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하는 날 ③

캠핑족 캠핑추천

새로움을 마주하는 즐거움
이원택

백패킹, 오토캠핑, 바이크 캠핑, 자전거 캠핑, 설산에서 스노보드와 함께 즐기는 스노보드 캠핑, 서핑과 캠핑을 함께 하는 비치 캠핑, 그리고 카라반 캠핑까지. 책 <일상의 쉼표, 캠핑을 시작하다>의 저자이자 오랜 시간 아웃도어 라이프를 즐기고 있는 이원택에게 캠핑은 일상이자 휴식이며 삶이다.

“언제부터 시작했는지도 모를 정도로 아주 어릴 때부터 해왔어요. 주말이면 부모님과 함께 차를 타고 한참을 달리다 멈추면 어딘지도 모르는 곳에서 물놀이도 하고, 떨어진 밤을 주워서 구워 먹고, 그러다 텐트에서 자곤 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아마 그게 저의 첫 캠핑이었던 것 같아요. 그때의 경험이 너무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어요. 그러다 성인이 되어서 다시 그런 경험을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고, ‘캠핑은 이래야 한다’는 룰도 없이 텐트 하나와 집에서 쓰는 작은 테이블 하나만 들고 다시 시작했어요.”

작은 텐트 하나에서 시작해 각종 장비와 20개가 넘는 텐트, 그리고 카라반까지 이르는 동안 그의 캠핑 라이프는 여러 가지 시행착오와 새로운 경험,즐거운 추억을 남겼다. 퇴근 후 혼자 서울 근교로 떠났던 캠핑, 친구와 둘이 걸어서만 들어갈 수 있는 숲길을 지나 바다 말고는 아무것도 없는 무인도에서 나무로 불을 붙이고 잠들었던 순간, 한겨울 대관령 설산에서 스노보드를 타면서 즐긴 캠핑, 등산로가 없던 이름 없는 산에 올라 해먹을 치고 즐겼던 경험까지. “한창 때는 주말마다 캠핑을 떠났어요. 다양한 캠핑 스타일을 경험해보고 싶어서 이것저것 시도도 했고요. 종류별로 그만이 가진 한계와 재미를 경험하는 것을 좋아해요. 백패킹은 가방에 모든 것을 담아가야 한다는 한계가 있지만, 반대로 그게 재미를 주기도 해요. 또 이 가방 안에 생존의 모든 것을 담아간다는 든든함이 있죠. 그에 비해 오토캠핑은 제한이 줄어요. 자동차에 들어가는 대로 넣으면 되니까요. 그만큼 편리하지만 한편으로는 수납과 패킹에 시간이 많이 걸리죠. 그런 면에서 가장 편리한 건 카라반이에요. 어떤 걸 두고 가고, 어떤 것만 챙겨야 한다는 부담이 없으니까요. 그렇지만 거대한 집과 가구를 항상 들고 다니다 보니 운전할 때 엄청나게 부담이 돼요. 정차할 때는 수평을 강박적으로 맞춰야 하고요. 꽤 까다롭고 신경 쓰이는 데다 무섭기도 해요. 물론 이 점만 빼면 더없이 매력적인 캠핑이기는 해요. 캠핑 종류에 따라 다른 시선에서 자연을 경험할 수 있고, 매번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어요. 개인적으로 요즘 가장 좋아하는 건 카라반이고요.”

보다 자주 캠핑과 서핑을 즐기기 위해 3년 전 서울에서 양양으로 터전을 옮겼을 정도로 그가 집보다 밖에서의 삶을 즐기는 이유는 자연이다. 자연을 접할 수 있는 방식은 다양하지만 캠핑이야말로 가장 가까이에서 자연을 만끽하는 방법이니까. 산속의 풀과 나무 냄새를 맡을 때, 서핑을 하고 나와 모래사장에 누워 있을 때, 바닷바람을 맞으며 아침 식사를 할 때마다 그는 ‘행복하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고.

“왜 밖에 나가서 사서 고생을 하냐는 말이 있잖아요. 그건 성향의 차이라고 생각해요. 오히려 나가서 고생을 함으로써 해소되는 사람들이 있어요. 그런 경험에서 오는 카타르시스가 있거든요.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하던 때는 금요일까지 힘들었다며 주말을 집에서 누워 보내면 이상하게 찜찜한 자괴감이 들었어요. 몸은 회복됐는데 마음이 편치 않은 거예요. 그런데 힘들어도 주말에 아침부터 짐 챙겨서 캠핑을 다녀오면 몸은 힘들어도 정신적으로는 엄청 상쾌했어요. 지금은 회사를 다니는 것도 크게 스트레스를 받는 일도 없지만, 마음속에 알 수 없는 게이지가 쌓이는 순간이면 언제나 다른 것보다 ‘캠핑을 가야겠다’고 생각해요. 그럴 때면 되도록 가본 곳보다 새로운 곳으로 떠나려고 해요. 거긴 어떨까 하는 기대감이 제게는 캠핑을 하면서 가장 들뜨고 설레는 순간이거든요. 집을 벗어난다는 건 익숙한 안락함이 아닌 뭔가 다른 걸 경험하고 싶어서니까요.”

