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 가득한 가을 캠핑 스폿 4

유독 파랗고 높은 하늘과 기분 좋은 바람이 스치는 가을.
오랫동안 즐기고 싶은 마음과 달리 순식간에 사라져버리는 아쉬운 이 계절을 만끽할 수 있는 것 중
캠핑만큼 좋은 것이 없다. 또 가을은 캠핑의 계절이기도 하고.
뜨거웠던 여름 동안 지친 마음을 달래고 힐링 할 수 있는 캠핑을 떠나보자.
무료한 일상에서 벗어나 가을의 낭만과 감성을 느낄 수 있는 가을 캠핑 스폿 네 곳을 소개한다.

www.sgcamping.com

소나무향이 그윽한, 석갱이 오토캠핑장

충남 태안의 구례포 해수욕장에 위치한 석갱이 오토 캠핑장. 바다 캠핑을 즐길 수도 있지만 모래 해변 뒤로는 울창한 소나무 숲이 있어 소나무 사이 사이 캠핑을 즐길 수 있다. 이 캠핑장은 캠핑하기 좋은 스폿이기도 하지만 즐길 거리들도 많다. 해안길이 잘 조성되어 있어 바다 바람을 쐬며 산책하기도 좋고, 갯벌 체험도 할 수 있다. 또 이곳의 노을이 아름다우니 놓치지 말자. 이용 정보 보기

주소: 충청남도 태안군 원북면 옥파로 1021

www.seoul.go.kr

서울에서 즐기는 캠핑, 노을 캠핑장

멀리 가지 않고도 도심 속에서 자연을 느낄 수 있는 노을 캠핑장. 월드컵 공원 내 위치해 있다. 이름 그대로 서울에서 가장 아름다운 노을을 볼 수 있는 노을 공원은 높은 가을 하늘과 가장 가까워 질 수 있는 하늘 공원이다. 이곳은 오토캠핑장이 아니기 때문에 공원 내에서는 전기차(유로)로 이동이 가능하다. 그리고 전기를 사용할 수 있는 구역과 아닌 구역이 있으니 도심과 완전한 차단을 원한다면 전기를 사용할 수 없는 구역에서 하룻밤을 지내 보는 것도 좋겠다. 이용 정보 보기

주소 : 서울 마포구 하늘공원로 108-1

giphy.com

차박 캠핑 스폿, 강릉 순긋해변

핑클 언니들의 ‘캠핑클럽’처럼 차에서 잠을 자고 머무르는 캠핑 ‘차박캠핑’을 즐기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강릉의 순긋해변은 차박 캠핑족들에게 인기가 좋다. 텐트나 기타 장비가 필요 없는 미니멀한 캠핑을 즐기고 싶다면 차박 캠핑에 도전해보자. 하얀 깨끗한 모래사장 위에 개성있게 꾸민 캠핑카들과 자가용들이 곳곳에 서있다. 파도 소리와 바다 냄새로 힐링이 저절로 되는 이곳은 아침 눈을 뜨자마자 가을 햇빛에 반짝이는 바다를 감상할 수 있다. 상상만으로도 치유가 되는 느낌이 들지 않나?

주소 : 강원도 강릉시 안현동

이국적인 휴양지 캠핑 감성, 아웃오브파크

우리네 조상의 풍수지리적 명당, 배산임수와 같이 ‘아웃오브파크’를 둘러싸고 앞에는 북한강이 흐르고 뒤에는 산이 있다. 춘천에 위치한 아웃오브파크는 카라반 캠핑장이다. 여기가 한국이 맞나 싶을 정도로 이국적인 풍경으로 마치 휴양을 떠나 온 것처럼 만드는데 그 이유 중 하나는 미국 전통 에서스트림 카라반으로 이루어져있다. 각 카라반의 내부도 클래식, 빈티지, 모던 풍의 다양한 인테리어로 취향 것 고를 수 있는 점도 장점이다. 편안한 캠핑을 원한다면 카라반 캠핑을 이용해보자. 이용 정보 보기

주소 : 강원도 춘천시 남면 가옹개길 52-9

저세상 텐션 #나비

나비 유튜버
재킷 르메르(Lemaire), 안에 입은 티셔츠 코스(COS).

