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의 직업

HELMUT LANG

디자이너 헬무트 랭은 더 이상 패션 디자이너가 아닌 조각과 설치 작업에 몰두하는 아티스트다. 2005년 브랜드에서 사퇴한 후 2008년 단독 전시회를 열었고, 10년 이상의 커리어를 가진 아티스트가 되었다. 완전히 다른 길을 걷는 것 같지만 무채색을 사용하며 간결하고 구조적인 매력을 지닌 그의 작품은 패션을 할 때나 설치 미술을 할 때나 일맥상통한다. 특히 지난 달 14일 워싱턴에서 시작된 그의 단독 전시를 눈여겨볼 만하다. 폐기물과 파쇄된 재료들을 사용해 설치한 구조물들을 선보이며 기대 이상의 완성도 높은 전시라는 평을 받고 있으며, 패션 디자이너 경력을 제외하고 보더라도 그가 이제 조각가로 완벽히 자리매김했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있다. 어떤 분야에서 어떤 예술 작품을 만들든 그가 타고난 아티스트라는 건 아무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 아닐까.

 

KIM KARDASHIAN

기모노라는 이름으로 언더웨어 브랜드를 론칭한다고 발표해 논란을 일으켰던 킴 카다시안은 최근 브랜드명을 스킴스로 확정하고 본격적인 판매에 나섰다. 평소 노출과 몸매에 관해 여러 논란을 낳은 그녀가 보정 속옷 사업을 하는 건 어쩌면 예견된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여러 인종과 신체 사이즈를 모두 만족시킨다는 모토로 XXS부터 5XL까지 넓은 스펙트럼의 사이즈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 9월초 온라인으로 판매를 시작한 스킴스는 쇼핑몰을 오픈한 지 단 몇 분 만에 2백만 달러의 수익을 냈고 이로써 킴 카다시안의 SNS 파워를 다시금 실감하게 했다.

 

VICTORIA BECKHAM

빅토리아 베컴의 한계는 어디일까? 세계적인 톱스타에서 디자이너로 완벽하게 변신하며 브랜드를 안정적으로 이끄는 놀라운 행보를 보이더니, 이번에는 뷰티 브랜드를 론칭해 화제를 모았다. 빅토리아 베컴의 이름을 건 코스메틱은 그동안 많은 브랜드의 뮤즈로 활동한 경험을 토대로 제작해 탄탄한 품질을 갖췄다는 칭찬이 자자하다. 그녀의 뷰티 시크릿을 궁금해하던 전 세계 팬들에게도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현재의 모습에 안주하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시도를 하는 빅토리아 베컴의 행보에 박수를 보낸다.

 

TOMMY TON

스트리트 포토그래퍼로 유명한 토미 톤이 깜짝 놀랄 변신을 감행했다. 뉴욕 베이스의 패션 브랜드 드보(Deveaux)를 론칭한 것. 뉴욕 감성을 담은 웨어러블한 룩을 선보이는 이 브랜드는 탄생한 지 불과 2년 만에 뉴욕 패션위크에서 컬렉션을 선보일 만큼 급속도로 성장했다. ‘당장 구매하고 싶은 룩’이 주를 이루는 드보 컬렉션은 수년간 스트리트에서 패션 피플을 접해온 그의 내공이 느껴질 만큼 완성도가 높다. 한편에선 포토그래퍼와 패션 브랜드의 디렉터를 겸임하는 데 대해 성급한 결정이라고 부정적인 목소리를 내기도 하지만, 신선한 시도를 감행하는 토미 톤의 앞으로 행보가 더욱 기대되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겨울엔 다크 플라워백

백 다크플라워

장미와 체인이 그려진 스터드 백 5백14만원 발렌티노 가라바니-언더커버(Valentino Garavani-Undercover), 넉넉한 사이즈의 블루 플라워 프린트 백 2백9만원 마이클 마이클 코어스(MICHAEL Michael Kors), 꽃을 음각한 백 가격 미정 코치 1941(Coach 1941), 비즈와 자수로 장식한 레이디 디올 백 가격 미정 디올(Dior).

