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ad to summer

현재 재킷과 팬츠 모두 마르니 바이 지스트리트 494(Marni by. G. Street 494). 주연 재킷과 팬츠 모두 우영미(WooYoungMi).

티셔츠 자라(ZARA), 쇼츠 네이비 바이 비욘드 클로젯(Navy by Beyond Closet), 비니 코스(COS).
주연 데님 베스트와 쇼츠 모두 캘빈 클라인 진(Calvin Klein Jeans), 스니커즈 컨버스(Converse). 현재 슬리브리스 톱과 쇼츠 모두 캘빈 클라인 진(Calvin Klein Jeans), 스니커즈 컨버스(Converse).
니트 슬리브리스 톱 자라(ZARA).

아이돌 일곱 팀이 무대 경연을 펼친 <로드 투 킹덤>이 막을 내렸다. 주연 파이널 생방송 무대에서 우리 이름이 불린 순간, 그간 고생했던 장면들이 스쳐 지나갔다. 더보이즈 멤버들과 함께 애써준 수많은 스태프의 얼굴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 현재 1등을 하지 못하더라도 레전드 무대를 남기자고 멤버들과 다짐하던 연습실 풍경이 아직도 생생히 떠오른다.

처음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출연한다고 들었을 때 기분이 어땠나? 주연 사실 설렘보다는 부담이 앞섰다. 그런데 최선을 다해 보여준 무대에 서로 박수를 쳐주는 분위기 덕에 점점 경쟁을 즐길 수 있었다. 게다가 데뷔 때부터 청량한 컨셉트의 무대를 주로 해서 강렬한 퍼포먼스에 대한 갈증이 있었는데, 그게 완전히 해소된 시간이었다.

경연을 해나가면서 가장 성장한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주연 관객이 없다 보니 카메라워크를 다양하게 사용하는 퍼포먼스가 대부분이었다. 카메라 감독님과 호흡이 점점 잘 맞아서 앞으로 음악 방송을 하면서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것이 가장 값진 결과다. 현재 1등을 했을 때도 방심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매번 다른 팀의 무대를 지켜보면서 자극받았다. 특히 펜타곤 선배님들의 90초 퍼포먼스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무대 몰입도와 표현력, 끈끈한 팀워크까지 배워야 할 점이 많다고 느꼈다.

많은 사람이 더보이즈의 우승을 예견했고 그게 현실이 됐다. 주연 무대마다 다른 스토리를 이해하고 그에 맞는 감정을 표현하는 멤버들의 능력이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고 생각한다. 화랑 콘셉트의 90초 퍼포먼스, 도둑 콘셉트의 ‘괴도’, 혁명 콘셉트의 ‘리빌’ 등 마치 배우가 연기를 하는 것처럼 각 캐릭터에 몰입하는 게 중요했는데, 표정이나 제스처까지 끊임없이 연구했다. 현재 인원이 많아 무대를 넓게 쓰고 각 멤버의 장점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었다.

멤버들의 의견이 가장 많이 반영된 무대는 무엇인가? 현재 ‘리빌’ 무대를 꾸밀 때 제이콥이 <헝거게임>을 모티프로 아이디어를 냈다. 왕관을 훔치는 ‘괴도’에 이어서 다시 어떤 힘에 의해 왕관을 빼앗기고 그걸 반란을 일으켜 되찾는 ‘리빌’로 재해석했다. 결국 왕좌를 차지하고야 마는 파이널 무대 ‘체크메이트’까지 각 무대가 하나의 큰 스토리로 연결되는 점도 재미있었다. 자세히 살펴보면 의상에 달린 헝거게임 배지까지 케빈이 직접 디자인했다. 멤버마다 다른 글귀가 적혀 있다.

‘리빌’은 더보이즈가 최근에 활동한 곡이다. 원곡의 주제를 다른 이야기로 해석한 게 흥미로웠다. 게다가 현재와 선우가 올라탄 거대한 깃발이 들어 올려지는 순간은 명장면으로 꼽힌다. 주연 ‘혁명’이라는 컨셉트로 무대를 꾸밀 때 가장 중심이 되는 퍼포먼스가 무엇이 될지 상상했다. 그때 안무가 선생님이 깃발 아이디어를 주셨는데, 큰 나무에 올라서 서로 부딪치며 싸우는 민속놀이인 ‘고싸움’에서 착안했다. 이게 무대 위에서 실현 가능할지 처음에는 모두 반신반의했다.