나비처럼 더 나빌레라

<나비언니의 맛깔리즘>을 만드는 가수 나비

데뷔 11년 차 가수이자 데뷔 1년 차 새내기 유튜버. 절절한 이별 노래로 상징되는 가수이면서 동시에 차진 멘트와 솔직함, 관종력으로 라디오계에서 고정 1순위를 자랑하는 패널이기도 하다. 그리고 얼마 전부터 내 맘대로 노래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유튜브 계정 <나비언니의 맛깔리즘>을 개설했다. 출연도 촬영도 편집도 자막도 모두 혼자 다 하지만, 외롭지도 슬프지도 않다는 나비를 만나 유튜브 콘텐츠를 만드는 일과 무대가 아닌 코인노래방에서 노래하는 일에 관해 물었다. 그는 아무렇지도 않으며, 더 재미있다고 답했다.

<나비언니의 맛깔리즘> 구독자 중 한 명이다. 라이브를 그대로 담은 영상도 있지만, 고난도 편집을 요하는 영상도 있던데, 모두 직접 만드는 건가? 연예인이 운영하는 유튜브 계정은 편집자가 따로 있을 거라는 선입견이 따르기 마련이다. 기획, 촬영, 편집 모두 혼자 한다. 이거 하겠다고 유튜브에서 강좌 보고 배운 거다. 어려울 것 같았는데 편집이 생각보다 재미있더라. 새로운 적성을 찾은 것 같아 신난다.

Q&A 콘텐츠에서 뮤지션으로서 반복되는 생활을 벗어나고 싶어서 유튜브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음반 나오면 음악 방송 돌고, 행사 돌고 하는 패턴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다양한 방식이 있겠지만, 그중 유튜브를 선택한 건 ‘내가 하고 싶은 걸 내 맘 대로 할 수 있으니까’ 하는 이유가 가장 컸다. 어떤 것이나 누군가에게 얽매이지 않고 내가 보여주고 싶은 걸 해보고자고 마음먹고 시작한 거다. 내가 2008년에 데뷔했기 때문에 10대들은 나를 모를 가능성이 높다. 유튜브의 주 시청층인 10~20대에게 내 노래를 들려주고 싶어서 시작한 면도 있다.

처음 올린 콘텐츠가 코노(코인노래방)에서 노래하는 영상이다.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공연장이나 방송 무대에서만 노래하는 가수가 코노에서 노래하는 모습이 꽤 생경하고 참신했다. 그동안 다양한 무대에서 라이브로 노래했지만 노래방에서 생으로 라이브를 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다듬어지지 않은 날것의 라이브를 들려주고 싶다는 생각에 찍은 영상이다. 무슨 노래를 부를지 고민했는데, 블랙핑크가 핫하니까 ‘뚜두뚜두’를 부르면 사람들이 많이 보겠지 싶어서 그걸 불렀다. 첫 영상인데도 나름대로 조회 수도 꽤 높았다.

구독자들의 의견을 꽤 잘 수렴하는 유튜버다. 구독자의 반응을 살펴봤을 때, 요즘 사람들은 어떤 영상을 좋아하는 것 같나? 노래하는 영상으로 생각해보면 알아듣기 어려운 노래보다 요즘 차트에 있는 핫한 곡을 좋아한다. 그리고 여자가 남자 노래를, 혹은 남자가 여자 노래를 재해석해 불렀을 때 좋아하고. 당연히 고음 파트가 확실히 있는 곡이 반응이 뜨겁다.

본인의 영상을 구독하는 사람들은 어떤 성향일 거라고 생각하나? 나와 소통하는 사람들을 보면 성격이 나랑 비슷한 면이 많은 것 같다. 진지한 것보다는 웃긴 걸 좋아하고, 어둡기보다 밝은 성향의 사람.

