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해피 트립 – ① 양평

이번 추석 서울에 머무를 예정이라면 근교로 여행을 떠나보면 어떨까?
한 시간만 투자하면 닿을 수 있는 곳, 그 첫 번째는 양평이다.

EAT+DRINK

하우스 베이커리

@haus_bakery_moonhori

한옥을 개조해 만든 ‘하우스 베이커리’는 이른 아침부터 고소한 빵 내가 풍긴다.
프랑스와 영국 정통 베이커리의 방식으로 ‘데일리 브레드’를 만드는 게 이곳의 목표.
유기농 밀가루와 무염 버터를 사용하고, 한국인의 체질에 맞게 밀의 비율을 낮추고 소화에 좋은 곡물의 비율을 70% 이상으로 높인 것이 이 집 빵의 특징이다.
종류야 다양하지만 꼭 먹고 와야 하는 베스트 셀러는 생크림이나 아보카도, 햄과 양상추 등 다양한 재료로 속을 채워 넣은 크루아상.
주소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문호리 338-1
문의 031-772-8333

제너럴 플랜

@cafe_general_plan

서울을 벗어나 맑은 공기를 마시며 힐링하기 좋은 카페.
새하얀 건물 주변에는 파라솔과 해먹이 놓인 테라스가 있고, 내부엔 각종 식물을 활용한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곳.
라즈베리와 초코 등 4가지 맛의 보틀 밀크티가 시그니처 메뉴인데, 사장님이 직접 만든 시럽을 사용해 건강한 맛이 난다.
최근 판매하기 시작한 ‘에그에그 토스트’는 두꺼운 식빵 위에 마요네즈, 홀그레인 머스터드와 함께 버무린 계란을 올린 메뉴.
예쁘고 맛도 좋다.
주소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북한강로 1151
문의 031-775-8166

양평 꽃국수

@ggocgugsu

‘양평 꽃국수’의 표지판 너머로 알록달록한 꽃이 줄지어 피어있다.
길을 따라 들어가 식당 안에 자리를 잡으면 열무김치 국물을 붓고 완도산 활전복을 올린 ‘전복열무국수’를 맛볼 수 있다.
충남 예산에서 70여 년째 대를 이어오는 ‘쌍송국수’의 중면을 활용해 면발이 더욱 찰지다.
뜨끈한 국물이 당긴다면 소갈비를 우려낸 육수로 맛을 낸 ‘송이갈비국수’를 추천한다.
얼마 전부터 백향과 향이 느껴지는 레드와인 ‘꽃술’을 출시했으니 부추전에 곁들여 은은하게 취해보는 건 어떨까.
주소 경기도 양평군 옥천면 신복길127번길 10
문의 031-772-1337

STAY

에이앤디 클라우드

@andcloud_stay

작가와 예술인이 유난히 많이 거주하는 양평의 문호리.
이곳에 한 건축가 부부가 일상을 잊고 뜬구름 하루를 보내기 좋은 펜션 ‘에이앤디 클라우드’를 오픈했다.
‘아트 스테이’를 지향하며 라운지에 다양한 아트 서적을 구비했고, 객실의 침구와 어메니티까지 주인장의 까다로운 취향을 바탕으로 엄선했다.
루프톱 테라스에선 맥주와 와인을 즐기며 해질녘 북한강의 풍경을 만끽할 수 있다.
주소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당목뿌리길 75
문의 070-8248-5345

책 속에 풍덩

@bookpungofficial

뾰족한 지붕이 돋보이는 단출하고 아담한 집.
‘책 속에 풍덩’에 머물다 간 사람들은 이곳을 ‘세모집’이라고 부른다.
통유리창 너머로 울창한 나무들이 늘어서 있고, 아침이 되면 햇볕이 따스하게 내리쬐 마치 숲속에 있는 듯한 느낌을 선사한다.
투숙객을 위한 산책로도 만들고, 계곡 옆에는 북 카페를 운영 중이다.
끝나가는 여름이 아쉽다면 야외 수영장에서 시간을 보내도 좋다.
주소 경기도 양평군 용문명 중원리 540-8
문의 010-4747-6001

