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 입을 재킷

이른듯 싶지만, 벌써 봄이 온 것 같다.
코트, 롱패딩, 페이크 퍼 코트,
추위로부터 우릴 지켜줬던 무거운 아우터를 벗고
이제 산뜻한 ‘재킷’을 입을 때.
트렌치코트, 윈드 브레이커, 사파리 재킷 등
봄에 입기 좋은 가벼운 아우터는 많지만.
지난 1달 간의 패션위크 기간 중 가장 눈에띈 건 잘생긴 재킷.
한 벌로 사서 슈트로,

살랑살랑 봄 원피스와,

색이 바랜 데님과,

말 그대로 어디에도 쉽게 입을 수 있는 옷장 속 ‘효자템 중 효자템’이다.
이번 시즌 특이 눈에 띄는 재킷은,
잘 재단된, 그리고 오버사이즈 실루엣의 재킷.
장식이나 프린트가 가미된 것 보다는,
심플한 스타일이 대세다.

포인트를 주겠다면 오렌지 컬러, 혹은 하늘색과 같은
볼드한 컬러의 재킷에 도전해 보자.


이번 시즌 재킷 스타일링 트렌드 중 하나는,
‘하의 실종’ 스타일이다.

이렇게, 생로랑(Saint Laurent)쇼에서처럼,
하의를 안입은 듯한 스타일링 말이다.


캐주얼하게 앵클 부츠와 함께,
혹은 화려한 스타킹과 함께 연출해도 좋다.
포인트는 엉덩이를 덮는 재킷이 어야 하고,
길고 늘씬한 다리가 필수라는 것.

‘ 하의실종룩’ 포함,
이렇게 저렇게, 매일매일 질리지 않게 스타일링 할 수 있는
이번 시즌 신상 재킷을 추천한다.


캘빈클라인 205W39NYC의 싱글브레스트 블레이저.
매치스패션(MatchesFashion)에서 130만원대 구매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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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탈 참 장식이 독특한
웨일즈 보너(Wales Bonner)의 오버사이즈 재킷.
네타포르테(Net-a-porter)에서 200만원대 구매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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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스(YOOX)의 자체 브랜드,
8 by YOOX의 턱시도 재킷.
30만원대로 YOOX.com에서 판매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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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사이즈 재킷 트렌드의 시발점,
발렌시아가(Balenciaga)의 19SS 오버사이즈 재킷.
소매 한 쪽에 붙은 발렌시아가 로고가 포인트다.
가격은 200만원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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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벨 마랑 에뜨왈(Isabel Marant Etoile)의
파워 숄더 재킷.
은은한 광택이 도는 원단이 매력적이다.
마이테레사(Mytheresa)에서 50만원대 판매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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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로랑(Saint Laurent)의 노치드 칼라 더블 브레스트 재킷.
가격은 400만원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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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브랜드에서만 좋은 재킷을 구매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국내 브랜드 중 에디터의 마음을 훔친 재킷은,


더 센토르(The Centaur)의
19SS 시즌 오버사이즈 재킷.
네이비와 연두색, 두 컬러로 출시됐다.
가격은 31만8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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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ENK의 ‘M for Marine’ 라인 더블 브레스트 재킷.
가격은 45만8천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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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턴트 펑크의 핑크색 재킷.
가격은 30만원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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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단이 탄 듯한 디테일이 인상적인
아더에러의 재킷.
가격은 50만원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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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지키는 패션 히어로

THE OCEAN GUARD

헬무트 랭이 해양 환경 보호 단체 ‘팔리 포 디 오션(Parley for The Oceans)’과 손잡고 친환경 캡슐 컬렉션을 선보였다. 팔리 포 디 오션은 앞서 아디다스와 협업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전개하며 패션계에도 이름을 확실히 각인시킨 적 있는 단체. 여기에 어마어마한 마니아 군단을 거느린 헬무트 랭의 인지도가 더해졌으니, 두 이름의 시너지를 통해 해양 보호에 대한 패션 피플의 관심 역시 높아진 건 당연지사다. 엄청난 속도로 판매되고 있는 컬렉션에는 스타디움 재킷과 레인코트가 포함됐고, 해양 플라스틱 폐기물을 재활용한 해양 플라스틱 섬유가 리사이클 소재라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스타일리시하게 사용돼 눈길을 끌었다.

