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넷째주 #신작 추천

긴 연휴 동안 볼 만한
이번 주 드라마, 예능, 영화를 모았다.

인간수업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인간수업>
지수(김동희)와 민희(정다빈) 등
돈을 벌기 위해 범죄를 저지른 고등학생 4명이
죄에 대한 대가를 치르는 이야기다.
10대가 가진 어두운 이면사회 현실을 드러내는 작품.
웹드라마 <아이리시 어퍼컷>의 진한새 작가가 극본을,
<결혼계약>의 김진민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공개일 4월 29일

삼시세끼 어촌편 5

나영석 PD의 인기 예능 프로그램,
<삼시세끼 어촌편>
이 시즌 5로 돌아온다.
시즌 1과 2에서 함께했던 차승원, 유해진, 손호준이 5년 만에 뭉쳐
전남 완도군 죽굴도에서 생활하는 모습을 보여줄 예정.
첫 번째 게스트로는 배우 공효진이 출연한다.

편성 금요일 오후9시10분 TvN
첫방송 5월 1일

로드 투 킹덤

남성 아이돌 그룹경연을 다루는 예능 프로그램 <로드 투 킹덤>.
데뷔 5년차 펜타곤부터 1개월차 TOO까지 총 7팀이 도전해
90초 퍼포먼스, 선배 그룹의 히트곡 커버 무대 등을 선보인다.
우승팀에게는 추후 방송 예정인 <킹덤> 출연권이 주어진다.
지난해 <퀸덤>을 진행한 이다희장성규가 MC를 맡았다.

편성 목요일 오후8시 Mnet
첫방송 4월 30일

트롤: 월드 투어

영화 <트롤: 월드 투어>는 2017년 개봉한 <트롤>의 속편.
음악 장르를 테마로 한 ‘트롤 마을’에서 벌어지는 전투를 다루며
레드벨벳에게서 영감을 받은 K-POP 트롤도 등장한다.
저스틴 팀버레이크가 음악을 총괄했고
켈리 클락슨, 앤더슨 팩 등이 목소리 연기와 OST 작업에 참여했다.
VOD로도 관람 가능하며 CGV와 롯데시네마를 제외한 극장에서 상영 예정이다.
월트 도른과 데이빗 P. 스미스, 두 감독의 작품.

개봉일 4월 29일

나의 청춘은 너의 것

대만 영화 <나의 청춘은 너의 것>은 어린 시절 친구 관계였던
팡위커(송위룡)와 린린(송운화)이 연인이 되어가는 과정을 그린다.
1990년대 출생인 두 감독, 주동대몽영
20대 청춘의 사랑을 생생하게 담아내는 데 초점을 두고 만든 작품.
<장난스런 키스>, <말할 수 없는 비밀>의 제작진도 함께했다.

개봉일 4월 29일

AGAINST COVID – 19 ⑤

 

KOREA

서해숙

역학조사관, 서울특별시 서북병원

바이러스의 최전선에서

집단감염과 소강상태가 반복되는 코로나19의 힘겨루기가 이어지는 때, 모두가 꺼리는 감염 현장에 가장 먼저 찾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역학조 사관 서해숙 역시 이 중 한 명이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는 역학조사관이라는 직업이잘 알려져 있지 않았다. 감염병이 발병하면 역학조사관은 어떤 역할을 하는가? 평상시에는 서울특별시 서북 병원에서 감염관리실장으로 일하며 호흡기 환자, 그중에서도 난치성 결핵 환자를 주로 진료한다. 코로나바이 러스와 결핵은 법정 감염병이라는 점에서 연관성이 있다.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진료 병원의 핫라인으로 서울시와 공조해 역학조사관으로서 수십 명의 노출자를 격리 및 진료하는 총괄 실무를 맡았다. 내이런 경력을 알고 있던 서울시의 추천으로 1월 28일부터 역학조사관으로 합류했다. 역학조사관은 감염병의 원인과 특성을 찾아내고, 발생과 전염 경로를 파악해 유행을 막을 방법을 찾아낸다. 역학조사의 첫 단계는 유행 여부를 판단하고 그 규모를 측정하는 것이다. 유행하는 것으로 판단하면 확산을 막기 위해 방역을 한다. 코로나19처럼 증상 발생 이후 감염력이 생기는 경우에는 접촉자를 적극적으로 파악해 감시하거나 밀접 접촉자를 격리 조치해 효율적으로 방어할 수 있다. 확진자의 동선별 접촉자를 확인해 방역 관리 대상자로 선정하고, 확진자의 동선에 소독을 시행해 추가 감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한다.

