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파자마

하이패션계는 종종 판타지에 도취된다. 그리고 그 판타지와 보통의 삶 사이에는 필연적으로 괴리가 생긴다. 엄청난 부피의 드레스와 빛을 반사하는 디스코 팬츠처럼 보기에는 좋지만 입을 수는 없는 옷들이 매 시즌 이 환상의 나라에서 태어나고 사라진다. 파자마 트렌드 역시 그렇다. 단정한 셔츠에 잠옷에서 본뜬 파이핑 디테일을 더한 정도라 거리감이 없던 파자마 룩은 어느새 진화하고 진화해 쿠튀르라는 신세계에 안착했다. 온통 레이스로 이루어진 슬립 드레스나 고전 영화에 등장할 법한 로브, 로코코 시대의 공주 잠옷을 연상시키는 드레스와 가죽, 실크, 시폰 소재의 파자마 수트를 필두로 하는 진화한 파자마 룩은 이제 ‘쿠튀르 파자마’라는 이름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새 시즌 쿠튀르 파자마라는 주제를 가장 잘 보여준 브랜드는 피터 필로토와 랑방, 시스 마잔이다. 피터 필로토는 광택 있는 소재를 중점적으로 사용해 정석이라 할 만한 로브를 완성해냈고, 랑방과 시스 마잔은 슬립 드레스에 레이스를 장식해 진짜 잠옷처럼 보이는 룩을 여러 벌 선보였다. 반면 알렉산더 왕은 전신을 레이스로 감싸는 보디수트로 시선을 모았으며, 마크 제이콥스는 풍성한 볼륨과 이불 같은 패턴을 활용해 파자마 무드를 이끌어냈다.

이토록 섬세한 룩을 볼 때면 실용성에 관한 논의를 잠시 접어두고 싶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아무리 멋진 옷이라 해도 여러 사람이 자주 입고 탐내며 재생산하지 않으면 사장되고 마는 것이 트렌드의 섭리다. 쿠튀르 파자마의 한계 역시 여기에 있다. 벨라 하디드, 비욘세, 두아 리파, 에밀리 라타코브스키 등의 셀러브리티부터 패션쇼 시즌이면 파리와 밀라노, 런던과 뉴욕으로 몰려드는 패션 인사이더들까지, 유행이라면 거부하는 법 없는 이들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재해석해준 덕에 아직까지 연명하고 있지만 벗은것과 다름없어 보이는 슬립 드레스나 레이스 보디수트가 현실 세계에 얼마나 유효한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미지수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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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조거팬츠 입기

조거팬츠가 유행이다.
운동할 때 입는 바지,
또는 ‘힙합’스타일로 입어야 한다는 편견에서 벗어나자.
이들처럼 입는다면
평소에, 혹은 특별히 멋을 부려야 할 때도
조거팬츠를 훌륭하게 입을 수 있으니까.

조거 팬츠와 패딩 점퍼 그리고 플랫폼 운동화.
가장 편하면서도 멋스럽게 조거팬츠를 입을 수 있는 조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플랫폼 운동화.
조거팬츠 특성상 자칫 짧아 보일 수 있는 다리를
길어 보이게 해주는 고마운 아이템이다.


구찌(Gucci)의 벨벳 소재 조거 팬츠처럼
컬러풀한 팬츠를 입을 때는
위 스트리트 스타일 룩처럼
선명한 컬러의 톱을 매치해 봐도 좋다.
1백55만원으로 구찌 공식 홈페이지에서 판매 중.


조금 더 힙스터 스타일로 입고 싶다면
부츠와 스타일링 해보자.
대신 사진 속 모델처럼
짧은 상의를 입고
조거 팬츠는 비교적 슬림한 스타일을 선택하자.


프랑스 브랜드 레 티앙(Les Tien)
슬림한 조거 팬츠.
20만원대로 매치스패션(Matches Fashion)에서 구매 가능하다.

벨트를 더해 허리를 강조하거나
굽이 조금 있는 부츠를 신는 것도 좋겠다.


재킷과 매치해 드레시한 스타일로 연출할 수 있다.
팬츠와 비슷한 컬러의 재킷을 매치해야 하고,
반드시 하이힐을 매치해야 만족스러운 실루엣을 완성할 수 있다.

사진 속 여자처럼 글로시한 소재의 팬츠를 입는 것도 방법이다.

팜 앤젤스(Palm Angels)의 조거 팬츠.
발목 부분을 조이고 푸느냐에 따라
다른 스타일링을 할 수 있다.
바스락거리는 나일론 소재로
드레시한 재킷과도 잘 어울릴 듯.
가격은 60만원대로 팜 앤젤스 공식 홈페이지에서 구매 가능하다.


