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장동윤

장동윤 배우 드라마
레더 셔츠형 재킷 비이커(Beaker), 화이트 티셔츠, 와이드 팬츠, 하이톱 스니커즈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취업을 위해 자격증을 따려고 공부하던 대학생이 어느 날 편의점 강도를 잡는 데 도움을 주었고, 이 청년은 텔레비전 뉴스 기자와 인터뷰를 했다. 이 짧은 인터뷰 영상을 본 지금의 소속사로부터 느닷없이 배우가 되어보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받았고, 그렇게 어느 날 갑자기 불쑥 배우의 세계에 들어왔다. 드라마틱한 데뷔 스토리를 가진 장동윤은 그동안 살아온 삶의 방향과는 다른 방향을 선택했다. 드라마 <학교 2017> <시를 잊은 그대에게> 등을 거쳐 <미스터 션샤인>과 영화 <뷰티풀 데이즈>까지 급하지 않은 속도로 새로운 세계를 부지런히 배워가고 있다.

장동윤 배우 드라마
셔츠와 타이 모두 에르메네질도 제냐 쿠튀르(Ermenegildo Zegna Couture), 팬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장동윤 배우 드라마
블랙 터틀넥 니트 스웨터, 팬츠 모두 발렌티노(Valentino), 스니커즈 발렌티노 가라바니(Valentino Garavani).

연기를 뒤늦게 시작했다. 남다른 독특한 데뷔 스토리를 가지고 있기도 하고. 아마 전무후무하지 않을까 싶다.(웃음)

이전과 완전히 다른 삶을 선택한 건데 두렵거나 주저되지는 않았나? 주저하지는 않았다.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게 좋다. 원래 지루한 걸 싫어한다. 취업 준비를 하면서도 회사 생활이 과연 나와 맞을지 고민했었다. 처음엔 잘 안되면 돌아가자는 생각도 있었고.

그래도 오랫동안 쌓아온 것들을 완전히 포기해야 하는 일 아닌가? 전공을 살려 금융과 관련한 공부를 하고 있었는데, 내가 배우가 된다고 해서 지금껏 살아오고 배워온 것들이 다 사라진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 시간이 아깝지도 않았고. 비록 뒤늦게 배우가 되기는 했지만 학교생활도 마음껏 즐겼고, 시간을 충분히 누리며 살았다.

배우가 되기 전에 한 번이라도 배우가 되는 상상을 해본 적 있나? 배우가 되는 상상을 했다기보다는 영화를 좋아해서 영화와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영화를 만드는 것? 영화를 만드는 일에 참여하고 싶기도 했고, 글도 써보고 싶었고.

글 쓰는 걸 좋아하나? 시를 좋아한다. 어릴 때부터 시를 썼다.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턴가? 취미 삼아 쓴 건데 누가 시켜서 쓴 게 아니라 내가 좋아서 계속 썼다. 청소년 문학상을 탄 적이 있고 문예창작영재교육원에서 교육과정도 수료하고. 실은 대학에서도 국문학을 전공하고 싶었는데 잘 안 됐다.

어떤 내용의 시를 쓰는지 궁금하다. 사람들에 대해 쓴다. 소시민이라고 해야 하나, 그런 사람들에 관한 시를 많이 쓰게 된다. 사람에 대해. 가령 노숙인에 관한 시를 쓸 때면 그분들을 관찰할 때도 있고 직접 대화를 나눠보기도 한다.

연기는 결국 글로 쓰인 감정을 몸으로 표현하는 일이다. 글을 쓰는 것과 글로 쓰인 것을 연기하는 일은 많이 다른가? 나도 곰곰 생각해봤다. 글을 쓰는 것과 글을 연기로 표현하는 것은 어떻게 다를까. 시를 쓸 때는 감정을 컨트롤하지 않는다. 감정을 있는 그대로 표출하고 자유롭게 드러내는 데 연기할 때는 컨트롤할 줄 알아야 한다. 그런 점이 다른 것 같다. 그리고 시와 소설도 다르다. 시나리오는 어쩌면 소설에 가까운 듯하다. 시는 매우 함축적인 문학이고 소설은 펼쳐놓은 문학이다. 글 쓰는 것을 좋아하고, 지금도 여전히 글을 쓰는 게 연기에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글을 쓰면서 키운 감성이 꽉 찬 상태에서, 그 감성을 잘 컨트롤하며 감정을 이끌어내는 연기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연기는 왜 재미있나? 사람에 관한 이야기라서.

