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플러스 사이즈

RODARTE × UNIVERSAL STANDARD

유니버설 스탠더드의 창립자 알렉스 월드먼(Alex Waldman)과 폴리나 벡슬레르(Polina Veksler)는 “우리 둘에서 시작되었지만 모두를 위한 옷을 만들고 싶었어요”라고 브랜드 론칭 계기를 밝혔다. 미국 여성의 67%가 14사이즈 이상의 옷을 입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과반수가 넘는 이들이 쇼핑할 수 있는 곳은 매우 제한적인 것이 현실이다. 알렉스와 폴리나는 4XS부터 4XL까지 사이즈를 세분화했고, 각기 다른 몸매의 모델이 착용한 모습을 보여주는 등 다양한 여성을 존중하고 또 선택권을 넓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얼마 전 유니버설 스탠더드와 로다테가 합작해 선보인 아름다운 블라우스, 점프수트, 드레스, 스커트만 봐도 ‘쇼핑을 좌우 하는 건 사이즈가 아니라 취향이어야 한다’는 두 창립자의 생각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스탠더드 사이즈’라는 말 자체가 편견에서 나온 것이라는 그들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감하지 않는가?

NIKE

나이키는 지난해 창립 30주년 ‘Dream Crazy’ 캠페인의 모델로 미식축구 선수이자 인권운동가인 콜린 캐퍼닉(Colin Kaepernick)을 내세워 미국 내에 일대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이는 그저 마케팅의 일환으로 여기기엔 대담한 행보였다. 보수 세력의 엄청난 비난과 불매운동을 무릅쓰고 브랜드 철학과 신념을 꼿꼿하게 지킨 것. 이 캠페인은 새로운 시리즈를 꾸준히 소개하고 있는데, 그중앨라배마 주립 대학교 댄스 팀을 담은 영상이 눈길을 끈다. 플러스 사이즈 흑인 여성들이 의기투합한 ‘허니 비즈’가 그 주인공이다. 이 영상은 나이키 인스타그램 계정에 업로드된 지 4시간 만에 1백만 건 넘는 조회 수를 기록했다. 지금 이 영상을 클릭해보라. 스스로를 사랑하는 여성이 얼마나 행복하고 또 아름다운지를 확인할 수 있다. 몸매는 그 어떤 것에도 장애물이 될 수 없다.

REFORMATION

다양한 사이즈를 원하는 소비자들의 빗발치는 요청에 힘입어 지난해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익스텐디드 사이즈 컬렉션을 발표한 리포메이션. 리포메이션의 CEO 야엘 아플라로(Yael Aflalo)는 “올해부터는 한정판이 아니라 상시적으로 익스텐디드 사이즈 제품을 출시할 예정입니다”라고 새로운 계획을 밝혔다. 또 지속 가능한 패션을 추구하는 브랜드답게 새로운 사이즈를 제안하기 위해 오랜 시간 공들여 준비했다고 언급했다. 이 카테고리는 각종 드레스와 데님 의류 등 브랜드가 엄선한 총 18가지 베스트셀러로 시작해 매월 새로운 제품을 추가할 예정이다. 이로써 앞으로 많은 여성이 리포메이션의 컬렉션을 마음껏 즐길 수 있게 됐다.

SAVAGE × FENTY

지난해 이맘때 리한나는 란제리 브랜드 새비지 × 펜티를 론칭했다. 그 파급력은 어마어마했다. 첫 컬렉션의 40가지 아이템이 한 달 만에 품절됐고, 속옷업계에도 변화를 불러왔다. 컬렉션을 구성한 폭넓은 사이즈, 일곱 가지 음영의 누드 컬러, 푸시업와이어 브라에 비해 월등히 많은 수를 차지한 브라렛까지. 이는 단지 ‘여러 가지 스타일을 제안했다’는 데 그치지 않는다. 전형적인 슈퍼모델처럼 보이길 원하는 대신 자신을 있는 그대로 돋보이게 하라는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했으니까. 여러 란제리 브랜드에서도 이런 긍정적인 움직임을 받아들이고 민감하게 반응했다. 한 통계에 따르면 새비지 × 펜티 론칭 이후 미국과 영국 속옷업체의 제품 스타일 종류가 34% 증가했으니까. 이로써 리한나는 자신의 영향력을 올바르게 발휘했다.

