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브런치 ②

비법과 정성이 담긴 브런치

마핑파

오랜 시간 브런치를 만들어온 주인장이 소스부터 빵까지 매장에서 직접 만드는 ‘마핑파’. 하나의 메뉴가 완성되기까지 많은 과정이 온전히 이곳에서 이루어지고, 그 정성은 맛과 공간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촉촉하기 이를 데 없는 프렌치토스트 세트가 시그니처 메뉴이고, 뜨끈한 토마토 베이스의 샥슈카는 추운 겨울을 위해 준비한 시즌 메뉴. 10년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운영하는 원데이 쿠킹 클래스 에서는 마핑파의 메뉴뿐 아니라 홈파티를 위한 요리도 배울 수 있다. 소소하지만 맛에 큰 변화를 주는 팁으로 만족도를 높이니 브런치의 즐거움과 함께 요리를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

주소 서울시 마포구 포은로 74
영업시간 수~토요일 11:00~20:00, 일요일 11:00~19:00, 월.화요일 휴업
문의 02-336-1600

소금과 고기의 만남

소금집 델리

소금 공방에서 직접 만든 가공육을 실제로 보고 살 수 있는 식료품점이자 다양한 요리를 선보이는 델리 숍 ‘소금집 델리’. 공방에서 정성 들여 만든 가공육을 매일 아침 배송받아 그날의 재료로 사용한다. 제주 흑돼지로 만든 잠봉과 프렌치 이즈니 버터로 바게트 빵을 가득 채운 잠봉뵈르가 시그니처 메뉴이고, 좀 더 특별하게 즐기고 싶다면 씹는 맛이 일품인 목살 스테이크에 구운 채소를 곁들인 햄 스테이크 플래터가 좋을 듯하다. 안국점에서는 이번 겨울부터 특별히 위스키를 판매하니 차디찬 겨울을 데워주는 브런치의 매력이 신선하게 느껴질 것이다.

주소 서울시 종로구 북촌로4길 19
영업시간 화~일요일 11:00~23:00, 월요일 휴업
문의 02-766-2617

자연스러운 식사

TBD

낮에는 샌드위치 카페, 저녁에는 내추럴 와인 바로 운영하는 성수동의 ‘TBD’. ‘To Be Determined’의 약자로 오픈하기 전 매장 전반에 대한 고민을 담은 이름이지만 ‘Très Bon Dîner(아주 좋은 식사)’로 해석한 장 쥘리앵의 일러스트로 유쾌함을 더했다. 브런치로는 네 가지 바게트 샌드위치와 냉수프를 제공하는데, 재료 본연의 맛이 담백한 조화를 이뤄 하루의 첫 끼니가 부담스러운 이들도 하루를 든든하게 시작할 수 있게 해준다.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바게트 샌드위치와 함께 차가운 시나몬 펌프킨 수프는 필수. 퓌레 같은 식감의 수프에 곁들이는 바삭한 바게트 샌드위치는 어디서도 맛볼 수 없을 만큼 매력적이다.

주소 서울시 성동구 연무장길 6
영업시간 화~일요일 런치 12:00~15:00, 디너 18:00~24:00, 월요일 휴업
문의 02-465-3334

올데이 브런치

AUZ

여러 나라의 요소가 융합된 호주 식문화를 바탕으로 다양한 식재료를 사용한 요리를 선보이며, 채식부터 라이스까지 제공하는 음식의 종류도 폭넓다. 식탁을 가득 채운 푸짐하고 화려한 광경에 넉넉한 마음으로 포크를 들게 되는 곳. 대표 메뉴는 빵과 볶은 채소, 스크램블드에그, 소시지와 베이컨 등을 한 접시에 담아낸 풀 브렉퍼스트이고, 비주얼부터 합격인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올린 크런치 프렌치토스트는 AUZ의 시 그니처 디저트다. 호주식 브런치의 풍성한 양과 맛으로 용산구의 분위기에 활기를 더하는 곳이다.