시를 쓸 때도 사람에 관한 시를 쓴다고 했는데, 다른 사람에게 관심이 많아 보인다. 세상에 혼자 사는 사람은 없지 않나. 당연히 사람을 대할 때 감정이 생기고 더불어 관계도 생긴다. 친구도 있고 부모님도 있고 미운 사람도 있고 좋은 사람도 있고. 사람에 관심이 많아서 연기할 때 감정을 다루는 일이 재미있다. 연기와 관련한 이론이나 기술을 배우기 전에 현장에서 먼저 경험하다 보니 현장에서 부딪히고 선배나 동료 배우와 얘기를 나누며 나중에 깨닫게 되는 것이 있다. 그런 것을 하나씩 알아갈 때마다 재미있다. 연기를 처음 시작했을 때는 배우는 타고나야 하고 끼가 넘쳐야 하며 노력보다 재능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현장에서 선배들을 지켜보니 그렇지 않았다. 인물을 분석하고 집중해야 비로소 완성되는 거더라.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방영 중반부터 등장했다. 많은 선배 배우와 함께하는 촬영장은 더 긴장될 것 같다. 이완익(김의성) 때문에 몰락한 집안의 아들로 신분을 위장한 채 무관 학교에 들어가 복수를 꿈꾸는 ‘준영’을 연기한다. 의욕은 넘치지만 그에 비해 서툴다. 방영 중반에 등장하는 인물이어서 선배들보다 늦게 합류했는데, 그 때문인지 처음 촬영장에 갔을 때는 긴장을 많이 했다. 선배들보다 열 달 정도 늦게 합류하다 보니 처음엔 촬영장이 어색했다. 그런데 선배들 덕분에 빨리 적응했다. 긴장을 많이 한 나와 달리 선배들은 여유가 있어 많이 배려해주었다 선배들의 연기를 보는 것도 좋았다. 연기할 땐 인물에 진중하게 몰입하지만 긴장감보다는 여유가 느껴졌다. 선배 배우들뿐만 아니라 함께 작업한 감독님, 카메라 감독님을 비롯한 스태프 모두 좋은 분이어서 많은 것을 배웠다.

언젠가 시간이 지나고 이 현장을 돌아봤을 때 어떤 느낌으로 남을 것 같은가? 엄청 좋은 기회. 앞으로 만나기 쉽지 않을 기회. 그리고 성장하는 데 좋은 발판이 된 현장으로 기억할 것이다. 언젠가 나도 <미스터 션샤인>에서 만난 선배들처럼 좋은 선배가 되었으면 한다.

곧 영화 데뷔작도 공개된다. 배우 이나영과 함께 출연한 영화 <뷰티풀 데이즈>가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되었는데 영화에서 어떤 인물을 맡았나? 지난해 10월 무렵에 크랭크업했으니 개봉을 1년 정도 기다렸다. 내가 맡은 인물은 연길에 사는 대학생 ‘젠첸’이다. 이나영 선배의 아들 역할인데, 죽음을 앞둔 아버지의 뜻에 따라 자신을 버리고 한국으로 간 엄마를 찾아가는 과정이 주된 내용이다. 엄마한테 버림받았다는 생각에 엄마를 미워하는 마음의 상처가 많은 어두운 인물이다. 연변에서 나고 자란 인물이라 사투리를 열심히 연습했다. 일부러 대림동에 중국 음식을 먹으러 자주 가기도 했다. 그 동네 슈퍼마켓에서 사투리에 대해 조언해줄 분도 한 명 소개받았다. 이제는 그분과 제법 친해져서 얼마 전에 밥도 같이 먹었다.

