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적 커피 ①

여럿의 손을 모아, <투핸즈>

공연장 아래층에 조용히 자리한 화방 ‘투핸즈’에 가면 곳곳에서 작가들이 그림 그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투핸즈는 다양한 분야의 아티스트를 지원하는데, 현재 11명의 작가가 함께하고 있다. 보통 두세 가지 일을 하면서 생활을 유지해야 하는 작가들이 오롯이 작품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전시 기회를 주고, 이들과 함께 아트 상품을 만드는 식이다. 이곳에서는 클래스도 열리는데 많은 작가들이 머무는 곳인 만큼 원하는 수업을 신청하면 적절한 작가와 연결해 수업을 개설해주기도 한다. 매주 금요일에는 무료 미술재료학 수업을 들을 수도 있다. 수업을 듣지 않더라도 작가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미술이 그리 멀게만 느껴지지 않는다. 차를 좋아한다는 이들을 위해 티 메뉴도 많이 준비해뒀다. 향긋한 차 한 잔 마시며 작품을 둘러보는 것도 가을을 잘 보내는 일이 아닐까.

주소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로 294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지하 1층
영업시간 11:00~22:00, 월요일 휴업
문의 02-797-4441

예술가의 살롱, <시간정원>

녹음이 울창한 숲 옆으로 덩굴에 싸인 비밀스러운 문 하나. 그 문을 열고 들어가면 나타나는 ‘시간정원’은 컬러링 북 <시간의 정원>의 작가 송지혜가 운영하는 작업실 겸 카페다. 자신과 같은 일을 하는 작가나 열악한 환경에서 작업하는 예술가들을 위해 음료를 시키면 원하는 만큼 편하게 머무르게 하고, 입주한 작가는 개인 작업을 하면서 클래스를 열 수 있게 했다. 한 달에 두 번, 금요일이 되면 이름하여 ‘나잇 살롱’이 열리는데, 카페의 디렉터이자 배우인 배근아가 큐레이션을 맡아, 영화를 보면서 영화 속 음식을 먹고 이야기를 나눈다. 이를 통해 친구가 된 사람들은 커뮤니티를 만들어 또 다른 프로젝트를 기획하기도 한다고. 이곳에선 우연한 만남이 또 다른 예술로 이어진다.

주소 성남시 분당구 불곡남로 37
영업시간 11:00~20:00, 월요일 휴업
문의 070-8803-2348

어떤 목적으로 오더라도, <댓라인 아트살롱>

창동의 갤러리와 카페, 식당을 겸하는 문화 공간 ‘댓라인 아트 살롱’. 서양학과를 졸업하고 오랜 시간 미술 강사로 일한 김소연이 일상속에서 예술 활동을 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구상한 공간이다. 자신의 경력을 살려 서양화, 판화, 콜라주, 리사이클링 아트 등 다양한 체험이 가능한 공간으로 만들었다. 그에겐 찾아오는 손님을 비롯한 모든 것이 영감이 되어 작업 형태도 계속 바뀌는 중이라고. 음식도 작업에 포함된다는 생각으로 운영하다 보니, 어느 새 식사 메뉴도 갖추게 됐다. 정성껏 준비하는 만큼 예약하는 수고를 들여야 하지만, 음식을 한번 맛본 사람은 이곳을 계속 찾아온다. 문을 연 지 반년, 어느새 동네의 문화 공간이 된 이곳에 드나드는 이들은 초등학생부터 중년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여기선 커피를 마셔도, 밥을 먹어도, 그림을 그려도 좋다.

