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빌의 아이디어

콜빌이라는 이름이 낯선 한국 소비자들에게 레이블에 대해 간략히 소개해주기 바란다. 콜빌(Colville)은 패션 에디터 출신 스타일리스트와 마르니의 두 디자이너가 합심해 날카로운 관점으로 심미안을 갈고닦아 론칭한 브랜드다. 데이비드 호크니가 1970년대에 살았던 런던 서부 거리의 이름을 따온 만큼 예술적인 감성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철이 지나면 고루해지는 패스트 패션 브랜드와 달리 콜빌의 옷 하나하나에 장인정신이 깃들어 있는 것도 자랑거리다. 각 아이템은 한정 수량으로 출시하며,손으로 쓴 글씨에 정성 들여 수놓은 에디션 넘버도 표기돼 있다.

개성 넘치는 3명의 디자이너가 합심한 계기가 궁금하다. 우린 15년 전 마르니에서 처음 만났다. 크리스틴은 남성복 부문에서 일했고, 몰리와 루신다는 여성복 디자인을 담당했다. 이후 루신다가 패션 매거진 에디터로 직업을 바꿨지만 친분을 계속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다 셋이 함께 브랜드를 설립하자는 꿈을 이룬 것이다.

3명이 함께하는데, 각자 역할이 뚜렷하게 구분돼 있는가? 각자 특히 잘하는 분야가 있긴 하지만 브랜드를 시작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컬렉션 아이디어 구상부터 디자인, 룩북 촬영까지 브랜드 운영에 필요한 전반적인 과정을 셋이 함께 진행하는 편이다.

컬렉션을 구상할 때 가장 무게를 두는 요소는 무엇인가? 다음 시즌에 꼭 입고 싶은 룩을 그리며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짜는 것이 첫 번째 일이다. 그날의 분위기와 감정도 중요하다. 전형적인 틀에서 벗어나 여성들의 로망을 구현할 옷을 실험하고 적극적으로 모험하는 일은 참 즐겁다.

마르니가 콜빌의 옷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 같다. 콜빌은 마르니와 확연히 다르다. 그러나 자유로운 감성을 현대적으로 표현한 점, 그리고 과감한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실험정신은 일맥상통하는 듯하다.

2019 Fall 시즌 컬렉션의 컨셉트는 무엇인가? 밀리터리 룩과 유틸리티 룩을 로맨틱하게 풀어냈다.

콜빌의 최근 컬렉션 중 가장 마음에 드는 룩을 한 가지만 꼽는다면? 멀티컬러 프린트를 대담하게 조합한 드레스와 울 넥워머가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스타일링! 헤어스타일이 맘에 들지 않는 날 머리카락을 넥워머에 대충 숨긴 채 이 드레스를 입으면 의외로 환상적인 룩이 완성된다.

디자인에 영감을 주는 예술가가 있다면? 콜빌은 다채로운 프로젝트를 기획해 많은 아티스트와 콜라보레이션을 시도하고 있다. 조시 올린스, 잭 데이비슨, 빈센트 반 드 빈가드, 카스페르 세리엔센, 헨리크 블롬크비스트, 사스키아 더브라우, 사만타 카솔라리 등…. 이 모든 예술가들이 우리에게 무한한 아이디어를 준다.

3명이 선호하는 스타일이 각기 다를 것 같다. 평소 룩은 어떤가? 많이 다르다. 크리스틴은 미니멀한 라인을 선호하며 테일러드 수트나 꼭 맞는 셔츠를 자주 입는다. 루신다는 대담한 원색과 현란한 프린트 룩을 즐겨 입으며 이어링으로 포인트를 주는 것을 좋아한다. 몰리는 자유분방하고 노출에 거리낌이 없다. 섹시한 스타일이라고 해야 할까?

콜빌을 론칭한 후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꼽는다면? 매치스패션과 협의에 성공한 순간. 첫 컬렉션을 매치스패션에서 독점적으로 판매하게 돼 무척 기뻤다.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가 있나? 2020년에 콜빌 홈 컬렉션을 선보일 예정이니 기대해주기 바란다.

