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CKED DREAMER

구찌 GUCCI
깃털 디테일의 실크 케이프 3백10만원, 레드 가죽 라이닝이 클래식한 구찌 1955 홀스빗 백 2백73만원, 진주 장식 이어링 97만원 모두 구찌(Gucci).
구찌 GUCCI
꽃송이가 피어나는 듯 로맨틱한 드레스 8백90만원, 섬세한 꽃 장식 핑거리스 글러브 1백5만원, 진주 장식 이어링 97만원, 화이트 슬링백 1백20만원, 레이스 타이츠 가격 미정 모두 구찌(Gucci).
구찌 GUCCI
크림색 니트 톱 2백68만원, 로고 포인트 프린트 벨벳 스커트 2백68만원, 레이스 타이츠 가격 미정, 블랙 하이힐 펌프스 1백33만원 모두 구찌(Gucci).
구찌 GUCCI
왼쪽부터) 드레스로 연출할 수 있는 트렌치코트 4백90만원, 진주 장식 이어링 97만원, 스트랩 펌프스 가격 미정, 구조적인 형태의 토트백 3백90만원 모두 구찌(Gucci). 골드 버튼 장식 트위드 재킷 4백만원, 슬릿이 들어간 트위드 스커트 2백70만원, 안에 입은 실크 셔츠 가격 미정, 미키마우스를 수놓은 모자 케이스 6백90만원, 하이톱 울트라페이스 스니커즈 가격 미정 모두 구찌(Gucci).
구찌 GUCCI
크리스털 장식 진주 이어링 97만원, 크림색 트렌치코트 4백90만원 모두 구찌(Gucci).
구찌 GUCCI
빈티지한 문양의 라이닝이 돋보이는 체크 재킷 5백40만원, 실크 셔츠 2백52만원, 레드 앤 화이트 체크 스커트 2백52만원, 핑크 하이힐 플랫폼 슈즈 가격 미정, 볼드한 메탈 초커 1백80만원, 골드 체인이 장식된 실비 1969 숄더백 9백20만원 모두 구찌(Gucci).
구찌 GUCCI
시그니처 패턴 포켓이 달린 점프수트 3백30만원, 크리스털을 세팅한 네크라인 장식 6백만원 모두 구찌(Gucci).
구찌 GUCCI
빈티지한 체인 패턴의 실크 셔츠 2백33만원, 컬러풀한 트위드 스커트 2백52만원, 로고 장식 체인 벨트 1백41만원, 진주 장식 골드 이어링 97만원, 화이트 레더 롱 글러브 85만원, 브라운 레더로 파이핑한 구찌 1955 홀스빗 백 2백73만원 모두 구찌(Guc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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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링블링, 디스코 무드의 전성기

지난 몇 시즌간 패션계에서 미니멀리즘과 스트리트 패션, 뉴트로 이외의 키워드는 효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세계적인 하우스에서부터 갓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신진 디자이너에 이르기까지 대다수 브랜드가 이 세 가지 테마만을 두고 각축전을 벌였기 때문이다. 제 나름의 색을 고수하던 소수 브랜드의 노력은 등한시됐고, 전형적인 방식의 화려함은 점차 설 자리를 잃었다.

그렇기에 새 시즌 다소 뜬금없이(?) 등장한 디스코 트렌드는 더 큰 의미를 가진다. 발맹이나 생 로랑처럼 정체성이 디스코 무드와 맞닿아 있는 브랜드를 포함해 스트리트 패션의 대명사이던 발렌시아가와 와이 프로젝트, 변화의 중심에서도 클래식을 꿋꿋이 수호해온 랄프 로렌과 에르뎀까지 약속이라도 한듯 극도로 화려한 디스코 룩을 내세운 것. 이들의 시도는 당장이라도 입을 수 있을 법한 평범한 컬렉션 피스 가운데 유달리 돋보였다. 특히 마이클 코어스 컬렉션과 모스키노는 각각 펑키하게 부풀린 헤어스타일과 바비 인형처럼 볼륨감 넘치는 헤어스타일을 가미해 1970년대 디스코 무드를 완벽하게 재현했다는 평을 받았고, 셀린느와 알베르타 페레티는 시퀸과 글리터 소재를 강조하되 브랜드의 시그니처 아이템인 블랙 부츠나 메탈 액세서리를 더해 독창적인 디스코 세계를 구현했다.

