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F/W 패션위크 다이어리 #런던

WEAVE PROJECT 

안야 힌드마치는 패션을 놀이로 즐기는 데 탁월한 능력이 있다. 이번에는 모든 제품을 원색의 위빙 제품으로 구성한 새 컬렉션을 소개하는 방법으로, 제작 과정을 직접 보고 구매할 수 있는 아기자기한 공간을 꾸몄다. 이뿐 아니다. ‘위브 프로젝트’라는 주제를 알아챌 수 있는 힌트로 거대한 구조물을 설치했는데 이 공간을 기어오르고 뛰어다니는 방문객들의 모습이 놀이터에서 뛰노는 어린아이를 연상시켰다. 잠시나마 바쁜 일정을 잊고 즐길 수 있는 유쾌한 시간을 선물한 프레젠테이션이었다.

DESINGER OF DREAMS

지금 영국 빅토리아 앤 앨버트 뮤지엄(V&A)에서는 사상 최대 규모의 디올 전시가 열리고 있다. 2 년 전 파리 장식 미술관에서 선보였던 전시를 바탕으로 한 이번 전시는 20세기를 풍미한 디올 하우스의 역사가 압축돼 있다.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는 전시답게 티켓을 구매하려면 한 시간 넘게 기다려야 하지만 그 시간이 전혀 아깝지 않다. 전시관에 들어서는 순간 쿠튀르 드레스와 하우스의 아카이브를 통째로 옮겨온 듯 황홀한 공간에 빠져들어 시간 가는 줄 모를 테니까.

POLITICAL STAGE

영국을 대표하는 디자이너 비비안 웨스트우드가 이번 시즌 색다른 컬렉션을 준비했다. 패션쇼의 틀을 깨고 연극 형식으로 진행한 쇼는 브렉시트와 기후변화, 패스트 패션을 비판하는 현실감 넘치는 내용을 담았고, 패션모델 대신 실제 배우들이 열연하며 관객을 사로잡았다. 쇼가 끝난 후 컬렉션장에 있던 모든 이들은 자신의 분야에서 사회적 이슈에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영향력을 가진 디자이너에게 경외의 눈빛과 기립 박수를 보냈다.

UNIQUE ACCESSORIES

전에 없던 독창적인 디자인을 보는 재미가 쏠쏠했던 런던 패션위크. 이번 시즌엔 대다수 디자이너가 관객의 눈을 사로잡는 새로운 액세서리를 선보였다. 액체가 든 PVC 백을 선보인 크리스토퍼 케인, 베이스볼 캡을 마치 티아라처럼 머리 위에 얹은 J. W. 앤더슨, 영국 여왕을 주제로 거대한 헤어피스를 디자인한 푸시버튼까지.
이들은 하나같이 이제껏 본 적 없는 화려한 액세서리로 보는 이들을 놀라게 했다. 이러한 상상을 뛰어넘는 아이디어는 분명 런던이기에 가능하다.

LONDON COUTURE

리처드 퀸은 데뷔한 지 2년 만에 세계적인 디자이너 반열에 올랐고 그의 컬렉션은 런던의 인기 쇼로 자리 잡았다. 수많은 관객이 지켜보는 가운데 시작된 이번 시즌 컬렉션 역시 리처드 퀸의 시그니처인 프린트와 라텍스, 볼륨감 넘치는 실루엣까지 더할 나위 없이 조화로웠고, 쿠튀르 쇼를 방불케 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수많은 매체에서 런던 패션위크 최고의 순간으로 꼽은 영국 가수 프레야 라이딩스 라이브 공연까지 가세해 드라마틱하기 그지없는 쇼였다.

 

유니안의 바이브

메종키츠네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임명된 계기가 궁금하다. 평소 파리 팔레 루아얄(Palais Royal)에 위치한 메종키츠네 카페를 자주 찾곤 했다.  특유의 평화로운 분위기에서 향긋한 커피를 마시는 시간이 참 좋았다. 그곳에서 메종키츠네의 CEO 길다스 로액을 마주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와 대화를 나누면서 서로 추구하는 목표와 에너지가 같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 모든 과정이 유기적으로 이뤄져 결국 하우스에 합류하게 됐다.

셀린느에서 일한 경력이 메종키츠네의 디자이너로 일하는 데 어떤 영향을 미쳤나? 두 시즌에 걸쳐 셀린느에서 일했다. 2007년 피비 필로가 셀린느를 인수했을 때 2년 반 동안 작업했고, 2017년에 디자인 디렉터로 다시 그녀의 팀에 합류하게 됐다. 사실, 셀린느뿐 아니라 스텔라 매카트니, 끌로에, 미우미우 등 많은 레이블에서 경력을 쌓으며 다양한 기술과 브랜드를 운영하는 전략을 습득할 수 있었다. 옷을 비롯해 백, 슈즈, 선글라스, 향수 등 패션을 이루는 전 카테고리에 걸쳐 많이 배웠다. 이 모든 경험을 토대로 메종키츠네의 컬렉션을 구상하는 데 집중했다. 물론 메종키츠네와 내가 과거 일한 레이블들의 색은 확연히 다른 것이 사실이다. 특히, 메종키츠네의 음악적 헤리티지와 위트 있는 에너지, 로고 플레이가 흥미로웠다. 그래서 이 모든 요소를 부각시킬 수 있는 매개체로 보일러룸(Boiler Room)을 선택했다.