음악 콘텐츠가 있기는 하지만 유튜브 세계에서는 가수로 활동할 때와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노래한다. 방송에서는 제한이 많았다. 한정된 시간에 여러 팀의 곡이 방송돼야 하니까 곡의 길이를 3분 이내로 끊어야 하고, 노래도 내가 부르고 싶은 곡보다 타이틀 곡을 불러야 했다. 그런데 유튜브 세계에서는 내가 좋아하고 부르고 싶은 노래를 맘껏 부를 수 있고, 틀려도 다시 할 수 있어서 좋다. 물론 조회 수는 다른 문제지만.

완벽히 세팅된 무대에 오르다가 코노 같은 장소에서 노래를 부르는 상황에 대한 거부감은 없었나? 처음부터 그런 걱정은 없었다. 워낙 두려움 없는 성격이고, 새로운 시도를 좋아한다. 데뷔 이후에 길거리에서 버스킹을 한 적도 있는데, 돌발 상황이 나올지도 모르는 날것의 무대도 즐기는 편이다. ‘나는 왜 이런 곳에서 노래해야 해’라는 생각을 버리면 어디서든 즐거워진다. 앞으로도 새로운 곳에서 계속 노래를 하고 싶다. 코노든, 샤워 부스 안이든, 길거리든.

그 때문일까?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망가지는 모습을 편집하거나 지나치게 조심스러워하는 면이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유튜버나 BJ랑 협업하는 것도 좋아한다. 인기 연예인이라면 걱정되거나 조심스러울 수 있는 부분이지만 나는 그냥 한다. 실시간으로 불쾌한 댓글이 올라오거나 BJ들이 짓궂은 말을 하기도 하지만, 나는 오히려 되받아치는 편이다. <나비언니의 맛깔리즘>을 구독하는 사람들도 그런 내 모습을 좋아해서 보는 거라고 생각한다.

댓글도 다 확인하나? 모두 읽는다. 답변할 때도 있고. 콘텐츠를 올리고 끝이 아니라 내 채널을 보는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해서 만들었기 때문에 댓글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사이버 세상이지만 여기서 사람들과 같이 살아가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

라디오나 유튜브에서 자신을 종종 ‘관종’이라 칭할 때가 있다. 유튜버로서 ‘관종력’이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나?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를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어느 정도 관종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게 미운 애들이 있다. ‘어휴, 재수 없어’ 하는 생각이 드는. 반대로 뭘 해도 귀엽고 정이 가는 사람이 있다. 그게 자신을 포장하느냐 아니냐의 차이인 것 같다. 나는 나를 나답게 보여주고 싶어 하는 쪽의 관종이다.

나비라는 인물에 관해 사람들이 떠올리는 이미지가 극단적이다. 진지하고 애절한 이별 노래를 하는 모습과 라디오나 예능 프로에서 차진 멘트를 날리는 유쾌하고 시원 시원한 성격의 언니 같은 모습. 유튜브 채널에는 이 두 가지 모습이 모두 담겨 있다. 라디오에서 생긴 별명이 있다. 노래할 땐 나비, 멘트할 때는 나방. 노래할  때는 진지한데 말만 하면 나방 같다고 누군가가 지어준 별명인데, 난 그 별명을 무척 좋아한다. 그게 실제 내 모습이다. 가식적인 것보다 솔직한 게 좋지 않나. 앞으로도 내 채널에서는 두 가지를 놓치지 않고 가져가려고 한다.

친근하면서 차진 말투는 언제부터 쓰기 시작한 건가? 어릴 때부터 그랬다. 컨셉트를 잡고 일부러 그러는 건 아니고, 내 안에 있던 또 하나의 내가 나온 거라고 보면 된다. 이 말투가 나오고 안 나오고는 대화하는 상대에 달렸다. 주말마다 출연하는 라디오 프로 <정오의 희망곡 김신영입니다>에서는 신영 언니가 더 세게 받아주니까 나도 모르게 더 과해지고, 진지하게 받아주는 사람 앞에서는 말투가 딱딱해진다. 그런데 주변 친구들 모두 말투가 나랑 비슷해 보자마자 ‘어머, 세상에 웬일이니’ 등 추임새 같은 말로 대화를 시작한다.