어릴 때 엄마가 떠났으니 감정의 결핍이 많은 인물이겠다. 그렇다고 대단히 특별한 감정은 아니다. 엄마의 부재로 원망스러운 감정을 품고 있고, 떠난 엄마를 원망하고 슬퍼하지만 한편으론 보고 싶어 하고. 충분히 이해되는 인물이다. 엄마와 아들이 떨어져 있던 긴 시간, 그 시간 끝에 만났을 때의 감정을 잘 표현하고 싶었다. 만난 후 변하는 엄마에 대한 감정도. 처음에는 아버지가 도대체 왜 엄마를 찾으라고 하는지 이해하지 못하지만 그 감정 역시 변한다. 타인이면 포기할 수 있는데 가족이기에 포기할 수 없는 그 감정이 잘 전달되면 좋겠다.

영화와 드라마는 현장 분위기가 많이 다르지 않았나? <뷰티풀 데이즈>는 저예산 영화라 더 다를 것 같다. 각자 다른 매력이 있는 것 같다. 드라마 현장은 정해진 시간에 문제를 빨리 풀어야 하는 객관식이고, 영화 현장은 문항은 적지만 오래 풀어야 하는 논술형 문제 같다.

개인적으로 많은 일이 있었던 한 해다. 올해 가장 반응이 뜨거웠던 드라마에 출연했고 첫 영화로 레드 카펫도 밟게 될 테니. 어느 해도 특별하지 않은 해가 없겠지만 올해는 유독 성숙할 기회가 많았다. 현장에서 선배들에게 많은 걸 배웠고 연기를 대하는 태도도 다시금 생각하게 됐다. 지금까지 내가 최선이라고 생각한 것이 최선이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했다. 올해 한 경험 덕분에 연기할 때 좀 더 끝까지 인물을 붙잡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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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th Anniversary Portrait