주소 서울시 용산구 백범로 341
영업시간 매일 8:30~20:00
문의 02-704-86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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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브런치 ①

공중에서 빛나는 곳

섬광

을지로의 한 건물 5층에 자리한 카페 겸 와인 바 ‘섬광’은 여러 분야의 친구들이 모여 하나하나 꾸린 공간. 창문 너머 펼쳐지는 남산 전경과 곳
곳에 스미는 채광, 원목과 빈티지 소품을 이용한 인테리어가 조화롭다. 오후 6시까지 판매하는 카페 음료와 디저트 중 에서 두 종류의 프렌치토스트가 단연 인기. 달걀물에 적시는 과정에 알맞은 쫀득한 빵을 찾는 데 특별히 신경 썼다. 과일 프렌치토스트는 제철 과일을 이용해 상큼하고 달콤한 맛이 나고, 생 햄 프렌치토스트는 프로슈토와 살라미를 올려 ‘단짠’의 정수를 보여준다.

주소 서울시 중구 창경궁로1길 38
영업시간 월~토요일 12:00~24:00, 일요일 12:00~19:00
문의 070-8866-8485

 

소금으로 만드는 이야기

살살솔트앤샐러드

살살은 소금을 의미하는 라틴어 ‘살(sal)’이 샐러드의 어원이라는 사실에서 착안한 이름으로 소금이라는 재료 하나로 무궁무진한 이야기를 펼친다. 인테리어 역시 소금 결정을 모티프로 한 각진 도형과 색색의 원석으로 깔끔하게 장식했다. 샐러드와 샌드위치가 대표적이기는 하지만 냉파스타와 사이드 디시까지 준비돼 제대로 된 브런치를 즐길 수 있으며, 다양한 향신료를 직접 배합한 소금을 구매할 수도 있다. 대학가에 위치해 젊은이들의 취향에 맞는 음식과 공간을 반영한 곳이니 성북동에 가면 들러보길 권한다.

주소 서울시 성북구 성북로6길 20
영업시간 화~토요일 11:00~20:30, 일요일 11:00~18:30, 브레이크타임 15:00~16:30, 월요일 휴업
문의 070-7766-1804

 

정도의 샌드위치

큐뮬러스

서울숲과 뚝섬 한강공원 사이에 위치해 나들이를 겸해 브런치를 즐기기에 제격인 샌드위치 가게 ‘큐뮬러스’. 달마다 바뀌는 메뉴로 계절에 따라 변화하는 색감과 맛의 재미를 즐길 수 있을 뿐 아니라 알록달록한 각종 절임을 이용한 플레이팅 또한 눈길을 끈다. 온고잉 메뉴는 통밀 식빵을 이용한 풀드 포크 샌드위치와 로스트 비프 샌드위치. 두 메뉴 모두 고기와 치즈가 들어가지만 신선한 채소 덕분에 맛이 풍부하면서도 느끼하지 않고, 곁들일 수 있는 온어락의 수제 소다 또한 자극적이지 않아 좋다. 어느 하나 모자라지도 과하지도 않은 균형 잡힌 맛으로 많은 사랑을 받는다.

주소 서울시 성동구 성덕정9가길 6
영업시간 매일 11:00~17:30
문의 02-465-7587

 

하루를 여는 한 끼

루바브

서교동의 카페 로컬이 동교동에 ‘루바브’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문을 열었다. 공간은 작아졌지만 브런치에 중점을 둔 구성으로 메뉴를 풍성하게 채웠다. 화이트 톤의 단정한 내부에 포인트가 되는 가구와 조명이 오밀조밀 어울려 있고, 아침과 점심 사이 시간에 오픈해 아침 햇살을 만끽하며 말 그대로 브런치를 즐길 수 있는 곳. 의심의 여지 없는 조합인 베이컨, 수란, 아보카도가 어우러진 토스트와 진한 향과 맛으로 존재감을 드러내는 토마토 감자 수프 & 그릴드 치즈 샌드위치 세트가 인기다. 아침 햇살 아래 풍성한 한끼를 즐기고 나면 더없이 든든한 마음 으로 하루를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주소 서울시 마포구 홍익로6길 83
영업시간 매일 10:00~19:00
문의 070-7543-2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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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플란드의 사미인들

대자연 라플란드
핀란드 라플란드 북쪽에 위치한 이나리는 원주민인 사미족의 고향 땅 중 신성한 심장과 같은 곳으로 숲과 습지, 자갈 덮인 언덕, 깨끗한 호수가 자연 그대로 남아 있다.