EXPLORE

구둔역

@kudunkr

대한민국 근대문화유산이자 2012년 폐역으로 지정된 구둔역은 양평을 찾은 여행객이 반드시 찾는 명소 중 하나다.
대합실을 그대로 보존해둬 옛 흔적을 느낄 수 있고, 500살이 넘은 향나무도 자리를 지키고 있다.
<건축학개론>에서 수지와 이제훈이 나란히 걷던 기찻길, 그리고 아이유의 리메이크 앨범 <꽃갈피 둘> 커버 사진의 촬영장소이기도 하니
시간이 멈춘 듯한 이곳에 꼭 들러 ‘인생 샷’을 남겨 보자.
주소 경기도 양평군 지평면 구둔역길 3
문의 031-771-2101

오브오브

@iam.of

오브오브는 사소한 영감이 다른 누군가에게 전해져 더욱 반짝이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오브제를 모은다.
“작은 것일수록 훨씬 더 많은 고민을 들인다”는 설명과 딱 들어맞는, 비좁은 공간이지만 벽에 드리운 그림자까지 섬세하게 신경 쓴 공간.
도자기와 관련된 대부분의 제품은 모두 이곳 소속 작가와 함께 자체 제작했다고.
가을을 맞아 개편을 앞두고 있으며, 온라인 쇼룸도 곧 오픈할 예정이다.
주소 경기도 양평군 중미산로 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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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심왕 찬가

닌텐도 스위치

한 해가 넘어갔다는 것, 나이를 한 살 더 먹었다는 사실에 스스로 놀랄 만큼 무뎠던 올해 초, 재밋거리를 찾다 강변 테크노마트 게임 매장까지 찾아가 내 돈 주고 샀다. 집에선 콘솔 게임기로 분리하면 휴대용 게임기로 쓸 수 있어 편리하고, 무엇보다 모니터 양쪽에 빨강 파랑 조이스틱을 끼운 디자인이 귀엽다. 둥그스름한 곡선 실루엣에 매트한 그립감도 상당히 좋은 편. 닌텐도 스위치의 매력은 지루한 해외 출장길에 빛을 발한다. 닌텐도의 상징인 마리오 시리즈 팩과 완충한 스위치를 들고 탑승하면 10시간 넘는 비행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모험 시뮬레이션을 좋아한다면 ‘마리오 오딧세이’를, 닌텐도 위를 재미있게 즐긴 사람이라면 ‘태고의 달인’ 시리즈를 추천한다. 36만원 뷰티 에디터 윤휘진

 

 

LG전자 휘센 제습기

LG전자 휘센 제습기

이제야 ‘휘센이’를 만난 것을 후회한다. 자취 8년 차. 내가 사는 오피스텔은 여름만 되면 눅눅한 공기가 방 안을 가득 채운다. 참고 참다 올여름 LG 휘센 제습기를 들였다. ‘가전제품은 LG’라는 엄마의 공식은 이제 나에게도 통한다. 휘센이와 함께한 첫날, 틀어놓고 외출했다 돌아왔는데 집 안 공기가 평소와 다른 걸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물통에는 물이 가득 차 있었다. 지금까지 어떻게 살았나 싶어 헛웃음이 나왔다. 침구를 만지고 나서는 웃음이 감동으로 바뀌었다. 바스락거리는 감촉에 기분 좋은 소름이 돋았다. 그때부터 매일 밤, 다음 날 비가 오길 기대하며 잠들었다. 휘센이의 진가를 느끼고 싶었기 때문이다. 비는 오지 않았지만 괜찮다. 바싹 마른 빨래만 봐도 뿌듯하니까. 휘센이에게는 바퀴가 있어 집 이곳저곳을 다닐 수 있다. 샤워를 마치면 화장실 앞에 두고 어떤 날은 옷장 앞, 빨래한 날이면 건조대 앞에 놓고 사용한다. 가장 좋아하는 기능은 집 안 습도 상황에 따라 제습 정도를 알아서 조절해주는 스마트 기능. 퇴근 전 앱으로 켜놓으면 미리 준비된 쾌적함을 느낄 수 있다. 아름답지 않은 기계를 보고도 설렘을 느끼다니. 그건 휘센이 너 때문이야. 59만9천원 아트 에디터 박유진

