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산책 ②

후암동

“후암동은 자연과 사람이 어우러진 동네다.
후암시장 근처에는 생활 편의 시설이 많고, 남산공원 주변은 서울 도심을 감상하기에 제격이다.”
이준형(도시공감협동조합 건축사사무소 대표)

후암별채

도시공감협동조합 건축사사무소에서 진행 중인 ‘후암동 프로젝트’로 생긴 다섯 번째 공간. 약 7시간 동안 머무르며 휴식을 취하고 스파를 즐길 수 있는 곳으로 하루에 한 명의 손님만 받는다. 혼자 보내기 적당한 규모를 갖췄고, 침대와 소파 등 필요한 가구부터 서적까지 구비했다. 작은 창에도 미닫이문을 설치해 안전에도 각별히 신경 썼다. 옛 가옥 구조를 살린 인테리어 또한 운치를 더한다.

주소 서울시 용산구 후암로35길 39
문의 010-6835-6552

 

공집합 후암

주인장이 손님과 맛있는 음식을 나누는 컨셉트로 운영하는 다이닝 바로 상도동의 1호점에 이어 지난해 6월 이곳에 2호점을 오픈했다. 총 2층 규모인데, 2층 창가 자리에 앉으면 N서울타워가 보이는 풍경을 내다보며 식사할 수 있다. 이곳에 간다면 이탈리아식 크림 뇨키와 고추장 소스를 더한 차돌박이 리소토를 와인과 함께 맛보길 권한다.

주소 서울시 용산구 두텁바위로1가길 47
문의 070-8869-1100

 

후암쌀국수

점심시간에 자주 가는 곳 중 하나다. 나뿐 아니라 동남아시아 음식을 좋아하는 젊은이부터 동네 어르신까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찾아온다. 주인장이 현지의 재래식 요리법을 접목해 만든 쌀국수를 맛볼 수 있는데, 오랜 시간 공들여 만드는 만큼 국물 맛이 깔끔하다. 메뉴는 두 가지 종류의 쌀국수, 소고기볶음면, 짜조가 전부다. 저녁에는 재료가 일찍 떨어지기 때문에 늦지 않게 찾아가는 것이 좋다.

주소 서울시 용산구 두텁바위로1길 103
문의 010-8997-1547

 

오이스터

일주일에 두 번 생화를 들여와 꽃향기가 가득한 카페다. 원하는 조합으로 꽃다발을 구매할 수 있고, 매달 한 번씩 한 종류의 꽃을 선보이는 이벤트도 진행한다. 5월에는 카네이션을 준비할 예정이라고 한다. 내 추천 메뉴는 연유와 식용 꽃을 더한 플라워 오이스터 라테와 단호박 어니언 수프 앤 브레드. 이곳에서 판매하는 오브제를 둘러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주소 서울시 용산구 두텁바위로 108
문의 010-6838-8590

 

을지로

“을지로는 의외의 매력을 가지고 있다.
청계3가 사거리 일대의 하천을 산책하고 5분정도 걸으면 을지로3가역에 도착하는데,
그 주변 골목에 멋진 공간들이 숨어 있다.”
이현우(와인 바 ‘십분의 일’ 대표 겸 에세이 <십분의 일을 냅니다> 저자)

십분의 일

남자 10명이 각자 월급의 10%를 모아 운영하는 술집이다.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가치관을 공유하며 을지로에 3년 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데, 올해 2월 그간의 에피소드를 모은 책 <십분의 일을 냅니다>를 출간했다. 술은 와인을 중심으로 판매하며 치즈 플레이트가 곁들이기 좋은 인기 메뉴다. 입구에 테이프로 붙여놓은 ‘각종 안주, 소주 없음’이라는 문구와 빈티지한 인테리어에도 동네 특유의 멋이 담겨 있다.