아슬아슬한 서커스 같았다. 두려움은 없었나? 현재 솔직히 연습할 때는 무서웠다.(웃음) 그런데 무대 위에서는 몰입하니까 하나도 두렵지 않았다. 설사 떨어진다 해도 아프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주연 깃발의 높이가 3미터였다. 현재 형 키까지 더하면 5미터 위에 서 있던 셈이다.

커버 무대는 ‘괴도’와 ‘도원경’이었다. 원곡과 다른 매력을 보여줘야 해서 부담이 컸을 것 같다. 현재 ‘괴도’는 본래 솔로 곡이라 팀이 보여줄 수 있는 퍼포먼스를 고민했다. 이 무대를 하고 나서 샤이니 태민 선배님에 대한 존경심이 더 커졌다. 늘 혼자서 무대를 꽉 채우니까. 주연 ‘도원경’은 낙원으로 가는 과정을 그린다. 섬세한 춤 선이 특징이라 처음으로 신발을 신지 않고 무대에 올라 낯설게 느껴졌다. 그중 가장 핵심 퍼포먼스는 앙상한 나뭇가지가 점점 복숭아꽃으로 피어나는 장면인데, 내가 실수하고 말았다. 꽃가루가 워낙 많이 날려서 꽃을 찾지 못했거든.(웃음) 아직도 아쉽다.

스스로 꼽는 더보이즈의 레전드 무대가 있다면? 주연 파이널 경연의 ‘체크메이트’. 대면식부터 ‘리빌’까지 그동안 보여준 무대의 최종판 같은 느낌이 들었다. 1절 후렴에 점프해서 무릎으로 앉는 안무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 전까지 성공해야 하는 미션이 많았거든. 카메라가 다른 멤버들을 비출 때 무대 위 소품을 직접 옮기며 분주하게 움직여야 했다.(웃음) 특히 에릭이 소품을 던지고 그걸 학년이가 잡아야 하는 아슬아슬한 미션을 성공했을 때 더 잘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거대한 상자 안에서 현재 형과 했던 끈 퍼포먼스도 기억에 남는다. 끈에 탄성이 없어서 서로 당기고 끌려가는 춤의 느낌을 신경 써서 췄다. 현재 ‘체크메이트’의 엔딩 부분에 멤버들이 1열로 서는 장면이 있는데, 그때 큰 희열을 느꼈다. 우리 모두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게 느껴졌다. ‘화랑’을 콘셉트로 한 90초 퍼포먼스도 소중하다. 처음 공개한 퍼포먼스이자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한 무대니까.

이번 우승으로 <킹덤> 진출권을 얻었다. <킹덤>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 생각인가? 현재 다른 팀에게 받은 에너지를 모두 모아 <킹덤>에 쏟아부을 예정이다. 그동안의 시간이 헛되지 않도록. 보컬 실력을 좀 더 키워 무대 위에서 고음에 도전해보고 싶다. 주연 나 역시 현재 형처럼 보컬 실력을 더 키우면 좀 더 무대에서 표현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질 거라고 생각한다.

무대 위에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만으로 힘이 될 것 같다. 현재 각자 맡은 걸 잘해낼 수 있을 거란 믿음이 시너지를 만든다. 혼자라면 절대 이런 무대를 완성할 수 없었을 것이다. <로드 투 킹덤>에 출연하며 ‘1등을 하지 않아도 되니 우리가 준비한 것만 잘 보여주자’는 말을 가장 많이 했다. 무대에 올라가기 직전에 ‘The Boys, Get it? Got it!’이라는 구호를 외치는데, 이걸 들으면 신기하게 힘이 솟는다.

서로 가장 의지가 되는 순간이 있다면 언제인가? 주연 형이 맛있는 걸 사줄 때?(웃음) 내가 힘들거나 고민이 생겼을 때 귀 기울여 들어줄 사람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큰 힘이 된다. 평소 현재 형은 굉장히 장난꾸러기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우리의 중심이 되어주는 멤버다. 현재 주연이는 팀의 메인 댄서로 연습할 때 멤버들을 잘 이끌어주어 늘 고맙다. 무대 위에 함께 서는 것만으로도 든든하다.