 

 

단후이 NR15

단후이 NR15

누군가 깨끗하게 치워놓은 집으로 퇴근하고 싶은 마음에 ‘가성비 갑 로봇 청소기’로 알려진 단후이 제품을 구입했다. 블랙과 화이트, 딱 두 가지 색상으로 디자인은 일단 군더더기 없이 매끈하다. 장애물을 인식하고, 낙하 높이가 일정한 정도 이상이면 피하는 기능도 있어 화장실 문을 열어두어도 추락하는 일이 없는데, 단후이가 청소하는 모습을 보면 안쓰러울 때가 있다. 장애물을 인식한다고는 하나 여기 쿵, 저기 쿵 잘 부딪히지만, 그럼에도 꿋꿋하게 청소를 멈추지 않는다. 그러다 전선이나 러그라도 만나면 5초쯤 낑낑 소리를 내다 멈춘다. 로봇 청소기를 두고 이름을 붙이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상하게 자연스레 의인화하게 된다. ‘어휴, 애쓴다.’ 이러면서. 나는 예약 시간을 정해 매일 청소를 하도록 설정해두었는데, 집에 돌아오자마자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이 단후이가 제대로 복귀했는지 여부다. 일주일에 2, 3일은 구석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기절해 있지만 먼지통에 먼지를 채우고 제자리를 찾은 날도 많다. ‘가성비 갑’이란 결국 완벽하지 않다는 뜻이다. 낙하 방지 기능이 있지만 가끔 떨어지기도 하고, 장애물을 인식한다고 하지만 부딪혀보지 않으면 모르는 경우도 있다. 이놈이 어떤 날은 바보 같고 어떤 날은 기특하다. 손도 많이 간다. 매일 출근 전에 전선을 비롯해 작은 물건들을 모두 올려놓느라 아침이 좀 더 바빠지긴 했지만, 그래도 빈집에서 혼자 애쓰는 ‘단후이’를 위해 그 정도쯤은 뭐 가뿐하다. 29만8천원 피처 디렉터 박민

 

 

스메그 핸드블렌더

스메그 핸드 블렌더

한때 엄마들의 잇 템이던 ‘도깨비방망이’가 수명을 다해 고민 없이 스메그 핸드 블렌더를 들여놓았다. 스메그스러운(?) 곡선 디자인이 예쁘고 블랙이라 시크하다. 손잡이 부분이 생각보다 묵직하고 두껍지만 실리콘을 덧대 한 손에 착 감긴다. 700W 파워로 갈아주니 입천장에 토마토 껍질이 붙지 않는 부드럽고 곱게 갈린 토마토주스를 마실 수 있다. (더우니까 얼음도 넣었다) 많은 양의 과일을 넣어도 바깥으로 튀지 않고 얌전히 갈린다. 용기도 1.4L로 꽤 커서 주스 4인 분은 거뜬히 만들 수 있다. 양 조절에 실패해도 남은 주스를 다른 용기에 옮길 필요 없이 고무 패킹이 부착된 뚜껑만 닫아 냉장고에 넣으면 된다. 가장 기대했던 툴은 포테이토 매셔. 살짝 누르면 구멍 사이로 감자가 으깨져 나온다. 다량의 매시트포테이토나 과카몰레, 퓌레 만들 때 좋다. 다지기 기능의 초퍼에 자투리 채소를 넣었더니 볶음밥용 다진 채소가 순식간에 완성. 칼질하기 귀찮을 때 버튼만 누르면 된다. 오늘 아침, 전선이 거슬려 무선이면 더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디자인, 성능 모두 만족하는 이 핸드 블렌더, 참 잘 샀다. 17만7천원 아트 에디터 김동미

