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선 여친

티셔츠 헬무트 랭 바이 비이커, 목걸이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 작가와 감독이 그린 밑그림에 풍부한 색깔로 입체감을 만들어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새로운 스타일에 도전하는 것도 좋지만 저는 주로 심플한 것을 추구해요. 스킨케어도 꼭 필요한 것만 바르고 생얼로 다닐 때도 많고요.” 배우 정신혜

플라워 프린트 크롭트 티셔츠 던스트, 블랙 시스루 드레스 자라, 데님 팬츠 아워코모스, 액세서리는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 밝고 장난기가 가득한 성격이 푸름이와 비슷해요. 반짝반짝 광이 나는 피부에 블러셔만 톡톡 바르는 게 제가 좋아하는 화장법이에요.” 배우 박시안

박시안이 입은 레터링 스웨터 마쥬, 와이드 팬츠 로클, 스니커즈 오프화이트, 네크리스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정신혜가 입은 프린트 셔츠 끌로디 피에로, 스커트 블루마린.
러플 블라우스 자라, 블랙 티셔츠 MSGM, 데님 원피스는, 체인 네크리스 모니카 비나더, 나머지 이어링과 네크리스는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메이크업에 관심이 많아서 트렌드 컬러는 무조건 시도해보는 편이에요. 제일 사랑하는 아이템은 블러셔!” 배우 민효원

블루 카디건 오프화이트, 데님 쇼츠 던스트, 티셔츠, 안경, 목걸이, 귀고리는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 완벽주의자인 캐릭터 재인이에 비해 저는 한없이 털털한 성격이에요. 평소엔 선블록에 립밤 하나만 바르고 다닌답니다.” 배우 이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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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EGANT MAN

화이트 셔츠 김서룡 옴므(Kimseoryong Homme).

니트 톱 코스(COS), 반바지 자라(ZARA), 슬립온 반스(Vans).
코트 코스(COS), 브이넥 셔츠 김서룡 옴므(Kimseoryong Homme), 팬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통 코스(COS).
블랙 민소매 톱, 스카프, 블랙 팬츠 모두 김서룡 옴므(Kimseoryong Homme), 브라운 재킷 문탠(Moontan), 시계 뜨레모스트로(3mostro), 슈즈 자라(ZARA).
블랙 재킷, 블랙 팬츠 모두 김서룡 옴므(Kimseoryong Homme).

드라마 <구해줘 2> 종영 후 어떻게 지냈어요? 살을 좀 찌워야 될 것 같아서 요즘 계속 과식하고 있습니다. <구해줘 2> 촬영하면서 살이 많이 빠졌어요.

‘김민철’이라는 역이 감정과 육체적 에너지를 많이 쓰는 역할이었죠? 네. 아무래도 회차가 많고 그만큼 열심히 하려다 보니까. 그리고 촬영장 근처에 있는 온천에서 자주 사우나를 하다 보니 그런 걸 수도 있어요. 땀을 많이 빼가지고.

촬영장 복지가 좋았네요. 최고였습니다. 그날의 피로를 그날에 풀었어요. 4개월을 홍성에서 지냈는데 일주일 중 최소 5회는 사우나를 간 것 같습니다. 그래서 끄떡없었습니다.

김민철이라는 캐릭터는 가족과 주변 사람들에 대한 사랑이 있지만 감정을 표현하는 데 아주 서툰 사람이죠. 그런 면에서 본인과 닮은 점이 있나요? 비슷합니다. 표현이 서툰 건 똑같은데 그 방식에 있어서는 조금 다른 것 같아요. 저보다는 민철이가 좀 더 거칠고 투박한 게 아닌가 싶어요.

민철의 가장 따뜻한 모습은 마지막 회에서 오랜 갈등 관계였던 파출소장에게 ‘형’이라 부르는 장면이었던 것 같아요. 그때 대사가 ‘형, 내가 연락할게’였는데 손발이 너무 오그라들어서 리허설할 때 감독님께 말씀드렸거든요. 감독님이 일단 해보자고 하셔서 감독님 믿고 ‘형!’이라고 외쳤죠. 근데 막상 해보니까 기분이 약간 이상했어요. 아마 파출소장 역을 맡았던 조재윤 선배님도 같이 느꼈던 것 같아요. 제가 ‘형’ 하고 부르자 선배님이 저를 딱 쳐다보는데 기분이…. 그리고 그 전에 파출소장으로부터 ‘(파출소장의) 아버지 돌아가셨다’ 라는 대사를 듣고 나서 부르는 상황이라 더 그랬던 것 같아요. 모니터 보면서는 너무 좋았어요. 아, 감독님 말 진짜 잘 들어야겠다.(웃음)