현장에서 감염경로를 추적하는 구체적인 과정이 궁금하다. 확진자가 발생한 자치구 보건소에 상황실을 마련한다. 확진자는 이미 병원에 격리된 상황이므로 해당 병원에 직접 찾아가 증상 발생 하루 전부터 행적을 파악한다. 이를 위해 신용카드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 평원)의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UR), 휴대폰 사용 내역 등의 GPS를 활용한다. 이후에는 CCTV를 보고 확진자가 거쳐간 지역사회 현장이나 병원에 방문해 접촉 자의 범위나 일정 기간 폐쇄 여부를 결정한다. 보건소 방역팀의 환경 소독 일자도 이어 결정된다. 어떤 점에서 수사관 업무와 닮았다. 감염 진단 검사가 필요한지 판별하는 일도 한다. 기준이 모호해 판단이 쉽지 않을 것 같다. 설 연휴가 지나고 한 업무는 보건소에서 전달한 역학조사서를 보고 사례를 분류하는 일이었다. 당시에는 우한 지역이 포함된 후베이성에서 입국한 내국인이나 중국인이 진단 검사를 받아야 하는지 역학보고서를 보고 판별하는 일이 가장 중요했다. 연령, 거쳐온 국가나 도시, 증상 유무, 잠복 추정 기간, 기저 질환 여부 등을 꼼꼼히 살펴야 했는데, 단 한 명이라도 놓칠 경우 확진자가 크게 늘어날 수 있기 때문에 부담감이 무척 컸다. 발생 초반에는 보건소의 선별진료소를 방문한 사람들의 검사 여부를 판단해달라고 새벽에 전화가 걸려오는 일이 흔했다. 잠을 자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언제 역학조사서가 도착할지 예측할 수 없어 식사할 때도 휴대폰을 손에 쥐고 있었다. 무증상일지라도 확진자일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보건소에서 하루 2회, 전화로 발열을 체크하는 능동감시 대상자로 지정하라고 일러두었다. 이것은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최선을 다하자는 나의 다짐이 기도 했다.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가장 힘든 순간은 언제였나? 모든 사람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확진자가 걷잡을수 없이 늘어났다. 사실 초반에는 메르스처럼 확 퍼졌다가 서서히 사라질 것이라고 예상했기 때문에 전문가 포럼에 참여했을 때 정부 자문위원에게 곧 마무리되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이 질문에 자문위원이 정색하며 곧 지역사회 전염이 시작될 테니 확진자의 입원을 준비하라는 답변을 해서 무척 의아했다. 그런데 바로 다음 날 대구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그분의 예측이 놀랍도록 정확히 들어맞아 아직까지도 소름이 돋을 정도다.

누구보다 먼저 감염 현장에 찾아가고 확진자와 접촉 해야 한다는 점에서 두려움도 있을 것 같다. 처음에는 많이 긴장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방역에서 세계 최고의 시스템과 물자를 제공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환자를 돌볼 때는 방호복과 고글, N95 마스크, 글러브 2개를 착용하고, 수시로 손을 소독해 대비한다. 지금은 한 달이상 확진자를 회진하면서 두려움이 많이 사라졌다.