THE REAL BEAUTY

마른 몸과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예쁜’ 얼굴의 모델 일색인 런웨이가 미의 기준을 획일화한다는 비난은 제아무리 건강한 패션 철학을 가진 디자이너라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이토록 열악한 상황에서도 자신의 남다른 외모를 개성으로 승화해 활약 중인 모델들의 행보는 다양성에 관한 패션계 담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가장 눈여겨볼 인물은 2018 패션 어워드에서 올해의 모델 상 후보로 거론된 위니 할로. 수상하지는 못했지만 백반증을 앓은 탓에 피부가 고르지 않음에도 누구보다 당당한 태도로 단숨에 톱 모델 자리에 오른 그녀의 SNS에는 그녀 덕분에 외모 콤플렉스가 아무것도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는 댓글이 끊임없이 올라온다. 새 시즌 영국 패션계에 변화를 불러온 7세 소녀 모델 데이지-메이 드미트리도 마찬가지. 태어날 때부터 종아리뼈가 없어 생후 18개월에 다리 절단 수술을 감행했던 데이지-메이의 경쾌한 런던 패션위크 데뷔는 패션계에 생각할 거리를 던지기에 충분했다.

FREE THE ANIMALS

해외 패션위크 기간에 화려하게 차려입은 셀러브리티만큼 주목받는 이들이 있다. 모피를 사용하는 패션 브랜드의 쇼장 앞에서 종종 마주하는 동물 보호 단체 회원들이 그 주인공. 쇼를 진행하기 어려울 정도로 강경한 그들의 태도에 여론의 힘이 보태지자 패션계에는 본격적인 퍼 프리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물론 마이클 코어스, 랄프 로렌, 아르마니, 구찌 등 수년 전 이미 퍼 프리를 선언한 하우스도 여럿 있다). 이에 세계적인 동물 보호 단체 페타(PETA)는 비건 패션 프라이즈를 제정해 이러한 패션계 행보를 독려해왔는데, 이번 수상의 대상으로는 모피는 물론이고 실크와 깃털을 사용한 제품까지 제한하는 영국의 온라인 패션몰 아소스를 비롯해 새로이 퍼 프리를 선언한 메종 마르지엘라, 다이앤 본 퍼스텐버그, 버버리, 베르사체 등이 선정됐다. 다시 말해, 동물을 사랑한다면 이 브랜드의 제품만은 믿고 사용해도 된다는 말씀! 유수의 럭셔리 브랜드가 동참한 만큼 패션계 전반에 걸친 변화 역시 기대할 만하다.

스텔라매카트니 온실가스 기후변화 스텔라매카트니캠페인 자원순환
헌장 제정을 주도한 스텔라 매카트니의 캠페인 이미지. 자원 순환을 의미하는원 형태의 구성이 돋보인다.

FOR THE CLIMATE

최근 몇 년간 이어진 지속 가능성에 대한 패션계 논의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스텔라 매카트니, 아디다스, 게스, 버버리, 휴고 보스, H&M, 푸마 등 글로벌 패션 브랜드 43개가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패션업계 헌장’에 서명하며 뜻을 모았기 때문. 패션과 온실가스 사이에 어떤 상관관계가 있느냐고? 현재 전 세계 패션업계가 방출하는 온실가스의 양이 모든 비행과 해양 운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의 합이상이라는 사실을 알면 그동안 패션계가 환경 단체로부터 비난받은 사실을 수긍할 수밖에 없을 터. 이들의 목표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2030년까지 30%, 2050년까지 0%로 감소시키는 것이다. 다소 뒤늦은(?) 감이 있지만, 유엔 측 역시 “기후변화에 대응하려면 어떤 수준의 헌신이 필요한지 다른 산업에 사례를 제시했다”며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패션계의 노력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온실가스로부터 지구를 보호하고 싶은 소비자라면 부디 긴 호흡으로 이들의 행보를 지켜보길.