1990년대에 성행한 하우스 뮤직을 2019 F/W 컬렉션의 모티프로 삼았다. 구체적으로 어떤 음악을 디자인으로 변주했나? 1990년대의 아이코닉한 레이블인 ‘쿨 캣(Kool Kat)’. 이를 ‘쿨 폭스(Kool Fox)’로 재미있게 변화시켰다. 레트로풍의 반복적인 프린트, 니트 인타르시아, 트리밍 디테일 등에 신경 썼다.

이번 컬렉션 중 개인적으로 가장 맘에 드는 남녀 룩을 하나씩 꼽는다면? 여성 라인에선 23번 룩. 양면 개버딘 코튼 소재로 만든 레인코트인데, 무척 실용적이다. 어떠한 상황에서나 어울릴 수 있게 신축성 있는 코튼 스커트와 저지 터틀넥 니트, 탈착 가능한 타이 후드가 포인트인 오프화이트 코튼 포플린 셔츠를 매치했다. 미셸 비비안과 콜라보레이션해 만든 하이힐 부츠도 쿨하지 않나. 남성 컬렉션 중엔 7번 룩이 가장 맘에 든다. 허리에 드로스트링으로 포인트를 준 코튼 재킷과 재패니스 코튼 스냅 팬츠, 앞에 지퍼를 단 티셔츠로 구성했는데 사무실뿐만 아니라 피트니스 센터, 클럽 등 다양한 장소에 어울릴 것 같다.

당신의 디자인에 영감을 주는 아티스트가 있나? 최근엔 일본 밴드 ‘고트(Goat)’의 음악에서 영향을 받았다.

기획 중인 재미있는 프로젝트가 있나? 2020 S/S 시즌 컬렉션 작업과 함께 새로운 콜라보레이션을 기획 중이다. 조만간 구체적인 내용을 알릴 수 있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메종키츠네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서 브랜드에 기대하는 방향이 있다면 어떤 것인가? 팀과 함께 컬렉션을 구상하는 모든 과정이 너무나 재미있었고, 내적으로나 외적으로 엄청난 에너지를 느꼈다. 시즌을 거듭할수록 함께 발전하고 성장해나가길 기대한다.

TOMMY NOW in PARIS

지난 3월 2일, 파리 샹젤리제 거리가 유난히 시끌벅적했다. 쇼장 앞은 늘 인산인해를 이루긴 하지만 이 쇼는 급이 달랐다. ‘타미 나우(TOMMY NOW)’는 2016년부터 북미를 시작으로 유럽과 아시아 전역에서 펼쳐진 글로벌 패션쇼다. 그들이 올해 3월, 타미 × 젠다야(Tommy × Zendaya)컬렉션을 들고 패션의 도시 파리, 그것도 상징적인 샹젤리제 극장을 찾은 것. 그리고 타미 힐피거는 조용하기 그지없는 밤의 샹젤리제를 1970년대 디스코장으로 바꿔놨다. 1970년대 TV 쇼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댄서들이 여기저기서 게스트들의 흥을 돋우고 있었고, 디스코장으로 꾸민 런웨이엔 70여 명의 롤러스케이터들이 춤을 추고 있었다. 복도엔 팩맨(Pac-Man)과 스페이스 인베이더(Space Invaders) 같은 추억의 아케이드 게임기가 놓여 있었다. 타미 나우, 타미 × 젠다야 협업 컬렉션은 1970년대 팝 컬처와 1973년 당시 세계적으로 화제가 된 패션쇼, ‘배틀 오브 베르사유(Battle of Versailles)’에서 영감을 받았다. 1970년대 디스코 퀸, 파리 밤 문화의 아이콘이자 1980년대 팝 스타인 그레이스 존스, 1973년 배틀 오브 베르사유 무대에 선 세계 최초 흑인 슈퍼모델, 팻 클리블랜드는 물론, 1980~90년대 슈퍼모델 등 한 시대를 대표하는 강인한 여성상을 런웨이에 등장시키기도 했다. 그리고 그들은 타미 × 젠다야 컬렉션을 입고 파워 워킹을 하고, 춤을 추며 런웨이에 등장했다. 엉덩이가 절로 들썩이는 1970년대 음악, 자유롭게 걸어 나오는 모델들에게 관객은 환호했다. 특히 마지막에 그레이스 켈리가 등장하고 1970~80년대를 상징하는 팝송 ‘We are Family’가 흘러나올 땐 대부분의 관객이 기립 상태였다. 타미 × 젠다야 컬렉션은 그렇게 성공적으로 파리에 상륙했다. 1천3백50여 명의 게스트, 루이스 해밀턴, 지지 하디드, 타이라 뱅크스 그리고 한때 쇼장 안을 마비시켰던 한국 대표 엑소 찬열까지 모두에게 잊지 못할 밤을 선사했다. 타미 × 젠다야 컬렉션은 시 나우 바이 나우 시스템을 통해 지금, 전국 타미 힐피거 매장과 온라인 몰에서 구매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