가수로 무대에 오를 때와 평소 텐션의 차이가 클 것 같다. 아무래도 그럴 수밖에 없다. 슬픈 노래를 하는데 사람들을 웃게 만들 수는 없으니까. 그런데 콘서트장에서도 중간중간 멘트할 때면 나도 모르게 평소 말투가 나온다. 괜히 농담하고 웃기려고 한다. 그래서 내 콘서트에 오는 사람들은 노래도 노래지만, 토크 때문에 오는 경우도 많다.

밝고 유쾌한 텐션의 원천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타고난 성격, 좋은 사람들, 맛있는 음식, 즐거운 술자리. 술자리에 가면 기분이 더없이 들뜨고 유쾌해진다. 그리고 어릴 때부터 정한 좌우명이 있는데, 너무 진지해지거나 철들지 말자는 것이다. 뭐든지 진지하게 받아들이려다 보면 몸이 긴장하고 사람이 딱딱해지기 마련이다. 나는 나이가 들어도 그러고 싶지 않다. 몇 년째 학교에서 강의도 하고 있는데, 학생들 앞이라고 괜히 무게 잡지 않는다.

누나보다 언니 같은 사람이길 바라는 것 같다. 라디오에서도 ‘언니가’라는 말을 많이 쓰더니, 유튜브 계정 이름도 나비 누나가 아니라 <나비언니의 맛깔리즘>이라고 지었다. 남자 팬이 없는 건 아니다. 그런데 왠지 언니이고 싶은 마음이 큰 것 같다. 인터뷰에서 어떤 가수가 되고 싶으냐는 질문에 수없이 답한 말이 있다. 언니 같은, 혹은 친구 같은 존재가 되어 듣는 사람들과 같이 나이 들어가고 싶다는 말이다. 내게는 친근한 이미지의 상징이 언니인 것 같다. 뭐, 걸크러시까진 아니지만 속  시원하게 할 말 다 해주는 언니 같은 이미지를 좋아한다.

그런 이미지가 좋게 소비될 때도 있지만,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들도 있다. ‘여자가’라는 이유로. 이전부터 ‘발라드 가수는 이래야 한다’, ‘여자 가수는 이래야 한다’라는 틀이 있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나는 신인 때부터 그런 틀에서 이미 벗어나 있었다. 회사에서 크게 가둬두지도 않았고, 그런 벽이 있었다 해도 내 성격에 가만있지 않았을 거다. 오히려 나는 솔직하고 유쾌한 내 모습을 더 보여줄 공간을 찾고 싶은 쪽이었다. 사람들의 부정적인 말은 처음부터 내 관심사가 아니었다. 물론 모두가 날 인정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안다. 그렇지만 거기에 신경 쓰거나 그들의 기호에 맞추고 싶지 않고 나대로 살고 싶다, 이효리처럼.

이효리와 생각이나 태도의 결이 잘 맞을 것 같다. 이효리나 이하늬 같은 여성을 좋아한다.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일도 열심히 하고, 멋있게 살아가는 유쾌한 사람.

그럼에도 절절한 발라드를 부르는 모습도 계속해서 보여줄 예정인가? 특유의 맛깔난 창법으로 발라드를 부르는 나비의 모습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물론이다. 그런 노래를 할 때는 최대한 슬픈 감정을 담으면서 나만의 스타일로 노래하려고 한다. 처음 노래를 배울 때 기술, 테크닉, 발성, 호흡, 고음 위주로 배웠는데,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 “노래 잘한다. 그런데 맛이 없어”라는 말을 듣게 됐다. 내가 어릴 때부터 맛깔난다는 표현을 많이 썼는데, 노래도 맛깔나게 부르고 싶었다. 그래서 여러 시도를 한 끝에 지금의 창법을 완성했다.

