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겁게, 차인하

차인하 차인하화보 아크네스튜디오 스웨터 아미
재킷 아크네 스튜디오(Acne Studios), 니트 터틀넥 스웨터 아미(Ami), 팬츠 코스(COS), 구두 알든 바이 유니페어(Alden by Unipair).
차인하 차인하화보 차인하코트 드리스반노튼 코스
코트 드리스 반 노튼(Dries Van Noten), 니트 스웨터, 팬츠 모두 코스(COS), 구두 커먼프로젝트(Common Projects).

인간은 멋있는 모습만 지니고 있지 않잖아요. 연약하기도 하고 무섭기도 한 게 인간인데, 쉽게 그려지지 않는 면모가 담긴 인물을 연기해보고 싶어요.

 

드라마 <일단 뜨겁게 청소하라>가 곧 방영하겠네요. 어떤 인물을 연기 하나요? ‘황재민’이라는 굉장히 밝은 인물이에요. 끼도 많고 잘 까불고. 재간둥이라고 해야 할까요?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그 전에 생계를 위해 청소부로 취직해요. 본래의 저와는 많이 다른 친구예요. 성향 자체가 굉장히 외향적이고 에너지가 꽉 차 있죠. 그래도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건 저와 비슷해요.

배우 윤균상과 김유정이 출연하죠. 또래 배우들과 함께하는 현장 분위기는 어떤가요? 분위기가 정말 좋아요. 다들 너무 잘해주시고요. 제가 연기하는 인물이 밝아서인지 현장에서도 기죽지 말라고 더 많이 배려해주시는 것 같아요. 그리고 데뷔한 지 얼마 안 된 배우들이 많이 출연해서 더 친해지기도 했고요.

많은 걸 배우겠어요. 촬영할 때 알아둬야 할 기술적인 것도 많이 배우지만 사람들을 대하고 더 친밀하게 소통하는 법을 많이 배우고 있어요. <일단 뜨겁게 청소하라>에 참여하기 전부터 관계에 대해 배우고 싶었어요. 사람들과의 관계로부터 자신을 발견하기도 하잖아요. 함께 촬영하는 배우들과 감독님, 스태프들과 소통하며 많은 것을 알아가는 중이에요.

신인이라는 자리는 설레기도 하지만 걱정도 많고 불안하죠. 가장 설레는 것과 가장 불안한 것은 뭔가요? 설레는 순간은 딱 하나예요. 촬영장에 가기 전 연습하면서 ‘이렇게 해야지’ 하고 준비할 때, 그때만 딱 설레요. 진짜 잘해내고 싶다는 마음도 가득하고요. 그런 마음 빼고는 모든 게 두려워요. 잘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고 현장에서 제 생각이 맞 을지에 대한 확신도 없고, 많은 것들이 두렵죠.

그런 두려움에 휩쓸릴 수만은 없잖아요. 어떻게 극복하나요? 여러 방법을 찾아보고 있는데 요즘은 산에 올라요. 예전에는 사람들을 만나 술 한잔 마시며 이야기를 하곤 했는데 이제는 혼자서 등산을 해요. 촬영이 없는 날에는 관악산에 올라 복잡한 생각을 정리해요. <일단 뜨겁게 청소하라> 촬영에 들어가면서 등산을 시작했는데 저와 잘 맞더라고요.

등산 말고 좋아하는 것들이 궁금해요. 뻔하게 들리실 수 있지만 영화 보는 걸 가장 좋아해요.(웃음)

인생 영화 한 편을 꼽는다면요? 매번 바뀌는데 최근 인생 영화는 <너는 여기에 없었다>. 정말 재미있어요. <케빈에 대하여>를 좋아하는데 같은 감독님 작품이라서 봤어요. 전 사실 특별한 취미가 없어요. 아직 제 자신을 찾아가고 있어요. 매달, 매주 그리고 매일 처한 상황에 따라 계속 제가 달라지고 있어요. 연기를 시작하고 나서 연기에 대한 생각도 바뀌고 있고요. 스물다섯에 연기를 했으니 비교적 늦게 시작한 거죠. 사람을 연기한다는 게 좋고 영화를 좋아했고, 그런 것을 직접 표현하고 싶은 욕구가 굉장히 컸어요. 그런데 지금은 다른 사람들이 내가 연기하는 인물을 어떻게 받아들일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나란 어떤 존재인가’라는 질문을 계속 던지는 중이고요.