 

 

다이슨 퓨어핫앤쿨링크HPO2

다이슨 퓨어 핫앤쿨 링크 HP02

서울이 본격적으로 먼지에 뒤덮이기 전 누구보다 빠르게 미세먼지 마스크를 착용해온 내게 공기청정기 구매는 당연한 수순이었다. 다이슨을 산 건 이것보다 맘에 드는 디자인의 공기청정기를 발견하기 못했기 때문. ‘퓨어 핫앤쿨 링크’라는 이름이 쑥스럽기는 하지만, 이 이름엔 제품의 기능이 정직하게 담겨 있다. 공기 청정 기능 외에 열풍, 냉풍 기능이 있어 쾌적한 공기 속에서 여름에는 시원하게, 겨울에는 따듯하게 지낼 수 있다. 앱으로 실내 공기 오염도를 수치로 확인할 수 있는 건 내 기관지와 폐의 건강을 넘어 정신 건강에도 이롭다. 미세먼지로 눈앞이 뿌연 날엔 다이슨 앱을 켜보며 심적 안정을 얻곤 했으니까. 구매 직후에는 강박적으로 종일 공기 청정 기능을 작동했는데, 지금은 아침저녁으로 한 번씩만 돌린다. 알람 맞추듯 앱으로 요일과 시간을 지정하면 된다. 1년에 한 번 필터만 교체하면 되는 청소법도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단, 필터가 좀 비싸다는 게 유일한 단점이라면 단점. 99만8천원 피처 에디터 김소영

 

 

애플 애플워치시리즈

애플 워치 시리즈 3 에디션

상자를 열 때부터 사람 심쿵 하게 만드는 세라믹 케이스의 애플 워치. 셀룰러 기능이 있어 단독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도 물론 매력적이지만 기능은 기능이고, 일단 생김새에 마음이 반쯤 넘어간다. 아직은 기계의 성능보다 디자인에 홀려 카드를 긁는 편이기 때문. 가격은 터무니없다 싶지만, 기왕이면 더 터무니없게 에르메스 밴드까지 채워주면 좋겠다. 에르메스의 가죽 밴드를 더하면 세라믹이 더 반짝이는 것 같고, 어쩐지 일도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으니까. 무겁다고 하는 사람도 있고, 시리즈 2와 별반 다를 것이 없다는 비평가도 많지만, 애플 워치 1 론칭 때부터 애플 워치의 성장을 쭉 지켜봐온 에디터가 처음으로 ‘이건 사야 한다’고 느낀 버전이다. 올해 하반기에 무리수를 두더라도 사야 하는 게 있다면, 32년을 살며 평생 한 번도 탐내본 적 없는 시계, 애플 워치 시리즈 3 에디션이다. 52만9천원 디지털 에디터 김민지

 

 

뱅앤올룹슨 베오사운드1

뱅앤올룹슨 베오사운드 1

집순이인 에디터에게 음악 감상은 더할 나위 없는 취미다. 흰 천장을 멍하니 올려다보며 여유를 즐기면 그뿐, 더 이상 요구되는 행동이 없으니까. 그렇게 음악에 애정을 가진 뒤로 적당한 스피커를 찾아 헤매다 정착한 게 바로 이 베오사운드 1. 뱅앤올룹슨 제품 중 비교적 하위 레이블인 B&O 제품에 비해 사운드가 훨씬 풍부하다는 전문가의 조언에 홀린 듯 결제해버렸는데, 견고한 알루미늄 소재부터 부드러운 터치감, 음원 손실이 없는 와이파이 연결 지원까지 어느 하나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없을 정도. 게다가 ‘막귀’인 나도 확연히 느낄 정도로 전 음역대가 치우치는 부분 없이 고르다. 요즘 빠져 있는 양다일과 폴 킴의 노래를 베오사운드 1으로 전곡 감상하며 얻는 일요일 오후의 만족감이란! 요즘 너나없이 입에 올리는 라이프스타일 키워드 ‘소확행’을 느끼고 싶은 집순이라면 올해는 다른 것 대신 마음에 드는 스피커 하나 골라보는 게 어떨까. 1백87만원 패션 에디터 김지수