‘맛깔남’. 한국사람이라면 누구나 단번에 이해되는 말이다. 나의 모토다. 뭘 하든 맛깔나게 한다.

나비 유튜버
재킷 르메르(Lemaire), 원피스 에트로(ETRO), 부츠 마르니(Marni).

저세상 텐션 #재재

유튜버 재재
화이트 재킷과 팬츠, 티셔츠 모두 잉크(EENK), 스니커즈 나이키(Nike).

재재만의 유니버스

SBS 스브스뉴스 <문명특급>의 재재

에피소드마다 웬만한 연예인보다 더한 끼와 텐션을 폭발시키지만 정작 수입은 일반인인 ‘연반인(연예인+일반인)’ 재재. 2015년 SBS 보도본부 뉴미디어국 인턴 사원으로 입사해 뉴미디어의 다사다난한 부침 속에서도 남다른 텐션과 재능으로 살아남은 책임감 강한 육신의 소유자, 스브스뉴스의 한 코너였던 <문명특급>을 개별 채널로 독립시키는 데 일조하고, 유튜브 구독자 27만 명, 플랫폼 합산 누적 조회 7천만 뷰를 돌파시킨 치밀한 야망러. 20~30대 여성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으며 ‘유튜브의 콜럼버스’가 돼 ‘재재만의 유니버스’를 꾸리고 있는 그를 만났다.

요즘 ‘뉴미디어계의 유재석, 여자 유재석’으로 불린다. 부담스럽기도 하고… 근데 또 뭐 안 될 건 없지 않나.(웃음) 언제 이런 기회가 온다고. <마리끌레르>에서 사진도 찍고.

부담스러워하지 말고 지금의 인기와 명예를 누렸으면 좋겠다. 그럴 자격이 충분하다. 명심하겠다.

<문명특급>이 지금의 자리까지 온 데는 진행자 재재의 하이 텐션과 매력이 크게 작용했다. 한데 종종 ‘나는 지금 일하고 있다’, ‘언니는 일하는 중’스러운 텐션을 보이기도 한다. 평소에는 어떤 편인가? 초등학교 때까지는 그다지 외향적인 성격이 아니었던 것 같은데 커가면서 변한 것 같다. 평소에도 활동적이고 외향적이지만 이렇게 연출된 모습 정도는 아닌 것 같고. 촬영하고 나면 확실히 진이 빠진다. 그래서 촬영 전 이동하는 시간에는 말을 최대한 아끼는 편이다. 카메라가 꺼지면 사람이 달라진다는 얘기가 이래서 나오는구나. (웃음) 그 말을 이해하게 됐다.

이쯤 되면 연반인이 아니라 그냥 연예인 아닌가. 아니다. 콘텐츠를 잘 만들기 위한 직장인으로서의 어떤 소명이랄까?(웃음) 나는 여전히 연반인이고 연예인이 될 생각은 없다. 봉급이 일반인인데….

동시대 여성들의 압도적 지지를 받는 이유에 대해서 생각해본 적 있나? 그동안 등장한 여성 캐릭터와 다르기 때문인 것 같기도 하고 또 같은 또래, 밀레니얼 세대인 우리 ‘칭구칭긔’들이 본인의 모습을 대입하는 게 아닐까. ‘동년배인 우리 친구가 나와서 고군분투하고 있구나’ 하며 약간의 연민과 응원하는 감정이 복잡다단하게 섞여 있지 않을까 싶다.

<문명특급> 주요 제작진 역시 20대 여성이다. 또래 여성 동료들과 협업하며 주고받는 긍정적인 에너지도 인기를 끄는 요인인 것 같다. 우리는 각 잡고 회의를 하는 대신 거리낌 없이 수다 떨듯 이야기를 나눈다. 그때의 대화 주제들이 콘텐츠화 되는 거다. 무엇보다 이 집단에 들어와서 또래 혹은 나보다 더 어린 친구들의 현명한 지혜 같은 걸 많이 배웠다. 이 친구들이 사회문제에 밝고 예민해서 생각지도 못한 것을 얻고, 계몽당하는 부분도 많다.