핀란드의 이나리(Inari) 호수 주변 벌판에는 자작나무와 소나무가 가득하 다. 완전히 고요하고, 차가운 곳. 밤사이 흩뿌린 눈발이 호수 위 얼음판 위를 덮고 있다. 스물두 살의 유사 세우루야르비(Jussa Seuruj ä rvi)는 여동생(16세)과 아버지(51세)를 도와 얼음 구멍에서 어망을 끌어올린다. 그리고 멀리 타오르는 북극의 일출을 보며 “이 땅에서 계속 이렇게 살고 싶어요. 우리 조상들이 수백 년 동안 해온 대로 말입니다. 우리에게 이건 삶의 방식입 니다. 단지 직업이 아니에요”라고 말한다. 그의 아버지가 그물에 걸린 모캐 한 마리를 손질한다. 이들은 생선의 한 조각도 허투루 버리지 않을 것이다.

모캐의 비늘마저 어머니가 수공예품을 만드는 데 쓴다. “우리 사미인(스칸 디나비아 북쪽, 핀란드 북쪽, 러시아 콜라반도에 흩어져 살고 있는 유럽 유일의 유목 민족)은 늘 필요한 것만 취합니다. 그 이상은 취하지 않습니다.” 세우 루야르비는 자랑스러운 듯 말한다.

핀란드의 라플란드 북쪽에 위치한 이나리는 사미족의 고향 땅 중 신성한 심장과 같은 곳으로 숲과 습지, 자갈 덮인 언덕, 깨끗한 호수가 자연 그대로 남아 있다. 유럽에서 가장 방대한 황무지로 불리는 이곳은 스라소니, 갈색 곰, 울버린, 검독수리의 고향이기도 하다. 최근 기후학자와 지역주민들은이 지역이 정치, 경제 세력들에게 전례 없는 위협을 받고 있다고 호소한다.

현재 이나리 지역을 포함한 핀란드 북부 라플란드의 세 지방자치단체 들은 광석과 목재 산업을 개발하고 전 세계 미채취 석유의 5~13%, 가스의 20~30%를 차지하는 바렌츠해 매장 자원을 개발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나아가 북해 철도 공사를 진행해 중앙 유럽과 아시아를 포함한 세계 여러 다른 지역과 핀란드를 연결할 계획도 짜고 있다. 이 지역주민들은 29억 유로를 투자할 예정인 철도와 유럽연합 최초의 북해 항구 건설이 노르웨이의 광산 회사와 벌목업체들에 야생의 땅에 진출할 인프라를 제공할 것을 두려워한다. 오후 3시, 해가 지기 시작하자 세우루야르비는 집 근처 눈 덮인 숲에 모아둔 스물다섯 마리쯤 되는 순록들에게 먹일 풀을 가져온다. “사육하는 순록이 충분히 많으면, 한데 모아놓고 풀을 뜯게 해요. 그러다 해가 지면 다른 사육자들은 자기 순록을 데려가고, 우리는 우리 순록을 데려오죠.” 그가 순록 등에 저마다 다르게 찍힌 표식을 가리키며 설명한다. 사미족은 순록을 신성시한다. 순록 덕분에 가족에게 고기와 우유, 의복과 신발과 텐트를 만들 가죽, 각종 도구와 공예품 그리고 무기를 만들 뼈와 뿔, 바느질할 힘줄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이는 사미어에도 반영돼 순록의 외관이나 행동과 습성을 표현하는 사미어 단어가 1천 개가량 된다. 순록의 중요성을 세우루야르 비는 이렇게 말한다. “순록이 없다면, 사미인도 없을 겁니다.”

