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시끄러울 때, 숲

도서 책추천

<정원에서 보내는 시간>

작가이자 화가이며 한때 포도 농사로 생계를 꾸렸을 만큼 솜씨좋은 원예가인 헤르만 헤세가 31~37세 사이에 자연에 관해 쓴 글을 모았다. 그는 전쟁으로 피폐한 삶을 보내면서도 계속 글을 쓸 수 있는 힘을 모두 정원에서 얻었다고 고백한다. 헤르만 헤세 | 웅진지식하우스

“‘작은 기쁨’을 누리는 능력. 그 능력은 얼마간의 유쾌함, 사랑, 그리고 서정성 같은 것이다. 그것들은 눈에 잘 띄지도 않고, 찬사를 받지도 못하며, 돈도 들지 않는다. 고개를 높이 들어라. 한 조각의 하늘, 초록빛 나뭇가지들로 덮인 정원의 담장, 멋진 개 한 마리, 떼를 지어가는 어린아이들, 아름다운 여성의 머리 모양. 그 모든 것들을 놓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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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한 정원>

정원사 오경아가 정원에서 보낸 3년여의 시간을 기록한 1백여 개의 소박한 산문이 빼곡하게 담겨 있다. 바람과 비, 햇볕, 흙 그리고 식물들 속에서 땀으로 일궈낸 노동과 배움의 기록. 정원에서의 노동, 식물에 대한 경험과 관찰은 결국 인간의 삶과 태도에 대한 사색으로 이어진다. 오경아 | 궁리

“정원엔 소리가 가득하다. 그 소리에 귀를 기울여보면 우리 삶이 얼마나 시끄럽게 뒤엉켜 있는지를 알아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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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의 인문학>

‘가장 철학적이고 예술적이고 혁명적인 인간의 행위에 대하여’라는 부제야말로 이 책을 가장 정확하게 설명하는 문장이 아닐까. 리베카 솔닛이 걷기라는 행위가 인간에게 주는 의미와 가능성에 대해, 걷기라는 행위에 대한 탐색의 여정을 인문학적 에세이로 풀어냈다. 리베카 솔닛 | 반비

“ 그 정도로 사색하고 그 정도로 존재하고 그 정도로 경험하고 그 정도로 나다워지는 때는 혼자서 걸어서 여행할 때밖에 없었던 것 같다. 두 발로 걷는 일은 내 머리에 활기와 활력을 불어넣어준다. 한곳에 머물러 있으면 머리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다고 할까, 몸이 움직여야 마음도 움직인다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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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하루가 숲이라면>

숲이 우리를 치유한다고 믿는 저자 세라 이벤스가 자신의 경험과 연구의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자연과 다시 연결되면서 느낀 위로와 치유의 순간들, 숲을 통해 배울 수 있는 삶의 태도와 지혜, 계절별로 숲을 만끽하는 방법 등을 이야기한다. 세라 이벤스 | 한국경제신문

“세상이 휴식을 준비하는 계절이니 당신도 몸의 플러그를 뽑기 바란다. 이렇게 함으로써 새로운 한 해를 살아갈 힘을 얻을 수 있다. 긴장을 풀고, 일터와 연락을 끊고, 업무 이메일에 대해서도 더는 걱정하지 말자. 사이버 공간에 계속 접속하려고 전전긍긍하지 말고,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연락하기 위해 노력하자.”

