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촌 다시 보기 ①

맛과 진심이 담긴 이름, 고스마

골목 깊숙이 자리 잡은 트라토리아 ‘고스마’. 이곳의 젊은 사장 안재현 셰프는 서촌에서 나고 자란 토박이다. 주변을 오가며 봐둔 공간을 직접 손보며 가죽과 나무가 어우러진 앤티크한 공간으로 꾸며냈다. 그는 이탈리아에서 일한 경험을 살려 이탈리아 요리를 선보이는데, 고스마라는 이름은 그의 세례명이자 실제로 이탈리아에서 사용했던 이름이다. 가장 인기가 많은 메뉴는 ‘고구마 뇨끼’. 달콤한 고구마와 짭조름한 크림이 환상적으로 조화를 이뤄 자꾸 손이 가는 요리다. 쫄깃하고 담백한 문어가 병아리콩 퓌레와 함께 나오는 요리 ‘뽈뽀’도 특별하다.

주소 서울시 종로구 옥인3길 16
영업시간 12:00~22:00, 브레이크타임 15:00~17:30, 월요일 휴업
문의 02-737-0682

편안하게 즐기는 최고의 칵테일, 바 참

‘바 참(Bar Cham)’은 2015년 월드 클래스 바텐더 대회에서 우승한 임병진 바텐더가 새로 문을 연 공간이다. 그는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바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한다. 사람들이 자주 드나드는 길목에 자리 잡은 것도, 실내를 참나무로 꾸몄으니 ‘참’이라 단순하게 이름 지은 것도, 모두 그 때문이다. 거기에 한옥이라는 공간이 편안함을 더한다. 천장 한쪽에 난 작은 유리창은 비나 눈이 내릴 때 진가를 발휘한다. 이곳에선 다양한 칵테일은 물론 전통술로 만든 칵테일도 맛볼 수 있다. 그중에서도 참이 추천하는 칵테일은 ‘함양’이다. 함양 특산물인 솔송주에 스모키, 버터 등 다양한 향을 입혔다. 솔을 태운 듯한 향이 그윽하게 퍼지는 칵테일과 눈 내리는 겨울은 꽤 잘 어울리는 조합이다.

주소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7길 34
영업시간 월~토요일 19:00~03:00, 일요일 19:00~01:00
문의 02-6402-4750

개성 넘치는 읽을거리, 부쿠M

지난가을, 큐레이션 서점 부쿠가 서촌에 2호점 ‘부쿠M’을 열었다. 컨셉트는 매거진 전문 서점이다. 성북동 부쿠를 찾아오는 손님 중 유독 취향 중심의 매거진을 원하는 사람이 많았던 터라 그 의견을 반영해 다양한 매거진을 취급하는 서점을 열었다. 쉽게 보기 힘든 국내 독립 매거진부터 해외 매거진까지 다양하게 만날 수 있다. 잡지뿐 아니라 성북동 부쿠에서 사랑받은 책이나 직접 큐레이션한 신간 단행본도 갖췄다. 책에 대한 궁금증을 덜어주기 위해 큐레이터가 정성스레 손으로 눌러쓴 코멘트는 맘에 쏙 드는 책을 찾는 데 좋은 이정표가 된다. 실내 한편엔 널찍한 테이블도 마련되어 있다. 1층 카페에서 커피를 가지고 올라올 수도 있어 책을 읽으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 좋다.

주소 서울시 종로구 효자로7길 23, 2층
영업시간 12:00~20:00
문의 070-5117-4873

여유로운 나만의 시간, 레앤르

맛있는 케이크와 커피를 분위기 있는 곳에서 즐기길 좋아한다면, 그리고 그것을 담는 그릇에도 관심이 있다면 ‘레앤르’에 가보길. 양과자점 ‘레(Lait)’와 잡화점 ‘르(Le)’가 함께 있어 커피를 마시며 그릇과 소품을 천천히 둘러볼 수 있다. 레는 ‘좋은 재료와 정확한 맛’을 원칙으로 매일 프랑스식 빵을 굽는데, 시그니처 메뉴는 크림 큐브로 녹진한 크림을 넣은 ‘데니시 식빵’이다. 라구 소스와 와사비 마요네즈를 바른 ‘타마고 산도’도 인기가 많다. 위층에 마련된 카페로 올라가 맛 좋은 빵과 커피와 함께 여유 있는 시간을 보내도 좋다. 특히 높다란 3층 창가는 서촌과 인왕산이 이루는 풍경이 한눈에 내다보이는 명당이다.

