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겨낸 도시, 시엠레아프 ①

시엠레아프 여행

호찌민을 경유해 도착한 캄보디아의 시엠레아프 국제공항은 활주로를 걸어 들어갈 만큼 규모가 작았다. 첫날 일정은 많은 사람이 시엠레아프를 찾는 이유인 사원 앙코르와트(Angkor Wat)와 바이욘(Bayon), 따 프롬(Ta Phrom). 유명한 만큼 많은 사람이 몰릴 수 있어 앙코르와트에서 일출을 볼 시간에 맞춰 새벽 4시 30분에 호텔을 나섰다. 해가 뜨기 전 시엠레아프의 거리는 깜깜했고, 앙코르와트는 실루엣만 겨우 보였다. 전기를 자체적으로 생산할 수 없을 만큼 낙후한 캄보디아는 1970년대 후반, 크메르루주 정권에 의해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 그중 많은 수가 지식인이었고, 이들은 시골로 보내져 가혹한 노동에 내몰리다  병들어 죽거나 죽임을 당했다. 그로 인해 당시 인구의 4분의 1이 사라졌다. 한때 화려하게 피어났던 크메르 문화는 식민 시대와 킬링 필드를 지나 지금은 유적지로만 남아 당시의 영화를 추측할 수 있을 뿐이다. 하지만 현재 캄보디아는 뛰어났던 크메르 문화에 잠재된 가능성이 더해져 과거의 아픔을 이겨내고 희망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물론 여전히 경제적으로 빈곤한 편이고 길에는 간혹 구걸하는 어린아이들이 보이지만, 그럼에도 이들은 서로 연대해 경제적으로 자립하기 위해 노력하며 그들만의 예술을 알리고, 점점 더 많은 젊은이들이 자신의 재능을 찾아 꿈을 이루고 있다. 그리고 희망을 향한 움직임에는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이들의 적극적인 행동과 나아가 환경을 배려할 줄 아는 사람들의 연대가 바탕을 이루고 있다. 시엠레아프에는 다른 도시에서 찾아볼 수 없는 에너지가 가득하다. 그리고 막연하지만 세상의 희망이 보인다.

시엠레아프 여행

사원의 도시

시엠레아프를 찾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앙코르와트일 것이다. 캄보디아에서 가장 규모가 큰 사암 사원으로 국기에도 앙코르와트가 그려져 있을 만큼 중요한 문화재다. 12세기 초에 지어졌으니 기계의 힘을 빌릴 수 없었을 것이고 오직 사람의 힘으로 이토록 넓고 높은 사원을 지었다는 사실이 놀랍다. 그 높이도 상당한데 당시 왕이나 왕족이 죽으면 신이 된다고 믿었기에 사원의 3층은 천상을 의미한다. 규모만큼 놀라운 건 돌에 새겨진 조각들. 힌두 신화인 라마야나의 장면들이 세밀하게 그려져 있어 마치 한 편의 신화를 읽는 것 같다. 시엠레아프의 또 다른 주요 사원은 바이욘. 이 역시 12세기에 지어진 사원으로 불교 사원이다. 크메르 왕조의 자야바르만 7세는 크메르 제국의 국교를 힌두교에서 불교로 바꾼다. 사람들의 신분을 나누는 카스트제도가 불합리하다고 생각했고 모든 이가 평등한 불교로 국교를 바꿔 계층을 없애고자 했다. 그래서 바이욘 사원에는 힌두 신상이 아닌 관음상이 조각되어 있다. 하지만 자야바르만 8세가 국교를 다시 힌두교로 바꿨고 이로 인해 사원 내의 불상들이 파괴된다. 바이욘 사원에서 가장 흥미로운 건 벽에 새겨진 조각들. 수염을 기르고 머리를 올린 중국인과 귀가 긴 크메르인, 코끼리를 탄 군사 행렬 등이 12세기 시대를 그대로 재현했다. 12세기 캄보디아의 문화를 짐작할 수 있는 조각들도 있다. 아이를 낳거나 밥을 하는 여성, 투계를 하고 술을 마시는 남성 등 당시 생활 모습이 생생하게 돌에 새겨져 있다. 따 프롬도 주요 사원 중 하나. 영화 <툼 레이더> 촬영지로 유명한 이곳은 건물 사이로 나무가 자라나는 신비한 곳이다.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기이한 모습이지만 이로 인해 붕괴의 위험도 있다. 새들의 분뇨 속 용수나무의 씨앗이 떨어져 자라났을 것이라고 추측된다. 크메르 왕조가 가장 번영을 이루던 시절 지어진 이 사원들 안에 있던 보석과 조각 등은 이미 약탈당했다. 그리고 외부 세력의 침탈로 곳곳이 파괴되었다. 부서진 사원의 재건을 위해 일본과 프랑스, 미국, 그리고 한국 등 문화재 복원 기술을 지닌 국가들이 함께하고 있다. 시엠레아프의 사원들에는 캄보디아가 버텨온 세월이 그대로 담겨 있다. 번영과 파괴, 약탈과 다시 일어서기까지. 이곳들을 방문할 계획이라면 전문 가이드와 함께 방문하기를 추천한다. 한때 한국 관광객이 많이 찾았던 만큼 한국어를 할 줄 아는 가이드도 있는데 여행서와는 또 다른, 실감 나는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시엠레아프 여행