손태영 체크 더블브레스트 재킷 94만5천원 랑방컬렉션(Lanvin Collection), 화이트 드레스 37만8천원 CK 캘빈 클라인(CK Calvin Klein).
권상우 화이트 브이넥 셔츠 49만8천원, 화이트 팬츠 69만8천원 모두 김서룡(Kimseoryong).
권룩희 헨리넥 셔츠 13만6천5백원 카라멜 바이 쁘띠마르숑(Calamel by Petit Marchons), 베이지 치노 팬츠 8만5천원 블루독(Bluedog).
권리호 화이트 레이스 드레스 16만8천원 룰라비 골드 바이 리틀그라운드(Lulabee Gold by Little Ground), 별 모티프 스팽글 지팡이 가격 미정 밍크뮤(Minkmui), 꽃으로 장식한 헤어피스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손태영 모던하고 세련된 사각 형태의 크로스 백 26만8천원 로사케이(Rosa. K), 오묘한 브라운 컬러의 트렌치코트 35만8천원, 롱 저지 드레스 19만8천원 모두 로우클래식(Low Classic).
권리호 엄마와 커플로 멘 크로스 백 26만8천원 로사케이(Rosa. K), 페플럼 드레스 1백9만원 펜디 키즈(Fendi Kids), 보석 장식 벨벳 슈즈 8만2천원, 레이스 프릴 삭스 1만2천원 모두 밍크뮤(Minkmui).
권상우 화이트 니트 톱 가격 미정 에르메네질도 제냐(Ermenegildo Zegna), 화이트 팬츠 15만원 코스(COS).
손태영 앤티크한 코인 이어링 7만5천원, 도회적인 느낌의 목걸이 12만5천원 모두 마마카사르(Mama Casar), 화이트 셔츠 19만9천원 그레이 양(Grey Yang).
권리호 화이트 블라우스 8만8천원, 체크 드레스 11만8천원 모두 테일스쿱 바이 리틀그라운드(Talescoop by Little Ground), 헤어피스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권상우 착용감이 가벼운 메탈 안경 17만9천원 트루스(Truth), 화이트 셔츠 가격 미정 맨온더분(Man on the Boon), 체크 팬츠 6만9천원 에이치앤엠(H&M), 오렌지 타이 가격 미정 에르메네질도 제냐(Ermenegildo Zegna), 팔찌 38만8천원 이에르 로르(Hyeres Lor).
손태영 미니멀한 코인 펜던트와 레오퍼드 패턴 가죽 초커를 레이어링한 목걸이 10만8천원, 아이코닉한 코인 펜던트가 달린 목걸이 8만원 모두 마마카사르(Mama Casar), 부드러운 저지 소재의 블랙 드레스 17만8천원 올세인츠(All Saints).
권룩희 미니멀한 실루엣의 가죽 초커 7만2천원, 코인 펜던트가 달린 골드 목걸이 6만원 모두 마마카사르(Mama Casar), 데님 팬츠 11만5천원 타미 힐피거 키즈(Tommy Hilfiger Kids), 슬리브리스 톱은 본인 소장품.
권룩희 화이트 톱 6만9천원 빠흐(Pars), 번개 모양 패치가 돋보이는 데님 팬츠 14만8천원 스텔라 매카트니 바이 리틀그라운드(Stella McCartney by Little Ground), 팔찌 38만8천원 이에르로르(Hyeres Lor).
권상우 이탈리아의 세련된 감성을 담은 워터리한 향기가 매혹적인 콜로니아 퓨라 컬렉션, 왼쪽부터 오 드 코롱 50ml 13만5천원, 애프터 셰이브 밤 9만8천원, 헤어 앤 샤워 젤 5만8천원, 데오드란트 스틱 5만2천원, 데오드란트 스프레이 5만8천원 모두 아쿠아 디 파르마(Acqua di Parma), 블랙 톱 5만5천원 디브이에스엔 스튜디오(DVSN Studios), 데님 팬츠 가격 미정 폴로 랄프 로렌(Polo Ralph Lauren).
와일드한 느낌의 블루 원석 목걸이 14만5천원 마마카사르(Mama Casar), 플로럴 프린트 드레스 73만원대 레 레버리즈 바이 네타포르테(Les Reveries by NET-A-PORTER).
자연의 깨끗한 아쿠아틱 향이특징인 콜로니아 퓨라 오 드 코롱 100ml 18만원 아쿠아 디 파르마(Acqua di Parma), 블랙 터틀넥 톱 21만5천원 코스(COS).
손태영 레오퍼드 패턴의 커플 선글라스 24만9천원 트루스(Truth), 터틀넥 니트 톱 1백88만원 파비아나 필리피(Fabiana Filippi).
권상우 고급스러운 아세테이트 소재의 커플 선글라스 24만9천원 트루스(Truth), 그레이 수트 가격 미정, 화이트 셔츠 45만원 모두 에르메네질도 제냐(Ermenegildo Zegna).
메탈 소재를 가미한 캐츠아이 선글라스 24만9천원 트루스(Truth), 하늘색 셔츠 가격 미정 유돈 초이(Eudon Choi), 하이웨이스트 팬츠 1백93만원 브루넬로 쿠치넬리(Brunello Cucinelli).
손태영 숄더백과 크로스 백 겸용 투웨이 쇼퍼백 26만5천원 덱케(Decke), 지그재그 패턴의 드레스 1백57만원 엠 미쏘니(M Missoni).
권상우 화이트 터틀넥 톱 가격 미정 맨온더분(Man on the Boon), 베이지 팬츠 1백8만원 벨루티(Berluti).

원할 것만 같았던 지난여름도 기어이 가을에 자리를 내어주고, 죽을 만큼 더웠던 게 벌써 아득하게 느껴지니 시간은 쉬이 지나가는가 싶다. 하지만 그렇게 흘러가듯 쌓인 10년, 3천6백50일은 적지 않은 시간이다. 배우 권상우와 손태영, 둘의 결혼 생활이 두 자릿 수의 해를 맞는 동안 단둘이던 가족은 어느새 4명이 되었다. 두 사람은 그동안의 시간을 진정으로 기념할 의미 있는 선물이 무엇일까 생각했다. 그리고 그들에게 없는 것을 떠올렸다. 가족사진이었다. 권상우 “신기해요. 벌써 저렇게 크다니. 사진은 우리끼리 휴대폰 카메라로 많이 촬영해서 간직하기는 하지만 넷이 같이 찍은 사진은 리호가 태어나기 전, 룩희가 아주 어릴 때 찍은 것 말고는 거의 없거든요.”  손태영 “결혼 10주년을 기념하는 사진이니 남편이랑 둘이서만 찍을까 하기도 했는데 어찌 보면 두 아이에게도 나름 의미가 있는 기념일인 것 같아서 네 사람이 함께 찍기로 했어요.”

