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그러운 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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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 뷔스티에 톱 렉토(Rec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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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 데님 오버올 원피스 오프화이트(Off- White™), 화이트 플랫폼 스니커즈 컨버스(Conver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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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오 민트 티셔츠 잉크(EENK), 화이트 와이드 팬츠 2 몽클레르 1952(2 Moncler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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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지 리넨 쇼츠 이자벨 마랑(Isabel Marant), 화이트 오프숄더 블라우스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요즘은 어떤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굉장히 여유롭게 보내는 중이에요. 전에는 시간을 늘 쪼개서 사용했어요. 몇 시부터 몇 시까지 뭘 할지 정해놨죠. 스케줄이 바쁘게 돌아갈 때 나만의 루틴을 정하지 않으면 아무 생각 없이 살게되겠더라고요. 그래서 시간을 더 타이트하게 보냈어요. 이제는 저를 좀 자유롭게 두고 있어요. 시간에 대한 강박을 갖지 않고 살려고 노력 중이에요.

그 노력은 잘 실행되고 있나요? 그런 것 같아요. 요즘은 운동을 많이 해요. 일주일에 다섯 번 이상? 매일 아침 일찍 운동해요. 운동을 하면 확실히 활기가 생겨요. 건강해지는 건 물론이고요.

늘 바쁘게 지내다 갑자기 시간이 많아지면, 그 역시 적응이 잘 안 될 것 같아요. 한편으로 불안할 것 같기도 하고요. 처음엔 그랬어요. 그런데 결국 제 인생에서 필요한 시간이더라고요. 조바심이 들기도 했는데 좀 더 시간이 지나니 마음이 편해졌어요.그래서 다음 작품을 고르는 데 더 오래 걸리는 것도 있고요. 조금 늦어지더라도 좋은 작품으로 돌아오고 싶어요. 그러니까 팬들도 초조해하지 않으셨으면 해요. 10년 넘게 공백기 없이 달려왔으니 팬들에게는 제 이런 시간이 처음이거든요.

활동한 시간이 긴 만큼 팬들을 향한 마음도 특별할 것 같아요. 팬들과 관계가 오래되기도 했고, 팬들은 늘 제 곁에 있어줬어요. 활동하다 보면 힘든 시기가 있기 마련인데 팬들이 있어 잘 보낼 수 있었죠. 전 머리맡에 팬레터를 엄청 많이 쌓아놓거든요. 힘들 때마다 항상 팬들이 보내준 편지를 읽어요. 아무것도 아닌 저를 진심으로 좋아해주는 사람이 단 한 명이라도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할 텐데 이렇게 많은 분이 저를 좋아해주고, 때론 그들의 삶에 제가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책임감도 많이 들어요. 스스로 복이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되기도 하고요. 팬들은 제가 열심히 살게 하는 원동력이죠.

아이돌의 삶은 속도가 굉장히 빨라요. 경쟁도 치열하고요. 지금의 삶과 온도 차가 크죠? 크죠. 그때를 생각하면 참 열심히 살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토록 열심히 살았기에 지금의 여유를 감사하게 즐길 수 있는 것 같기도 하고요. 얼마 전에는 그동안 모아둔 다이어리를 봤어요. 오래전부터 아무리 바쁜 날에도 다이어리를 썼거든요. 짧게라도 기록해두지 않으면 어떻게 살았는지 기억나지 않을 것 같았어요. 지난 다이어리를 읽는데 빼곡하게 채워져 있더라고요. 아, 정말 후회 없이 열심히 살았구나 싶었죠.

소녀시대의 막내가 벌써 20대의 마지막 해를 보내고 있네요. 10대부터 이 세계에 있었어요. 연예계가 다른 사회와 그렇게 많이 다른 곳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냥 삶인 것 같아요. 그리고 매해 중요하게 여기는 것도 가치관도 조금씩 달라지고요. 하지만 그 와중에 절대 변하지 않은 가치관이 있다면 ‘최후의 승자는 선한 사람이다’라는 거예요. 제 좌우명이기도 하고요. 이것 하나는 지켜야 이 세상을 살아가는 동안 저 자신을 놓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지금 당장 세상이 끝나더라도 후회하지 않으려면 자신에게 당당한 삶을 살아야 해요.