보통 촬영을 마치고 돌아오면 하루를 어떻게 마무리해요? 촬영이 끝나고 나면 정말 너무 힘들어요. 저보다 분량과 대사가 더 많은 배우들을 두고 이런 대답을 한다는 게 부끄럽기도 한데 이상하게 촬영이 끝나고 되면 녹초가 돼요. 집에 돌아오면 쓰러지듯 잠들어요.

모니터링도 열심히 하고요? 처음에는 화면 속 제 모습을 잘 못 보겠더라고요. 그래서 보통은 집에서 혼자 모니터링 해요. 그런데 연기 할 때와 모니터 너머의 제 모습을 보는 건 정말 많이 다르더라고요. 목소리도 조금 다르게 느껴져요. 내가 준비한 것들이 모니터 너머로 어떻게 표현되는지 보며 공부하고 있어요.

이제 막 필모그래피를 채우기 시작했어요. 많은 시간이 지난 후 자신의 필모그래피가 어떤 모습일지 떠올려본 적 있나요? 여러 색으로 채우고 싶어요. 하나의 에너지를 가진 배우가 아니라 여러 인물과 여러 장르로 채워지길 바라요. 늘 다음 작품에서 ‘저 사람이 차인하야?’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더없이 좋겠죠.

<기름진 멜로>에 이어 <일단 뜨겁게 청소하라>까지, 많은 작품을 하게 된 올해가 특별한 기억으로 남겠어요. 많은 것을 공부한 해로 남을 것 같아요.

20대가 지나기 전에 꼭 하고 싶은 일이 있나요? 진정한 사랑을 찾는 것?(웃음)

배우로서는요? 예전에는 일을 많이 하고 싶은 게 목표였는데 이제는 영화 촬영장도 경험해보고, 그렇게 영화의 일부가 되고 싶어요. 장르로 따지자면 드라마. 인간은 멋있는 모습만 지니고 있지 않잖아요. 연약하기도 하고 무섭기도 한 게 인간인데, 쉽게 그려지지 않는 면모가 담긴 인물을 연기해보고 싶어요.

사람에 대한 관심이 많아 보여요. 사람들을 보는 걸 좋아해요. 지하철을 타거나 카페에 앉아 있으면 멀뚱멀뚱 보게 돼요. 같은 사람을 보더라도 제가 처한 상황에 따라 상대방이 다르게 보이는 것 같아요. 가령 우울하거나 마음이 힘들 때면 그런 관점으로 타인을 보게 되죠. 저 사람도 뭔가 이야기가 있겠지, 라고요.

오늘 같은 인터뷰 자리도 아직 많이 어색할 것 같아요. 걱정돼요. 말이 글로 어떻게 전달될지 잘 모르겠어요. 그래서 지금 좀 움츠려 있는 상태예요.(웃음)

반면에 배우라는 직업은 적혀 있는 글을 감정으로 표현해요. 대본의 텍스트를 어떻게 해석하나요? ‘재민’이는 인물 설정의 많은 부분이 대본에 적혀 있어요. 그에 더해 제가 채워나가야 할 부분은 감독님과 배우들에게 물어보며 방향을 잡아가고 있어요. 소통하면서요.

그런 소통의 과정이 어렵진 않고요? 어려워요.

벌써 쉬운 게 더 많으면 이상하죠. 쉬운 게 아무것도 없어요.(웃음) 쉬워지는 날이 올까요?

차인하 차인하화보
니트 스웨터 캘빈 클라인 205W39NYC(Calvin Klein 205W39NY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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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 ASIA STAR AWARDS 2018

시상에 앞서 올해 진행을 맡은 배우 한예리의 소개로 부산국제영화제의 이용관 이사장이 무대에 올랐다. “아시아 영화인이 하나가 됐다는 것에 기쁩니다. 부산국제영화제와 마리끌레르가 함께 내건 아시아 스타 어워즈의 슬로건이 ‘아시아 영화인들이 하나가 되는 자리’입니다. 오늘 밤, 그런 자리가 만들어진 것 같 습니다” 라고 인사를 남기며 아시아 스타 어워즈와 부산국제영화제가 6년 전 아시아 영화인을 널리 소개하고, 격려하는 자리를 만들고 싶다는 마음으로 시작한 시상식의 초심을 되새겼다.