SO COOL! 애니멀 프린트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애니멀 프린트를 사랑한다.’ 전설적인 패션 에디터 다이애나 브릴랜드가 남긴 이 말에 공감하는 사람이 꽤 많을 것이다. 나 또한 정글 패턴 특유의 극적인 화려함이 부담스러워 선뜻 다가가진 못하지만, 이를 향한 판타지는 꽤 오랫동안 품고 있으니까. 애니멀 프린트를 향한 여인들의 로망 때문일까? 패션계는 매 시즌 다채로운 동물 가죽 패턴을 선보이고 있으며, 그 종류와 스타일링 방법 역시 눈에 띄게 진화하고 있다. 2019 S/S 시즌에도 표범을 비롯해 치타, 호랑이, 뱀, 소 등 그 영역을 확장한 동물 프린트가 곳곳에서 강렬한 존재감을 발휘했다. 수많은 정글 패턴 중 압도적인 지분을 차지하는 건 단연 레오퍼드다. 구찌는 레트로 로맨티시즘을 감각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자연스럽게 그러데이션된 레오퍼드 프린트 실크 가운을 선보였고, 롱샴 역시 1960년대 룩에 보헤미안 무드를 가미한 프린지 디테일 레오퍼드 드레스를 다양한 실루엣으로 변형해 소개했다. 이 밖에도 로샤스는 채도가 오묘하게 다른 이너와 아우터, 슈즈를 짝지어 생동감을 주었으며, 캘빈 클라인은 달마시안 프린트 리본으로 포인트를 준 호피 무늬 원피스를 선보여 호평받았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레오퍼드 프린트로 도배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J.W. 앤더슨의 재기 발랄한 유머가 담긴 호피 무늬 퍼프소매 톱을 눈여겨보길. 팝콘처럼 봉긋 부푼 레오퍼드 프린트 소매와 은은하게 반짝이는 민트색이 묘하게 어우러지며 시너지 효과를 냈으니까. 레지나 표와 블루마린 쇼에서도 레오퍼드 프린트 아우터에 강렬한 네온 컬러 이너를 매치해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클래식한 레오퍼드를 차치하더라도 이국적인 스킨 프린트를 발견하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관전 포인트는 아찔할 만큼 섹시한 파이톤 가죽 프린트를 힙하게 재해석한 룩. 힙스터의 성지인 오프화이트는 눈이 시릴 정도로 화려한 네온 컬러 팔레트와 파이톤 가죽 프린트를 결합한 아이템을 줄줄이 선보였고, 필로소피 디 로렌조 세라피니는 종이로 만든 파이톤 가죽 무늬 테이퍼드 팬츠를 떡하니 출시하며 반전의 미를 꾀했다. 소‘ (cow)’라는 글씨를 프린트한 티셔츠와 젖소 무늬 가죽 스커트를 코디한 버버리, 얼룩말, 소, 호랑이 등 다양한 동물 프린트를 패치워크한 코트에 핫핑크 타이츠를 매치한 리처드 퀸은 또 어떤가! 이그조틱 스킨 프린트가 과하게 느껴진다면, 지암바티스타 발리와 마리암 나시르 자데 쇼에 그 해법이 있다. 미니멀한 화이트 실크 드레스에 호랑이 가죽 무늬 베스트를 덧입은 지암바티스타 발리의 모델과 블랙 크로셰 니트 재킷 안에 글래머러스한 지브라 패턴 브라톱을 입은 마리암 나시르 자데의 여인은 한없이 우아했으니까. “맥시멀리스트라면 자연스럽게 애니멀 프린트에 매료될 수밖에 없을 거예요.” 스타일리스트 모니카 로즈의 말처럼 올여름 정글을 연상시키는 동물 패턴의 존재감은 엄청나니 도전해보길. 그 하나만으로도 드라마틱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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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LDEN AGE

팬츠 수트로 스타일링한 샤넬의 앰배서더 카롤린 드 메그레와 크리스틴 스튜어트.

이번 쇼를 위해 내한한 샤넬의 앰배서더 크리스틴 스튜어트.

이번 쇼를 소개하는 영상을 직접 촬영 중인 카롤린 드 메그레와 배우 크리스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