주소 서울시 중구 수표로 42-92층
문의 02-6080-8051

 

깊은못

커피와 와인을 마시며 예술 작품까지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지난해 봄과 가을 작가 20여 팀과 함께한 플리마켓이 열렸고, 한 달에 한두 차례 작은 전시도 진행한다. 나는 여기에 가면 오렌지 향으로 깔끔하게 마무리되는 시그니처 커피를 자주 마신다. 디저트로 판매하는 딸기 크루아상은 와인 안주로도 훌륭하다. 1980~90년대 서울을 연상시키는 소품이 잔뜩 놓여 있는 인테리어 또한 색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주소 서울시 중구 삼일대로12길 204층
문의 010-2406-2469

 

물결

이 동네에 오랜 기간 자리하고 있는 술집 중 하나로 2016년 문을 열었다. 초창기에는 예술가들이 소소하게 모이는 곳이었지만, 최근 을지로가 유명해지며 간판이 없는데도 찾아오는 손님이 많아진 듯 하다. 짜파게티, 시나몬과 설탕에 버무린 추로스 등 간편하게 맛볼 수 있는 안주를 판다. ‘잠시 동안 우리는 물결 속에서’라는 네온사인의 문구에 어울리게 몽환적인 분위기가 공간 안에 감돈다.

주소 서울시 중구 을지로 130-14층
문의 070-4142-7202

 

작은물

5명으로 구성된 창작 집단 ‘작은물’의 작업 공간으로 일부를 카페 겸 바로 운영 중이다. 직접 로스팅한 핸드 드립 커피가 특히 맛이 좋다. 작은 전시나 공연도 수시로 열리는데, 얼마 전 이곳을 아끼는 뮤지션 24팀이 모여 <작은물 컴필레이션> 앨범을 발표하기도 했다. 포크부터 힙합과 클래식까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것이 장점. 오래된 가구를 곳곳에 놓아둔 덕분에 머무는 시간이 편안하게 느껴진다.

주소 서울시 중구 을지로16길 63층
문의 @zak_eun_mul

 

빈집;비어있는집

와인이 생각날 때 찾아가는 술집. 최근 벽을 진녹색으로 칠하고 곳곳에 식물을 놓아 마치 온실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실내 한편에 피아노도 있는데, 실제로 냇킹 콜이나 후쿠이 료 등 친숙한 재즈 뮤지션의 음악을 주로 틀어놓는다. 오크 향과 과실 맛이 훌륭한 샤토 그라벳 사모낙에 멜론 프로슈토를 곁들여보길 추천한다. ‘빈집’이라는 상호에 걸맞게 잔을 채우며 무거운 마음을 비워내는 기분이 들 것이다.

주소 서울시 중구 수표로 42-72층
문의 070-8160-0101

STAY STRONG ⑦

허준녕

의무사 신경과 군의관 대위 | 코로나19 관련 앱 개발

코로나19 의료진과 환자를 위해 만든 앱 우선 의료진을 위해 환자 중증도를 보다 쉽게 분류할 수 있는 앱을 만들었다. 중앙방역대책본부 지침에 기반해 어떤 환자가 중증이고 경증인지 빠르게 판단할 수 있는 앱이다. 환자용 앱 ‘COVID19 CheckUp’은 어떤 증상일 때 선별 진료소에 가서 검사를 해야 하는지 안내해주는 내용을 담았다. 내가 힘을 보탤 수 있는 일을 찾던 차에 예전부터 관심 있고 좋아하던 프로그래밍 기술을 활용해 의료적인 지원 서비스를 개발했다.

가장 보람찼던 순간과 절망적인 순간 환자용 앱의 경우 접속자 수가 21만 명이 넘는데, 이 중 절반 이상이 외국인이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앱을 쓰고 있다는 메일이 오는데, 그럴 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 것 같은 마음이 든다. 의료진으로서는 절망적인 순간을 마주할 때가 많다. 뉴욕에서 레지던트를 하는 동기가 일하던 병원에서 간호사가 죽기도 하고, 쓸 수 있는 장비가 없어 차선책을 고려해야 한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그랬다. 환자를 위해 당연히 최상의 장비를 써야 하는 데 그럴 수 없는 현실을 볼 때 무척 절망적이었다.