메르스 이후 감염병 예방 관련 법이 개정되면서 현재의 역학조사 교육과정이 마련됐지만 여전히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 정부의 어떤 대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 여러 번 법률을 개정한 이후에도 정부에서 제시한 역학조사관의 수가 시도별로 충원되지는 않았다. 능력 있고 열정적인 역학조사관을 양성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다. 감염병 예방과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시·도는 역학조사관의 수를 ‘2명 이상’이라고 지정하고 있지만 막연하다는 생각이 든다. 예를 들면, 시·도는 인 구 1백만 명당 1명, 시는 인구 50만 명당 1명, 군은 인구 30만 명당 1명, 구는 인구 20만 명당 1명 등으로 구체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역학조사관의 수가 너무 많다면 주된 역할과 보조 역할로 구별해 양성하면 여러 면에서 효율적일 것 같다.

지금 이 순간에도 코로나19를 퇴치하기 위해 혼신을 다해 일하는 의료진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한다면? 때때로 의료인이 현장으로 달려가게끔 만드는 일종의 사명감은 태생적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하루 종일 방호복을 벗지 못하는 오염 존에서 심신이 쉽게 지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대구·경북 지역에 의료진이 부족하 다는 말에 전국에서 의료 자원봉사를 가겠다고 자원하는 의료진이 무척 많았으니까. 심지어 사경을 헤매는 환자를 모아둔 중환자실에 자원하는 의사도 여럿 있었다. 그들은 마치 전쟁터에 자원입대하는 사람들 같다.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하며 감염병에 성숙하게 대처하는 국민과 최전선에서 적진을 향해 나아가는 숭고한 의료진을 보며 내가 하는 일에 다시금 확신을 갖게 됐다.

코로나19를 겪는 모든 사람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는가? 현대인의 삶은 때때로 지극히 이기적이다. 하지만 메르스 때와 마찬가지로 여지없이 우리는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는 당연한 사실이 증명됐다. 타인과 별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내 영역을 스쳐 지나간 사람이 내게 영향을 주기도 하고, 반대로 내가 누군가에게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 셈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라는 나노미터의 미생물을 통해 비로소 내 옆의 사람들을 의식하기 시작했다. 다만 코로나 19는 확진자 주변 1.5~2m 이내의 사정거리에 들어온 접촉자라도 마스크를 잘 쓰고 바이러스로 오염된 손을잘 씻는다면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 금주와 금연, 환기, 구강위생 관리가 필요하고, 매일 따뜻한 물을 2L 이상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된다.

혹자는 코로나19가 시작일 뿐이라고 말한다. 바이러스에 맞서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있을까? 5천만 명이 사망한 스페인독감이나 7천5백만 명이 사망한 흑사병과 같이 인류는 감염병과 수많은 전쟁을 치러왔다. 수습할 방책을 겨우 마련해놓으면 또 다른 감염병이 엄습했는데 이제는 그 주기가 더욱 짧아졌다. 특히 변이가 쉬운 바이러스는 매번 다른 모습으로 인류를 찾아오고 인류는 처음 겪는 감염병이다 보니 그 실체를 파악해는 데 시간이 걸려 초반에는 고전할 수밖에 없다. 기후변화와 환경오염을 이런 감염병의 원인으로 꼽곤 한다. 바이러 스의 확산에는 비행기처럼 신속히 이동할 수 있는 교통 수단도 한몫하고 있어 한 나라의 문제에 그치지 않고 전세계의 문제가 된다. 인류의 무자비한 환경 파괴에 보다 많은 사람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의사로서 여전히 꾸는 꿈이 있나? 20여 년 전 캄보디아 의료봉사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매년 두세 차례 의료봉사를 간다. 지진이 일어났던 아이티나 엄청난 위력의 태풍이 지나간 필리핀에 긴급 구호도 다녀왔고, 인도를 비롯해 케냐,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등에서 빈곤층의 질병을 해결하기 위해 작은 도움을 주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가장 가까이 있는 북한 주민의 결핵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북한을 제대로 알고 향후 남북 교류 전문가로서 인도주의적 활동을 하기 위해 관련 대학원에 다니고 있다. 현재 북한이 코로 나19 위기를 어떻게 해결하고 있는지 걱정도 된다. 북한뿐 아니라 전 세계의 코로나19가 하루속히 종식되어 모두가 안전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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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INST COVID – 19 ④

