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S/S 빅터&롤프 오트 쿠튀르

이번 오트 쿠튀르 컬렉션을 준비하는 빅터 앤 롤프 듀오를 자극한 것은 SNS. 소셜 미디어에서 흔히 쓰이는 문구들을 풍성한 드레스에 부착하는 직접적인 방법을 선택한 것이다. ‘사진 촬영 금지’ ‘못되게 굴어도 돼’ ‘늦어서 미안해, 오기 싫었어’ ‘당신을 싫어하는 것이 부끄럽지 않아’ 등 보고 있으면 속이 시원해지는 자극적인 메시지를 전하는 파격적인 드레스들은 런웨이에 등장하는 동시에 핫 이슈로 떠올랐다. 과장되고 불분명한 소셜 미디어 언어의 특징을 파스텔컬러와 겹겹으로 쌓은 드레스를 통해 모순적으로 표현한 이번 컬렉션은 그 어떤 것도 패션의 소재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었고, 무엇보다 대담한 표현 방식으로 호평받았다.

이번 봄에는 사랑스러운 수트

살바토레페라가모 살바토레페라가모런웨이 수트 2019트렌드
SALVATORE FERRAGAMO

SOFT FORMAL

수트는 매 시즌 사랑받는 스테디셀러다. 단, 이번 시즌만큼은 평소와 달리 부드러운 파스텔컬러를 선택해보길. 재킷과 톤을 맞춘 톱까지 더하면 단정하면서도 사랑스러운 수트 룩이 완성된다.

수트 핑크수트 레드셔츠 플랩백 2019S/S트렌드

1 긴 소매가 돋보이는 레드 컬러 셔츠 98만원 소니아 리키엘(Sonia Rykiel). 2 클러치 백으로 활용할 수 있는 체인 플랩 백 27만8천원 랭카스터(Lancaster). 3,4 오버사이즈 리넨 블레이저 79만8천원, 핑크 리넨 팬츠 42만8천원 모두 제인 송(Jain Song). 5 금속 버클로 장식한 화이트 에스파드리유 샌들 29만원 마이클 마이클 코어스(MICHAEL Michael Kors). 6 잔잔한 반짝임이 눈길을 끄는 실버 브레이슬릿 워치 30만원 캘빈 클라인 워치 앤 주얼리(Calvin Klein Watches + Jewelry). 7 빈티지한 무드의 브라운 플랩 백 36만9천원 마지 셔우드(Marge Sherwood).

칼 라거펠트의 마지막 샤넬 컬렉션

지난 2월 19일, 칼 라거펠트가 세상을 떠나고
3월에 있을 샤넬 컬렉션에 대한 말이 많았다.
대부분이 ‘슬플 것 같다’는 이야기였지만
칼 라거펠트는 평소 슬픔을 좋아하는 사람은 아니었기에
쇼는 쇼대로 진행될 거라는 이야기도 많았다.

인비테이션엔 얼음으로 만든
샤넬 로고가 등장했다.
늘 그랑팔레를 환상의 공간으로 만들어 놓는 샤넬이지만

막상 쇼 장에 발을 들이기 전까지
무엇을 기대해야 할지 가늠할 수 없었다.

3월 5일, 오전 10시 30분.
늘 샤넬의 쇼가 있는 파리 패션위크 마지막 날 이 시간,
그랑팔레 앞은 다른 쇼와는 비교할 수 없는 인파가 몰려 있었다.

기분 탓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유난히 어두운 옷을 입은 게스트가 많아 보였다.

드디어 들어선 셔 장엔 눈이 가득했다.



에디터가 찍은 샤넬 쇼 장 360도

바닥에도 폭신폭신한 인공 눈이 깔려 있었다.

2019 가을/겨울 컬렉션은,
칼 라거펠트가 디자인 한 마지막 샤넬 컬렉션이다.
도대체 이런 상황에서 어떤 컬렉션을 보여줘야 할지,
남아있는 이들은 고민이 많았을 터다.

쇼에 참석하는 에디터 역시 마음이 복잡했다.
슬퍼해야 할까, 역사에 남을 쇼를 직접 본다는 사실에 흥분해야 할까.
결정적으로 둘 다였다.

모든 샤넬 쇼가 그랬듯,
샤넬을, 칼 라거펠트를 사랑하는 이들이 그랑 팔레에 모였다.