시상은 총 7개 부문에 걸쳐 진행됐다. 아시아 영화계를 대표하는 젊은 배우들에게 주는 ‘아시아의 얼굴상’, 재능 있는 감독을 응원하는 ‘비저너리 감독상’, 오랫동안 아시아 영화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 영화인을 위한 ‘공로상’, 여성 영화인의 독자적인 행보를 지지하는 ‘마리끌레르상’과 아시아의 떠오르는 샛별에게 전하는 ‘라이징 스타상’, 올 한 해 거침없는 행보를 보여준 배우에게 주는 ‘아시아 스타상’, 마지막으로 ‘올해의 배우 상’까지 시상이 이어졌다.

이쯤 되니 태풍은 부산국제영화제의 비공식 초청 손님이 아닌가 싶다. 재작년에는 치바가, 올해는 콩레이가 영화제 기간에 맞춰 부산을 휩쓸었다. 달라진 것이 있 면 이제 부산국제영화제도 맷집이 생겼다는 거다. 개막식 전날 서둘러 야외 무대를 철수하고, 행사의 장소와 형식을 유연하고 빠르게 변경하며 태풍에 대비했다. 지난 2~3년 사이 안팎으로 어둡고 긴 터널을 통과해야 했던 부산국제영화제는 그렇게 한층 굳건해졌다. 그리고 그 회복과 치유의 과정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보고 응원해온 마리끌레르는 올해도 어김없이 부산국제영화제,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 샤넬과 함께 여섯 번째 ‘아시아 스타 어워즈’를 개최했다.

태풍 전야, 10월 5일 해운대 그랜드 호텔에서 열린 아시아 스타 어워즈 2018. 지난 1년간 아시아 곳곳에서 좋은 영화만을 생각하며 고군분투한 영화인들이 한 자리에 모여 서로를 격려하고 응원하는 것에 의미를 두는 행사이니만큼 올해도 다양한 국적과 영역의 영화인들이 자리를 빛냈다.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뷰티풀 데이즈>의 윤재호 감독과 배우 장동윤, 오광록, 이유준, 서현우가 한 테이블에 둘러앉았고, 영화 <허스토리>의 배우 김해숙과 김희애 그리고 김의성, 문소리, 김남길, 주지훈, 한지민, 전혜빈, 김규리, 김다미 등 개성과 가능성을 지닌 배우들이 아시아 스타 어워즈의 ‘블랙 카펫’ 위를 밟았다.

이 밖에 지난해에 이어 참석한 정지영 감독, 영화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의 홍지영 감독, 민규동 감독, 칸 국제영화제의 부집행위원장 크리스티앙 전(Christian Jeune), 홍콩국제영화제의 집행위원장인 로저 가르시아(Roger Garcia), 베니스 국제영화제 수석 프로그래머 엘레나 폴라키(Elena Pollacchi) 등이 함께해 시상식에 힘을 더했다.

시상에 앞서 올해 진행을 맡은 배우 한예리의 소개로 부산국제영화제의 이용관 이사장이 무대에 올랐다. “아시아 영화인이 하나가 됐다는 것에 기쁩니다. 부산국제영화제와 마리끌레르가 함께 내건 아시아 스타 어워즈의 슬로건이 ‘아시아 영화인들이 하나가 되는 자리’입니다. 오늘 밤, 그런 자리가 만들어진 것 같습니다” 라고 인사를 남기며 아시아 스타 어워즈와 부산국제영화제가 6년 전 아시아 영화인을 널리 소개하고, 격려하는 자리를 만들고 싶다는 마음으로 시작한 시상식의 초심을 되새겼다.

시상은 총 7개 부문에 걸쳐 진행됐다. 아시아 영화계를 대표하는 젊은 배우들에게 주는 ‘아시아의 얼굴상’, 재능 있는 감독을 응원하는 ‘비저너리 감독상’, 오랫동안 아시아 영화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 영화인을 위한 ‘공로상’, 여성 영화인의 독자적인 행보를 지지하는 ‘마리끌레르상’과 아시아의 떠오르는 샛별에게 전하는 ‘라이징 스타상’, 올 한 해 거침없는 행보를 보여준 배우에게 주는 ‘아시아 스타상’, 마지막으로 ‘올해의 배우상’까지 시상이 이어졌다.