김태리와 함께한 상하이 티파니 전시

티파니 김태리

찰스 루이스 티파니가 1837년 처음 회사를 설립한 당시 상상이나 했을까? 티파니가 뉴욕 맨해튼 5번가에 매장을 열고 그곳이 세계적인 관광 명소가 될 거라는 걸. 또 최초의 우편 주문 카탈로그로 만든 블루 북이 21세기에 이른 지금까지 최고의 컬러 마케팅으로 칭송받으리라는 걸. 무엇보다 <티파니에서 아침을>이라는 영화에서 최초로 PPL을 시도한 덕분에 여자라면 누구나 꿈꾸는 주얼리 브랜드가 될 거라고는 예견하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티파니는 지금까지 모험의 길을 과감히 걸어왔다. 1백80여 년이라는 시간 동안 이어온 티파니의 수많은 도전 과정을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비전 & 버추어시티(Vision & Virtuosity)> 전시에서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총 6개의 챕터로 구성된 전시장에서는 지금까지 볼 수 없던 티파니의 소중한 헤리티지를 느낄 수 있었다. 먼저 ‘블루는 꿈의 색’이라는 주제로 티파니의 주얼리에 사용되며 티파니 블루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로빈스 에그 블루를 재조명하고 단순히 브랜드를 대표하는 데서 나아가 사회적, 문화적 아이콘으로 존재감을 갖게 된 블루 컬러에 대해 소개했다. 각 작품은 블루 사파이어를 비롯해 다양한 유색 보석을 이용해 마치 아트 피스처럼 전시돼 있었다. 특히 티파니만의 노하우가 담긴 윈도 디스플레이 형태로 보석이 주인공이 된 작품을 입체적으로 연출해 흥미로웠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티파니를 대표하는 것은 블루 북. 우편 주문 카탈로그로 출발한 블루 북은 1845년 처음 발행한 미니 사이즈의 제1호부터 티파니의 주얼리 디자이너였던 장 슐럼버제와 엘사 퍼레티가 직접 만든 작품까지 볼 수 있었다. 단순한 카탈로그를 넘어서 브랜딩과 함께 디자인의 진화와 장인정신에 얽힌 스토리까지 들려주며 티파니의 상징으로 자리 잡은 블루 북은 전시장 2층을 가득 메울 정도로 어느 때보다 방대한 양을 다양한 형태로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일찍이 전통을 지키면서 혁신을 두려워하지 않던 티파니는 미디어를 만나면서 좀 더 과감해지고 특유의 유머러스한 감성을 드러냈다. 특히 <티파니에서 아침을>이라는 영화 제작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면서 만난 오드리 헵번과 이어온 인연은 매우 특별하다. 이 때문일까? 전시장 한 층은 뉴욕 맨해튼 5번가의 티파니 매장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모습이었다. 비록 실제 매장은 아니지만 최초로 공개하는 영화의 비하인드 신과 시나리오 원본 등이 마치 그 시절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안겼다. 전시장에 흐르는 영화음악을 들으면서 로맨틱한 기분에 취해 도착한 곳은 티파니 러브 전시 코너. 연인에게 혹은 생을 함께하기로 약속한 부부에게 ‘영원’을 의미하는 다이아몬드 링은 티파니의 역사에서 가장 빛나는 보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모던하면서도 심플한 웨딩 링을 대표하는 티파니 세팅과 새롭게 선보이는 티파니 트루는 이번 전시의 특별 이벤트(설치된 디지털 패드에 이름을 쓰면 전시장 곳곳에 영상으로 자신의 이름이 나타나는)와 함께 더욱 빛나고 있었다. 또 전시 기간 내내 반지를 직접 껴볼 수 있게 한 배려에서도 세심하고 사랑스러운 티파니의 면모가 드러났다. 전시의 마지막에는 티파니를 대표하는 보석 다이아몬드를 만날 수 있었는데, 특히 남북전쟁 이후 도금 시대부터 아르데코, 현대에 이르기까지 여러 시대를 지나면서 가치를 더한 티파니의 다이아몬드가 전시돼 눈길을 끌었다.

반짝이는 화려한 보석은 많은 여성들이 동경하고 소유하고 싶은 욕망을 품지만, 쉽게 다가서기는 힘들다. 하지만 역사 속 티파니의 행보는 단순히 아름다움을 과시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오히려 아름다운 것을 열망하는 여성들에게 직접 만든 블루 북을 보내면서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였고, TV나 영화, 잡지 등을 통해 티파니의 새로운 면모를 가감 없이 드러냈다. 여성들의 욕망과 삶을 대변하며 함께 성장해온 티파니는 지금 과거의 유산을 바탕으로 새로운 미래를 꿈꾸고 있다. 어쩌면 이번 전시 역시 내일, 그리고 1백 년 후 티파니가 그리는 미래의 바탕이 되지 않을까?

 

이번 전시를 기획한 티파니 최고예술경영자 리드 크라코프와 나눈 짧은 이야기

그간 몰랐던 티파니의 오랜 역사를 알 수 있는 흥미로운 전시였다. 과거의 유산을 바탕으로 현재 그리고 미래에 어떤 티파니를 꿈꾸나? 티파니는 지난 1백80여 년 동안 끊임없이 혁신을 추구해온 브랜드다. 티파니 아카이브에는 이번 전시에 소개한 면모를 비롯해 알리고 싶은 업적이 많다. 우리는 이 역사를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며 이를 현대사회에 맞게 재해석하고 재창조할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아름다움을 향한 열망과 최고를 추구하는 장인정신은 우리의 역사이자 현재다. 우리가 할 일은 오늘의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에 적합한 물건을 만들고 사람들이 미래에 원하는 것을 예측하는 것이다.

이번 전시를 통해 알리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까? 이번 전시를 접한 사람들이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인 장인정신, 예술성, 창의성, 혁신 그리고 새로운 것을 창조하고 이를 추구하는 욕망에 대해 느끼기를 바란다. 그리고 티파니가 다이아몬드 이외에 탄자나이트, 쿤자이트, 모거나이트 같은 희귀하고 특이한 유색 원석을 꾸준히 발견해왔다는 사실도 알리고 싶다.

이번 전시의 특징은 인터랙티브라고 할 수 있다. 관람객이 느꼈으면 하는 것이 있나? 사람들이 전시장을 나가면서 예상하지 못한 새로운 정보 혹은 경험을 하나씩만이라도 얻어 간다면 이번 전시는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다. 또 많은 사람이 티파니가 사랑, 기쁨, 아름다움을 상징한다는 사실을 머리로는 알지만 실제로 경험한 적은 없다. 또 혁신과 창조, 대담성을 추구해온 티파니의 역사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아, 욕심이 과한가? 그냥 사람들이 전시를 관람하는 동안 아름다운 것을 보면서 깊은 감동을 받고 영감이 떠오르는 경험을 한순간이라도 한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