 

KOREA

오성훈

간호사, 널스노트 대표

작은 힘이 모여

대구·경북 지역에서 빠른 속도로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늘어나면서 의료진의 수가 턱없이 부족했다. 이에 힘을 보태기 위해 전국에서 많은 의료진이 의료봉사에 나섰다. 생업을 잠시 멈추고, 유학을 미룬 채, 시험을 앞둔 상황에서도 동료를 돕기 위해 먼 길을 달려왔다. 널스노트의 오성훈 대표는 청도 대남병원과 안동의료원에서 3주간의 봉사활동을 마치고 돌아왔다.

의료봉사를 결심한 이유가 궁금하다. 처음에는 금세 진정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다 하루에 확진자가 1천명 이상씩 느는 것을 보고 심각한 상황으로 느꼈고, 대구와 경북 지역 의료진이 힘들어한다는 뉴스를 접하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해야겠다 싶었다. 현재 간호사의 업무와 상황을 대변하는 SNS와 간호사 업무를 돕는 앱을 운영 중인데, 처음에는 콘텐츠로 간호사 업무에 공감하고 위로를 전하려 했지만 직접 겪은 상황이 아니어서 이를 표현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료진이 얼마나 힘든지 잘 알리고 싶었고, 그들의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현재의 어려움을 공론화해 지원으로 이어지기를 기대 했다.

코로나19 병동에서 간호사의 업무는 무엇인가? 우선 활력 징후를 측정한다. 환자들의 혈압과 체온, 맥박, 산소포화도 등 인체 대사를 측정하는 것인데 환자들의 상태가 일정하지 않고 모든 환자가 일관된 증상을 보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활력 징후 측정이 중요하다. 의사와 환자 증상에 관해 정보를 주고받고, 주사나 투약, 환자 이송을 돕기도 한다.

처음 갔던 곳이 청도 대남병원이다. 집단감염이 일어난 곳인 만큼 두려움이 컸을 것 같다. 최초로 집단감염이 일어난 곳이다. 의료진을 포함해 1백20명 이상이 확진자였고, 정신 병동이었기 때문에 난폭하거나 의사소통이 힘든 환자도 많았다. 의료봉사에 지원했지만, 청도 대남병원에 가게 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청도 대남병원으로 지정됐다고 들었을 때 처음에는 심장이 쿵쾅거렸다. 근무할 병원을 선택할 수 없고, 그곳 상황이 급박 하다는 소식에 일단 가게 되었다. 도착한 날 병원 근처 거리에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지역 전체가 오염되었다고 생각한 때문인지 마치 유령 도시처럼 인적이 없었고 모든 카페와 식당이 문을 닫았다. 병원 문을 열고 들어가보니 환자들이 복도에 누워 병실에 들어가지 않겠다고 버티고 있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상황이 심각했고 위생 상태도 좋아 보이지 않았다. 무섭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방호복을 입고 활동하면 에너지 소모가 훨씬 클 것같다. 방호복을 입고 실제로 근무해본 건 이번이 처음 이었다. 우선 방호복을 입으면 열기가 빠져나갈 구멍이 전혀 없어 20분 만에 온몸이 땀에 흠뻑 젖는다. 얼굴만 노출되어 있는데 마스크와 고글을 쓰기 때문에 고글 안에 습기가 차고 땀방울이 눈으로 들어가면 굉장히 따갑다. 눈을 만질 수도 없다. 앞이 잘 보이지 않고 두통이 생기거나 토하고 싶을 때도 있다. 너무 힘들어 뛰쳐나가고 싶을 때도 환자 상태가 좋지 않으면 두고 갈 수 없으니 버텨야 한다. 초기에는 후원받은 의료 물품이 많다 보니 불량 제품도 있었다. 고글이 이마를 찌르기도 하고 방호복을 입고 다니다 보면 나도 모르게 모서리에 옷이 찢길 때도 있고 특히 벗을 때가 위험한데 바이러스가 눈에 보이지 않으니 어디에 묻어 있을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그만큼 감염에 쉽게 노출되기 때문에 많은 의료진이 조금이라도 열이 나거나 몸이 좋지 않으면 혹시 감염된 게 아닌지 불안했다. 육체적 피로는 참고 견디면 되는데 이런 불안감이 의료진을 더 힘들게 한다. 내가 감염되면 내가 돌보는 환자와 가족, 동료 의료진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생각에 더 힘들었다.

