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F/W 패션위크 다이어리 #뉴욕

DRAMATIC MOMENTS

마크 제이콥스 매디슨 애비뉴 매장에 거대한 드레스가 등장했다. 꿈속에서나 볼 법한 구름 같은 실루엣의 무지갯빛 드레스의 정체는? 바로 일본 디자이너 토모 고이즈미의 새로운 컬렉션! 이 모든 일은 저명한 스타일리스트 케이티 그랜드가 디자이너 자일스 디컨의 인스타그램에서 토모 고이즈미를 발견하면서 시작됐다. 마크 제이콥스는 토모 고이즈미의 뉴욕 패션위크 데뷔 쇼를 위해 매장을 내어주었고, 케이티 그랜드를 비롯해 귀도 팔라우, 팻 맥그래스, 아니타 비튼 등 패션계의 ‘어벤져스’ 군단이 이 젊은 디자이너의 새로운 컬렉션을 선보이는 쇼를 도왔다. 물론 쇼는 황홀의 극치였다. 한편 시스 마잔은 글리터가 흩뿌려진, 우주가 연상되는 런웨이 위로 네온 컬러 드레스를 입은 요정 같은 모델들을 내보내 아름다운 순간을 연출했다. 특히 핀 조명을 따라 모델이 등장한 오프닝, 여러 모델이 산책하듯 자유롭게 캣워크를 선보인 피날레가 압권이었다.

REAL BEAUTY

요즘 젊은 디자이너들이 몰두하고 있는 아름다움이 궁금하다면 에카우스 라타와 바퀘라, 이 두 컬렉션을 살펴보면 된다. 이들의 디자인관을 돋보이게 하는 건 개성 넘치는 모델들이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날씬하고 어린’ 모델과는 확실히 다르다. 연령대와 몸매를 하나로 규정할 수 없는 모델들이 개성 있는 룩으로 등장한다.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소신 있는 미학을 제안하는 이들에게 박수를!

SOMETHING SPECIAL

뉴욕을 대표하는 3명의 디자이너가 특별한 쇼를 준비했다. 먼저 뉴욕의 아이코닉한 디스코 클럽, 스튜디오 54를 재현한 공간을 1970년대 풍 의상으로 채운 마이클 코어스. 스페셜 게스트 패티 핸슨이 워킹을 마치자 무대의 장막이 열리며 싱어송라이터 배리 매닐로가 ‘코파카바나’를 열창했고, 모델들이 함께 춤을 추며 흥겨운 축제 분위기가 최고조에 달했다. “나의 비전을 프라이빗하게 전달하고 싶었다.” 랄프 로렌의 의도는 이번 컬렉션으로 어떻게 구현되었을까? ‘랄프 카페’로 변신한 매디슨 애비뉴의 랄프 로렌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아침 식사를 즐기며 쇼를 감상했으니! 의도는 같지만 다른 방식을 택한 마크 제이콥스 컬렉션도 강렬한 잔상을 남겼다. 1백여 명의 프레스를 두 차례에 걸쳐 파크 애비뉴 아모리로 초대해 작은 규모로 새 컬렉션을 소개했다. 뮤지컬이 연상되는 핀 조명, 라이브로 울려 퍼지는 현악기 연주와 함께 마크 제이콥스의 패션 판타지에 오롯이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GREAT KHAITE

론칭 이후 뉴욕 패션위크에서 2년 만에 첫 쇼를 펼친 캐서린 홀스타인의 카이트. 노란 낙엽이 가득한 쇼장부터 탁월했다. 낭만적인 낙엽 길을 배경으로 우아한 카이트의 여인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과장된 파워 숄더와 퍼프소매, 프린지 장식으로 드라마틱한 무드를 끌어올리고, 잘빠진 데님과 가죽 피스, 팬츠 수트로 매니시한 감성을 적절하게 가미했다. 한마디로 요즘 여자들이 당장 입고 싶어 안달 날 만큼 매혹적인 컬렉션이었다는 말씀. 특히 처음으로 선보인 백 컬렉션은 어딘지 ‘올드 셀린느’가 연상되긴 하지만 불티나게 팔릴 것이 확실하다.

LEGEND MODEL

전설로 남아 있던 모델들이 런웨이에 돌아왔다. 1990년대 은퇴 이후 마이클 코어스 쇼의 모델로 다시 등장한 패티 핸슨, 강렬한 레드 룩으로 감싼 채 헬레시의 피날레를 장식한 1970년대 슈퍼모델 팻 클리블랜드, 딸 세일러 브링클리와 함께 엘리 타하리의 40주년 쇼에 등장한 크리스티 브링클리까지! 이들의 컴백으로 뉴욕 패션위크의 기념비적 순간이 완성됐다.