실제 일상에서도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큰 용기를 내야 하는 어색한 순간들이 있죠. 네, 너무 어색했어요. 그래서 자세히 보면 ‘연락할게’ 하는 부분은 인상 쓰고 바닥 보면서 대사를 말해요. 그리고 화면에는 담기지 않았지만 형이 돌아서서 걸어가는 뒷모습이 짠했어요. 씩씩하게 걸어가는데 안쓰러운 느낌. 그때 조재윤 선배님의 모습이 기억에 많이 남아요. 선배님, 보고 싶습니다.

SNS를 안 하는 이유가 자신이 찍은 사진을 여기저기 알리는 게 민망하고 쑥스러워서라고 하던데? 일단은 안 해봐서요. 만약 해보고 싶었으면 진작 했을 텐데 지금이 편한 것 같아요. 혹시라도 내년에 갑자기 SNS 계정을 만들 수도 있겠지만(웃음), 지금은 만족스럽습니다.

자기를 덜 드러내도 삶이 충만한 사람들이 있죠. SNS를 하지 않아도 충분히 좋으니까 굳이 과시하거나 보여줄 필요를 못 느끼는, 드러내지 않고도 마음이 편한 편인가 봐요? 맞는 대답인지는 모르겠는데 드러낸다는말과 연결 짓는다면 연기의 매력이 그 드러냄 같아요. 드러내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다고는 할 수없고, 저 역시 그런 면이 있는데 그 드러냄이 연기로 다 해소되는 거 같습니다. 배우라는 직업의 매력이 일상생활에서는 할 수 없는 것을 연기라는 울타리 안에서 자유롭게 하는 것이기 때문에 무섭고 부담되면서도 재미있고 즐거운 경험이 되는 것 같아요. 잘 안 될 때가 괴롭죠.

이전 인터뷰들을 보니 낯을 많이 가리고, 매사에 조심스러워하는 듯한대 스스로 가장 조심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상대방. 나를 포함해 우리는 다 다른 사람이잖아요. 각자 인격이라는 게 있으니까요. 근데 제가 지나치게 조심스러워하는 경향이긴 해요. 그래서 상대 배우에게 연락처를 물어보지도 못해요. 물어보고 싶어도 혹시나 불편해하지 않을까, 그런 조심이 있어요.

함께 찍는 신이 많았던 한선화 씨와도 촬영 막바지에야 말을 편히 했다고 하더라고요. 네, 그랬어요. 그래서 미안했죠. 근데 예전보다는 아주 많이 좋아진 거라 다음번에는 더 좋아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조심스럽습니다.

더 좋아져야 할 필요가 있나요? 좋은 쪽으로. 좋은 쪽이 어떤 쪽인지는 모르겠는데 내가 덜 조심스럽고 편하면 상대방도 나를 편하게 느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은 있어요. 선배님들께 깍듯한데 그걸 좀 벗어나게 해준 분이 <구해줘 2>에서 함께 연기한 수달 역할의 (백)수장 형과 성 목사 역할의 (김)영민 형이에요. 특히 제가 형이라고 잘 못 불러요. 같이 작업해도 형이라 고 부르는 사람이 얼마 없어요. <밀정> 때 (허)성태 형 정도예요. 영민 형의 경우는 차이가 많이 나는데도 편하게 형이라고 하라고 해주셔서 그렇게 됐는데, 호칭이 사람을 바꿔주기는 하더라고요. 형, 형 하다 보니까 나중에는 장난도 많이 치고.(웃음) 그래서 좋은 쪽으로, 좋아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맡았던 역할들과는 상반된 의외의 면들이 많아요. 오히려 그런 모습이 대중에게 매력적으로 느껴질 수 있을 것 같고요. 아, 아닙니다. 술도 안 마신다고요? 술은 체질적으로 안 받아서요. 몇번 마셔보기도 했는데 너무 쓰더라고요.

커피도 써서 단 커피를 좋아한다고요? 그래서 바닐라 라테만 마십니다.

스마트폰 메신저 앱도 사용 안 한다고 하더라고요. 지금도 안 하나요? 네. 안 하고 있습니다. 문자로도 충분히 소통되고 큰 불편함을 못 느껴서요.