세 사람이 매해 꼭 한 번씩 휴가를 보내던 호주의 골드코스트는 권상우에게 제일 기억에 남는 여행지다. 일찌감치 낯선 세상을 탐험하는 즐거움을 알게 된 룩희는 이제 부부의 어엿한 여행 동반자가 되었다. 그리고 이제는 네 살이 된 리호가 그 뒤를 이을 참이다. “룩희는 사람들이 우스갯소리로 ‘없는 아이’ 같다고 할 정도로 어딜 가도 의젓하고 스스로 알아서 잘해요. 우리 둘보다 속이 깊다는 말을 듣는 정도니까요.(웃음) 저는 가끔 룩희한테서 남편에게 받을 위로를 느끼기도 해요. 특히 남편이 바쁠 때 더욱 그래요. 자기 전에 제게 와서 ‘엄마 오늘도 고생했어요’라며 저를 안아주는 아이예요.”  “한번은 룩희 친구가 저희 집에서 자고 간 적이 있는데, 친구가 어두워서 무섭다고 하니 그 친구가 잠들 때까지 룩희가 곁을 지키면서 다독여주더라고요. 항상 남을 챙기는 다정한 아이예요. 우리가 특별히 가르친 것도 아닌데, 가지고 태어나는 성향이 있구나 싶기도 해요.” 아이를 기른다는 건 매일 다른 종류의 깨달음을 얻는 고된 수련의 과정과도 같다. 첫아이는 더욱 그렇다. 부모도 아이도 같이 살아나가는 게 처음이기에 많은 것이 서툴다. 하지만 그래서 배우는 것도 더 많다. “요새는 오로지 남편과 제 기준으로 아이들을 대하는 게 조금 엇나간 판단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요. 제가 듣고 본 대로 이런 식의 교육이 옳을 거라 판단해서 아이들을 가르치면 종종 문제가 발생해요. 특히 룩희는 자아가 생기는 때인 열 살이라서 엄마인 제가 맞춰주어야 하는 부분도 있더라고요. 이젠 일방적일 수가 없는 거죠. 각자의 의견이 있으니 조율이 필요하다는 걸 새삼 깨달아요.”

룩희와 리호는 그런 두 사람을 더욱 결속하게 해주었을 뿐 아니라 배우로서의 일상에도 많은 변화를 주었다. 일을 마치고 돌아갈 집에서 자신을 기다리는 가족에 대한 책임감은 권상우에게 일터에서 동기를 부여한다. “가장으로서 더 열심히 일해야겠다는 생각을 해요. 그게 저를 일에 더 집중하고 즐길 수 있게 만드는 것 같아요. 물론 결혼 전에도 연기는 열심히 했지만 그때와 좀 달라요. 한동안 아이 아빠로서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작품을 했던 것도 그 때문이에요. 집에 가면 나를 반겨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생각하면 일할 때 스트레스도 덜 받아요.” 손태영의 마음은 현재 그보다는 조금 더 복잡하다. 그녀가 워킹맘이라는 사실은 여배우로서 피할 수 없는 고민을 안겨준다. “사실 요즘 부쩍 배우로서의 미래에 대한 고민이 많아요. 아마 그 고민의 이유 중 하나가 아이를 잘 키우면서 일을 해내야 하기 때문인 것도 있겠죠. 게다가 룩희는 그래도 좀 컸지만 네 살인 리호는 아직 손이 많이 가 아무래도 육아에 더 많은 힘을 쏟게 되죠. 일하는 엄마들은 다 그렇잖아요. 또 이런 면도 있어요. 육아는 부부가 공동으로 하는 게 공평하지만, 마음이 그렇게 선뜻 움직여지지 않아요. 조급해 하지 않고 기다려 보려 해요. 배우의 삶을 포기할 생각은 없어요.” 때를 기다리는 그녀의 마음을 권상우는 같은 배우로서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응원한다. 10년의 결혼 생활 동안 다져진 팀워크는 이런 부분에서 빛을 발한다. 혼자가 아닌 우리이기에 그들은 더 길게 보고 생각할 수 있는 여유를 찾는다.