 

 

라이카CL 카메라

라이카 CL

물건을 많이 사본 사람은 안다. 세상의 모든 가격에는 각자 합당한 사정이 있다는 것을. 그래서 나는 가성비를 믿지 않는다. ‘가격 대비 뛰어난 성능’이라는 감언이설에 속아 덮어놓고 월급을 탕진하던 못난 소비 습관을 가성비의 실체를 수차례 경험한 뒤 고쳤다. 이제는 월급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서 가장 비싸고 좋은 물건을 딱 하나 산다. 그 최선의 선택 중 하나가 라이카 CL이다. 보디만 3백만원이 넘는 가격을 생각하면 라이카의 문턱은 드높다. 지난해 11월 출시된 모델인데 구입하기로 결정하기까지 6개월이 걸렸으니까. 그런데 이 녀석, 본전 생각이 안 난다. 이음새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엄격하게 정돈된 디자인, 마그네슘과 알루미늄, 티타늄으로 둘러싸인 단단한 본체. 그 작고 가벼운 몸으로 라이카의 전매특허 색감인 깊은 감도와 점잖은 채도를 표현한다. 고감도 촬영 기능도 탁월해 동굴이 아니고는 빛이 모자랄 일이 없다. 무엇보다 이 다양한 촬영 설정 값을 단 두 개의 다이얼만으로 조정할 수 있다는 것이 소스라치게 놀랍다. 나아가 액정이 아니라 뷰파인더에 한쪽 눈을 대고 가만히 피사체를 바라볼 때 온몸에 퍼지는 강 같은 평화, 묵직하면서 시원하게 울리는 셔터 소리가 주는 경쾌함! 라이카는 카메라 이상의 일을 한다. 이 흠 없는 물건 하나를 만들기 위해 얼마나 무수한 시행착오를 거쳤을지 남의 사정까지 생각하게 만드는 감복할 물건이다. 이 카메라는 절대로 비싸지 않다. 3백30만원 피처 에디터 유선애

 

 

에어팟 에어팟키링

에어팟 & 에어팟 키링

노래를 들으려면 에어팟을 충전해야 한다. 그러려면 케이스에 넣어야 하고, 충전을 위해 또 케이스를 충전해야 한다. 심지어 그 케이스는 잘 긁히기까지 하니 또 그 케이스의 케이스를 사야 되고, 잃어버리기 쉬우니까 키링도 달아야 하고・・・・. 세상에 이런 주객전도가 어디 있나 싶겠지만 에어팟님이 높여준 삶의 질을 생각 하면 기꺼이 감당할 수고다. 충전 젠더와 이어폰 젠더가 하나인 아이폰 7 이후부터는 충전과 음악 둘 중 하나만 선택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순간을 맞닥뜨려야 했다. 그러나 에어팟은 블루투스로 연결하기 때문에 양자택일의 딜레마에 빠질 일이 없다. 또 이어폰을 꽂아놓고 스쿼트를 하다보면 아이폰이 추락하는 상황을 직면하게 된다. 그래서 사운드를 포기하고 운동만 했는데 이제 그럴 걱정이 사라졌다. 게다가 모든 블루투스 이어폰의 케이스와 키링이 이렇게 예쁘고 다양하지는 않다. 잃어버릴까봐 걱정이라고? 어쩔 수 없다. 에디터도 한 번 잃어버렸는데 바로 또 샀다. 두 번 사도 만족할 정도면 ‘가심비 갑’ 아니겠는가? 에어팟 21만 9천원 디지털 에디터 안서연