그리고 그는 캠핑은 전문 캠퍼가 아니어도, 장비가 많지 않아도 누구나 할 수 있는 경험이라는 말을 덧붙였다. “어른이 되어서 나만의 캠핑을 시작하려고 했을 때 주변에서 가장 많이 들은 얘기가 돈에 관한 거였어요. 제대로 하려면 최소 2백만원은 든다고. 그게 너무 싫었어요. 그래서 10만원도 안 되는 텐트로 시작해봤어요. 그리고 하나씩 필요한 장비를 세팅했는데, 다 갖춰도 1백만원이 넘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캠핑에 도전해보고 싶은 사람에겐 일단 나가보라고 해요. 텐트 없이 의자 하나만 있어도 돼요. 꼭 갖춰야 하는 건 없어요. 막상 해보면 생각보다 필요 없는 장비가 많아요. 그리고 다 갖추고 해봤는데, 재미없을 수도 있잖아요. 그러니까 일단 아무것도 없이 나와보세요. 캠핑 별거 없어요.

최애 캠핑 장비

의자
버튼의 폴딩 체어. 간단하게 폈다 접었다 할 수 있고, 작고 가벼워 보관이 용이해서 즐겨 쓴다. 산을 가든 바다를 가든 잊지 않고 챙겨가는 장비다.

테이블
블루릿지라는 미국 회사 제품인데, 투박한 나무가 주는 맛이 너무 좋아서 오래전부터 쓰는 제품이다. 캠핑의 한 장면을 사진으로 담아낼 때 늘 중심에 있는 게 테이블인데, 이 제품은 어디서에나 멋스럽게 잘 어울린다.

화력발전기
스토브에서 요리를 할 때 불을 이용해 충전할 수 있는 휴대용 화력발전기다. 편리한 것도 있지만, 장난감을 가지고 놀 듯 사용하는 재미 때문에 좋아하는 물건이다.

캠핑족 캠핑추천

CAMPING SPOT

양양 죽도 해변

서핑과 캠핑을 함께 즐기는 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캠핑 스팟. 특히 파도의 질이 더 좋아지는 가을과 겨울이면 더 많은 비치 캠퍼들이 몰려든다. 야영은 금지되어 있지만 간단한 테이블과 의자, 텐트를 두고 바다를 가장 가까이에서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캠핑하는 날 ②

가을캠핑 캠핑족

간단하고 간소하게
오진곤

“2012년부터 시작했으니까 올해로 벌써 8년이 되었어요. 캠핑을 하면서 가장 많이 달라진 게 있다면 자연을 대하는 자세인 것 같아요. 부끄럽지만 예전에는 담배를 피우고, 쓰레기를 아무 곳에나 버리면서 살았어요. 그런데 산과들로 캠핑을 다니면서 자연스레 담배를 끊고,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 않는 습관을 들이게 되었어요. 저도 자연도 다 같이 잘 살고 싶은 마음일지도 모르겠네요. 어쨌든 모난 성미를 가졌던 사람이 캠핑을 통해 조금 둥그렇게 변한 것 같아요.”

백패커 오진곤의 첫 캠핑은 8년 전 어느 봄날, 제주도에서 여자친구 함께한 자전거 여행이었다. 배낭 하나에 짐을 꾸리고 자전거로 제주도 곳곳을 누비면서 불편함보다 더 큰 즐거움을 느껴서일까. 그는 단번에 캠핑에 매료되었다. 그때부터 장비를 하나하나 모으고 시간이 날 때면 여행하듯 떠나기 시작했다. 다양한 방식으로 캠핑을 즐기는 그가 요즘 빠져 있는 건 차박(차에서 자는 캠핑)과 브롬핑(브롬톤 자전거를 타면서 다니는 캠핑)이다.