나이키(Nike)의 스탠다드 핏
스포츠웨어 우븐 팬츠도 이런 스타일링에 훌륭할 듯.
가격은 6만9천원으로 공식 홈페이지에서 구매 가능하다.

잉크와 사랑의 불시착

STUDIO DRAGON IP사업팀

스튜디오 드래곤은 기획과 개발, 제작, 배급과 유통, 사업, 펀딩까지 모든 프로세스를 총괄하는 시스템을 갖춘 국내 최대 규모의 드라마 제작 스튜디오다. 이 중 채지탁 팀장이 이끄는 IP사업팀은 스토리, 모티프, 소품 등 드라마와 관련한 모든 것을 활용해 공연, 전시, 굿즈 제작 등으로 연계하는 사업을 주로 한다.

EENK

디자이너 이혜미가 이끄는 여성복 브랜드. 론칭 이래 영화감독, 뮤지션, 안무가 등 여러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통해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감각적인 컬렉션을 제안하고 있다.

 

드라마와 패션 브랜드의 만남이라니 무척 새롭다. 스튜디오 드래곤 <사랑의 불시착>에서 영감을 받아 상업적으로 활용하기 좋은 로고를 개발하고 패턴화해 여러 아이템에 적용하는 작업이 가능한 패션 디자이너를 찾고 있었다. 그러던 중 ‘레터 프로젝트’를 통해 매 시즌 남다른 기획으로 컬렉션을 소개하는 잉크를 알게 됐고, 협업을 제안하게 됐다. 잉크 업계 최초로 시도하는 드라마 콘텐츠와 패션 커머스의 협업이다. 북한과 남한을 오가는 드라마 배경을 비롯해 PPL이나 일반적인 드라마 굿즈 제작과 다른 방식의 협업이라 흥미로웠다.

이번 협업에 대해 소개해주기 바란다.스튜디오 드래곤 드라마를 훌륭한 퀄리티로 제작하는 스튜디오와 감각적인 디자인의 제품으로 메시지를 전하는 패션 브랜드의 만남으로 시너지를 내고 싶었다. 두 분야 중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균형 잡힌 협업 구조를 구축하고, 드라마 스토리를 패션 브랜드가 디자인적으로 해석해 활용하기 좋은 요소를 고심했다. 두 가지를 적절하게 반영하기에 패턴이 제격이라고 판단했다. 잉크 드라마에서 여주인공 윤세리가 운영하는 패션 기업 ‘세리스 초이스(Seri’s Choice)’와 잉크가 콜라보레이션을 했다고 상상하며 패턴을 구상했다. 파이돈(Phaidon)에서 출판한 북한 그래픽 북과 북한 인테리어 자료를 참고했고, 윤세리에 관한 드라마 스토리를 녹여냈다. 패러글라이딩을 하던 중 돌풍에 휩싸여 북한에 불시착한 그녀가 민들레 같다는 생각이 들어 민들레를 메인 모티프로 잡았다. 이렇게 탄생한 레트로풍 플라워 패턴의 명칭이 ‘LEELEE’다. 남녀 주인공 윤세리와 리정혁의 이름을 조합했다.

‘LEELEE’ 패턴은 어떻게 활용했나?스튜디오 드래곤 드라마 속 다양한 소품에 프린트되어 등장한다. 극 중 중요한 소품인 아로마 향초를 장식하거나 누군가의 집에 걸린 액자 속 그림, 주인공이 덮는 담요 등에서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더 나아가 드라마와 연계해 패턴을 활용한 의류 컬렉션과 액세서리 등을 출시할 예정이다. 잉크 이 패턴을 메인으로 한 사랑의 불시착 캡슐 컬렉션 론칭을 앞두고 있다. 이 컬렉션의 이름은 ‘잉크 × 세리스 초이스(EENK × Seri’s Choice)’다. 민들레 꽃잎을 닮은 칼라 디테일 블라우스, 꽃봉오리처럼 풍성한 실루엣의 롱스커트, 잉크 시그니처 드레스의 새로운 버전 등 LEELEE 패턴을 프린트한 다양한 아이템으로 구성했다. 새해 1월 중 분더샵에 팝업스토어를 오픈하고, 잉크 온라인 사이트를 비롯해 여러 곳에서 판매할 예정이다.

 

사랑의불시착 잉크

design

민들레와 민들레 홀씨를 모티프로 도안한 5가지 로고 디자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