특유의 조심스러움은 연기와 캐릭터에 접근하는 과정에서도 크게 작용하나요? 네. 그 부분이 재미있으면서도 너무 힘듭니다. <구해줘 2>에서는 천호진 선배님과 대립한다는 게 가장 두렵고 부담이 돼 힘들어했는데선배님이 “마음대로 해, 편하게 해”라고 말해주셔서 그 순간만큼은 편하게 저질러볼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재미와 동시에 두려움이 항상 같이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재미는 정말 순간이고, 대부분은 두려움과 부담감으로 가득 차 있는 것 같습니다.

이번 드라마도 그렇고 영화 <잉투기> <밀정> 등에서 보인 거침없는 캐릭터를 보면 일말의 주저함이라고는 느껴지지 않는데요. 직업이다 보니까 그 순간만큼은 먹고살… 농담입니다. 책임감도 있고 해내야 하고, 해내고 싶은 마음들이 뒤섞여 그 순간만큼은 이상한 에너지를 쏟아내는 것 같아요. 근데 그게 잘 될 때도 있고, 안 될 때는 아주 많아요. 부담감에 짓눌려서 자유롭게 못 노는 순간도 많고, 아직은 왔다 갔다 쿵쾅쿵쾅하면서 계속 경험해 나가는 것 같아요. 현재 딱 그런 상태인 것 같습니다.

배우라는 직업인으로서 갖춰야 할 덕목들이 있잖아요. 자신과 부합되는 면이 있다면? 처음에는 어느 정도까지 생각했냐면 ‘나는 진짜 연기와 안 맞는 사람인가? 하면 안 되는 사람인가?’ 라는 생각까지 들었어요. 너무 심하게 낯을 가려서 현장에서 정말 좋은 마음, 아껴주는 마음으로 “그렇게 아무 말도 안 하고 있으면 네가 힘들다. 사람들과 어울리고 말도 해야 한다”고 충고해주시는 선배님도 계셨어요. 그래서 현장에서 막 질문도 하고 노력하는데 그게 또 너무 어색한 거예요. 스스로가 불편하니까 상대방도 어색해하고. 그래서아, 이것도 아닌 것 같고 어떻게 해야 하지? 하면서 계속 기도하면서 버틴 것 같아요. 그래도 지금은 조금 이해해주는 분들이 많이 계셔서 편하게 있을 수 있어요. 이젠 영민이 형이나 수장이 형 같은 분들 있으면 현장에서 장난도 치고 그래요. 관계는 다른 방식이나 다른 색깔로 존재할 수 있고, 무엇이든 좋은 것 같아요. 말 못하고 있을 때도 좋은 분들이 아주 많거든요. 선배님들 이야기를 들을 때도 너무 좋고요.

배우 엄태구를 세상에 알린 역할들이 주로 강한 캐릭터였죠. 본인이 생각 하는 강함이란 무엇인가요? 본인은 강한 사람인지 궁금합니다. 내면이 강한 사람이 진짜 강한 사람 같아요. 저는 어떤 면에서는 강한 것 같은데, 또 어떤 면에서는 한없이 연약한 사람인 것 같아요. 잘하든 못하든 작품을 선택하고 시작하면 끝까지 붙들고는 있는 것 같아요. 붙드는 힘. 어떻게든 남은 걸 끝까지 마무리하려는 태도인데 저 말고도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할 것 같긴 하네요. 약한 부분은 그 외의 것 모두 약합니다.

자기 확신은 강한 편인가요? 자기 확신은 거의 없습니다. 확신이 없어서 더 끈질기게 붙잡는 것 같아요. 그래서 더 기도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확신 없는 사람치고는 20대 초반 영화과에 입학해 수많은 단편영화에 출연하고, 역할의 경중을 가리지 않고 오랜 시간 꾸준히 연기를 해왔는데, 그럼에도 자기 확신은 없다는 거죠? 학생 때는 제가 잘하는 줄 알았어요.(웃음) 그게 아니라는 걸 깨달은, 빨리 깨달았는지는 모르겠는데 깨닫고 난 뒤의 시간이 제겐 더 길어요. 그래서 배우 말고 다른 거 뭐 할 거 없나 찾던 시간도 길었고. 그 마음을 깨준 작품이 <밀정>이었어요. 김지운 감독님, 송강호 선배님을 만나면서 많이 배웠고, 나도 저렇게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어요. 당시느낀 것, 배운 것들 가지고 ‘앞으로 계속해보자’ 하고 온전히 직업으로 붙잡을 수 있었던 계기가 <밀정>이었어요. 이번 <구해줘 2>를 하고 나서야 진짜 직업처럼 다가왔고요. 아무래도 매일 출근하듯 촬영장에 가다 보니까 직장 나가듯 일을 하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렇습니다. 여전히 자신은 없지만 그렇게 지금까지 지나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최초의 연기 경험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전문 배우가 되기 전 교회에서 했던 연극이었을 것 같습니다. 다수의 관객이 나를 본다는 최초의 체험, 모두가 나를 지켜보고 주목한다는 것이 배우 엄태구에게는 유난히 충격적이고 놀라운 경험이었을 것 같은데요. 그때는 또 다르게 약간 겉멋 들어서(웃음) 당시에는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겉멋이 많이 들어 있지 않았나싶어요. 학교를 다니면서도 겉멋이… 물론 초반보다는 덜 했겠지만 그래도 다른 색깔의 겉멋이 들어있지 않았나. 그래서 지금도 항상 정신차리려고 해요.