의료진도 많이 지친 상황이었겠다. 그나마 나는 상황이 절반쯤 해결된 상태에서 투입되었다. 먼저 투입된 사람들은 사지를 왔다 갔다 했을 거다. 한 병원에서 1백여 명 넘게 감염되고, 일하던 간호사들도 감염되거나 격리되었기 때문에 기존 인력이 한 명도 없었다. 대체 인력이 모든 환자를 보살폈다. 국립정신건강센터를 비롯한 국가기관에서 파견 온 의료진이 병원에 도착해 환자의 팔에 매직으로 이름을 적어가며 관리했다. 활력 징후를 체크하는 데만 하루가 꼬박 걸렸다. 정신과 병동이다 보니 환자의 배설물도 처리해야 했다. 상황이 호전되고 나서 다른 대형 병원으로 환자를 이송하기 시작했다. 보통 방호복을 입고 두 시간 정도 근무하는데, 이때는 상황이 여의치 않아 서너 시간을 연속해서 근무할 때도 있었다.

병원은 생사를 오가는 곳이다. 의료봉사 활동을 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언제인가? 청도 대남병원에 갔을 때 환자들에 대한 인식이 좋지만은 않았다. 공포의 대상이기도 했고 기피하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 빨리 일을 처리하고 상황이 괜찮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이었는데, 하루하루 지내다 보니 환자들의 순수한 진심이 느껴졌다. 젊었을 때 무슨 일을 했는지, 평소에 뭘 할 때 행복한지,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게 무엇 인지, 대화를 많이 했다. 농부였던 분도 있고, 벽돌 나르는 일을 하던 분도 있었다. 한용운과 김소월의 시를 좋아하는 분도, 일기를 쓰는 분도 있었다. 일기장을 보물 처럼 아끼던 분은 이송되면서 감염 위험 때문에 일기장을 폐기해야 한다는 말에 너무 속상해했다. 그곳에 있는 모든 분이 사실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었다. 이송되면서 의료진에게 계속 감사 인사를 전했고 격려도 해줬다. 비록 청도 대남병원에 일주일 밖에 있지 않았지만 환자 들과 주고받은 사소한 대화가 많은 감정을 안겨주었다. 그리고 많은 분의 응원이 큰 힘이 되었다. 안동의료원에서 일할 때는 환자 수가 주는 것이 눈에 보였다. 의료진의 노력과 후원하는 기관들이 힘을 합쳐서 일을 잘해내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 무렵 봉화의 푸른요양원에서 다시 집단감염자들이 나왔을 때는 잠시 무력감이 들었다.

최근 상황은 나아지고 있는가? 중환자실은 여전히 힘들다. 게다가 의료봉사자들 임금이 제대로 나오지 않고 있다. 그곳에 있는 사람들 모두 돈을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니지만, 숙박비를 비롯한 체류 비용을 자비로 내고 있기 때문에 적금을 깨서 생활하는 사람도 있다. 의료진을 위한 최소한의 지원이라도 빨리 실행되기를 바란다. 다행스러운 건 언론과 국민이 이 문제에 공감하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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