함께 여름휴가를 즐길 기회가 주어진다면 어떻게 보내고 싶나? 주연 시원하게 수상 스포츠를 즐기고 싶다. 상상만으로도 벌써 재미있다. 현재 <떴다! 더보이즈> 촬영을 위해 간 적이 있는데, 태어나서 그날 가장 많이 웃은 것 같다. 그때의 기분을 다시 느끼고 싶다. 물론 이 인터뷰가 끝나면 다시 연습실로 향해야 하지만 말이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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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MMER SOLAR GLOW

이어링과 셔츠 모두 돌체앤가바나
골드 체인 네크리스와 팔찌 모두 돌체앤가바나
플라워 패턴의 스카프와 원피스, 이어링, 네크리스 모두 돌체앤가바나
도트 원피스와 이어링 모두 돌체앤가바나
이어링과 셔츠 모두 돌체앤가바나
지브라 프린트 원피스와 디보션 마이크로 백, 이어링 모두 돌체앤가바나

쌓이고 쌓이는

화이트 원피스 파스칼(Paskal).

티셔츠 위크엔드 막스마라(Weekend MaxMara), 데님 재킷 산드로(Sandro).
플라워 패턴 원피스 마르니(Marni), 샌들 레이첼 콕스(Rachel Cox), 양말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배우에게 영상과 화보 촬영은 완전히 다르게 느껴질 것 같아요. 사진 촬영 을 하면 낯선 기분이 들어요. 평소 인물 사진뿐 아니라 어떤 사진이든 사진 보는 것 자체를 좋아해요. 화보는 큰 얼개가 정해져 있고 제가 따라가는 형태라 그런 데서 오는 즐거움이 있어요. 큰 가이드라인은 있지만 뭔가 열려 있어 현장에서 뭐가 만들어질지 몰라서 재미있죠.

사진 보는 것 말고 또 뭘 좋아하나요? 정적인 것. 보고 듣고 읽는 것이요. 요즘은 극장에 많이 가려고 해요. 얼마 전에 한국영상자료원에서 준비한 대만 영화 기획전에 가고 싶었지만 결국 열리지 못했어요. 기획전을 기다리며 어떤 영화가 있는지 살펴보다 극장에서 영화를 볼 수 없게 된 후 영화 DVD 를 샀어요. 어제 본 영화는 <남색대문>인데 아, 정말 엄청 좋은 영화예요. 옛날 대만 영화를 보니 여행을 가고 싶더군요. 영화 속 캐릭터도 무척 매력적이에요. 전 그런 인물들에 마음이 많이 가요. 혼란스러운 시기를 애쓰면서 지나며 자기 안에 너무 다양한 것들이 있어서 어떻게 다뤄야 할지 잘 모 르는 인물이요. <아침의 피아노>라는 책도 읽었어요. 친한 동료가 <화양 연화>의 ‘지수’에게 주고 싶다며 선물해줬는데, 철학자 김진영 선생이 투병하며 남긴 글을 모은 책이에요. 마음의 일기인 셈이죠. 제가 지금 뭔가 손에서 놓아야 할 시기를 보내다 보니 이 책에 더 마음이 가요.

놓아야 할 순간이란 건 지금이 지수를 보내는 시간이기 때문인가요? 지금 여전히 지수를 떠나보내는 중이에요. 늘 연기한 인물을 떠나보내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느냐고 묻는다면 아직 출연한 작품이 많지 않아 확신을 가지고 답하기는 어려워요. 지금 당장은 지수를 잘 보내기 위해 이것저것 하 고 있어요. 지수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영화도 많이 보고 책도 많이 읽으면서. 가장 많이 남아 있는 건 감독님을 비롯한 스태프들과 동료, 선배 배우들이에요.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기분이죠. 그런데 이런 저 자신이 조금 웃겨요.(웃음) 주책맞은가 싶기도 하고. 왜 이렇게 유난스러운가 싶거든요. 스스로 ‘이제 좀 그만해라’ 이런 생각도 해요. 제가 유달리 연기한 인물을 좋아하나 봐요. 짝사랑하는 마음으로 연기하는 것 같아요.

