주었죠. 서바이벌 프로그램이었지만 견제하는 사이는 아니었어요. 그때부터 서로 의지하고 도움을 줬어요. 세정 그래도 그때와 달라진 점이 있어요. 당시에는 걱정이 정말 많았어요. 다른 멤버의 고민을 들으면 어떤 답을 줘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그런데 이제는 무슨 말을 해줘야 할지 잘 알아요. 그렇지? 미나 그래서 참 좋아요.

세미나의 이번 앨범 얘기를 해볼게요. 앨범 컨셉트에 평소 하고 싶었던 음악에 대한 의견이 담겨 있어요? 나영 하고 싶은 음악이었어요. 제가 가진 음악적인 캐릭터와 잘 맞는다고 생각했고요. 무엇보다 <프듀> 때 보여드린 ‘섬싱 뉴’를 다시 보고 싶어 하는 분이 많았거든요. 한 번쯤 이렇게 셋이 무대에 섰으면 하는 싶은 바람이 있었죠. 미나 음악도 좋았고 세미나의 타이틀 곡인 ‘샘이 나’의 랩 메이킹을 직접 해볼 수 있었던 점도 좋았어요.

기대했던 만큼 걱정되는 부분도 있었겠죠. 세정 우리가 무대를 제대로 즐기지 못할까 봐 걱정했어요. 저희끼리 가장 많이 주고받은 얘기가 즐길 수 있는 무대를 만들자는 거였어요. 그럼에도 막상 무대 위에 섰을 때 즐기지 못한 채 내려오게 될까 봐 걱정되더라고요. 그런데 무대에 오르기 바로 전에 리더인 나영 언니가 “신나게 하자, 즐기자, 즐기기로 했잖아”라고 하는데 힘이 됐어요. 이번 무대에서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인지 다시 마음에 새겼죠.

구구단 완전체로 활동할 때와 느낌이 많이 다를 것 같아요. 미나 무엇보다 다른 멤버들이 많이 그리워요. 함께 있으면 대기실이 늘 시끌시끌했거든요. 오늘 첫 방송을 기다리며 대기실에 있는데 모든 멤버에게 연락이 왔어요. 스트리밍 들을 준비되어 있다고 다들 인증하고요. 한 명씩 빠지지 않고 노래가 좋다는 말도 해주었어요. 많은 응원을 받아서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했어요.

오늘 무대가 끝난 후 어떤 평가를 받고 싶어요? 세정 그대로인데 잘 컸다! ‘섬싱 뉴’를 부르던 연습생 3명을 좋아해주었던 이유가 있었다고 생각해요. 그 나이와 잘 어울리고 노력한 것도 보이고 그런 느낌이랄까. 무대가 꽉 차 있으면서 풋풋함도 보이고. 그때 그 모습에서 많이 변하고 싶지 않아요. 굉장히 프로페셔널해 보이고 싶다기보다 그때 그 감성 그대로인데 뭔가 확실히 발전했다는 게 느껴졌으면 해요. 과거의 무대가 좋은 느낌으로 남아 있는 건 열심히 한 결과가 보였기 때문인 것 같아요. 완성된 모습보다는 여전히 성장 중이고 열심히 하고 있다는 게 무대에서 드러나길 바라요. 미나 사람들이 한 번이라도 더 찾아보고 ‘아, 역시 구구단이구나’ 이런 평가를 해줬으면 싶어요. 나영 저희의 시작이 팬들의 투표였잖아요. 팬들의 관심과 사랑이 아니었다면 시작도 할 수 없었을 거예요. 이번 무대를 본 사람들이 ‘아, 사랑받아 마땅하구나’라고 생각해주었으면 해요. <프듀> 때 저희를 응원해준 분들이 여전히 그런 생각으로 바라봐주면 좋겠어요.

사실 팬덤이란 건 두려울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때론 순식간에 사라지니까요. 세정 음, 그보다는 벅차올라요. 전 무대에 있을 때 늘 객석을 바라봐요. 제 무대가 아니어도, 저희 팬이 아니어도 한 번씩 봐요. 그러다 보면 무엇이 저들을 그토록 행복하고 밝고 순수하게 누군가를 응원하게 하는 건지 궁금해져요. 특별히 뭔가를 해드리는 것도 아니고, 약속한 것도 아닌데도요. 단지 공연이 좋아서, 무대 위 열정적인 모습이 멋져서 응원해주는 거잖아요. 팬덤에 얽매기보다는 그들에게 의무감이 생기더라고요. 그 즐거움을, 순수함을 망가뜨려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하죠. 그 응원에 걸맞게 저 자신도 채워나가려고 해요. 다른 생각하지 않고 순수하게. 나영 맞아요. 뭉클해요. 그렇게 사랑해주는 팬들에게 더 잘해야겠다고 다짐하죠. 그런데 요즘은 이런 생각이 들어요.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을 수 없고,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는 것 역시 어려운 일이잖아요. 그런데 점점 더 많은 사람에게 응원받고 싶다는 욕심이 생겨요. ‘사랑받아서 좋고, 이 사랑을 끝까지 받고 싶고, 그러니까 더 잘해야겠다’ 이런 생각도 들고요. 미나 저희를 응원해주는 사람들이 언젠가 사라질지 모른다는 걱정보다는 지금 사랑해주는 팬들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은 마음이 커요. 그래서 무대를 더 열심히 준비하게 돼요. 저희를 좋아해주는 분들을 어떻게 더 행복하게 해줄 수 있을지 고민도 하고요.