‘비상대책위원회’ 에피소드를 보면 인턴이 제작진을 앉혀놓고 프로그램에 대해 호되게 평가하는, 일반 조직에서는 있을 수 없는 광경이 펼쳐진다. 그게 참 통쾌하다. 왜 그런 말이 있지 않나. 웃고 있는 사람들은 인생이 시궁창이 아니라서 웃는 것이 아니라, 시궁창 인생을 재미있게 표현해서 웃는 거라고. 우리가 그런 격이다. 웃음으로 승화하려는 팀인데 그 웃음에 못 담는 것도 많다. 방송할 수 있는 선으로 한 거다.

회의 때 서로 직언하는 편인가? 눈치 보면서 말하다가도 누가 ‘최악!’ ‘마이너스 3백80점!’ 해버린다. 가령 ‘이런 거 하면 어떨까?’ 하면 연출이든 조연출이든 이 친구들이 인사이트가 있는 사람들이라 ‘그건 이런 면에서 좀 별로 아닐까?’ 하고 ‘아, 그런가?’ 하며 자연스럽게 주고받는다.

인턴으로 시작해 비정규직 프리랜스 에디터를 거쳐 정직원이 되기까지 재재 개인의 커리어를 돌아봤을 때 중요한 순간은 언제였나? 오리지널 시리즈를 하기 전까지 카드 뉴스와 다른 영상  등을 만들었다. 펀딩도 많이 했고. 그때의 결과물, 그때 배운 구성력이 중요한 밑거름이 된 것 같다. 인턴 때는 일주일에 카드 뉴스 6개를 만든 적도 있다. ‘무식혜’ ‘부킹왕’, ‘미싱’ 등 많은 시리즈를 기획했고, 당시에는 다 망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중요한 순간이었던 것 같다. ‘아, 이런 카드 뉴스 나부랭이만 만들다가 내 커리어는 어떻게 되는 거야’, ‘정식 기자도 아니고 뭐지 이건?’ 싶을 때도 있었다. 다른 한편으로는 당시 기자를 포함해 다양한 부문의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조직이었기 때문에 거기서 다방면으로 흡수한 것도 많다. 원래 SNS도 하지 않고, 사회문제에도 밝지 않았는데 그 틈에서 팔로업 한 덕에 일을 시작한 5년 전보다 내가 더 밝아지고 젊어졌다.

하지만 당시에는 ‘이걸 누가 봐’ 하는 생각이 절대적으로 들지 않나. 실제로 아무도 안 봤다. 약간 고흐 같은 느낌이었달까? ‘죽어야만 이걸 누가 알아주려나? 사후에나 빛날 나의 커리어’ 이랬는데, 그게 날 채워줬다.

커리어에 대한 고민 속에도 자리를 꾸준히 지켰다. 20대를 돌아보면 쉰 적이 없다. 사람이 불성실하게 생겨 가지고. 우리끼리는 그런 말을 많이 한다. ‘저주받은 책임감’이라고. 엄청나게 욕을 하다가도 점심시간 끝나면 사무실로 들어가서 헤드폰 끼고 열심히 일하고, 부지런히 섭외 전화 돌리고, 카메라 들어오면 누구보다 열심히 움직인다. 이 육신… 책임감 강한 육신이 문제이자 장점 같다.

‘숨듣명’이 대세라지만 비혼을 시작으로 중·고등학생 두발 자유화, 디지털 장례식 등 사회문제를 담은 초기 에피소드들이 지금의 <문명특급>의 기반을 만들었다. 언젠가 담아보고 싶은 이슈가 있다면? 철저히 개인적인 생각인데 1화에서 비혼 문화를 보여줬다면 이제는 비혼 이후의 삶을 다뤄보고 싶다. ‘그래, 비혼이 있다는 걸 알겠어. 그래서 비혼을 선택한 사람들은 어떻게 사는데?’ 하는 부분을 보여주고 싶다. 비혼을 고민하거나 비혼을 선택한 이들이 걱정하는 것 중 하나가 고독사다. 비혼자의 실제 생활을 조명하면 어떨까 혼자 생각하고 있다.