단련한다는 마음, 단련하듯이 살았던 시기도 있었나요? 대부분이 그런시기였던 것 같고 지금도 계속 그러고 있는 것 같아요. 뭘 수행한다기보다 그때는 잘 몰랐는데 돌이켜보면 말도 안 되게 감사한 일들의 연속이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심지어 아무것도 모르고 겉멋 든 채 연기를 시작했던 순간마저도요. 겉멋이 안 들었으면 시작도 안 했을 테니까요. 그렇게 지나온 순간순간이 감사해서 지금도 아‘ , 이 또한 나중에 또 감사하겠지’ 하며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합니다. 물론 늘 잘되는 건 아니고요. 지금도 모르고 살다가 몇 년 지나 돌이켜보면 ‘아, 그때 그래서 이랬구나. 다 감사한 시간이었구나’라고 느낄 것이 분명합니다. 아, 이게 자기 확신인 것 같습니다. 찾았다, 확신. 저도 저를 찾아가고 있습니다. 그거는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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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랑할 이야기

전여빈 벌룬 슬리브 플리츠 톱 발렌티노 바이 무이(Valentino by MUE), 카키 와이드 팬츠 카이트 바이 무이(Khaite by MUE), 그린 베이지 후프 이어링 마마 카사르(Mama Casar).
한지은 원피스 오앨(Oh L), 레드 스커트 듀이듀이(Dew E Dew E), 신발 슈츠(Schutz), 오른손에 낀 링 에스바이실(S_S.il), 왼손에 낀 링 고이우(Goiu).
천우희 핑크와 블랙 배색의 원피스 메종 마르지엘라 바이 육스(Maison Margiela by YOOX). 블랙 레더 부츠 지안비토 로시(Gianvito Rossi).
레드 레더 오프숄더 드레스 알렉산더 맥퀸(Alexander McQueen).
천우희 그린 수트와 골드 체인 디테일의 벨트 모두 지방시(Givenchy), 슈즈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전여빈 화이트 솔리드 셔츠, 그레이 스웨터, 그린 플라워 프린트 스커트 모두 프라다(Prada), 애니멀 패턴 스틸레토 힐 슈츠(Schutz),
다이아몬드 형태의 핑크 이어링 비올리나 바이 서울패션창작스튜디오(Viollina by Seoul Fashion Creative Studio).
한지은 재킷과 팬츠 모두 듀이듀이(Dew E Dew E), 안에 입은 셔츠 코스(COS), 슈즈 레이첼 콕스(Rachel Cox), 이어링 고이우(Goiu).
언밸런스 프린팅 실크 셔츠 에밀리오 푸치(Emilio Pucci), 에스닉한 비즈 이어링 더퀸라운지(THE QUEEN Lounge).

천우희 민트 퍼프 숄더 미니 원피스 로테이트 바이 네타포르테(Rotate by NETA-PORTER), 골드 프릴 장식 힐 지안비토 로시(Gianvito Rossi).
전여빈 블루 오버사이즈 재킷, 실크 프린팅 스커트 모두 드리스 반 노튼(Dries Van Noten), 블루 스틸레토 힐 지안비토 로시(Gianvito Rossi), 블루 이어링 헤스티아(Hestia).
한지은 목걸이, 블루 스커트 모두 코스(COS), 레이어드한 노란색 치마 손정완(Son Jung Wan), 블루 스틸레토 힐 자라(ZARA), 니트 톱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멜 로가 체질’이기 힘든 시대입니다. 그럼에도 멜로가, 연애가 삶을 재미있게 하고 풍요롭게 한다는 점에 동의하나요? 모두 그렇죠. 우희 그럼요. 즐거움만이 아니라 괴로운 것 또한 행복일 수 있는거니까. 여빈 하지만 연애는 그 사람을 알고 하는 일이 아니니까, 풍요를 줄 줄 알았더니 아주 큰 공허감만 남기는 경우가 있기는 하죠. 우희 음, 대답에서 뭔가 묻어나는 게 있네요? 지은 뭐가 맺혀 있었던 것처럼. 여빈 그런 경우가 없길 바라며….(일동 웃음)

