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복의 숨겨진 세상

스키복 스키
Jacqueline Kennedy (1929-1994), widow of President John F. Kennedy, pictured holding a sled on the ski slopes at Gstaad, Switzerland during a vacation with her two children at the resort on 16th January 1966. (Photo by Rolls Press/Popperfoto via Getty Images/Getty Images)

오랜 역사를 지닌 스포츠의 유니폼에는 상징적인 요소가 존재한다. 대략 수천 년 전부터 스칸디나비아반도에서 교통수단으로 이용하던 스키도 마찬가지다. 얇고 날렵한 패딩 점퍼와 부츠 컷 팬츠, 노르딕 패턴, 스노 부츠, 우주적 느낌의 매끈한 헬멧과 고글 등 스키만의 미학을 느낄 수 있는 요소가 공존한다. 스키를 전혀 못 타는 나도 스키복은 입고 싶을 정도니까. 사실 그 유혹의 시작은 몇 장의 오래된 사진을 본 때 였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빨간색 스키 수트를 입고 검은 발라클라바를 쓴 재클린 케네디, 페이크 퍼 재킷 차림에 헤드밴드와 커다란 고글을 낀 메리앤 페이스풀의 모습은 꼭 스키를 탈 때가 아니더라도 시도해보고 싶은 룩이니 말이다. 실제로 스키가 디자이너들에게 하사한 영감은 여러 컬렉션에 등장하며 꾸준히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수년 전부터 잇 아이템으로 등극한 발라클라바를 비롯해 커다란 고글, 몸에 꼭끼는 보디수트 등 수많은 아이템이 그 증거다. 여기 스키복의 숨겨진 매력을 느껴보길 바라며 한겨울 매일 입고 싶을 정도로 치명적인 아이템을 제안한 브랜드를 선별해보았다. 오랜 역사를 지닌 럭셔리 스포츠 브랜드를 비롯해 새롭게 떠오르는 디자이너 브랜드와 패션 하우스에서 제안하는 스키 라인까지 총망라했다. 이제 스키복이 이끄는 새로운 패션 세상에 입문해보길.

 

PRADA

프라다의 ‘리네아로사’는 스키 컬렉션은 아니지만, 스키복으로 적당한 아이템을 만날 수 있으니 놓치지 말 것. 모던한 디자인, 강렬한 네온 컬러, 상징적인 레드 태그를 갖춰 1990년대 스타일을 연출하고 싶은 사람에게 제격이다. 공기 순환이 원활한 니트, 기능성 소재인 그래핀, 리사이클링 폴리에스테르 패딩, 고어텍스 발수 가공 원사 등 체온을 유지하는데 탁월한 각종 신소재로 완성했다.

 

FUSALP

‘알프스의 바지(Fuseau fromthe Alps)’라는 뜻을 지닌 퓨잡은 1952년 프랑스 동부 안시에서 두 재단사가 탄생시켰다. 이들은 타이트한 스터럽 팬츠를 비롯한 스키복을 제작하며 명성을 떨치기 시작했다. 모노톤 제품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기본에 충실한 하이엔드 제품으로 두터운 마니아층을 거느리고 있다.

 

PERFECT MOMENT

개인적으로 갖고 싶은 아이템이 가장 많은 브랜드 퍼펙트 모먼트. 레트로풍 컬러 매치와 클래식한 디자인의 조합은 많은 과거 스타일 아이콘을 떠올리게 한다. 스포츠 영화 제작자이자 프로 스키어인 티에리 도나르가 1984년에 론칭한 스포츠웨어 브랜드로 스키 외에도 서핑, 액티브 웨어를 함께 선보이고 있다. 스키 웨어의 클래식한 느낌을 좋아한다면 퍼펙트 모먼트가 딱이다.

 

스키복 스키

MONCLER

슬로프에서 특별한 룩에 도전하고 싶다면 몽클레르 그레노블에서 패션 컬렉션처럼 전개하는 ‘3 몽클레르 그레노블’을 추천한다. 이 라인을 총괄하는 산드로 만드리노는 우드스턱 페스티벌을 즐기는 사람들이나 산악 지대의 카우보이에게 영감을 받아 새시즌 디자인을 완성했다고 전했다. 대담한 실루엣, 각종 디테일과 컬러, 패턴이 거침없이 뒤섞인 이번 컬렉션을 통해 3 몽클레르 그레노블의 독보적인 입지를 다시금 확인할 수 있다.

 

BOGNER

1932년 독일 뮌헨에서 시작된 브랜드 보그너. 유명 스키 선수인 빌리 보그너가 론칭한 이래 럭셔리한 ‘궁극의 스키 컬렉션’으로 인정받고 있다. 독일 동계 올림픽 국가대표 팀의 유니폼으로 17년간 선정된 브랜드 명성에 걸맞은 다채로운 디자인, 남다른 기술력으로 무장한 제품이 가득하다.

 

AZTECH MOUNTAIN

데이비드 로스와 헤이파라 러트거스는 2013년 함께 스키에 뿌리를 둔 브랜드 아즈텍 마운틴을 론칭하기로 결심한다. 2016년에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저명한 알파인스키 선수인 보드 밀러가 합류한 후 더욱 기능성이 우수한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젊은 브랜드답게 생생한 컬러를 즐겨 사용하고, 아웃도어 룩으로도 활용할 수 있는 아이템을 함께 구성해 눈길을 끈다.