그런데 세상을 선하게 살기가 사실 쉽지 않죠. 인간관계는 상대에 따라 다르게 반응할 수밖에 없기도 하고요. 어려워요. 너무 어렵죠. 그래서 이 좌우명을 갖게 된 거예요. 이런 확고한 좌우명이 없으면 살아가면서 맞닥뜨리는 여러 변수에 휘둘릴 것 같았죠. 누구나 언제든 죽잖아요. 그럴 때 내 자식, 부모님, 친구에게 어떤 사람으로 남느냐보다 저 자신이 이런 삶을 살았노라고 말할 수 있는 게 가장 중요해요. 데뷔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스스로 정한 좌우명이기도 해요. 오랫동안 연습생 생활을 하고 데뷔했는데, 어린 나이에 사회 생활을 한 셈이니 쉽지 않았어요. 미처 성숙하지 않은 제가 겪어야 하는 일들이 버겁게 느껴졌거든요. 어떻게 이겨내야 할지 고민됐어요. 그때부터 책을 많이 읽었어요. 책 속 인물들이 힘든 일을 견뎌내고 살아가는 모습이 제게 힘이 되었죠.

올해는 서현에게 20대의 마지막이자 인생 제2막을 위한 숨 고르기를 하는 시기일 수 있겠어요. 저도 지금이 제 인생의 제2막을 펼치고 있는 시기인 것 같아요. 그렇다고 대단한 무언가가 있으리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요. 서두르지 않을 거예요. 지금까지는 당장 주어진 일을 열심히 했고, 그걸 잘해내자는 마음으로 단거리를 달려왔다면, 이제 장거리를 달리기 위해 쉬기도 하고 좀 더 속도를 내보기도 하고, 또 다시 숨 고르기도 하며 살아보려고요. 빨리 서른이 되고 싶어요. 서른이 되면 더 여유롭고 행복하지 않을까 막연히 기대도 되고요. 어떤 일이 일어날지 궁금하기도 해요.

최근 활동 영역이 더 넓어졌어요. 얼마 전 시상식 사회를 봤고, 스페셜 앨범 작업도 했고, 또 그 전에는 드라마를 끝냈죠. 여러 영역에서 활동하다 보면 자신의 스펙트럼이 넓어지는 걸 느끼겠죠? 노래만 하는 서현, 연기만 하는 서현이 아니라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릴 기회가 있다는 건 감사한 일이에요. 새로운 저를 발견하는 건 저로서도 즐거운 일이고요. 또 새로운 활동을 하면서 만나는 사람들도 소중하게 느껴요. 다양한 활동을 하는 건 직업적으로도 좋지만 인간적으로도 좋은 일이에요.

누구나 살다 보면 극도로 힘든 일을 겪게 돼요. 예상치 못한 난관을 만났을 때 서현은 어떻게 대응해요? 나 자신을 믿는 마음을 단단히 다져요. 그런 순간이 오면 책임감이 더 단단해져요. 무너지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긍정적인 지점을 하나라도 찾으려고 노력하죠. 이 순간을 이겨내면 내가 더 강해지리라 믿으면서요.

5월의 서현을 설레게 하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요? 새싹! 새싹이 올라오거나 봉오리가 차오르면 꼭 사진을 찍어요. 그런 걸 보면 행복해요. 파릇파릇한 색도 좋고 생명력도 느껴지고. 지금의 계절을 좋아해요.

서현의 계절은 지금 어디쯤이에요? 봄이요. 새로운 봄. 계절은 계속 돌잖아요. 새로운 봄이 시작되고 있어요.

봄의 서현은 어떤 일들을 해보고 싶어요? 연기에 집중해보려고요. 영화도 아직 안 해봤고 연극도 하고 싶어요.