터키 여행 가이드 ①

HISTORIC SPOT

괴베클리 테페

터키어로 ‘배불뚝이 언덕’이란 뜻을 지닌 남동부 지역 샨리우르파의 해발 760m 언덕 정상에 묻혀 있던 유적지 괴베클리 테페(Göbekli Tepe). 최고 5.5m 높이의 T자형 돌기둥이 몇 개의 원을 이룬 형태의 이 유적지는 지금까지 어떤 용도로 만들었는지, 누가 어떻게 60톤이 넘는 석재를 옮겼는지, 왜 이렇게 거대한 유적지가 흙과 돌에 파묻혀 있었는지 정확한 사실을 밝혀내지 못했다. 다만 지금까지 알아낸 사실 중 가장 흥미로운 이야기는 이 유적지가 만들어진 시기가 기원전 80~100세기,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무려 1만2천 년 전이라는 거다. 이는 고대 유적으로 흔히 알려진 영국의 스톤헨지와 이집트의 피라미드보다 족히 수천 년은 앞서 만들어졌다는 뜻이며, 이 시기는 원시적인 농업이 막 시작된 신석기시대 초기로 추정된다. 놀라운 건 신전인지, 제사를 지내던 장소인지, 종교의식을 행하던 곳인지 모를 인류 최초의 유적지가 발견되면서 오랜 시간 고고학계가 연구해 내린 농경시대의 시기가 앞당겨지거나 그간 우리가 알고 있던 시대가 재배열될지도 모른다는 사실이다. 이 때문에 괴베클리 테페를 비롯한 샨리우르파 지역은 지금까지 발견된 인류 최초의 흔적을 직접 보기 위한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주소 Örencik, 63290 Haliliye, Şanlıurfa, Turkey

 

샨르우르파 고고학 박물관

괴베클리 테페를 좀 더 가까이에서 면밀하게 관찰하고 싶은 이들을 위해 도시 중심가에 만들어진 샨르우르파 고고학 박물관(Şanlıurfa Arkeoloji Müzesi). 멀리서 바라볼 수밖에 없는 괴베클리 테페의 일부를 그대로 재현한 섹션을 비롯해 남동부 아나톨리아(Anatolia) 지역에서 발굴된 다양한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또 신석기시대부터 로마제국과 오스만제국 시대에 이르기까지 시대별로 정리된 이야기와 유물들도 볼 수 있다. 역사나 유적에 관심이 없다 하더라도 지역 내에서 가장 현대적인 형태의 건축물을 둘러보고 박물관 내에 있는 세련된 카페에서 시간을 보낼 심산으로도 가볼 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다.

주소 Haleplibahçe, 2372. Sk., 63200 Merkez Eyyübiye Şanlıurfa, Turkey

 

FOOD

미클라

‘미클라(Mikla)’가 이스탄불에서 가장 유명한 레스토랑이자 바가 될 수 있었던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마르마라 페라 호텔의 꼭대기 층에 자리한 덕분에 보스포루스 해협 뒤로 지는 일몰과 이스탄불 도심의 환상적인 야경, 터키에서 나는 식재료와 전통술, 향신료를 이용해 만든 칵테일, 이스탄불의 제이미 올리버로 통하는 셰프 메흐메트 귀르스(Mehmet Gürs)가 만들어내는 참신한 퓨전 음식과 디저트 등 단순히 미식만을 즐기러 가기에 미클라는 다양한 매력을 품고 있다. 터키 전통 식문화를 복원하는 데 관심이 많은 셰프는 고등어 케밥이나 양고기 요리, 터키식 아이스크림 등 길거리에서 평범하게 즐길 수 있는 음식부터 지금은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전통 요리까지 시대와 지역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터키 음식을 기반으로 새로운 맛을 선보이고있다. 그러니 맛보기 전 서버에게 간단한 설명을 듣는 건 필수다. 메뉴를 천천히 탐구하다 보면 어디에서도 맛본 적 없는 새로운 터키 음식에 매료될 것이다.

