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어하우스 이야기_서울편

SEOUL
선함을 위한 공유 디웰하우스

사회문제에 공감하고 새롭고 혁신적인 해결책을 만들어나가는 체인지메이커. 디웰하우스는 체인지메이커들이 집 걱정 없이 자신의 목표를 실현해나갈 수 있도록 응원하는 셰어하우스다. 삶의 목표가 비슷한 사람들이 모여 있으니 자연 스레 협업이이루어지기도 하고, 누구보다 끈끈한 연대와 공감대가 형성된다. 디웰하우스에 살기 위한 입주자의 가장 중요한 요건은 선함을 추구하고 사회에 조금이라도 기여하고 싶은 의지가 있느냐는 것. 기존 멤버들과 잘 어울릴 수 있느냐도 중요하게 본다. 입주를 원하는 사람들은 인터뷰를 거친 후 네트워킹 파티에 참여해 기존 입주자들과 잘 어울릴 수 있을 것으로 인정받으면 입주가 결정된다. “같은 가치를 지향하는 또래와 살다 보니 퇴직과 이직이 잦아요. 저희 끼리 농담 삼아 ‘이직웰’로 이름을 바꾸자고 할 정도예요. 좀 더 자신의 가치관과 맞는 일을 고민하고 찾아내기 때문이죠. 교류가 활발하다 보니 정보를 얻을 기회도 많고, 그래서 자연스레 협업을 도모하게 되기도 해요.”(이주언) “디웰하우스는 굉장히 인간적이에요. 보통 집주인이 세입자의사정을 봐주지는 않잖아요. 그런데 이곳은 개인의 미래를 신뢰하기 때문에 월세가 밀려도 기다려줘요. 우리는 가족을 선택할 수 없잖아요. 그런데 디웰하우스에서는 제가 선택한 가족을 만난 기분이 들어요.”(손꼽힌) 선한 가치를 지녔는지는 숫자가 아닌 진지함의 정도로 판단한다. 소셜 벤처, 기업의 사회 공헌팀 혹은 개인적으로 사회에 선한 기여를 실천하는 사람들을 찾는다. 디웰하우스가 추구하는 가치에 부합하는 사람들을 찾다 보니 빈방을 빨리 채우기보다는 늦어지더라도 이곳에 더 맞는 사람들을 찾는다. 마땅한 사람을 찾지 못하면 빈방으로 남겨둔다. 사회적 경제 영역에서 일하는 청년들을 위한 주거 지원이 이곳의 가장 큰 목적이다.

D-WELLHOUSE
주소 서울시 성동구 뚝섬로 1나길 5
웹사이트 www.d-wellhouse.com

많은 셰어하우스 중 디웰하우스를 선택한 이유가 있다면? 이주언 대학생 때는 기숙사 생활을 했고 호주에서 워킹홀리데이를 할 때는 다국적 셰어하우스에서 살았던 터라 셰어하우스 생활에 거부감이 전혀 없었다. 첫 직장을 관둔 후부터 부모님과 계속 떨어져서 살았는데, 기숙사에서 생활한 경험도 있고 다국적 셰어하우스에서 살아본 적도 있어 기본적으로 공동 생활에 거부감이 없었다. 직장을 관두고 혼자 살아보면 좋겠다는 생각에 디웰하우스를 알아보게 됐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사회적경제 영역이어서 사무실을 성수동에 마련했고 디웰하우스를 운영하는 루트임팩트와 자연스레 접하고 디웰하우스에 있는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 자주 드나들었다. 때마침 입주민 모집 공고가 떠 지원하게 됐다. 손꼽힌 전에 화성시에서 운영하는 장학관에서 지냈고 공공 기숙사에 살며 조교 일을 하기도 해서 공간을 소유하지 않고 공유하는 것에 익숙하다. 첫 직장이 성수동에 있는 한 소셜 벤처였는데 본가인 화성시에서 성수동까지 2시간 30분 정도 걸렸다. 제3섹터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디웰하우스를 알고 있으며 회사와 10분 거리여서 고민하지않고 입주를 지원했다. 박은애 어딘가에 소속되어 있는 느낌을 좋아한다. 본가가 대전이어서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려면 당장 살 집이 필요했는데, 혼자 사는 게 너무 싫어 반년 동안 대전과 서울을 KTX로 왕복했다. 그러던 중에 회사 동료를 통해 디웰하우스를 알게 됐고 비슷한 꿈과 목표를 가진 사람들과 함께 커뮤니티를 만들고 싶은 마음에 이곳에 오게됐다.