지금 사서 지금 입는 트렌치

A. 라이트 베이지를 사수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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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트렌치는 가을의 트렌치에 비해 더 밝게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계절을 거스르는 듯한(?) 분위기를 피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라이트 베이지 컬러를 사수할 것. 이너 역시 아이보리나 화이트, 라이트 그레이 등 화사한 색상이나 실키한 소재를 매치해 산뜻한 느낌을 배가하면 더욱 좋다.

B. 와이드 라펠이나 러플로 경쾌한 포인트를 더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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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에만 누릴 수 있는 화사한 분위기를 보다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싶다면 더블 브레스티드의 클래식한 코트보다는 가벼운 무드를 고르는 편이 좋다. 비비안웨스트우드나 스텔라 맥카트니의 제품처럼 와이드 라펠이나 러플 디테일이 더해진 트렌치 코트가 완벽한 예.

C. 패턴이나 컬러로 산뜻함 살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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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 시즌에는 다양한 스프링 아우터가 대거 등장했다. 범람하는 아우터의 홍수 속에서 이 봄에 가장 어울릴 패턴과 색을 찾는다면 멀티 컬러와 얇은 선을 통해 무겁지 않게 표현된 체크 패턴과, 봄의 싱그러움을 닮은 그래스 그린(일명 풀 색!)을 눈여겨보자.

2019 F/W 패션위크 다이어리 #밀라노

ONE HOUSE,DIFFERENT VOICES

프레젠테이션 형식으로 진행된 몽클레르 지니어스 컬렉션은 엄청난 규모를 자랑했다. 9개로 나뉜 방마다 확연히 다른 컨셉트의 시노그래피와 모델, 컬렉션룩이 전시된 것. 피에르 파올로 피치올리, 발렉스트라, 시몬 로샤, 크레이그 그린, 리처드 퀸, 팜 엔젤스 등 협업한 아티스트나 브랜드의 목록만 봐도 그 스케일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SO LONG, KARL

칼 라거펠트의 서거 소식이 전해진 이후 펜디 쇼의 진행 방향에 관해 여러 추측이 난무했다. 그중 가장 유력했던 소문(?)은 브랜드가 컨셉트를 전면 수정하고 칼 라거펠트의 추도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는 예측이었다. 그러나 예상을 깨고 펜디의 쇼는 로맨틱하고 순수한 느낌의 컬렉션 피스와 따뜻한 분위기의 음악으로 완성됐다. 피날레 무대 이후 실비아 벤추리니 펜디가 등장해 칼 대신 인사를 전했고, 곧 칼의 인터뷰가 담긴 짧은 영상이 흘러나오는 것을 마지막으로 쇼는 막을 내렸다. 50년 넘게 이어온 펜디와 칼 라거펠트의 이별 방식은 지극히 담담했고, 그래서 더 인상적이었다.

SENIOR’S RUNWAY

새 시즌 밀라노 패션위크에서 지지 하디드, 카이아 거버 등 힙한 톱 모델 이상으로 주목받은 이들이 있다. 에트로와 베르사체, 막스마라 컬렉션에 등장한 타티아나 파티즈, 스테파니 세이모어, 샬롬 할로 등이 그 주인공. ‘노병은 죽지 않는다’는 명언이 떠오를 정도로 녹슬지 않은 워킹 실력과 여유 넘치는 표정을 자랑한 시니어들의 활약을 감상해보길.

ALL NEW BOTTEGA VENETA

셀린느 출신의 젊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다니엘 리가 지휘한 보테가 베네타의 첫 쇼는 이번 시즌 밀라노에서 가장 주목받은 이벤트였다. 결과는 성공적. 다소 올드했던 이미지는 절제된 실루엣 덕분에 사라졌고, 브랜드 특유의 고급스러움은 섬세하게 마무리한 가죽 소재와 차분한 색감의 조합으로 배가됐으니 말이다. 이번 쇼는 다니엘 리의 가능성을 돋보이게 만들었다.

CELEBRITIES IN MILAN

이번 시즌 밀라노 패션위크에는 설현과 이성경, 정은채, 황민현이 각각 구찌와 펜디, 토즈와 몽클레르의 컬렉션에 초청되며 화제를 모았다. 이전에 비해 확연히 늘어난 해외 매체의 취재 요청은 높아진 한국 문화의 위상을 실감하게 만들었는데, 그중에서도 황민현이 참석한 프레젠테이션 형식의 몽클레르 쇼는 그를 보기 위해 몰려든 팬들 때문에 출입이 어려울 정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