이번에는 뮤직비디오를 발리에서 촬영했어요. 멤버끼리 여행 가는 기분도 들었겠어요. 세정 나영 언니와 저는 연습생 때도 많이 다녔어요. 그때도 함께하는 시간이 많았죠. 연습이 끝난 후에는 집에도 함께 갔으니까요. 이번 뮤직비디오를 찍으면서 전과 가장 다른 점을 꼽으라면 각자가 맡은 캐릭터예요. 감독님도 저희가 어떤 사람인지 유심히 살펴봐주었고 완전히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기보다 카메라 앞에서 저희 모습 그대로 자연스럽게 놀 수 있도록 이끌어주었어요. 나영 연습생 때 세정이와 기차 타고 춘천에도 다녀오고 데뷔하고 나서는 발리로 여행을 다녀왔어요. 그런데 이번 뮤직비디오도 발리에서 촬영했죠. 너무 재미있었고 많은 것을 배웠어요. 해외 촬영은 처음이었는 데 야외에서 찍다 보니 표정과 제스처가 훨씬 풍부해야 하더라고요. 그간 저 자신에게 제약을 두고 표현에 제약을 두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두 동생에게도 많은 걸 배웠어요. 인원이 적으니 한 명 한 명 자세히 보게 되고 그러다 보니 제가 가지지 못한 점이 보였어요. 또 저 자신도 자세히 모니터링했고요. 의미 있는 시간이었어요. 미나 일주일 가까이 뮤직비디오를 촬영한 것도 처음이었어요. 엄청 많은 분량을 촬영했는데 언니들과 함께 있어서 여행 온 기분도 들었고요. 스태프들과 온종일 함께 있으니 도움도 많이 받고 더 친밀해졌어요.

세미나 세정 미나 나영

 

세미나 세정 미나 나영

 

세미나의 이번 앨범은 기존에 구구단이 들려주었던 음악과 많이 달라요. 나영 장르로 치자면 펑키 디바예요. 3명의 저마다 다른 개성이 고스란히 음악에 드러나요. 누가 들어도 어떤 멤버가 부른 부분인지 구분할 수 있을 만큼요. 세정, 미나, 나영에게 집중해주면 좋겠어요. 미나의 상큼한 래핑, 세정의 시원시원한 가창력, 제가 가진 특색 있는 음색. 각자의 매력을 잘 봐주세요.

오늘 무대를 시작으로 바쁜 날들을 보내겠어요. 인터뷰를 하고 있는 지금, 자정이 넘었는데 내일도 새벽부터 스케줄이 있다고 들었어요. 나영 그래도 신나요. 잠을 많이 못 자서 어느 한계에 달하면 엄청 피곤하긴 한데 그래도 그 피곤함의 정점을 넘어서더라고요. 그걸 넘기면 오히려 더 기분이 들뜨고 재미있어요. 세정 맞아요. 말로 설명할 수 없는, 피곤하더라도 뭔가 취하게 되는 시간이 있어요. 그러면 뭐든 신나고 하는 것마다 재미있고 그래요. 보통 활동을 준비할 때 다이어트도 많이 하고 살이 조금이라도 찌면 스트레스도 많이 받는데 이번에는 아니었어요. ‘살이 좀 찌면 찌나 보다’ 이랬어요.(웃음) 그런데 오히려 그렇게 하니까 더 좋은 무대가 만들어지더라고요. 무언가에 얽매지 않고 우리끼리 즐겁게 하니까요. 미나 세미나로서의 활동이 앞으로 어떻게 펼쳐질지 저도 기대돼요. 그동안 해온 음악과 색이 확실히 다르다 보니 반응도 다르고요.

이번 앨범뿐 아니라 활동을 하다 보면 지칠 때도 있겠죠. 그럴 때 위안을 주는 것이 있어요? 미나 부모님이요. 오늘 아침에도 어머니가 ‘미나야, 사랑한다. 쇼케이스 파이팅’이라고 문자를 보내셨어요. 문자 보고 힘내서 공연할 수 있었어요. 세정 자연, 그리고 시골집이요. 제가 시골에서 나고 자랐잖아요. 힘든 일이 있을 때면 한 번씩 시골집에 내려가요. 요즘 엄마가 할머니를 돌보려고 내려가 계신데 그 집을 고치고 있어요. 엄마가 예전부터 꿈꿔오던 일이기도 하고요. 쉬려고 내려갈 때마다 집이 엄마가 꿈꾸던 대로 변하는 걸 보면서 제 꿈도 지어지는 기분이에요. 지치고 힘들 때 시골집에 가면 다시 열정이 살아나요. 나영 부모님과 가족 그리고 팬들이요. 힘들 때 팬들의 편지를 읽으면 보답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엄청 많은 위로가 돼요. 이렇게 큰 사랑을 받고 있으니 두려울 게 없다는 용기를 얻고 담대한 힘이 생겨요.