주소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13길 5
영업시간 11:00~21:00
문의 02-739-8868

기록하고 기억하는 오늘

2019 다이어리 노트 달력

1 솜박 The People And Their Spaces 일러스트레이터 솜박이 다섯 도시를 여행하면서 만난 사람과 공간을 담은 그림 12점을 실은 캘린더. 2만3천원

2 가네쉬 10년 다이어리 10년간 같은 날짜에 일어난 일을 한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는 다이어리. 긴 시간을 담을 수 있도록 튼튼한 양장본으로 제작했다. 3만9천원

3 바이풀디자인 생각보관함 한 손에 쏙 들어오는 크기의 일간형 다이어리로, 다양하게 구성된 파스텔컬러가 매력적이다. 1만3천원

4 바이풀디자인 사이드 포켓 포 노트 Long 다이어리에 붙이는 페이퍼 홀더. 달력이나 시간표, 체크리스트를 넣어 필요할 때마다 바로 꺼내볼 수 있다. 3천3백원

5 무책임여행사 2019년 달력 황금 태양 리소 프린터로 인쇄한 벽걸이형 달력. 달이 넘어갈 때마다 뜯어서 메모지로 쓸 수 있다. 1만원

6 제이스토리 영수증 보관 달력 데스크형 매달 모아야 할 영수증이 있다면 유용할 캘린더. 뒷면에 출장 중 휴가 중 같은 문구가 적혀 있어 메시지 보드로 활용할 수도 있다. 7천7백원

7 제이스토리 플랜 그리드 다이어리 한 달과 5주가 반복되는 위클리 플래너. 종이에 격자무늬가 인쇄돼 있어 줄을 긋거나 글씨를 쓸 때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기 쉽다. 1만2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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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X WITH EX

연애 사랑 성 섹스

이별을 겪은 친구가 최근 전 남친과 함께한 잠자리를 생각한다는 얘기를 털어놓는다면 어떨까. 응원하는 마음보다는 아마 왜? 하는 반응을 먼저 보일 것 같다. 헤어진 그는 바랜 과거의 허물이기에 현재의 섹스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느껴진다. 털어놓는 본인도 그런 자신을 혼란스러워 하거나 쓸데없는 생각이라고 떨쳐내려 애쓰기도 한다. 중요한 사실은 그럼에도 지난 섹스를 향한 회상의 굴레에 빠지는 일이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이 생각보다 자주 일어난다는 것이다. 솔직해보자. 전에 만났던 사람과의 섹스를 돌이켜본 적이 한 번도 없나?

누군가와 새로 데이트를 시작할 때 누구나 조금씩은 새 연애 상대를 이전의 연인과 비교한다. 외모, 말투, 취미, 입맛, 그러니 섹스도 예외일 순 없을터. 친구 H만 해도 새로 만난 누구도 전 남친만큼 잠자리에서 외적으로 그녀를 만족시키지 못했다. 그녀는 자기 관리가 철저한 전 남친의 군살 없는 날렵한 몸과 멀끔한 속살에 익숙해져 있었다. 정작 사귈 때는 종종 인간미 없다 싶던 그의 빈틈없는 외모는 코털 정리도 간신히 하는 새 남자들과 비교되며 H의 기억 속에서 더욱 미화되어갔다. “내 기준에서 이 남자들은 성의가 없어. 그곳 주변은 말할 것도 없고 다리털도 북실북실하고, 한번은 손톱에 때가 낀 채 애무하겠다고 손가락을 내 안으로 들이밀려 하길래 이러지 마시라고 거절했어. 차라리 단순히 사이즈의 문제면 좋겠어. 내가 유별난 거니?” H는 요새 부쩍 전 남친과 나누던 청결한 섹스가 그립다고 했다.