최근 ‘이런 외양을 지닌 여성이 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걸 많은 이들에게 보여주고 싶다’라고 말한 적 있다. 그 답을 하기까지 ‘여성다움’, ‘여성스러움’에 대한 고민도 있었을 것 같다. 나뿐 아니라 많은 여성이 정규교육과 사회화 과정, 미디어 등 다양한 채널에서 ‘여성스러움’을 공기처럼 주입받고 자랐지 않았나. 나만 해도 대학교 4학년 때까지 그 점에 대해 비판적인 견해를 갖지 못했다. 대학교 1학년 때는 원피스도 입고 다녔다. 그때마다 나답지 않다는 느낌, 다른 껍질을 쓴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 과정에서 여성스러움에 의문을 갖게 됐다. 원체 황소고집이기도 해서 원하는 대로 하고 다녔는데 다행히 그사이 시대가 변했다.

지금까지 가장 많이 들은 말이 있다면? ‘남자야? 여자야?’. 들을 때는 기분 나쁜데 다시 생각하면 사회가 나아지고 있다는 변화의 징조 같기도 하다. 나 같은 사람이 많아지면서 남성성, 여성성이 규정되지 않는 성 중립적인 이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다는 거니까. 하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도 ‘남자야? 여자야?’ 같은 댓글은 계속 달리겠지. 근데 이에 대해 ‘어느 시대인데 이런 말씀을 하고 있느냐’라는 대댓글이 더 많이 달릴 날도 오지 않을까?

재재처럼 활기차고 텐션 좋은 여성에 대해 시끄러운여자, 떠드는 여자…. 나대는 여자….

‘나대는 여자’라는 혐오 프레임을 씌운다. 그 가운데 우리는 더 시끄러워질 필요가 있다. 그런 의미로 시작했다기보다 내 캐릭터가 원체 그렇다. 다행히 공감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감사하게도.

거부감을 드러내는 피드백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요새 그런 식의 피드백, 특히 유튜브 같은 채널에서 그런 피드백을 주는 분들은 그냥 안쓰럽다. ‘저 사람 뒤처지고 있구나….’ 그래서 별로 신경 안 쓴다.

재재만의 유니버스, 그곳은 어떤 세계인가? 어떤 모습이길 바라는가? 재재만의 유니버스… 대체 뭘까? 드라마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를 보면 기업 대표를 비롯해 요직에 있는 임원 등 다양한 여성이 등장한다. ‘내 야망에는 계기가 없다’고 당당하게 말하는 사람, 너무 좋다. 그렇게 다양한 욕망을 지닌 캐릭터들이 자연스럽게 융합해 살 수 있는 세계였으면 좋겠다. 마지막 회 엔딩 봤나? 양옆으로 바다가 펼쳐진, 쭉 뻗은 도로 위를 세 여자 주인공이 오픈카를 타고 질주하는 모습을 보면서 영화 <델마와 루이스>의 마지막 장면이 떠올랐다. 영화 속 그들은 벼랑 끝으로 향하지만 드라마 속 세 여성은 자신들의 야망을 자유롭게 펼치면서도 비극적 결말이 아닌 희망찬 결말로 향한다. 그런 결말이 존재할 수 있는 세상이 재재만의 유니버스가 아닐까. 여
성이 자유롭게 사람인 채로 살아도 되는 긍정적인 세상.

여성이 성취욕과 야망을 숨기지 않아도 되는 그런 세상? 이러다 망하면 또 큰 망신인데.(웃음) 일단 뭐 지르는 거다. 뻔뻔한 게 중요한 것 같다. 뻔뻔하게 살아남아야 한다.

유튜버 재재
선글라스 젠틀몬스터×펜디(Gentle Monster×Fen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