지수는 누군가의 첫사랑이자 1990년대에 청춘을 보낸 인물이에요. 과거의 시간을 연기하기 위해 준비한 것이 있었을 듯해요. 처음엔 첫사랑에는 크게 주목하지 않았어요. 스무살이 되어 사랑에 빠졌고, 그 상대가 자신의 삶의 방향을 바꿔놓은 사람이었죠. 그로 인해 쏟아지는 생각과 감정의 홍수를 온몸으로 받아들이고 그러면서 성장하는 인물이라고 생각했어요. 이런 지수의 변화가 멋졌어요. 지수를 연기하며 늘 사랑하는 마음을 잘 가지고 있으려고 했어요. 그 시대의 사랑도 좋았죠. 지금은 할 수 없는 것들, 이를테면 삐삐가 울리기를 기다리고 집 앞에서 눈이 쌓일 때까지 기다리고 연락이 끊기면 속절없이 혼자가 되고. 연기를 통해 이런 상황을 겪어보고 싶었거든요. 이런 순간을 하나하나 기대하며 준비했어요.

1990년대는 그리 오래전이 아니지만 감성이 지금과 완전히 다른 시대인 것 같아요. 저는 90년대 문화를 좋아해요. 드라마에도 이런 요소가 많이 등장해요. <화양연화>를 만나기 전에도 언젠가 1990년대를 배경으로 한 작품에서 연기하고 싶었어요. 제가 나오는 예고편에 빛과 소금의 노래가 깔리는 게 무척 신기했어요. 마치 특권처럼 느껴졌죠. 드라마에서 그 시대의 음악과 함께 살아갈 수 있어 좋았어요.

오늘 문득 떠오르는 그 시대의 한 장면이 있나요? 비 오는 날 극장 앞에 서 있는 장면. 극장 안에서 영화를 보는 장면도 이번 드라마를 하며 처음 연기해봤어요. 연기해보고 싶었던 장면이라 더 기억에 많이 남아요. 공중전화 부스 안에서 키스하는 신이나 책이 쏟아지는 걸 막아주는 장면처럼 클래식하고 클리셰가 되어주는 장면들도 떠올라요. 새로운 것을 해보는 것과 는 다른 감정이 들었고, 해보고 싶었던 연기이기도 했어요.

지수를 비롯한 인물 중에 전소니와 가장 닮은 구석이 많은 인물이 있다 면 누구인가요? 저는 어떤 인물에 마음을 뺏기는 이유가 항상 저와 다른 점 때문이에요. 제게 없는 점을 작품 속 인물에게서 발견하고 연기하는 동안 그런 척하는 게 재미있어요. 닮은 점이 꽤 있더라도 다른 점을 많이 보게 돼요. 그 점이 연기하는 즐거움이기도 하고. 내게 없는 점을 감정과 행동으로 표현하면 내가 잘 연기해내고 있다는 안도감이 들어요. 그 때문인지 작품 이 끝나면 공허해요. 내 것인 줄 알고 지낸 것들이 더 이상 내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배우라는 직업은 처음 예상한 대로인가요? 의외의 지점을 발견할 것 같기도 해요. 이제야 이 일에 대해 알아가고 있는 것 같아요. 조금씩 내 눈에 보이는 것들이 바뀌고 있어요. 전에는 그저 즐거움과 행복감으로 연기했는 데, 지금은 마냥 그렇지만은 않아요. 과거에는 연기만 생각했지 이 직업이 어떤 건지 잘 몰랐어요. 조금씩 알아가는 중이고, 그 시간이 조금 두렵기도 해요. 이 일을 보다 건강하게 해나가는 방식을 알아가고 싶어요. 아직 그 답을 잘 모르지만, 생각과 마음이 많이 다치지 않고 잘해내려고요. 어쩌면 저라는 사람이 단단하지 못해서 지레 걱정하는 건지도 모르죠. 적당히 단단 하고 적당히 유연하게 계속 배우로 잘 서 있길 바라요. 어려운 일이겠지만.