8월 9일 첫방송하는 드라마 <멜로가 체질>은 막 30대에 접어든 여성들과 그들의 삶이 주체가 되는 이야기입니다. 동시대 많은 여성이 기다렸고 반가워할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참여하는 배우들 역시 마찬가지일 것 같은데요. 여빈 네. 아주 반가웠습니다. 서로 한바탕 떠들 수 있는 역할에 대한 갈급함이 있었고, 무엇보다 그 안에 수많은 사람이 있다는 것이 좋았어요. 여성을 포함한 많은 등장인물이 저마다 각자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고, 마구 떠든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그 대화에 너무 참가하고 싶은 거예요. 내 역할이 뭐라도 상관없으니 나도 저기서 한바탕 떠들고 웃을래. 그런 마음이 있었어요. 우희 또래 여성들의 이야기고 뻔하지 않다는 점이 좋았어요. 캐릭터 각각의 면면과 그들의 이야기가 다양하고, 표현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아서 남녀노소를 떠나 많은 분이 이 드라마를 좋아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게다가 이병헌 감독님이 이야기를 기가 막히게 잘 풀어내니까 그냥 믿고 하고 싶었어요. 그리고 저 스스로도 지금까지 맡은 역할과 완전히 상반된 캐릭터라는 점에 끌렸고요. 갈망 하던 캐릭터였거든요. 이번 작품은 내가 잘해야지 하기보다 그저 현장에서 너무 즐겁고 행복한 거예요. 요즘은 거리낌이나 걱정 없이 현장에서 아주 즐겁게 보내고 있어요. 지은 작품이 좋기도 했지만 저는 2차 오디션 직전에 ‘진주’와 ‘은정’ 역할에 천우희, 전여빈 배우가 캐스팅됐다는 소식을 들었거든요. 무조건 해야한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감독님 만나서 우리 3명의 배우가 어떻게 다르고, 얼마나 조화로울지 설명하고 설득하면서 엄청 어필했어요. 우희 잘했네, 잘했어.

재미와 웃음을 주는 가운데 사실적이면서 진일보한 여성 캐릭터가 등장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그런 점에서 각자 맡은 캐릭터를 평하자면? 여빈 은정이를 설명하는 한 문장이 있어요. ‘갑자기 대박이 나서 백만장자가된 다큐멘터리 감독’. 그녀는 친구들과 같이 살며 예쁜 동생도 있고 언뜻 단란해 보이지만 그 안에 아픔이 있어요. 누가 봐도 좋은 상황을 맞았고 다 좋아 보이는 사람에게도 아, 이런 면이 있구나 하는 부분을 보여줄 수 있는 역할 같아요. 또 은정은 무례하지 않는 선에서 할 말은 하는 성격이거든요. 자기 할 말을 하면서 산다는 게 어려운 일이잖아요. 근데 은정이만 그런 게 아니라 우리 셋이 맡은 인물이 다 그래요. 우희 시대가 바뀌면 여성 캐릭터를 표현하는 방식도 달라지는구나 싶은 게 어떻게 보면 똑같은 상황에서도 표현 방법, 말이나 행동이 다른 거예요. 그런 부분에서 동시대 여자들이 공감할 지점이 많을 것 같아요.