손태영의 SNS에는 아이들과 걷는 산책길, 촬영 현장, 생일 파티, 권상우와 함께 찍은 커플 샷 등 가족의 일상이 골고루 기록되어 있다. 거기서 그녀는 오랜 친구와 댓글을 주고받기도 하고, 팬들의 질문에 답하거나 사람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다. SNS에 등장하는 화려한 화보 속의 그녀도, 떡볶이를 만드는 그녀도 같은 손태영이다. 그녀는 아이들도 그런 엄마와 아빠의 모든 면을 받아들이고, 그래서 자신이 연예인 2세라는 사실에 개의치 않길 바란다고 말한다. “저나 남편이나 무얼 숨기면 얼굴에 표가 나는 성격이에요. 뭐든지 자연스러운 게 좋고, 아이들도 자유롭게 키우고 싶어요. 그래서 룩희와 리호도 그냥 손태영과 권상우의 아이들로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졌으면 해서 굳이 노출을 자제하지 않으려 해요.”

Love Suzy

수지 랑콤 매트립
레드 수트 콜라보토리

뗑 이돌 롱라스팅 파운데이션을 브러시로 얼굴에 얇게 펴 바르고 스펀지를 이용해 밀착시킨다. 스크루 브러시로 눈썹 결을 정돈한 다음 브로우 디파인 펜슬 #11로 눈썹 사이사이를 메우듯 그린다. 리퀴드 아이라이너인 그랑디오즈 라이너 #매트 블랙을 아이라이너 브러시에 묻혀 속눈썹 사이사이에 점을 찍듯 아이라인을 그린 다음 아랫눈썹에도 아이라인을 얇게 그리고 그랑디오즈 마스카라를 속눈썹 한 올 한 올 깨끗하게 바른다. 입술에는 압솔뤼 루즈 드라마 마뜨 #505 레드본드를 립 브러시로 입술 선을 또렷이 잡은 뒤 입술안에 채워 바른다. 제품은 모두 랑콤

 

수지 랑콤 매트립
니트 톱 분더캄머

그랑디오즈 라이너 #매트 블랙을 납작한 브러시에 묻혀 속눈썹 사이사이를 메운다. 그랑디오즈 마스카라로 속눈썹을 부드럽게 올린 뒤 오토 펜슬 타입의 아이라이너인 콜 이프노즈 워터프루프 #02를 납작한 브러시에 묻혀 아이라인을 자연스럽게 퍼뜨린다. 입술에는 압솔뤼 루즈 드라마 마뜨 #507 버건디507을 꽉 채워 바른다. 제품은 모두 랑콤

 

수지 랑콤 매트립
화이트 수트 인스턴트펑크, 뷔스티에 닐바이피

그랑디오즈 라이너 #매트 블랙을 아이라이너용 브러시에 묻혀 속눈썹 사이사이에 점을 찍듯 아이라인을 그리고 눈 밑 점막을 따라 가늘게 아이라인을 그린다. 스크루 브러시로 속눈썹을 결을 살려 빗어가며 그랑디오즈 마스카라를 바른다. 립 브러시에 압솔뤼 루즈 드라마 마뜨 #157 수지네온코랄을 묻혀 입술 선을 또렷이 잡은 뒤 입술에 채워 바른다. 제품은 모두 랑콤

 

수지 랑콤 매트립
블랙 수트 라실루엣드유제니, 크롭트 톱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수지 랑콤 매트립
레드 드레스 쟈니 헤잇 재즈