타인과 공유하는 공간이 있으니 불편한 점도 있을 것 같다. 물론 혼자 살 때는 누릴 수 없는 즐거움도 있을 테고. 이주언 디웰하우스 1호점은 모두 1인실 생활을 하고 있는데 부엌, 거실, 화장실을 공유하며 생활한다. 공유 공간을 사용하며 생기는 크고 작은 일들은 함께 사는 이들과 바로 해결한다. 크게 불편한 점은 없다. 좋은 점은 힘들고 지칠 때식구들과 함께 저녁을 함께 먹거나 술을 한잔하며 위안을 얻는다는 거다. 디웰하우스는 사회적경제에서 일하는 청년을 위해 주거를 지원하는 공간이어서 속한 조직이 다르더라도 그 상황이 비슷해 공감대가 잘 형성된다. 내가 처한 상황을 자세히 설명하지 않아도 조언을 들을 수 있고 때론 고민이 해결되기도 한다. 손꼽힌 이곳에 와서 편하게 만날 수 있는 든든한 동네 친구를 만난 느낌이다. 민낯에 편한 옷을 입고 하루를 마무리하며 농담도 주고받고 진지한 대화도 하며 함께 산책을 나가기도 한다. 현실적으로는 합리적인 비용으로 좋은 집에서 살 수 있다는 것도 강점이고. 디웰하우스는 3년까지 계약이 가능해 이제 차차 이사할 곳을 찾아야 하는데 지금처럼 좋은 집을 찾을 수 있을지 걱정된다. 박은애 집에 오면 이야기 나눌 사람들이 많고 취미 생활을 함께 할 수 있다는 점이 좋다. 단체 생활에는 익숙해서 불편함 없이 즐겁게 지내고 있다.

셰어하우스에서 보내는 평일과 주말 일과가 궁금하다. 이주언 평일은 사무실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 퇴근 후 저녁을 먹고 쉬고 약속이 있어 늦게 들어오거나 야근을 할 때면 집에선 잠만 잔다. 주말에 약속이 없을 때는 디웰하우스에서 머물며 쉬는 걸 좋아한다. 거실에서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거나 책을 읽고 주중에 보고 싶었던 영화나 외국 드라마를 넷플릭스로 본다. 밀린 빨래를 하기도 하고. 하우스메이트들과 함께 늦은 아침이나 저녁을 만들어 먹기도 한다. 손꼽힌 평일엔 출근 전에 서울숲을 산책하고 동네 카페에서 커피를 산다. 성수동에는 매일 재미있는 이벤트가 열려 퇴근하고 집에 돌아와 하우스메이트들과 와인을 마시며 영화를 볼 때도 있다. 주말에는 늦게까지 잠을 자고 밀린 빨래와 청소를 한 뒤 커피를 내리고 책을 보거나 눈여겨본 편집숍이나 문화 공간들을 부지런히 다닌다. 휴일을 보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지난 한 주의 무드에 맞는 음악과 책 속에 파묻혀 뒹구는 것. 박은애 평일에는 보통 내가 가장 먼저 집에 온다. 거실에서 하우스메이트들이 오기를 기다리다 돌아오면 하루 동안 있었던 일을 묻기도 하고 서로 고민 상담도 해준다. 주말에는 본가에 가 가족과 시간을 보낸다.

디웰하우스에서 가장 좋아하는 공간은? 이주언 디웰하우스 1호점의 옥상. 이곳에 처음 입주했을 때가 가을이었는데 옥상에서 웰컴 파티가 열렸었다. 이곳에 사는 동안 추억이 많이 녹아 있는 공간이기도 하고. 연말에는 이곳 식구들과 이웃 주민에게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불꽃놀이를 하기도 하고 때론 혼자 맥주 한 캔을 마시며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여름밤에는 숯불에 고기를 구워 먹기도 하고. 손꼽힌 작지만 아늑한 내 방. 박은애 거실. 거실에 앉아 있으면 영감이 떠오르는 것 같고 상상력이 자극된다.

셰어하우스에 살며 집의 의미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될 것 같다. 이주언 내게 집은 안식처다. 밖에서 아무리 힘들었어도 집에 돌아오면 아무 생각 없이 쉴 수 있어야 한다. 디웰하우스는 충분히 그런 안식처가 된다. 손꼽힌 집이란 동료도, 딸도, 친구도 아닌 나 자신일 수 있는 곳. 박은애 나를 가다듬는(Self-Reflection) 공간. 누군가는 생각하기 위해 아무도 없는 곳으로 훌쩍 여행을 떠나지만 나는 집만 한 곳이 없다. 집에서 식사를 하거나 텔레비전을 보면서도 문득 내면으로 여행하고 있는 나를 깨달을 때가 있다. 내게는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아주 중요하다. 자신의 방에서 가장 소중히 여기는 게 무언지 소개해주기 바란다. 이주언 내 방에 나 말고 살아 있는 생명체가 행잉 플랜트다.(웃음) 가장 소중히 여기고 있다. 아직까지 내 방에서 함께 잘 지내고 있다. 디웰하우스에서 나갈 때까지 오랫동안 잘 지냈으면 좋겠다. 손꼽힌 가누다 베개와 머리맡에 둔 LP들. 누워서 음악을 들으면 천국이 따로 없다. 박은애 창문 너머로 드는 해. 내 방은 해가 가장 먼저 뜨는 방향으로 창문이 나 있어 아침 해가 들면 알람 소리 없이도 일어나 기분 좋게 하루를 시작할 수 있다.