“캠핑의 유형은 장소나 상황에 따라 달라져요. 대중교통에 브롬톤을 실어 다닐 때도 있고, 자동차에 간단한 짐만 꾸려 차박을 하기도 해요. 배낭 하나만 메고 떠날 때도 있고요. 어떻게 하든 저는 늘 작고 간단하게 짐을 꾸리는 편이에요. 배낭 안에 필요한 물건만 간단하게 챙겨서 다니는 게 좋거든요. 오토캠핑이나 루프톱 캠핑, 카라반같은 건 용품도 크고 준비할 게 많아 보여서 저랑은 안 맞는 것 같아요.”

간소한 짐만큼이나 그가 캠핑에서 찾은 즐거움은 소박하다. 술과 바비큐를 즐기며 밤을 지새우는 사람과 달리 누룽지나 라면 같은 간소한 음식을 차려 먹고 커피나 차를 마시며 일몰에서 밤이되는 시간을 즐기는 것이 그의 방식. 유독 별이 많은 날이면 별과 불 켜진 텐트 사진을 찍는 것, 목적지에 도착해 텐트를 치고 주위를 둘러보다 노을을 감상하는 것, 아침에 일어나 마시는 커피 한 잔 등의 순간은 매번 귀찮고 힘들고 무겁지만 짐을 꾸려 집 밖을 나서게 만드는 이유가 되어준다.

8년 차 캠퍼가 되면서 생긴 또 하나의 취향이 있다면 사람들로 북적이는 곳보다 고요한 숲을 찾는 것이다. 그래서 모든 것이 다 갖춰진 사설 캠핑장보다는 자연휴양림의 야영장을 찾아가는 편이다. 용문산 자연휴양림과 강화도의 함허동천야영장을 제외하곤 주로 캠핑장이 아닌 곳에서 야영을 즐긴다고. “8년 전 자전거 캠핑을 같이했던 여자친구가 지금의 아내예요. 그때부터 지금까지 늘 둘이 함께 다니는 걸 우선으로 해요. 사실 혼자 가면 조금 무서워서요.(웃음) 장소에 상관없이 어딜 가든 즐겁지만 로망이라고 하면, 언젠가 둘이 아이슬란드에 가서 차를 빌려 여행하면서 캠핑을 해보는 거예요.”

아웃도어 생활에서 필요한 소품을 만드는 일을 하다 보니 직접 만든 것을 가지고 시간이 될 때마다 떠나는 오진곤이 가장 캠핑하고 싶은 날은 ‘매일’이다. 간단하게 꾸린 가방, 그리고 소울메이트 아내와 함께라면 언제 어디든 떠날 준비가 되어 있는 그의 캠핑 라이프는 소박하지만 나름의 즐거움을 만끽하며 지속되는 중이다.

최애 캠핑 장비

사코슈 백
코너트립 제품으로 백패킹을 갈 때마다 늘 몸에 지니고 다니는 가장 중요한 소품인 작은 가방. 작은 카메라와 지갑, 휴대전화, 립밤, 선글라스 등을 넣어 다닌다.

리액터
쌀쌀해지는 10월 중순부터 초봄까지 꼭 가지고 다니는 장비로 MSR의 제품. 물리 빨리 끓고, 생각보다 발열 기능이 좋아 가을, 겨울에는 난로로도 쓴다.

카메라
백패킹 자체가 여행이라는 생각을해서 다녀왔던 곳, 지나갔던 마을, 풍경을 사진으로 기록하는 편이다. 찍은 사진은 매달 엽서로 만들어 주변 사람들에게 선물로 준다.

CAMPING SPOT

남양주 팔현캠핑장

잘 갖춰진 캠핑장보다 자연 속에 들어온 듯한 분위기를 선호한다. 잣나무 숲이 울창한 이곳은 낮과 밤의 풍경이 명확해서 종종 찾는다. 공기도 좋고, 진한 잣나무 향도 좋아서 캠핑을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꽤 유명한 곳이다.

캠핑하는 날 ①

가을캠핑 캠핑족

함께라서 즐거운
김민정

다른 사람들처럼 처음에는 저도 지인들과 함께 오토캠핑이나 감성 캠핑(감성과 멋을 충족시켜주는 장비를 갖추고 즐기는 형태)으로 시작했어요. 그런데 6개월 정도 하다 보니까 장비도 많이 필요하고, 한정적인 장소에서만 해야 한다는 게 제 성향과도 잘 안 맞더라고요. 그래서 그 뒤로는 배낭 하나 짊어지고 산이나 오지를 찾아다니고 있어요. 제가 찾는 캠핑장의 기준은 사람이 없는 곳, 그리고 돈이 들지 않는 곳이에요.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걸 좋아하는 데다 장비를 갖추는 것 이상으로 취미 생활에 큰 지출을 하고 싶지는 않거든요. 그러다 보니 언젠가부터 주로 오지를 찾아다니게 됐어요. 찾는 재미도 있고, 그곳에서 발견하는 아름다운 한 장면을 사진으로 담아내는 걸 좋아해요. 제가 가는 곳 중에는 사람도 없고, 화장실도 없고, 심지어 통신도 안 되는 곳이 많아요.”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깊은 자연 속에서 보내는 시간을 좋아하는 김민정은 등산과 캠핑을 함께 즐기는 편이다. 깊은 산속으로 한참을 들어가 발견하는 생경한 자연의 모습은 그가 고된 등산을 해내는 보람 중 하나다. 특히 서늘한 바람을 맞으며 즐기는 가을 백패킹은 그가 가장 좋아하는 캠핑의 순간. 그래서 그는 늘 산을 오르기 전 일몰 시간을 체크하고 그에 맞춰서 등산을 시작한다.