섬세한 펄감의 옹브르 이프노즈 모노 섀도우 #P102를 눈두덩에 넓게 펴 바른다. 그랑디오즈 라이너 #매트 블랙으로 윗눈썹 점막을 따라 아이라인을 그리고 눈꼬리를 살짝 뺀 뒤 아랫눈썹을 따라 점막에 아이라인을 가늘게 그린다. 립 브러시에 압솔뤼 루즈 드라마 마뜨 #157 수지네온코랄을 묻혀 입술 선을 선명하게 그리고 입술 안쪽까지 꽉 채워 바른다. 제품은 모두 랑콤

 

수지 랑콤 매트립
니트 톱 분더캄머, 팬츠 렉토

뗑 이돌 롱라스팅 파운데이션을 얇게 펴 발라 피부를 투명하게 연출하고, 압솔뤼 루즈 드라마 마뜨 #507 버건디507을 짙게 발라 입술을 강조한다. 제품은 모두 랑콤

 

수지 랑콤 매트립
네이비 블레이저 참스

그랑디오즈 워터프루프 마스카라를 윗눈썹과 아랫눈썹에 여러 번 덧발라 속눈썹을 풍성하게 연출한다. 압솔뤼 루즈 드라마 마뜨 #388 이터널러브를 립 라이너에 묻혀 입술 선을 부드럽게 잡은 다음 입술에 채워 바른다. 제품은 모두 랑콤

 

요즘 미니어처 만드는 데 빠져 있어요. 생각이 많거나 머릿속이 복잡할 때 조금씩 하고 있는데, 집중이 잘 안 될 때 미니어처를 잠깐 만들면 집중력이 높아지고 다른 일을 할 때도 도움이 많이 되더라고요.

 

매트 립이 참 잘 어울려요. 평소 메이크업은 어때요?  워낙 한 듯 안 한 듯 자연스러운 메이크업을 좋아하는 터라 오늘은 오랜만에 새로운 메이크업을 많이 시도해서 재미있었어요. 메이크업을 좀 강하게 하고 싶을 땐 입술을 강조하는 편이에요. 요즘은 볼과 입술을 비슷한 색으로 물들이는 메이크업도 좋아해요.

종일 메이크업을 지우고 다시 하기를 반복했을 텐데도 피부가 참 촉촉해요. 평소 피부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나요? 집에서 마스크팩을 자주 해요. 얼굴에 뭔가를 많이 하면 피부가 오히려 더 예민해지더라고요. 피부를 최대한 손으로 건드리지 않으려고 하고, 화장품도 피부에 자극이 적은 순한 제품 위주로 발라요. 세안할 때는 늘 차가운 물로 마무리하고요. 얼굴에 열이 많은 편이라 화장품도 냉장고에 넣어뒀다가 차갑게 해서 사용해요.

전에 SNS에 ‘수지의 피부 비결은 세안 후 수건으로 닦지 않는 것’이라고 올라온 거 봤어요? 하하하. 저 그거 봤어요. 수건으로 닦는 모습이 나왔잖아요.(웃음) 전에는 실제로 세안 후에 얼굴을 수건으로 닦지 않고 물기가 자연스럽게 마르게 놔뒀거든요. 지금은 귀찮아서 잘 안 하지만 그래도 얼굴을 막 닦진 않고 이마 위쪽이나 목 위주로 가볍게 닦아요. 하하.

올해는 솔로 활동을 무사히 마쳤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 의미가 클 것 같아요. 작사에 참여했는데 작사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무언가요? 가사에도 제 성격이 묻어나는 것 같은데 사실 제가 변덕이 많아요.(웃음) 가사 내용을 전부 다 알려주고 싶지 않은 마음도 있어서 나만 아는 방식으로 표현하기도 해요. 다른 사람이 그걸 알아봐주면 고맙지만 속뜻을 아예 몰랐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나만 알게 쓰는 게 재미있어요.