한편 K는 조금 다른 이유로 전 남친과 보낸 밤이 생각날 때가 있다고 했다. 싱글인 그녀는 간혹 썸남 혹은 스쳐가는 인연으로 누군가와 섹스를 할 때면 어김없이 오래 사귄 옛 남친을 생각한다고 고백했다. “특별히 걔한테 미련이 남아서 그런것도 아니야. 오래 만나면서 감정이 많이 식었고, 서로 좋게 합의하에 헤어졌어. 다만 새로운 사람과 섹스를 하는 게 조금 피곤하게 느껴질 때가 많아. 잠자리 자체가 싫은 게 아니라 익숙한 상대가 아니니까 아무래도 긴장을 완전히 풀고 임하기가 힘들다고 할까? 어느 체위를 선호하는지, 더티 토크는 좋아하는지, 어떻게 끝내는 걸 좋아하는지 서로 취향을 맞추기까지 알아내야 할 것이 꽤 있잖아. 말하자면 새로운 섹스에 적응하는 과정에 피로를 느끼는 거지. 전 남친은 워낙 오래 만났으니 서로 척척박사였어. 그냥 그 편안함이 그리운 거 같아. 진지한 연애 상대가 다시 생기기 전까진 별수 없겠지.”과거 남친과의 섹스를 떠올리는 이유가 그 남자 때문이라기보다는 현재의 불완전한 연애 상태에 달린 것이라면 차라리 낫다. 실제로는 안타깝게도 헤어진 그를 잊지 못해 그와 나눈 섹스 또한 잊지 못하는 상황이 훨씬 많다. 이별 후 한동안 자위할 때마다 전 남친과 함께한 잠자리가 머릿속에 그려져 매번 하다 말고 울음을 터뜨렸다는 누군가의 이야기는 그야말로 웃픈 사연이다. 무엇보다 한심한 건 때로 혼자만 속상한 것으로 끝나지 않을 때도 있다는 점이다. 새로 사귄 남자와 처음으로 섹스 하는 내내 전 남친이 떠오르며 자신이 아직도 실연을 극복하지 못했음을 새삼 깨달았다는 친구 L이있다. 새 연인과의 두 번째, 세 번째 섹스도 마찬가지였고, 그녀는 괴로움에 시달리다 결국 전 남친에게 다시 잘해보고 싶다고 연락하기에 이르렀다. 거기까진 이해할 만했다.

하지만 L은 그 과정에서 새 남자에게 이별을 고하며 그 이유를 지나치게 소상히 털어놓았다. 이런 TMI가 또 있을까. 그녀의 새 남자는 ‘너와의 잠자리에서 다른 사람이 생각나 헤어지고 싶다’는 말을 들을 만큼 잘못한 게 없었다. L의 솔직함을 가장한 비열함은 한동안 친구들 사이에서 두고두고 비난받았다. 그렇다면 그냥 생각으로 그치는 게 아니라, 실제로 옛 연인과 다시 만나 섹스를 하는 건 얼마나 나쁜 아이디어일까? 서로 마음을 확인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지만 언뜻 드는 생각으로는 괜히 상처만 받거나 왠지 시금털털한 기분이 들 것 같은데, 의외로 경험자 중에는 특별히 좋지도 나쁘지도 않았다고 밝힌 사람도 꽤 있다. 2018년 10월 발표된 해외의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조사에 응한 사람 중 다수가 전 연인과 다시 만나 한 섹스가 이별에 스트레스를 더해줬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옛 연인과의 침대 위 재회가 상대에 대한 감정을 정리하는 데 큰 영향을 끼치지도 않았다고 응답했다고 한다. 어쩌면 이 모든 건 그저 세상 누구나 겪는 지질한 연애사의 일부이자 과정이고, 굳이 부정하거나 자학할 일도 아닌가 보다. 물론, 새 연인에 대한 최소한의 양심과 예의만 지킨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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