진주 역은 어떤가요? 우희 저는 그냥 ‘돌아이’예요.(웃음) 달리 표현할 말이 없어요. 그냥 돌아이다. 겉보기에는 돌아이가 맞긴 해요. 행동이 거침없고, 자기 하고 싶은 대로 하며 사는 것 같거든요. 근데 제가 생각할 때 이 친구는 드라마 작가로서 자신의 일이건 사랑이건 우정이건 제 앞에 놓인 것에 열심히, 적극적으로 임하는 사람이에요. 자기 세계에 빠져서 자기밖에 생각하지 못하는 돌아이가 아니라 돌아이지만 사랑도, 일도 열심히 하는…. 진주 역시 다른 식의 아픔이 있지만 그만큼 또 성장하는 캐릭터예요. 여빈 한주 캐릭터까지 포함해서 우리 셋 다 극복의 과정이 있는 것 같아. 지은 처음에는 한주라는 캐릭터가 자신을 위해 살지 않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누구한테든 항상 ‘괜찮아’ 그러거든요. 여기저기 치이고 상처받아도 괜찮은 것처럼 타인에게 비치죠. 한데 한주에게는 어린 아들이 있고, 마케터라는 직업인으로서 사회생활에서 책임감을 가지고 해내야 할 일이 많은 사람이기 때문에 대체로 인내할 수밖에 없는 거예요. 한주의 그런 부분에 많은 분이 공감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또 기본적으로 순수한 면이 있는 친구라 가끔씩 아주 순수한 의도로 자기 할 말을 하는 순간이 있는데 그때 꽤 속이 시원해요. 우희 그런 거보면 우리는 자기 할 일 하면서 할 말은 하는 거잖아. 그래서 멋있는 것 같아요.

우희 씨는 <우상>, 여빈 씨는 <죄 많은 소녀> 등 두 사람 모두 최근까지도 감정을 극단까지 끌어내리는 역할을 해왔잖아요. 밝은 작품을 만나보니 어떤가요? 생활도 덩달아 밝아지나요? 우희 드라마와 영화의 차이기도 한데, 영화는 촬영 시기와 시간이 정해져 있으니까 어두운 역할을 해도 현실에 많이 묻어나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헌데 드라마는 하루 종일 진주가 돼 진주를 연기하다 보니까 게다가 가벼운 역할이니 역할에서 오는 에너지를 굳이 차단할 필요가 없는 거예요. 그냥 얘랑 같이 생활해도 괜찮겠다, 몇 개월 동안은 이대로 살아야겠다 싶더라고요. 모든 게 즐겁고, 모든 게 과감한 사람이니 나쁠 게 없죠. 저도 밝은 역할은 처음 해보니까. 지은 왜 믿어지지 않지? 처음이야? 밝은 역할이? 우희 처음이야. 처음이에요. 촬영 기간이 길다 보니 체력적으로나 연기적으로 드라마를 겁내는 지점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시간이 지날 수록 에너지를 받는 것 같아요. 현장에서도 그렇고 이 친구들과 함께하는 게 너무 재미있어요. 여빈 우리 셋을 포함해 모두 한자리에 모이는 신을 찍을 때 너무 신나요. 크게 뭘 하지 않았는데도 기분이 좋아져요. 또 하나 느낀 건 각자의 개인적인 에피소드가 많거든요. 가족이나 가까운 친구 등 일상의 사람이나 관계에 대해 생각해보게 돼요. 그래서 현장에서 느껴지는 감정이 굉장히 많아요. <멜로가 체질>에 참여하면서 확실히 감정적으로 풍족해지는 면이 많았어요. 우희 뭔가 마음이 꽉 차는….

또래 배우, 성별이 같은 배우들끼리 연기하면서 주고받는 긍정적 영향이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 화보 촬영을 해보니 일단 세 배우가 굉장히, 엄청나게 가까워졌다는 건 잘 알겠어요. 우희 처음 만날 때부터 셋이 얘기가 터져 가지고.(웃음) 지은 별 얘기 다했어요. 우희 또래와 함께할 때 가질 수 있는 호흡과 에너지가 좀 다르기는 한 것 같아요. 너무 재미있고, 즐겁고, 함께 으쌰 으쌰하는 기분이 드니까 서로 격려하면서 만들어지는 것들이 있더라고요. 의지가 되고. 여빈 이상하게 덜 외로워요. 편안하고, 그 안에서 그저 옆에만 있어도 좋아요. 같이 고군분투해주고 있다는 사실도 엄청나게 의지가 되고요. 우희 30대가 되면서 나에게 무엇이 소중한지 알아서 그런지 20대 때 겪었던 것보다 달리 느껴지는 부분이 있어요. 또 사회생활을 하면서 또래를 만날 일이 의외로 흔치 않기 때문에 지금 우리의 조합이나 상황, 이렇게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소중하고 감사해요.