팬들은 그런 걸 더 좋아할 것 같아요. 수지의 속마음을 짐작하는 재미가 있잖아요. 맞아요. 어쨌든 그게 제 마음이어서 가끔 알아보는 분이 있으면 희열을 느껴요.

항상 예상 밖의 아티스트와 협업한다고 생각했어요. 이번 앨범에서는 DPR LIVE의 피처링이 돋보이는데 협업하는 아티스트는 대부분 수지의 취향에 맞춰 선택하는 거겠죠? 그렇죠. 1집 때부터 제가 곡을 받고 싶은 분에게 직접 의뢰했고 제 목소리, 그 곡과 잘 어울릴 사람을 찾으려고 고민해요. 앨범에는 어쩔 수 없이 제 취향이 묻어날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그게 솔로 활동의 재미겠죠. 요즘엔 어떤 음악을 주로 들어요? 한 노래에 꽂히면 질릴 때까지 들어요. 얼마 전엔 <하트시그널>에 나온 노래를 많이 들었어요. ‘처음 보는 나’. <슈가맨> 보다가 꽂힌 옛날 노래도 자주 들어요. 이기찬 선배님의 ‘감기’ 이런 거.

평소 TV를 잘 보나 봐요. 시대에 뒤처지지 않으려고 웬만한 건 다 챙겨 보고 있어요.(웃음) <하트시그널>도 시즌 1 때부터 봤죠. 제작진이 손짓 하나하나 캐치하는 게 정말 대단하더라고요. <하트시그널> 시즌 1은 주변 사람들 중에 보는 사람이 많지 않아서 제가 나서서 홍보하기도 했어요.

쉴 땐 시간을 주로 어떻게 보내요? 제가 아기자기한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 줄 알았어요. 가만히 앉아서 작은 걸 만지고 집중하는 데 별로 흥미를 못 느꼈거든요. 뭐든 금방 질리는 편이라. 그런데 요즘 미니어처 만드는 데 빠져 있어요. 생각이 많거나 머릿속이 복잡할 때 조금씩 하고 있는데, 집중이 잘 안 될 때 미니어처를 잠깐 만들면 집중력이 높아지고 다른 일을 할 때도 도움이 많이 되더라고요.
뭘 할 때 제일 행복해요? 메뉴 고를 때.(웃음) 먹을 때보다 메뉴 고를 때가 더 기대되고 행복한 것 같아요. 그리고 좋은 노래 들으면서 술 마실 때. 하하.

SNS를 보니까 국내 여행도 곧잘 떠나는 것 같던데요? 최근 제주도에 다녀왔는데 좋았어요. 갑자기 시간이 나서 급하게 여행 갔는데 많이 돌아다녔거든요. 원래 여기저기 다니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았어요. 여행 가서도 가만히 쉬는 편이었거든요. 호텔에 있거나 근처 바에 가거나. 여행 가서 ‘저기 서 봐, 사진 찍자’ 하는 게 참 귀찮더라고요. 그런데 그렇게 보내고 돌아오면 여행에서 남는 게 딱히 없으니까 추억할 만한 게 없어서 아쉬워요. 그래서 이번에는 인생샷을 남겨보자는 마음으로 친한 언니랑 예쁜 곳을 찾아다니면서 서로 사진을 많이 찍어줬어요. 역시나 당시에는 참 귀찮았는데 잘 나온 사진 보니 뿌듯하더라고요. 이런 여행도 꽤 재미있다고 느꼈죠.

내년이 되기 전에 꼭 해내고 싶은 수지만의 작은 목표가 있다면 뭐가 있을까요? 여행이 좋아졌어요. 전에는 가이드와 함께 가는 여행만 했는데 어딜 가도 관광지를 찾아다니는 여행 방식이 저랑 잘 맞지 않았나 봐요. 이번에는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부딪히니까 괜찮았어요. 여행을 한 번 더 가고 싶지만 시간이 없을 것 같으니 올해가 가기 전에 미니어처를 하나 완성했으면 좋겠어요. 보여드릴까요? (카메라를 뒤적이며) 보면 귀여워서 깜짝 놀라실 거예요. 책꽂이가 요만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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