늘 무대의 주인공이었지만 연극이나 영화에서는 주인공이 아닐 수도 있어요. 주인공을 하고 싶은 건 아니에요. 다만 연기를 좀 더 재미있게 하고 싶어요. 카메오로 출연해보고도 싶고 작은 역할도 기꺼이 할 마음이 있어요. 기회가 된다면 장르나 역할을 한정 짓지 않고 해보려고요. 사실 대중이 알고 있는 저는 굉장히 한정적이잖아요. 소녀시대에서는 막내였고, 막내로서 할 수 있는 역할도 한정적이고요. 예능 프로그램에도 많이 출연하지 않아서 저를 보여줄 기회가 적었어요. 앞으로는 제 안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며 연기자로서 다양한 것에 도전하고 싶어요.

20대가 이제 반년 남았네요. 남은 반년을 어떻게 채우고 싶어요? 재미있게요. 어디로 튈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느낌으로. 예상치 못한 순간에 대중 앞에 등장하면서 신나게 보낼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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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지창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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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킷과 팬츠 모두 비비안 웨스트우드(Vivien Westwood), 반지 드바스크(Debassqq), 티셔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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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브와 팬츠 모두 오디너리 피플(Ordinary People), 티셔츠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미스터 헬시 글로우 젤 지방시(Givenchy).

전역할 때 가장 하고 싶은 일을 묻는 질문에 ‘맛있는 밥을 먹고 싶다’고 대답했다. 어떤 식사를 했나? 어머니, 회사 직원들, 친구들과 함께 친한 포토그래퍼 형의 어머니가 운영하시는 주꾸미 식당에 갔다. 주꾸미 철이라 정말 맛있게 잘 먹었다. 사실 전역한 게 계속 실감이 안 나다가 2주 정도 지나니 조금씩 실감이 난다.

전역 후 첫 팬 미팅을 앞두고 있다. 원래 지창욱의 팬 미팅은 볼 거리가 참 많다고 들었는데, 살짝 ‘스포’를 한다면? 기대와 함께 살짝 떨리는 마음도 있다. 팬들을 위한 공연이지만, 팬심이 없어도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공연을 만들고 싶다. 원래 팬 미팅에서 노래를 많이 하는 편인데, 그동안 좋아하는 노래를 주로 불렀다면 이번에는 팬 미팅 제목인 늦‘ 은 봄, 이른 밤’에 어울리는 곡들을 골랐다. 한 가지만 공개하자면 ‘봄아’라는 곡을 부를 예정이다. 얼마 전 알게 된 노래인데, 너무 좋아서 팬들에게 들려주고 싶다.

군대에서도 육군 창작 뮤지컬 <신흥무관학교>로 연기를 계속했다. 육군에서 높은 완성도를 위해 공을 많이 들이고, 병사들도 정말 많이 연습했다. ‘기대하지 않고 봤는데 울면서 나왔다’는 관객들도 많았다. 이렇게 훌륭한 공연에 참여할 수 있어서 기뻤다. 일종의 사명감도 있었고.

차기작이 정해졌다. <날 녹여줘>에 마음이 간 이유는 무엇인가? 신선함이다. ‘냉동인간 프로젝트’로 24시간 후 깨어날 예정이었지만, 눈을 떴을 땐 20년이 지나 있다는 설정이다. 냉동인간이기 때문에 겪을 수밖에 없는 여러 상황들도 재미있게 느껴졌고, 소재도 무척 신선하게 느껴졌다. 내가 연기하게 될 인물뿐 아니라 극 중 등장하는 다른 캐릭터도 새롭고 매력적이다.

데뷔한 지 10년이 넘었다. 지금 작품을 고르는 기준이 예전과 달라졌나? 작품을 고르는 기준은 항상 세 가지다. 대본이 재미있는지, 인물이 매력 있는지, 잘할 자신이 있는지. 기준 자체는 변함없는데 대본을 접할 때의 심리나 컨디션, 상황에 따라 ‘재미있는 대본’에 대한 생각이 조금씩 바뀌는 것 같다.

지금까지 연기해온 인물 중 군대에 있는 동안 문득 생각난 캐릭터가 있다면? 뮤지컬 <쓰릴미>는 지금 하면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웃어라 동해야>의 ‘동해’도. 그런데 2009년에 연기한 <솔약국집 아들들>의 ‘송미풍’은 다시 해도 그때보다 못할 것 같다. 그때의 감정으로만 연기할 수 있는 인물이었지.