가을 #먹거리 여행

올가을, 전국 곳곳에서 열리는
먹거리 축제를 모았다.

미식 여행을 떠날 예정이라면
축제 기간을 확인하고 방문해보자.

홍성 남당항 대하 축제

대하 새우 축제

천수만의 청정 어항, 남당항에서 대하 축제가 열린다.
대하 잡기 체험과 새우 요리 경연대회 등
관광객 참여 위주의 프로그램이 준비되며
대하를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특산물 판매장도 마련된다.
소금구이부터 찜과 튀김까지,
여러 대하 요리를 맛볼 수 있는 먹거리 행사
축제 기간을 포함해 11월 3일까지 진행된다.

일시 8월 24일~9월 15일
장소 충남 홍성군 서부면 남당리 남당항 일원

서천 홍원항 전어·꽃게 축제

전어 음식 축제

가을철 별미를 마음껏 맛보기 좋은
서천 홍원항 전어·꽃게 축제.
맨손으로 전어를 잡는 체험,
어민이 내정한 가격에 가장 가까운 금액을 제시하면 낙찰되는
경매 등에 참여할 수 있다.
SNS에 축체 참여 ‘인증샷’을 남기면
특산품을 증정하는 이벤트도 진행된다.
현지 수산물이 가득한 직거래 장터
특산품 판매장도 방문해볼 것.

일시 9월 21일~10월 6일
장소 충남 서천군 서면 홍원항 일원

임실N치즈 축제

임실 치즈 축제

임실N치즈 축제는 50여 년의 전통을 가진
임실 치즈를 주제로 열리는 행사다.
임실치즈테마파크와 치즈마을 곳곳에서 진행되는
프로그램이 무려 70여 가지.
어린이를 위한 프로그램이 대부분이지만
최현석 셰프에게 배우는 치즈 요리법,
치즈와 맥주를 제공하는 EDM 댄스 파티
성인도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 또한 기대해볼 만하다.
치즈가 들어간 파스타, 돈가스, 아이스크림 등도 판매한다.

일시 10월 3일~10월 6일
장소 전북 임실군 성수면 도인2길 50
임실치즈테마파크 및 임실치즈마을 일원

횡성 한우 축제

횡성 한우 축제

횡성 한우 축제에 가면
횡성의 자연환경과 한우의 맛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밭 갈기, 외양간 둘러보기 등 농촌 체험부터
한우 시식 및 품평회까지 진행되며
한우를 활용한 먹거리도 토속주와 함께 제공된다.
추억의 고고장, LED 장미를 밝힌 빛 축제 등
다양한 볼거리도 준비될 예정.

일시 10월 2일~10월 6일
장소 강원 횡성군 횡성읍 섬강둔치 일원

여성 영화의 힘

여성영화 영화

국제장편경쟁
누수
수잔 이라바니안 | 이란, 체코 | 2018

어느 날 갑자기 몸에서 석유가 솟아나기 시작한 중년 여성. 그녀의 몸에서 만들어진 석유는 그녀에게 힘을 주는 한편 그녀와 주변 사람들의 인생에 거대한 혼란을 만든다. “몸에서 석유가 나오는 중년 여성과 주변 인물들을 통해 현대 이란 사회의 모습을 풍자적으로 담
았다. 가난과 이주, 여성들이 경험하는 다양한 위험과 곤경이라는 무거운 소재에도 불구하고 빼어난 발상으로 시종일관 인물들에게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이 작품을 통해 광폭한 세계화의 이면을 마주하게 될 것.” 배주연 프로그래머