“예전에는 혼자서 캠핑하는 것을 즐겼는데, 요즘은 반려견 ‘하루’와 같이 다니고 있어요. 이제 두 살 된 시바견으로 소중한 캠핑 메이트예요. 처음에는 주변에서 혼자도 감당하기 버거운데 강아지까지 데리고 다니는 건 무리라며 모두가 반대했어요. 하지만 막상 같이 해보니 더 즐겁고 든든하더라고요. 아무도 없는 산속에서 잠들 때면 하루가 절 지켜준다는 느낌이 들어요. 잠자리가 바뀌면 잠을 이루지 못하는 강아지도 많다는데,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오지에서도 잘 자는 하루를 보면 고맙고 애틋한 마음이 들어요. 하루와 함께하면서 캠핑이 몇 배는 더 즐거워졌어요.”

등산도 좋아하고 반려견과 함께하는 것도 좋아하지만, 체력이 좋은 편은 아니라는 그는 스스로를 초경량 백패커라 설명한다. “일반적으로 12~15 킬로그램 정도 들고 다닌다면, 저는 8~10킬로그램 정도의 무게로만 짐을 챙겨요. 그래서 장비도 되도록 가벼운 것으로 구비하는 편이에요. 간혹 저를 보고 운동을 좋아하는 활발한 사람일 거라 생각하는 이들이 있는데, 전혀 아니에요. 예전에는 편의점을 갈 때도 차를 타고 갈 정도로 움직이는 걸 싫어했어요. 그런데 힘들게 등산을 해서 올라가보니 아래에서는 본 적 없는 광경이 펼쳐지더라고요. 거기에 매료되어서 지금까지 산을 타고 있어요. 그래서 하늘이 정말 예뻐 보이는 날이면 장비를 챙겨서 산에 가고 싶어져요. 계절마다 오르는 산의 모습은 언제 봐도 지루하지 않거든요.”

작고 가벼운 장비 몇 가지, 커피와 떡볶이, 그리고 반려견 하루와 함께 자연을 찾아다니는 그가 꿈꾸는 궁극의 캠핑은 베트남 꽝빈성의 퐁나케방 국립공원 안에서 발견된 거대 동굴이다. “ 한 농부가 발견한 곳이라는데, 사진으로만 봤는데도 정말 신비로워서 꼭 가보고 싶어요. 가능하면 하루와 함께요.”

최애 캠핑 장비

텐트
국내 브랜드 MMCA 기어의 텐트. 일반 텐트와 달리 큐벤이라는 원단으로 만들어 가볍고 튼튼하다. 또 등산할 때 쓰는 스틱을 이용해 기둥을 세우는 방식이라 최소한의 장비로 캠핑을 할 수있어 좋아한다.

하루
장비는 아니지만 캠핑할 때 꼭 함께하는 반려견이다. 시바견은 적어도 4시간은 산책을 시켜줘야 한다는 말을 듣고 같이 등산을 했는데 생각보다 산도 잘 타고, 차멀미도 안 하고, 텐트에서도 잘 자서 매번 같이 다닌다. 덕분에 혼자라도 외롭지 않게 캠핑할 수 있다.

라이너 침낭
날이 추워지는 10월 중순부터는 무겁고 비싼 겨울 침낭 대신 침낭의 보온성을 높여주는 라이너 침낭을 쓴다. 무게도, 가격 부담도 적은데 굉장히 따뜻하다. 촉감이 좋아서 종종 집에서도 덮고 잔다.

CAMPING SPOT

충주 비내섬

노지 캠핑의 성지라 불리는 곳. 차로 안쪽까지 들어갈 수 있는데다 면적이 굉장히 넓어서 사람이 많아도 한 귀퉁이에서 나만의 캠핑을 즐길 수 있다. 운이 좋으면 이른 아침에 피어오르는 물안개를 감상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