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놀기

낙원장 in 익선동

객실 창문 너머로 익선동 한옥마을의 지붕이 내다보이는 ‘낙원장’은 원래 오래된 여관이었다. 익선동에 활기를 불어넣은 도시재생 기업 프로젝트 그룹인 ‘익선다다’가 만든 곳. 익선동의 아름다움을 지키고 싶어 하는 1백여 명에 이르는 사람들의 크라우드 펀딩으로 완성되었다. 동네의 매력을 잃지 않도록 지역 아티스트가 함께 호텔을 꾸몄다. 객실에 있는 LP 플레이어는 낙원장이 지향하는 공간의 의미가 잘 드러낸다. 루프톱에서 와인을 마실 수 있는 건 물론이고 식사도 가능하다.

이화루애 in 이화동

1950년대에 지은 적산가옥을 개조해 만든 ‘이화루애’는 70여 명의 작가가 참여해 동네 곳곳에 그림을 그려 넣은 벽화마을인 이화동에 자리 잡고 있다. 이화동은 한양도성 안 성곽 마을. 굴곡진 우리 역사가 담긴 언덕 위 작고 낡은 집은 성곽 마을의 정취에 현대 감각이 더해져 독특한 공간으로 탄생했다. 이화루애 1층에는 오픈 키친이 있어 소규모 파티나 모임을 열 수 있다. 2층의 프라이빗 스테이에서는 서울의 야경과 남산이 바라다보인다.

스몰하우스 빅도어 in 을지로

도시재생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을지로에 높디높은 주상 복합 건물을 세운다는 서울시의 계획에 요즘 을지로가 소란스럽다. 도시를 재생한다는 건 오래된 것을 없애고 자본을 한곳에 집중시키는 것이 아니라 ‘스몰하우스 빅도어’처럼 오래된 건물의 가치를 지키면서 새로움을 더하는 것 아닐까. 중구 다동에 있는 이 작은 호텔은 50년도 넘은 물류 창고를 개조해 만들었다. 1층에는 비스트로와 더불어 갤러리가 있어 전시를 비롯한 다양한 문화 이벤트가 열린다.

숨겨진 미드 영드, 정주행 해볼까?

<오펀블랙>

한번 시작하면 멈출 수 없는 중독성으로 넷플릭스 매니아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난 미드. 배우 타티아니 마슬라니가 복제인간으로 등장해 무려 1인 7역을 맡으며 연기력으로 시리즈를 하드캐리한다. 자신과 얼굴이 똑같은 사람을 발견한 주인공이 신분세탁으로 새 삶을 살아보려하지만, 계속해서 자신과 얼굴이 같은 사람들을 맞딱뜨리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도무지 같은 사람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변화를 거듭하는 것이 이 드라마의 묘미다. 현재 시즌6까지 나와있고, 다행히 시즌을 거듭하면서 급격히 흥미가 떨어지는 미드 부작용 현상은 이 시리즈에 아직 없다.

<리버>

2015년에 방영된 총 6부작 BBC 드라마로 죽을 사람들을 보는 형사의 이야기가 주축을 이룬다. 뻔한 소재라고 볼 수도 있지만, 각각의 에피소드와 사회적인 이야기를 적절하게 배합하면서도 재미까지 놓치지 않은 수작이다. 영국 드라마 특유의 음울하게 가라앉은 분위기가 오히려 이 드라마의 매력을 상승시키고, 주인공 스텔란 스카스가드의 선 굵은 연기가 완성도를 끌어올린다.

 

<보디가드>

BBC가 제작하고 넷플릭스에도 올라와 있는 드라마 보디가드는 영드 매니아 사이에서 ‘<셜록> 이래 제일 재미있다’는 평으로 더 알려진 작품이다. 6화짜리 짧은 드라마지만, 파병을 갔다가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으로 고생하는 주인공이 경호원으로 취업해 경호를 맡게 된 내무부 장관이 자신의 파병과 엮어있는 사이라는 점을 알게 되면서 극이 더 빠르게 전개된다. 정치와 로맨스가 적절히 버무러져 있고, 뒤로 갈수록 더 재미있다는 평이 많다.