허니문의 밤

사막에서 나눈 사랑

남들이 잘 가지 않는 곳으로 허니문을 떠나기로 마음먹은 남편과 나는 장고 끝에 인도 북서부의 도시 자이살메르에 있는 글램핑 리조트를 선택했다. 우리는 굴곡진 모래언덕과 그 위로 쏟아지는 햇살, 작은 모자를 쓴 낙타 등 떠나오기 전 상상한 모습을 뛰어넘는 이국적인 풍경에 반해버렸다. 하얀 텐트 모양의 객실은 마치 사막 한복판에 덩그러니 놓인 모양새였다. 해가 저물고 달이 어스름하게 우리를 비추었다. 저녁을 먹고 야외 소파에 앉아 발끝으로 사막을 느껴보았다. 부드럽고 에로틱했다. 이어 소파에서 섹스를 시작할 때만해도 분위기에 취해 둘 다 한껏 흥분해 있었다. 그러나 현실은 삭막했으니, 오래지 않아 잔잔한 바람에 날려온 모래가 입이며 코, 등과 바닥 사이로 느껴져 자칫 그곳에 들어갈까 싶어 화들짝 놀라 황급히 하던 일을 멈추어야 했다. 우리는 결국 야외 파티오에서 분위기를 잡고 서로를 열심히 애무하다가(살에 붙은 작은 모래알을 애써 무시하며) 침대로 자리를 옮기는 것으로 타협했다. J(광고 회사 카피라이터, 29세)

 

 

허니문 섹스

와인과 별이 함께한 허니문

술 취향이 같아 사이가 깊어진 남편과 나는 허니문도 와인 너리 탐방으로 정했다. 키안티를 비롯한 이탈리아 북부 토스카나 지역의 와이너리를 둘러보기로 한 우리는 포도밭이 밀집한 지역의 한 부티크 호텔을 예약했다. 일정은 완벽했다. 술을 즐기고 알딸딸한 상태에서 나누는 섹스를 사랑하는 우리에게는 삼시 세끼를 와인과 함께하며 객실로 돌아오는 저녁 무렵엔 고주망태가 되지도 멀쩡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환상의 궁합으로 밤을 보내는 하루하루가 단순하면서도 더 바랄 것 없이 완벽했다. 섹스가 끝나면 나란히 누워 천장에 난 창 너머로 보이는 별이 총총한 하늘을 감상하다 잠이 들었다. 마지막 날 허니문 최고의 밤을 만들겠다고 침대로 테이블로 자리를 옮겨가며 애무하면서 요란 떨다 큰맘 먹고 산 30만원을 호가하는 한정판 와인을 떨어뜨려 박살낸 건 꽤 속 쓰린 일이었지만. 우리는 다시 신혼여행을 가게 된다고 해도 주저 없이 와이너리 투어에 나설 것이다. G(식음료 회사 마케터, 30세)

 

 

허니문 섹스

내가 왕이로소이다

오랜 검색 끝에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외곽의 성을 찾아냈고 큰맘 먹고 스위트룸을 예약했다. 19세기 빅토리아 시대 양식의 성은 안팎으로 호화로웠고 잘 가꿔져 있었다. 과장을 좀 보태 기어 올라가야 할 만큼 높은 침대 프레임과 실크 자수가 놓인 리넨 침구, 원목 캐노피에 드리운 하얀 커튼 등 영국 사극에서 보던 바로 그 예스러운 침대에서 우리는 각자 백작과 백작부인이 된 양 연기해가며 신나게 사랑을 나누었다. 장작이 타오르는 오래된 벽난로 앞이며 욕실 한가운데 덩그러니 놓인 금빛 다리가 달린 욕조에서 나누는 섹스는 귀족 체험을 하는 듯 색다른 경험이었다. 다만 워낙 오래된 곳이다보니 종종 괜스레 으스스했다. 섹스를 열심히 하다가 침대 머리맡 벽에 걸린 초상화 속 인물과 눈이 마주친 것 같다며 화들짝 놀라던 남편의 겁먹은 얼굴은 지금 떠올려도 웃음이 난다. P( 패션 MD, 35세)