 

퀴어 레인보우
빌리와 엠마
사만다 리 | 필리핀 | 2018

1990년대 중반, 대도시에서 시골로 전학 온 빌리는 새 학교에서 엠마를 만난 후 순식간에 사랑에 빠진다. 그러다 엠마의 임신 사실이 알려지면서 상황이 복잡해진다. 그 와중에도 두 소녀는 성장, 재미, 음악이 가득한 사랑과 인생의 여정을 함께 탐구한다. “퀴어영화에서는 보기 드문, 풋풋하고 설레는 하이틴 로맨스. 영화를 보는 동안 자신도 모르게 모르게 빠져들고, 또 빠져들게 될 것이다. 세일러문, CD 플레이어 등 1990년대 감성을 좋아한다면, 발랄하고 싱그러운 퀴어 로맨스 영화가 보고 싶다면 추천한다.” 권은혜 프로그래머

 

여성영화 영화

새로운 물결
의자 뺏기 놀이
루치아 키알라 | 독일 | 2018

39세의 독신 무직자 앨리스. 실업 지원 부서는 그녀에게 구직 훈련을 권하지만 그녀는 직업을 갖기가 쉽지 않은 일임을 안다. 구직 훈련을 중단한 그녀의 실업수당이 줄어들고, 그녀는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점점 더 외로워진다. “구인 시장 시스템에서 자존감을 잃지 않고 나를 지키며 산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현실적이고도 사실적으로 보여주는 ‘독일판 <소공녀>’다. 구인 구직, 자기 경영, 자기 계발, 재취업 교육 등이 왜 피로감을 주고 무엇이 문제인지 한 번이라도 생각해본, 혹은 같이 생각해 보고자 하는 관객에게 추천한다.” 권은선 프로그래머·프로그램 위원장

 

추모전: 바르다 BY 해머
노래하는 여자, 노래하지 않는 여자
아녜스 바르다 | 프랑스 | 1975

1962년, 노래하는 반항적인 17세 소녀 폴린과 혼자서 두 아이를 키우는 22세 수잔이 주인공인 페미니즘 뮤지컬이다. 폴린은 시골을 순회하는 가수가 되었고, 수잔은 빈곤에서 벗어나 가족계획부에서 일한다. 10년 뒤, 두 사람은 페미니스트 시위 현장에서 다시 만난다. “1970년대 프랑스 낙태죄 폐지 운동을 배경으로 두 여성의 우정을 그린 영화다. 올해 낙태죄 헌법불일치 결정이 난 한국의 상황과 맞닿아 있다. 여성의 몸과 우정에 관한 유쾌하고 아름다운 연대기로 사랑보다 진한 ‘시스맨스’를 느낄 수 있다.” 권은혜 프로그래머

 

아시아단편경쟁
대리시험
김나경 | 한국 | 2019

탈북 2세 현주는 무국적자다. 신분이 없어 학교도 가지 못하고, 평범한 많은 것들을 할 수 없다. 좋아하는 아이돌 가수의 팬미팅조차 신청할 수 없는 현주는 자신과 닮은 주희의 대리시험을 봐주는 조건으로 하루만 신분을 빌리기로 한다. “탈북 2세 현주를 통해 탈북자들이 겪는 어려움을 현실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영화는 팬미팅에 갈 수 없는 현주를 통해 미디어에서 일반적으로 재현되는 탈북자들의 곤경이 아닌, 일상의 많은 부분에서 불편함을 겪으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탈북자들의 생생한 모습을 보여준다.” 배주연 프로그래머

 

여성영화 영화

개막작
신은 존재한다, 그녀의 이름은 페트루냐
테오나 스트루가르 미테브스카 | 마케도니아, 벨기에, 슬로베니아, 프랑스, 크로아티아 | 2018

매년 1월, 마케도니아의 작은 마을 슈티프에서는 특별한 전통 의식이 열린다. 성직자가 나무 십자가를 강에 던지면 수백 명의 남자들이 이를 따라 물속에 뛰어드는데 십자가를 찾는 남자에게는 행운과 번영이 찾아온다는 것. 어느 날 갑자기 이 의식에 여성인 페트루냐가 참가해 십자가를 거머쥐면서 마을은 대혼란에 빠진다. “여성주의적 시각부터 작품의 완성도에 이르기까지, ‘2019년 여성 영화의 성과’라 평가할 만한 작품이다. 감독은 가부장제의 억압에 굴하지 않는 페트루냐처럼 뚝심 있게 극을 밀어 붙인다.” 권은선 프로그래머·프로그램 위원장