 

<마인드헌터>

데이빗 핀처 감독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미드다. 시즌 1이 종영된 지 1년이 훌쩍 넘어, 시즌2를 기다리는 팬들의 목이 거의 다 빠질 지경인데 올해 상반기에 방영될 예정라는 소식이다. 이 드라마의 주인공은 1960~70년대 FBI 수사관으로 현대의 프로파일링 기법이 발달하지 않았던 그 시절, 주인공이 연쇄 살인마들을 취조하면서 수사 기법을 하나씩 발전시켜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뻔한 범죄수사물과는 완전히 다른, 세련된 편집 기법과 촬영 스타일이 정주행을 멈출 수 없게 만든다.

 

2019년 설 연휴 특선 한국 영화, 뭐 볼까?

KBS2 <내부자들 : 디 오리지널>

2015년작 영화가 다시 ‘설 연휴 영화 리스트’에 올랐지만, 지겹다기보단 반갑다는 반응이 여전한 더 많다. 2013년의 <신세계>와, 2018년의 <독전>과 비교하면서 다시 봐도 재미있을 듯 하다. 밤 11시 15분부터 감독판으로 장장 3시간 동안 상영될 예정이니 연휴 첫날 밤을 길고 진득하게 보낼 수 있는 최적의 한국 영화이기도 하다. 2월 1일 금요일, 23:15분 시작.

 

채널 CGV <소공녀>

집과 돈은 없어도 취향과 신념이 있는 요즘 여자가 등장하는 요즘 영화. 독특하고 급진적인 이야기를 구성해 새로운 세대의 등장을 선포한 2018년의 화제작이다. 배우 이솜의 서늘하면서 당돌한 연기가 짜맞춘 듯이 어울리고, <족구왕>을 떠오르게 만드는 안재홍의 얼굴도 오랜만에 편안하다. 끊임없이 위스키를 홀짝이는 장면이 등장하니 낮술 한잔하면서 즐겨도 좋을 듯 하다. 2월 2일 토요일, 12:40분 시작.

 

OCN  <아가씨> <리틀 포레스트>

김태리의 변화무쌍한 매력을 감상할 수 있는 영화 두 편이 같은 날 방영된다. 솔직하면서도 야망에 가득한 고양이 같은 숙희, 느릿느릿 천천히 원하는 걸 찾아가는 강아지 같은 혜원을 모두 만날 수 있다. 이 두 편에 비하면 김태리가 덜 빛나지만, 5일에는 JTBC에서 <1987>까지 방영되니 김태리에 푹 빠졌다면 이번 연휴에는 그 팬심에 불을 더 지필 수 있다. 2월 3일 일요일, 2:50분과 12:20분에 각각 시작.

 

SBS <너의 결혼식>

설 특선으로 편성된 영화 중 몇 안되는 로맨스 영화 중 하나다. 아직까지 박보영의 연기가 한번도 파워풀하다고 생각하지 못했던 사람이 있다면 이 영화를 통해 왜 그녀가 국내에서 둘째라면 서러울 멜로 연기자인지, 단번에 확인할 수 있다. 뻔한 스토리이지만, 오히려 큰 부담없이 관람할 수 있어 설 연휴를 편안하게 마무리할 수 있는 최적의 선택이다. 2월 6일 수요일, 20:45분 시작.

 

 

JTBC  <명당>

두루두루 어르신들과 모여 앉아 보기 좋은 영화다. 이제는 한국 영화의 트레이드마크처럼 되어버린 자극적인 장면은 많이 등장하지 않고, 풍수지리설이라는 흥미로운 소재로부터 시작하는 안정적인 스토리 전개가 영화의 맛을 살린다. 백윤식의 서슬퍼런 연기와 김성균의 악역 연기가 쾌감을 선사한다. 2월 5일 화요일, 20:50분 시작.

 

SBS <아이 캔 스피크>

위안부 피해자이자 인권운동가로 활동했던 김복동 할머니의 별세 소식에 잠깐 잊고 있었던 역사의 참상을 떠올린 이들이 많다. 이 영화는 너무 무겁지도 않고, 너무 신파로 흐르지도 않아서 위안부 피해 할머니의 감정에 오히려 더 흠뻑 젖어들 수 있는 영화다. 이제훈의 편안한 연기와 나문희의 노련한 연기가 멋진 조화를 이룬다. 2월 4일 월요일, 17:50분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