여러 영역에서 고군분투 중인 사람들에게 대구시에 갔던 동료 의료진은 근무와 자가격리를 포함해 짧게는 6주, 길게는 8주까지 아예 밖에 나가지 않았다. 그러곤 다시 의료 현장에 투입되었다. 사람들이 아는 것 이상으로 많은 의료진이 고생하고 있다. 그들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이 조금 더 힘을 내기를 바란다. 지금 모든 의료 진은 코로나19가 다시 확산될 것에 대비하고 있다. 나 역시 그때를 대비한 앱과 데이터베이스를 준비 중이다. 예전에는 감염병이 돈 후에 연구하고 논문을 써서 의료법을 도입했다면, 이제는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수집해 바로 의료 체계에 도입하는 방식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이를 위해 연구를 이어나가고 싶다.

 

연관 검색어

STAY STRONG ⑥

시나브로

브런치 작가 | 코로나19 완치 판정자

코로나19에 대한 경험을 브런치에 공유한 이유 확진 판정을 받고 국가의료원의 음압 병실에서 28일 동안 있었다. 뉴스에서 숫자로 마주하던 확진자가 내가 될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지만, 직장 동료에게 감염된 남편을 통해 나 역시 코로나19에 감염됐다. 2월 말쯤 확진자가 되고 보니, 확진 판정 이후의 과정이나 경험담을 전혀 찾을 수 없어 답답하고 두려웠다. ‘확진자’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는 분위기여서 그랬을 것이다. 나라도 기록을 남기면 누군가는 덜 당황하고 덜 무섭지 않을까 생각했다. 망설임 끝에 ‘나는 코로나19 확진자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했고, 약 60만 명이 공감해줬다. 덕분에 지금은 격리 해제되어 가족의 곁으로 돌아왔다.

실제로 경험한 코로나19 발열 여부가 코로나19를 판별하는 중요한 기준이라고 알려졌지만 우리 부부는 모두 열이 나지 않았다. 뉴스에서 산소호흡기를 달고 있는 중환자 소식을 많이 접하다 보니 코로나19에 걸리면 병원에서 모두 그런 모습으로 지내는 줄 알았다. 나는 무증상이었기 때문에 상상했던 것과 전혀 달랐다. 겉은 멀쩡해도 확진자일 수 있기 때문에 퇴원 후에도 철저하게 ‘사회적 거리두기’ 수칙을 지키고 있다.

가장 절망적이었던 순간과 희망을 보았던 시간 확진 판정 소식을 전해 들은 순간이 가장 절망적이었다. 나는 양성 판정을 받았고 아이들은 모두 음성이어서 당장 아이들과 분리되어 병원으로 이송될 거라는 전화였다. 백일이 채 지나지 않은 둘째는 당시 모유 수유 중이었고 온종일 품에 안고 지낸 시간이 많아 혹시 아이가 코로나19에 걸리진 않았을까 무척 불안했다. 이와 동시에 감사했던 건 그럼에도 살아날 희망이 있다는 것이었다. 증상이 없고 아이들이 음성임에, 우리 부부 때문에 다른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고 입원할 수 있는 병실이 있음에 감사했으며, 확진 소식을 빠르게 확인해준 보건소 공무원과 의료진에게도 고마웠다. 또 따뜻한 말로 위로해준 지인과 응원의 댓글을 달아준 익명의 이웃들 덕분에 힘을 낼 수 있었다. 무엇보다 평온한 일상에 대한 소중함이 마음속 깊이 울려왔다. 아이러니하게도 코로나19라는 극한 상황에서 절망과 희망이 함께 찾아왔다.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해 막연한 불안으로 생긴 혐오보다는 배려와 연대가 필요하다. 우리 모두가 힘든 시간이다. 지금의 상황에서도 감사한 일을 찾아 몸과 마음의 근육을 키워나가다 보면 어느새 코로나19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코로나19는 우리 사회에서 사라지겠지만, 현장에서 고군분투한 분들의 땀과 노력은 결코 잊히지 않을 거다. 조만간 모두가 소중한 일상으로 돌아갈수 있길 간절히 바란다. 힘내시길.

연관 검색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