 

 

허니문 섹스

히말라야는 위대했다

짧은 일정 때문에 유럽이나 미주를 포기한 우리는 제3세계로 신혼여행을 가기로 하고 네팔을 택했다. 카트만두 근처의 리조트에 체크인을 하고 발코니로 먼저 나간 남편은 한동안 기척이 없었다. 그는 가만히 전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두 눈에 꽉 차는 파노라마로 펼쳐진 히말라야 산맥은 꽤 먼 거리에 떨어져 있었지만 장엄한 모습으로 존재감을 발했다. 남편은 그 풍경에 압도당한 것 같았다. 우리는 숙소에서 있는 동안 대부분의 시간을 이 발코니에서 보냈다. 12월 초의 네팔은 우리나라 가을 날씨와 비슷해 밤이면 제법 쌀쌀했지만 우리는 식사, 휴식, 심지어 섹스도 침대보다는 발코니에서 더 자주 했다. 이른 아침에 추워서 외투를 걸치고 하의만 벗어던진 채 마주 앉아 섹스를 할 때는 서로의 꼴이 우스워 키득거리기도 했다. 히말라야 산맥의 신비한(?) 정기를 받은 걸까, 약골인 그의 체력이 평소와 사뭇 다르게 강해져 신기해하기도 했다. 어쨌든 경건한 안나푸르나를 배경으로 한 우리의 발칙한 한때를 지금도 종종 추억한다. 남편의 스태미나가 현실로 돌아온 후에도 그때처럼 강했으면 좋으련만. H( 편집숍 오너, 35세)

 

 

허니문 섹스

해변의 키스

몰디브는 과연 몰디브였다. 쪽빛 바다와 백사장, 작열하는 태양, 섬에 펼쳐진 열대의 수풀은 오랫동안 꿈꾸던 허니문의 완전체였다. 우리는 숙소 앞마당에서 프라이빗 비치로 이어지는 본섬의 비치 빌라에 묵었다. 그곳에서 남편과 나는 저녁을 먹으러 나갈 때를 빼고는 숙소에 콕 박혀서 우리만의 <블루라군>을 찍었다. 고운 모래 위에 드러누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서로를 탐닉하다가 그대로 한숨 낮잠을 자고 일어나 열대 과일을 집어 먹으며 다시 야릇한 시선을 나누었다. 석양이 질 때쯤 바다에 슬며시 나가보았다. 비현실적으로 아름다웠다. 아무래도 그 분위기에 취해서 수영복을 벗어던지게 된 것 같다. 어스름한 햇빛을 받은 투명한 바닷물 사이로 알몸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나를 발견한 그가 숨을 삼키는 게 느껴졌다. 키스를 나누는 그의 입술에서 짠맛이 났다. 우리는 그날 오래도록 잊을 수 없는 밤을 보냈다. L( 공연 프로모터, 28세)

 

 

인피니티 풀의 추억

발리 우붓에 위치한 리조트는 열대우림과 강이 내려다보이는 끝내주는 전망에 객실마다 인피니티 풀이 있었다. 우리 둘 다 첫날은 수영복을 챙겨 입었지만, 아무도 볼 사람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둘째 날부터는 정글의 삶에 동화된 양 대부분의 시간을 헐벗은 채로 보냈다. 나체로 뛰어든 인피니티 풀에서 항상 수영복에 가려졌던 가슴과 유두, 아래에 물이 닿는 감각은 묘한 흥분을 주고 한없이 자유로워지게 했다. 집 안 욕실에서도 섹스를 시도한 적 없던 우리는 리조트의 인피니티 풀에서 야외 수중 섹스의 스릴을 만끽했다. 게다가 풀장의 수온을 조절할 수 있어 밤에도 따뜻한 물속에서 은은한 조명 아래 언제고 분위기를 잡을 수 있었다. 풀장만큼이나 내가 좋아한 곳은 아웃도어 레인 샤워 시설이었다. 뒤뜰에 설치된 샤워기 아래 서 있으니 마치 알몸으로 야외에서 소나기를 맞는 듯한 기분이 들었는데, 남편이 슬며시 합류하면서 더없이 로맨틱한 샤워가 되었다. 발리의 리조트는 섹스 장소라곤 침대가 전부이던 우리에게 새로운 장을 열어주었다. M( 회계사, 32세)