시작은 ‘마리끌레르상’. <마리끌레르>를 발행하는 MCK 퍼블리싱의 손기연 대표가 영화 <미쓰백>의 개봉을 앞둔 배우 한지민에게 트로피를 전했다. 이어 시상한 ‘아시아의 얼굴상’에는 대만과 일본에서 가장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젊은 배우 4명, 류이호(Jasper Liu)와 진의함(Ivy Chen), 카라타 에리카 (Karata Erika)와 히가시데 마사히로(Higashide Masahiro)가 수상했다. 이어 ‘비저너리 감독상’은 영화 <세 얼간이>를 연출했고, 올해 영화 <산주>로 부산을 찾은 라즈쿠마르 히라니 감독이 받았다. ‘라이징 스타상’을 시상하기 위해 무대에 오른 배우 김의성은 시상에 앞서 “‘라이징 스타상’은 제가 가장 받고 싶은 상이었는데, 이제 저는 떠오르는 게 아니라 빨리 떨어지지 않으면 다행인 사람이 된 것 같아 아쉽습니다.(웃음) 급히 떴다고 할 때 남들은 걱정하지만, 전혀 걱정하지 말고 더 높이 떠올라서 더 재미있는 구경 많이 하길 바랍니다” 라는 응원의 말을 남기며 영화 <마녀>의 배우 김다미를 호명했다. 이어 배우 양궤이메는 공동 수상자로 영화 <안시성>의 배우 남주혁을 무대 위로 올렸다. 영화 <신과 함께> <공작> <암수살인> 등 작년과 올해 가장 바쁜 시간을 보내며 많은 작품을 선보인 배우 주지훈과 필리핀의 국민 배우 피올로 파스쿠알이 함께 ‘아시아 스타상’을 수상했다.

공로상에는 배우 문소리가 아시아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필리핀 영화 100주년을 축하하며 필리핀을 대표하는 배우 리자 디뇨(Liza Dino)와 감독 브릴얀테 멘도자(Brillante Mendoza)에게 트로피를 전달했다. 리자 디뇨는 “필리핀 영화 역사를 정확히 알고, 그 아름다움을 발견해준 영화인들 모두 고맙습니다. 이 상을 계기로 미래의 100년을 위해 더 노력하겠습니다. 지금의 자리는 필리핀 영화인들이 없었다면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입니다”라고 소감을 남기며 이날 함께 참석한 필리핀 영화인들 모두를 무대 위로 불러 수상의 기쁨을 나눴다. 마지막 시상으로 칸 국제영화제 부집행위원장 크리스티앙 전이 영화 <허스토리>의 두 주역 김해숙, 김희애에게 ‘올해의 배우상’을 전달했다.

수상의 순간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홍콩 출신인 관금붕 감독의 영화 <초연>의 주연 배우인 정수문(Sammy Cheng), 량융치(Gigi Leung), 자오야즈(Angie Chin)가 무대에 올라 여성 배우의 삶과 희망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도 가졌다. 이들은 “영화 <초연>은 여성을 주인공으로 한 작품으로 이제 아시아 영화 속에서 여성 캐릭터가 약자로만 소비되지 않음을,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하게 될 것임을 기대한다(량융치)”며 “그동안 영화 속에서 다양한 여성상을 보여주고, 나아가 여성들이 영화를 통해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일해왔다(정수문)”고 덧붙였다.

시상이 끝나자 조명이 밝아졌고 장내 분위기는 한결 부드러워졌다. 영화인들은 테이블을 오가며 안부를 묻고, 천진하게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아시아 스타 어워즈가 원하는 시상식이란 시상식이 다 끝난 이후 펼쳐지는 이런 풍경이 아닐까 싶다. 플래시 세례가 쏟아지는 레드 카펫 워킹도, 오직 트로피만을 위한 자리도 아닌 그저 좋은 영화 한 편을 만들기 위해 수고한 영화인들을 초대해 따뜻한 저녁식사를 나누는 것. 그것만으로도 시상식의 존재 이유는 충분하다. “서로 다른 나라, 그리고 서로 다른 영화의 영역에서 수고 많으셨습니다. 부디 오늘 밤은 마음 편히, 그리고 좋은 밤 보내시기 바랍니다.” 배우 한예리가 남긴 마지막 인사처럼. 오늘 하루만은 느긋하게 즐겨도 좋다고 격려하는 것. 아시아 스타 어워즈가 계속 하고 싶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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