왼쪽부터) 박은애 지난가을에 입주. 공유 숙박 플랫폼 회사에서 일하고 있다. 이주언 볼런티어링과 컬처를 합친 이름을 가진 ‘볼런컬처’에서 일하고 있다. 2017년 9월 중순에 입주했다. 손꼽힌 2016년 9월에 입주. 콘텐츠 관련 회사에서 일하고 있다.

여름엔 호러영화

주온 오리지널 2000

흔히 ‘비디오판 주온’이라 부르는 <주온 오리지널>. 대놓고 귀신들이 등장하는 영화인데도 낮은 화질이 디테일을 떨어뜨려 상상의 여지를 주고 이 때문에 공포는 배가된다. 동양의 작은 집이라는 배경의 친숙함 때문에 영화가 끝난 후에도 일상 속에 토시오와 카야코가 침투한다. 비 오는 날 깜깜한 방 안에서 여럿이 옹기종기 모여 보면 더욱 재미있는 공포영화.

오큘러스 2013

악령이 깃든 거울 때문에 부모를 잃은 어린 남매가 먼 훗날 그 거울을 다시 마주한다는 이야기. 러닝타임 내내 한 장소에서 남매의 과거와 현재가 끊임없이 교차되는데 그 상황 속에 내가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드는 연출이 일품이다. 호러물이라기보다드라마 요소가 큰 비극에 가까운 데다 당시 먼저 개봉한 <컨저링>에 묻혀 빛을 발하지 못했지만, 진흙 속 진주처럼 숨겨진 수작이다.

유전 2018

처음으로 장편영화를 연출한 아리 애스터 감독은 갑자기 무언가가 튀어나오며 깜짝 놀라게 만드는 기법인 점프 스케어나 흔한 ‘피칠갑’과는 레벨이 다른 연출로 형용할 수 없는 공포를 선사한다. 단서와 복선이 구석구석 숨어 있는 탄탄한 각본까지 더해져 영화가 끝날 때쯤엔 무섭다 못해 트라우마가 생길 지경이다.

유영하는 책

<염소의 맛>

한 소년이 물리치료를 목적으로 간 수영장에서 우연히 알게 된 소녀에게 수영을 배우며 소녀와 수영 모두에 빠져드는 모습을 그린 그래픽 노블이다. 작가는 수영장이라는 공간이 갖는 아득한 분위기와 주인공의 감정을 연결한다. 우리는 종종 어떤 감정 상태에 빠져 헤어날 수 없을 때 깊은 물속을 헤엄치는 것 같다고 느끼지 않는가. 사람을 붕붕 뜨게하고,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고, 숨까지 턱 막히게 하는 수면 아래의 세계는 이제 막 사랑에 눈뜬 소년을 표현하기에 가장 적합한 공간이다. 어쩐지 염소의 맛은 마냥 짜지만은 않을 것 같다. 바스티앙 비베스 | 미메시스

<스무스>

중학생 때 바다에 빠진 경험 이후로 스스로 수영을 못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온 저자는 자신의 편견이 잠재력을 누르고 있다는 걸 깨달은 스물여덟 나이에 수영을 배우기 시작한다. 수영을 배우는 모든 날이 의미 있는 건 아니었지만, 크고 작은 경험을 섬세하게 기록하고 다듬는 과정에서 그는 같은 거리라면 직선으로 곧장 도달하기보다는 물결처럼 흐르며 향하는 삶을 따르기로 한다. 수영장에서의 물결이 삶의 물결로 이어진 것이다. 그렇게 뭐든지 스무스하게 해낼 것 같은 얼굴로 그가 우리에게 묻는다. “당신의 생활에도 물결이 있나요?” 태재 | 독립출판

<수영하는 여자들>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으로 강제 폐쇄될 위기에 놓인 지역 주민의 쉼터 ‘브록웰 리도’. 이를 계기로 리도를 지키려는 여든여섯 살의 로즈메리와 리도 폐쇄에 관한 기획기사를 쓰러 온 스물여섯살의 케이트가 만나 서로의 생각과 삶을 공유하게 된다. 모두가 평등해지는 공간이자 일상에서 벗어나지 않고도 자유를 만끽할 수 있는 휴식처리도. 그들이 지켜낸 공동체의 가치는 자신의 이익만을 생각하기 쉬운 현실에서 작은 행동이 모여 세상을 바꾸는 기적과도 같은 희망을 되새긴다. 리비 페이지 | 구픽

<The Swimming Pool>

미국의 스트리트 포토그래퍼 디아나 템플턴. 그는 남편이 나체로 집 수영장에 뛰어든 모습을 촬영한 몇 장의 사진을 보며 물을 통과해 몸에 반사된 빛에 매료되었고, 나체로 수영하는 친구들의 모습을 <The Swimming Pool>에 담았다.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빈 캔버스 같은 몸으로 유영하는 사진 속 인물들은 평온하고도 자유로워 보인다. 그는 말한다. “내가 스위밍풀 작업을 하며 정말 마음에 들었던 것은 고요함 그리고 수영하는 사람과 일대일로 상호작용할 수 있었던 점이다.” Deanna Templeton | Um Yeah Arts. by 이라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