<날 녹여줘>에서는 예능국 스타 PD를 연기한다. 본인이 실제 예능 PD라면 해보고 싶은 기획이 있나? 사람을 냉동한 다음 시간이 오래 지난 후 깨워보는 거다. 과연 어떤 일이 일어날까?(웃음) 그러고 보면 예능 프로그램 속 지창욱은 거의 본 적이 없다. 즐겨보기는 해도 잘할 수 없는 분야라서 선뜻 나서지 않게 되더라. 하고 싶어도 엄두가 안난다. 해보고 싶은 예능 프로그램을 굳이 꼽자면, 여행 예능. 가보지 못했던 곳에 가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어떤 타입의 여행자인가? 즉흥적인 편이다. 계획을 짜면 하나하나 지켜야 하는 게 스트레스가 되더라. 흘러가는 대로 다니는 게 재미있고, 그래서 재미없더라도 그런 것 또한 재미 아닌가. 언젠가는 배낭 하나 메고, 정말 많이걷고, 며칠씩 못 씻으면서 고생하는 여행도 해보고 싶다.

지나간 2년의 시간은 지창욱의 인생에 어떤 시간으로 남을까? 강원도 철원의 포병여단에 있을 때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생각을 정말 많이 했다. ‘이렇게 살아온 내가 진짜 내가 맞는 건가’, ‘사람들의 시선으로 만들어진 나인가’ 등 많은 질문을 던졌지만, 결국 답은 찾지 못했다. 스스로를 판단하는 게 더 힘들더라. 그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수많은 생각들을 하게 했다. 군대 안에서의 시간은 내 인생에서 꼭 필요하고 소중한 시간이었다.

정점의 순간에 공백이 생기는 것에 대한 아쉬움은 없었나? 입대쯤에는 그런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다. 한 작품을 더하든 덜하든, 나중에 돌이켜봤을 때 내 인생에서 크게 달라질 건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데뷔 후부터 입대 전 마지막 작품인 <수상한 파트너>까지 정말 쉴 틈 없이 달렸다. 뮤지컬 무대에도 올랐고. 마음에 여유가 없었고, 쉬면 불안했다. 그런데 그렇게 몰아붙여서 내 안의 것을 꺼낼 수 있었던 건 <수상한 파트너> 때가 마지막이었던 것 같다. 작품을 더했더라도 발전이 있는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을 것이다. 지금은 조금 더 즐기면서 일할 수 있을 것 같다.

그 시간 동안 많은 사람을 만났다. 배우 지창욱이 아닌 훈련병 지창욱이 됐다. 어린 친구들과 함께하며, 그 시절의 내가 많이 생각났다. 군대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많은 것을 배웠다. 사람은 나이나 장단점에 상관없이 배울 점이 있다. 좋은 점뿐 아니라 나쁜 점도 타산지석으로 삼으면 되니까.

지금까지 들었던 가장 기분 좋은 칭찬은 무엇이었나? 문득 드라마 <기황후> 때가 생각난다. 가장 늦게 캐스팅되어 열심히 촬영에 임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작가님께 전화가 왔다. 어릴 때여서 긴장하며 촬영장 구석에서 전화를 받았다. 작가님이 “지금 너무 잘하고 있어요. 하고 싶은 대로 해도 될 것 같아요”라고 하시더라. 함께 일하는 사람에게 인정받았을 때 또 다른 성취감이 있더라. 언제나 내 몫을 다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그래도 항상 아쉬운 건 있다. 매 순간 100% 최선을 다했지만, 돌아보면 100%가 아니었던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끊임없이 생각하고 고민하는 것 같다. 요즘 문득 드는 생각이 있다면? 이 세상에 낭만은 있다, 아직은. 그리고 진심은 결국 통한다. 지금 지창욱의 삶 중심에 있는 것은? 나 자신. 난 누군가의 친구이자 아들이고, 배우다.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갖게 되는 포지션이 있는데, 어떤 위치에서도 부끄럽지 않게 최선을 다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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