캐롤린 드 매그레(Caroline de Maigret)

크리스틴 스튜어트(Kristen Stewart)

쇼에 모델로도 등장했던 펠넬로페 크루즈(Penelope Cruz)

안나 무글라리스(Anna Mouglalis)

마리옹 꼬띠아르(Marion Cottilard)

1990년대부터 샤넬의 뮤즈였던
클라우디아 쉬퍼와 나오미 캠벨.


그리고 제니 등 수 많은 셀럽들이 찾았다.

슬픔은 느낄 새가 없었다.
놀라운 무대와, 여기저기 인사를 나누는 분위기에
한참 취해있을 때 즈음 쇼가 시작됐다.

조용한 분위기 속,
모델들이 한명씩 걸어나와 오두막집 앞에 섰다.
그리고 1분간 애도의 시간을 갖겠다는 안내방송이 흘러 나왔다.

쇼 장은 한 순간 조용해 졌다.
그리고 그의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얼마 전 샤넬 포드캐스트에 나왔던 음성이었다.

오프닝 룩은 칼 라거펠트의 ‘베이비’ 카라 델레빈이었다.

그리고 칼 라거펠트의 오랜 친구이자 뮤즈,
마리아칼라 보스코노도 모델로 등장했다.

칼 라거펠트, 그리고 현 수장  버지니 비아르(Virginie Viard)는
샤넬의 본질에 집중한 듯 했다.
트위드 ‘팬츠’ 슈트.
지난 날 가브리엘 샤넬이
여성들에게 ‘자유’를 선사했던 그 룩이
다시 샤넬 컬렉션의 오프닝을 장식했다.

트위드 슈트, 코트 등이 등장한 섹션에 이어
노르딕 패턴의 니트웨어,
팝한 컬러의 다운 재킷
그리고 눈을 연상시키는
백색의 트위드와 퍼로 완성된 드레스 등

럭셔리한 알프스 산장에 어울릴 법한 룩들이 쉼 없이 등장했다.
그리고 거의 모든 룩이,
(다시 한 번 말하지만)샤넬의 정수, 화이트, 블랙, 베이지에 중점을 뒀다.


그리고 이 룩들은
수주, 페넬로페 크루즈와 같은
칼 라거펠트의 뮤즈들에게 입혀졌다.



한 손에 흰 장미를 들고 워킹하던 페넬로페 크루즈.






항상 샤넬의 컬렉션은 나무랄 게 없었다.
판타지를 현실화시키는 유일무이한 브랜드이기도 하고,
샤넬이 만드는 모든 건, 아름답기 마련이니까.

 

그런데 이번 컬렉션은 왠지 모르게 더 특별했다.
그의 마지막 컬렉션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더라도,
팬츠 한 벌, 가방 하나,
액세서리 까지도 완벽했다.

볼드한 체크, 하운드 투스 패턴의 트위드 모자.


까멜리아가 장식된 리본 핀.


컬렉션 내내 등장했던 윈터 부츠.


트위드 소재 클래식 백.
모두 다 너무 예뻐서, 아름다워서, 갖고 싶어서 울 뻔 했다.

칼 라거펠트와 버지니 비아르는
온통 눈으로 뒤덮인 설원에서도
샤넬과 함께라면 이토록 아름다울 수 있음을
몸소 보여줬다.

아주 잠깐, 오두막 앞에 버지니 비아르가 나타났다.
피날레도 시작하기 전이었다.
너무 찰나였어서 차마 카메라에 담을 수도 없었다.

그리고 피날레가 시작됐다.
카라 델레빈, 미카 아르가나라즈, 마리아칼라 보스코노 등
샤넬의 ‘우먼’들이 한 번에 걸어 나왔다.

손을 잡기도, 팔짱을 끼거나 어깨에 손을 얹은 샤넬의 여자들은

참을 수 없는 눈물을 보이긴 했지만,
대부분 행복한 얼굴로 피날레를 걸었다.

이 때 쯤, 칼 라거펠트가 등장하곤 했다.
웃는 얼굴로, 한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하곤 했다.

대신 모두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렇게 몇 분 동안 기립 박수가 끊이지 않았다.

피날레 곡으론
펜디 컬렉션에 이어
데이비드 보위의 <Heroes>가 흘러 나왔다.

모델들이 모두 백스테이지로 들어가고,
노래만 흘러 나오는 샤넬의 설원에서
우린 차마 자리를 뜨지도 못한 채
한참이고 박수를 쳤다.

못내 아쉬워 하며,
이 시대의 또 다른 HERO가 남긴
마지막 컬렉션을 추앙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