파리를 사로잡은 #김해김

독자들에게 김해김을 소개해주기 바란다. 김해김은 2014년 파리에서 론칭했다. 브랜드명은 내 본관과 성씨를 조합해 만들었고, 장식 예술적인 연구와 실루엣의 재창조에 목적을 두고 전개하는 브랜드다.

발렌시아가와 이브 살로몬에서 경력을 쌓았는데, 디자이너로서 어떤 경험을 했나? 파리 발렌시아가 아틀리에에는 40년 넘게 드레스를 만드는 장인들이 있다. 옷 만드는 작업 자체에 흥미가 없다면 4개월도 버틸 수 없는 곳이지만, 작업 자체에 의의를 두고 열정을 쏟는 그들에게 장인정신을 배웠다. 당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였던 니콜라 제스키에르가 그들을 아우르며 컬렉션을 전개해가는 걸 보며 브랜드를 이끄는 내 모습을 상상하기도 했다.

많은 주목을 받으며 차세대 디자이너 브랜드로 뿌리내리는 중인데, 지나온 과정에 남는 아쉬움은 없나? 후회 없이 즐겁게 해온 일 자체가 브랜드의 모토가 된 것 같다. 두서없이 자신을 마구 쏟아내며 걸어온 초반의 과정이 없었으면 지금의 김해김도 없었을 것 같고. 앞으로도 계속 즉흥적으로, 마음대로 컬렉션을 진행할 계획이다.

김해김의 컬렉션을 보면 여러 형용사가 떠오른다. 직선적이면서도 부드럽고, 간결하다가도 과감하고. 본인의 옷을 한 단어로 정의하면? 우아함? 노출이 많거나 스트리트적 요소를 가진 아이템이라도 김해김의 옷은 고귀하고 우아하게 보였으면 한다. 아직까지 많은 실험을 하는 단계라 한 글자로 정리하기엔 이른 감이 있지만 말이다.

디자인, 소재, 실루엣처럼 옷을 이루는 많은 요소 중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우선 순위는 매번 바뀌지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이 옷을 입는 사람을 고려하는 과정이다. 패션은 인간의 몸 위에서 완성되는 장식 예술이지 않나.

최근 특별히 영감 받은 문학작품이 있나? 최근 친구와 서점에 들른 일이 있다. 서로를 위한 책을 한 권씩 사주기로 했는데, 그때 고른 책이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콘트라베이스>다. 사진이 실린 책도 아닌데 소설의 배경과 주인공의 심정이 머릿속에 이미지화되고, 디자인으로 흘러나왔다. 이렇듯 일상에서 만나는 많은 요소가 작업의 영감이 된다. 발레, 탈춤, 필라테스처럼 몸을 많이 움직이는 활동을 하고 있는데 중간중간 영감이 떠올라 집중 못 할 때도 많다.

브랜드를 이끌며 언제 가장 보람을 느끼나? 뻔한 이야기 같지만, 언제나 지금이 순간이 가장 보람되다. 바쁘게 작업하다가 주변을 돌아보면 언제나 열심인 팀원이 있는데, 그들을 보면 늘 감사하고 신이 난다.

패션을 통해 이루고 싶은 목표는 무엇인가? 패션이라는 카테고리 안에서 해보고 싶고, 할 수 있는 미션이 너무나 많은 것 같다. 지금처럼 파리 컬렉션을 진행하면서 서울, 파리, 뉴욕, 도쿄, 런던, 상하이에 부티크를 열고, 향수를 중심으로 하는 코스메틱 라인을 론칭하고, 서브컬처나 도움이 필요한 젊은 예술가를 지원하는 재단도 만들고 싶다. 10년 뒤에는 김해김의 라이프스타일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콘도 사업도 해보고 싶고!

 

김해김 김인태 한국디자이너 한국브랜드 패션브랜드 차세대디자이너

KIMHĒKIM
김인태
www.kimhek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