 

OYSHO SPORT

오이쇼 스포츠에서 스키 컬렉션을 출시했다. 합리적인 가격의 모던한 스키 웨어와 각종 액세서리로 알차게 구성해 눈길을 끈다. 통기성과 방수 기능이 우수하고 체온 유지에 최적화된 점프수트와 팬츠 그리고 스키를 타다 길을 잃었을 때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RECCOⓇ 기술을 적용한 패딩 점퍼까지 금액 대비 탁월한 기능을 갖춘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

 

FENDI

패션 하우스에서 제안하는 스키 웨어는 스포츠 브랜드의 그것과 다른 존재 이유가 있다. 펜디의 액티브 웨어 컬렉션을 보면 쉽게 납득할 것이다. 곳곳에 브랜드 로고를 새긴 것만으로도 구매욕이 솟는 건 어쩔 수 없으니 말이다. 펜디를 사랑하는 스키어라면 로고 라인 테이프를 두른 강렬한 홀로그램 블랙 나일론 패딩 점퍼를 마주하는 순간 속수무책으로 지갑을 열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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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NK GONE SOFT

한동안 비주류로 치부되던 펑크가 새 시즌 반전을 꾀했다. 검게 칠한 입술과 거칠게 찢어진 티셔츠로 대표되는 고딕적 분위기를 버리고, 스커트와 드레스 중심의 레이디라이크 룩에 펑크의 상 징적 요소를 부분적으로 도입한 것. 우아한 풀 스커트에 펑크의 상징인 타탄체크 뷔스티에 톱을 조합한 디올과 고급스러운 가죽 드레스에 볼드한 초커와 워커 부츠를 매치한 알렉산더 맥퀸, 평범한 블랙 튜브톱 드레스에 고리 장식을 더한 프라다와 평범한 블라우스에 크리스털 체인을 장식한 크리스토퍼 케인이 대표적인 예다.

BEFORE SUNRISE

신진디자이너 K패션오디션

J.CHUNG

“예술과 철학에서 소재를 찾되, 편안함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입었을 때뿐 아니라 벗었을 때도 보관하기 쉽고 물세탁이 가능한, 다시 말해 일상적인 편리함을 갖춘 옷을 만들고 싶었죠. 대상을 받은 후 더 겸손해야 하고, 더 연구하는 디자이너가 돼야 한다는 생각에 설렘과 두려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게 이 자리에 오기까지 저를 도와주신 분들에게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또 새해에는 파리에 진출할 생각이에요.” 정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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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NG&LU

“어느새 7년 차 디자이너가 됐다니 감격스럽습니다. 가로수길에서 행어를 펼쳐놓고 팔던 기억이 생생한데 말이에요. 저희는 현대 여성들이 입고 싶은 옷을 연구해요. 평범한 것을 거부하며 자신만의 길을 찾아가는 여성들이요. 적당한 가격대를 유지하고, 다양한 채널을 통해 소통하는 것 역시 그들의 삶에서 멀어지지 않기 위한 방법 중 하나입니다. 앞으로도 이런 가치관을 유지하며, 랭앤루만의 스타일과 문화를 공유해가고 싶어요.” 박민선·변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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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SVP

“RSVP는 1970~80년대의 아메리칸 유스 컬처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브랜드입니다. 영화나 음악, 예술처럼 다양한 요소에서 받은 영감을 패션에 녹여내죠. 하나의 문화에서 출발한 브랜드답게 고객에게 옷뿐만 아니라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하고 싶어요. RSVP의 무드를 담은 옷과 음악, 공간, 카페 같은 것을 통해서요. 차후 이 모든 것을 함축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거듭날 계획입니다.” 정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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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YITH

“프럼이스의 신발이 특별한 이유는 밑창과 뒤축 때문입니다. 밑창이 뒤축까지 올라온 형태라 섬유를 보호할 수 있고, 걸을 때 안정감도 높죠. 여행자들의 신발 뒤축을 감싼 섬유가 대부분 낡아 일그러져 있다는 사실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전 세계 여행자들이 함께 디자인한 신발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네요. 샘플을 들고 세계 각지를 여행하며 여행자들에게 꼭 필요한 것에 대해 의견을 듣고 반영하거든요.” 이태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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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TER PRAY

“애프터프레이는 밀리터리와 테일러드라는 두 가지 요소를 재구성해 세련된 룩을 선보이는 브랜드입니다. 동상을 받으며 그동안 기울인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는 걸 느꼈어요. 이번 수상을 계기로 더욱 노력해 국내외에 단단한 기반을 가진 브랜드로 키워가고 싶습니다.” 조성빈·박인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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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Dim

“엔딤은 새로운 것을 추구하기보다는 이미 경험했지만 잊힌 과거의 어떤 것을 발굴하고 재조명하는 데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영상, 그래픽, 액세서리, 타이포그래피 등 다양한 요소를 활용하죠. 이를 통해 유행만을 따르는 모호한 브랜드가 아니라 역사에 남는 브랜드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남다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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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NDERKAMMER

“분더캄머는 독일 고어로 ‘놀라운 것들의 방’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가 구축한 방 안에서 사람들은 취향을 공유하고 소통하죠. 파리 패션위크 트라노이 전시에서 발표한 2020 S/S 컬렉션은 ‘완벽하지 않은 완벽함’을 주제로 했습니다.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의 불완전한 아름다움을 담고자 했어요.” 신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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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CHÉLEEHÉ

“다채로운 색과 패턴, 소재를 사용해 기발한 상상력을 지닌 순수한 아이와 풍부한 경험을 간직한 어른의 경계를 표현합니다. 키셰리헤만의 독특하고 재밌는 디테일에는 키덜트적 분위기가 녹아 있고요. 언제까지나 키셰리헤의 옷을 입는 사람들에게 특별하고 즐거운 하루를 선사하고 싶습니다.” 김민경·백현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