주소 서울시 도봉구 덕릉로 60아길 14 1층
영업시간 10:00~20:00, 식사 예약제
문의 02-900-5503

부부가 사랑하는 것들, <브림 커피>

“커피를 내리는 본엽과 사진을 찍는 누리가 운영하는 공간이에요.” 주인장 부부는 자신들이 꾸리는 카페를 이렇게 소개하더니 마주 보며 웃는다. ‘브림 커피’는 특별한 구조로 이뤄졌는데 한가운데 통유리로 싸인 네모난 공간은 아내의 사진 작업실, 그 주위를 둘러싼 나머지 공간이 카페다. 모자를 좋아하는 바리스타 구본엽이 공간을 페도라 모양으로 설계했기 때문이다. ‘브림’도 모자의 챙을 뜻하는 말이다. 커피를 마시러 왔다가 사진실이 궁금해져 작업을 의뢰하는 이들도 많다. 사진가 조누리는 그 순간을 필름으로 기록하며 소중한 기억을 선물한다. 이들이 추천하는 메뉴는 콜드 브루 커피인 ‘브림 커피’. 이를 이용한 ‘브림 젤리’도 색다른 메뉴다. 사랑하는 사람과 같은 공간에서 사랑하는 일을 하고 싶다는, 말 그대로 사랑스러운 생각으로 문을 연 곳이라 그럴까? 이곳에 있다 보면 마음이 따뜻해진다.

주소 성남시 분당구 금곡로11번길 2
영업시간 11:00~20:00, 비정기 휴업
문의 070-7798-1251

롱디의 섹스

섹스

와이파이의 비애

장거리 연애 2년 차에 들어선 그와 나는 마치 유튜버들이 라이브 방송을 하듯 아예 영상통화를 연결해놓고 밥을 먹고 TV도 보며 각자의 일상을 생중계한다. 그러다 어느 날, 둘 다 샤워를 하고 나와 헐벗은 상태에서 영상통화를 시작했다. 휴대폰 앞에서 장난스럽게 섹시한 포즈를 취하다가 누가 먼저랄 것 없이 편하게 다리를 벌린 채 침대에 걸터앉아 카메라를 통해 서로 마주 보았다. 솔직히 어색할 줄 알았는데, 막상 닥치니 본능적으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알게 되는 것 같았다. 그가 시키는 대로 손가락을 놀려 클리토리스를 자극하는 한편, 그에게 내가 그의 페니스를 어떻게 정성껏 애무하고 있는지 말해주었다. 휴대폰 카메라를 통해 서로 자위하는 모습을 보면서 둘이 같은 타이밍에 절정에 이르렀다. 사실 자위하는 모습을 누군가에게 보여줄 일은 없는데, 어찌 보면 가장 사적인 순간을 게다가 카메라 앞에서 공유한다는 것이 굉장히 두려울 수 있는 일임에도 우리는 꽤 자연스럽게 해냈다. 그와 나 사이에 새로운 연대감이 생기는 순간이었다. 우리에게 신세계를 보여준 영상통화 섹스는 그러나 또한 인생에서 드물게 경험할 어색한 순간도 안겨주었다. 하루는 분위기가 절정에 치닫는 순간 통화 연결이 끊어지면서 화면이 멈추었다. 막 오르가슴에 다다르는 찰나 흐름이 확 끊기니 마치 화장실에서 중간에 끊고 나온 듯 찜찜한 한편, 멈춘 화면 속 벌거벗고 페니스를 쥔 채 엉거주춤하고 있는 그를 보니 불현듯 우스웠다. 그의 휴대폰 화면에 멈춰 있는 내 꼴도 크게 다르지 않을 텐데, 이게 다 무언가 싶은 허탈감과 민망함, 욕구를 미처 다 배설하지 못한 아쉬움이 뒤섞인 복잡 미묘한 심경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굴하지 않고 다음엔 앱으로 서로 연동되는 자위 기구를 장만하기로 했다. 나는 딜도, 그는 자위용 컵을 나누어 갖고 앱에 연결하면 상대방 기구의 진동 세기나 무브먼트를 조종할 수 있다. 우리의 영상통화 섹스를 업그레이드해줄 최첨단 섹스 토이다. 물론 그 전에 통화가 끊어지지 않을 강력한 와이파이 공유기를 구해야겠지만 말이다. K_ 자영업자(30세)