오늘 인터뷰하러 오기 전에 영화 <밤의 문이 열린다>를 봤어요. 이 작 품에서 연기한 ‘효연’은 지수와 완전히 다른 인물이자 청춘의 시간을 무모하 게 보내는 인물이더군요. 그 작품을 할 때 처음으로 어떤 공포를 느꼈어요. 작품 속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해서는 그 사람의 입장이 되어 세상을 바라보고 이해해야 하는데, 윤리적으로 옳지 못한 인물을 이해하면 안 되겠다 싶었죠. 영화는 분명 허구지만 이를 통해 살인 등의 범죄를 낯설지 않게 받아 들이고 있는 저를 발견했어요. 현실에서 절대 해서는 안 되는 행위에 작품을 위해 현실감 없이 쉽게 다가가선 안되겠다고 마음을 다잡았죠.

배우는 특정 인물을 연기하는 일이지만 그 인물이 되는 순간 속하는 세 상도,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도 달라지겠어요. 맞아요. <밤의 문이 열린다> 를 할 때는 특히나 공감하려고 하다 보니 부정적이고 힘겨운 방식으로 이 도시를 바라보게 됐어요. 세상을 다르게 바라볼 기회가 작품을 하며 얻는 일종의 보너스 같기도 해요.

전소니에게서 떼어놓을 수 없는 요소가 독립영화예요. 배우로서도 소중하지만 관객으로서는 더 소중해요. 영화를 무척 좋아하기 때문에 더 다양한 영화가 존재하기를 바라요. 작은 영화들은 보고 싶으면 애써 찾아가야 하잖아요. 볼거리 많고 규모가 큰 영화도 좋지만 제한이 많은 환경에서 꼬물꼬물 만든 영화를 보는 재미는 또 달라요. 제게 매우 소중한 존재죠.

차기작이 정해졌어요. 영화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를 리메이크한 작 품이죠. 중국에서 개봉했을 때 뜨거운 인기를 얻었고 우리나라에서도 평이 매우 좋았어요. 요즘 가장 큰 관심사가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예요. 개봉 당시에도 너무너무 좋았어요. 굉장히 정서적이고 감정적인 작품이자 어떻게 보면 마이너 감성의 영화지만 그 화법은 충분히 대중적이에요. 다수의 얕은 공감보다 소수의 깊은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영화랄까? 서사는 감정적으로 깊게 남는 한편 연출은 매우 유려해요. 어려운 방식으로 우리끼리만 아는 이야기를 풀어놓지 않는 점도 좋아요. 무엇보다 두 배우가 연기를 아주 잘해요. 한 장면 한 장면 지나갈 때마다 당장 돌려 보고 싶은 마음이 들 만큼.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 엄청 울고 가슴을 부여잡고 집에 돌아왔어요. 혼란스러운 나이에 둘이 주고받는 섬세한 감정이 그대로 전달되거든요.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영화예요. 아마 배우로서도 쉽지 않은 작품이 되겠죠. 그만큼 욕심도 나요. 원작을 사랑하는 만큼 잘해내고 싶어요. 그래서 한국의 좋은 여성 영화로 남기를 바라요. 아, 그래도 너무 앞서 나가 욕심부리지 않으려고요. 욕심에 잡아먹히면 안 되니까.

수많은 고민과 질문, 대답이 오가는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 같아요. 태풍의 눈에 들어온 기분이에요.(웃음)

작품을 마칠 때마다 이루고 싶은 성취가 있어요? 사람이 진실로 마음을 주면 뭐라도 남아요. 내가 마음을 준 만큼 돌려받아 기쁘고 행복할 때도 있고 반대로 그렇지 못해 상처받고 아플 때도 있죠. 이런 경험을 계속 하고 싶어요. 일을 한다는 이유로 그냥 보내버리지 않고 사람으로서 보고 들으며 사람이 남았으면 좋겠어요. 이런 순간들이 보이면 작품 끝나고 제가 달라져 있을 거예요. 이런 좋은 변화를 겪다 보면 다른 연기를 할 수 있을 테고, 작품을 마칠 때마다 이런 기대를 해요. 어떤 한 시기를 화양연화로 꼽기보다 지나온 시간들이 하나씩 쌓여 아름다운 나날을 만들어갈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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