드라마 <멜로가 체질>은 주인공들이 한 사람의 직업인이자 30대 여성으로서 주체성을 갖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이기도 하죠. 동시대 여성인 배우 본인들 역시 극 중 캐릭터들처럼 시행착오를 겪어왔는지, 그 고민 속에서 새긴 다짐이나 원칙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여빈 10대 때는 인생에 정답이 있는 줄 알았어요. 어릴 때 만화나 드라마를 보면 이야기의 결말이 딱 떨어지니까나 역시 당연히 그럴 거라고 생각하며 살았던 것 같아요. 그렇게 10대를 지나고 20대를 겪으면서 내가 나를 몰랐고, 내 옆의 가까운 사람조차 몰랐다는 것을, 나아가 인생 자체를 너무 몰랐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렇게 30대가 되니까 이제는 이 변화무쌍한 흐름을 조금은 알게 된 것 같아요. 정답이 없는 게 당연한 거구나 하고요. 이 사실을 이제라도 알았으니 다행이에요. 우희 나 무슨말인지 알 것 같아.(웃음) 나도 요즘 그렇게 생각하는 게 있거든. 내가 뭘 안다기보다 이제는 어떤 상황의 흐름에서 파도가 이렇게 일어나면 그냥 그 파도에 슥 몸을 실어야겠다는 마음이 조금 생긴 것 같아. 전에는 어떡하지 하며 안절부절못하고, 이래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고 주저했던 일들이 사실은 정답이 없는 것이고, 내가 생각한 방향인 A로 가지 않고 B로 간다고 해서 어차피 지금 정해지는 것이 아니구나, 그냥 파도에 실려서 한번 둥둥 떠가보자 하는 생각을 이제는 조금 더 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더 과감할 수 있고 내 의견을 전할 때도 조금 더 명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자기표현적인 면에서. 전에는 나보다는 타인을 생각하거나 혹시 모를 불안한 미래에 대해 너무 많은 생각을 했다면 이제는 주저하는 태도가 조금은 줄었다고 할까. 뭐 이렇게 말하지만, 성향은 바뀌지 않아요. 사람 어디 안 갑니다.(웃음) 기질이 바뀌지 않기 때문에 실수와 후회, 고민을 반복하겠죠.

후회하다가도 어느 날은 다시 아, 파도를 타야겠다 하고요.(웃음) 여빈 자책을 많이 하는 성격인데 이제는 그러고 싶지 않아요. 실수하거나 잘못한 부분은 정확히 짚고 넘어가서 좀 더 괜찮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마음은 확실하지만, 스스로를 증오하거나 미워하고 싶지는 않아요. 이제는 내 못난 부분을 조금 받아들이고 싶고요. 사실 내 모습을 받아들일 수 있으면 남의 모습도 받아들일 수 있는 거거든요. 내가 나를 품지 못할 땐 그 분노가 남에게도 향해요. 이제는 마음을 더 넓히고 싶고 행복을 받아들일 수 있는 평안한 마음, 열린 마음을 갖고 싶어요. 지은 맞아. 나도 자책을 많이 하는 스타일. 어릴 때는 내 안에 정답을 정해놓고 거기에 나를 끼워 맞추려고 하는 면이 있었어요. 나라는 사람을 솔직하게 바라보지 못하고 인정하지 못하는 거죠. 내가 되고 싶은 환상 속 나와 현실의 내 모습 사이의 갭이 굉장히 큰데 그 격차를 줄이기 위해 스스로를 지나치게 괴롭혔던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당연히 내 기대에 어긋나는 부분도 많고, 자책할 일도 많은 거죠. 이제는 스스로를 인정하려고 노력해요. 나아가 이제는 나만의 색, 나만이 가질 수 있는 것을 궁금해하게 됐어요. 그동안 만들고 꾸며놓은 나만 있지 진정 나를 잘 모르겠더라고요. 찾아가야죠. 우희 그래서 30대가 좋아요. 30대가 된 이후부터 조금씩 찾아가는 것 같아서.