섹드립이 도착했습니다

직장인인 남자친구가 해외 지사로 발령이 난 지 반년이 되었다. 내가 가족과 같이 살고 있어 우리는 전화보다는 문자메시지로 주로 대화한다. 초반엔 퇴근 후 저녁 시간에 주로 잡담을 나누다가 둘 중 한 명이 ‘지금 뭐 입었어?’ ‘혼자 있어?’ 하고 묻는 걸 신호로 더티 토크를 많이 했다. 롱디 연애를 시작한 후 단 하나 좋은 점은, 그의 성적 판타지를 전에 없이 자세하게 알게 되었다는 거다. 함께 있을 땐 오히려 묻기를 게을리했다. 그런데 만날 수도, 함께 잘 수도 없는 먼 거리에 떨어지니 섹스 할 때 하고 싶은 자세, 장소, 역할극, 써보고 싶은 성인용품 등등 서로의 욕구를 소상히 밝히는 것으로 섹스를 대신하게 되었다. 남자친구는 ‘네 안 깊숙한 곳까지 다다라서 너를 완벽히 느끼고 싶어’ 같은 얌전한 버전부터 ‘네가 너무 좋아서 기절할 때까지 몇 번이고 계속해서 할 거야’ 같은 외설적인 버전까지 두루 섭렵했다. 이제는 입만 열면 섹드립이 솟구치는데, 그런 밑도 끝도 없는 저급한 농담이 은근히 나와 코드가 잘 맞는다. ‘오늘 날씨 진짜 후끈후끈해’라는 내 문자메시지에 ‘응. 네 거기도 진짜 후끈한데’로 응수하는 그. 그러니 휴대폰을 들여다보면서 혼자 피식거리다 달아오르곤 한다. 섹드립에 익숙해지니 조금 더 자극적인 것도 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사진을 주고받기 시작했다. 사진을 찍을 때는 나만의 암묵적인 룰이 있다. 만에 하나 유출될 상황을 대비해 얼굴은 보이지 않게 클로즈업 샷 위주로, 혹시 주변 물건들로 알아보면 안 되니 최대한 심플한 배경에서. 그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나는 이제 자위를 할 때면 포르노 대신 남자친구가 운동 후에 찍은 복근이나 엉덩이 사진, 잔뜩 화가 난 페니스 사진을 본다. 요새는 일부러 업무 시간이나 점심시간에 그에게 예고한 다음 저녁에 사진을 보내곤 하는데, 남자친구는 은근히 기대감이 생겨 하루가 빨리 간다며 꽤 좋아한다. 애정을 표현하고 체감 업무 시간도 단축되니 일석이조 아닌가. L_ 연구원(29세)

우리 지금 만나

그 어떤 문자메시지나 전화, 영상통화도 한 번 만나는 것만 못하다. 개인적으로 내겐 야한 사진과 문자메시지를 주고받는 일이 희망 고문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좌절하던 어느 날, 남자친구가 있는 미국 서부로 가는 비행기표를 질렀다. 돈을 버는 직장인이라는 사실은 내게 티켓 값을 치를 능력을 주었지만 동시에 마음 대로 떠날 수 없는 현실도 함께 주었다. 하지만 이미 그 생각에, 더 적나라하게는 그와 섹스 할 생각에 눈이 먼 나는 팀장님의 눈총을 뒤로하고 연차와 월차를 주말에 붙여 화요일까지 휴가를 냈다. 금요일, 퇴근 후 그대로 인천공항으로 향했다(그 와중에 10만원 더 싼 항공권을 끊겠다고 직항을 마다하고 경유 노선을 골랐다). 장장 15시간을 날아 미국에 도착했다. 시차 때문에 거긴 여전히 금요일 밤이었다. 출국 직전에야 내가 온다는 소식을 들은 남자친구는 놀라움과 설렘이 반씩 섞인 표정이었다. 토요일과 일요일, 48시간 동안 우리가 한 일이라곤 먹고 자고 섹스하고 껴안고 뒹군 것이 전부였다. 샌프란시스코까지 날아가서 나는 남들 다 구경한다는 항구 언저리도 못 가보았다. 월요일 오전, 눈물의 작별 인사를 거친 모닝 섹스로 대신한 뒤 다시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한국에 돌아오니 이미 화요일 오후다. 다음 날 초췌한 몰골로 출근하니 다들 병가를 낸 거였느냐고 걱정스레 묻는다. 하지만 꿈을 이룬 듯, 마음만은 충만했다. 아, 격한 섹스는 우리에게 다양한 할퀸 상처를 주었는데, 계절이 바뀌고 흉터가 사라질 때까지 상처를 볼 때마다 함께 보낸 그 주말이 떠올라 둘 다 만족스러워했다. 할부로 긁은 비행기표 값 역시 한동안 꼬박꼬박 나의 3박 5일간의 일탈을 상기시켜주었지만, 개미처럼 일해 번 돈 어디다 쓰겠나. 후회는 없다. P_ 직장인(33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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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을 찾는 거장들