세미나로 활동하는 시간이 나중에 돌이켜봤을 때 어떻게 기억되면 좋을까요? 나영 대중이 또 보고 싶어 하는 그룹으로 남고 싶어요. ‘여름에 세미나가 또 나왔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이 드는 그룹이요. 그리고 지금처럼 내내 바쁘게 지내고 싶어요. 새벽 4시에 일어나고 코피가 나도 그렇게 바쁘게요. 지금이 아니면 이토록 열정적으로 지내지 못할 거예요. 잠도 못 자고 활동할 기회가 많지도 않고요. 감사하고 소중한 시간이에요. 세정 최근에 셋이 ‘섬싱 뉴’ 무대를 준비했는데 <프듀> 때 생각이 나서 즐거웠어요. 세미나도 언젠가 되돌아봤을 때 ‘아, 생각나. 세미나’ 이러면서 기분이 좋아지고 그리워졌으면 해요.

세미나로 보내는 이 시간을 계절에 비교하면 어느 계절을 지나는 중인 것 같아요? 세정 지금의 계절인 여름이요. 데뷔하고 2년이란 시간이 지나면서 여름의 열기처럼 뜨겁게 달궈졌어요. 또 여름은 추억을 남기기 좋은 계절이에요. 시원한 곳으로 놀러 가고 싶고, 함께 사진 찍기에도 좋고. 이런 좋은 계절에 추억을 많이 쌓으며 이 시간을 보냈으면 해요. 나영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때요. 봄에는 꽃이 다시 피면서 새로운 1년이 시작되잖아요. 서툴고 실수도 많았던 <프듀> 때를 지나 이제는 꽃을 피우듯이 조금 성장한 후에 나온 앨범이어서 이제 막 새로운 봄이 시작된 것 같아요. 미나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는 시기, 초여름이요. 오늘이 세미나로 데뷔한 첫날이니까, 오늘을 시작으로 더 핫해질 테니까요.

모두 지금 20대의 좋은 시절을 보내고 있어요. 좋은 날들을 보내고 있나요? 미나 이제야 스무 살이 되었지만 앞으로 제가 보내게 될 20대도 후회하지 않게 열정적으로 열심히 해보려고요. 지금 해낼 수 있는 일은 꼭 하면서요. 그렇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아요. 뭘 하든 뜨겁게 최선을 다할 거예요. 나영 물론 힘들거나 지칠 때도 있어요. 그런데 그 과정에서도 많이 배우기도 하죠. 지금 겪지 않으면 배울 수 없는 것들이고요. 아프고 상처받는 일이 있더라도 성장해나간다면 그걸로 충분해요. 그리고 앞으로의 시간도 기대돼요. 세정 이 세계에 들어와 나이에 걸맞게 배우고 있어요. 스물셋이라는 나이가 저 자신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해요. 아이유 선배의 ‘스물셋’이라는 곡을 들으면 자신이 가야 할 길에 대해 갈팡질팡하는 내용이 나오잖아요. 이래야 할까, 저래야 할까. 그런 질문을 스물셋 저에게 많이 던지고 있어요. 방송을 하며, 혹은 팬들에게, 때론 혼자서 하나하나 나이에 맞게 배워가는 중이에요. 제 나이에 맞게 잘 커가고 있어요.

언젠가 시간이 많이 지난 후를 상상해본 적 있어요? 어떤 모습이었으면 해요? 세정 전 욕심이 엄청 많아요. 이것도 잘하면 좋겠고, 저것도 잘하면 좋겠고. 그런데 빈틈도 많아요. 잘하지도 못하면서 욕심만 많아요. 아직 어리니까 그런 욕심에 쫓길 때도 많고요. 그런데 나이가 들면 지금 이렇게 욕심부렸던 것들이 다 제 것이 되면 좋겠어요. 지금은 하고 싶은 것들을 좆지만 나중에는 욕심 위에 올라서서 여유롭게 마음 가는 대로 이번엔 이거를 해보고, 다음엔 저거를 해봤으면 싶어요. 미나 지금도 언니들에게 많은 걸 배우고 있어요. 스무 살이니까 아직 배워야 할 것도 너무 많고요. 10년 후, 20년 후에는 저도 누군가에게 배움의 대상이 되는 사람이길 기대해요. 언젠가 누군가의 성장을 위해 저도 도움이 될 수 있겠죠? 나영 음악이 정말 좋아요. 음악으로 많은 위로를 받는데 저 역시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사람들을 음악으로 위로하고 싶어요. 음악도 꾸준히 하고 싶고요. 위로받고 싶을 때 하림 선배의 ‘위로’라는 곡을 듣거든요. 세정이에게도 힘들 때 들어보라고 말한 적 있어요. 언젠가는 곡도 직접 써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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