주소 The Marmara Pera Meşrutiyet Caddesi 15 34430, Beyoğlu, Istanbul, Turkey
문의 +90 212 293 5656
웹사이트 www.miklarestaurant.com

 

예니 로칸타

크고 작은 숍과 카페, 서점이 있어 늘 젊은 활기로 가득한 베욜루(Beyoğlu) 지역에 자리한 ‘예니 로칸타(Yeni Lokanta)’는 중후한 분위기의 여느 퀴진과 달리 지역의 감성과 닮아 밝고 경쾌하다. 초록색 조명과 터키 블루 컬러 타일로 꾸민 테이블, 유쾌한 서버들은 굳이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이곳이 젊은 감각의 퀴진임을 드러내고 있다. 메뉴 역시 플레이팅부터 맛까지 참신하다. 요거트 소스를 끼얹은 해초, 짭짤하고 눅진한 크림소스와 함께 먹는 터키식 라비올리, 지중해식 문어 요리 등 보는 것도 맛보는 것도 꽤 재미있다. 특히 이곳은 와인 리스트가 괜찮은 편이니, 서버에게 터키 와인을 추천받아 메뉴와 페어링해보는 것도 좋다. 과하게 무겁지 않으면서 맛과 향의 밸런스가 좋은 터키 와인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데, 마트나 와인 숍에서 구하기 어려운 와인이 대부분이니 마음에 든다면 이곳에서 구매할 것을 권한다. 작은 골목의 소박한 공간에서 색다른 음식을 즐기기 좋은 퀴진이다.

주소 Kumbaraci Yokusu No: 66, Istanbul, Turkey
문의 +90 212 292 25 50
웹사이트 www.lokantayeni.com

 

네오로컬

오래되거나 역사적인 건물을 새롭게 재탄생시키는 방식은 터키에서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1856년부터 1863년까지 터키 최초의 은행 건물이었던 이곳은 지금 전시 공간과 도서관, 레스토랑이 있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 운영 중이다. 그중 가장 높은 층에 있는 레스토랑 ‘네오로컬(Neolokal)’은 오스만제국 시절 황제가 즐겼던 음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과거와 현대를 잇는 가교 역할을 자처하는 이곳에서는 외국인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도록 터키 음식 특유의 강한 향을 줄이고 요즘의 식재료를 적절히 활용한다. 짧은 펜네로 만든 토마토 파스타나 독특한 향을 더한 세비체, 치즈 감자 퓌레, 메이플 시럽에 조린 보리와 트러플과 함께 먹는 양고기 스테이크 등 너무 낯설지 않으면서 호기심을 자극하는 메뉴가 가득하다. 이곳에서 음식 못지않게 유명한 건 테라스 자리인데, 식사를 하면서 밤의 블루모스크와 갈라타탑을 감상할 수 있다. 채식주의자를 위한 비건 메뉴도 꽤 많다.

주소 SALT Galata Bankalar Avenue Karaköy 34420 Istanbul, Turkey
문의 +90 212 244 00 16
웹사이트 www.neolokal.com

 

터키의 간식

터키 여행에서 소소한 즐거움을 안겨주는 맛있는 간식들.

터키 터키여행

터키식 홍차

카페, 서점, 레스토랑, 바. 터키는 어딜 가든 물보다 흔하게 홍차를 즐길 수 있다. 하나같이 작은 호리병 형태의 잔에 담아 내온다. 뜨거운 차를 손잡이가 없는 잔에 담아 주는 이유는 천천히 대화를 하면서 차를 음미하라는 뜻이라고. 처음엔 좀 진하게 느끼지만 묘하게 중독성이 있어 여행이 길어질수록 하루에도 몇 잔씩 마시게 될 것이다.

터키 터키여행

옥수수

이스탄불을 돌아다니다 보면 가장 많이 보이는 길거리 간식이 구운 밤과 옥수수, 프레즐을 연상시키는 담백한 빵이다. 그중 제일은 옥수수. 먹어보지 않아도 아는 맛이라고 넘기기에는 한국식 옥수수와 제법 다른 식감과 맛을 지니고 있다. 쫀득하고 고소한 한국 옥수수와 달리 찰기가 없고 단맛이 강하다. 포인트는 겉에 뿌린 굵은 소금. 그 덕분에 단맛은 극대화되고 감칠맛까지 난다.