핀란드 정부가 공식적으로 발표한 철도 예정지는 세우루야르비의 집에서 5~10km 떨어진 곳을 통과하는데, 이는 그가 사육하는 순록 무리와 또다른 순록 여섯 무리가 함께 풀을 뜯는 이나리 호수 북부의 땅을 반으로 가른다. 세우루야르비는 반가축화한 동물들에게 4백 종이 넘는 다양한 식물을 자유롭게 뜯어 먹게 해온 사미인의 순록 목축에 종말이 다가오는 건 아닌지 두려워한다. “철도가 들어오면 모두가 일을 잃게 될 거예요. 우리 땅은 갈라지고요. 새로 국경이 생기는 거나 마찬가지예요. 순록은 숲을 통과하는 이동 경로를 따라가요. 이 길을 통해 가지 못하게 되면, 순록을 다 먹일 만큼 먹이가 충분하지 않을 거예요.” 세우루야르비는 SNS를 통해 정부의 개발계획을 처음 알았다. “페이스북에서 봤어요. 믿기 어려웠습니다.” 고향 땅에서 실행되는 중대한 기반 시설 공사 계획에 대해 설명 한 번 듣지 못한 것은 순록 사육자들만이 아니다.

사미인 의회 의장인 티나 티나 사닐라아이키오(Tiina Sanila-Aikio)는 이나리 마을 외곽에 위치한 자신의 집에서 순록 수프를 데우고 있었다. 사미인 의회는 핀란드에 등록된 1만5백 명 사미인의 문화·정치적 생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록 뮤지션이자 언어 교사로 살아온 티나 사닐라아이키 오는 사미족을 강제로 동화시키려는 의도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핀란드 정부의 조치에 항의하며 사미인 의회 의장 직함을 이어받았다. 그는 2017 년 6월, 침대에 누워 휴대폰을 확인하던 중 이 철도 계획에 대해 알게 되었다. “전 뉴스로 이 소식을 들었습니다. 사실이라고 믿지 않았어요. 사미족은 언급하지도 않았더라고요.” 그는 순록 고기 수프를 한 입 머금으며 말했 다. 이후 사미인 의회는 협의를 거쳐 반대 의견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이와 상관없이 세부 계획을 진행해왔다. 사닐라아이키 오는 이 같은 정부의 태도에 대해 19세기와 20세기에 걸쳐 사미인의 문화와 언어, 종교, 공동체를 압박해온 식민지적 말살과 착취의 연장선에 있다고 본다. “처음에는 종교를 없애고, 다음엔 공동체를 붕괴시키고, 다음에는 땅과 언어를 빼앗았어요. 그리고 이제는 철도를 놓겠다고 합니다. 이건 사미인의 종말을 뜻해요. 전통적인 생활 방식을 유지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죠.” 이렇게 말하는 그의 눈에 눈물이 고인다. “사미족은 멸종하는 거죠.” 현재 벌목과 금광 계획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4,250헥타르에 이르는 숲이 벌목에 배정됐고, 2백53건의 금 채굴 허가가 났다.

라플란드의 생태계가 개발 프로젝트 때문에 위험해질 거라는 예측도 있다. 노르딕 국가의 북극해 지역을 20년 넘게 연구해온 핀란드 기후학자 테로 무스토넨(Tero Mustonen)은 라플란드 북부 원시 자연의 일부가 철도 때문에 생태학적으로 완전히 달라질 거라고 경고한다. “이 지역은 우리 에게 기후적 안정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 지역은 유럽의 허파이자 미래를 위해 탄소를 흘려보내는 개수대라 볼 수 있어요.” 무스토넨은 현재까지 유일하게 철도의 생태학적 영향을 점검한 보고서를 사미인 의회를 위해 작성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엔지니어들이 북쪽으로 465km를 뻗어나간 철로와 측면 도로를 건설하는 동안 4km마다 바위를 채석하고 수천 개의 개울, 호수, 강, 시냇물의 방향을 바꿔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는 광산 업체들이 광맥을 찾기 위해 이 땅을 샅샅이 뒤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건 노다지입니다. 1848년의 캘리포니아처럼요. 골드러시예요. 이에 대한 정부의 법적 규제는 거의 없습니다. 세금은 최소로 부과되고, 광산 관료들은 이런 회사들 편에서 땅을 기꺼이 내줍니다.” 그 결과 광활한 땅덩어리의 13% 가 광산인 핀란드는 광산업체와 탐사 기업들에게 최고의 투자지로 손꼽히고 있다. 이러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남부 라플란드에서는 철도 건설이 큰 지지를 얻고 있다. 과거 높은 실업률을 겪었던 지역주민 일부가 일자리가 많이 생길 것으로 믿기 때문이다. 개발 프로젝트에 포함된 작은 마을 소당퀼 래(Sodankyl ä )는 실업률이 라플란드 최저인 6.7%로, 현재 탄광 개발 붐이 일고 있다.