원화평 부산국제영화제 BIFF

원화평

뛰어난 영화감독이자 무술 감독이며 주목받는 제작자인 원화평은 1978년 <사형 도수>를 발표하며 감독으로 데뷔한 이후 <취권> <태극권> <황비홍> 등 수많은 작품으로 활발하게 활동하다가 90년대 말에 할리우드로 진출해 <킬 빌> <매트릭스> 등의 무술감독을 맡았다. 최근작 <엽문 외전>은 견자단이 주연한 <엽문> 시리즈의 스핀오프 성격을 띠는 작품으로,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의 폐막작으로 선정됐다.

사카모토 류이치 부산국제영화제 BIFF

 

사카모토 류이치

1983년 오시마 나기사 감독이 만든 <전장의 크리스마스>의 음악을 맡아 영국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사카모토 류이치는 1986년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의 <마지막 황제>로 이듬해 아시아인 최초로 미국 아카데미상 음악상, 그래미상 등을 수상 했고, 1990년 영화 <마지막 사랑>으로 골든 글로브에서 두 번째로 상을 수상했다. 국내에서는 2017년 황동혁 감독의 <남한산성>과 2019년 개봉 예정인 애니메이션 <안녕, 티라노: 영원히, 함께>를 작업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사카모토 류이치를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제이슨블룸 부산국제영화제 BIFF

제이슨 블룸

‘공포영화계의 픽사’로 통하는 제작사 블룸하우스. 제이슨 블룸은 신선한 기획이 돋보이는 저예산 호러영화를 선보이며 다수의 영화를 히트시킨 블룸하우스 프로덕션의 창립자이자 CEO, 제작자다. <겟아웃> <해피 데스데이> <23 아이덴티티>에 이어 최근 SF 액션 <업그레이드>가 호평 속에 개봉했다. 그가 ‘미드나잇 패션’ 부문에서 상영할 <할로윈>을 들고 부산을 찾아온다.

부산국제영화제 라지쿠마르히라니 BIFF

라지쿠마르 히라니

감독이자 시나리오 작가인 라지쿠마르 히라니는 우리에게 <세 얼간이>의 감독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힘을 내요 문나 형님> <피케이: 별에서 온 얼간이>에 이어 부산에서 국내 최초로 선보이는 영화 <산주>는 관객과 비평가들을 모두 사로잡은 수작이다.

차이밍량 부산국제영화제 BIFF

차이밍량

대만 뉴웨이브를 대표하는 감독 차이밍량. 1994년 <애정만세>로 베니스 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을, 2005년 <흔들리는 구름>으로 베를린 국제영화제 은곰상을 수상한 거장 감독이다. 2009년 발표한 영화 <얼굴>은 프랑스 영화 사상 최초로 루브르 박물관 ‘루브르가 제안하는 시네아스트(Le Louvre s’Offre aux Cineastes)’에 포함되면서 미술계에 진출하는 영화의 기준이 됐다. 2013년 만든 영화 <떠돌이개>는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