물론 입는 목적에만 의의를 둔다면 디스코 트렌드가 현실세계에 얼마나 큰 영향력을 미칠지는 미지수다. 현란하다 못해 요란하기까지 한 디자인으로 일상에서 소화하기 힘들뿐더러한 번 입어도 열 번 입은 듯한 이미지를 주어 최근 대두하는 합리적 소비 경향에 반하니 말이다. 그러나 개성 넘치던 패션의 부흥기를 떠올리게 만들고, 상업적인 아이템 일색이던 최근 패션계에 변화를 가져왔다는 사실에 초점을 맞춘다면 디스코 트렌드의 도래가 반갑게 느껴질 것이다. 때로는 과거를 회상하게 만들고, 일상과 동떨어진 환상 속으로 우리를 초대하는 것 역시 하이패션이 수행해야 할 과제 중 하나니까.

빅드레스 VS 미니드레스

올겨울 옷차림으로 단번에 주목받길 원한다면 ‘BDE(Big Dress Energy)’를 믿어볼 것.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풍성한 볼륨을 이루는 거대한 드레스가 트렌드 반열에 오르며 생긴 신조어가 바로 빅 드레스 에너지다. 어떤 드레스보다 ‘시선 강탈’에 용이한 빅 드레스는 무엇보다 페미니즘적 시각에서 여성을 위한 것으로 분류되며 순식간에 화두에 올랐다. 부드럽고 풍성한 실루엣, 화려한 색채, 유머러스한 무드, 당당한 풍채 등 우리 시대 여성을 대표할 만한 룩으로 등극했다는 말씀. 긴 설명보다는 와이 프로젝트, 마크 제이콥스, 록산다, 몰리 고다드 등에서 선보인 드레스를 보면 절로 이해될 것이다. 의자를 세 개쯤 붙여야 앉을 수 있을 만큼 거대하고, 다른 액세서리를 매치하지 않아도 충분히 강력하니 말이다. 그저 크기만 거대할 뿐이라면 빅 드레스가 이토록 매력적이지 않을 터. 알렉산더 맥퀸, 토모 코이즈미, 마리 카트란주의 드레스는 마치 조각품처럼 예술적이고 구조적인 실루엣으로 완성돼 그 아름다움을 과시했다. 실제로 리한나, 레이디 가가 등 수많은 셀러브리티가 레드 카펫 룩으로 빅 드레스를 선택해 그 힘을 입증하기도 했다. 레드 카펫 세리머니가 끝난 후 사람들의 머릿속에 남는 건 아마 이 거대한 드레스의 힘일 테니. 좌중을 압도할 빅 드레스의 정반대편에서 그 못지않게 런웨이를 촘촘하게 수놓은 드레스가 있다.

마이크로 미니 드레스가 그 주인공이다. 상의인지 드레스인지 구분되지 않을 정도로 짧은 드레스도 작지만 큰 존재감을 발휘했다. 하지만 사랑스럽고 깜찍한 미니드레스를 상상했다면 오산이다. 큰 드레스 못지않게 구조적인 형태, 생경한 스타일링 방식으로 변신했으니 말이다. 과감한 티어드 디자인을 선택한 마크 제이콥스와 크리스토퍼 케인, 광택 있는 소재로 우주적인 분위기를 완성한 발렌시아가, 구찌, 할펀, 패딩으로 독특한 실루엣을 구현한 마린 세레 등 여러 브랜드에서 다채로운 미니드레스를 앞다투어 내놓았다. 특히 전신 타이츠를 매치한 마린 세레처럼 과감하고 유니크한 스타일링을 선보인 디자이너가 많으니 눈여겨볼 것. 구찌는 레이스 타이츠와 무릎 보호대를, 생 로랑은 어깨를 강조한 박시한 코트를, 미우미우는 귀여운 무통 케이프를 매치해 룩을 완성했다. 이 중 미니드레스와 환상의 궁합을 보인 건 바로 타이츠다. 아무래도 다리가 시원하게 드러나는 디자인이다 보니, 과감한 컬러와 소재의 타이츠와 미니드레스의 흥미로운 조합이 앞서 언급한 컬렉션 이외에도 베르사체, 리차드 퀸 등에서 수두룩하게 목격됐으니 말이다. 한겨울 미니드레스 룩에 실용적인 방안이 될 것이다. 빅 드레스처럼 시대적 메시지가 담겨 있진 않지만, 섹슈얼 코드 혹은 러블리한 분위기가 연상되는 전형적인 스타일에서는 많이 벗어난 점에 주목할 만하다. 게다가 일상에서는 아우터나 타이츠를 잘 선택한다면 빅 드레스보다는 활용도가 높다는 점도 기억하자.

우리는 정반대 이미지의 두 가지 아이템이 한 시즌 트렌드에 공존하는 흥미로운 패션 신을 종종 목격한다. 이번엔 빅드레스와 미니드레스가 그렇다. 크거나 작거나 둘 중 어느 한쪽을 선택하든 2019 F/W 컬렉션을 참고해 드레스의 매력에 흠뻑 빠져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