 

국제장편경쟁
레이디월드
아만다 크레이머 | 미국 | 2018

생일 파티 중인 8명의 소녀가 거대한 자연재해로 인해 집 안에 고립되면서 혼란에 빠진다. 그 가운데 알 수 없는 존재가 소녀들의 우정과 정체성을 시험하면서 급기야 현실 감각까지 흩트려놓는다. “무너진 집에 갇힌 8명의 소녀들이 겪는 기이한 우화. 처음부터 끝까지 온전히 여성만 등장하는 이 영화는 소녀성, 소녀 판타지에 대한 신화를 완전히 비틀어버리며 고립된 세계에 머무르는 소녀들의 정체성을 실험한다. 소녀성을 강조한 판타지물에 신물 난 관객이 반가워할 작품.” 배주연 프로그래머

 

여성영화 영화

한국장편경쟁
해일 앞에서
전성연 | 한국 | 2019

지지할 정당이 없다면 여성주의 정당을 만들면 되고, 집회에 성희롱이 넘쳐난다면 우리만의 광장을 만들면 된다! 그렇게 패기있게 등장한 ‘페미당당’. 외부에서 밀려오는 연대 요청이 점점 버거워지고, 페미당당 구성원 각자의 삶과 고민도 이어진다. 이 와중에 그룹 내에서는 다툼이 벌어진다.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되는 작품으로 강남역 10번 출구와 미투 운동 이후 등장한 20대 페미니스트 집단 중 가장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페미당당을 기록한 다큐멘터리. 낙태죄 폐지와 미프진의 국내 도입을 추진한 이들의 활동은 물론 구성원들의 속사정까지 담았다. 강유가람 감독의 <우리는 매일매일>도 함께 보길 권한다. <해일 앞에서>가 지금 20대 페미니스트의 이야기를 담았다면 <우리는 매일매일>은 2000년대에 활발한 활동을 펼쳤던, 이제는 30~40대가 된 영 페미니스트들의 삶을 조명하고  이들의 안부를 묻는다. 두 작품 모두 이 시대, 한국을 살아가는 페미니스트라면 함께 웃고 울며 에너지와 용기를 얻을 수 있는 영화.” 권은혜 프로그래머

 

여성영화 영화

쟁점들: ‘룸’의 성정치
와인스타인
우르슬라 맥팔레인 | 영국 | 2019

할리우드 영화계의 거물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공과 몰락을 통해 그가 어떻게 권력을 획득했고 남용해왔는지 조명하는 다큐멘터리. 영화는 현재 형사재판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권력이 정의보다 앞서는가, 의미 있는 변화는 가능한가’라는 질문을 제기한다. “할리우드  미투 운동의 출발점이 된 하비 와인스타인과 그의 동생 밥 와인스타인. 함께 일한 영화계 인물과 기자들의 입을 통해 그들의 만행을 세상에 알린다. 특히 카메라 앞에 선 성폭행 피해자들의 증언은 가슴 아픈 울림을 남긴다.” 배주연 프로그래머

 

새로운 물결
#여성쾌락
바바라 밀러 | 스위스, 독일 | 2018

용기 있고 주체적인 다섯 여성의 삶을 보여주는 다큐멘터리. 여성의 성 해방과 권리를 위해 싸우는 과정에서 이들은 지역사회에서 배척 당하고, 종교 지도자들과 광신도들에게 위협을 받기도 한다. 고난과 위험 속에 목소리를 더 높이기로 결심한 여성들의 용기와 연대가 어떻게 사회를 바꿀 수 있는지 보여준다. “미투 운동 이후의 여성 섹슈얼리티에 대한 교과서적 다큐멘터리. 여성의 섹슈얼리티와 관련한 다양한 문제 제기, 그리고 성적인 자기 결정권과 표현을 위해 투쟁하는 여성들을 보며 잠재돼 있던 의지와 힘이 끓어오르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페미니즘에 막 입문하는 이들에게 특별히 추천한다.” 권은선 프로그래머·프로그램 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