ANTHROPOLOGIE

“앤스로폴로지가 흥미로운 시작점을 맞이했습니다. 우리는 개인적인 스타일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목적지가 되고 싶습니다.” 올해 3월 앤스로폴로지의 플러스 사이즈 컬렉션 ‘에이 플러스(A Plus)’ 론칭을 기념하며 디자인 총괄인 리샤 스리바스타바(Richa Srivastava)가 전한 말이다. 에이 플러스 라인을 온라인 몰과 10개 매장에서 판매하기 시작했고, 앞으로 곧 더 많은 곳에서 선보일 예정이라고. 브랜드 특유의 따스한 감성을 담은 비치 웨어부터 애슬레저 룩, 이브닝드레스, 란제리 등 1백20여 가지 다채로운 아이템으로 채워져 있으니 찬찬히 둘러볼 것.

드로스트링 디테일의 힘

흔히 ‘스포일러 주의’라는 말을 쓴다. 영화 내용에 관한 중요한 정보가 포함돼 있으니 해당 작품을 아직 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이 정보에 접근하지 말라는 일종의 경고 문구로, 온라인 세계에서는 심심찮게 접할 수 있는 말이다. 얼마 전에는 <어벤져스: 엔드게임> 상영관 앞에서 한 남성이 스포일러성 발언을 내뱉었다가 관객들에게 폭행을 당하기도 했다. 반전에 대한 갈망이 얼마나 대단한지 생각해보게 하는 사건이다. 의외성은 패션 월드에서도 강한 힘을 발휘한다. 4대 패션위크에서 숱하게 목격한 바에 따르면 정갈한 핀턱 팬츠 밑단 아래로 옥스퍼드 슈즈 대신 투박한 슬리퍼가 보일 때, 고급스러운 재킷 안에 화이트 셔츠 대신 ‘아빠 나시’ 같은 슬리브리스 톱을 매치했을 때 관객은 환호한다. 2019 S/S 시즌 시작된 드로스트링의 유행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에르메스와 프라발 구룽, 티비의 컬렉션을 예로 들어보자. 이들은 일제히 우아한 드레스에 어울리지 않을 법한 드로스트링을 조화롭게 더해 호평받았다. 끈을 꿴 부분에 자연스럽게 잡힌 주름이 만들어내는 캐주얼한 분위기와 남은 끈이 바람에 흔들릴 때 생겨나는 역동적인 시각적 효과가 예상외로 쿨했고, 주름의 간격을 자유롭게 조절해 원하는 대로 연출할 수 있다는 점 또한 매력적이었기 때문이다. 로에베와 보스, 르메르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네크라인에 드로스트링을 적용했다. 멀리서 보면 크게 눈에 띄지 않지만, 가까이에서 보면 작은 주름이 만들어낸 입체감이 룩에 드라마틱한 무드를 불어넣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드로스트링은 소맷부리나 바지 밑단을 조여 바람이 덜 통하게 하려는 기능적인 목적에서 탄생해 윈드브레이커나 트랙 팬츠 등 스포츠 의류에 주로 사용돼왔다. 비즈나 시퀸, 레이스처럼 아름다움만을 위해 만들어진 디테일과 태생부터 다르다는 얘기다. 그렇기에 드로스트링 트렌드는 더욱 주목받고 있다. 뻔히 아는 줄거리보다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할 때 더욱 흥미진진한 것과 같은 이치다. 그러니 올여름에는 한 번쯤 드로스트링 아이템을 시도해보길. 단 한 벌로 스타일링에 반전을 줄 수 있음에 감탄하게 될 게 분명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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