 

 

프라하의 향수 어린 밤

둘 다 프리랜서인 우리는 두 달 일정의 배낭여행을 결심했지만 예산이 빠듯해 숙소는 대부분 에어비앤비나 민박집으로 정해야 했다. 처음엔 마냥 즐거웠지만 점점 장기 여행은 커플의 무덤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더 이상 농담으로 들리지 않게 되었다. 언제부턴가 우리는 작은 일에도 다투었다. 극기 훈련으로 변해버린 신혼여행이 전환점을 맞은 건 프라하에 도착했을 때였다. 한인 민박에 머물렀는데, 숙소에 돌아와 말없이 간식을 먹고 있는데 열어놓은 창을 통해 한국 노래가 들렸다. 유재하의 ‘우울한 편지’였다. 그도 나도 한국을 그리워하고 있었는지 우리는 말이 없었다. 남편은 괜스레 눈물이 나 훌쩍거리는 나를 보더니 가만히 다가와 안아주었다. 먼 타국인 이곳에서 유일하게 내 편인 그에게 고맙고 미안한 마음이 함께 들었다. 그렇게 시작된 섹스는 한없이 달콤하고 충만했다. 우리는 지금도 신혼여행으로 갔던 프라하를 떠올릴 때 고풍스러운 도시의 전경이나 음식보다 그날 밤의 애틋한 감정을 먼저 떠올린다. 신혼여행 중의 최고의 섹스였다. L(일러스트레이터, 30세)

 

 

허니문 섹스

미칠 듯한 축제의 밤

바르셀로나에서는 매년 9월 성모마리아를 기리는 메르세 축제가 열린다. 도시 전체가 거대한 페스티벌 지구로 바뀌는 이때 신혼여행을 가게 된 우리는 이왕이면 그 지역 분위기를 제대로 느끼고 싶어 다운타운에 위치한 집을 에어비앤비로 예약했다. 하지만 좋지만은 않았다. 비좁은 골목에 건물이 다닥다닥 붙어 있어 방음을 기대할 수 없었고, 커튼을 치지 않고는 섹스는커녕 옷도 마음대로 갈아입기가 어려웠다. 명색이 허니문인데 괜한 객기를 부렸나, 후회가 들던 차에 드디어 페스티벌 주간이 시작되었다. 상그리아는 달콤했고 골목을 가득 채운 사람들 틈에서 우리는 점점 열기에 취해갔다. 페스티벌의 절정은 가면을 쓴 채 회전하는 폭죽을 들고 행진하는 카탈루냐 지방 전통 퍼레이드인 코레폭스(Correfocs)가 시작되는 때였다. 폭죽의 물결 속에서 축제가 겉잡을 수 없이 과열되는 걸 느낀 우리는 일단 숙소로 돌아왔다. 방에서 내려다본 코레폭스 행렬에는 낭만과 혼돈이 공존했다. 창가에 나란히 앉아 축제의 열기를 느끼던 우리는 서로의 취기 어린 눈빛을 마주했다. 알싸한 화약 냄새와 바깥에서 들리는 사람들의 환호와 폭죽 소음이 뒤섞인 첫 허니문 섹스는 퍽 로맨틱했다. 우리는 신음 소리를 누가 듣지는 않을까, 누가 훔쳐보지는 않을까 신경 쓰지 않았다. P( 제품 디자이너, 34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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