왜 그러는 걸까요? ‘20대 후반 여성’이라는 과도기가 도대체 무엇이길래 모두 비슷한 마음을 품게 만드는 걸까요? 우희 주변과 사회가 주는 불안감이 있는 것 같아요. 지은 뭘 이뤄내야 한다? 우희 맞아요. 늦춰지고 있긴 하지만 20대가 끝나기 전에 뭐 하나라도 끝내놔야 할 것 같은 분위기가 있잖아요. 20대 중반에 직업을 구해서 사회적으로 자리를 잡는다든지, 결혼을 하든지 뭔가 하나를 완벽하게 이행해야 할 것 같은 압박에 시달리다가 막상 30대 들어 살아보면 별반 다를 것이 없잖아요. 그래서 나만 이런가 싶어서 주위를 돌아보면 다 비슷해요. 한데 이게 마흔이 되도 비슷할 것 같단 말이죠. 20대에는 주변 얘기만 듣고 주저하고 불안해했다면 30대에는 자기중심이 생기면서 외부의 것보다 내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 같아요. 더 과감해질 수도 있고요. 여빈 사람은 사회적인 동물이니까 주변에서 해주는 말이 학습돼 내가 의도하지 않아도 나의 것이 되잖아요. 그러면서 나라는 존재의 실체는 점점 흐려지고, 반대로 환상 속 나의 덩치는 더 커지는 것 같아요. 거기서 오는 괴리감에 터지고 다치다가 시간이 쌓이고 엎어지고 굴러보면서 아, 이게 아니었어! 하면서 어느 순간 껍질이 탁 깨지나 봐요. 그러면서 껍질 사이로 공기도 약간 들어오고 숨도 쉬면서 ‘그래, 비록 나는 작은 병아리지만 껍질을 깼다!’ (웃음) 우희 우리 닭은 언제 돼? 여빈 닭 될 필요 없어요. 닭은 안 돼도 돼요!

20~30대 청년들의 큰 화두 중 하나가 ‘나다운 삶’, ‘자신에게 솔직한 삶’이잖아요. 무슨 캐치프레이즈처럼 모두 그래야 할 것만 같고요. 하지만 매 순간 나답게, 솔직하게 살기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죠. 지은 ‘나답다’는 것 자체도 어려운 게… 저는 일기를 쓰면서 생각을 정리하고 스스로 위안도 받는 편인데 어느 순간, 나만 보는 그 글조차 내가 자신에게 온전히 솔직했나 하는 의문이 들더라고요. 예를 들어 누군가에 대해 욕을 엄청 쓰고 싶은데 왠지 인간적으로 그러면 안 될 것 같아서 감정을 정확하게 표현하기보다 순화하고 에두르게 되는 거예요. 또 순간순간 자기 합리화를 해서 스스로에게도 솔직하지 못한 순간이 많은 것 같고요. 그래서 진짜 나다운 게 뭘까? 우희 찾아가는 과정? 지은 맞아요. 그래서 결국에는 나다운 것은 내가 스스로 나를 알아서 ‘나는 이런 사람이에요’라고 말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다양한 상황에서 내가 이런 모습, 저런 모습을 취하고 그것들이 쌓여서 누군가에게 나라는 사람이 형성되고, 비치는 이미지가 결국 나일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타인들이 보는 내 모습이 진짜 나일 수도 있다고요.

나다움을 찾는 다는 게 영영 해결하지 못할 수도 있는 숙제 같아요. 여빈 대부분의 사람이 뭔가 딱 떨어지는 걸 좋아하잖아요. 인생 자체가 불안하니까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나다운 것도 누군가 “넌 어떤 사람이야?” 라고 물었을 때 자신을 정확히 설명하길 원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모두가 자신을 설명할 필요가 없고, 설명하지 못할 수 있다는 걸 받아들이고 끊임없이 나에게도 상대에게도 기회를 주는 것이 나다움, 우리다움을 지켜가는 원동력, 핵심이라고 봐요. 우희 나다운 게 뭐지? 하는 물음이 언뜻 자아 성찰을 위한 것 같지만 결국에는 사회가 원하는 모습이 어떤 모습인지 생각하게 만드는 질문이 된 것 같아요. 사회적으로 자신을 증명해야 하는 과정에서, 가령 면접을 보러 가서 누군가에게 나는 어떤 사람입니다 하고 정확하게 표현하지 않으면 어딘가 부족한 사람처럼 보이잖아. 혹은 그 질문을 받았을 때 몰‘ 라요’ 하면 와, 저 사람은 자기 자신에 대해 확신이 없네 하고 평가하니까. 지은 맞아, 자기 자신도 모르네 하고…. 그리고 저는 그런 정의를 내린다는 게 무서워요. 나는 뭘 좋아하지? 생각하면 망설여져요. 특히 취미, 특기 그런 질문.(웃음) 우희 난 취미나 특기가 없어. 그중 가장 어려운 게 취향. 난 취향이 진짜 없어. 지은 나도! 억지로 짜내야만 하는 거야. 살면서 취미도 특기도 심지어 성격도 변할 수 있는 건데. 그나마 확신이 들고 정의할 수 있는 건 딱 하나밖에 없어. 난먹는 걸 좋아해.(일동 웃음) 저는 그것밖에 없어요. 그것 말고는 잘 모르겠어요. 우희 우리 죽기 전에는 알자. 눈감기 전에만 알면 되죠,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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