남쪽으로 100km 더 가면 라플란드주의 주도 로바니에미가 있다. 수많은 관광객이 산타클로스를 만나고, 허스키 썰매를 타기 위해 모여드는 곳이다. 그러나 이 지역 정치인들에게 더 중요한 문제는 향후 30년 동안 북극 철도 프로젝트를 어떻게 이행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라플란드 주지사이자 개발 책임자인 미카 리피(Mika Riipi)를 만났다. 그는 추후 핀란드와 노르웨 이에 하역한 상품을 철로를 통해 유럽 전역으로 운송할 수 있다는 이점을 앞세워 현재 중국 공기업들과 협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 열기가 뜨겁습니다. 중국 사람들은 북극 실크로드에 대한 열망이 커요.” 리피는 이 프로젝트의 성공은 현재 아시아와 유럽 주요 항해로인 수에즈운하에 영향을 주는 지정학적 영향, 즉 바다 얼음이 녹는 속도에 달려 있다고 믿는다. “논쟁적인 이야기로 들릴 수도 있지만, 우리는 변화의 흐름을 파악하려 했고, 그걸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려고 노력했습니다.기후변화도 그중 하나고요.” 리피의 말이다. 이 프로젝트는 지구의 기온이 계속 오를 거라는 걸 가정하고 있다. 리피는 철도에 대해 두려워할 것이 없다고 주장한다. “지금껏 도로가 여럿 뚫렸어도 사미족 문화는 살아남았습 니다. 철로는 또 다른 길일 뿐이에요.” 지방의회는 사미인 고향에 탄광이 들 어서는 걸 반대한다고 그는 덧붙인다. “우리는 지역 수준의 결정은 내렸어 요. 사미인의 고향에 탄광이 들어서는 것은 원하지 않습니다.”

지방의회 건물 건너편에는 로바니에미 시청이 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파괴된 이후, 순록 뿔 모양으로 도시를 재건하자는 계획의 일환으로 건축가 알바르 알토가 디자인했다. 의회의 중도 우파인 헤이키 우토 역시 철도 건설 계획을 지지한다. 그는 이 프로젝트가 환경 친화적 계획이라고 주장했다. “우리 모두 기후변화를 막고 싶어 하지만 얼음이 사라지는 건 불가피한 일로 보이며, 바닷길은 결국 열릴 겁니다. 그 결과 유럽과 아시아 간 현재 항로의 3분의 1밖에 되지 않는 짧은 항로를 이용하는 것이 환경적으로 더욱 건전한 행동 아니겠습니까.” 덧붙여 우토는 철도가 사미족에게 도움을 줄거라고 주장한다. “저도 사미족 출신이지만, 전통적 사미족 지역에서 새로운 기회나 사업 활동을 창출하지 않는다면 사미어 사용 인구는 더 크게 감소할 거예요.” 그는 사미족의 고향 땅에 탄광을 허가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본다. “안 될 것 없지 않아요? 지역사회와 논의해야겠지만 수천 명의 사람 들에게 직간접적으로 생계 수단을 제공할 겁니다.”

어둠이 내려앉는 이나리 호수 근처 마을로 돌아오니 지금 의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정치적 권모술수가 머나먼 일로 보인다. 세우루야르비는 부엌 에서 커피 한 잔과 보리 빵으로 몸을 녹이고 있다. 그는 조용히 살고 싶지만, 다음 세대가 조상들처럼 숲과 호수에 의지해 살아가게 하려면 철도 건설에 저항해야 한다고 믿는다. “순록 목축은 제 유일한 꿈입니다. 다음 세대에도 사미족 방식대로 살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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