터키 터키여행

피스타치오 커피

곱게 빻은 원두와 지나치게 진한 맛 때문에 터키 커피를 멀리하는 사람도 좋아할 만한 터키 커피가 있다. 터키 남동부 지역에서 많이 나는 피스타치오를 넣은 커피다. 기괴한 조합처럼 느껴지겠지만 진한 커피와 부드러운 우유, 고소한 피스타치오가 생각보다 괜찮은 조화를 이루는 맛이다. 우유에 미숫가루나 선식을 탄 맛과 비슷해 모닝커피로 즐기기 좋다.

시간을 걷는 나라, 터키

인천에서 11시간의 비행 끝에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이스탄불 공항에 도착해 곧장 국내선으로 갈아타고 날아간 곳은 터키 남동부의 샨르우르파(Şanliurfa)였다. 작은 공항에서 호텔까지 가는 동안 눈앞에 보이는 것은 비행기에서 사막으로 오해했던 석회암 구릉과 주유소 몇 곳, 듬성듬성 자리한 건물 몇 개뿐이었다. 중심가에 있는 시장을 제외하고는 차고 건물이고 사람이고 다 드문 이 도시에 다른 나라 사람들이 발을 들이기 시작한 지 불과 1년이 되지 않았다. ‘지구 리셋설’의 주인공인 유적지 괴베클리 테페(Göbekli Tepe)가 지난해 열여덟 번째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기 때문이다.

1950년대에 현지인이 우연히 돌기둥을 발견하며 존재가 알려진 괴베클리 테페는 연구 과정에서 농경 사회와 집단 사회가 시작되기 훨씬 전에 지어졌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일반적으로 알려진 시대의 흐름을 뒤엎는 유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어쩌면 인류 문명의 시작점이었을지도 모를 유적지가 발굴되며 고요한 도시 샨르우르파는 지금 전 세계 사람들이 찾아오는 새로운 관광지로 각광받는 중이다.

하루면 충분히 둘러보는 샨르우르파를 지나 차로 1시간 30분쯤 가면 아주 오래전 과거의 모습을 품은 또 다른 남동부의 도시 아드야만(Adıyaman)이 나타난다. 이곳에서 찾은 과거는 도시 외곽에 있는 넴루트산(Nemrut Dağ) 꼭대기에서 지금으로부터 2천 년 전 사람들이 만들어낸 거대한 석조 작품이었다. 이를 비롯해 올드 캐슬(Arsemia)과 뉴 캐슬(Eski KahtaKalesi), 로마 다리(Cendere Köprüsü) 등을 둘러보며 도시 전체가 고고학 박물관이라는 이 지역에 매료됐다.

가늠할 수도 없는 과거의 이야기를 들여다보는 남동부 여정을 마치고 돌아간 이스탄불에서 기대한 건 새로움이었다. 아시아와 유럽의 문화가 혼재돼 나타내는 독특하고 새로운 무언가를 만날 거라고 기대했다. 그렇지만 지금 이스탄불에서 만들어내는 새로움은 기대와 다른 관점에서 나타나고 있었다. 이곳이 유럽인지 아시아인지를 두고 골몰하는 대신 과거에서 찾아낸 터키만의 문화를 지금에 걸맞게 재탄생시키는 것. 오래된 자신들의 것을 재해석해 만든 지금의 것. 이로 인해 이스탄불은 어디에서도 발견할 수 없는 그만의 참신함으로 세계인을 매료시키고 있었다.

각자의 방식으로 시간을 거스르는 세 도시에 머무는 동안 생각하지 않은 건 미래였다. 모든 사람이 과거에 머물기보다 앞을 내다보며 사는 것이 현명한 삶의 방식이라 말하지만, 지금 터키에서 흥미로운 앞날을 기대하게 만드는 세 도시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미래를 내다보고 있었다. 과거를 찾아냄으로써 앞으로 나아가는 터키만의 시간 여행은 계속해서 새로운 발견을 이뤄내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